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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Ἑλένη
1. 설명
2. 토성의 위성
3. 대중문화 속의 헬레네
4. 관련 문서


1. 설명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그리스 신화 인간 여성들 중 최고의 미녀.[2] 금발이라고 묘사된다.
Helene는 고대 그리스식 발음이고, 현대어로는 기식음과 모음 단순화 과정을 거쳐 철자는 같은데, 엘레니(Eleni)로 발음된다. 영어로는 헬렌(Helen)이라고 하며 아일랜드 지방에선 에일린(Aileen)이라고도 한다. 프랑스에선 엘렌(ELLEN), 독일에선 헬레나(HELENA), 스페인 같은 남부유럽에선 엘레나(ELENA)라고 한다.
제우스의 딸[3]이며 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제우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에게 접근할 때 백조로 변했기 때문에, 레다는 백조(제우스)의 알을 낳았고 그 알에서 네 명(두 아들과 두 딸)이 태어났다. 아들인 카스토르폴룩스, 딸인 클리타임네스트라와 헬레네 중 카스토르와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레다의 인간 남편인 튄다레오스의 자식으로서 필멸의 운명을 타고났고 폴룩스와 헬레네는 제우스의 자식으로서 불사를 얻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름다움으로 소문났으며, 때문에 소녀 시절에 테세우스에게 납치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헬레네의 오빠들인 디오스쿠로이 형제는 테세우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테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그녀를 되찾아오고 보복으로 테세우스의 어머니 아이트라와 여동생 클리메네를 노예로 잡아온다.[4][5]
자랄수록 아름다워진 헬레네가 혼인 적령기가 되자 구혼자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으며,[6] 그 중 아트레우스 가문메넬라오스와 결혼하게 된다.[7] 이때 그리스 전역의 쟁쟁한 영웅들이 질투심 때문에 서로 다투게 될 것이 두려워서 튄다레오스는 선뜻 사윗감을 고르지 못했는데, 구혼자 중 하나였던 오디세우스가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를 아내로 맞이하는 대가로 그에게 해결책을 귀띔해 주었다. 그 해결책이란 구혼자들 중 누가 헬레네의 신랑으로 낙점되든 승복하고, 누군가가 이 결혼을 훼방할 경우 함께 힘을 합쳐서 싸우도록 맹세를 시키는 것. 튄다레오스는 그 귀띔을 받아들여 구혼자들로부터 맹세를 받아냈다.
…그리하여 나중에 다 코가 꿰여 트로이 전쟁에 끌려가는 시발점이 되었다. 계책을 내놓았던 오디세우스 또한.[8]
메넬라오스와의 사이에서 딸 헤르미오네를 낳고 잘 살다가 딸이 9살일 때에 스파르타에 놀러왔던 파리스에게 반해서 트로이로 따라가게 된다.[9] 그리하여 트로이 전쟁이 벌어졌다.
일리아스에선 나름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극중 내내 우울해하는 데다가 파리스에게 정 떨어져서 차라리 메넬라오스한테 죽지 망할 인간아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사실 일리아스의 파리스는 친형인 헥토르마저 "저 놈이 내 동생만 아니면 그냥..."하고 열받은 찌질이니... 그래도 남편은 남편인지 싸우는 새, 그새 누그러들어 다시는 함부로 맞서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트로이가 망하고 나서는 이집트를 거쳐 스파르타로 돌아와 메넬라오스와 함께 편하게 살았다. 별별 놈들을 다 휘말려 들어서 고생하거나 죽게 해놓고 혼자서 해피엔딩.(…) 그런데 오디세이아에서 보면 은근히 자신을 향한 메넬라오스의 마음이 예전같지 않았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하다.[10]
오디세이아에서는 눈치빠르고 흐름을 잘 파악하는 여인처럼 묘사되는데, 아버지를 찾으려고 망망대해를 떠난 텔레마코스를 보고 단번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임을 알아차린다. 아내를 겨우 되찾아온 남편 메넬라오스가 소심하고 둔하게 묘사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 사실 비단 오디세이아에서만이 아니라, 일리아스에서도 파리스를 구하고, 노파로 변장한 아프로디테를 보자마자 여신임을 바로 눈치채고 "그렇게나 파리스가 좋으면 여신님이나 붙어먹으세요."라며 인간으로서는 매우 앙칼진 말을 내뱉는다. 물론 아프로디테가 "미인으로서 얻은 명성은 나의 축복. 내가 도로 뺏어서 너를 아무것도 아닌 여자로 만들 수 있다."라고 분노하자 바로 고개 숙였지만. 사실 아프로디테는 상당히 무서워서 자신에게 대항하는 인간에게 곧바로 벌을 내리는 성격이지만 헬레네가 제우스의 딸이라 함부로 할 수 없었을 듯하다.
자기 전에 이집트 왕에게 선물받은 ‘고통을 잊는 약’을 먹고 자야 할 정도. 그렇긴 해도 딱히 구김살 있는 모습이나 억눌린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니, 무조건 좋지만은 않다 정도고 전체적으로는 좋다 정도가 아닐까?
다만 헬레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라를 망하게 한 악녀라고 하기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다. 헬레네가 가족과 나라를 저버린 건 에로스의 금화살을 맞아서인데, 그 화살의 능력은 에로스 본인도 거부하기가 불가능함을 생각하면 헬레네가 저지른 일은 자의보다는 타의에 가까운 일이었다. 오히려 일리아스 본문에서 프리아모스는 이렇게 평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고 프리아모스는 큰 소리로 헬레네를 불렀다.

