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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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Πάρις / Paris'''[1]
1. 개요
2. 황금 사과와 엮이기 전
2.1. 왜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는가?
3. 헬레네를 가진 이후
4. 행적 논란
4.1. 비판
4.2. 옹호
5. 대중 문화에서
5.1. 영화 《트로이
5.2. 게임 《트로이 무쌍
5.3. 웹툰 《카산드라
5.5. 그 외
6. 관련 문서


1. 개요


'''파리스를 꾸짖는 헥토르'''
트로이왕자.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인물로 '''미인이 많은 걸로 유명한 트로이 왕족 중에서도 손꼽히는 미남'''이다.[2]
흔히 '''파리스'''라 부르나, 목동 시절 양을 노리는 도적떼를 물리쳐서 "지키는 자[3]"라는 뜻의 '''알렉산드로스'''라고도 불렸다. 조국결과적으로 한 짓을 보면 매우 안 어울리는 이름이지만...

2. 황금 사과와 엮이기 전


파리스는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왕비 헤카베 사이에서 태어났다. 헤카베는 파리스를 낳았을 때 횃불이 트로이를 불태우는 꿈을 꾸었는데 신탁에서 파리스가 트로이를 망하게 할 운명이라는 말을 듣고 산에 버리게 했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은 신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양치기에게 구출되어서 양치기의 자식으로 자랐다. 혹은 헤카베가 아무리 그래도 자기 자식을 죽일 수는 없어서 하인들에게 버리도록 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나중에 왕자라는 것이 밝혀져 다시 왕궁으로 돌아간다. 용맹하고 머리 좋은데다가 외모가 뛰어난 미소년이어서 매우 높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행적은 저서마다 조금씩 다르게 기록되어 있는데, 아이네아스의 경우 파리스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권투 싸움에 강한 스포츠맨이라고 묘사해 놓았고 전쟁에서도 수없이 쟁쟁한 아카디아 장수를 활로 쏴서 부상을 입히거나 쓰러뜨린 경력이 있다고 기록되어있다. 하지만 일리아드에서는 스포츠에 대한 서술도 없고 공적도 상당히 찌질하게 그려진다.
한편 올림푸스에서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적힌 황금사과를 둘러싸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다툼을 벌이는 중이었다. 제우스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후환이 생길 걸 알았기 때문에 인간 중에서 심판관을 뽑기로 하고, 가장 잘생긴 남자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선택된 인간 남자가 하필 파리스였다. 당연히 파리스는 그 말을 듣자마자 식겁하여 도망갔지만 헤르메스에게 붙잡혀 자세한 사정을 듣고서는 어쩔 수 없이 심판을 맡게 된다.
세 여신은 그에게 와서, 자신에게 황금 사과를 주면 어떤 보상을 줄지 저마다 설명했다. 헤라는 최고의 부와 권력을, 아테나는 위대한 지혜와 모든 전쟁의 승리를, 아프로디테는 이성이라면 누구든지 매혹할 수 있는 힘을[4]약속했다.
'''그리고 파리스가 선택한 여신은 아프로디테였다.'''

2.1. 왜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는가?


현대인의 시각으로 볼 때, 파리스의 선택은 어리석기 짝이 없어 보인다. 세 여신 중 가장 지위가 높은 헤라나 어떤 물리적 대립에서든 승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줄 아테나에게 사과를 주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결말로 보이기 때문.
이는 주인공이 파멸한 원인을 주인공의 내면과 행적에서 찾고, 주인공 자신의 노력과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근대적 세계관에 기반한 독해인데, 고전 서양 비극들은 이런 근대적 세계관에 기반하여 쓰여진 작품이 아니다. 서양 고전 비극(특히 고전 그리스 비극)에서 주인공을 파멸시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잔인하고 변덕스러운 운명'이며, 이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혜와 용기를 가진 영웅이라도 정해진 운명을 가진 인간(예를 들어,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 라는 운명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인 이상 결코 그 운명을 피해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이 그리스 비극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이며, 오히려 그 인물이 위대한 영웅일수록 그렇게 위대한 인물이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는 관객들의 카타르시스가 더 강력해지는 것이다.
그리스 비극은 기본적으로 관객들을 도덕적으로 교화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이 도덕적 교훈이란 근대 이후의 독자들에게 익숙한 '노력과 재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라'는 교훈이 아니다. 오히려 '그 누구도 신들이 정한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신들 노하시지 않게 잘 섬기고) 겸손해져라' 라는 교훈에 더 가깝다.
물론 이런 '교훈'은 근대 이후의 합리주의적 세계관에 익숙해진 현대의 독자들로써는 이해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장치를 삽입하는 형태로 번안된 고전 비극 작품들도 있기는 하지만 본래 작품 자체는 독자(또는 관객)이 이해하건 못하건, 정당하다고 생각하건 그렇지 않건 파멸할 운명을 가진 이는 파멸한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것. 이런 고대적 사고방식에 기반한 작품을 두고 개인의 노력에 의한 극복을 긍정하는 근대적 사고방식으로 '이러저러하게 행동했으면 파멸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해석한다거나, 인과응보를 강조하는 중세적 사고방식에 따라 '무슨무슨 잘못 때문에 저런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 아닌가' 라고 해석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5]
게다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각기 해당 개념, 현상 그 자체인 만큼, 사실 어느 신에게 저주를 받더라도 인간이 감당하긴 버겁다. 애초에 여신들 중 서열 1위인데다가 그 대영웅이라는 헤라클레스가 온갖 고생을 한 걸 보면 헤라는 말할 것도 없고, 아테나 역시 파리스의 경쟁자나 적이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후원을 아낌없이 받을 테니 제 명에 못 살고 갈 것이다. 헤라나 아테나보다 약해보이는 아프로디테도 무시무시하긴 마찬가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상사병으로 죽는 정도면 '''곱게''' 끝난거고, 아내의 외도나 질투에 의한 남편살해(디오메데스, 메넬라오스, 아가멤논), 수간(파시파에), 근친상간(키니라스와 스미르나), 성관계를 통한 신성모독(아탈란테와 히포마네스) 등 수만가지 끔찍하고 비참한 사랑과 관련된 결말들이 기다리고 있다. 즉, '''심판관으로 낙점된 시점에서 어차피 파리스 앞에는 파멸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 어쩌면 '감히 귀하신 여신님들의 외모를 판가름할 수 없다'같은 식으로 나와도 '''세 여신 다 기분 나빠할지도 모른다.'''[6]
그런데 이후 행적을 보면 파리스가 헤라나 아테나에게 큰 보복을 당한 것 같지는 않다는 해석도 있다. 물론 트로이가 전쟁에서 져서 멸망했지만 그건 파리스가 죽은 이후이고 본인은 왕자의 자리를 끝까지 유지했으며, 실제 전투에서도 여러 군공을 세웠다. 만약 헤라가 작정하고 보복했다면 전쟁 이상의 저주로 나라가 멸망해 노예로 전락했을 수도 있고, 아테나가 작정하고 보복했다면 군공은커녕 이름 없는 잡졸과 싸우다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7]
일리아스의 유럽 지역 판본(번역본) 중 이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파리스가 판결을 내리기 전에 세 여신에게 누굴 골라도 자기한테 보복하지 말라고 스틱스 강에 맹세를 시켰다는 내용을 추가한 판본도 존재한다. 이 경우 헤라나 아테나가 맹세를 어긴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파리스 '''개인에게는''' 딱히 보복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은 하지 않은 게 된다. 그래서 '파리스 개인에게 뭘 하진 않았고 그냥 트로이 전체를 끌어들였을 뿐'이라는 언급이 따라붙는다. 일리아스의 쓰여질 당시와는 창작물에 대한 유행도 달라진데다 아무리 파리스가 당시에 어렸다고 하더라도 설마 저 상황에서 그 정도 생각도 안하고 덜컥 판결을 내렸겠느냐는 사견이 첨부된 것으로 보인다.[8]


