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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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飢饉''' / Famine
1. 개요
2. 파급력
3. 현대의 기근
4. 원인
4.1. 자연재해
4.2. 자연환경 변화
4.3. 잘못된 정책, 행정마비, 부정부패
4.4. 전쟁
4.5. 유통, 배분 시스템의 비효율성
5. 역사 속 기근
6. 관련 서적
7. 미디어에서
8. 같이보기


1. 개요


말 그대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사회는 인구수에 따라 최소한의 식량이 반드시 필요한데, 식량이 그 기준에 미달할 정도로 부족하면 수백만 단위의 집단 아사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가를 이루는 인구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대다수의 인구가 당장 생존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기에, 발생하면 국가가 사실상 마비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정부라면 필수적으로 막아야 하는 사태.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먹을 것과 관련된 재난이기에,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인류에 많은 기억과 트라우마를 남겼다. 중세 유럽의 전쟁, 기근, 역병의 세 기사 같은 의인화 등이 대표적.
전쟁, 기근, 역병의 쓰리 콤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가 막장 테크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정상적인 농업과 상업이 불가능해지고, 경제 활동이 줄면 기근이 일어난다. 여기에 기근으로 허약해진 사람들과, 전쟁과 기근으로 마비된 사회 시스템-가령 사망자 매장이라거나 폐기물 처리, 유해조수 퇴치와 같은 일들-, 전쟁으로 인해 야기된 비정상적인 인구 밀집(군대든 피난민이든)이 합쳐지면 바로 전염병이다. 쓰리 콤보가 한꺼번에 일어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괜히 묵시록의 4기사 중의 하나가 기근인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도 잘 산다고 하는 유럽 대륙에 소속된 대부분의 국가들도 20세기 초반까지 기근으로 고통받았기에, 프리츠 하버가 질소 비료를 개발해 기근 퇴치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독가스를 만드는 등의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을 받은 것을 보면, 기근이 얼마나 인류에게 큰 문제였는지 알 수 있다. 노벨상 보이콧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하버의 케이스인데 이는 인간에겐 도덕, 윤리 이전에 의식주가 더 중요하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욕구계층이론에서 설명하듯 도덕, 윤리도 '등 따시고 배 불러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결코 극단적인 비유가 아니며,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은 도덕 윤리고 뭐고 지킬 수 없다'라는 주장은 유가를 비롯한 고대부터 숱한 지식인들이 주장한 내용이다.[1]

