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영화)

 


'''트로이''' (2004)
''Troy''

'''장르'''
전쟁, 역사, 액션, 로맨스
'''감독'''
볼프강 페테르젠
'''제작'''
볼프강 페테르젠, 다이애나 래스번, 콜린 윌슨
'''각본'''
데이비드 베니오프
'''원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출연'''
브래드 피트, 에릭 바나, 올랜도 블룸, 다이앤 크루거
브라이언 콕스, 숀 빈, 브렌던 글리슨, 피터 오툴, 로즈 번
'''음악'''
제임스 호너
'''촬영'''
로저 프랫
'''제작사'''
라디안트 프로덕션
플랜 B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image] 워너 브라더스
[image]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 판씨네마 (디렉터스 컷)
'''개봉일'''
[image] 2004년 5월 14일
[image] 2004년 5월 21일 / 2020년 7월 3일 (디렉터스 컷)
'''화면비'''
2.39 : 1
'''상영 시간'''
163분 (극장판)
196분 (디렉터스 컷)
'''제작비'''
'''1억 8,500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
$133,378,256 (2004년 9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497,409,852 (최종)
'''해외 등급'''
[image] [image]
'''국내 등급'''
'''15세 관람가 (극장판)'''
'''청소년 관람불가 (디렉터스 컷)'''
1. 개요
2. 주요 인물
3. 평가
3.1. 호평
3.1.1. 전투신
3.1.2. 인물 묘사
3.2. 고증
3.2.1. 시대적 고증
3.2.2. 《일리아스》와의 비교
3.2.2.1. 신들의 존재
3.3. 감독판
4. 여담
5. 관련 문서


1. 개요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 후보작.'''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원작으로 하여 트로이 전쟁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퍼펙트 스톰, 특전 U보트, 에어 포스 원, 사선에서볼프강 페테르젠이 감독을 맡고 각본은 후에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맡았다. 장중한 영화음악은 제임스 호너. 배급은 워너 브라더스가 담당하여 2004년 5월 9일독일에서 처음 개봉했다.

2. 주요 인물



2.1. 트로이 왕가


  • 브리세이스 (로즈 번)[1]

2.2. 그리스 연합군



3. 평가






3.1. 호평



3.1.1. 전투신



'''"There are no pacts between lions and men."
"사자인간 사이에 약속 따위는 없다."'''

아킬레우스의 해변 전투나 헥토르의 트로이 장벽 수성전같은 대규모 전투신도 좋은 평가를 받지만, 무엇보다도 트로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 중 하나인 아킬레우스헥토르의 결투신이 훌륭하게 연출되어 지금도 영화 사상 최고의 결투신 중 하나로 뽑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결투는 영화 가장 마지막에 촬영되었는데, 허리케인 때문에 촬영세트가 붕괴하고, 아킬레우스역의 브래드 피트는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등 악재가 많아서 촬영이 수개월 동안 연기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트로이 장벽 세트를 다시 만드는 동안, 배우들은 할 일이 없어 휴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감독 볼프강 페테르젠의 인터뷰에 따르면 엄연히 인간과 인간의 대결이지만 신화가 되어 후세에 전해질 정도의 명대결이었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이 전투 장면에서는 전혀 대역 없이 배우들이 직접 연기했으며, 동작도 캐릭터에 맞춰서 섬세하게 설계되었다. 대본에는 "아킬레우스 신처럼 싸우다" 라는 말밖에 없었다는데, 비교적 정통파로 싸우는 헥토르에 비해서 아킬레우스는 말 그대로 사자처럼 싸우는데, 오버액션처럼 보이는 뛰어서 창을 찌르는 장면은 방패를 피해서 머리를 찌르기 위한 장면이라고 한다.[2] 그 외에 주먹 대신 칼로 싸우는 복서의 모습도 참고했다는데, 복싱 스킬이 포함된 MMA 같기도 하다. 그 외에도 상대를 향해 방패를 휘두르는 등 방패를 단순히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에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1.2. 인물 묘사