3. 헬레네를 가진 이후


아무튼 원본 일리아스에서든 번역본에서든 파리스는 결국 아프로디테 여신을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 판결했고 아프로디테 여신은 약속대로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인도했는데...
문제는 '''헬레네는 파리스를 만나기 전에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와 결혼해 딸 헤르미오네를 둔 상태였으며, 파리스도 기혼자였다.''' 어느 만화판에서는 헬레네가 결혼한 여자인 걸 안 파리스가 그건 불륜이라면서 진심으로 기겁하며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거절했더니 아프로디테는 그 정도 용기도 없으면서 어떻게 세상 제일의 미녀를 갖겠냐며 적반하장 식으로 말하며[9] 파리스의 결백은 자기가 가장 잘 아니까 자기만 믿으라고 파리스를 위로(...)해준다. 전처는 이다 산에서 같이 살던 님프 오이노네. 파리스에게 차일 때 "당신의 병은 내가 치료할 수 있으니 나중에라도 반드시 찾아와 주세요."라고 부탁할 정도로 그를 사랑했는데, 정작 파리스라는 이 인간은 헬레네에게 10년 동안 헤롱헤롱대느라 조강지처를 잊고 산다.
왕비를 납치당한 데 격분한 메넬라오스가 형인 아가멤논과 함께 수많은 영웅들을 모아 트로이로 쳐들어가자 파리스는 형 헥토르에게 다 떠넘긴다. 그럼 본인은? 일리아스를 기준으로 별 일 안 하고 투구를 빛나게 닦고 후방에 있다가 형 헥토르가 그를 찾을 때 다른 장수들이 먼지와 피로 뒤범벅일 때 여유롭게 빛나는 투구와 갑옷을 입고 나올 뿐이다. 가끔 장기인 궁술로 적들을 활로 많이 쏴죽이거나 큰 부상을 입혔다. 실제 일리아스에서 파리스는 항상 까임 대상이지만 아킬레스 다음 가는 그리스 장수인 디오메데스 등을 쏴서 부상을 입혀 그가 전장에 빠지게 만드는 전과를 올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언제나 전쟁에 목숨 걸고 싸우기보다는 얼마나 자신의 무투를 멋지고 화려하게 장식할지 생각에 빠져 헥토르도 동생을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었고, 그리스 장수들과는 1대 1 결투에서 도망다니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형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에게 죽고, 파리스는 아킬레우스가 자신의 여동생 폴릭세네에게 반하자, 이에 분노한다 . 아폴론에게 신탁을 받아 아킬레우스의 최대 약점인 아킬레스건을 알아낸 뒤, 폴릭세네와 같이 있어 아킬레우스가 방심한 사이에 독화살로 암살하는 큰 공로를 세우고 다른 영웅들도 독화살로 계속 저격해댔지만, '''몇 놈 죽인다고 그걸로 나라를 구하기엔 너무 늦었다.''' 아니, 애초에 이미 제우스와 다른 올림푸스의 신들은 트로이의 멸망을 사전 결정지었다고 일리아스에 기록된 바가 있다.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 오디세우스와 그리스군은 "전쟁에서 이기려면 헤라클레스의 활이 있어야 한다"라는 신탁을 듣는다. 헤라클레스의 활은 그가 죽을 때 친구 필록테테스가 물려받아 가지고 있었다. 필록테테스도 트로이 원정에 나섰지만 도중에 병으로 렘노스 섬에 버림받았기 때문에 그리스군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의 설득으로 필록테테스는 화를 풀고 트로이로 와서 헤라클레스의 활로 파리스를 적중시켰다. 그 화살촉에는 히드라의 독이 묻어 있었고[10] 이걸 맞은 파리스는 독에 전염되어 죽어가기 시작한다.
생명이 위독해진 파리스는 오이노네의 말을 기억해내고 그제야 그녀를 찾는다. 오이노네는 의술의 신[11]의 가르침을 받아 히드라의 독도 치유가 가능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12][13] 하지만 너무 오래 생과부 노릇을 했던 그녀는 파리스를 외면한다. 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트로이로 되돌아가 시름시름 앓다 죽게 되었다고 한다.[14] 정작 그를 외면했던 오이노네는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고는 뒤늦게 그를 치료하겠다고 쫓아갔지만, 때가 늦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피 울며 나무에 목을 매고 죽어서 파리스의 뒤를 따른다. 일설에는 파리스의 화장식 때 불 속에 뛰어들었다고도 한다. 괜히 엄한 전처까지 인생 망친 셈.[15]

