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월드컵 러시아/A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의 진행상황 중, 조별리그 A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경기시각은 한국시각(UTC+9)'''
1. 개요
미국 통계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각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러시아 74%, 우루과이 71.9%, 이집트 39.9%, 사우디아라비아 14.2%로 보았다. 각국의 월드컵 통산 성적은 우루과이 9위[1] , 러시아 11위[2] , 사우디아라비아 50위[3] , 이집트 65위[4] 로, 전형적인 2강 2약의 형태를 띄고 있다.
러시아의 FIFA 랭킹이 매우 낮다고 하지만 이는 좀 감안해야 하는 것이, FIFA 랭킹은 철저히 A매치 결과를 합산하여 산정되는데, 러시아는 개최국인지라 지역예선을 치르지 않았다.[5] 물론 친선경기를 몇 번 치르긴 했지만 포인트 산정에 있어 월드컵, 월드컵 지역예선, 대륙컵 등에 포인트가 가산되는 현 FIFA 랭킹 시스템상 러시아가 제대로 포인트를 쌓긴 어려웠다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 대회에서도 '''포르투갈을 밀어내고 유럽예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팀이다.
2. 최근 대결
- 러시아 VS 사우디아라비아: 1993년 10월 6일 친선경기 - 2:4 사우디아라비아 승(역대 전적 사우디아라비아 1승 우세)
- 이집트 VS 우루과이: 2006년 8월 16일 친선경기 - 0:2 우루과이 승(역대 전적 우루과이 1승 우세)
- 러시아 VS 이집트: 1991년 6월 14일 친선경기 - 1:2 이집트 승(역대 전적 1승 1패 동률)
- 우루과이 VS 사우디아라비아: 2014년 10월 10일 친선경기 - 1:1 무(역대 전적 우루과이 1승 1무 우세)
- 우루과이 VS 러시아: 2012년 5월 25일 친선경기 - 1:1 무(역대 전적 러시아 6승 1무 1패 우세)
- 사우디아라비아 VS 이집트: 2007년 11월 25일 친선경기 - 1:2 이집트 승(역대 전적 이집트 6승 1무 1패 우세)
3. 1경기 러시아 5 vs 0 사우디아라비아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컵의 피파랭킹 최하위 두 팀이 개막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역대 월드컵 역사상 가장 임팩트가 떨어지는 개막전 중 하나.[6] 우루과이는 이변이 없다면 16강 확정이고 이집트도 만만치 않은 만큼 두 팀 모두에게 이 경기는 승점 3점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다만 FIFA랭킹에 관해서는 러시아는 지역예선을 치르지 않고 올라와 상대적으로 포인트가 높은 경기가 없었다는 변명거리가 있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는 20년 전, 개최국 프랑스와 같은 조에 편성되어 대패한 바가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7] 개최국의 첫 경기 무패 기록이 이번에도 이어질지는 일단 두고 볼 일이다.
두 팀 모두 최근의 분위기는 영 좋지 않다. 러시아는 작년 10월 대한민국을 홈에서 이긴 이후로 7경기째 A매치 승리가 없고 사우디는 5월달에 월드컵에 안 나오는 팀들을 상대로 승리했다가 강한 팀들을 만나니까 3연패를 하며 버로우했다. 양팀은 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되었다. 러시아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튀니지를 2:0으로 이긴 이후 승리가 없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를 이긴 후 20년 넘게 승리를 못했다.
3.1. 경기 실황
전반 11분에 러시아의 코너킥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유리 가진스키의 헤딩이 사우디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 21분에 러시아의 역습 도중 알란 자고예프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쓰러지면서 데니스 체리셰프와 교체되었다. 이로써 러시아는 자고예프를 월드컵 초장에 잃게 되었다. 전반 내내 사우디는 연달아서 실수를 하면서 러시아에 역습을 허용했다. 결국 전반 42분에 사우디의 실수가 화근이 되어 체리셰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이후 추가시간 2분이 주어지고 특별한 일 없이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전에는 10분에 사우디의 결정적 찬스가 나왔으나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18분에 사우디가 압둘라 오타이프를 파하드 알무왈라드로 교체했다. 동시에 러시아도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를 다네르 쿠자예프로 바꿔줬다. 후반 22분에는 사우디가 실점 위기를 넘기고 2분 뒤 러시아 측에서 표도르 스몰로프를 아르템 쥬바로 바꿔줬다. 그리고 이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바 선수가 헤더를 성공시켜서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의 신의 한 수가 되었다. 후반 38분에 사우디 측에서 알 살라위를 아시리로 바꿔줌으로써 교체카드를 모두 소모했다. 후반 42분에 알렉산드르 골로빈 선수가 대회 첫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추가시간 3분이 주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데니스 체리셰프가 그림같은 왼발 아웃프런트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이어서 경기 막판의 알 자심의 경고급 반칙으로 인한 러시아의 프리킥까지 성공함으로써 개막전에 '''5:0'''이라는 희대의 스코어가 나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멸망했다.
러시아는 1994년 카메룬을 상대로 6-1[8] 로 월드컵 최다 골득점 기록으로 이긴 뒤로 24년만에 조예선 5골차 대승 기록을 거뒀다.즉 러시아는 소련 시절을 제쳐둬도 이번 사우디전을 역대 2번째 다득점 승리를 차지했다. 거꾸로, 사우디아라비아는 2002년 독일전에서 당한 0-8 대참패 이후로 역대 2번째 다실점 기록으로 완패하였고 덤으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네덜란드,스웨덴을 상대로 1승 2패 3득점 5실점을 거둔 뒤로 24년째 월드컵 경기에서 유럽전 연속 7연패 26실점을 당했다.
