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내각제
1. 개요
'''의원내각제'''(議院內閣制)는 민주주의 정부 형태 중의 하나로, '내각책임제', '내각제', '의회제', '의회정부제'라고도 부른다. 원어의 의미를 고려한다면 이들 용어 중 '의회제'라는 명칭이 가장 정확한 번역이다. 대통령중심제와 더불어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대표적인 정부 형태다.[2]
대통령중심제에서는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의 지위가 대통령이라는 한 사람에게 귀속되는데 반하여, 의원내각제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이 서로 다른 인물이다.''' 따라서 국가원수의 권한[3] 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 서로 다른 2인에게로 분산되어 있다. 즉, 전자의 권한은 대통령(공화제인 경우) 또는 군주(입헌군주제인 경우)가 가지고, 후자의 권한은 총리가 가진다. 한편 정부 수반인 총리는 의회에서 선출하며, 총리는 의회에 대하여 국정의 책임을 지는데[4] , 이를 다른 말로 '정부의 성립과 존속이 의회의 신임 여부에 달려 있다.'고 표현한다.
이 제도는 영국에서 시작했으므로 이 제도를 지칭하는 명칭의 원어는 당연히 영어로서, '''Parliamentary system'''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원어의 뜻을 고려하면 의원내각제라는 번역보다는 ''''의회제'''' 또는 ''''의회정부제''''라고 번역함이 보다 적절하다 할 것이다. 한편 이 제도의 시초 국가인 영국을 포함하여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가 내각#s-2의 각료(총리, 장관)가 되려면 먼저 선거를 통해 의원으로 선출되어야만 하도록 하고 있어[5] '의원내각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이 제도에서 정부는 이른바 책임정부(Responsible government)의 원칙하에 운영되기 때문에[6] , '내각책임제'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선 의원내각제와 내각책임제, 또는 그냥 줄여서 내각제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7]
대통령중심제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기관이 대통령과 의회, 즉 두 곳이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이원화되어 있다고 표현하는 반면, 내각제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기관이 의회 한 곳이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일원화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이와 관련하여 행정부 수반에 대한 직선제와 간선제를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제의 차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해다. 물론 내각제는 국민 대표자들의 모임인 의회에서 행정부 수반을 선출하므로 명백히 간선제이지만, 대통령중심제 역시 간선제를 채택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나라들이 꽤 있다. 가령 한국도 과거엔 대통령중심제이면서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미국도 형식적으로 보면 간선제다. 다만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 간선제를 채택할 경우, (내각제에서와 달리) 의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아니고, 따로 대통령 선출기구를 두게 된다.
이 제도는 영국에서 17세기 시민 혁명 이후 태어난 웨스트민스터식 의회제도에 기원을 두고 있으나, 이후 여러 나라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자기들 나라의 나름의 사정에 맞추어 변형하여 사용하다보니, 세부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형태가 생겨나게 되었다. 현 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정부 형태이며,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의 대다수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게다가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도 전환 과정에 대해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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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우,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각에 (국무)총리라는 직위를 두고 있는데, 우선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고,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총리를 임명한 다음, 총리의 제청을 받아 장관을 지명하여 청문회를 거쳐[8] 내각을 구성하며,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는 권한을 갖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현직 의원이 내각의 장관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헌법은 대통령중심제를 기본 골격으로 하되, 내각제의 성격이 일부 가미되어있다고 분석하는 게 보통이다. 본래 대한민국 헌법 초안에서는 독일법을 기반으로 하여 양원제의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려 하였다. 하지만 이승만의 고집으로 대통령제로 전환되었고, 4.19 혁명 이후 다시 내각제로 개헌되었지만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5.16으로 10개월간의 내각제 정권은 끝나고 권력 집중이 용이한 대통령제로 개헌한 것이 지금도 이어져오고 있다.
2. 기원
의원내각제의 시초는 영국이다. 1714년, 영국에서 자식이 없던 앤 여왕이 사망하고, 왕위 계승법에 따라 독일 하노버의 선제후인 조지 1세가 영국의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신임 국왕이 독일 출신이라 영어를 할 줄 몰랐고[9] , 노령이라서 국가 통치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게다가 마지못해 계승한 왕위라서 (영국)정치에 별 관심도 없었고, 의회에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10] 그렇게 지내다가 1720년에 사우스 시 버블 붕괴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사건에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연계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혼란은 더욱 심해졌다. 당시 재정 전문가 로버트 월폴은 조지 1세의 명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게 되는데, 어느 정도 혼란이 수습이 되면서 조지 1세는 월폴을 신뢰하게 되고, 어차피 흥미가 없었던 정권을 아예 월폴에게 맡기게 된다. 현재의 영국 총리의 공식 직함 중 제1재무경(First Lord of the Treasury)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리하여 1721년에 로버트 월폴은 조지 1세의 신임에 따라 전권을 가지고 왕을 대신하여 장관회의를 실질적인 행정을 담당하는 내각#s-2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것이 영국식 의원내각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또한, 월폴은 의회에서 다수당의 당수이자 내각의 장으로써 수상이 되었고, 영국의 초대 수상이 된다. 그 결과, 수상과 내각은 의회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고, 왕은 정치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내어준 채 명목상의 왕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3. 종류
3.1. 군주제와 공화제
내각제 국가들은 국가원수가 세습식 군주(입헌군주제)인 곳과 선출식 대통령(공화제)인 곳으로 나뉜다. 또한 후자는 대통령을 직접 선거로 뽑는 곳과 간접 선거로 뽑는 곳으로 나뉜다.[11]
공화제 국가들 중에는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한 곳(예: 한국, 미국, 인도네시아, 터키, 필리핀 등)도 있고, 내각제를 채택한 곳(예: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인도, 핀란드 등)[12] 도 있지만, 입헌군주제 국가들은 내각제를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군주의 역할을 '나라의 대표자' 형태로 제한하고, 행정권을 의회에서 선출한 총리와 내각이 차지하는 형태를 통해 민주정과 군주제를 조화시킬 수 있기 때문.[13]
3.2. 웨스트민스터식과 대륙식
의원내각제는 우선 크게 웨스트민스터식과 대륙식(서유럽식)으로 구분된다. 양원제인 경우는 보통 국민투표로 선출된 원(대부분 하원)에서 총리를 선출하고, 하원과 상원에서 장관을 임명한다. 물론 의원내각제를 운영하는 국가들 중에 단원제 국가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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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식 의원내각제는 주로 영연방국가들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과 캐나다, 인도 등이 있다.[14] 웨스트민스터라는 용어는 영국의 가장 중심적인 정치기구인 의회가 위치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 따왔다. 웨스트민스터식은 총회와 그곳에서 즉흥적이고 즉각적인 토론과 논쟁을 중요시하며, 산하위원회의 중요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영국 정치에 관심이 있는 위키러라면 영국 하원의 총리와 야당대표 간의 썰전 영상들 한번씩은 봤을 것이다.[15] 그렇기 때문에 의회의 자리배치를 여야가 서로 마주 보게끔 만들어 놓았다. 영연방 국가들에서 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이 입헌군주제 국가들이다. 이곳의 총리는 대체로 Prime Minister, Premier 또는 First Minister로 불린다.
웨스트민스터식 의원내각제는 주로 영연방국가들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과 캐나다, 인도 등이 있다.[14] 웨스트민스터라는 용어는 영국의 가장 중심적인 정치기구인 의회가 위치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 따왔다. 웨스트민스터식은 총회와 그곳에서 즉흥적이고 즉각적인 토론과 논쟁을 중요시하며, 산하위원회의 중요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영국 정치에 관심이 있는 위키러라면 영국 하원의 총리와 야당대표 간의 썰전 영상들 한번씩은 봤을 것이다.[15] 그렇기 때문에 의회의 자리배치를 여야가 서로 마주 보게끔 만들어 놓았다. 영연방 국가들에서 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이 입헌군주제 국가들이다. 이곳의 총리는 대체로 Prime Minister, Premier 또는 First Minister로 불린다.
- 대륙식(서유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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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식 의원내각제는 웨스트민스터식과 달리 합의된 토론(합의제민주주의)을 중시하며, 의회의 좌석 배치가 반원형으로 생겼다.[16] 대륙식 의원내각제는 총회보다 산하위원회를 더 중요시한다. 대표적인 대륙식 의원내각제 국가로는 독일과 스페인, 스웨덴 등이 있다. 이곳의 총리는 흔히 영어 번역으로 Prime Minister로 사용하고 있지만, 자국어로는 President of the Government(Presidente del Gobierno 등), Chancellor(Kanzler), Minister of the State(Statsminister) 등의 표현이 일반적이다. 참고로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이원제(Dualism)가 있는데, 해당 국가들에서는 내각의 장관으로 임명되면 국회의원직에서 사직해야 한다. 이들은 의회에 참석해 토론도 하고 질의응답도 하지만 법안 표결권은 없다.
대륙식 의원내각제는 웨스트민스터식과 달리 합의된 토론(합의제민주주의)을 중시하며, 의회의 좌석 배치가 반원형으로 생겼다.[16] 대륙식 의원내각제는 총회보다 산하위원회를 더 중요시한다. 대표적인 대륙식 의원내각제 국가로는 독일과 스페인, 스웨덴 등이 있다. 이곳의 총리는 흔히 영어 번역으로 Prime Minister로 사용하고 있지만, 자국어로는 President of the Government(Presidente del Gobierno 등), Chancellor(Kanzler), Minister of the State(Statsminister) 등의 표현이 일반적이다. 참고로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이원제(Dualism)가 있는데, 해당 국가들에서는 내각의 장관으로 임명되면 국회의원직에서 사직해야 한다. 이들은 의회에 참석해 토론도 하고 질의응답도 하지만 법안 표결권은 없다.
3.3. 정부수반 및 장관 선출 방식
내각제 국가에서 각 정당들은 보통 총선 전, '우리 당이 집권한다면, 이러 이러한 사람(총리 후보자 포함)들로 내각을 꾸리겠다'는 계획, 이른바 예비 내각(Shadow Cabinet) 명단을 발표한다. 그리고 실제로 집권에 성공한 경우, 미리 발표한 계획(예비 내각 명단)대로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17]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헌법에서 정한 각종 절차(가령 의회에서의 신임투표, 국가원수의 임명 등)는 (그것이 설령 형식적일지라도) 거쳐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행정부 수반(총리)과 장관들이 어떻게 선출되며[18] , 이와 관련하여 국회의 적극적 동의가 필요한지 또는 단순히 반대만 받지 않으면 되는 건지 등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분류해볼 수 있다.
-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가 원내 1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19]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20] 이 있으며 대다수의 웨스트민스터식 의원 내각제를 운용하고 있는 국가들이 이에 해당한다. 국가의 원수인 군주나 총독, 대통령이 원내 1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며[21] , 별도의 의회 투표 등은 거치지 아니한다. 행정부 내각 또한 원내 1당과 총리가 알아서 임명한다. 다만 의회에서 불신임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총리가 무작정 아무 인사나 내각에 임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가 의회의 신임투표를 받은 의원을 총리로 임명
-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가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
그리스가 이러하다. 다만, 어떤 당도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지지 못할 경우에는 원내 1당이 다른 정당들과 협상을 해 3일 이내에 의회 신임투표로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 3일이 초과될 경우 원내 2당에게 협상의 기회가 돌아가며 마찬가지로 3일의 기한을 준다. 그래도 안 되면 원내 3당, 원내 4당순으로 쭈욱 내려간다. 그래도 안 되면 재총선.