4. 행적 논란



4.1. 비판


이미 남편이 있는 헬레네를 빼앗아서 트로이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원흉이자 트로이 전쟁의 결말까지 보면 트로이 입장에서는 매국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리아스에서는 그리 비중도 크지 못하고, 메넬라오스와의 대결에서 겁에 질려 주저앉는 등 명실공히 찌질이 캐릭터로 나온다. 주요 무기가 인 것도 그 성격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16][17] 언제나 자신의 무기와 갑옷 고르는 데 정신이 팔려서 헥토르가 먼지 뒤집어 쓰고 나올 때 투구를 번쩍거리면서 형 앞에 걸어온다.
심지어 나중 가선 헬레네조차도 파리스한테 쌀쌀맞게 구는데.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와 자신을 걸고 싸우는데 죽을 위기에서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겨우 도망쳐온 다음에 헬레네랑 같이 자자고 하고 앉았으니(…). 때문에 헬레네도 너무나 파리스가 한심해서 화를 내고 동침을 거부하려 했지만 아프로디테의 위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곁에 머무른다. 그 와중에 헥토르는 아군 지휘하느라 개고생하고 있었다.[18] 일리아드 7장의 후반에는 헬레네를 걸고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 후 파리스가 지자 전쟁이 쫑나나 싶었지만 이를 원치 않은 신들의 개입으로 다시 전쟁이 시작돼버렸다.
트로이의 왕자 중 한 명인 안테노르가 그냥 헬레네와 스파르타에서 가져온 보물을 돌려주고 그만 전쟁 끝내자고도 했는데 파리스가 "차라리 내 전재산을 주면 줬지 헬레네는 못 준다"라고 해서 프리아모스 왕은 헬레네 대신 파리스의 전재산을 줄 테니 전쟁을 끝내자고 사자를 보냈으나[19] 아카이아군은 그걸 듣고는 웃더니 디오메데스가 헬레네와 보물을 돌려주고 전쟁을 끝낸다는 소리를 다시 한 번이라도 말하지 말라고 외쳤다고 한다.[20] 이미 전쟁은 헬레네를 돌려주고 말고로 끝날 상황이 아닌 것이었다. 왜냐하면 트로이 전쟁에서 헬레네는 그리스 연합군의 구실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은 트로이를 무너뜨리고 재물과 자신의 공훈을 뽑낼 속셈으로 따라온 군사들과 장교가 대부분이기 때문. 그나마 전쟁이 끝날 구실이었던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가 신들의 농간으로 무효화된 뒤에는 오히려 더 악이 받쳐서 싸웠다고도 볼 수 있다. 이후 트로이군에 밀리자 아가멤논이 당장 본국으로 도망가야 된다고 설레발을 치자 오디세우스가 까는 말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들 사정이고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황금 사과 사건에 원한을 품은 헤라와 아테나가 있는 한 파리스는 생명도 보존할 수 없을 뿐더러 트로이는 멸망될 수밖에 없는 필연이었을 것이다. 트로이인을 미워하지 않았던 제우스도 헤라를 이리저리 잘 달래보았지만 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했으니.

4.2. 옹호


아무리 찌질해서 전투에서 도망다니고 자기 갑옷만 신경쓰는 놈이라 할지라도 엄연히 공적은 많은 편이다. 아폴론이 도와줬다고 해도 아킬레우스를 사살하고, 늙었지만 아카이아군에서 가장 지혜로운 네스토르, 아킬레우스 다음 가는 장수인 디오메데스를 부상입히는 등 전적 자체는 화려하다. 또한 자신의 친우가 부상당하자 분노해서 잠시 무쌍을 찍는 등 찌질해도 아예 가망성도 없는 인물은 아니다. 애당초 헥토르 사후 그 뒤를 이었다는 대목을 보면 아무리 형제들 많이 죽었대도 파리스에게도 나름의 역량이 없지 않은 이상은 절대 그 뒤를 이을 수 없었을 것이다.
병사들을 이끌고 앞에서 나가서 싸우는 것이야 아이네아스나 샤르페돈 등에 비하면 상대도 안 될지 모르지만 상대 에이스, 일류급 무장을 이렇게 피해를 입히는 전적은 트로이 장수들 중에서도 헥토르를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이런 전적에 비해서 파리스가 괴리감이 생길 정도로 찌질한 것은 당시 궁병을 천대시하던 그리스 풍조나[21]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파리스의 유부녀 납치 등을 호메로스나 당시 그리스 시인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집어넣을 가능성도 크다.[22][23] [24]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나 '뉴욕에 헤르메스가 산다' 등의 서적에서는 아프로디테가 막연히 제일 예쁜 여자를 주겠다 한 것이 아니고 '''케스토스 히마스'''를 두르고 나타나 '''파리스를 자신에게 반하게 한 뒤에 자신과 똑같은 미모를 가진 여인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나온다.''' 여기서 케스토스 히마스란 아프로디테가 두르고 다니는 허리띠로, 남자의 성욕을 자극하고 이성을 잃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성욕은 신들조차 이겨내지 못하는 수준인데, 일개 인간 남자가 맞았으니 견뎌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헬레네에 대한 다른 해석도 있다. 사실 헬레네는 그맘때의 '해상 무역권'을 아름다운 여성에 비유하여 나타냈다는 설이다. 훗날 아테네가 그리스권의 폴리스들 중에 최강국 반열에 오른것도 해상 무역 때문이었다. 즉 해상 무역이란 그리스 세계관에서 보면 자국의 국력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느냐가 걸리기도 한 중대한 문제였다는 것. 이는 제법 현실적인 해석이다. 수많은 그리스의 국가들이 하나로 연합해 10여년간 당대의 강국인 트로이와 맞붙어 싸울 정도의 동기가 된다. 즉, 실제로는 경제적 이권 때문에 싸웠으나 후대에 이 전쟁를 더 읽는 이에게 재밌게 만들기 위해 헬레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
일리아드에선 능력없고 기회를 봐서 운좋게 그리스 장수들에게 뒷치기로 상처를 입히는 그런 인물에 지나지 않지만 트로이가 아닌 그리스 지역의 영웅을 중심으로 서술한 일리아드와 달리 트로이 전쟁서 살아남은 무리를 이끄는 자가 주인공인 아이네아스에선 파리스에 대해서 "아폴로 신의 도움을 얻어, 그리스 영웅들 중 가장 강력하고 트로이에 재앙을 가져다준 아킬레우스를 쓰러트린 자" 등의 서술로 일단 세운 공적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그리는 듯하다. 물론 아이네아스 서술 자체가 일리아드에 기초하거나 영향을 받아서 쓰였기에 두 서적 모두 트로이를 망친 개객기라는 서술은 변치 않는 듯하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선 찌질이로 그려져 있지는 않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5. 대중 문화에서



5.1. 영화 《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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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올랜도 블룸.[25]
영화 속에서 내내 애송이로 나오지만, 위에서 보이듯 실제로는 이미 결혼한 적이 있고 애까지 딸려 있던 '''미중년'''이었다. 반대로 브래드 피트가 배역을 맡은 아킬레우스는 원전에서는 처음 출전하는 '''청소년'''이었다.[26][27][28]

(약속을 지키지 않고 결투에서 도망치는 파리스)

메넬라오스: '''이런 놈을 위해서 날 떠난거냐?!'''[29]

(헥토르의 발치에 매달리는 파리스)

메넬라오스: 싸워라! 나와 싸우란 말이다! 이 겁쟁이 새끼! 나랑 싸우라고! 우린 약조를 했다, 덤벼!

프리아모스: 싸우거라, 아들아... 맞서 싸워...[30]

아가멤논: 트로이인들이 약조를 어겼다, 전투를 준비하라!

