여기사
1. 개요
女騎士 Knightess 여기사
성별이 여자인 기사. 여성의 사회 참여가 거의 없었던 중세, 그 중에서도 완전히 남성들만의 영역이었던 전쟁에 관련된 직종이기 때문에 굉장히 드물었다. 한두 명의 여장부를 가지고 부풀린 것이나 아예 창작의 소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하지만 굉장히 드문 경우일 뿐 여기사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여기사단으로는 자귀 기사단(Orden de la Hacha)이나 영광스러운 성 메리 기사단(Order of the Glorious St. Mary) 등이 있었다. 유명한 튜튼 기사단과 구호 기사단에도 여기사가 봉직하는 전통이 있었다. 네덜란드에는 국왕이 직접 창설한, 귀족 여성이나 자격을 입증한 평민 여성만이 입단할 수 있는 기사단이 있었고, 영국의 가터 기사단도 68명의 귀족과 왕족 여성의 입단을 허용하였다.
대부분은 행정 업무나 기사단 내의 규율 유지[1] , 부상자의 간호 등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고 교육받은 귀족 여성에게 작위를 수여하기 위한 명예직인 경우가 많았으나, 실제로 여기사들이 일선에 나가 싸운 경우도 많았다. 십자군 전쟁에 종군한 자귀 기사단이나, 바르셀로나에서 무기를 들고 갑옷을 입은 채 성벽 위에서 이슬람 대군에 맞서 용맹히 싸워 자손들에게 기사 작위를 물려줄 수 있는 특권을 얻고 평생 세금을 면제받은 여성들로 이루어진 토르토사 기사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의 튜튼 기사단이나 구호 기사단을 비롯해 성 요한 기사단, 성전 기사단, 몰타 기사단, 로도스 기사단 등 여러 이름있는 기사단도 십자군 전쟁에서 직접 무기와 방패를 들고 싸워 스스로 큰 공훈을 세운 여성들을 발탁하여 정식 기사로 서임, 작위를 수여했다. 영광스러운 성 메리 기사단은 볼고나 백작이 여성을 위한 종교 기사단을 창설하려는 큰 뜻을 품고 교황 알렉산더 6세의 허가를 받아 창설하였으며, 오직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종교 기사단이었다.
의무병이나 행정 또는 명예직이 아닌 실제 일선에서 싸운 여기사들은 강인하고 기골이 장대한 인간 흉기였을 것이다. 기사 가문의 자제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기사가 되기 위한 코스를 밟으며 정식 훈련을 받은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고, 그렇지 못한 경우라 하더라도 일선에서 종군하며 무훈을 세우려면 웬만한 남성과 대등하거나 능가하는 체력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성 동료들과 전혀 다름없는 대우와 함께 깊은 존경을 받았으며, 남성 기사와 동일한 의무와 명예를 짊어졌다. 얼음과 불의 노래의 브리엔느는, 작품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외모에서 성품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창작된 인물인 것이다.[2]
여기사가 되는 케이스는 크게 전공을 세우거나, 혹은 여성의 입단을 허가하는 종교기사단에 입단하는 케이스로 나눌 수 있다. 전공을 세운 여성들이 기사단에 편입된 경우는 최초의 여기사단 중 하나인 자귀 기사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1149년 바르셀로나 백작이 이슬람 세력과 치열한 전쟁을 벌일 당시에 토르토사 성에 살던 여성들은 이슬람 군에 맞서 용감히 싸웠고 그 결과로 토르토사 성을 지켜냈고 바르셀로나 백작은 그 공로를 인정해서 당시 전투에서 공을 세운 여성들을 모아 기사 작위를 수여하고, 그들의 여성 자손들에게 그 기사 작위를 물려줄 수 있는 특권 및 면세권을 하사했다. 이 밖에도 개인적으로 전투에서 용감히 싸워 기사 작위를 받은 여성들도 드물지만 가끔 등장한다. 예를 들어 십자군 전쟁에서도 일부 여성들은 직접 무기와 갑옷을 들고 사라센 군과 싸운 사례가 존재한다.
여성만을 받아들인 종교기사단은 "영광스러운 성 메리 기사단"이 대표적이다. 1261년 볼고나 백작이 당시의 교황 알렉산데르 4세의 허가를 받아 세워진 이 기사단은 단원 전부가 여성으로 이루어진 종교 기사단이었다. 그러나 이 여 기사단은 1588년 당시 교황이던 식스투스 5세가 폐지하게 된다.
이 밖에 남자 기사단에도 여성의 입단이 허용되는 곳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기사단은 튜튼 기사단 및 구호 기사단이 있다. 튜톤 기사단에 입단허가가 난 여기사들은 대게 전투에 나가기 보다는 행정업무나 기사단 내의 규율 유지, 부상자의 간호 등 보조적인 역할을 맞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구호 기사단 같은 경우에는 아예 여기사들로만 이루어진 기사단이 따로 존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스페인의 산 티아고 기사단에서도 여기사의 입단을 허가했다. 네덜란드의 귀족 여성이나 자격을 입증한 평민 여성만이 입단할 수 있는 기사단과 영국의 가터 기사단도 귀족여성의 입단을 허가했다.
실존했던 여기사하면 잔 다르크를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잔 다르크는 분명히 전투에 직접 나서기는 했지만 여기에서 언급되는 여기사들과 달리 귀족도, 전투원도 아니었기에[3] 엄밀히 말하면 기사도 아니다.