브래드 피트가 맡은 아킬레우스는 팬들은 물론 신화에 정통한 학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영화 내의 묘사를 보면 아킬레우스의 무력은 정말 독보적이다. 절도있고 전신을 사용하는 동작과 놀랍기까지 할 정도의 움직임으로 적을 압도하는데 괜히 아킬레우스를 최고의 장수로 인정하고 꼭 아킬레우스가 있어야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닐 정도이다. 작중 네스토르사상 최고의 전쟁에는 최고의 전사인 아킬레우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 바나가 맡은 헥토르는 원전대로 모범적인 영웅상이었고 가족애와 우애도 잘 살렸으며 연기도 좋았다. 다만 그리스 신화의 영웅답게 호탕했던 《일리아스》의 헥토르보다는 중세기사 문학이 재창조한 기사도의 화신인 헥토르에 가깝게 묘사됐고 분량 문제로 인해 이름이 있을만한 트로이측 장수들이 파리스를 제외하고 '''전부''' 잘려나간 탓에[3] 트로이 쪽 장면은 사실상 헥토르의 원맨쇼와 파리스의 민폐(...)가 전부가 됐다. 그나마 트로이 측에서는 글라우코스 정도만 자주 보이는 편이다.[4] 다만 원전도 헥토르 원맨쇼에 가깝고 '''헥토르가 혼자 트로이를 지킨다'''는 서술은 호메로스 공인이다.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파리스는 원전의 찌질하고 무책임했던 캐릭터성을 잘 살려서 원전을 읽지 않은 관객의 입장에서도 짜증나는 캐릭터가 되었다. 1년 전까지 레골라스로 잘 알려져있던 때임에도 메넬라오스와의 결투 장면에서 싸우는 법을 모르고 겁 먹은 연기도 잘 해냈다. 짜증나는 것으로 묘사된 캐릭터가 짜증나도록 느껴지도록 하는 연기는 확실히 명연기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피터 오툴이 맡은 프리아모스 왕은 원전처럼 '''인품은 훌륭하지만 무력한''' 모습을 잘 연기했다.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비통함과, 아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적진까지 찾아들어가는 왕의 위엄을 생생한 연기로 보여주며 큰 호평을 받았다.
브라이언 콕스가 맡은 아가멤논 왕은 권력욕이 강하고 정복전쟁을 펼치는 음흉한 왕으로 묘사하면서 아킬레우스와의 대립과 동생 메넬라오스를 사랑하는 모습을 잘 연출했고, 원전과 행보가 달라진 메넬라오스도 결투 장면에서 여러 사람을 대하는 감정선을 잘 살렸으며, 숀 빈오디세우스도 본작에서는 조연이면서도 아킬레우스가 존경하는 인품과 지략가적인 면모를 호평받았다.
물론, 모든 등장인물들과 배우가 호평을 받지는 않았지만, 논란이 될 만한 인물들은 헬레네, 브리세이스, 그리고 파트로클로스가 있다.
독일 출신의 여배우 다이앤 크루거가 맡은 헬레네는, 대다수의 관객들의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라는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아름답지 못해서, 당시에는 반발이 꽤 심했다.[5][6] 이 때문에 오히려 누덕누덕한 누더기 옷을 입고 상처투성이에 여러모로 구질구질하게 나온 브리세이스 역의 로즈 번이, 항상 아름답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헬레네 역의 크루거보다 훨씬 아름다웠다는 의견도 많았다. 외모를 높게 평가하는 측에서도 연기력 논란에 관해서는 대다수가 의견이 같았다. 애초에 감독 볼프강 페테르젠은 그 어떤 배우라도 헬레네의 역할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아예 극중에서 헬레네를 제외시키려고 했었지만, 무산됐다.