-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가 총리 후보를 지명하여 의회의 신임투표를 받아 총리로 임명
스페인은 국왕이 의원 중 총리 후보를 지명하면 의회의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선출한다. 독일도 헌법(기본법)에 의하면 대통령이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는 제도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론 두 국가 모두 국가원수가 총선에서 승리한 원내 1당의 대표를 자연스럽게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게 관례이다. 만약 국가원수가 지명한 후보를 의회가 반대한다면, 의회가 다른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선출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제2공화국도 이런 방식이었다.
- 의회가 총리 후보를 지명하면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나 헌법기관이 총리로 임명
일본의 경우 일본 국회가 투표를 통해 총리 후보를 지명하면 천황이 형식적으로 총리로 임명한다.[22] 아일랜드도 국회에서 지명한 총리 후보를 아일랜드 대통령이 총리로 임명하는 형태이다.
- 국회의장이 총리 후보를 지명하여 의회의 신임투표를 받아 총리로 임명
스웨덴에서 한시적으로 운용했던 제도이다.
그 밖에 총리직선제라는 걸 이스라엘에서 예전에 시도해보았다가 폐지한 바 있다. 국민이 의원 중 한 명을 총리로 지명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제도를 설계할 때 정당 간 합의가 없어도 소수당 의원이 총리로 선출되는 것을 허용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정치가 아수라장이 되는[23] 역효과를 낳아 약 10년 만에 없던 일이 되었다. 그리고 총리직선제를 도입하면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내각제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해도 그 자체로 이미 내각제라고 보기 힘들다. 총리직선제가 있던 시절 이스라엘의 정치 체제는 내각제도 아니고 대통령중심제도 아니고 이원집정부제도 아닌 완전히 별개의 시스템이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의 경우를 제외하고 총리직선제는 이론상 설계하기에 따라 다양한 권력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예 대통령 중심제와 비슷하게 만들 수도 있다.[24] 참고로 일본에서 수상공선제라는 이름으로 총리직선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4. 특징
4.1. 책임정부
내각제에서는 의회가 신임투표를 통해 행정부 수반(총리)을 선출한다. 그런데 만약 총리가 의회의 신임에 반할 경우, 가령 국정 운영을 잘못한다든지 하면 의회는 내각불신임권을 행사해 총리를 해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우 나머지 내각 구성원(장관)들도 일괄 사퇴한다. 이를 '총리가 의회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내각제는 (정부의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정부의 성립과 존속이 의회의 신임 여부에 달려있고, 정부가 국정운영을 잘못하여 의회의 신임을 잃은 경우 의회가 그 책임을 즉각 물을 수 있기에 내각제의 정부는 책임정부라고 불린다. 이는 내각제의 핵심 특징이다.
따라서 내각은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특징이다.
4.2. 연립정부
내각제에서는 의회의 다수파가 정부를 구성하는데,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을 경우, 보통 둘 이상의 정당이 연합하여 과반 의석을 형성한 뒤 정부를 구성한다. 이를 연립정부, 줄여서 연정이라고 한다. 총선을 소선거구제로 치르는 게 아닌 한, 특히 완전히 비례대표제로 치르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독일식 선거제도)로 치르는 경우,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각 정당들은 아예 선거 이전부터 연대해서 나오거나 어느 당과는 연정할 의사가 있다고 미리 표명하는 게 보통이다.
연정을 하게 되면 보통 연정합의서를 쓰는데, 이 과정에서 각 당은 자신들의 당론과 공약 중 무엇을 연립 내각에서 시행하고, 무엇을 뺄 것인지 협상한다. 이러한 합의 과정에서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보통은 이념적 성향이 유사한 당끼리 연립한다. 연립정부가 성립하면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에서 총리직을 맡는 게 보통이다. 각 부처 장관은 보통 의석수 비율에 맞추어서 분배하며, 특정 정당이 '우리는 반드시 이 부처의 장관직을 맡고 싶다'고 한다면 연정 협상을 통해 합의 및 조율한다.
한편 의회의 의석 분포 상황상 어쩔 수 없거나, 국가에 위기가 닥쳤다든지 할 때에는 이념 성향상 서로 대척점에 있는 정당들 간에 연립 정부를 구성하기도 하는데, 이를 대연정이라고 한다. 가령 지금의 독일처럼 우파인 기독민주당과 좌파인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이루면 대연정이 되는 것이다. 전쟁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대연정의 일종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하는데 대표적으로 영국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 내각은 제1당인 영국 보수당과 제2당인 영국 노동당이 모두 내각에 참여했다.
(내각에 장관을 할당받아 정권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각에는 참여하지는 않고, 총리 신임 투표에서는 찬성표를 던지고, 이후 출범한 내각이 제출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찬성 또는 반대하며, 내각이 제출하는 예산안에는 대체로 찬성하고, 혹시 야당이 내각에 대해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반대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다른 정당이 구성하는 내각의 성립과 존립을 지지해줄 수도 있는데 이를 신임 공급이라 한다.
4.3. 권력의 분산과 권력의 집중
대통령중심제는 국가원수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을 대통령 1인이 모두 갖지만, 내각제는 국가원수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 서로 다른 2인에게로 분산되어 있다. 또한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연립 정부가 흔한 편인데[25] , 연립 정부에서는 행정 권력이 여러 정당에게로 분산된다. 이 두 가지 점에서 내각제는 권력의 분산이라는 특징이 있다.
반면 내각제는 보통 여대야소이기 때문에[26] , 내각제의 집권 세력은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을 모두 갖는 셈이다. 이 점에서는 권력의 집중이라는 특징이 있다.
5. 장·단점
5.1. 장점
5.1.1. 책임정부로서의 장점
내각제는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문제가 있다든지 해서 국민들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게 된 경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즉 정부 교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의회가 언제든지 내각에 대한 신임을 철회(내각불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통령중심제는 불신임제도가 없다. 대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제도를 두기도 하는데, 탄핵은 보통 법적 책임[27] 에 대해서만 발동할 수 있을 뿐, 정치적 책임[28] 에 대해서는 발동할 수 없다. 또한 탄핵을 위해서 법원[29] 또는 상원[30] 의 최종 판단까지 거쳐야 하는 경우에는 탄핵이 되기까지 오래 시간이 걸려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게다가 미국 같은 곳은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부통령 등이 직무를 이어가기 때문에 정부가 교체된다고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내각제에서는 불신임결의로 총리는 물론 내각 전체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내각이 더욱 민심에 신경쓰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필요성이 생긴다.
의회가 가지는 내각불신임권에 대응해 총리는 의회해산권을 가지는데, 의회가 민심과 괴리되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러 현재의 민심에 입각하여 의회를 다시 구성할 수도 있다. 즉, 내각제는 정부(총리)뿐만 아니라 의원의 임기도 보장되지 않고, 그때 그때 민심의 동향에 따라 언제든지 즉각 교체할 수 있다.
내각제의 내각불신임/의회해산 등 책임 정치를 위한 장치는 대륙법 국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같은 대통령중심제라도 영미법 하에서는 법원이 성문법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사법부가 대통령의 결정도 쉽게 뒤집는 등 대통령의 독단을 적극적으로 견제할 수 있지만, 대륙법 하에서는 사법부가 성문법에 엄격히 구속되기 때문에 대통령의 독단이나 독재를 견제하기 어렵고, 탄핵이나 기타 긴급 상황이 닥치면 결국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초당적인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내각제는 총리가 여당과 의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으며, 특히 연립정권에서의 독재는 불가능에 가깝다. 신뢰를 잃은 총리는 곧바로 연정 붕괴나 내각/의원 해산으로 실권을 잃기 때문에 복잡한 입법적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다.
5.1.2. 매끄러운 국정운영
내각제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의회의 협력(입법, 예산 등)을 얻기가 용이하다. 내각제는 보통 과반 의석을 가진 세력이 정부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당이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건 법안, 내각이 추진하는 법안, 당론으로 채택된 사항 등은 정말 신속하게 의회를 통과해 시행될 수 있다. 반면 대통령중심제는 여당이 반드시 원내 과반 정당이라는 보장이 없고, 여소야대인 경우엔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이나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통과시키기 매우 어렵다.
대통령중심제는 여소야대인 경우 정부와 의회 간 대립과 갈등이 일어나기 쉽고, 둘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생기면 이른바 교착상태(deadlock)에 놓일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중심제는 교착상태를 해결할 효율적 제도가 없다. 반면 내각제는 다르다. 일단 내각제는 보통 여대야소이기 때문에 교착상태 자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간혹 여당 일부 의원들이 내각과 견해를 달리할 경우엔 교착상태에 놓일 수도 있는데, 내각제는 교착상태를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 제도를 갖고 있다. 즉,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도 교착상태가 도저히 해소되지 않으면 해당 의원들은 내각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는 것이다. 불신임 투표가 통과되면 내각이 물러나고, 통과되지 않으면 내각이 힘을 얻게 된다. 그리하여 교착상태는 종국적으로 해결된다.
5.1.3. 국정의 책임 소재(所在)가 명확
내각제는 보통 과반 의석을 차지한 세력이 집권하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여대야소가 된다. 따라서 소위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는 어렵거나 불가능한 반면[31] ,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집권 세력은 자신들의 철학과 구체적 정책을 제대로 마음껏 국정에 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내각제의 집권 세력은 국정 운영에 실패했을 시 "야당 탓이다.",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 때문이다.", "정부가 요구한 법안이나 예산안이 야당의 반대로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위의 변명과 책임 떠 넘기기를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32] 따라서 내각제에서 집권 세력은 국정 운영에 실패했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짊어져야만 한다. 이처럼 내각제는 국정에 있어서 그 책임 소재(所在)를 분명히 할 수 있고, 그 결과 선거에 있어서 심판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책임 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1.4. 정치적 대화와 타협의 활성화
대통령중심제는 승자독식(winner-takes-all) 원칙하에서 작동된다. 대통령 선거에서 오직 한 명의 후보자와 하나의 정당만이 승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회를 잃는다. 즉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 선거에서의 1등만이 행정 권력을 가지고, 2등 이하는 행정 권력을 전혀 갖지 못한다. 쉽게 말해 All or Nothing 게임이다. 또한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중심제는 정부를 구성함에 있어 굳이 다른 정당과의 연합이나 정치적 타협을 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대통령중심제에서의 각 정당들은 대선에서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고, 그 결과 다음 대선 때까지 각 정당들 간에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극한 대결이 펼쳐지는게 보통이다. 특히 야당은 대통령 임기 내내 현 정부가 망하길 바라며, 사실상 반정부 투쟁에 나서고, 사사건건 정략적인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내각제에서는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한[33] 승자독식은 어렵고, 다른 정당과 연합을 해야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34] 보통은 비슷한 이념의 정당들끼리 연합하여 과반 의석을 이룬 뒤, 공동 정부를 구성한다. 심지어 의석 분포 상황상 필요한 경우에는 이념이 다른 정당들간에도 연정, 즉 이른바 대연정을 하기도 한다. 즉 연정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내각제에서 정권은 거의 반드시 협상 및 타협과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내각제에서는 선거에서 1등이 되지 못했더라도, 행정 권력을 일정 부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해 상대 정당을 죽여야만 자신의 정당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중심제에서와 달리 정당들 간에 "너 죽고, 나 살자"식의 극한대결은 펼쳐지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보통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정당 간에 반목과 적대적 대결보다는 대화와 조정의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내각제에서는 연정 등을 이유로 한 정당 간 협력은 매우 일반적인 것이고, 심지어 장려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나 특정 정당이 정말 막장 사태에 돌입한 것이 아닌 이상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서로를 원수지간으로 여기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덜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 간 건설적인 경쟁과 교류가 일어날 수 있고, 이는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5.1.5. 다양한 세력의 국정 참여 활성화
상술했듯 내각제에서는 둘 이상의 정당들이 연립하여 집권(연정)하는 일이 많으므로,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국정에 대변될 수 있다. 가령 내각제 국가인 독일에서는 과거 사민당과 녹색당의 이른바 적-녹 연정이 있었는데, 이때 녹색당은 연정 덕분에 군소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이 되어 내각에 참여하여, 녹색당 지지 계층의 목소리를 국정에 대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연정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므로, 내각제는 다인종, 다문화, 다이념, 다종교 국가인 경우 더욱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대통령 중심제의 경우 권력을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떤 종교, 어떤 이념,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가졌는지, 어떤 인종인지에 따라 사회내 타 종교/문화/인종/이념 집단에게 불리할 수 있는 반면, 내각제의 경우 권력이 국가원수와 행정수반에게로 분할되어 있고, 연립정부가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보다 다양한 집단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로 대립되는 종교가 많은 국가들인 레바논, 이스라엘, 이라크 등은 내각제를 채택하였다.