"이리 오너라, 아가! 내 앞에 앉아 네 전 남편과

친척들과 친구들을 보도록 해라.

네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아카이오이족의

이 피눈물 나는 전쟁을 내게 보내준 신들에게 있다."―

『일리아스』 2권, 「161~165행」, 호메로스, 천병희 역

그러나 그리스 신화 세계관과 시인들의 기본적인 바탕은 인간이 어떠한 감정이나 상황에 휩쌓였을 때, 그 원인을 신에게 돌린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예. 해일이 일어나 배가 뒤집혔다. = 포세이돈의 분노다. 용기와 영웅적 면모가 뛰어나다. = 아레스의 복을 받았다.
따라서 에로스의 화살은 신화적인 해명일 뿐, 아무 마음도 없던 헬레네가 갑자기 화살 한 대 맞고 파리스를 좋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아프로디테 여신이 파리스에게 주기로 한 것이 최고의 미인이 아닌, 모든 이를 매료할 수 있는 힘을 주겠다고 하는 해석이 존재하는 만큼 불씨의 원인은 어쨌든 헬레네가 맞다. 어찌되었건 기구한 운명임은 옳은 말이고, 진정 탓하려면 태어나자마자 파리스와 눈이 맞게 되리라 확정시킨 운명의 신과 여신들을 탓해야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헬레네>에서는 조금 다르게 어레인지했다. 트로이에 있던 헬레네는 신들이 만들어낸 가짜이고 진짜 헬레네는 이집트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보호받고 있었던 것. 전쟁이 끝날 때쯤 해서 헬레네를 보호해주던 왕이 죽고 그 아들이 치근거려서 정조의 위기가 왔는데, 마침 귀환 중에 이집트로 흘러들어온 메넬라오스와 만나서 진실을 밝히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쪽은 그나마 정상적인 해피엔딩……이지만 10년 동안 가짜를 두고 죽고 죽인 그리스인과 트로이인만 새됐다는 게 문제. 헤로도토스도 이 설을 채택했다. 그는 '트로이인들도 바보가 아닌데 헬레네가 있었다면 돌려주지 않았겠느냐.'라면서 헬레네가 없었을 것이라 주장했다.[11]
파우사니아스(Pausanias)의 Description of Greece에는 헬레네의 죽음에 관한 전설이 있다. 메넬라오스가 죽은 후, 헬레네는 스파르타에서 추방되어 로데스의 여왕에게 도피처를 구했다. 하지만 남편을 트로이 전쟁에서 잃고 과부가 된 로데스의 여왕은 헬레네에게 원한을 품었으므로, 시녀들을 복수의 여신으로 위장시켜 목욕 중인 헬레네를 붙잡아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 파우사니아스는 그래서 로데스인들이 헬레네의 나무 신전을 모신다고 추론했다.

스파르타에서도 준신급으로 숭배받았다. 헬레네와 메넬라오스를 위한 성소를 발굴해보니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바친 봉납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로데스와 똑같이 스파르타에서도 헬레네는 나무들에게 봉헌했던 다산의 여신으로 여겼다고 한다.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한 스파르타의 명문 가문에서 얼굴이 추한 딸이 태어났는데, 아이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던 소녀의 유모가 매일 헬레네 신전에 소녀를 데리고 갔는데, 그 소녀는 장차 스파르타의 모든 여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고 한다.
스파르타 출신 여인인 만큼 달리기와 씨름을 즐겼다고 한다. 그런데 헬레네의 혈통은 라케다이몬의 아틀라스 혈통, 뮐레스의 렐렉스 혈통, 고르고포네의 다나오스 혈통이지 후대의 도리스모스 방언 사용자들과는 무관하다. 다만 일리아스에서 파리스를 갈구는 모습이나, 직전 헬레네를 꼬이러 온 아프로디테를 아테나의 버프 같은 것도 없이 변장을 간파하고, 그가 신인 것을 알아보고도 '누구 뚜쟁이 짓을 하려거든 너나 그 남자에게 가라.'고 말할 정도로 지혜나 기개는 대단한 여자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헤르미오네는 이후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와 결혼했는데, 헤르미오네 자신의 사촌인 오레스테스에게 남편을 잃은 뒤 오레스테스와 재혼했다.[12]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헬레네'의 원형은 원시 인도유럽어 시절에 스웰레나(*swelena)라고 불리는 여신이었던 듯하다. 이름의 뜻은 '태양 아가씨' 또는 '빛의 여주인' 정도. 즉 태양 또는 빛과 관련 있는 여신이었다. 어쩌면 새벽 여신이었을 수도 있다.[13] 이러한 신격이 세월이 지나 그리스 전승에서는 최고신(제우스)의 인간 딸 또는 준신으로 위치가 조금 격하된 것. 고대 그리스에서 헬레네가 준신급으로 숭배받음도 유래를 따지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전승이 변하고 변한 끝에 태양이나 새벽과는 관계없는, 다산이나 식물과 관련된 준신 정도로 통했다.
스웰레나 시절의 신격은 디오스쿠로이의 원형인 '신성한 쌍둥이'와 매우 관계가 깊었다. 현전하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헬레네와 디오스쿠로이의 관계는 남매 관계로 상당히 밀접하다.