여담으로 이날 경기를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FIFA 회장 인판티노의 양 옆에 앉아서 관전했는데, 두 지도자의 상반되는 감정을 참 찰지게 느낄 수 있었다(...).[9]
3.2. 경기 평가
5대 0이라는 큰 격차로 승리를 거둔 덕에, 러시아는 이집트와 우루과이와의 시합에 보다 편한 마음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승을 거둔 것과는 별개로, 러시아도 고민거리가 많았다. 주전 공격수 표도르 스몰로프는 탈압박과 연계는 좋았지만 전방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찬스를 결정짓는 부분'에선 지독하리만큼 침묵했다. 대신 교체 투입된 아르템 주바의 득점이 터지고 데니스 체리셰프와 골로빈의 활약을 바탕으로 승리를 챙겼기에 망정이지, SBS 해설위원인 박지성 위원도 경기 도중 '스몰로프는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스몰로프는 움직임'''만''' 좋았었다. 또한 햄스트링 부상이 염려되는 알란 자고예프의 공백 문제도 걱정. 그러나 그러한 불안 요소들 속에서도 5골을 뽑아낸 러시아 선수들의 움직임과 감독의 용병술[10] 은 러시아의 차후 일정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MOM은 2골을 넣은 체리셰프가 받았지만 1골 2도움을 기록한 골로빈의 활약도 쏠쏠했다.
이렇듯 러시아는 어느 정도 희망적인 부분이라도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문제에서 총체적 난국을 보였다. 심하게 말하자면 선수들에게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역예선 득점 1위에 올랐던 알 사라위는 존재감 없이 활약하다 그대로 묻혔다. 2015년 AFC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그 임팩트 넘치는 득점력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문일 따름이었고, 공격진의 존재감 실종과 함께 미드필더진도 철저히 묶였다. 수비라인과 골키퍼는 초반에 위태위태한 상황을 막아보려 애를 썼고, 자고예프의 부상으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형편없는 패스미스와 똥볼로 기회를 다 날려 러시아가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체리셰프가 추가골을 넣은 시점에서 완전히 멸망했다. 애초에 수비수들은 패스미스고 뭐고 그냥 '''수비 자체를 못했다.''' 감독인 후안 안토니오 피치와 선수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고 러시아 GK 아킨페프를 [11] 전혀 괴롭히지 못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였다. 러시아의 전방압박에 사우디 수비수들은 피지컬적으로 완전히 압살당하며 실수를 자초했다. 아르템 쥬바가 나오기 전에도 이런 문제가 계속 유발됐는데, 196의 고공폭격기 쥬바가 출장한 이후로 사우디 수비진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애초에 이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거의 전체 최약체 수준으로 1998년 월드컵에선 프랑스에 0-4, 2002년 월드컵 당시에는 대회 최다실점을 당하며 독일에 0-8로 털렸고[12] 2006년 월드컵에서도 우크라이나에 0-4로 털렸었다. 그리고 그 외의 21세기의 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에서 떨어졌다. 그러니까 사우디아라비아는 98 월드컵 이후로 본선에 오면 적어도 한 팀에는 큰 점수로 패한다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번에는 러시아에 그렇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평균 신장이 작고 주력도 엉망이라 어디를 상대하든(심지어 대한민국이나 파나마 조차도)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팀이었다. 거기다 최종예선을 다 잘 끝내놓고 감독을 두번이나 바꾸는 추태를 부렸으니 이런 결과는 다소 예정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래도 지역예선에서는 B조에서 이길 경기를 다 안 놓치고 이겨서 사우디 축구가 다시 부활했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당당하게 본선 진출까지 했건만 본선에서는 A조 나머지 세 팀 중에서 그나마 약한 편인 러시아한테도 이 지경이 나버렸다. 사우디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던 2006년에도 지역예선에서 당시 아시아 최강이라 말할 수 있었던 대한민국에게도 완벽한 우위를 점하며 본선진출했으나 강팀도 아닌 우크라이나[13] 에 4:0으로 갈린 적이 있다.
더군다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졸전은 사우디만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축구팬들이 아시아 국가의 경기력에 대한 분노'''를 유발하게 되었다. 특히 잉글랜드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사우디가 이 정도이면 도대체 아시아 예선에 떨어진 국가들은 얼마나 처참하단 말인가?"라며 학을 뗐고, 앨런 시어러 역시 "저들이 어떻게 월드컵에 진출을 했는가?"라며 혹평했다. 게다가 아시아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완다, 카타르 항공 등 피파의 주요 거대 스폰서 기업이 있는 대륙인데다가 오일머니와 최근 중국 자본의 축구계 침투로 인해 이를 고깝게 보던 타 지역 축구팬들은 "실력을 올리기보다 발언권을 얻으려고 한다"는 식으로 아시아 축구계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 호주, 이란 그리고 일본과 같은 나머지 본선 진출국들의 부담을 더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한편, 이 경기 결과로 1994 FIFA 월드컵 미국에서 러시아가 카메룬에 6:1로 승리한 후 계속되는 매 대회 5골차 이상 양민학살 경기가 최소 1회씩 발생한다는 전통(?)이 이어지게 되었다.[14]
이 경기로 인해 러시아는 남은 두 경기를 잘 풀어나가기만 한다면 득실차에서 이득을 봐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남은 두 팀이 그 모하메드 살라가 있는 이집트와 남미의 강팀 우루과이인지라 마냥 장담할 수는 없다. 이영표 역시 러시아가 잘해서 이긴게 아니라 사우디가 못해서 러시아가 이긴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
사우디 축구협회에서 몇몇 선수의 징계를 예고했다. #
4. 2경기 이집트 0 vs 1 우루과이
전 리버풀 에이스와 현 리버풀 에이스가 맞대결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부상당한 모하메드 살라가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수 있지가 관건이다. 밸런스가 좋은 우루과이가 우세해 보이지만, 스토크 시티의 유망주인 라마단 소비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어인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운 이집트의 빠른 역습 축구도 무시할 수 없다. 이집트의 주전 골키퍼 에삼 엘 하다리(73년 1월생, 만 45세)[15] 는 이 경기에 출전하면 콜롬비아의 파리드 몬드라곤이 가지고 있는 월드컵 역대 최고령 출전기록[16] 을 경신하게 된다.