5.1.6. 장관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
내각제는 내각 구성원(총리 및 각 부 장관)들이 갖는 권력에 있어서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된다. 특히 '장관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라는 점은 대통령제와 비교해서 뚜렷히 대비되는 면이자 장점이다. 내각제에서는 총리를 포함하여 내각의 각료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선거에 출마하여 의원으로서 선출될 것을 요구한다.[35] 이는 국민에 의한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직접 검증을 받은 후,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자만이 내각의 각료가 되어 국가의 중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상에 입각한 것이다. 따라서 내각제에서 내각의 각료들은 모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이른바 '''선출된 권력'''들이다.
반면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만 선출된 권력일 뿐, 내각의 나머지 구성원(장관)들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이어서 장관들이 갖는 권력에 있어서 민주적 정당성의 문제가 발생한다.[36]
반면 이는 총리가 장관을 임명함에 있어서 인사 풀(pool)의 제약이라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양날의 검인데, 그에 대해서는 아래 단점 문단을 참조.
5.1.7. 민주정치를 하는 데 상대적으로 용이함
정치는 정치인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벌이는 게임이다. 민주정치는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권력을 잡은 정당이 평화롭게 교체되는 제도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00여 개 이상의 신생국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표면상으로는 민주 정치제도를 지향하였다. 그렇지만 어떠한 형태의 헌정을 선택하였든지 민주주의 발상지인 서구에 비교할 수 없는 형태로 변질된 경우가 많다. 권위주의 체제로 변화되는 과정은 카리스마 있는 인물을 정점으로 하는 특정 세력들이 권력을 독점해 정권 교체 가능성이 차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보다 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기 쉬운 대통령중심제로 운용하였다. 가령, 최근의 사례로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헌법을 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어 집권에 이른 것을 들 수 있다.[37] 대한민국의 제헌헌법 역시 본래 유진오 교수의 초안대로 의원내각제를 따를 예정이었으나, 당시 초대 국가원수로 유력시(사실상 확실시)되던 이승만이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지 않으면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게된 바 있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 개인이 지닌 카리스마와 자유당의 성립을 계기로 권위주의 체제는 1987년까지 지속되었다. 이 시기의 한국 정치는 민주주의를 모색하고 형성해가는 학습의 기간으로 볼 수 있다[38]
하여간 내각제는 독재자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체제로서,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민주주의 체제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령 '''세계은행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부패, 독재 등에 빠질 위험이 적다'고 발표하였다.'''# 그 이유는 대통령중심제는 국가원수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 1인(대통령)에게로 집중되어 있는데 반해, 내각제는 2인에게로 분산되어 있는 점, 대통령중심제는 승자독식이어서 하나의 정당에 의한 단독정부 구성이 일반적인데, 내각제는 다수의 정당이 참여하는 연립정부 구성이 활발한 점[39] , 내각제는 내각불신임권이 있어 부패하거나 무능한 지도자를 축출하기 용이한 점 등이 꼽힌다. 실증적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 중 2/3가량이 내각제를 채택했는데, 이들 국가의 대다수는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를 안착시켰다.
반면 2차 대전 이후 독립해 대통령제를 선택한 국가들 중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곳은 대한민국 외에는 전무하다시피 하고[40] 대한민국도 40년 동안 대통령의 능력에 국정을 맡기는 권위주의 체제가 지속되다가 6.10 민주 항쟁으로 6.29 선언이 이루어져 완전한 민주주의국가로 변모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2년 4월에는 대통령중심제보다 의원내각제를 높게 평가했다. "세계적 대세로 보더라도 민주주의가 발전된 대부분 나라들이 내각책임제를 하고 있으며, 권위주의적 행태, '제왕적 대통령' 뿐만 아니라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가 끊임없이 생긴다"고 현재의 제도를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내각제를 제시했다.[41] 문재인 정부의 박상기 법무부장관도 "현행 대통령중심제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독재국가의 정부 형태다."라고 평가했다. #
실제로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한 나라 중 정치적으로 선진적인 주요 국가는 미국뿐이다. 미국은 연방국가의 토대 위에서 각 주가 고도의 자치권을 지니고 있기에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해도 연방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고, 또 법조문에 엄격히 구속되는 성문법체계인 대륙법과 달리 불문법 체계인 영미법을 채택하고 있어서 사법부에 의한 행정부 및 입법부에 대한 견제가 용이하므로 다른 나라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통령중심제는 갈등과 부패, 비효율의 대명사다. 그래서 제헌헌법의 초안을 만든 학자들부터 독일식 내각제를 채택하고자 했고 대통령중심제를 고집하던 이승만에게 "대통령중심제는 미국에서만 제대로 작동되는 모델" 이라고 수없이 설득하였던 것이다.
물론 내각제가 독재자의 출현을 무조건 막아주는 전가의 보도 같은 것은 결코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독재자가 출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지, 내각제만 도입하면 독재자의 출현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도 전간기의 나치 독일이 유명하고, 냉전기 이후로도 싱가포르[42] 와 터키[43] 등 내각제 국가에서 독재정권이 출현한 사례가 결코 드물지 않다. 특히 예시로 든 사례들 중 나치 독일의 경우, 당시 나치당은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연립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독재국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사례라서[44] 내각제가 독재자 출현을 막기 좋다는 의견이 나오면 반례로써 거의 무조건 등판한다고 봐도 된다.
물론 실제 히틀러, 이씨 왕조, 에르도안, 포르투갈의 살리자르 외에 내각제가 독재로 흐른 케이스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반면 대통령제는 미국을 빼고 채택했던 거의 모든 국가들이 독재자를 배출했다. 대통령제는 그만큼 정치적으로 취약한 체제라는 방증이다. 당장 프랑스의 샤를 드 골조차 원래 의원내각제이던 프랑스를 뒤엎고 대통령제로 바꿔서 독재를 열심히 해먹다가 1968년에 가서야 쫓겨났다.(...)
5.1.8. 정당정치와의 궁합이 잘 맞음
현대 민주주의는 정당 정치, 즉 정당이 주체가 되고, 정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치를 지향하는데[45] ,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정당 정치와 궁합이 잘 맞고, 정당 정치가 보다 활성화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대통령중심제에서와 내각제에서 집권당의 위상 및 역할 차이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우선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이라는 특정인이 집권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XX당이 집권했다.", "XX당 정부"라는 말을 하기엔 어색한 감이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집권당 자체가 내각과 관련하여 특별히 따로 갖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내각제에서는 집권당이 내각을 구성하는데, 보통 집권당의 당수가 총리가 되고, 집권당 소속 의원들이 내각의 각료가 된다. 따라서 내각과 집권당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고, 둘 사이의 일체성이 크다. 집권당이 곧 내각이고, 내각이 곧 집권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집권당의 목표가 곧 내각의 국정 목표가 되고, 집권당의 정책이 곧 내각의 정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내각제에서 집권당은 언제든지 총리를 해임하고, 내각을 교체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왜냐하면 내각제에서 의회는 내각 불신임권(총리 해임권)을 가지는데, 내각제는 보통 여대야소이므로[46] , 불신임권은 사실상 집권당이 갖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상의 이유로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특정인(총리)이 집권한 것임과 동시에 집권당이라는 정당 자체가 집권한 것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즉 내각제에서는 "XX당이 집권했다.", "XX당 정부"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결과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정당이 주체 및 중심이 되는 정치, 즉 정당정치에 보다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5.2. 단점과 그 대책
5.2.1. 정부 구성 실패의 위험
총선 결과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각 정당들은 연립 정부 구성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를 위한 협상 과정이 항상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여차하면 정부 구성이 오랜 기간 지연되어, 정국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극단적 사례로 과거 벨기에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벨기에에서는 장장 541일 동안 연정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정부 상태였던 적이 있다. 한 국가에 립셋과 로칸이 말하는 균열이 두 개 이상인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균열은 이념 갈등, 언어 갈등, 종교 갈등, 지역 갈등 등이 있는데, 균열이 오직 하나라면 균열의 이쪽이든, 저쪽이든, 한쪽은 과반이 되게 되어 있다. 파이를 두 조각으로 자르면 정확히 반반이 아닌 이상 한쪽은 과반인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파이를 '+', 'ㅁ' 등의 모양으로 자르면 어느 쪽도 과반을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보통 더 중요한 균열을 위해 덜 중요한 균열을 무시하는 방식으로 연정이 이뤄지는데, 만약 어느 균열도 무시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로 나오면 무정부상태가 되는 것이다. 벨기에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벨기에는 프랑스어 사용권과 네덜란드어 사용권이 대립하고, 좌우가 대립하는 정치 지형을 갖고 있다. 프랑스어권의 좌파 정당과 네덜란드어권의 좌파 정당이 연합하거나 프랑스어권의 좌파 정당과 프랑스어권의 우파 정당이 연합하는 식으로 하면 과반이 되겠지만, 이도저도 싫다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특히 선거 결과 군소 정당이 난립하게 된 경우엔 부득이 3개 이상의 여러 정당들이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 데, 문제는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 파트너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보통 협상은 더 더디어지고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렵사리 협상을 마무리지어 정부를 구성했더라도,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 중 어느 정당이 어느 날 갑자기 연정 참여 철회를 선언해버리면 정부는 그 즉시 막을 내릴 수도 있어[47] 정부의 안정성이 취약할 수 있다. 총리가 자주 교체되거나 의회가 자주 해산되거나 둘 중 하나로.
게다가 의회 내 지분을 가진 군소정당이 만약 극우, 극좌나 기타 극단적인 사상을 가진 정당이라면 정국 불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경우 나치당은 단독집권과 독재를 위해, 공산당은 '정국 혼란을 통해 민중이 각성해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며 좌파 내각이든 우파 내각이든 상관없이 다 해산에 찬성표를 던지는 트롤링을 해버렸다. 결과는 혁명이 아닌 나치 집권과 공산당 해산.