2. 파급력


기근의 파괴력은 전쟁조차 능가할 정도다. 실제로 경신대기근 무렵 조선노인들은 "임진왜란, 정유재란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인구가 1600만인 국가에서 사람이 최소 100만 명 이상이 죽어가고, 더욱이 과거라면 별다른 타격이 없었을 수도의 핵심 지배층들조차 기근과 전염병으로 떼죽음을 당했기 때문. 게다가 정부가 일을 제대로 못 해서 이런 일이 생겼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당시 조선 조정은 기근 해결을 위해 비축된 식량을 모조리 풀고[2], 청나라에서 쌀 수입을 검토할 정도로 노력할 만큼 했는데도 이랬으니 더 이상 의지할 곳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이 굶어죽는 판이었으므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기근이 일어나면 별다른 조치가 없는 이상 사회는 빠르게 붕괴한다. 기근 지역의 정착민들은 생존을 위해 식량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렇게 난민이 대량으로 발생하면 정착민을 대상으로 형성되어 있던 국가 행정 체계는 빠르게 붕괴하고, 대량의 인구이동과 함께 해당 지역 사회가 무너져 내려서 인구 파악조차 어렵게 된다.
기근이 닥친다고 해도 일부 지방에서는 아직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기근 때문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많은 난민들이 발생하여 안정적인 지방으로 이동하면 안정된 지방으로도 식량 위기와 치안 불안이 빠르게 파급된다. 농경 사회에서 한 지역이 저장하고 생산하는 식량에는 한도가 있는데, 다른 지역의 기아 인구가 대량으로 밀어닥치면 정상 상태가 유지되던 지역 역시 곧바로 인구 부양력을 초과하게 되어 저장된 식량이 고갈되고 생산이 마비되어 버린다. 경신대기근 당시 조선이 바로 그랬다.
이런 식으로 치안 불안과 기아 상황이 연쇄적으로 넓은 지역에 파급되면 정착민들은 난민을 적대시하여 몰아내려 하게 된다. 그리고 난민들은 생존을 위해서 정착민들을 공격하는 도적 무리로 바뀌게 되고, 최종적으로 ''''국가가 무능해서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이 틀림없다''''고 여겨서 국가를 공격하는 반란군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당장 아프리카에서 흔한 식량난의 경우 이들 국가의 통치 권력이 정말 북한급으로 미쳐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보다는 전통적인 1차 산업에만 의존하는 이들 국가의 사회 특성상 수확이 좋지 않으면 대참사가 발생하는 게 크며, 특히 동아프리카사헬 지대는 기후 특성상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기근으로 국가 하나를 말아먹는 일이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 좀 더 최악의 경우에는 기근의 결과로 국가의 재건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문명 그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가 나온다. 그나마 경신대기근은 2년만 지속되었고 조선은 당시 인구가 1600만 가량으로 상당했기 때문에 나라 전체가 완전히 결단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규모 문명이나 커뮤니티는 이야기가 달라서 기근은 '''하나의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는''' 끔찍한 재앙이다.
인간에 대하여 제한적으로 기근을 적용하면 이 정도이나, 생명체 자체에 적용했을 때는 '''멸종'''도 가능하다. 역사상의 많은 대제국들도 전쟁이 아니면 기근으로 멸망했는데, 전쟁으로 멸망하는 경우에도 기근으로 인한 타격으로 국력 약화가 이미 있었던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배층이 무능해서 기근을 키우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할 만큼 해도[3] 무너지는 경우가 절대다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시절부터 인류의 역사는 이 '''기근과의 전쟁 과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최근 수십 년간 경제 발전을 이룬 동북아시아(북한 제외)[4][5], 북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 등의 지역을 제외하면 이러한 상황은 현재21세기에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당장 아프리카만 해도 에이즈기아와의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다. 따지고 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동물은 항상 배고픔, 즉 기근과 싸워왔다.
수년간 보존 가능한 통조림, 레토르트 식품은 사실상 현대에 나온 식품 제조법이었으며[6] 냉장고 역시 산업혁명이 일어난 한참 후에 만들어졌고, 그 이전에는 음식의 냉장, 냉동이란 거의 불가능했다.[7] 식량의 장기 보존이 거의 불가능하여[8] 어쩌다 식량 생산이 많았어도 '''썩어서''' 버려야 하는 사태가 빈번했다.[9] 그나마 곡물은 장기 보관이 어느 정도 가능했는데, 가 쏠아버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렇게 식량의 보존이 극도로 힘든 상황에서 자연재해, 혹은 메뚜기, 쥐떼 등의 병충해로 한해 작물이 날아가 버리면 그게 기근이 된다. 그나마 땅이 넓거나 좁더라도 평소 쌓아놓은 돈과 식량이 충분한 국가에서 국지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외부에서 수입해 오는 식으로 수습이 가능하나, 작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거나 큰 국가라도 광범위한 지역에서, 혹은 가난한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국가 멸망을 피하기는 어렵게 된다.
21세기에도 기근이 세계 정세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랍의 봄이 일어난 배경에는 독재, 종교적 억압 등이 있지만, 방아쇠를 당긴 것은 러시아의 흉작으로 인한 곡물 수출 동결로 곡물 가격의 상승, 그로 인한 빈곤과 식량난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2010년대의 중동을 광기에 몰아넣음은 물론 유럽까지 각종 테러브렉시트 등 격동의 소용돌이에 휘몰아놓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3. 현대의 기근


국제 무역이 크게 증가한 현대 사회는 서구 선진국의 적극적인 원조[10]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대기근의 발생 및 장기화로 인한 대량 아사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지만 대신 기근의 발생 요인이 다변화된 게 특징인데, 대표적인 경우가 식량 자급률의 하락이다. 아이티필리핀 등은 풍요로운 국토 덕분에 식량 산출량이 많음에도[11] 식량 자급률이 굉장히 낮아 큰 문제를 겪는다.

4. 원인


기근은 보통 한두 가지 원인으로만 발생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쳤을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가지 원인으로 문명이 작살날 정도의 대기근이 오는 경우도 있다.
사실 어떠한 경우더라도 식량을 수송하고 유통을 할 수 있는 도로나 철도 같이 제대로 된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 식량난을 겪는 국가들을 자세히 보면 진짜로 식량이 부족한 곳은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과거 대한민국만 보더라도 경부고속도로 건설 이전에도 이미 식량은 충분한 생산량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운반을 할 열차나 차량이 돌아다닐 도로나 철도가 제대로 안 갖추었으니, 정상적인 유통이 되질 않아서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것이다.

4.1. 자연재해


가뭄, 홍수, 냉해, 화산화산재 같은 기후 변동이나 황충 등의 해충으로 농업 소출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이런 경우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농사가 성공할 수 있지만, 적은 지역의 식량으로 다른 모든 지역을 먹여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식량 운송도 어렵기 때문에 기근에 직격타를 맞은 지방을 구출하는 것은 어렵다. 아일랜드 대기근전염병감자 역병이 큰 원인이 되었다. 사실 정확히는 영국의 정책이 실패한 게 크다.
1, 2년 정도의 기근은 버텨낼 수 있으나, 영구적인 사막화 같은 것이 벌어지면 그야말로 해당 지역은 완전히 끝장이다.
조선시대에 발생한 경신대기근의 근본적인 원인도 이 자연재해 때문이다. 해당 문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당시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재해란 재해는 모조리 발생했다.