다만 현재 2017/2018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의 살라의 어깨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어져서 만약 살라가 출전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이집트입장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치겠다는 각오로 싸울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옆의 B조는 포르투갈, 스페인이라서 조1위나 조2위나 다를 게 없다.
우루과이가 월드컵 조별리그 첫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무려 1970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6번의 경기에서 3무 3패를 기록하는 리얼 슬로우 스타터. 이번에도 첫경기에서 피맛을 보게 될 것인지 ...
4.1. 경기 실황
이집트는 살라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쿠페르 감독은 살라가 없을 때 우주방어에 치중하는 작전을 썼다. 비록 디에고 고딘, 루이스 수아레스 등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으나 모두 실패했다. 물론 이집트도 유효슈팅을 만들어내기는 했다. 결국 추가시간 1분이 주어지고 우루과이의 마지막 역습이 수비에 막히면서 득점 없이 끝났다. 경기 진행중 TV에 모하메드 살라의 모습이 송출되면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후반 4분에 이집트가 타렉 하메드를 샘 모르시로 바꿔줌으로써 첫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12분에는 우루과이가 나이탄 난데스가 빠지고 카를로스 산체스로, 데 아레스카에타를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로 교체함으로써 양쪽 날개를 모두 바꿨다. 후반 17분 이집트 측은 우루과이의 프리킥을 막은 뒤 마르완 모센을 벤치로 부르고 마무드 카라바를 필드로 내보냈다. 특별한 일 없이 경기가 진행되다가 후반 36분에 암르 와르다를 라마단 소비로 교체함으로써 이집트는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이로써 쿠페르 감독이 100% 투입하겠다던 모하메드 살라를 투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KBS 이영표 해설은 쿠페르 감독이 '''트릭'''을 썼다고 평가했다.[17]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딘손 카바니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 41분에 카바니가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동시에 벤치에서는 마티아스 벤치노를 부르고 루카스 토레이라를 투입했다. 에딘손 카바니가 직접 날린 프리킥은 골포스트를 맞고 혼선 끝에 이집트의 위험지역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후반 44분에 산체스의 프리킥 크로스를 받은 호세 히메네스의 헤더가 이집트의 우주방어를 깸으로써 리드를 가져갔다.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지고 루이스 수아레스가 파울을 해서 샘 모시와 아흐메드 헤가지가 경고를 받았다. 경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루과이는 1970년 이후 48년만에 첫 경기 승리를 가져갔다.
4.2. 경기 평가
경기 MOM은 이집트의 키퍼 엘 셰나위가 받았지만 우루과이의 사실상의 MOM은 디에고 고딘. MBC와 KBS 해설 모두 고딘을 극찬했고, 이영표 위원은 정말 천재적인 수비를 하고 있다며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집트의 간헐적인 역습 상황을 모두 잘 막아주었으며 클럽 팀에서 함께 4년 동안 호흡을 맞춘 호세 히메네스와의 콤비 플레이도 대단했다. 다만 좌측 풀백 마르틴 카세레스는 오버래핑 상황에서 둔탁한 볼터치로 위기를 몇 번 초래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미드필더진은 기대 이하. 벤탄쿠르는 공을 끌다 뺏기는 상황이 많았고 다른 미드필더들도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바니와 수아레스가 아래로 내려와 볼 배급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이는 이집트에게 호재로 다가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공격진. 카바니야 골대도 한 번 때리고 기가막힌 슈팅도 두어 차례 날리며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는 마치 지난 대회 결승전의 곤살로 이과인이 빙의된 것 마냥 계속 주워먹질 못하고 절대로 골인이어야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여러 번 놓쳤다.[18]
하지만 경기종료 일보 직전 호세 히메네즈가 골을 넣어 우루과이는 그 동안의 징크스를 깨고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했다. 다만 오늘의 경기로 인해 한 때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까지 꼽혔던 우루과이의 전력이 기대보다는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집트가 촘촘한 수비진을 바탕으로 한 수비축구를 했다고는 하나 종종 수비라인을 너무 뒤로 물리는 등 실수가 나왔음에도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또 충분히 나온 기회마저 상실하면서 결국 첫경기 무승 징크스에 시달릴 뻔했다. 비록 마지막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극적으로 결승골을 넣긴 했지만 공격 전개에 있어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 둔탁함과 종종 뒷공간을 허용하는 수비라인은 앞으로의 경기를 두고 우루과이에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루과이는 어쨌든 '''승리'''했고, 우루과이가 그 동안과 다르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이겼다는 점에서 이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이집트는 예상과 달리 촘촘한 조직력을 보여주면서 승점을 가져갈 뻔 했다. 이집트는 살라가 빠졌음에도 촘촘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이며 우루과이의 공격을 번번히 무산시켰다. 위기의 상황 때마다 나온, A매치를 얼마 치르지 않은 모하메드 엘 셰나위 키퍼의 세이브가 이집트의 계획을 성공시킬 뻔했지만, 우루과이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인 세트피스 상황에서 히메네스를 마크하는데 실패했고 이는 통한의 실점으로 이어졌다. 대단히 아쉬운 부분. 엑토르 쿠페르 감독은 살라를 넣지 않고 소비를 투입시켜 0-0 무승부를 완벽히 굳히려 했지만, 우루과이의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했고 이는 아쉬운 패착으로 남게 됐다. 대단히 아쉬운 부분. 그러나 살라의 복귀가 이루어진다면 뛰어난 조직력을 선보인 이집트가 이번 패배를 딛고 일어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상대가 개최국 러시아지만 사우디가 자멸한 것도 크니까.