3.2. 고증



3.2.1. 시대적 고증


전투 장면, 특히 트로이 성문 앞에서 벌어진 전투를 보면 당대 영화, 반지의 제왕 이후 생겨난 이른바 떼거지 전투 영화와는 달리 병사들이 제대로 진형을 갖추고 싸운다. 지금까지도 백병전을 다루는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진형이고 전법이고, 그냥 양군이 서로에게 달려든 다음에 병사끼리 난전을 벌이는 것으로 묘사한다. 이에 비해서 영화 트로이를 자세히 보면 병사들이 제대로 전열과 진형을 갖추고 방패를 앞세우고 창으로 서로의 틈을 찔러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800명[7]의 엑스트라가 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간간이 적 전열을 돌파하는 부분도 부대 전체가 같이 움직인다. 작중 독보적인 최강자인 아킬레우스도 결투가 아닌 전투 시에는 언제나 휘하 뮈르미돈 병사들과 같이 움직이며 방패의 대열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전체적으로 단순히 난전이 아니라 고대의 전투, 팔랑크스를 굉장히 잘 묘사한 것이다.[8]
해당 전투 장면에서 철제 무기는 단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다. 당시 청동기가 무르다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전투장면에서는 고무칼을 사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제작된 청동칼 9자루는 주요 전투장면에서 사용되었는데, 이 때도 일본도 같은 예리함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맞으면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강함을 묘사하려고 했다고.
팔랑크스와 고대의 전투를 고증에 맞게 잘 연출했고,[9] 높게 평가할 점은 블록버스터 영화로서는 매우 드물게 무등자 승마를 제대로 고증하였다는 점.[10][11] 트로이 전쟁의 배경은 기원전 1200년경(추정)이 배경이므로 등자가 등장한다면 근 2,000년을 앞선 오버테크놀로지이다.[12]
또한 주목할 고증은 '''주조연 모두 투구를 제대로 쓰고 나온다.''' 안 쓰고 나오는 인물들은 아이아스나 초반부에서 아킬레우스와 결투를 벌인 보어그리우스 정도다.[13] 이 중 보아그리우스는 투구는커녕 갑옷도 안 입고 반라 상태로 싸우는데, 일종의 컨셉으로 보인다.[14] 원래 대형 전쟁 영화라도 투구를 쓰면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연기가 안 보인다고 안 쓰게 하는데, 이 영화는 고증에 따라 다들 쓰게 한 것. 심지어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신에서는 카메라에 투구모양 가리개를 씌워 투구를 써서 좁아진 파리스의 시야를 표현해서 백전노장과의 결투에 임하게 된 파리스의 두려움을 대사는 물론이고 배우의 표정연기조차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극중에서 배우의 얼굴이 안 보인다는 점을 역이용하는데,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투구와 갑옷을 대신 입고 나왔지만 투구 때문에 얼굴이 안 보이고 아킬레우스의 무용을 그대로 따라해서[15] 처음에는 다들 못 알아봤다. 또한 이것 덕에 헥토르 대 아킬레우스라는 명장면에서 둘이 투구를 벗는 당위성이 서게 해주는 부분이다. 결투 직전에 아킬레우스가 자기 사촌을 죽였다고 헥토르에게 살기를 보이자 헥토르는 얼굴을 못 알아봤다고 하고, 아킬레우스는 이에 투구를 벗으며 그럼 이제 네가 싸우는 상대가 누군지 알겠지 알고 힐난하자 헥토르도 공정한 싸움을 위해 투구를 벗는다. 많은 영화에서 투구와 관련해서는 고증을 무시하는 장면이 많은데, 트로이에서는 고증을 살리면서도 얼굴이 안 보인다는 단점을 역이용해서 서사의 흐름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묘수를 둔 것.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를 발굴한 뒤 후속 연구에 따르면 트로이는 지진이나 전쟁 등 여러 이유로 몇 차례 파괴되어 몇 번이고 다시 재건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파괴의 흔적은 '''여러 층에서''' 발견된다.[16] 본작에서도 이런 점을 잘 고증해서 영화의 무대가 되는 일리아스의 트로이가 있고, 해안이나 도시 주변에 훨씬 고대에 지어진 유적들이 다수 있다.

'''If they ever tell my story let them say that I walked with giants. Men rise and fall like the winter wheat, but these names will never die. Let them say I lived in the time of Hector, tamer of horses. Let them say I lived in the time of Achilles.'''

'''만약 내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거인들과 같이 살았다고 말해라. 사람들은 겨울의 곡물처럼 태어나고 죽지만,[17]

이 이름들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의 굴복자, 헥토르의 시대에 살았다고 말해라..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시대에 살았다고 말해라.'''

영화의 주된 메시지 중 하나가 불멸성(Immortality)에 대한 아킬레우스의 집착인데, 작품 마지막에 오디세우스가 아킬레우스의 장례식을 치러주면서 아킬레우스헥토르의 이름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독백한다. 이는 역사적 고증으로 봐도 맞는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대가 변하면서 두 영웅들의 평가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고, 로마 문명이 들어서면서부터 헥토르가 최고의 영웅으로 여겨지고, 중세 유럽에서까지 아홉 위인 중 한 명으로서 존경받은 것에 비해 아킬레우스는 부정적인 평가가 늘었다.[18] 작중 시점으로부터 현대까지도 둘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관통하는 대사.