2. 토성의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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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하위헌스 탐사선이 19,000 km에서 찍은 모습. 배경은 토성이다.
토성의 위성 디오네라그랑주점 L4에서 공전하며 네 개의 트로이 위성 중 하나다. 평균 지름은 17.6km 정도

3. 대중문화 속의 헬레네


  • 헬레네와 관련된 말 중에 "이 얼굴이 배 1천 척을 출정하게 한 얼굴이란 말인가."라는 게 있는데 이 대사는 일리아드가 아니라 파우스트에 나오는 말이다. 또 사실 일리아스에서 그리스 함대는 481척밖에 되지 않는다.[14] 노을진 성벽에 나타난 헬레네를 본 사람들은 "과연 전쟁을 일으키게 할 만한 미모로다."라고 극찬했다고. 이를 두고 그리스인들은 여자 때문에 전쟁났는데도 외모에 반해서 정신 못 차린다고 까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리아스에서 이 대사가 나오자마자 "하지만 저 여자 때문에 우리 아들들이 많이 죽었다. 저 여자는 빨리 트로이를 떠나는 게 좋다." 하고 한탄하는 내용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웹툰 파리스의 선택에서는 2회차 인생을 하는 파리스의 농간에 의해 파리스가 아닌 아가멤논을 사랑하게 된다.
  • 파우스트 전설에서는 메피스토펠레스에 의해 저승에서 소환되어 파우스트 박사와 결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이 죽자 슬퍼서 같이 하데스로 내려간다. 일부 번역본은 자살이라고 그대로 서술하기도 한다.
  • 단테의 지옥에선 자신의 아름다움을 무기로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죄로 지옥에서 고통받는다.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7권에서 테세우스에게 납치당했다가 풀려날 때 잠깐 등장한 뒤, 9권~14권에서 황금사과와 트로이 전쟁 에피소드를 다룰 때 다시 등장한다. 홍은영이 그림을 맡은 구판에서는 금발이지만 서영수가 그림을 맡은 신판에서는 머리카락 색이 갈색으로 바뀌었다. 파리스가 죽고 데이포보스가 자신도 헬레네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난 어렸을 때부터 이 외모 때문에 테세우스에게 납치된 적도 있다. 하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데이포보스마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며 속으로 불쾌한건지 괴로운건지 모를 심정을 드러낸다. 14권에서 트로이가 함락될 때 데이포보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에서 데이포보스의 머리를 화분으로 쳐서 메넬라오스가 이길 수 있게 도와줬으나, 분노한 메넬라오스에게 너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니 너도 죽어라 라는 말을 들으며 죽을 뻔 했지만 옷섬을 풀면서 가슴을 드러내 죽이라고 하는 걸 보며 메넬라오스는 헬레네를 죽이지 않고 용서한 뒤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아버지인 오디세우스를 찾아 헤매던 텔레마코스에게 조언해주는 역할로 등장.
우연이지만 이 에피소드가 끝나고 헬레네의 자매인 클리타임네스트라도 아들 오레스테스에게 "난 너에게 이 을 먹여 키운 어머니다"라며 윗옷을 풀어해쳐 가슴을 보여주며 목숨을 구걸하지만, 오레스테스는 메넬라오스와 달리 용서하지 않고 그대로 칼로 찔러 죽인다. 다만 오레스테스는 신탁대로 한거고 법정에서도 결국 신들에게 무죄판결을 받았다.
참고로 분명 설정 상 그리스 최고 미녀인데 홍은영 버전에선 거의 언제나 두툼한 입술이 그려져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는 외모가 되었다. 미녀가 맞긴 하지만 다른 여성 캐릭터들보다 삭아 보일 정도. 아이러니하게도 파리스 역시 트로이 최고 미남이라기엔 좀 떨어지는 외모로 나온다.[15]
  • 영화 트로이에서는 다이앤 크루거가 연기하였다. 그리스 최고의 미녀라는 묘사에는 조금 걸맞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고[16] 다이앤 크루거의 연기력도 별로였지만, 어차피 영화 속 비중이 별로 없어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아름다운 헬레네>에서는 찌질한 남편과 결혼 생활 중 센스 넘치는 양치기 파리스를 만나 트로이로 도주하는데 남편 몰래 달아나는 게 아니라 나라에 닥친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해소하기 위해 대신 제사를 지내달라는 남편의 간청을 받고 떠난다. 물론 이 역시 파리스가 메넬라오스를 비롯한 왕들을 속인 것이다. 찌질한 메넬라오스는 눈 뜨고 파리스에게 속아 헬레네를 도망시켜 준 셈인데, 이에 대해서 당시 정부의 어리석고 무능함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4. 관련 문서