메넬라오스: 이건 불명예다, 왕자의 자격도 없는 놈 같으니! 놈이 싸우지 않는다면 오늘 안에 트로이를 멸망시키겠다!

헥토르: 파리스...

파리스: 싫어... 싫어...

헥토르: 결투는 이걸로 마무리 지읍시다.

메넬라오스: 마무리는 얼어 죽을. 물러서시오, 헥토르 왕자! 놈이 당신의 발치에 매달려 있건 말건 놈을 죽이고 말테니!

헥토르: 파리스는 내 아우요.

(파리스에게 달려드는 메넬라오스, '''그 순간 헥토르가 검을 뽑아 들어 그대로 메넬라오스를 찔러 죽인다.''')

본인의 제안대로 메넬라오스와 1:1로 싸우게 되는데, 형의 격려도 무색하게 싸우다 밀리자[31] 비굴하게 기어와서 헥토르의 다리에 매달리는 추태를 보이기도 한다.[33] 결국 형 헥토르가 어쩔 수 없이 서약을 깨고 메넬라오스를 죽이는 불명예를 떠안게 만들었으며 아가멤논이 트로이를 멸망시킬 정당한 명분까지 쥐어줬다. 마지막에 아킬레우스를 죽이는 공을 세우기는 했지만 그것도 정당한 싸움의 결과는 아니었다.
이후 형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와의 결투에서 죽고나서 뒤늦게나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자기가 싸움에 소질이 없는 걸 느꼈는지 밤늦도록 활쏘기 연습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후에 그리스군이 남기고 간 목마가 함정임을 알아채고 없앨 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34] 목마에 숨겨진 그리스군이 성문을 열어 트로이가 함락되자 활을 챙겨들고 트로이 병사들과 함께 항전한다. 그리고 브리세이스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아킬레우스를 발견하자 발뒤꿈치를 화살로 꿰뚫은 뒤 계속해서 화살을 쏴 아킬레우스를 결국 죽인다.[35] 아내인 헬레네, 형수 안드로마케, 조카 아스티아낙스, 그리고 사촌동생인 브리세이스와 살아남은 트로이 유민들을 데리고 살곳을 찾아 멀리 떠나게 된다. 원전과는 달리 헬레네와 계속 살았을 듯.

5.2. 게임 《트로이 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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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무쌍에도 등장 원작 그대로 활을 들고 싸운다. 이쪽에서도 어느 여신에게 사과를 주든 비극적인 운명에 처했을 것이라는 쪽의 해석으로, 헤라가 보낸 그리핀과 싸우면서 "제우스도 선택 못할 일이라 자신에게 떠넘겼다"고 헤라에게 변명한다. 하지만 헤라는 막무가내였으며, 결국 파리스는 신들이 자신을 조롱한다면 자신도 신들을 조롱하겠다며 이를 간다. 아킬레우스에 의해 헥토르, 펜테실레이아 등이 죽자 이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아킬레우스와 싸우게 된다. 그러나 결투에서 승부는 나지 않았고, 그 후 전황이 불리해져서 도망가는 아킬레우스에게 활을 쏴 죽인다.
이후 Fall 챕터에선 오디세우스와 싸우는데 결국 패배하고 메넬라오스의 칼에 찔려 살해당한다.[36] 마지막 챕터 Survival에선 Fall 챕터 바로 직전 시점인 컷씬에서 아이네이아스에게 "내가 시작한 일은 내가 끝내겠다"라며 먼저 보내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아이네이아스와 만난 아가멤논이(비록 화면에선 안나오지만) 프리아모스와 파리스의 목을 들고 아이네이아스를 위협하는 장면이 나온다.

