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대망론
1. 개요
忠淸大望論
대한민국에서 충청권 출신 정치인이 대통령직을 노리거나 의원내각제 개헌 후 총리직에 도전하는 경우[1] 나오는 용어이다. 대권 주자를 뒷받침해 줄 충분한 인구가 있으면서도 여태까지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2] 충청권에서 대통령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이 있어서 자주 회자된다.
2. 상세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정치 스캔들 등으로 몰락하면 언론 등에서 '''충청 大亡론'''으로 희화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충청 대망론 기대주였던 이완구가 국무총리에 취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성완종 리스트로 낙마하자 채널A 뉴스 TOP 10에서 이 주제를 다룰 때 대놓고 화면 상단에 충청 大亡론이라고 적었었다(...).
충청대망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충청권 특유의 캐스팅보트 성향도 한몫한다. 호남/영남 지역과는 달리 충청권은 각종 여론조사나 선거 구도에서 진보/보수, 민주당계 정당/보수 정당 중 어느 한쪽으로 확실히 쏠리지 않고 표심이 상당히 유동적인 경합지역이다. 따라서 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은 후보/정당이 전체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징크스가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충청권 출신 정치인이 정치권에서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 측면을 고려하면 대통령 직선제 체제에서 충청 대망론은 당분간은 실현되기가 쉽지 않다. 19년 기준으로 충청남도의 인구가 212만명, 충청북도가 159만명, 대전광역시가 147만명, 세종특별자치시가 35만명으로 다 합쳐도 550만여명 선인데, 한국 보수정치의 총본산인 대구시의 인구가 243만명, 경상북도의 인구가 266만명으로 광역자치단체 딱 두군데를 합쳐서 510만명 정도 된다. 충청지역 전체의 표를 다 모아도 TK지역 한군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아래에 언급된 충청권 보수정당에서도 보이듯이 충청에서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만한 정치인은 대부분 보수진영에 있었는데, 항상 영남지역 출신들이 주도권을 행사해 온 보수진영에서는 우선 충청도 사람이 당내 경선을 뚫고 대선후보가 되기도 어려운데다, 압도적으로 인구가 많은 경상도지역 유권자들이 충청 출신 후보를 지지해 줄지 미지수이기 때문.
게다가 충청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도 장벽으로 작용하는데,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남 부여군이 고향인 김종필 후보가 다른 후보들이 텃밭에서 득표한 데 비해 초라한 득표율로 1위를 했고,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남 논산시가 고향인 이인제 후보는 충청남도에서 보수정치의 적자로 일컬어지던 이회창 후보보다 겨우 2.6%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또한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선영이 예산군에 있는 이회창 후보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는 이겼지만 시도단위로 보자면 이명박 후보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안 그래도 인구도 적은데다가 타 지역 사람들이 지지해 줄지도 불확실한데 출신지역 내에서도 표가 모이지 않으니, 계산이 서지 않는 것.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들인 영남-비영남의 인구 차이(충청과 호남의 인구를 합쳐도 영남보다 적다)와, 이에 근거한 지역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문제는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과 이인제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충청 대망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3. 역대 충청 대망론 회자 인물
다음은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회자되었던 인물들이다. 사망, 정계 은퇴나 정치 스캔들로 몰락한 경우도 기재한다.
- 이회창: 황해도에서 출생했고 학창시절도 광주, 서울 등에서 보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충청도 출신은 아니지만 충남 예산군에 선대의 선영이 있기 때문에 충청권 출신으로 분류된다. 대선에서의 연이은 패배로 좌절 후 정계 은퇴.
- 심대평: 1988년 관선지사로 시작해 민선 3기까지 내리 4번의 충남지사를 역임한 역대 최장수 도백, 이후 국민중심당과 자유선진당의 당대표로 활약했다. 17대 대선에 국민중심당 후보로 입후보했지만 무소속으로 나온 이회창 전 총리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 정운찬: 국무총리 지명 이후 충청권을 대표하는 차기 주자로 떠올랐으나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좌절.
- 반기문(참고: 반기문 대망론):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했다는 경력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하려다가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포기. 한때 대망론으로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정계 진출 포기 선언 및 고령으로 인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 안희정: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였던, 거론된 인물 중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인물이었으나... 안희정 성폭력 사건으로 자멸해버렸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되면서 차기 충청권 대권주자로서 주목을 받았으나 성완종 리스트로 타격을 입고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2019년 들어 대망론에 다시 불을 지피려는 행보를 보였으나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3.1. 번외
- 윤보선: 의원내각제 체제 하의 대통령이였지만 고향이 아산시여서 일단 기재한다. 제5대와 제6대 대통령 선거 제1야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제5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권이 밀어줘 석권했지만 제6대 대통령 선거에선 일부 충청남도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 패배했다.
3.2. 진행 중
김종필 - 이회창 - 이인제 - 안희정으로 이어지는 탄탄했던 주자가 현재는 확실히 부재하자 여러 후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개중에는 정진석, 박병석처럼 대권 의지조차 확실치 않은 이들도 언급된다.