그리고 그와중에 그 분은 끝내 버릇이 나올… 뻔했다.[19]
경기 내용과는 별개로 대규모 노쇼 사태가 있었다. 이 경기의 입장권은 32,278장이 팔렸지만 실제 집계된 관중 수는 27,015명으로 5,263명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입장권을 구입하고도 경기장에 입장하지 않아,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많이 보였던 것이다. FIFA는 이를 조사중이라고 한다.
5. 3경기 러시아 3 vs 1 이집트
객관적 실력은 이집트가 앞서있다고 평가받지만 사우디를 개박살 낸 러시아의 홈버프도 무시하고 승리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소련 시절을 포함하여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무패를 기록 중이며,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에 무승부를 거두기 전까지는 전승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러시아는 아프리카 팀 킬러로서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집트는 일단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다우승팀이라는 빛 속에 월드컵 본선 진출은 별로 없었다는 그림자가 공존하는 팀이다.
1차전이 끝난 현재, 이집트의 발등에는 불이 커다랗게 떨어졌다. 우루과이에 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러시아도 이겼다고 해서 안심할 수가 없는 게 이겼다는 상대라는 게 영양간식(…)에 불과한 사우디아라비아인지라 이 경기는 패하는 쪽이 위태롭게 된다. 비길 경우 골득실에서 우월한 러시아가 우세하게 되며 이집트는 우루과이가 러시아를 이기길 바라면서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를 7-0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5.1. 경기 실황
전반전 내내 득점 없이 진행되고 있다가 38분에 모하메드 살라의 달리기가 나왔다. 살라는 41분에 러시아 문전 앞에서 360도 터닝슛을 보여줬지만 유효슈팅까지는 가지 않았다. 전반은 추가시간 없이 바로 끝났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경기 첫 골이 아메드 파티의 자책골이 되었다. 키퍼가 걷어냈지만 로만 조브닌이 공을 따내 낮게 크로스를 깐 것이 파티의 무릎에 맞고 자책골이 된 것이다. 9분에 살라의 슛이 코너킥으로 연결되고 이마저도 빗나갔다. 이후 하메드가 골로빈한테 걸려서 넘어졌지만 심판은 러시아의 공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이집트 선수들은 주심한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마무드 트레제게가 경고를 받았다. 13분에 데니스 체리셰프의 추가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으로 온 공을 마리오 페르난데스가 받아서 문전 앞에 있던 체리셰프한테 패스해서 득점까지 연결된 것이다. 이어서 17분에 아르템 쥬바가 후방에서 온 롱볼을 받아서 터치 한번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빠른 슈팅으로 골키퍼를 물먹이며 득점 성공시켰다.
이후 이집트는 엘네니를 빼고 와르다를 필드에 내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 수중전으로 경기는 수중전으로 전개되었다. 22분에 이집트는 트레제게를 부르고 라마단 소브히를 투입했다. 26분에 이집트가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주심은 프리킥으로 판정해서 이집트 선수들과 쿠페르 감독도 항의해서 결국 비디오 판독까지 간 결과 페널티킥으로 번복되어 모하메드 살라가 이를 성공시키면서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을 만들었다. 직후 데니스 체리셰프 대신 다네르 쿠자예프가 투입되었으며, 33분에 러시아는 아르템 쥬바를 부르고 표도르 스몰로프를 필드로 내보냈다. 36분에는 이집트에서 모센을 빼고 마무드 카라바를 투입했다. 38분에 표도르 스몰로프가 역습을 나가는 소브히를 잡아서 경고를 받았다. 40분에 러시아는 유리 지르코프를 빼고 쿠드라쇼브를 투입했다.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지만 경기는 러시아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첫 16강 직행이 사실상 확정되었으며, 이집트는 2패로 사실상 16강 탈락이 확정되었다. 이집트가 16강에 올라가려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루과이를 이기고 러시아가 우루과이를 이기며 본인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겨야 하는데... 이런 일이 전부 다 성립해야 하고 하나라도 어긋나면 이집트는 바로 탈락인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루과이를 이길 것은 될 것 같지가 않다. 당연하겠지만 러시아 내에서는 매우 기뻐하고 있는 상황인데 2014년 월드컵과 유로 2016 때에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을 정도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도 간당간당하는거 아니냐는 여론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예상을 깨고 16강 진출이 확정되니 감동이 배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 다만 해외에서 과거 국가적인 차원에서 도핑을 했던 러시아의 이력을 들어서 러시아가 약빨로 축구에서 선전하는거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기도 하고 있다.