이러한 여기사의 전통은 근세로까지 면면히 이어져, 서양권에서는 여성 콩키스타도르(콩키스타도라)나 여성 전열보병 장교에 대한 기록도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동양권에서는 인도 등지에서 '기사'는 아니어도 여전사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왕실 여인네들의 경호업무 등을 수행했다. 한반도에서도 가야 시대 고분에서 장기간 전투훈련을 받은 젊은 여성의 유골이 여럿 발견되어 여전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2. 창작물 내에서의 여기사
창작물 특히 일본쪽 판타지 작품에서의 모습은 뛰어난 미모와 무력을 겸비한 캐릭터들로 나오며 투희 속성으로 분류된다. 대체적으로 내장형 근육이 어마어마하게 발달하여 전사형 남캐 못지 않게 투사로서 실력이 대단하고 거의 만능 수준의 미녀들의 모습이 절대다수이다. 여기에 색기담당 속성이 있으면 노출도가 들어간 비키니 아머같은 게 장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있는 반면에 여성으로서는 서툰 모습이 있다거나 남캐와의 플래그에선 눈치나 분위기를 읽는 면에선 느리거나 거의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들이 대다수란 특징이 있다. 거의 일반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인 남자의 하렘 멤버에서 중요한 역할들을 하거나 강력한 조력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선 결국 남캐를 돋보우기 위한 일반 모에 여성캐란 한계가 있다.
또한 여기사들중 몇몇은 왕족의 혈통인 공주의 개인 호위나 경호 무사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공주에 대한 충성심을 넘어 개인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듯한 묘사가 많다.
얼음과 불의 노래의 브리엔느는 이런 일본 서브컬쳐 쪽 모에 여캐들이랑 달리 정통 중세적 관점의 여기사다. 대략 190cm 정도의 키에, 그레고르 클리게인이나 제이미 라니스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하고, 기사도와 정의에 집착하는 선한 인물이다. 그러나 여자라는 것 덕에 렌리 바라테온 같은 기사들은 자신의 부하나 동료로 인정조차 해주지 않으며, 기사로 서임 해준 것도 같은 여성인 캐틀린 스타크였다. 웨스테로스는 중세기 잉글랜드를 모티브로 하였기에 여성이 작위를 가지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고, 나름 명문가에 실력도 대단하지만 결국 같은 여성이 아니면 인정해 주는 이가 없던 셈. 명예와 소속된 집단의 전통을 중시 여긴다는 점에선 대체적으로 서양쪽 매체에 출연하는 여기사 캐릭터들은 성별만 다른 정통 중세 기사 속성의 인물들이라 보면 된다.
공주기사처럼 왕족 출신이 기사로 활약하는 부류도 있다. 이런 캐릭터들은 대부분 성격이 깐깐하거나 자신과 출신이 다른 인물들을 깔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약간 오만하다는 식의 묘사가 있는 편.
2.1. 일본 성인 매체에서
미미하게나마 역사가 존재하던 서양권과 달리 그렇지 않은 일본의 창작물에서는 여기사에 대한 성적 판타지로 점철된 투희, 싸우는 미소녀의 하위 직종으로 나오며 에로 동인지랑 상업지 등 19금 성인물에서는 흔히 이종족에게 능욕당하고 성노예가 되어 임신당해 하프를 출산하는 경우가 많다. 에로물 중에는 그냥 이 여기사만 잔뜩 나오는 작품도 있다. 어째서인지 주 격퇴대상인 오크나 오우거나 마족하고 마주치기만하면 패배 플래그가 잔뜩 서는 것 같다. 패하고 나면 '큭! 죽여라! (くっ、殺せ!)' 라는 대사를 꼭 하는 듯.[4] 이러다보니 상상에 거칠 것이 없는 19금 매체에서는 문자 그대로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게 이해될 만큼 험악하게 다룬다. 근데 이런 전개가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 클리셰가 되었다. 이러다보니 패러디물에서는 이런 시츄에이션을 비틀어서 19금 전개로 가는척 페이크를 치거나, 사실 오크는 정상적인데 여기사가 막장스러운 성관념이나 온갖 망상을 한다는 설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5]
하도 이게 클리셰로 굳었다 보니 이제는 성인 매체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웹소설이나 라노벨, 만화에도 자주 나온다. 패턴도 여러 가지라서 이젠 큿코로가 나온 후 정직하게(?) 능욕하는 게 드물어진 편.
3. 관련 항목
[1] 판관 및 중재역을 뜻한다. 일종의 사내 경찰 같은 직위.[2] 물론 웨스테로스가 현대인의 편견보다 훨씬 여성인권이 높은 편이었던 현실 중세보다 가부장적이라 여성이 작위를 받을 수 없었고, 동료들에게도 존중받지 못하고 끝까지 멸시받는다는 차이는 있지만 인물상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3] 샤를 7세한테 자신를 도와준 보답으로 귀족 작위를 받긴 했지만 거의 명예작위나 마찬가지였고, 잔 다르크는 포로로 붙잡혀서 종교재판을 받을 때 전투에서 칼이나 창 등의 무기를 들고 직접 적군을 죽인 적은 없고 적군도 사람이기에 그들을 죽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깃발만을 휘둘렀다고 스스로 증언하였다.[4] 이런 시츄에이션을 통칭 큿코로 (くっころ) 라 한다. くっ、殺せ! → くっ、ころせ! → くっころ [5] 딱 들어맞는 예시지만 다행히도 코노스바 세계관의 오크들은 암컷만 존재해서 19금전개가 일어나진 않는다. 호색한인 듀라한의 경우 다크니스가 '날 끌고가서 능욕해도 난 굴복하지 않는다'면서 변태 망상을 늘어놓자 오히려 당황해서 기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