5.3. 웹툰 《카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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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최고의 '''찌질이''' 아니 호구신.'''[37]
갓 태어났을 때 아나이스의 계략으로 산에 버려져 죽을 뻔 했지만 카산드라에 의해 무사히 살아난다. 수 년이 지난 이후 카산드라가 다시 궁정으로 데려와 신분을 복권시키고[38] 무술 등도 수련시켰지만, 카산드라가 내린 트로이 멸망의 신탁에 대해 알게 된 후 카산드라와 척을 지게 된다. 뒷감당은 생각도 안하고 헬레네를 데려와서 헬레네를 되돌려보내면 자기도 죽겠다고 하는 등 여러 모로 찌질한 캐릭터. 혹자는 '''글로벌 호구'''라고 표현하기도.
어릴 때 평민인 양치기로 자라 왕가의 일을 잘 모르며 더더군다나 출신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해 카산드라의 예언을 미친 소리로 취급한다. 그러나 카산드라가 반역죄로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걱정하는 것을 보면 가족으로서의 애정이 남아있기는 한 것 같다. 어쨌든 트로이의 왕자 아무나 붙잡아 전쟁을 일으키려던 헬레네에게 걸려 꼭두각시마냥 그녀가 하자는 대로 다하며 나라의 운명을 나락으로 몰고가는 비운의 캐릭터.
사실 아예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라, 자신이 트로이를 멸망시킬 거라는 신탁이나 들에 버려져 양치기로 자라 온 성장 환경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주변 사람들의 그러한 시선을 스스로도 의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반사작용으로 그에 대한 피해의식과 열폭으로 똘똘 뭉친지라 누나가 뭔 소리만 해대도 자기 무시하냐고 벌컥 성부터 내는등 호구 탈출엔 전혀 도움이 되지못하고 있다. 그래도 이후에 헬레네의 계략에 빠졌을 때는 그녀가 계략을 썼다는 것까지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무능함에 크게 정신적인 타격을 입어서 헬레네가 위로하는데도 '''나는 그 결투에서 죽었어야 했소''' 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고민만 할 뿐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고 헬레네 품에서 허우적대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결론은 '''찌질이는 찌질이.''' 파리스 이 녀석 때문에 카산드라와 헥토르는 신권과 왕권을 얻기 위해 온갖 개고생을 다 해왔고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카산드라의 댓글의 주요 레파토리 중 하나로서 까이고 또 까이고 있다. 안 나오는 날도 까인다. 사실 하는 짓 보면 그럴 만도 하다.
파리스가 이토록 까이는 것에 대해 변론을 하자면, 그는 일종의 탱커라고 볼 수도 있다. 따져보면 트로이 쪽에서 카산드라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39] 가히 호구왕국 트로이라 할 만 하다. 파리스는 그래도 카산드라가 반역자로 몰리거나 할때 죄책감이라도 가지지, 주요 등장인물들을 제외한 거의 모두가 파리스 급의 또는 그 이상의 호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폴릭세네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폴릭세네는 등장 처음부터 끝까지 헬레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과거회상편에서는 카산드라에게도 휘둘린다. 그러나 그녀가 파리스처럼 까이지 않는 이유는 비중이 적고, 아직 별다른 사고를 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파리스가 신나게 까이며 까임의 왕좌에 등극했기에... 이처럼 이 작품에서 파리스가 맡은 역할은 카산드라에게 대비되는 스스로 지식을 구하지 않고 그냥 믿고 그 무능함으로 인해 결국 멸망하는 트로이인들을 대표한다.
25화 기준으로 헬레네의 원 남편 메넬라오스와의 1:1 결투를 수락했다. 헥토르와 독자들의 반응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수준. 사실 왕권을 가진 헥토르와 신권을 가진 카산드라라는 걸출한 형누나 밑에서 양치기로 자란 그가 이번 결투에서 공을 세우고 싶은 심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이면을 보질 못하니 문제.
메넬라오스와 결투하러 갈때 자신을 걱정한 누나 카산드라가 울면서 말리는걸 뿌리치며 "재수없는 예언ㄴㄴ, 난 결투에서 이기고 헬레네랑 행복하게 살거에염ㅋ"라고 말하면선 정작 자신은 '''버리는 카드'''라는 것도 모르고 아버지가 자신을 축복해줬다며 행복해하고 자기 실력을 맹신하는 모습을 보이며 절정의 호구력을 과시하여 독자들의 열을 최대치로 올리고 있다. 헬레네의 약빨이 있긴 했지만 결국 메넬라오스에게 탈탈 털리고 헥토르가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27화에서 걸출한 호구신 찌질이 데이포보스가 등장하면서 슬슬 지분을 뺏기고 있다. 적어도 삐뚤어지기 전엔 열심이었던 파리스와는 달리 이쪽은 처음부터 열폭 찌질이라 동정의 여지도 거의 없는 편. 덕분에 그동안 까였던 것이 재평가되고 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파리스에 대한 해석도 원전과는 다르며 죽을 때쯤에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하는 짓으로 봐서는 상상이 안 가지만 도저히 공감이 안 가던 헬레네와 아가멤논, 메넬라오스까지 이해하게 만드는 작가의 역량으로 봐서는 기대해도 좋을 듯.
사실 독자들이 파리스의 호구짓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간 점이 있는 것이, 메넬라오스와 일기토를 하기 전 헬레네가 파리스의 훈련 모습을 보고 의외로 잘한다며 놀라서 메넬라오스가 지지는 않겠지만 운 좋게 파리스가 이기기라도 하면 곤란하다는 독백을 한 적이 있다. 전투 면에서는 상당한 재능과 실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파리스의 상대인 메넬라오스가 내전으로 다져진 그리스 왕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전투실력을 가진 점을 보면... 그렇다고 해도 원전대로 아킬레우스를 파리스가 죽이는건 화살로 저격하는걸로 끝날것 같지만...
현재 시점에선 결투에서 털린 것도 서러운데 데이포보스한테도 욕먹고, 헥토르에게서도 '넌 전략회의에 참석할 필요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완전히 폐인이 된 상태. 헬레네를 그리스에게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도 아무런 대처도 못하고 '''술만 퍼마시고 있다.''' 게다가 밥까지 굶고 헬레네한테까지 '너도 내가 지긋지긋하잖아. 나 싫음 가버려 징징'하면서 깽판을 피우고 있다. 헬레네가 그리스의 첩자라는 혐의로 감시받기 시작하자 놀라는 모습을 보이긴 했는데 개념과 정신줄을 찾을지는 미지수.
과거편에서는 헥토르에게 실연당하고 울고 있는 헬레네를 만났고,[40] 나중에 왕비라는걸 안 후에도 남편이자 왕인 메넬라오스와 헥토르앞에서 헬레네가 울고 있더라는 걸 눈치없이 말한다. 메넬라오스가 왜 파리스를 죽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다고 했는지 이해가 가게만드는 장면. 덤으로 스파르타를 떠날 때 헬레네가 '파리스님 덕에 우울한 궁중 생활을 잊었는데 이제 또 혼자가 되는 게 무서워요'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자 '''같이 갈래요?'''라고 말하여 독자들도 메넬라오스와 함께 뒷목을 잡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헬레네가 오디세우스와 내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지 오디세우스가 헬레네를 못 잊어서 만나러 온거라고 믿고 헥토르에게 주장했다가 카산드라가 파리스를 위해서 아나이스를 죽인일을 듣고 정신을 좀 차리는듯 하지만 그걸 또 헬레네에게 전부 말해버리고 헬레네가 파리스가 영웅이 돼서 카산드라에게 보답하면 된다는 말에 넘어간다. 헥토르의 죽음 후에는 질질 짜면서도 헬레네를 돌려보낼 생각은 여전히 없다고 하면서 호구인증을 한다.
다만 2부 이후로는 조금씩 이미지를 회복하는 중. 1부 마지막에 카산드라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았고, 한참을 고민하다 헥토르의 죽음으로 한동안 이어가던 폐인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으며, 2부 71화에서 헥토르 사후 전쟁터에 나갈 왕자로 추천받은 뒤 망설임 없이 전쟁터에 나가 전투를 지휘한다.[41] 물론 전쟁터에 나가면서도 헬레네에게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등, 속사정을 아는 독자들의 속을 타게 하는 말을 하긴 했지만... 어차피 한동안은 전쟁터에만 있을 테고, 어쩌면 전쟁터에서 아킬레우스를 죽인 뒤 얼마 안 지나 죽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현재로서는 로도투스 등 자기 정보원을 전혀 쓸 수 없는 헬레네에게 휘둘릴 일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으니, 훌륭히 호구탈출을 마칠 수도 있다.
그리고 1부에서만 해도 양치기 출신 왕자라는 손가락질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에 걸핏하면 만만한 누나 카산드라한테 자기 무시하는 거냐며 애꿎게 화풀이나 해댔지만 이젠 오히려 원래 이런 일을 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를 대인배적으로 극복해내고, 일반 병사들을 도와 궂은 일까지 같이 해주는등 개념찬 왕족의 모습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 거기다 싸우는 것도 제법 잘하고 병사들에게도 후하게 대하여 평판이 좋은데다 마침내 누나 말을 듣기 시작하는등 정신줄을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의 가출한 정신줄이 돌아온 것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이제 슬슬 그의 퇴장 타이밍을 염려하고 있는듯. 다만 일단 원전에 따르자면, 최소한 아킬레우스가 죽을때 까진 죽지 않을듯 하니 일단 당분간은 안죽을듯. 아이러니하게도 아킬레우스와 목숨줄을 공유하게 된 입장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어차피 원작의 각색판인 만큼 헥토르처럼 스토리의 개연성을 위한 빠른 퇴장을 염려하는 시선도 일부 존재.

5.4. 게임 《토탈 워 사가: 트로이



'''Driven by his love for fair Helen, Hector's brother Paris has invoked the fury of the Achaeans. While the people of Troy rejoice of their union, Paris must now heed the call to arms. In a coming conflict, the lover must become the warrior. If Troy is to prevail.'''