3.2.2. 《일리아스》와의 비교


다만 원작인 일리아스그리스 신화트로이 전쟁을 잘 고증했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은게 일리아스에서 의 존재를 빼버리고,[19][20] 인물들의 연령 설정을 조정하는 등 원전과 다른 부분이 많다.[21] 일리아스를 비롯한 여러 원전의 기록들과 영화의 다른 점 중 대표적인 것들을 뽑자면...
  • 아킬레우스는 원래는 막 전쟁에 참전하는 청소년이지만, 영화에서는 첫 출전은 커녕 이미 그리스 최고의 전사라는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수많은 전투를 겪은 백전의 용사였고 원래 나이가 더 많은 친구였던 파트로클로스소년(Boy)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아킬레우스의 사촌 동생으로 나온다.
  • 헬레네의 남편이자 엄청난 미남으로 묘사된 메넬라오스가 단순히 싸움 잘하는 중년 전사로 묘사되고, 원전에서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오디세이아에서도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파리스와의 결투에서 승리하는 것까지는 같지만 파리스를 죽이는 것에 집착하다가 헥토르에게 사망한다.
  • 대(大) 아이아스는 원전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에 그의 유품을 두고 언쟁하다가 자살하지만, 영화에서는 헥토르에게 패해 전사한다.
  • 브리세이스가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불화의 계기였던 것은 원전과 같지만, 트로이의 공주, 아킬레우스가 사랑에 빠지는 여자,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죽음에 결정적인 존재는 브리세이스가 아니라 헥토르의 여동생인 폴릭세네다. 원전에서 브리세이스는 헥토르의 사촌 여동생이 아니다. 영화에서의 브리세이스는 브리세이스와 폴릭세네를 합친 인물이다.
  • 아이네이아스는 원전에서는 트로이의 장수이자 왕족이지만, 영화에서는 단순히 파리스가 트로이의 검을 넘겨주는 엑스트라 평민으로 나온다.
  •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와 아들 아스티아낙스는 영화와 달리 트로이를 탈출하지 못했다. 아스티아낙스는 아킬레우스의 어린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에 의해, 성벽에서 던져져서 죽고 안드로마케는 네오프톨레모스의 전리품으로 분배되어 그와 결혼해서 여러 명의 아이들을 낳는다.
  • 헥토르의 창이 5.5미터로 묘사되는 것을 포함해서 창들의 길이가 전쟁에서 쓰였던 만큼 장창들이었는데, 영화에서는 전부 풀암 수준으로 짧아졌다. 전투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5.5미터 장창을 만들긴 했는데, 실제로 휘두르지를 못해서 전투묘사를 위해서 계속 짧게 수정하고 수정하고를 반복했다고 한다.[22]
  • 전체적으로 원전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장군들이 분량상 생략됐다.
    • 디오메데스이도메네우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주요 장군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 헥토르와 파리스를 제외하고 데이포보스를 비롯한 모든 트로이의 왕자들이 생략됐고 뤼키아의 왕 사르페돈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원전에서는 뤼키아 출신의 장군이었던 글라우코스가 본작에서는 트로이의 노장으로 등장한다.
  • 10년이 넘게 계속됐던 트로이 전쟁이 영화에서는 분량상의 문제로 고작 몇달 만에 끝난다. 제작진에 의하면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일반적인 전쟁이란 한번 만나서 회전을 치르고 끝나는게 대부분이라 수개월에 걸친 공성전이면 그들 기준으로는 충분히 길고 긴 전쟁이었고 세월이 지나면서 긴 전쟁이었다는 강조 때문에 10년쯤으로 과장됐을 거라고...
전체적으로 캐릭터성 역시 원작과 비교하면 많이 달랐다. 일리아스는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로, 신의 존재를 배제하고 보더라도 작중 인물들은 위대한 영웅들이었다. 단적으로 아가멤논은 단순히 높으신 분이 아니라 그리스에서 손꼽히는 맹장이었고, 메넬라오스는 싸움을 잘할 뿐더러 미남으로 영웅의 풍모가 있는 인물이었다. 오디세우스 역시 머리를 더 잘 쓸 뿐 굉장한 무력의 소유자.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전쟁을 그리기 위해서인지 등장인물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아가멤논은 교활하고 능글맞은 야심가이자 전사가 아닌 지배자로 묘사되며, 메넬라오스는 싸움실력만 남았을 뿐 외모도 떨어지고 품위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천박한 인물, 오디세우스는 단순 참모형 인물이 되었다. 반대로 원작에선 거의 공기에 가까웠던 여성 캐릭터들은 좀 더 깊이가 생겼다.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야유하며 어디서나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아킬레우스를 변화/성장시키는 브리세우스는 원작에선 거의 소품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헬레네처럼 캐릭터성이 그리 큰 차이는 없는 인물들도 "자유로운 사랑을 갈망하는 인물"로 좀더 주체적으로 그려졌다.
물론 영화가 신화적인 면 자체를 배제하고 현실성을 추구한 만큼 모든 전승들을 완벽하게 연출할 순 없었고 어느 정도의 설정 변경은 불가피했다. 원전과의 수 많은 차이점은 일리아스를 원작으로 한 이상 비교를 피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신화적인 트로이 전쟁이 아니라 뛰어난 시대적 고증을 통해 현실적인 트로이 전쟁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3.2.2.1. 신들의 존재

영화는 대놓고 직설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신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내에서 원전에서 거대한 비중을 차지했던 신들은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을 기려 만든 동상과 조각상들은 숱하게 나오지만, 하물며 벼락이 친다던지 하는 신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호한 표현조차 없으며 신들의 이름은 그저 평범한 인간들의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아폴론에게 조국을 지켜달라고 기도하는 사제들은 미르미돈 전사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아폴론의 신전에 약탈을 허락하는 아킬레스, 환호하며 신전에 뛰어들어가는 병사들.)

에우도로스: 한 말씀 올리게 해주십시오, 주군!

아킬레스: 말하라.

에우도로스: 아폴론께선 모든걸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 분을 분노하게 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킬레스, 묘한 표정을 짓더니 '''단칼에 아폴론의 동상의 목을 쳐버린다.''' 대경실색하며 아킬레스를 쳐다보는 에우로스.)

아킬레스: 하?!(하늘을 바라보며 가슴을 두드리고 도발하는 아킬레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킬레스가 아폴론의 동상을 모욕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에우도로스는 신의 분노를 산다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우려하지만, 아킬레스는 직접 행동으로 그 말이 참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바로 뒤의 장면에서도, 담겨있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브리세이스: 당신이 아폴론의 사제들을 죽였어.