5.2. 경기 평가
러시아는 초반부터 이집트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집트는 여러 번 잔실수를 범하면서 러시아에게 계속 찬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골까지 이어지지는 않았고, 이집트가 점차 기세를 올리면서 전반전 종료시에는 오히려 이집트의 볼 점유율이 러시아보다 높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전반전에는 러시아의 근소 우위였는데, 이는 이집트 공격의 핵 역할을 해야 할 모하메드 살라가 부상의 여파로 부족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 컸다.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어이없게 허용한 자책골 이후 이집트는 급속도로 무너졌고 러시아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2골을 추가로 몰아쳤다. 그나마 모하메드 살라의 PK골 이후 이집트는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고 집중력을 무섭게 끌어올렸다. 이때부터 이집트가 보여준 매서운 파상공세는 러시아를 계속 압도했다. 하지만 골로 이어지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 모하메드 살라의 부진이 이집트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졌고, 러시아는 이집트의 부족한 움직임을 공략하여 집중력을 발휘함으로써 3골이나 몰아치는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어진 우루과이와 사우디의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승리하면서 이집트는 사우디와 나란히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었다.
6. 4경기 우루과이 1 vs 0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결과는 사실상 기정 사실이고 우루과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문을 몇 번이나 흔드느냐가 구경거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객관적으로 최약체이며 아시아에서도 털리는 수비진인데 과연 수아레스 카바니 투톱을 막을 수 있을까? 비기기라도 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천지개벽 수준으로 잘한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경기에서 털린다면 2차전에서 털리는게 마치 응답하라 2006이다.
여기서 우루과이가 이기면 A조 중 16강 진출팀은 우루과이와 러시아로 확정된다.
6.1. 경기 실황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은 러시아전에서 참패한 뒤 라인업을 대폭 수정한 채로 경기에 임했다. 전반 21분까지는 프리킥 기회도 가져가고 그래도 잘 버텼다. 전반 22분에 우루과이가 코너킥 기회를 잡아서 이를 루이스 수아레스가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사우디 선수들의 문제는 상대 선수가 코너킥을 올리는데 공이 날아오는 것만 멍하니 보다가 그만 수아레즈를 프리한 상태로 놓은 것이었다. 이어서 28분에 사우디는 하탄의 기습적인 슈팅이 무위로 돌아갔고 33분에는 사우디 선수가 하라는 슛은 안하고 머뭇거리다가 우루과이 수비에 뺏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39분에 알 자삼이 무리하게 돌파하려다가 두다리를 앞뒤로 찢어지는 형태로 넘어져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후사인 알모카위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물러났다. 전반전은 추가시간 2분이 주어진 뒤 우루과이의 한점차 리드로 끝났다.
후반 12분에 우루과이는 두 장의 교체카드를 동시에 사용했다. 로드리게스를 락살트로, 배치노를 토레이라로 바꿔준 것이었다. 16분에 루이스 수아레스가 상대의 태클로 쓰러져 있는 사이 에딘손 카바니가 사우디 측면 뒤로 파고들어 후방에서 오는 롱볼을 받아서 주춤주춤해서 사우디 수비수들을 자신한테 시선이 끌리도록 유도한 다음 문전 앞에 있는 카를로스 산체스에게 올려 줬으나 홈런으로 연결되었다. 20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역습기회를 노려서 기어코 프리킥을 만들어 냈으나 득점까지는 연결되지는 않았다. 29분에 사우디에서 하탄 바헤브리가 빠지고 무함마드 카노가 들어왔다. 32분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실점 위기를 오프사이드로 넘긴 뒤 알 무알라드를 부르고 알 살라위를 내보냈다. 36분에는 우루과이 측에서 카를로스 산체스를 부르고 난데스를 필드로 보냈다. 41분에 카바니가 거의 득점 기회까지 만들 수 있었으나 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정규시간이 거의 끝나갈 때 사우디가 코너킥 기회를 만들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진 것도 거의 흘러갈 때 우루과이 선수들은 고묘하게 시간을 끌기도 했다. 경기는 우루과이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이김으로써 러시아, 우루과이가 대회 최초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모하메드 살라의 월드컵 도전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6.2. 경기 평가
우루과이가 이기기는 했으나, 경기 내용에 실망한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기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등 개막전보다는 나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으나, 여전히 초보적인 실수를 남발하는 등 기량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우루과이는 찬스를 번번이 날려먹으며 많은 득점을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가 파상 공세로 밀어붙여 득점 기회를 여러 번 만들어내는 등 슈팅 개수나 점유율에서 우루과이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우루과이가 16강에서 상대할 국가는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이 유력한데 이집트전과 사우디전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으로 봐서는 8강 전망이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으며, 당장 3차전에 만날 러시아에 이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언하기도 힘든 게, 2006년 월드컵의 프랑스의 예가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프랑스는 지금의 우루과이보다 더 못해서 대한민국과 비기고 토고만 겨우 이기고 16강에 가서 3전 전승을 찍은 스페인을 학살한 바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루과이가 이 경기력으로는 쉽지 않은 것만은 틀림없다는 점이다.
'''러시아, 우루과이 16강 진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탈락 확정.'''
7. 5경기-1 우루과이 3 vs 0 러시아
우루과이는 2010년대 이후 두 번째로 개최국과 맞붙게 되는데, 이는 멕시코와 동일하다. 과연 우루과이가 2010년처럼 개최국팀을 박살낼지도 관전 포인트.
전력상으로만 보면 약체에 가까운 러시아와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등의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이 버티고 있는 강호 우루과이의 대결이지만 앞서 사우디, 이집트와의 경기에서는 오히려 우루과이보다 러시아가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기에 결과는 알 수 없다.