특히 이는 비례대표제 등으로 선거에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반영하는 장치를 마련해둘수록 더 심해진다. 영국처럼 국회의원 선거를 오직 다수대표제 - 그중에서도 특히 소선거구제- 로만 치르면 대체로 의회가 자연스레 거대 양당 중심으로 구성되므로(뒤베르제의 법칙) 군소 정당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의 현실적 필요성은 거의 없고, 실제로도 영국에선 그런 장치가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 특히 상당수 유럽 국가들은 국회의원 선거를 오직 비례대표제만으로 치르는데 이런 경우 만약 총선에서 표를 획득한 모든 정당에게 그 득표율에 비례해서 의석을 배분해준다면 의회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수많은 정당들로 난립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의원내각제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군소 정당의 난립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기 위한 최소 요구 조건을 설정해두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이 조건을 '봉쇄 조항', '저지 조항', '문턱 조항'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가령 나치로 혹독한 반성을 한 독일의 경우 총선에서 다수대표제(그 중에서도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병행하고 있는데,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할당받기 위해선 지역구에서 3명 이상의 당선자를 배출하거나 정당 투표에서 전국 득표율 5%를 넘겨야만 한다. 이 두 요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지 못한다.[48] 더불어 상당수의 내각제 국가는 극우 정당이나 극좌 정당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극우, 극좌를 제외한 정당들끼리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경우가 꽤 잦다. 독일은 여기에 더해 헌법수호청을 설립하고, 헌법과 민주주의, 국민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극좌나 극우,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을 견제하고, 헌법재판소에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요청할 수 있다.[49]
국가에 따라서는 이런 장기 간의 무정부 상태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이상 정부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 아예 총선을 다시 치르게 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으로는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단도 쓴다. 예를 들면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해 실시된 재선거 때는 해당 재선거 결과에서 제1당을 차지한 정당에 의석을 더 얹어주는 방법이 있다. 그러면 재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할 것이 유력시되는 정당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재선거를 저지하기 위해 사소한 다름 따위는 극복하고 뭉치려고 애쓸 것이고, 반면 재선거가 치뤄진다면 제1당의 주도로 더 수월하게 내각 구성이 될 것이다. 제1당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하든, 첫 번째 선거 이후의 상황과는 달리 더 적은 수의 정당들만으로 연립 정부를 구성하든 간에 말이다.[50] 이탈리아 등이 이런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재선거시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매번 1당에게 가산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평등선거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 상당한 논란이 있는 제도다[51] . 또 제1당이 연정을 구성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선거를 통해서 추가 의석을 얻기 위해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할 수도 있다는 문제도 있다. 또는 추가의석을 얻고도 제1당이 다른 정당과 연정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전자는 국민이 재선거에서 오만한 제1당을 심판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후자의 경우는 제1당이 연정 구성을 못하면 제2당이, 제2당이 못하면 제3당이... 추가의석을 배정 받도록 해서 막을 수 있다. 이걸 보완해서 예를 들어 전체 의석의 10%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이어야만 추가 의석을 받을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2당이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15%의 의석을 가진 제3당으로는 정부 구성 주도권이 넘어가지만, 제3당이 정부 구성에 실패한다고 7%의 의석수를 가진 제4당으로 정부 구성 주도권이 넘어가지 않는 것. 이렇게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추가 의석의 총 규모를 늘려서 제1당부터 다시 돌릴 수 있다. 첫 주기에선 10%의 추가 의석을 주는 것이었다면, 다음 주기에는 20%의 추가 의석을 주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기가 재시작할 때는 재선거할 필요가 없다. 사실 이렇게 주기를 여러 번 돌리는 것은 극단적인 경우라[52] 실제론 거의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정치에서는 언제나 만약에 대비해야 한다.
5.2.2. 행정부 견제의 어려움
내각제에서는 의회가 거의 대부분 여대야소이기 때문에[53] 정부·여당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즉 내각제에서는 여당이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도 다수당으로 장악하고 있어,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가 (같은 당이 장악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매우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에 따라서는 아래와 같은 헌법적/선거법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두기도 한다. 가령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가원수(군주 또는 대통령)가 의회 견제력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며,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총리보다도 서열이 높다. 게다가 의회 해산권을 국가원수 또는 국회의장에게 주기도 한다. 그리고 총선에 있어서 비례대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원내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특정 일당에 의한 행정권과 입법권 장악은 가급적 일어나기 힘들게 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경우, 상-하원 선출 방식이 분리된 양원제를 운영함으로써 상원이 하원을 견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54]
아울러 내각제 국가에서는 사법부가 행정 재판이나 헌법 재판 등에서 사법 적극주의를 채택해, 사법심사의 예외 영역으로 인정되는 소위 '통치행위'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거나, 행정부가 가지는 재량권의 한계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정부에 대한 견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법부가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려면, '사법부의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한데,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행정부 수반이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지 않기 때문에, 사법부와 행정부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더 독립적이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거의 모든 국가의 헌법은 사법부 수장 임명권을 국가원수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중심제에서든, 내각제에서든, 이원집정부제에서든 같다. 그런데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동시에 행정부 수반이다. 따라서 대통령중심제에서 국가원수가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것은 사실상 행정부 수반이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행정부 수반과 친하거나 이념이 비슷한 사람, 또는 행정부 수반의 말을 잘 들을 만한 사람이 사법부 수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사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55] 반면 내각제는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이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내각제에서는 행정부 수반이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에 비해 행정부 수반과 사법부 수장 간 친밀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고, 이 점은 '사법부의 행정부로부터의 독립' 및 '사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한다.[56] 이론적으로는 이렇고, 내각제에서 국가원수의 사법부 수장 임명 권한은 국가원수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사법부의 행정부/입법부 견제 효과는 국가마다 달라진다. 예를 들면 여러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는 사법부 수장을 국가원수가 임명하더라도 총리가 제청한 인물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국가원수는 정해진 법률에 따라 여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여 견제를 놓을 수 있고, 거부권이 있기는 하나 관례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일본처럼 그냥 총리가 정해준 대로 국가원수가 임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 효과라면 앞쪽으로 갈수록 훨씬 높을 것이다. 물론 인도처럼 사법부 구성원(판사)들이 알아서 사법부 수장을 제청하는 식으로 행정부가 아예 관여할 수 없게 한다면 행정부에 대한 견제 효과는 높을 것이다.
5.2.3. 총리의 간접 선출과 관련된 문제
내각제는 의회에서 총리를 선출한다. 원래 총리나 수상이라는 직위는 태생적으로 민주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형식상이지만 정당성이 부여되기 위해서는 국왕이나 혹은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이미 대부분의 내각제 국가들의 총리는 당내 파벌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57] 의회의 권력이 강한 내각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58] 가 아닌 한, 여당이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가지므로, 실질적으로는 여당이 총리 선출권을 갖는 셈이다. 그리고 보통은 관행적으로 여당의 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따라서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당 내에서 진행되는 당 대표 선거에서 이겨 당 대표로 선출되어야 한다. 그 때문에 내각제에 있어서 당내 민주주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특히 당 대표 선거가 당원들에 의해서 민주적으로 치러질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당 대표 선출 과정의 민주성을 포함한 당내 민주주의가 결여되어 있을 때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가령 민주적인 당 대표 선출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고, 당내 몇몇 유력 인사들에 의해 당의 의사 결정이 좌우되는 비민주적 정당이라면, 그러한 당내 유력 인사들의 독단적이거나 자의적인 판단 내지 야합에 의해 총리 후보자가 결정될 수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며, 더군다나 이 과정에서 만약 총리 후보자로서 필요한 자질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총리 후보자로 내세운다면 민주주의 이전에 국가의 장래에도 매우 큰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거론된다.
우선은 당내 민주주의의 법적 제도화다. 즉 정당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관련 절차와 요건을 법적으로 제도화하여 정당법 등 관련 법률에 규정해 놓을 것이 대책의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내각제에서는 당대표 선출 과정에 있어서의 민주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정당의 당 대표 선출이 당원 또는 일반 지지자들에 의한 민주적 상향식 선거에 의해 이뤄지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거론되는 대책은 총리직선제다. 즉 아예 총리를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이다. 내각제는 원래 의회가 총리에 대한 선출권과 불신임권을 갖는 것이지만, 총리공선제는 총리 선출은 직선으로 하고, 의회는 총리에 대한 불신임권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과거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각제에서 의회가 총리를 불신임한다는 것은 총리에 대한 신임을 철회한다는 의미로서, 이는 의회가 총리에 대한 신임권(선출권)을 가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애초 신임한 적이 없는데, 불신임권만 가진다는 것은 제도의 논리적 정합성이 없다. 따라서 총리공선제는 내각제의 본질과는 맞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 이스라엘에서는 딱 한 번만 실시하고 폐기된 바 있다.
그리고 예비 내각(그림자 내각, Shadow Cabinet) 제도 역시 대책의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보통 내각제 국가들의 각 정당들은 '우리 정당이 집권하면 어떤 인사들로 내각을 꾸릴 것인지'를 총선 전에 미리 발표하는데[59] , 이를 각 당이 예비 내각을 발표한다고 말한다. 발표되는 예비 내각에는 총리 후보자[60] 의 이름을 포함하여 각 부 장관 후보자의 명단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예비 내각이 미리 발표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내각제 국가의 총선은 대체로 총리 후보자 간의 대결 (또는 각 정당이 발표한 예비 내각 간의 대결)인 듯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예비 내각 제도를 운영할 경우, 내각제의 총선은 행정 수반(또는 내각이라는 하나의 팀에 대한) 직접 선거로서의 성격도 상당 부분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총리 간접 선출과 관련한 문제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임기 제한이 있는 대통령제에 비하면 선출제도를 악용하여 장기집권으로 갈 수 있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유능해도 중임을 10년 이상하면 독재자 장기 집권 욕심이 있냐고 국민들과 야당의 질책과 저항을 받게된다 그러나 의원내각제의 총리는 이론상 총선으로 선출된 의원이 당 대표가 되어 중과실과 중범죄를 저지르거나 정치적 무능해도 임기내에 쫓겨날 걱정 없는 대통령과 달리 총리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자리인 대신 유능하고 선거에서 연승한다면 20년에서 30년을 해먹을 수 있는 자리다.[61] 우선 선출이 민주주의식으로 했다는 명분적 거리낌 없이 장기집권과 독재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콴유, 리셴룽의 경우 이러한 의원내각제의 단점을 이용해서 장기 집권했는 사례이다. 싱가포르의 사례에서는 게리멘더링이 존재해도 일단 민주적으로 선출했다는 명목상의 이유가 존재하기도 하고, 싱가포르의 총리 또한 당 내의 신임이 있어야만 재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싱가포르의 법률적인 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리콴유, 리셴룽이 선거에서 계속 연승하면서 장기간 동안 총리직에 머무는 사례에 속한다.
정당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내각제도 이러한 사례인데, 일본의 내각제에서는 파벌 간의 안배가 중시되고, 파벌의 안배로 총리와 내각이 정해지기 때문에 내각의 수명과 총리의 임기는 타 국가에 비해 짧은 편이고, 회전문 총리라는 어휘까지 존재해서 안정적인 편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은 일본이 민주주의를 도입한 1949년 이후 선거에서 연승하였고, 야당인 일본 민진당이 승리해서 내각을 꾸린 기간은 짧다. 실제로 자유민주당은 공명당과 연립내각을 한 기간이나 단독 내각을 형성한 기간이 매우 긴 편이다.
5.2.4. 불안정성
의회에서 총리를 경질하고, 새로 총리를 임명할 수 있다. 이 때 어느 정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보유하지 않으면 총리 교체가 자주 발생한다.
내각제에서는 의회가 총리를 포함한 내각을 퇴진시킬수 있는 권한(내각 불신임권)을 갖는 데, 총리는 이에 대응하여 의회를 해산시킬 수 있는 권한(의회 해산권)을 갖는다.