- 양승조: 현직 충청남도지사, 충청도 리더를 뽑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대권주자로 분류되기도 하며 사실상 이완구-반기문-안희정의 뒤를 이을 충청 대망론의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현직 도지사이고 나이도 적당하기 때문에 현재 가장 가능성이 있는 충청권 대권주자이다. 다만 아직까지 충청권을 벗어난 전국 단위에서의 지지율은 낮은 편이다.
- 정진석: 국민의힘 정치인. 연이은 막말 사건들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만 미래통합당이 영남 지방 외에는 폭망하는 와중에 충남에서 5선에 성공하며 정치적인 입지가 꽤 올라갔다. 5선 성공 뒤 국회부의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 정우택: 전 충청북도지사, 경쟁력이 낮아보일수 있지만 광역자치단체장, 장관, 원내대표, 거기에 대행이지만 당대표까지 지낸 어찌보면 대통령빼고 다 해본 사람이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 청주시 흥덕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하면서 대권 주자에서 더 멀어졌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관료 특유의 안정감과 중도적인 정치성향, 판자촌·야간대 출신의 흙수저 신화 스토리로 인해 퇴임 이후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유세지원을 다니고 있는데, 정계 입문의 진로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
- 이인영: 현직 4선 의원,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의 좌장이며 더불어민주당 내 운동권 586그룹의 맏형 격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으며, 원내대표 임기 중 4+1 협의체를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통과시켜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본인에 대한 평가를 상승시켰다.
- 윤상현: 현직 4선 의원,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수도권에서 무소속을 달고 당선됨으로써 지역구에서 본인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입증했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대전중앙초등학교에 재학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충청권 유력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포럼의 2대 회장으로 역임한 적이 있다.
- 윤석열: 본인은 서울 출생이나 부친이 충남 공주 출신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부친과 같은 공주 출신인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켜내겠다"고 하기도 했다. # 실제로 한국갤럽의 법무장관 및 검찰총장 직무수행 여론조사,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충청도 사람들은 윤석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한국갤럽 리얼미터 다만 본인이 정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윤석열 대망론 문서 참고.
4. 역대 충청권 지역 정당
충청 대망론의 산실(産室) 역할을 한 지역 정당들은 충청권 보수정당 참조.
5. 비판
기대감에 반하여,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지역갈등을 유발해서 대통령 해먹고 싶은 것을 "충청에서 대통령 만들때가 됐다."같은 식으로 포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부터,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게 원칙인데 무슨 할당제도 아니고 젊은 세대 사이에선 어디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가 구시대적 지역주의라는 얘기가 굉장히 많다. 이는 도덕적으로는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이나 현실적으로는 사실상 TK 지역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오래 집권해온 한국 정치사를 볼 때 [4] , 소외되어 온 충청지역 사람들 입장에서는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기는 하다. 예컨대 TK 지역에 관해서는 애초에 "대망론"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대구와 경북지역은 박정희 이후 항상 한국의 보수정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매번 유력한 대통령 후보나 진짜 대통령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으로의 정치력 편중을 먼저 지적하지 않고 소외된 지역의 대망론을 지역주의로 비판하는 것은, 형식논리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크게 보면 불평등한 지적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6. 같이보기
[1] 내각제가 도입되면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밀려 나고 실세 정부수반은 수상으로 바뀌기 때문. 단 내각제 개헌을 노렸던 충청권 주자는 김종필 뿐이었다. 안 그래도 한국은 제2공화국의 실패와 민주화 과정에서 내각제가 독재 정권의 집권 연장 꼼수로서 도입될 뻔했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내각제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다. 그런데다가 김종필의 내각제 개헌 시도가 실패한 이래로 내각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 추가돼 버렸기에 정치인들이 쉽사리 이 노선을 택하긴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내각제 개헌이 옳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민들의 국회 혐오정서 탓에 감히 소신을 밝히지 못하고 이원집정부제 개헌이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라고 돌려 말할 지경이다. 물론 개헌 떡밥이 투척될 때마다 반대 진영에서 "내각제 개헌 꼼수 쓰지 마라"라거나 "이원집정부제? 하늘 아래 2개의 태양이 있다는 게 말이 되냐?" 라고 면박을 줘서 저지되기 일쑤지만.[2] 충남 아산 출신의 윤보선 대통령이 있었지만, 정작 재임 당시에는 의원내각제로 실권이 없었다. 이후 대통령 중심제하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였지만 박정희에게 져, 실권이 없는 대통령으로 남았기에 사실상 세지 않는다. 참고로, 윤보선 대통령 재임 당시 총리였던 장면은 서울 출신이다.[3]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때 비례대표 1번이었으나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인 3%를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4] 박정희 16년, 전두환 8년,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5년씩이었다. 반면 부산경남은 10년, 전남은 5년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