우루과이와 러시아가 16강을 확정지었지만 러시아의 득실차가 +7점이고 우루과이의 득실차가 +2점이므로 러시아의 경우는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
7.1. 경기 실황
전반 9분에 루이스 수아레스가 아래로 내리까는 프리킥을 성공시키면서 선제골을 넣었다. 22분에 우루과이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디에고 락살트의 슛이 데니스 체리셰프의 다리를 맞고 들어갔지만 락살트의 골로 인정되었다가 최종적으로 체리셰프의 자책골로 정정되었다. 27분에 스몰니코프가 베치노한테 반칙을 해서 경고를 받았다. 얼마 안되어 러시아는 실점할 위기를 맞았으나 수비가 겨우 걷어냈다. 35분에 스몰니코프가 락살트에게 거친 태클을 해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러시아는 여기서 체리셰프를 부르고 마르티네스를 투입했다. 추가시간 2분이 주어진 뒤에도 점수는 2:0으로 유지된 채로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 14분에 알렉세이 미란추크가 빠지고 표도르 스몰로프가 들어왔다. 17분에 벤탕쿠르가 경고를 받고 빠지고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가 투입되었다. 25분에 아르템 주바의 경합 과정에 반칙 의혹이 있어서 비디오 판독에 올라가긴 했지만 페널티킥 선언 등의 판정은 없었다. 27분에 우루과이는 난데스를 빼고 로드리게스를 투입했다. 28분에 아르템 주바가 우루과이 키퍼의 실수를 잡아낸 뒤 슛을 날렸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33분에 루카스 토레이라가 경미한 부상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 2분 뒤 러시아는 루이스 수아레즈한테 공간을 열어줘서 또 먹힐 위기까지 갔었는데 다행히 공은 밖으로 나갔다. 38분에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가 러시아 문전에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아킨페프가 막아냈다. 이후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이 지나간 뒤 표도르 쿠드라쇼브가 종아리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도 큰 일은 아니었다. 44분에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에서 고딘이 떨궈준 뒤 아킨페프가 막았지만 에딘손 카바니가 주워먹음으로써 우루과이가 조 1위임을 증명해줬다.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고 카바니는 고메스와 교대하고 벤치로 물러났다. 이후 러시아는 프리킥 기회를 가졌지만 키퍼한테 막혔다. 결국 경기는 우루과이의 3:0 압승으로 끝나고 우루과이는 조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7.2. 경기 평가
수아레스에게 선제골을 먹히고도 아르템 쥬바를 활용한 역습으로 나름 경기를 잘 풀어가던 러시아였지만, 체리셰프의 자책골과 스몰니코프의 퇴장으로 경기가 그냥 터져버렸다. 특히 스몰니코프의 퇴장은 경기의 패배를 확정짓는 수준이었는데,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축구 역시 11명과 10명의 대결은 그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러시아와 우루과이의 전력 비교는 러시아가 약팀이고 우루과이가 강팀이니 만큼 사실상 H조 일본과 콜롬비아의 재림이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애초에 이 경기는 포르투갈 의 기대 이상인 선전과 감독을 바꾼지 얼마 안 된 스페인의 애매함 등으로 인해 더욱 중요도가 적은 경기였는데, 초반부터 기울면서 템포가 많이 루즈해졌다.
후반전 우루과이의 작전은 눈물겨운 카바니 몰아주기. 월드컵에서 카바니가 골을 넣으면 팀이 진다는 징크스[20] 를 깨기 위해 수아레스가 프리킥도 양보하고 일대일 찬스에서도 패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어째 기묘하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사이 집중력이 흐트러진 우루과이를 상대로 미란추크와 교체되어 들어간 스몰로프가 쥬바와 함께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면서 우루과이가 역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고딘의 무서움과 러시아의 피니시 부족으로 골은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 45분에 기어이 카바니가 골을 터뜨리며 소원 성취를 했다.
그리하여 우루과이는 카바니의 징크스를 깸은 물론 무실점 3승으로 기분 좋게 16강행을 결정지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우루과이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로 조별리그를 시작했지만 마지막 경기의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다만, 스몰리코프의 퇴장 때문에 10명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했다는 변명거리가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두 경기에서 모두 활약한 골로빈을 투입하니 않는 등 전체적으로 전력을 발휘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도 0:3의 패배는 예상 못한 흐름이었겠지만.
우루과이 입장에서는 그간 고딘과 수아레스-카바니 사이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애매하던 미드필더진을 나름 새롭게 정비한 경기. 윙만 갈아끼웠지만 그게 그거였던 1, 2경기 선발 라인업과 달리 미드필더진을 윙 없는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사하며 토레이라를 투입, 그간 애매하던 벤탄쿠르를 보다 전진배치하면서 장점을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이미 1명이 퇴장당하고 수적 우위를 가져간 상황이기는 했지만, 벤탄쿠르와 교체된 데 아라스카에타 역시 레프트 윙 자리에서 니갱망 소리 들었던 1차전과는 달리 교체투입 직후 활발한 찬스메이킹으로 장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타바레스 감독이 중시하던 피지컬과 단단함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그러한 부분에 약점이 있지만 젊고 창조성이나 스피드, 축구지능 등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기회를 주었는데, 이날 한정으로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토너먼트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 물론 상대적 강팀을 만나면 다시 떡대들로 버스 세울 가능성도 높지만, 약팀을 상대하거나 강팀 상대로도 선제골을 허용하여 상황 반전이 필요할 때 써먹을 수 있는 플레이어들의 잠재력은 확인하였다.
우루과이 입장에서 세운 또다른 좋은기록은 바로 2010 남아공월드컵과 마찬가지로 개최국과 같은 A조에 속하여 개최국을 3대0으로 박살냈다는 것이다. 거기다 개최국선수 한명이 퇴장당하여 10명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는것도 똑같이 재현하였다. 1994년에 루마니아가 미국을 이긴 이후로 2000년대 들어서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개최국을 이긴 팀으로 남아있다.