따라서 내각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달리 의원들의 임기가 보장되어 있지 않고[62] , 의회가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산될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출범한지 몇 개월 되지 않는데 해산될 수도 있는 것이다.[63] 그리고 만약 이처럼 의회 해산이 잦게 행해지는 경우에는 총선을 법적으로 예정된 기간보다 짧은 기간 내에 자주 치루게 되어 선거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나타난다. 그리고 의회 해산권이 여당 소속 총리에게 있기 때문에 의회 해산이 여당에게 유리한 국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64]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이른바 고정임기법을 들 수 있다. 총리가 의회 해산권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의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 원칙적인 모습이지만, 영국은 고정임기법을 도입해 의회 해산에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했고, 그 요건도 단순 과반수의 동의가 아니라, 국회의원 2/3 이상이 동의해야 하게끔 강화하여 총리가 의회 해산권을 남발 내지 남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5.2.5. 장관 인사의 인재 풀(pool)의 제약
내각제에서는 장관이 되려면 일단 선거를 통해서 의원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이는 장점 문단에서도 설명되어 있듯이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즉,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자만이 내각의 각료가 되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상에 입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데, 총리가 의원들 중에서 장관을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인재의 풀(pool)이 제약된다는 단점이 있다. 애시당초에 내각제의 출발은 엘리트들로부터 출발한 정치체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원들만이 장관이 될 수 밖에 없게 된것도 여기에서 기원한다. 더불어 분야별 전문화가 극도로 진행된 오늘날에는 이런 식으로 정치인이 장관에 앉게 되면 극소수 내각인사를 제외하면 해당 부처에 대해 아는 것이 적어서 관료에 휘둘리고,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 대체로 관료 출신들은 차관까지는 올라갈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장관이 차관에 휘둘리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관료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업무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탁상행정으로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물론 비례대표의 확대, 직능대표제의 도입 등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 출신인 의원을 사전에 확보하는 보완책도 있긴 하나 인재 풀이 한정된다는 근본적인 방법을 해결하긴 어렵다.
반면 대통령 중심제는 대통령이 이미 독립적으로 선출된 권력이며, 내각의 나머지 구성원(장관)들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업무 지시를 받고 대통령에 책임을 지는 관료에 불과하여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때 (의원 아닌 자들 중에서[65] ), 널리 인재를 등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 적임자를 구하는 데 있어서 제약 요소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 의원내각제 채택국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원이 아닌 자도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으나 그 수를 엄격히 제한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의원이 아닌 자 중에서도 일정 숫자 이내에서 장관(대신)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 총원은 전체 각료(장관직)의 절반으로 제한된다.[66]
6. 채택 국가
6.1. 입헌군주제-의원내각제
국가원수는 군주, 정부수반은 총리인 체제다.
- 아시아
- 일본: 천황의 국가원수 지위에 관련하여 일본국 헌법에 명시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입헌군주제라 보기는 어렵다. 물론 법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는 다른 입헌군주국처럼 돌아간다. 또, 다른 입헌군주국이 실제로 행사하진 못하지만 군주가 법적으로는 많은 권한(의회 해산권 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일본의 천황은 명목상으로도 그러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 오직 내각의 승인을 받아야 행사할 수 있다.
- 부탄
- 말레이시아: 선거군주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군주의 칭호는 '양디-페르투안 아공'(Yang di-Pertuan Agong)이다. 임기는 5년으로 각주의 이슬람 수장인 술탄들이 임명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순번제로 술탄들이 돌아가면서 하고있다.
- 태국
- 캄보디아
- 북중미
- 오세아니아
- 호주: 영연방 회원국
- 뉴질랜드: 영연방 회원국
- 파푸아뉴기니: 영연방 회원국
- 솔로몬 제도: 영연방 회원국
- 투발루: 영연방 회원국
- 사모아: 영연방 회원국이지만 군주가 따로있다. 사모아의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직위는 '오 레 아오 오 레 마로(O le Ao o le Malo)'라는 칭호를 사용한다. '정부의 족장' 혹은 '대족장' 이라는 뜻이다. 2007년 60년이 넘게 재임한 타누마필리 2세가 서거하면서 의회의 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바뀌고 임기도 5년으로 제한되었다. 이로 인해 입헌군주제는 종말을 고했고 공화제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크게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무한정 재선될 수 있으며 호칭도 여전히 '전하'(your highness)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선거군주제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 아프리카
- 레소토: 영연방 회원국이지만 자국의 군주가 따로 있다.
6.2. 공화제-의원내각제
국가원수는 대통령, 정부수반은 총리인 체제다. 대통령을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곳도 있고, 간접 선거로 선출하는 곳도 있다. 이 경우 대통령은 실권이 거의 없는 명예직에 가깝기 때문에 한직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제의를 받고 거절하는 정치인도 많다. '''사실상 좌천에 가깝기 때문.''' 보통 정치 생명이 거의 다한 원로들(주로 야당 원로들이 기용된다.)이 기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약 다민족국가일 경우에는 소수민족 출신 인사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도 있다.
- 유럽
- 독일: 대표적으로 성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가다.
- 폴란드: 이원집정부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 아일랜드: 이원집정부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총리를 티셔흐(Taoiseach)라고 부른다. 아일랜드어로 직역하면 '두목, 대장'이라는 뜻. 아일랜드에서는 이를 영어 명칭으로 아예 번역하지 않았다. 그래서 영어로 쓸 때도 'Prime minister'로 번역하지 않고 Taoiseach 그대로 표기한다. 이는 티셔흐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의 다른 정치 용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일랜드/정치 문서 참조.
- 오스트리아: 이원집정부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 스위스: 전형적인 내각제와는 다소 다르긴 하지만 보통 내각제로 분류된다.[67] 의회가 정부(연방평의회)를 구성한다는 점[68] , 대통령은 국가원수일 뿐 행정부 수반이 아니라는 점[69] 에서 내각제의 핵심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 다만 전형적인 내각제와 달리 행정부 수반이 따로 없고, 대등한 관계인 7명의 각료에 의한 집단지도체제 형태로 정부가 운영된다. 연방수상이 있지만 내각제의 총리와는 위상과 기능이 다르다. 스위스 연방수상은 연방평의회를 구성하는 멤버가 아니며, 단지 연방평의회가 결정한 사항을 집행하는 기관일 뿐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위스는 내각제 국가가 아니고 스위스만의 독특한 정치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 이탈리아
- 체코
- 슬로바키아
- 핀란드: 원래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분류되었으나, 몇 차례의 헌법개정을 거친 뒤에는 사실상 내각제로 전환되었다고 분석된다. 또는 내각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 포르투갈
- 몰타
- 그리스
- 불가리아
- 몬테네그로
- 크로아티아
- 슬로베니아
- 북마케도니아
- 알바니아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세르비아
- 리투아니아
- 아이슬란드
- 라트비아
- 헝가리
- 아르메니아
- 에스토니아
- 몰도바
- 조지아
- 남미
- 수리남: 내각책임제로 운영되지만 총리직이 없고, 의회에서 대통령이 선출된다. 내각제에 총리직 대신 대통령직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대통령의 연임 제한이나 임기 제한이 없지만 차기 총선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사임이 자유롭다.
- 아프리카
- 모리셔스
- 에티오피아
- : 엄밀히 말하면 남아공은 내각제도, 대통령중심제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원집정부제인 것도 아니다. 독특한 정부 형태를 갖고 있다. 다만 내각제의 핵심 요소들을 상당히 갖고 있기에 여기에 참조 삼아 서술한다. 남아공은 의회(하원)에서 정부 수반을 선출하고, 물론 그 대상은 하원의원이며 정부 수반은 의회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즉, 의회가 정부수반에 대한 불신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내각제를 닮았다. 그러나 이 때 의회에서 선출된 자는 총리(Prime Minister)가 아닌 대통령(President)이라는 직함으로 선출된다. 그리고 정부 수반과 국가원수직을 겸직하며, 대통령이 된 자는 하원의원을 사직하고 그의 임기 역시 하원의원 임기에 종속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대통령중심제를 닮았다.
7. 한국의 의원내각제 담론
7.1. 헌정사 속의 의원내각제 담론
헌법 제정작업을 맡은 유진오는 국가원수의 지위와 권한은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은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가 담당하는 전형적인 내각제 헌법 초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이 법안은 대통령 역시 국회에서 선출하고, 국회는 민의원과 대한민국 참의원으로 구성되는 양원제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현행 독일식 내각제가 딱 이런 형태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국회헌법기초위원회에서 단원제의 내각책임제로 바꾸더니, 헌법 초안 제2회독을 마친 상태에서 이승만이 갑자기 강력하게 대통령중심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1948년 6월 21일, 국회부의장 신익희를 대동하고 국회에 나타난 이승만은 대통령중심제를 하지 않으면 자신은 어떤 공직도 맡지 않고, 국민운동이나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였다.
의회 선출이든, 국민 직접 선거든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이 확실시된 상황에서[70]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의 지위와 권한만 갖는 헌법 초안에 이승만이 동의할 리가 없었다. 여기에 이승만이 40년 넘게 미국에 머무르면서 미국식 대통령제에 익숙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날 밤 유진오는 윤길중, 허정과 함께 이승만을 찾아가 마지막 설득을 시도했다. '미국식 대통령제가 큰 문제없이 유지되는 나라는 오직 미국밖에 없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다른 국가들은 모두 정부와 의회가 대립하여 정국이 불안하고, 쿠데타가 빈발한다' 등의 이유를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승만은 '대통령 임기 동안은 정부가 안정된 상태에 있어야 하고, 국회가 이를 변경할 권한을 가져선 안 된다.'는 명분을 들며 맞섰다. 이승만의 고집은 요지부동이었고, 결국 유진오가 손을 뗀 상태에서 헌법안의 조문이 대통령중심제로 급하게 수정되었다.[71] 이처럼 이승만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헌법제정위원들을 압박한 결과, 헌법의 기본 틀은 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수정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기존 내각제 초안에 들어 있던 요소도 상당 부분 수용하여 절충적 성격을 띄었다. 즉 원래 내각제의 제도인 총리(국무총리)를 두되, 대신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까지 가지고서 국무총리 이하 내각을 지휘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이후 제1공화국에서 국무총리제가 폐지되면서 미국식 대통령중심제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4.19 혁명을 통해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고 나서는 그에 대한 반성으로 완전한 내각제를 채택하기도 했다.(제2공화국) 하지만 각료 자리를 둘러싼 정파 간의 지칠 줄 모르는 정쟁으로 변질되어 개각을 3번이나 단행하였다. 후에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대통령중심제가 담긴 1962년 국민투표를 시행해 78.8% 찬성으로 통과되고 제3공화국 이래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중심제를 기본으로 하되, 내각제적 요소가 가미된 정부 형태가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다.
현행 헌법상의 내각제적 요소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대통령과 함께 선출되는 부통령 대신 국무총리가 있고, 국회의원이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으며[72] , 행정부에 '''법률안 제출권'''이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국회는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명권 행사에 동의권을 가지고, 국정감사가 가능하며,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는데[73] , 이 역시 대한민국 헌법상의 내각제적 요소다.
한편, 우리의 헌정사 속에서 내각제 개헌은 신군부 세력에 의해 주장된 적도 있는데, 5공 때는 전두환이 이끌던 민정당이 내각제 개헌을 주장한 바 있고, 6공 때 노태우는 여소야대 상황을 타개하고자 3당 합당을 시도하면서 내각제 개헌론자였던 당시 공화당 총재 김종필을 합당에 참여시키기 위해 내각제 헌을 약속하기도 했었다.[74] 또한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한 동안 김종필이 이끌던 자민련이 내각제 개헌을 주창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역사적 연유로 인해 5공 당시 한국에서는 내각제 개헌론을 정권 연장 시도, 6공 이후에는 고만고만한 놈들이 정권 차지하려는 수작 정도로 취급하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되기도 했었다.