(헥토르의 동생, 파리스는 아름다운 헬레네를 향한 사랑을 참지 못하고 아카이아인들의 분노를 촉발시키고 만다. 트로이의 시민들은 둘의 결합을 축하했지만, 파리스는 이제 전장에 나서야 한다. 다가오는 전투 속에서, 사랑꾼은 전사가 되어야 한다. 트로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설 군주로 등장한다. 8개의 플레이어블 세력 중 하나인 트로이의 파리스라는 진영을 이끈다. (루크 에번스를 닮았다.)
트로이 세력인 헥토르와는 부왕의 명령을 따르며 누가 트로이를 상속받는지에 대한 경쟁구도가 이뤄지며, 별개로 헬레네가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헬레네는 일정 지역에 주둔하는 일종의 자원으로 취습되어 파견을 나가거나 자신의 기분에 따라 지역에 보너스를 주지만, 헬레네가 파리스와 떨어지면 점차 슬퍼하면서 지역. 더 나아가선 전 세력에 행복도를 깎는 패널티 덩어리로 변하게 된다. 헬레네는 다른 영웅과 달리 다른 진영에 뺏길수도 있기때문에 파리스의 군단이 장기간의 전쟁을 펼치기 힘들어지거나, 전쟁 내지는 호위를 위한 별도의 군단을 편성해야 돼서 식량난에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화대로 파리스는 활을 다루는 군주며, 동시에 파리스의 진영도 사격병에 특화되어 있다.

5.5. 그 외


파리스의 선택에 대해 실질객관동화는 뭘 선택하든 현시창이라는 메세지를 보여주었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0046&no=54&weekday=thu
OH, MY GOD!에서는 파리스가 아프로디테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냥 셋 중 가장 멍청한 여신에게 줬다고(...)'''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563786&no=18&weekday=sat
에픽하이의 3집 수록곡 'Paris'가 이 문서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도 알려져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등장인물 패리스 백작은 이 파리스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파리스와 헬레네, 그리고 패리스와 줄리엣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찾을 수 있다.
분명 트로이의 최고 미남은 파리스인데도 불구하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홍은영이 그린 구판)에서는 형제들 중에서 제일 별로다(...). 반면 형제들인 헥토르, 데이포보스, 친척인 아이네이아스는 작품 전체에서도 손꼽힐 만큼 잘생겼다. 물론 파리스도 작화상으로는 미형이긴 하지만 작가 그림체 특성상 과도한 외모 상향 평준화 때문에 묻힌 케이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설정상 그리스 최고 미녀인 헬레네도 구판에선 다른 여성 캐릭터에 비해 외모가 호불호가 갈리는 그림체로 그려졌다.
올림포스 가디언에선 파리스가 아프로디테를 선택한 이유가 헤라와 아테나의 보답은 영웅적인 것이지만 아프로디테가 약속한 보답은 '''평범한 인간도 가질 수 있는 행복이여서''' 라는 이유를 추가했다. 또한 애니판 기준으로 오이노네와 결혼하지 않은듯 한데, 애니메이션이 아동용이라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유부남인데 바람을 피웠다는 내용을 바꾼듯 하다.
Fate 시리즈에서 아처 클래스로 등장. 자세한 것은 파리스(Fate 시리즈) 참고.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 죽어가던 파리스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때 황금사과편으로 돌아가는 파리스의 선택이라는 만화가 있다. 이때 파리스를 살린 신(독자들은 하데스나 크로노스로 추측한다)이 운명을 농락해야 재미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연재처를 찾지 못해 28회를 마지막으로 중단하고 말았다.