러시아는 쥬바와 스몰로프가 분전한 장면이 있었지만 통곡의 벽 고딘 앞에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개막 전에는 골로빈, 스몰로프 이상의 에이스로까지 기대받았던[21] 미란추크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순식간에 경기가 터진 수비적 측면에서의 투박함 역시 꿀조의 단꿈이 끝나고 토너먼트에서 러시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을 듯.
여담으로 이근호 단독해설 2번째 경기였는데, 그간 호불호가 무척 갈리던 이근호 해설이었고 오늘도 그러했지만 한없이 경기 자체가 지루했던 후반전에는 아킨페프와 카바니 드립으로 어마어마하게 오디오를 채우는데 성공했다. 캐칭 펀칭 여부에 대한 판단이 향상된 아킨페프라던가, 카바니에 인간극장 급으로 이입하는 해설이라던가…
개최국 러시아가 0-3 완패를 당하면서 조2위로 16강에 나가게 되었지만, 기묘하게도 FIFA에서 미리 짜놓은 일정은 오히려 조2위 진출이 더 좋아 보인다는 것은 위안거리이다. 조2위 진출팀의 일정이 16강 모스크바 루즈니키, 8강 소치, 4강 모스크바 루즈니키, 결승 모스크바 루즈니키이다. 반면 1위 진출팀은 16강 소치, 8강 니즈니노브고로드, 4강 상트페테르부르크, 결승 모스크바 루즈니키이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일정보다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8. 5경기-2 사우디아라비아 2 vs 1 이집트
각각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이슬람 국가들이다. 또한 아랍어를 공용어로 쓰는 국가들이다. 양팀의 감독이 모두 아르헨티나 사람이라는 점 또한 흥미롭다.
러시아에 0:5 참패를 당하고 우루과이에 0:1로 패배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루과이에 0:1로 패배하고 러시아에 1:3으로 석패한 이집트 간의 마지막 자존심 싸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모하메드 살라의 첫 월드컵 도전은 여기서 끝나게 된다.
8.1. 경기 실황
17분에 모하메드 살라의 상징인 달리기가 나왔으나 상대 수비수한테 따라잡혔다. 21분에 모하메드 살라가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받아서 자신의 첫번째 필드골을 만들었다. 38분에 아메드 파티가 알 사흐라니의 슛을 핸들로 막아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는 알 무알라드가 나섰는데 그의 슛은 이집트 키퍼 엘 하다리의 선방에 막혔다. 추가시간 3분이 주어진 뒤 가브르가 알 무알라드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뜨려서 '''페널티킥을 또 내줬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었는지 결국 이 장면은 비디오 판독으로 올라갔으나 최종적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살만 알파라지가 키커로 나서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대회 첫 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경기는 대회 최장 전반전이 되었다.
이집트는 후반전 시작 전에 사이드를 빼고 와르다를 투입했다. 18분에 이집트는 마르완 모센을 부르고 라마단 소비히를 내보냈다. 이어서 사우디도 하탄 바헤브리를 빼고 무함마드 아시리를 투입했다. 37분에 트레제게가 나가고 마흐무드 카흐라바가 투입되었다. 이후 경기는 별 일 없이 계속 진행되다가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고 그 4분이 모두 지나 경기가 끝나려는 그때 경기의 승부가 갈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원터치로 패스. 살렘 알 다우사리가 망설이지 않고 오른발로 낮게 깔아차 극장골을 뽑아서 역전승을 거두었다.
여담으로 이날 이집트 골키퍼로 나온 에삼 엘 하다리는 만 45세 161일의 나이로 본선에 나와 월드컵에 나온 최연장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1996년에 대표팀에 발탁되었지만 정작 조국은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 이후 본선에 나온 적이 없었다. 이후 이번 대회에 오랜만에 나왔지만 노장인 탓에 무함마드 시나위에게 주전 키퍼를 내줬다. 그런데 팀은 2패를 해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됨에 따라 쿠페르는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이로써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때 콜롬비아의 골키퍼 파리드 몬드라곤이 43세 3일의 나이에 일본전에 교체출장했던 종전의 최연장 기록을 경신하게 되었다.
8.2. 경기 평가
사실 사우디가 2차전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나름 선전하긴 했지만 개막전 오대빵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컸던 탓에 사우디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체적인 경기력 자체도 사우디가 밀리고, 무엇보다 이집트의 거성 '''모하메드 살라'''가 컨디션이 돌아오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집트가 사우디를 신나게 두들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렇게 이집트는 모하메드 살라가 선취골을 넣음으로써 그 예측대로 흘러가려고 했지만, 그 후 백전노장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막아냈음에도 바로 또 페널티킥을 허용하여(…) 어이없게 동점을 만들어주었고, 결국 추가시간에 사우디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하면서 '''이번 월드컵 최초의 3전 전패 탈락팀'''이라는 최악의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조 편성도 우루과이 외에는 그다지 강팀이라 할 만한 팀이 없었고, 그 우루과이마저도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수준의 전력은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모하메드 살라는 자신의 생애 첫 월드컵 필드골을 기록했지만, 팀은 3전 전패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으면서 그의 첫 월드컵은 이렇게 씁쓸하게 끝을 맺고 말았다.
9. 총평
8개 조 중에서 가장 임팩트가 떨어지는 조라고 평가받았다. 우루과이가 나름 남아공 월드컵때 4강까지 올라가고 우승까지 해본 남미 강호라고 하지만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수준은 아니었고, 사우디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는 개최국이긴 하지만 전력상 다른 유럽 팀과 비교하면 많이 모자라는 수준이었다. 이집트는 모하메드 살라가 있었기에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22]
하지만 까고 보니 나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개막전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에 5대0 관광쇼를 선보였고 2차전에선 이집트까지 3대1로 박살냈으며, 우루과이는 이집트와 사우디에 쩔쩔매며 간신히 1대0 승리를 거두었다.