아킬레스: 다섯 번의 전쟁을 치르면서도 사제를 죽인 적은 없었다.

브리세이스: 당신의 병사들 짓이겠지! 언젠가 태양신께서 복수하실거야!

아킬레스: 그 때가 언제지?

브리세이스: 때가 오면!

아킬레스: 그를 섬기는 사제들이 죽임을 당했고 시종은 포로가 된 신세다. 아마도 신이 날 두려워하는 모양이지.

브리세이스: 두려워해? 아폴론은 태양의 주인이시고,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아킬레스: '''그 주인이란 작자는 어디있지?'''

브리세이스: 살인마 주제에! 신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놈이.

아킬레스: 내가 신에 대해서 너보단 잘 알아, '''직접 그들을 봤거든.'''

아킬레스의 말대로, 평생을 바쳐 자신을 섬기던 사제와 브리세이스가 치욕을 당해도 아폴론은 나서지 않는다. 아킬레스는 지적한다, 그 어느때보다도 태양신이 나서야 하는 상황임에도 나서지 않는 이유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냐고 너스레를 떠는데도 브리세이스는 그저 아킬레스를 비난할뿐 아폴론이 왜 나타나지 않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마지막에 아킬레스가 말하는 신들을 직접 봤다는 말은 언뜻 보면 정말로 신이 존재한다고 증명하는 대사일 수도 있지만 영화 내에서 가장 신들의 존재에 부정적인 아킬레스가 독실한 신자인 브리세이스한테 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난 알고 있다.'''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23]
브리세이스가 아킬레스에게 찾아온 프리아모스와 함께 트로이로 돌아간 후, 트로이 목마로 인해 성이 함락되고 있을때 브리세이스는 아폴론 조각상 앞에 무릎꿇고 기도한다. 아폴론이 트로이를 구원하길 바라며 올린 기도겠지만, 아무런 기적도 찾아오지 않았고 그녀를 겁탈하려는 아가멤논만이 찾아온다. 브리세이스가 머리카락을 잡혀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때도 아폴론을 비롯한 신들의 개입은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브리세이스가 결국 스스로 칼을 꺼내 아가멤논의 목을 찔렀을 뿐이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더욱 흥미롭다. 아가멤논의 죽음에 분노한 병사들이 브리세이스를 죽이려 할때, '''아폴론 동상의 목을 베어버린 아킬레스'''가 나타나 병사들을 죽이고 브리세이스를 구해낸다. 결국 수호신 아폴론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신성모독적인 태도를 고수한 인간 아킬레스가 브리세이스를 구원하는 심히 아이러니한 결말을 맞은 것이다.
아폴론이 수호신인 트로이 왕국의 왕자, 헥토르도 신들의 실존 여부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는 언제나 가정과 고향의 평화, 조화, 조국의 번영을 진정 가치있는 일로 삼을뿐 사사건건 신들의 징조와 계시에 집착하는 사제들과 대립한다. 혼란스러운 정국에 헥토르는 자칫 취하기 쉬운 신과 기적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에 빠지지 않는다. 그는 그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과 무력을 위해 목숨을 바쳐 전란에 휘말린 트로이를 지켜내고자 할뿐이다. 그 과정에서 신들의 존재는 그에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제들이 신들의 존재에 집착하고 있을때도 헥토르는 직접 전장에서 아킬레스가 목을 따버린 아폴론의 동상에 대해 말하며 신들의 개입은 없을거라고 잘라서 말한다. 언뜻보면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이니 존재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아폴론만 바라보며 독실하게 수호신으로 섬기던 트로이가 위험에 처했는데 개입하지 않는다는건 무슨 뜻이겠는가?'''
작중 제일 신앙이 깊은 이로 그려지는 것은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다. 아폴론에게 기도하는 장면도 나오며 그의 인생 모든 언행과 사건을 신의 뜻과 연결지어 판단하는 꽤나 광신적인 모습을 보인다. 헥토르가 어렸던 시절 심한 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나들자 아폴론에게 기도했더니 치유됐다고 회상하며, 대제사장 아르케프톨레머스가 가뭄을 예언한 덕분에 미리 우물을 파 식수가 고갈되는 일이 없었다고 회상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저 헥토르가 운이 좋아서 병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을 아폴론의 덕으로 돌리며, 가뭄을 예언한 것이 아니라 가뭄을 예언했는데 때마침 가뭄이 온 것을 예언이 적중했다고 믿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헥토르가 아킬레스와 결투하러 가기 전 신들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그다운 격려를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헥토르는 처참하게 살해당하고 전차에 매달려 시신이 질질 끌려다니는 더하기도 힘든 치욕을 겪었다. 그럼에도, 프리아모스는 그리스군이 숨어있는 목마를 낌새가 좋지 않으니 불태워야 한다는 파리스의 간언을 무시하고 신의 제물에 손상을 입힐 수는 없고 트로이 안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사제의 말을 듣는다. 목마 안에서 튀어나온 병사들이 성문을 열어제껴 결국 트로이가 함락되고 백성들이 도륙당하는 참극 속에서 그는 약탈당하고 무너지고 있는 신들의 동상 앞에서 아가멤논에게 창으로 등을 찔려 사망한다.
영화는 프리아모스를 '''미신에 시선을 빼앗겨 현실을 보지 못한 암군'''으로 표현한다. 직접 전장에 나가서 목숨 걸고 싸우는 헥토르의 전략적이고 깊이 있는 조언보다는 징조와 계시라는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가치를 내세우는 사제들의 조언에 더 귀기울인다. 그렇게 해서 이득을 본 것은 없었다. 사제들은 예언이라는 팔자 좋은 짓을 하고 그저 신전에서 편히 쉬고 있었음에도 정작 상처입고 죽어가는 전우들과 함께 힘겹게 쟁취해온 헥토르의 승리를 자신들의 공으로 돌린다. 프리아모스도 회의 중에 사제들을 못마땅해하는 헥토르를 제지시키고 사제들이 승리를 예언했고 그게 적중했으니 경청하라고 명령한다. 우스운 광경이지 않은가? 헥토르의 병사들이 용감하게 싸워서 이길 수 있었던 일이지 사제들의 덕이 대체 어디 있다는 말인가?
또 눈여겨 볼만한 인물은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다. 그는 약소국의 군주이며 어쩔 수 없이 아가멤논에게 조아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독하게도 현실적이며 정치와 처세술, 권력을 중요시하는 신화에서도 보기 힘든 유형의 인물이다. 이 점은 원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농담하기를 좋아하며 병사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노련한 용병술과 통찰력을 지닌 그는 영화 내에서 신들을 입에 담지도 않으며 그저 현실에만 시선을 둔 채 결코 거두지 않는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스의 불화를 봉합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이도 오디세우스다. 결정적으로, 오디세우스는 병사들과 함께 쉬다가 한 병사가 말 모양 나무인형을 조각하는 것을 보고 '''트로이 목마''' 계책을 만들어낸다. 10년이 걸려도 역부족이라는 트로이 공성전을 하룻밤이 지나기도 전에 그리스군의 완벽한 승리로 끝맺음한 것은 그의 천재적인 지략과 창의력이다.[24] 신의 도움과 기적을 바라며 도움도 되지 않는 사제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프리아모스와는 달리 오디세우스는 그저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가며 아군 병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수 없이 많은 장례식 장면의 마지막, 아킬레스의 시신을 눕힌 장작 더미에 불을 놓는 사람은 오디세우스다. 즉 신과 영광이라는 개념에 대해 아무런 집착도 갖지 않고 그저 현실에만 집중한 오디세우스가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영화는 이렇듯이, 신들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잡고 있다. 영화는 명예욕과 권력욕, 애국심, 사랑과 증오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전능한 것은 없고 신들의 도움도 기적도 없다. 오직 시간의 흐름 앞에서 무력한 인간들이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며 담긴 비극만이 있을 뿐이다.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은가.