실제로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10차 개헌을 논의할 때, 국민에게 시행한 10월 여론조사에서 "개헌을 한다면 어떤 정치체제를 선호할 것이냐?"고 물은 질문에서 순수 의원내각제는 고작 8%밖에 얻질 못했다. 일단 의원내각제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편이고, 그걸떠나서 1987년 민주화이후에, '''국가기관중 국민의 신뢰도가 항상 최하위권에 있는게 국회와 국회의원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국가원수를 자기 손으로 뽑는 대통령 직선제를 얻기위한 투쟁을 끝낸지 불과 30년정도 밖에 안됐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책임지는 의원내각제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내각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데다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편이다.[75]
7.2. 주요 세부 이슈
7.2.1. 권력분산과 책임정치 실현 방법 모색
앞서 보았듯, 대통령중심제는 국가원수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을 대통령 1인이 모두 가진다. 또한 승자독식구조에 기반하고 있다.[76] 그리고 대통령중심제는 정부의 임기보장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무리 무능하거나,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잃었더라도 임기 도중 끌어내릴 방법이 없다. 물론 탄핵제도가 있긴 하지만[77] , 탄핵은 대통령이 중대한 법위반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나 가능할 뿐, 정치적으로 무능하다거나 국민적 지지를 잃었다는 등의 이유로는 탄핵할 수 없다.[78] 게다가 탄핵은 국가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그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중심제에서의 대통령은 제왕이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하고, 대통령중심제에 대해서는 제왕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오랫동안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해 온 대한민국에서도 위와 같은 점에 대한 문제 의식이 줄곧 제기되어 왔는데, 무려 11명 중 8명의 전직 대통령이 권력형 부정부패나 독재 등에 연관되어 쫓겨나거나, 투옥되거나,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는 역사가 반복되면서 그러한 문제 의식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는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대통령중심제가 갖고 있는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즉 권력분산과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각책임제가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보았듯 내각책임제는 국가원수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 서로 다른 2인에게로 분리되어 있고, 다양한 정당이 국정에 참여하는 시스템, 즉 연정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권력 분산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총리 (및 내각)이 무능하거나 국민적 지지를 잃었을 경우 즉각 끌어내릴 수 있다[79] 는 점에 주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2.2. 의회 민주주의와 국회의원 선거제도 문제
내각제는 의회가 정부를 구성하므로, 의회 내 민주주의, 특히 의회 내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의 민주주의가 중요하다. 또한 의원들이 내각의 각료로 참여하므로 의원들의 자질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아가 의회 및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역시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고, 국회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기여도 역시 바닥 수준이다.# 심지어 의정활동에 필요한 지원까지도 특혜로 보고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을 정도다. 앞서 등장한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표현에서 빗댄 '제왕적 국회(의원)'이라는 조롱까지 있다.
그러나 대통령중심제 국가라고 해서 대통령이 어디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는 건 아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도 대개 전현직 국회의원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오는게 보통이다. 가령 한국의 지난 19대 대선만 보더라도 5명의 유력 후보들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들이었고, 역대 대통령들 상당수는 국회의원 출신이었다.[80] 즉 대통령중심제든, 내각제든 현실 정치에서 국회의원들은 행정수반(대통령 또는 총리)을 포함한 내각의 주요 공급원(?)으로 기능하며, 따라서 국회의원들의 신뢰도와 질적 향상은 어느 정부 형태에서나 중요하다. 물론 내각제는 국회의원이 내각의 구성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므로 내각제에서 의회 및 의원의 신뢰도와 자질 향상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한편 의회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서는 의회를 구성하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 향상도 필요하지만, 제도의 개혁도 필요하다. 관련하여 선거에 있어 유권자들의 민심이 의회의 구성에 최대한 그대로 반영되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래서 현재처럼 사표(死票)가 극대화되는 소선거구제를 독일, 뉴질랜드가 채택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또는 상당수 유럽 국가가 채택 중인 완전 비례대표제로 바꾸어 각 정당이 지지율만큼(만) 의석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면, 민심이 있는 그대로 의석비율로 나타나기 때문에 민의가 충분히 의회에 반영되고, 그 결과 의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의견을 주장하는 측은 이러한 선거제를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측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완전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도입 이전보다 의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향상된다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선거제를 개편하여 민심과 의회 구성 간의 괴리가 줄어들면 의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는 그럴싸 할지 몰라도, 이를 확언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려면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실증적 조사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해당 선거제 도입 전후의 신뢰도 수치 변화를 비교할만한 유의미하고 확정적인 근거 자료의 제시 없이는 확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81]
한편 완전 비례대표제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수가 현재보다 늘어나게 되는데, 한국은 과거 전국구 후보 공천과정에서의 비리 경험으로 인해 아직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편인 것이 걸림돌이다. 그런데 비례대표 후보 공천 문제는 비례대표제를 먼저 실시한 서구에서도 이미 겪었던 것이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서구 정치 제도에 이미 제시되어 있다. 즉 현재 우리나라는 각 정당이 스스로 비례대표 후보의 당선 순번을 결정하고 있는데(폐쇄형 비례대표제, 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 이를 네덜란드 등에서처럼 유권자가 비례대표 후보의 당선 순번을 결정하는 제도(개방형 비례대표제, 비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82][83] 로 바꾸는 것이 해결책의 하나로 제시되어 있다. 또는 현재와 같은 폐쇄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당원 또는 국민참여 선거인단에 의한 경선에 의할 것을 법적 의무화할 수도 있다. 가령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에선 선거법에 정당의 공천은 민주적 공천이어야 한다는 명문의 조항이 있으며 민주적 공천에 의하지 않은 비례대표 후보 명부는 등록을 안 시켜 주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회도 상기의 독일 선거법과 비슷한 내용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였고, 현재 해당 법안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었다.
한편 소선거구제는 거대 양당에 유리하므로(뒤베르제의 법칙) 현실적으로 거대 양당이 현행 선거제도에서 누리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도 선관위에서 권유한 독일식 선거제도 도입을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당시 대표는 찬성했으나,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반대하여 무산된 적 있다. 또한 예를 들어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 수석 대변인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84] 에 출연하여 다른 당 의원들과 토론하다가, 독일식 선거제도 도입 얘기만 거론되면 "자유한국당이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는 현실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기존 거대 양당이 양보하지 않는 한 독일식 선거제도 도입은 쉽지 않는 일이다.
그나마 거대 양당 중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구도 해결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그중에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인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에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제보다는 내각책임제가 훨씬 좋은 제도”라고 하였고, 2017년 1월 17일에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개인적으로 내각제를 더 좋은 제도로 본다. (다만) 내각제로 가려면, 첫째 지역 구도가 해소돼야 하고 이를 위한 선거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경북 지역에서 30%의 야당 지지가 있다면 30석 의석을 낼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내각제 도입의 전제조건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2017년 5월 19일, 각 당의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선거구제 개편 등이 같이 논의된다면 다른 정부 형태, 다른 권력 구조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수 차례 말해왔다.# #
한편 제20대 국회에는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할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고,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부정적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의 의석을 합치면 180석을 넘기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의 장벽도 넘어설 수 있으나, 180석 이상이 찬성해도 쟁점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면 330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 그리고 선거법은 항상 여야 간 합의로 개정해왔다는 국회의 관례가 걸림돌이다. 아무튼 이러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이 합의하여 선거제도를 바꿀 수는 있다.
7.2.3. 현행 헌법의 정치사적 의의 관련
내각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대한민국 제4공화국으로 인해 폐지된 대통령 직선제를 1987년 6.10 민주화 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다시 쟁취했다는 점에서 대통령 직선제의 정치사적 의의를 강조하기도 한다. 제2대 대통령 선거 이래 20여년간 유지하다가 체육관 선거로 불리우는 간선제로 전환되어 국민이 직접 국가원수를 뽑는 민주주의 첫번째 과제로 여겨져 국민들의 노력으로 직선제를 쟁취했는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으로 손꼽히는 국회의원들이 다시 간선으로 정부수반을 선출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어불성설로 보는 시각이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있어서의 대통령직선제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들의 힘으로 정부수반을 선출하는 권리를 되찾아온, '''독재정권에 대한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에 쉽사리 건드릴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에게 있어 일종의 역린이 되어버린 제도는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자국 최악의 흑역사 때문에 유독 방어적 민주주의에 대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집착하는[85] 독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같은 수준미달의 대통령이 2~3번 연달아 나와 대통령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이다. 여론은 둘째치고,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개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의원내각제 공화국을 예로 들며 대통령을 직선제를 그대로 두고서도 충분히 의원내각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인도나 아일랜드, 오스트리아와 같은 의원내각제 공화국에서 상징적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는 것을 예로 드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사적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국가의 최고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는다는 것이지, 의원내각제 하에서 실권을 갖지 못하는 의전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으며 말뿐인 기념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대통령 직선제의 역사적 의의를 중요시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주장은 "실질적으로 국가의 최고 권력을 행사하는 직책은 도로 간선제로 뽑을테니까 너네들은 의전용 얼굴마담이나 직선제로 뽑아라"라는 식의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론 현행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대통령 직선제가 가지는 정치사적 의의와는 별개로, 내각제의 총리 간선제 방식이 한국의 현 정치 수준에 적합하겠냐는 의문을 피력하는 견해도 있다. 내각제에서 총리에 대한 신임 · 불신임권은 형식적으로는 의회가 갖지만, (내각제는 보통 여대야소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집권당이 갖는다고 할 수 있다.[86] 따라서 내각제는 정당 내부의 민주성이 중요한데[87] 한국은 국민들의 정당 활동 참여도가 낮고[88] , 평당원의 권한이 미약하며, 정당 내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각제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89] 관련하여 2016년,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자신과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특정 세력을 배척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당내에서의 공천을 거쳐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개입하여,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을 왜곡시키고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해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례도 있었다. 그나마 원내 정당들 중에서는 정의당이 진성 당원이 많고, 정당의 의사 결정에 평당원들의 참여가 활발한 편이며, 더불어민주당도 평당원들의 권한과 참여를 늘려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직 갈길이 멀다.
따라서 내각제 도입의 전제 조건의 하나로 '각 당이 총선 전에 실시하는 총리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90] ' 및 '총리의 중도 사퇴시 실시하는 후임 총리 선출을 위한 집권당의 당내 경선'에 당원에 의한 상향식 선거 또는 오픈 프라이머리 등을 통한 국민참여를 법으로써 강제하는 것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나 공청회 등에서 제시되고 있다. 가령 대한민국의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였는데, 이러한 민주적인 방식으로 각 정당이 총리 후보자나 후임 총리를 선출하도록 법으로써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여론의 인식과는 별개로, 한국 정치사에 있어서 대통령직선제가 반드시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통령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꾼 제1공화국 시절 발췌 개헌에서, 직선제는 민주화를 의미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반대였다. 비교적 최근인 5공 시절의 기억이 더욱 강렬하여 직선제를 더 민주적이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의원내각제+대통령간선제'를 5공과는 비교할 수 없거니와, 한국 정치사에서 대통령직선제를 민주화의 상징처럼 삼는건 분명히 지나친 단순화이다.