6. 관련 문서


[1] 프랑스 수도 이름과 철자가 같지만 어원 상으로는 관련 없다. 파리 시의 명칭은 고대에 해당 지역에 살던 족 부족 명칭에서 왔다.[2] 호메로스에 의하면 인간 중 최고 미남은 가니메데로 파리스와 마찬가지로 트로이의 왕족이다.[3] protector of men[4] 원래 일리아스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는데, 나중에 인간 중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부인으로 맺어준다는 해석이 더 유명해져버려 주객이 전도되었다.[5] 고전 그리스 비극을 대표하는 <오이디푸스 왕> 같은 작품을 보면 이 점은 더욱 일목요연하다. 오이디푸스는 당연히 탁월한 영웅이고, 어떤 행동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저지른 것도 아니며, 오히려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해 노력한 인물이다. 즉 작품 내에서 오디이푸스 자신에게 특별한 잘못이 없고, 결국 파멸의 원인이 된 행동을 미리 알고 피할 방법 역시 없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고, 관객이나 독자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 하지만 결말에서 오이디푸스는 파멸하고, 심지에 그에 대한 동정조차 받지 못한다. 이것은 곧 오이디푸스의 파멸이 오이디푸스 자신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운명적 결말이며, 그 운명이 비록 부당해 보일지라도 인간으로써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주제의 표현이다. 트로이와 파리스의 이야기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6] 웹툰 파리스의 선택에서 파리스가 아무도 고르지 않으면 신을 우롱했다며 보복할 것이라고 독백한다.[7] 엄밀히 따지면 파리스의 운명은 두 여신의 보복을 받아서가 아니라, '''아프로디테의 상 때문이다.''' 하필 유부녀에 애엄마, 그것도 건드리면 전 그리스가 줄줄이 따라오는 헬레네를 줌으로써 나라가 홀라당 망하게 했으니.[8] 이 당시의 파리스는 너무 어려서 이게 단순한 미 경연대회가 아니라는 걸 깊이 생각하긴 힘들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위에도 쓰여있듯이 파리스는 심판으로 지정되자마자 기겁을 하고 도망쳤다가 헤르메스한테 붙잡혀 와서 울며 겨자먹기로 심판을 봤다. 일단 뒷일 생각 없이 행동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편이 좋다.[9] 뭐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친히 남녀관계에 대해 규정지어 준 것이니 작중 세계에서는 엄연히 사실이고 또 진리이긴 하다. '''하지만 정작 저 상황에서 중요한 부부관계는 헤라의 영역인 게 함정.'''[10] 그 위력은 생명이 있는 건 그 어떤 것도 죽일 수 있을 정도인데, 심지어 불멸자의 경우엔 끊임없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나을 정도'''라서 신들조차 두려워한다.[11] 아폴론이 아니냐는 설이 있다. 아스클레피오스일 가능성도 있지만,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자도 살릴 수 있으므로 오이노네가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면 파리스가 죽었다고 절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진짜 아스클레피오스의 제자였다면 죽은 자를 되살려내려는 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건 세상의 질서를 위반하는 일이 되므로 헤라, 아테나 등 그리스 편을 든 신들에게 미움을 사는 거 이전에 제우스와 하데스에게 매우 엄한 징벌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폴론의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도(비록 자기 의지만은 아니었지만) 이랬다가 제우스에게 죽었는데 뒷배라곤 아무것도 없는 오이노네에게는 더한 형벌이 가해질 수도 있다.[12] 괴물 중에서도 라돈이 이 독을 씹어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요정 중에서도 있는 게 이상하지는 않다. 다만 그래도 그러면 '신들이 두려워하는 독'이라는 설정이나 케이론이 죽은 거랑 모순되지만...[13] 끼워맞춰 보자면 헤라클레스가 활약한 시기와 트로이 전쟁 시기는 상당한 간극이 있기에(아르고 호 원정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 중 헤라클레스는 그 당시 이미 유명한 영웅이었지만, 네스토르는 아직 젊은이였던 것으로 나온다. 그 젊었던 네스토르가 트로이 전쟁에서는 노장군으로 나오니 그 사이의 세월이 적지 않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 사이 치료법이 발견되었다거나 세월 때문에 화살에 묻은 독의 독성이 약해졌다고 하면 말은 된다.[14] 혹은 돌아가는 와중에 숨이 멎었다고 한다.[15] 결국 본인 때문에 오이노네는 불행하게 살다 죽었다는 건 마찬가지다.[16] 그리스 시대엔 직접 치고받고 싸우는 걸 용기의 증거로 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활은 겁쟁이들의 무기로 여겨졌다. 트로이 전쟁의 명궁 테우크로스는 서자 출신이었고, 필록테데스도 병에 걸려 온갖 고생을 다 한다. 헤라클레스오디세우스가 예외적으로 활을 쓰는 영웅 중에 성공한 케이스인데, 그나마도 오디세우스는 전형적인 장수라기보다는 장수급 무력도 갖춘 계략가나 책사의 이미지가 더 강한데다가 그렇다고 격투 쪽으로 본다고 해도 아킬레우스 같은 최상위권 수준 강자에게는 못미치는 것 뿐이며 그래도 상위권급의 상당한 실력을 가졌지 결코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헤라클레스는 활 실력부터 시작해서 칼이나 곤봉 등 각종 무기를 이용한 백병전 뿐만 아니라 맨손 격투 실력까지 그냥 웨펀 마스터이자 먼치킨이었기에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 또한 트로이인들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용맹한 궁수는 존재했는데 판다로스가 그였다. 물론 파리스도 적군의 중요인물 여럿을 쓱쓱 저격하는 등 궁술이 나쁘진 않았다.[17] 재밌는 건 영화 트로이에서 파리스 역을 맡은 배우 올랜도 볼룸이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 역할을 맡았단 것.[18] 사실 일리아스에서 트로이군의 고생을 보면 정말 파리스가 악의 축이다. 6장에선 트로이의 여인들이 자기 남편이 무사한가 노심초사하고 헥토르도 아이아스의 대장전에서 죽을 뻔했다. 이걸 보고 트로이의 병사들은 헥토르가 걱정돼서 염통이 쫄깃해졌으며 아이네이아스도 겨우 어머니와 아폴론의 도움으로 도망가고 사르페돈도 고생하는데 파리스 혼자 띵까띵까 놀고 있었다.[19] 여담으로 이다이오스라는 이 사자가 그리스군 앞에서 왕의 뜻을 전하는데, 전하다 말고 갑자기 '''파리스 그 새끼가 일찌감치 죽었어야 했는데'''라는 사견을 추가하는 것이 압권이다(...). 파리스에 대해 트로이 사람들이 얼마나 치를 떠는지 보여주는 부분.[20] 3장에서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와 대결한다고 할 때 다들 전쟁 끝난다고 기뻐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21]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외국 신들이다...[22]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헤라클레스에서는 헤라클레스의 가족을 위협하는 악당이 "헤라클레스 그 인간 활이나 쏘는 양반인데 완전 겁쟁이 쫄보 아님?" 하는 식으로 비웃는다. '''그 헤라클레스를 활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겁쟁이라고 깐 것이다'''. 그 직후 헤라클레스의 인간 아버지가 활은 전략적인 무기라고 옹호하면서 헤라클레스를 변호한다. 사실 헤라클레스는 사자를 맨손으로 목졸라 죽일 정도로 육탄전에 강하고 활을 사용한 것도 히드라를 죽이기 위한 때 밖에 없었는데도 말이다. 고대 그리스의 궁병 천시가 얼마나 심했는지 볼 수 있는 부분. [23] 같은 일리아스에서도 아이아스의 이복형제인 테우크로스는 활의 명수면서도 용맹하게 그려지는데 그런 테우크로스마저도 활을 쏜 후 아이아스의 방패 뒤로 엄폐하는 모습을 마치 어린아이가 치마폭 뒤로 숨는것과 같다고 표현하는 판본이 있다.[24] 여기에 접대의 관습을 어긴 것까지 추가할 수 있다. 실제로 메넬라오스는 파리스를 비난하면서 "난 그놈을 잘 대해줬는데 그놈은 내 아내 낚아서 도망쳤다!" 라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관에서도 나름대로 접대의 관습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것 역시도 비난거리가 될 만하다. 