3.3. 감독판



대사 하나하나가 중요한 서사물 답게 극장판과 감독판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등장인물의 대사만 보더라도 감독판의 경우 극장판과 비교했을 때 분량도 많은데다가 매우 시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감독판의 전투장면은 극장판에서 보여진 것보다 훨씬 잔혹해졌다.
시작부터 까마귀가 시체를 먹는 장면이 나오며, 트로이 상륙전에서 보듯 사지가 절단나는 것은 물론, 투창이 안구를 관통해 두개골 뒤로 빠져나오거나 철퇴에 맞아 머리가 산산조각나기까지 한다. 트로이 함락 장면에서는 영아가 학살당하고 부녀자강간당하는 장면까지 담아내어 고대 전쟁의 잔혹성을 강렬하게 부각시켰다. 아킬레우스가 브리세이스를 구하기 위해 아가멤논의 호위병을 죽이는 장면도 극장판에서는 단순히 목을 베는 정도였지만, 감독판에서는 아예 머리통이 날라간다.
사운드트랙은 개편 수준으로 뜯어고쳐져 대다수가 혹성탈출이나 스타쉽 트루퍼스 등 다른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교체되었는데 이 부분은 극장판보다 심각하게 떨어지는 부분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결투신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은 최악. 사운드트랙 하나 때문에 감독판보다 극장판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거의 마지막 부분의 아킬레우스가 브리세이스를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감독판이 훨씬 긴박감이 넘쳐서 좋은 편이다.