오히려 '의윈내각제+대통령간선제'의 한국 정치사적 평가는, 제2공화국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
8. 지방정부와 의원내각제
중앙 정부의 형태가 내각제인 국가들은 지방 정부의 형태 역시 내각제인 경우가 많다. 가령 지방 행정 단위의 명칭이 '주'라고 한다면, 주 의회가 주의 행정수반(주 지사 혹은 주 총리)를 선출하고, 주의 행정 수반은 주 의회에 대하여 지방 정부 행정의 책임을 지는 식이다. 그리고 단독으로 주 의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을 때, 둘 이상의 정당이 연립하여 연정을 구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내각제를 실시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캐나다와 호주가 있는데, 이들 국가의 주와 준주는 따로 만들어진 영국 식민지를 기원으로 하기 때문에 식민지 총독에서 이어져 내려온 주 총독이 있다. 다만 주 총독은 형식상 주의 대표일 뿐, 아무런 실제적 권한이 없고 형식적으로 주 총리를 임명할 뿐이다. 그 밖에 독일, 스웨덴, 인도 등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모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서로 다른 제도를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중앙정부는 내각제로 운영되지만 각급 지방정부는 수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다. 일본의 경우 단일국가이고 전국이 단일한 법역(法域) 아래 들어가므로 굳이 중앙정부 이외에 내각제를 운용하는 지방정부를 둘 필요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영국의 경우 내각제의 본고장답게 각급 지방정부가 내각제처럼 돌아가는 경우가 흔하지만 2000년대 이후 런던시장을 비롯해서 지방정부의 장을 직선제로 뽑는 지역들이 생겨났다. 아직은 이런 제도가 도입된 지역이 흔하지 않으며 도입된 지역은 거의 잉글랜드에 있다. 잉글랜드는 영국 인구 대부분이 살고 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는 달리 잉글랜드만의 정부와 의회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잉글랜드 내에 기존보다 권한이 강한 지방정부를 구성해서 지방분권을 추진 중인데 그 일환으로 직선제가 도입되고 있다.
[1] 보통 외치에 관한 행정권은 대통령이 갖고, 내치에 관한 행정권은 총리가 가진다. 그래서 이원집정부제라고 부르는 것. 하지만 행정권의 구체적인 분할은 각국 헌법에 따라 다르다.[2] 대통령중심제는 공화제에서만 성립 가능한데 반해, 이 제도는 공화제와 입헌군주제 양자 모두에서 성립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내각제 자체가 입헌군주제에서 발현하여 현대에 와서 공화제와도 결합 가능한 제도가 된 것이다.[3] 대한민국의 경우, 대통령이 국가원수의 지위에서 갖는 권한으로는 '''대외적 국가 대표권'''(외국과의 조약체결 및 비준권, 외교 사절의 신임·접수·파견권, 선전포고권, 강화권, 외국승인권 등), '''국가 및 헌법 수호권'''(긴급재정경제 처분 및 명령권, 긴급명령권, 계엄선포권, 위헌정당해산제소권 등), '''국정 조정권'''(국회 임시회 소집 요구권, 국회 출석 및 발언권, 법률안 거부권 및 공포권, 사면권, 헌법 개정안 제안권, 국민투표 부의권, 훈장 및 영정 수여권 등), '''헌법기관 구성권'''(국무총리, 대법원장, 헌재소장, 감사원장, 대법관 임명권 등)이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갖는 나머지 권한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에서 갖는 권한이다.[4] 총리가 의회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말의 뜻은, 의회가 총리에게 국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총리를 불신임, 즉 해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총리는 그에 대응해 의회를 해산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5]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장치다.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주권이 위임된 자만이 내각의 각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 따라선 의원이 아닌 자를 각료로 임명하는 것은 가능한 곳도 있으나 그 경우에도 대개 그 수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가령 일본에선 각료로 임명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아닌 자는 총 각료 수의 절반으로 제한된다. 캐나다의 경우처럼 의원이 아니면서도 다수당의 대표로서 총리가 된 케이스도 왕왕 있는데, 총선 직전에만 가능하며 총선에서 의석을 얻어야만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다.[6] 쉽게 말해 내각이 무능하면 의회가 불신임 의결하여 교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7] 이 세 가지 용어 중에선 내각제라는 용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 듯 하다. 아마 셋 중에서 가장 짧은 단어여서 일지도...[8] 헌법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법률에 의해 성립되어 현용되고 있다.[9] 상류층의 기본 교양인 프랑스어는 가능하여, 궁전의 대신들과의 대화는 가능했다.[10] 이는 하노버와 영국의 의전과 정치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일은 신하들이 '왕이 있는 궁정'에 출근을 하지만, 영국은 왕이 '신하들이 있는 의회'에 행차를 한다. 그리고, 하노버에선 절대군주로서 국가 중대사를 모두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영국에서는 의회가 국가 중대사를 대부분 결정했고, 왕은 이에 대한 최종 재가와 책임만 질 뿐, 할 일이 별로 없었기에 조지 1세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제도에 대하여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11] 내각제에서 국가원수는 실질적 권한을 갖지 않거나, 아주 적게 갖는 상징적 존재다. 따라서 공화제에서 내각제를 채택할 경우, 굳이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직접 선거로 선출할 필요성이 적다. 그래서 공화제에서 내각제를 채택하는 경우, 대통령은 간선으로 선출하는 게 보통이다. 가령 독일이 그러하다.[12] 공화국인 대한민국도 4.19 혁명 이후 대통령중심제를 폐기하고, 제2공화국으로 헌법을 개정하여 내각제를 채택했었으나 이듬해 5.16 군사정변으로 다시 대통령중심제로 돌아갔다.[13] 입헌군주제라고 해서 반드시 내각제를 채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가원수로서는 군주를 두면서, 행정부 수반인 총리는 직선제로 선출하는 정부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그 경우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이 서로 다른 인물이라는 점에선 내각제를 닮았지만, 민주적 정당성이 의회와 행정부 수반으로 이원화되어 있다는 점에선 대통령중심제를 닮은 것이 된다(내각제는 민주적 정당성이 의회로 일원화되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런 정부 형태를 택한 입헌군주국은 없다. 과거 몇몇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논의가 이루어진 적은 있다. 일본의 총리 공선제 논의가 대표적.[14] 영연방 국가인 나이지리아는 예외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였다.[15]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도 영화 시작부터 야당 당수인 클레멘트 애틀리가 노르웨이 전역의 실패에 대해, 당시 내각 총리였던 네빌 체임벌린에게 극딜(...)을 퍼부으며 내각 불신임을 외치는 장면을 보면...[16] 한국의 국회 본회의장의 좌석 배치를 생각하면 된다.[17] 물론 예비 내각의 장관 후보자 중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한 자가 발생한 경우, 또는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경우 등은 그림자 내각 명단을 100% 실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18] '국가원수에 의한 (형식적) 총리 지명이 먼저 있고, 이후 의회가 동의를 하는 방식인가', 아니면 '의회에서 먼저 총리를 선출하고, 후에 국가원수가 임명하는 방식인가' 등[19] 당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고 가정한다.[20] 원칙적으로는 국가원수(국왕)가 아무나 임명할 수 있지만 말만 그렇고 관습상 원내 1당의 대표(물론 하원의원이다)를 총리로 임명한다.[21] 원내 1당이 과반이 아니어도 된다.[22] 천황은 헌법상 국가원수라고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입헌군주제의 정치적 권한 하나도 없는 군주 역할을 한다.[23] 국회의원선거 → 총리선거 → 소수당 총리, 여소야대 정국 →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다수당이 거세게 반발, 내각불신임 움직임 → 국민의 선택을 받은 총리가 거세게 반발, 의회해산 → 국회의원 재선거 → 총리 재선거 → (...)[24] 엄격한 삼권 분립으로 정부가 의회에 종속되지 않으며 대통령이 아닌 국민 직선으로 뽑힌 총리가 정부수반인 제도를 만들 경우.[25] 다만, 같은 내각제 국가라도 어떠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연립 정부의 발생 빈도가 달라진다. 가령 내각제 국가 중 완전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취하는 국가에서는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연립 정부가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반면 내각제라도 소선거구제를 채택하는 국가에서는 보통 거대 양당이 전체 의석을 거의 싹쓸이하고,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대적으로 연립 정부 발생 빈도가 낮다.[26] 아주 예외적으로 여소야대인 경우도 있다.[27] 한국의 경우,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어야 하고, 그 위반이 중대해야 한다.[28] 예: 국정 운영 능력 부족, 국민의 지지 상실 등[29] 예: 한국[30] 예: 미국, 미국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상원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31] 보통 야당은 정부가 제출하는 예산안 또는 정부나 여당이 제출하는 법안을 비토하여 통과시켜주지 않는 방법으로 국정 발목 잡기를 할 수 있는데, 내각제는 일반적으로 여대야소이므로 국정 발목 잡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이다.[32] 반면 대통령중심제는 여소야대인 경우 이러한 변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유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도 국정의 실패가 행정부 탓인지, 아니면 (야당에 의해 장악된) 의회 탓인지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33] 이는 선거 제도와 깊이 관계 있는데, 영국, 일본처럼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곳에서는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일이 자주 나타나지만, 독일, 스웨덴, 뉴질랜드 등에서처럼 연동형비례대표제 또는 완전비례대표제 등을 채택하고 있는 곳에서는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일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34]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들 간에 연정합의에 실패한 경우, 결국 원내 제1당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한데 그런 경우를 '소수정부'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런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35] 간혹 국가에 따라선 의원이 아닌 자가 장관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하지만(가령 일본 등), 그 경우에도 그 허용 숫자는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게 보통이다.[36] 다만 대한민국은 대통령중심제이면서도, 내각제적 요소를 갖고 있어 국회의원 중에서 장관을 임명하는 것도 가능하다.[37] 당시 터키 총리가 개헌에 대한민국 헌법이 모델이 되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38] 4.19혁명이후 1960년 6월 국회는 내각책임제로 개헌을 하고 이렇게 성립된 정부가 제2공화국이었다. 10개월 동안 세 번이나 개각을 거듭해 임명된 본인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교체되는 지경이었다. 게다가 윤보선 대통령은 상징적인 위치에만 머물려 하지 않았고 이는 총리인 장면과 대립하고 같은 계열의 정당인데도 대통령파 총리파로 나뉘어 각료 자리를 둘러싼 대립으로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러한 정치적 혼란상은 5.16군사정변이 성공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기에 2공화국의 내각제 실험은 실패했다고 보면 된다. 박정희나 전두환에 반대해온 정치인들이 내각제로의 복귀를 주장하지 않은 요인이었다. 되려 5.16의 주역인 김종필이 내각제의 주창자였으며, 그의 은퇴 후로는 개헌안은 대통령 권한 축소를 주장하는 쪽도 내각제보다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한다.[39]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100% 비례대표제로 치러지거나(예: 스웨덴, 네덜란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예: 독일, 뉴질랜드) 경우엔, 각 정당은 지지율만큼만 의석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연정은 사실상 필수가 된다.[40] 좀 더 넓은 범위로 가면 키프로스가 있는데, 키프로스는 유럽연합 회원국인데, 유럽연합 가입하려면 사형제 폐지,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점이다.