무엇보다 접대의 관습은 그리스 신화의 주신 제우스의 영역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그네로 변장한 제우스를 푸대접했다가 마을 자체가 망한 적도 있었다.[25] 웃기게도, 올랜도 블룸은 과거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메넬라오스 역을 맡은 적이 있다.[26] 황금사과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아킬레우스의 부모가 결혼하는 결혼식장이었다.[27] 다만 전승 중엔 결혼식장에서 황금사과 사건이 일어난 후 세 여신들이 그 사과를 놓고서 '그 결혼식의 주인공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장성할 때까지' 싸우다가 파리스의 심판으로 일단락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지라, 이 전승을 따르면 파리스도 생각만큼 중년은 아니고 아킬레우스도 생각만큼 청소년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래도 결혼을 했던 파리스가 아킬레우스보다 연상일 가능성은 있지만.[28] 사실 영화의 전반적인 설정이 완전히 전승과 다르다. 아킬레우스는 첫 출전은 커녕 이미 그리스 최고의 전사라는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수많은 전투를 겪은 백전의 용사이며(영화 초반의 테살리 전투 당시 그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의 사기가 오를 정도. 이때 테살리 최고의 전사인 거인 보레그리오스를 한 큐에 처리했다.) 원래 나이가 더 많은 친구였던 파트로클루스는 "소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아킬레우스의 사촌동생으로 나온다. 물론 영화가 신들의 개입이 전혀 없는 등 신화적인 면 자체를 배제한 만큼 황금사과 일화도 없어졌으므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10년이나 끈 트로이 전쟁이 고작 며칠만에 종전되는 것도 그렇고...[29] 성벽 위에서 결투를 지켜보던 헬레네에게 외치는 말.[30] 수만명의 병사가 보고 있는 앞에서 자신의 아들이 겁쟁이처럼 결투에서 도망치는 한심한 꼴을 보이고 있으니 정말 아버지로서 가슴이 대못이 박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31] 밀렸다는 말도 양반인게 파리스는 전투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았으므로 처음부터 전혀 승산이 없었다. (투구에 시야가 가려지는 것을 어색하게 느끼는 장면으로 이 사실을 보여준다.) 잔뜩 쫄아서 제대로 걸어오지도 못하고 방패를 앞세우고 주춤주춤 옆걸음에 가깝게 오자, 이 한심한 꼴을 보던 메넬라오스가 비웃으며 자기 방패를 내던지고 칼과 발길질로 실컷 두들겨 줘패며 방패를 아예 빼앗는다. 운에 가깝게 얼굴을 한번 주먹으로 가격했지만, 빡친 메넬라오스가 훨씬 더 세게 두들겨팬다. 헥토르가 "체력이 빠지도록 놈이 헛스윙을 하게 해"란 조언과 달리 본인이 헛스윙하다 칼에 베일 뿐 아니라, 한번 다리 베이자마자 심장에 맞은 듯 "끄아아아악!!" 온갖 비명을 지며 난리부르스를 춘다. 칼을 놓치고 전의를 상실한 건 덤. 아무리 메넬라오스가 전투종족 스파르타의 왕이라지만 이렇게까지 한심한 모습을 보인 걸 보면 실전이 처음일 지도.[32] "너한텐 영광스러워 보이겠지. 싸우다 죽는다는거. 말해보거라 동생아. 사람 죽여본 일 있어? (아니) 사람이 전투에서 죽어가는 걸 본 적은? (없어) 난 죽여본 적도 있고, 그들이 죽어가는 걸 본 적도 있어. 그리고 거기엔 어떤 영광도 없어! 네 놈은 사랑을 위해 죽는다는 것에 대해 논하지만, 넌 사랑에 대해서도, 죽음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라!"[33] 사실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죽음에 공포 앞에서 약해지는게 인간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긴 한데, 당시는 고대 그리스란 걸 생각하자. 아니 고대까지 갈 필요없이 일반인도 아니고 엄격한 의무와 품위유지가 적용되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비굴한 행동을 하면 어느 시대나 비난을 듣게 된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결투장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나간 사람이 비굴한 행동을 보이는건 군대의 사기에 크나큰 악영향을 주는 행동이라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현대 사회의 관념으로도 사회에서 매장당할 수준이다. 일개 병졸도 전투에서 멋대로 등을 보이다가는 즉결처분 당하는 마당에 모범을 보여야 할 왕자라는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면 병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명확한 일이다. 또한 고대의 결투시에는 결과에 승복하는게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고 파리스가 패배하자 헬레네는 당연히 그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해 슬퍼했다. 그런데 갑자기 기어가서 형에게 메달려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상식 밖의 추태였다. 메넬라우스의 모습을 보며 끝까지 "일어나 싸우라고!"(무력화된 상대를 죽이는 것도 명예롭진 못하니) 거의 발악을 하고, 인격자인 프라아모스 왕도 "싸우거라 아들아..."라고 하고, 감독판에서 나오는 장면이지만 다리에 메달리는 파리스에게 헥토르조차도 "파리스!"라고 하는데 파리스는 고개를 거세게 흔들며 "싫어!"라고 한다. 심지어 정당한 승자인 메넬라우스에게 자비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결투 당사자도 아닌 형에게 살려달라고 메달리니 그야말로 어린애같은 모습을 보인 것. 게다가 이 행위의 결과로 형에게 "남의 결투에 난입해 정당한 승자를 죽인" 불명예를 안게 했다. 파리스의 이 행동이 더욱 한심해보이는 것은 헬레네와 도망칠 당시 "형이 헬레네를 스파르타로 돌려보내면 나도 가겠다"고 하자 헥토르가 "멍청한 소리마! 그러다 죽는다고!"라고 했는데도 "그러면 '''싸우다 죽겠어'''"라고 한 것. (이후 헥토르가 전쟁의 잔인함에 대해 한 말이 상당한 명언이다.[32])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싸우다죽네마네 허세를 떨다가 현실을 맞이하고 한심하게 형한테만 메달린 꼴. 심지어 지가 한 행동 때문에 트로이의 수많은 용사들이 '''실제로 싸우다 죽었다'''.[34] 목마를 태우자고 주장하는데, 그랬다면 목마 안에 있던 특공대, 특히 그리스 최고의 명장 아킬레우스와 최고의 지장 오디세우스가 몰살당했을 것이다. 여담으로 이 목마를 데려오자고 한 신관은 은근히 발암케로, 그리스 군이 역전하는 계기가 된 새벽기습 작전을 (헥토르의 반대에도) 고집하는가 하면, 목마를 태우자는 파리스의 조언에 신들에게 바친 공물을 어찌 태우냐면서 "신을 존중하지 않다 트로이의 왕자님 한분이 목숨을 잃었죠...다른 한 분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란 고인드립을 시전했다. 프리아모스 왕이 신앙심이 깊어 넘어갔지만, 결국 이 신관놈은 트로이 함락 당시 비참하게 척살당한다.[35] 브리세이스가 파리스에게 아킬레우스를 쏘지 말라고 애원하는데 반응도 하지 않고 계속 저격을 날려 아킬레우스를 사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브리세이스가 뭐라하건 파리스에게 있어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이고 불명예롭게 시신을 능욕한 철천지 원수기 때문에 쏴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이다. 결국 모든 일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라지만...[36] 이 최후는 원전에서는 데이포보스의 것에 가깝다.[37] 댓글로 누군가가 호구킹이라 하자 왕의 경지를 넘어선 신 수준이라며 붙은 별명.[38] 전승에 따르면, 파리스는 자신의 신분을 모르고 살다가 수도의 궁술 대회에서 데이포보스를 이긴다. 겨우 양치기에게 졌다는 것에 화가 난 데이포보스가 그를 죽이려 들자, 파리스는 신전까지 도망가는데, 카산드라가 그를 알아보고 그의 신분을 밝히며 구해줬다는 내용이다. [39] 헥토르나 아이네아이스 같은 그녀의 친족들이 카산드라의 편을 들어주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데메우스를 제외하고 카산드라가 어떤 생각으로 무슨 행동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40] 헬레네가 바로 도망가버려서 대화는 하지 못했다.[41] 이 때 아마존 부대를 이끌고 있던 카산드라와 만났으며, 카산드라의 작전대로 전투를 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