[1] 사진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 파리스와 헬레네(Les Amours de Pâris et d'Hélène)의 일부이다.[2] 전체적으로 다 따지자면 신화 최고의 미녀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다. 인간에 한정하면 신들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작정하고 온갖 버프를 불어넣어 만든 팜프 파탈 판도라나, 그 아프로디테를 향한 숭배를 멈추게 하고 사랑의 신 에로스조차 반하게 만들 정도인 프시케도 최고 미인 후보로 꼽힌다.[3]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인간 사생아 중에서는 유일한 딸이다.[4] 아이트라는 폴룩스와의 사이에서 딸 나이아드를 낳았고 클리메네는 카스토르와의 사이에서 아들 에우몬을 낳았다는 전승이 있다.[5] 이 부분 때문에 헬레네는 디오스쿠로이 &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쌍둥이가 아니라 더 어린 동생이거나, 레다가 주워 온 알에서 태어난 제우스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 어린 시절에 납치됐으니 쌍둥이라면 디오스쿠로이도 그만큼 어렸을 테니까. [6] 헬레네가 선왕의 유일한 후계자인 점을 생각하면, 본인의 미모뿐만 아니라 스파르타의 왕위를 노리는 이들도 꽤 많았을 것이다.[7] 일리아스 등에서는 메넬라오스가 스파르타 왕으로 나오니, 그가 헬레네와 결혼하여 스파르타 왕위를 이어받았을 공산이 크다. 여담으로 이렇게 되면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가 헬레네를 찾아오기 위해 트로이 전쟁을 벌인 일에도 또다른 이유가 생기게 되는데, 메넬라오스의 왕위 정통성을 위해서도 스파르타 왕녀 헬레네는 꼭 필요했을 것이다.[8] 오디세우스는 미친 척까지 하면서 안 가려고 했지만 팔라메데스의 계책에 걸려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이때 얼마나 원한을 품었는지 팔라메데스를 트로이의 스파이로 몰아붙여 누명을 씌우고 죽였다.[9] 파리스의 심판에서 선택받은 여신 아프로디테가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게 해준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아들인 에로스를 시켜 헬레네의 가슴에 금화살을 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10] 오디세우스가 오기기아 섬에서 칼립소에게 7년이나 묶여서 행방불명되어 아버지 소식을 찾으러 떠난 텔레마코스가 스파르타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트로이의 수호상인 팔라디온상을 손에 넣어야 트로이를 함락할 수 있다는 예언 때문에 팔라디온상을 훔치러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트로이에 잠입했을 때 팔라디온상 진품(트로이의 국보라 복제품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었다)을 그냥 내주면서 도와준 얘기를 했다. 그때 메넬라오스는 싸늘하게 트로이의 목마 속에서 헬레네 때문에 죽을 뻔한 얘기를 해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보면 헬레네가 성대모사의 달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1]트로이의 헬레네는 가짜 설은 트로이 전쟁과 관련하여 널리 인정받던 것으로, 시인들은 <헬레네가 트로이에 갔다>와 <헬레네는 트로이에 가지 않았다> 양쪽을 왔다갔다하며 상황에 맞게 골라 사용했다. 어쨌든 양쪽 내용의 작품이 모두 남아 있다.[12] 헤르미오네(Hermione: Ἑρμιόνη)아는 이름이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해진 허마이오니란 이름의 원류이다.[13] 원시 인도유럽어를 사용한 부족의 신화에서 새벽 여신이 주신 하늘 아버지의 딸이었을 확률은 매우 높다.[14] 2장에서 상세한 목록이 나온다.[15] 홍은영 버전은 후기로 갈수록 입술이 그려져 있는 여성이 많은데, 그나마 입술이 있었다 없어졌다 하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헬레네는 90% 이상 입술이 그려져 있다.[16] 배우 자체의 미모는 빼어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