[41] 나중에 여론 때문인지 나중에 내각제로 바꿀 순 없다고 말하기는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의원내각제 장점 잘 알고있었던 헌법학자, 정치학자들부터 비판을 받았다.[42] 정권 교체가 한번도 이루어진 적 없고 북한마냥 3대 세습까지 하고 있는 상태.[43] 현재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지만, 그전 내각제 국가이던 시절에 이미 독재자가 자신의 1인 독재 체제를 완성한 뒤 몇 년 동안 해먹고 있는 상태였다.[44] 나치당이 가진 의석 숫자는 수권법이 통과되는 그 순간까지도 전체의 44.5%에 불과했다. 즉 단독 개헌은 고사하고 과반조차 안되는 의석만으로, 특정 개인이 대통령제보다 더 강력한 권한(입법 및 사법 전체)을 아무런 견제없이 휘두를 수 있게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45]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은 정당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게 보통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역시 정당보호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다.[46] 이론적으로는 여당이 과반의석을 갖지 못한 소수정부도 가능하지만, 현실에선 극히 드물다.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갖는 정당이 없을 경우, 웬만하면 둘 이상의 정당이 연합하여 과반을 이뤄서 정부를 구성하기 때문.[47] 이 경우, 연정에서 빠진 정당이 다른 야당과 손 잡고 현 내각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지 않는 이상, 기존 정부가 계속 존속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이런 경우엔 각 정당들이 다시 새로운 이합집산을 통해 새 연정을 구성하거나, 총리가 아예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르는 선택을 한다.[48] 이러한 봉쇄 조항으로 인해, 독일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다당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는 선거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내 유력 정당수가 3개 내지 5개 정도인 소위 온건 다당제가 유지되고 있다.[49] 세계의 주요 선진 국가들 중 헌법재판소에 의해 정당 해산이 최초로 이루어진 최초의 사례도 독일에서 있었다.[50]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정당의 숫자가 많을 수록 협상은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단독 정부 구성이 아니더라도 2개의 정당이 협상하는 상황이 5개의 정당이 협상해야 하는 상황보다는 보통 협상 타결이 쉽기 마련이다.[51] 실제 한국에서는 제5공화국 때 운영한 적이 있는데 대통령 중심제였던 한국에서는 그냥 여당의 국회 장악 수단으로 악용되었고, 그래서 1987년에 개헌으로 폐지되었다.[52] 가령 신생국의 제헌 의회에서 여러 정당 등이 극단적으로 난립한 상황 등[53] 여소야대인 경우도 가능하고, 실제로도 존재하나(그 경우는 소수정부, 또는 단독 소수 내각이라고 부른다), 극히 드물다.[54] 일본처럼 상하원 구성을 동일한 방식에 맡기면 양원 모두 비슷한 구도의 정치 지형이 형성되기 쉽다. 그에 반해 독일에서는 하원은 총선, 상원은 각 주의회(한국의 경우 도의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영국, 슬로베니아 등은 하원은 총선, 상원은 사회/지역/직업군의 유망한 인물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55] 다만 모든 대통령이 항상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대법원장에 꽂아 넣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국, 미국처럼 대법원장 임명에 의회의 동의를 요하는 곳도 있기 때문. 한국에선 노태우 정부 시절,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 때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적이 있다. (헌재소장은 형식적으론 사법부 수장이 아니지만, 한국에서 헌재는 대법원과 더불어 최고 사법기관을 이룬다.)[56] <바람직한 정부형태개정방향에 대한 연구, 장용근, 세계헌법연구 14권 1호. p293 이하>, <정부형태의 특성 비교, 김창회, p. 111>, <대통령제에 관한 연구, 강승식, 법과 정책연구 4권 1호, p.245> 등 참조.[57] 사실 내각제 국가들도 국가원수인 국왕이나 대통령이 권한은 생각보다 강하지만 이미 의회에게 내각수반의 지위를 빼앗겼고 입법권이나 거부권 행사를 사실상 금지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형식상 권력이 되는 것이다.[58] 이른 바 소수정부[59] 이는 일종의 관행이지만, 아예 법으로 의무화하기도 한다.[60] 보통 당 대표가 총리 후보자가 된다.[61] 물론 무능하거나 당내 입지가 안정적이지 않다면 단명할 수 있는 자리가 의원내각제의 총리이다.[62] 다만 대통령중심제이면서도 대통령에게 의회해산권을 부여한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개 독재 국가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한국도 유신헌법 시절,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었으면서도 대통령이 의회해산권을 가졌다.[63] 일본의 2차 오히라 내각이 대표적인 사례로 자민당의 내분으로 겨우 8개월 만에 중의원이 해산되어 다시 총선을 치른다[64] 때문에 대통령제 국가들은 대체로 대통령 취임식을 시가행진까지 포함해 성대하게 치르는 반면 내각제 국가들은 총리 취임식을 단촐하게 치르거나 아니면 아예 기자회견과 축하연 등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65]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원칙적으로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할 수 없다. 다만 대한민국은 대통령중심제임에도 내각제적 요소를 갖고 있어서 의원 중에서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현직 의원이 장관에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관례이다.[66] 2020년 10월 현재 일본의 스가 내각에는 의원이 아닌 대신(장관)은 한 명도 없다. 노다 요시히코 내각의 모리모토 사토시(위키백과) 前 방위대신이 마지막이다.[67] 출처: 대한민국 외교부 제공 자료[68] 의회에서 연방평의회를 구성할 7명의 각료(연방장관)를 선출한다.[69] 스위스 대통령은 7명의 연방장관이 1년씩 돌아가며 맡는데, 나머지 장관들과 상하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에 있으며, 단지 연방평의회를 주재하고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직위에 불과하다.[70] 좌익은 조선공산당이 불법화되면서 모두 북한으로 넘어갔고, 남한에 남은 소수는 지리멸렬한 상태였으며, 중도파들은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으로 국회에 진출해서 수적으로는 우세했지만 뚜렷한 대중적 지도자 없이 분산되어 있었다. 우익에서 이승만의 유일한 경쟁자인 김구는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여 5.10 총선거에 불참하고 사실상 정계은퇴상태였다. 따라서 인지도, 정치력, 세력 모든 면에서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71] 한편 이 당시 대통령중심제 채택을 반대하였던 이들이 우려했던 일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즉 대통령중심제는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에 이르기까지 장기집권 도구로 이용되었다.[72] 다만, 헌법에서 직접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법으로 겸직이 허용되어 있다. 헌법에서는 헌법 43조에 의해 법률에 겸직 관련 규율을 위임하고 있을 뿐이다.[73] 그러나 국무총리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상 국무총리가 주도적으로 정국을 이끄는 경우는 드물다. 책임총리 역시 헌법상의 직책이 아니므로 전적으로 대통령의 재량에 따른다.[74] 3당 합당의 주역 중 김영삼, 노태우는 이러한 약속을 한 적 없다고 부정했으나, 김종필은 자신의 저서에서 그러한 약속이 있었지만, 두 사람이 결국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75] 일단, 노년층에서도 긍정적인 편이 아닌데,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격랑을 겪은 세대이다. 즉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와 직선제에 대한 열망으로 4.19 혁명을 주도했고, 전두환 등 신군부에 대해 직선제를 요구해서 6.10 민주 항쟁을 주도했다. 의외로 60대 이상에서 민주화 운동가들이 많다. 이게 아니더라도 노년층 중에 대통령을 국민이 선출하는 왕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데, 내각제 이야기만 나오면 "니들 국회의원들이 뭐라고, 내가 내손으로 나랏님(왕)을 직접 뽑는걸 막겠다는거냐?"라면서 격한 반응이 주로 나온다.[76] 대통령중심제에서도 이론적으로는 연정이 가능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또한 대통령중심제에서의 연정은 대통령이 연정합의를 지키지 않더라도, 그래서 연정에서 이탈하는 정당이 나오더라도, 대통령이 정권을 잃는게 아니기 때문에, 연정합의의 구속력이 약하고,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을 제외한 나머지 연립여당들은 말만 여당일 뿐 딱히 큰 힘을 갖지 못한다. 반면 내각제에서는 총리가 연정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그래서 연정에서 이탈하는 정당이 나와 과반의석이 무너지면 총리는 당장 정권을 잃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내각제에서는 연정합의의 구속력이 강하고,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은 여당의 지위에 걸맞은 힘을 가진다.[77] 대통령중심제 국가 중에는 정부의 임기보장이라는 대통령중심제의 기본 원칙을 중시하여, 탄핵제도를 두지 않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한편 탄핵제도는 내각제에도 있다. 즉, 내각제에서는 총리를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이 2가지(불신임결의, 탄핵)가 있는 것이다.[78] 대표적으로 박근혜의 탄핵을 들 수 있는데, 탄핵 정국 당시 국민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최악인데다 국정 과정에서 정치적 무능을 보여주었으나, 지지율은 보통 임기가 끝나갈 무렵엔 낮아지기 마련인 데다 헌법 재판소는 박근혜의 정치적 무능을 탄핵의 이유로 들지 않았다.[79] 불신임제도[80] 특히 제6공화국의 대통령들은 노태우 초선, 김영삼 9선, 김대중 6선, 노무현 재선, 이명박 재선, 박근혜 5선, 문재인 초선 등 모두 국회의원 경력이 있다.[81] 국가간 정치인 신뢰도 순위나 한 국가 내에서의 직업 간 신뢰도 순위는 의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가 아닌 데다가, 그 자체는 상대적 순위로서 그것만으로는 선거제 도입 전후에 신뢰도의 절대적 수치에 변화가 생겼는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82] 이 경우 투표용지에는 각 정당의 이름 아래에 해당 정당 소속 비례대표 후보들의 이름이 나열되는데, 유권자는 지지하는 정당을 먼저 선택하고, 이후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 중에서 선호하는 후보(오직 1명을 선택하게 할 수도 있고, 2명 이상을 선택하게 할 수도 있다.)를 선택한다. 이 투표 결과를 취합하여 각 정당에게 배분될 비례대표 의석 수 및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당선 순번이 모두 결정된다.[83] 참고로 완전 비례대표제에서 무소속 후보의 출마를 가능케 하려면, 개방형 명부제를 택해야 한다. 이때 무소속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의 총합에 의해 무소속 후보들에게 배분할 의석수가 결정되고, 개별 무소속 후보가 얻은 득표수의 순위에 따라 각 무소속 후보들의 당선 순번이 결정된다. 쉽게 말하자면 무소속 후보들을 하나의 가상 정당(일종의 무소속 연대) 소속으로 상정하고 계산하는 것이다.[84] SBS 정봉주의 정치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85]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의 막강한 권한이라든가 원내진입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이 무려 5%에 달하는 것에서(대한민국은 3%이다.) 알 수 있다시피, 독일의 방어적 민주주의는 독일보다 민족주의 및 집단주의 성향이 훨씬 강한(= 방어적 민주주의가 받아들여지기 더 쉬운) 대한민국의 기준과 비교해서도 굉장히 빡빡한 편이다.[86] 일반적으로 선진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집권당의 당원들은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여 당 대표를 교체하여 총리를 바꿀 수도 있다. 가령 2018년, 영국의 집권당인 보수당의 당원들은 당 대표로서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던 테레사 메이에 대하여 당 대표 불신임 결의안을 냈고, 이에 따라 당원들이 참여한 표결이 이루어지기도 했었다. 만약 이때 당 대표 불신임안이 통과됐으면 총리는 교체되었을 것이다.[87] 예를 들어 이 논문에서는 당내 민주주의의 실현을 내각제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주장한다. 관련하여 해당 논문은 내각제가 대통령제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반복하지 않는 길은 당내 민주주의 실현이라고도 말한다.[88] 한국의 정당들은 대체로 자발적으로 입당한 진성 당원은 적고, 동원된 종이당원이 많다. 대조적으로 독일은 청소년 때부터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택해 정당활동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89] 이러한 주장의 예시로는 <정치의 시대>, 도서출판 창비, 2017년 발간을 참조.[90] 보통은 당 대표 선거가 이를 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