4. 여담


  • 아킬레우스에게 한 방에 리타이어하는 거한 보어그리우스 역으로 네이선 존스가 출연했다. 그의 거의 첫 영화 출연작.
  • 1억 8500만 달러로 만들어져 전세계에서 4억 9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은 꽤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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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에서 나온 트로이 목마 세트는 촬영 직후 트로이가 있는 터키에 기증하여 지금도 터키의 차낙칼레에 전시되어 볼 수 있다. 터키의 트로이 유적지에 있는 트로이 목마를 보겠다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꽤있는데 유럽의 허무 관람지로 유명한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 독일 라인강 유역의 로렐라이 언덕, 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과 어깨를 견줄만큼 허무함을 자랑한다. 자신이 고고학적인 탐구열이 불타오르지 않는 이상, 트로이 목마를 구경하고 싶다면 트로이 유적지의 목마상이 아닌 차낙칼레 시내에 있는 이 목마상을 관람하고 만족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581회(2018년 12월 8일 방송) 터키편에서 소개되었다.
  •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주말 무료 야외영화 상영으로 틀어준 적도 있다. 감독판보단 편집되었다고 해도 온가족이 다 같이 모여 보기엔 좀 그런 영화인데도 아이들도 많이 봤다고 한다.
  • 한국판 자막에선 불멸을 모조리 "(전투의)영광"으로 오역했다. 때문에 아킬레우스의 캐릭터가 크게 망가진 편. 가령 아킬레우스는 처음에 참전을 결정했을 때 자신의 동지들에게 Immortality를 위해 싸우자며 설득하는데, 여기서 Immortality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전투의 승리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영원히 남김으로서 얻는 기억에서의 불멸을 말한다. 그걸 모조리 영광을 위해 싸우자고 번역해놨으니 아킬레우스가 단순한 전투광이 되어버린 셈.[25]
  • 브래드 피트데이비드 핀처와의 작업 후 영화에 대한 눈이 높아졌는데, 이 영화를 찍을 당시 억지로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한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이후 연기 활동의 전환점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