그렇게 러시아와 우루과이가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3차전에서 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이집트는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우고도 사우디한테 패하며 전패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8골을 몰아넣으며 무시무시한 개최국의 포스를 보여주던 러시아는 그동안 비실거리던 우루과이에 3대0으로 말 그대로 '''진압'''당하고 만 것이다. 결국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2팀 중 유일한 무실점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3전 전승으로 16강을 향해 달려갔고, 러시아는 기세가 한 풀 꺾인 채로 16강에 가게 되었다.[23] 사우디는 이집트를 이기면서 자존심을 세웠고[24] , 이집트는 최악의 성적표로 짐을 싸게 되었다.
[1] 20승 12무 19패 / 80득점 71실점 / 최고순위 '''우승'''[2] 17승 8무 15패 / 66득점 47실점 / 최고순위 4위[3] 2승 2무 9패 / 9득점 32실점 / 최고순위 16강[4] 0승 2무 2패 / 3득점 6실점 / 최고순위 1라운드[5] 지난번 2014 브라질 월드컵때도 브라질은 예선경기를 치르지 않아 14위까지 떨어졌었다.[6] 8년 전 2010 남아공 월드컵의 개막전은 남아공vs멕시코였다. 이 때도 '개막전 노잼'이라는 소리는 우렁차게 나왔지만 당시 경기 양상을 보면 개최국 남아공의 시피웨 챠발랄라 선수가 호쾌한 왼발 중거리 골을 때려 넣을 정도로 결코 수준 떨어지는 경기가 아니었다.[7] 21전 15승 6무. 심지어 역대 최약의 개최국으로 꼽히며 개최국의 16강 진출 법칙을 유일하게 깨버린 남아공조차 멕시코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1:1 무승부에 성공했다.[8] 이때 러시아의 올렉 살렌코라는 선수가 혼자 5골을 넣었고 이는 아직까지 역대 월드컵 한경기 개인 최다골 기록으로 남아있다.[9] 빈 살만은 불만에 찬 표정으로 제스처를 취하는 반면, 푸틴은 애써 입이 귀에 걸리려는 걸 참고 있었다.[10] 자고예프 대신 투입한 체리셰프가 2골, 스몰로프 대신 들어간 주바가 들어가자마자 1골. 교체선수가 총 세 골을 넣어서 결과적으로 기가 막힌 용병술이 되었다.[11] KBS에서는 이근호가 해설위원으로 나왔었는데, 중거리슛이라도 계속 때려서 아킨페프의 실수를 유도하길 바랬었다.[12] 같은 대회에서 독일에게 우리나라가 0:1로, 그것도 4강전에서 졌다는 점을 기억하자. 엄청난 대비이다.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조예선 다른 경기에서도 아일랜드에 0-3, 카메룬에 0-1로 지면서 3전전패 무득점 12실점으로 같은 무득점에 3전전패지만 9실점인 중국을 제치고(?) 32위 최하위를 기록했다.[13] 이 대회 8강까지 가긴 했으나 16강에서 승부차기 삼연뻥을 시전한 '스위스'를 만난 덕에 8강까지 갈 수 있었고 그마저도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는 각각 4:0, 3:0으로 학살당했다.[14] 1994년 러시아 6:1 카메룬, 1998년 네덜란드 5:0 한국, 아르헨티나 5:0 자메이카, 스페인 6:1 불가리아(근데 스페인은 이러고도 승점에 밀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2년 독일 8:0 사우디, 2006년 아르헨티나 6:0 세르비아-몬테네그로, 2010년 포르투갈 7:0 북한, 2014년 '''독일 7:1 브라질'''[15] 이집트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1990년에 그는 만 17세의 소년이었다.[16] 2014년 6월 24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43세 3일로 출전하여 기록 보유 중[17] 신태용 감독이 볼리비아전에서 공격수로 김신욱을 투입했다가 무득점에 그치자 '김신욱 투입은 트릭'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풍자.[18] 이는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당시에는 수아레스가 결장하면서 디에고 고딘과 에딘손 카바니에게 수아레스의 역할을 맡겼지만 자격미달로 끝났고 팀도 조별리그 조기탈락이란 수치스런 결과를 얻었는데 이번에는 반대가 된 것.[19] 분명 비디오 판독 상으로 할리우드 액션이었지만 주심은 이집트 쪽에 카드를 줬다. [20] 카바니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적은 2번밖에 없는데 공교롭게도 그 2경기를 모두 졌다.. 그 중 한번은 코스타리카에게 당한 충격패[21] 한국과의 평가전 후반에 한국을 농락하며 마지막 골을 집어넣기도 했고, 개최국 버프도 있긴 하겠지만 한준희 장지현 해설위원이 피오네 시스토,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와 함께 월드컵 라이징 스타로 공통적으로 기대한 러시아 테크니션이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22] 그렇다고 러시아보다 이집트의 진출 확률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8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모하메드 살라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새롭게 등장했고 도박사들은 러시아의 진출 확률을 더 높게 예상했다.[23] 다만, B조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각각 1, 2위를 하며 A조에선 1위나 2위나 16강전이 똑같이 어려워지긴 했다. [24] 24년만에 월드컵 승리를 거둔 덕분에 사우디 축구협회에서 예고했던 러시아전 대참패에 따른 징계는 없던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