5. 관련 문서



[1] 이름은 브리세이스지만, 작중 포지션은 브리세이스와 트로이의 공주 폴릭세네를 합쳤다.[2] 아킬레우스의 주특기 중 하나로 작중 4번 나왔는데 (거한 보어그리우스, 트로이의 한 병사, 헥토르에게 2번) 이를 막아낸 이는 헥토르 뿐이다. 이 공격은 다른 사람이라면 공중에 떠 있는 동안 칼 맞아 죽기 딱 좋은 뻘짓이겠지만, 아킬레우스는 인간을 뛰어넘는 운동신경과 힘을 지닌 자라 가능한 공격이다. 그가 던진 창이 말도 안되는 거리를 빠르게 날아와 부관 텍톤을 정확히 궤뚫자 헥토르는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고 그날 밤 부인에게 "불가능한 투척이었어..."라고 회상한다. 실제로 헥토르 본인은 텍톤이 창에 맞아 죽은 뒤 말을 달려서 거리를 더 좁힌 다음 창을 던졌는데도 아킬레우스의 투창에 비교하면 느리게 날아와서 아킬레우스가 쉽게 피했다. 다만 헥토르는 말 위에서 (심지어 등자도 없이!!) 던진 창이라 단순비교는 힘들긴하다. [3] 특히 아킬레우스와 브리세이스와의 순애보로 재해석된 플롯에서 펜테실레이아를 등장시키는 것은 무리수이다.[4] 이 장수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제임스 코스모로, 후에 왕좌의 게임에서 밤의 경비대 총사령관 제오 모르몬트 역을 맡았다.[5]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때, 꽤나 뛰어난 미인이며 고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등 충분히 굉장한 미인이다. 해외에서는 뛰어난 패션센스로도 유명하고. 다만 크루거의 외모를 찬양하는 사람들도 헬레네 역에는 미스 캐스팅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6] 그리고 크루거는 해외에서 발연기 배우하면 꽤 자주 거론되는 배우이기도 하다.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여준 트로이에서만 해도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7] 300명은 불가리아인, 500명은 멕시코인이었다. 촬영지가 멕시코였기 때문. 이 때문에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훈련장면마다 통역이 따라 붙는 것을 볼 수 있다.[8] 반대로 아가멤논이 동생의 죽음에 눈이 뒤집혀 무조건 돌격을 명령한 성문 앞 전면전에선 대열을 지키지 않은 그리스 군이 잘 조직된 트로이 군에게 개박살난다. 여기서 헥토르의 전투력 이상으로 지휘력이 부각되는데, 반대로 5만에 달하는 그리스 대군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진다. 이 한심한 꼴을 보고 있는 아킬레우스는 "전열을 지키게 하라고!"라고 답답해하고 오디세우스도 똑같은 지시를 하는데 정작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이 무조건 "돌격!돌격!"을 외치는지라...[9] 근데 사실 이것도 실제 배경인 미케네시대보다는 정보가 많은 폴리스 시대 그리스를 고증한 것이다.[10] '''무등자 승마는 고난도 기술'''이라 등자가 없던 시절의 기병은 정말 어린 시절부터 수십 년간 훈련한 사람만 가능했다. 따라서 말이 흔하지 않던 농경국가들은 기병 양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고대 로마도 동맹국에 항상 기병대 지원을 최우선으로 요구했다. 반면에 어려서부터 말위에서 사는 유목민족은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했다.[11] 현대에는 승마 자체도 할 줄 아는 사람이 적은데 승마 씬 하나 찍자고 이런 위험하고 오래걸리는 기술을 배우들에게 훈련하게 할 수도 없고 배웠더라도 원래 무등자 승마 자체가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현실에 관계된 이유도 있다.[12] 글래디에이터에서는 '''등자 없이 촬영하려 했지만 배우들도 아닌 스턴트맨들이 안전을 이유로 거절'''했을 정도지만, 본작에서는 이게 무색하게도 에릭 바나같은 네임드 배우가 등자도 없는 말 위에서 한손에는 창을 쥐고 전력으로 질주하는 장면도 나온다.[13] 둘 다 배우가 프로 레슬러다.[14] 전투 당시 최전선이 아니라 뒤에 있다가 왕들이 각자 최고 전사들 간의 1대1 결투에 합의하자 뒤에서 나온 걸 보면, 이런 식의 결투에 최적화된 일종의 검투사형 전사일 가능성도 있다.[15]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가 맨투맨으로 싸움을 가르쳤기 때문에 검술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16] 덕분에 학자들은 어느 층의 전쟁이 일리아스의 모델인지를 놓고 지금까지 논쟁을 벌이고 있다.[17] 참고로 고대 그리스에서 밀(Wheat)은 10월에 파종하고 5월 즈음에 수확했다. 그리스의 여름은 다른 지역의 겨울처럼 농사를 짓지 못하는 시기였다.[18] 그도 그럴 것이 로마인들은 건국 시조인 로물루스마르스레아 실비아의 아들이라고 믿었는데, 레아 실비아의 선조가 아이네이아스고, 그는 트로이 출신이었다. 그러니 트로이 쪽의 편을 들어줬던 것이다.[19] 등장하는 신은 테티스 단 1명이다. 그런데 사실 그녀가 신인가 싶은 것이, 신들은 불노불사인데 그녀는 딱 아킬레우스 정도 나이의 아들이 있을 나이의 중년 여성이며, 무슨 힘을 발휘하는 장면도 전혀 없다. 아들의 선택에 따른 미래를 예언하는 정도가 있지만 이건 인간 예언자들도 다 하는거고.... 애초에 "아킬레우스가 너무 싸움을 비인간적으로 잘해서 불사의 존재란 소문이 붙었다"는 설정. 다만 아킬레우스가 본인 입으로 브리세이스에게 "난 너보다 신들에 대해 잘 알아. 직접 봤거든"이라고 얘기하는 씬이 있긴 하다.[20] 이 밖에도 트로이 해변 전투 이후 트로이의 어전회의에서도 헥토르가 '''오늘 아킬레우스가 아폴로 동상의 목을 쳤는데도 아폴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신들은 이번 전쟁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프리아모스 왕과 설전을 벌이면서 신에 대해 회의감을 나타냈던 헥토르 역시 신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작중 인물들은 모두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따른다. 아가멤논이 "제우스여 승리를 주소서"하는 부분이라든지...프라이모스는 신앙심이 굉장히 깊고, 회의론자였던 헥토르도 "신만 믿고 손놓고 있지 말고 우리가 잘해야한다"였지 무신론자는 결코 아니다. 다만 신들이 원작처럼 인간처럼 직접 개입하진 않고 현대적 종교처럼 "그 존재를 믿되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정도이다.[21] 브리세이스 역시 20세기 페미니스트와 같은 면모로 재해석되었다.[22] 정작 이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알렉산더(영화) 에서는 진짜 5.5미터에 달하는 장창으로 방진을 짜는 장면이 나온다(...)[23]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은 자연 현상과 문화, 제도에서 그 기원이 빚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폴론은 태양의 존재를 보고 어째서 저런게 존재할 수 있는지 과학의 힘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시대에 고대인들의 상상력이 덧붙여져서 만들어진 존재일 것이니.[24] 더 곰곰히 생각해보자면 프리아모스와 사제들이 광신적이였기에 성공한 계책이기도 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손상시킬 수 없다는 명분으로 트로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였으니, 만약 프리아모스와 사제들이 조금만 더 이성적이고 철두철미 했다면 목마는 그냥 거대한 화장용 장작더미였을 것이다.[25]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말하는 불멸성에 영원히 기억될 불멸의 영광이 포함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전투의 영광을 위해 싸우자는 번역과 아킬레우스가 단순한 전투광이라는 시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안전하고 평온한 삶을 포기하고 단명할 전쟁터를 선택했으니 어느 의미로는 전투광이 맞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