4.2. 자연환경 변화


과거이스터 섬에서 벌어졌던 일,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화전(3번 항목) 등으로 인하여 '''식량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여 '''만성 기근'''이 올 수도 있다. 아랄해 부근처럼 잘못된 댐 건설로 인하여 강이 말라붙어 소금 호수가 되어 다 끔살당하는 경우, 이집트 아스완 댐처럼 비옥한 퇴적물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포함된다.
플랜테이션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플랜테이션은 기존에 있던 목초지, 삼림을 다 밀어버리고 특정 작물만을 재배하는데, 대개 이런 경우 지력을 고갈시키는 경우가 많다. 플랜테이션에 의해 지력이 고갈되고, 이 때문에 점차 플랜테이션 경작지는 줄어들게 되어 버려진 황무지가 많아진다. 물론 이런 땅은 비료를 이용하면 일정량 복구가 가능하긴 하지만, 문제는 플랜테이션이 일어나는 지역 대부분이 비료를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플랜테이션은 농업이라는 대표적인 1차산업의 일종으로 기술력, 공장 등이 없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버려진 황무지는 사막화가 되는 경우가 잦다. 일단 사막화가 가속되기 시작하면 선진국도 막아내기 힘든 것이 보통이니[12] 1차산업 위주의 개발도상국은 이런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애초에 대다수 개발도상국 정부는 이런 것에 신경을 거의 안 쓴다. 아니 못 쓴다. 당장 먹고 살 수가 없는데 사막화에 어떻게 신경을 쓰는가? 개발도상국은 커녕 돈 많은 중동 산유국들도 해수 담수화를 하거나 태양광 발전단지 등 최대한 있는 그대로를 이용하려고 하지, 사막화를 멈출 시도조차 못한다. 또한 해수 담수화조차 비용이 많이 들어서 중동 산유국들이 이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있다. 그래서 사막화는 가속화되고, 계속해서 농작물 생산량은 줄어들며 기근이 발생한다.
단순히 사막화가 된다면, 엄청 어려운 일이지만 녹지 조성 등으로 해결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사막화를 넘어 벗겨진 토양이 굳어버리는 현상, 즉 라테라이트 현상이 일어난다.[13] 표면 토양층이 라테라이트로 바뀌어 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라테라이트는 적당히 쪼개서 벽돌로 쓸 수 있을 정도의 단단한 물질이다(사실 암석이다). 즉 이대로는 농사를 전혀 지을 수 없게 되며, 다시 농경지로 복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노동과 비용이 들게 된다.
위에 언급된 토양의 사막화, 라테라이트화로 인한 농경지의 축소는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특히 열대지방의 경우 건기우기로 인해 토양 유실이 심한것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경작지는 줄고, 그로 인해 식료품을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국제시장의 식료품 가격이 싸지는 않으며, 일정하지는 더더욱 않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런 국가들은 국제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기근이 닥치게 된다.
환경은 지구의 자연적인 기후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에 가장 이익을 보는 곳 중에 하나로 북아프리카를 꼽는데, 그 지역은 현재는 대부분 황무지와 사막이지만 고대에는 원래 풍요한 농경지였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지금과 같은 황폐한 지역이 된 것은 과도한 농경 때문이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현대에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가 거듭되며 실제로는 근세에 발생한 한랭기의 영향으로 아프리카 내륙에서 북아프리카 쪽으로 부는 강한 건조한 지역풍인 대륙풍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게 온난화가 되어 고대의 온도만큼 오르면 이 지역풍의 방향이 북풍으로 바뀌어 북아프리카는 해양성 기후가 되어 농경에 적합한 지역이 되고, 이번에는 남부 유럽이 고대처럼 사막화가 되어 유목민들이나 살 수 있었던 건조 기후로 바뀌게 된다. 인재라고 보는 것들도 실제로는 지구 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간이 막을 수 없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호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침엽수림이 차지하고 있는 툰드라도 고대(판게아 시절)에는 거대한 아열대림이었으며, 그래서 러시아는 대량의 석탄과 석유를 매장하고 있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동토가 해빙되어 러시아의 식량 생산량은 급증할 것이다. 적도 지방은 침수되어 아마조니아가 사라질 지경이 되면 지구의 허파는 러시아 내륙이 대신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인간이 가속화하거나, 둔화하거나,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인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니 인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도 여름과 겨울이 오는 것처럼 기후는 끝없이 변화할 것이다. 즉 기후 변화는 인재이지만 인재가 아닌 천재지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4.3. 잘못된 정책, 행정마비, 부정부패


대약진운동, 우크라이나 대기근, 고난의 행군이 대표적인 예. 다만 위의 예시와는 다른 점이 위의 사태는 '''만성적으로''' 다가오는 현상이나, 정책상 문제는 상부의 지침이 오판[14] 혹은 하층민들이 굶어죽건 말건 체제 존속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건 감수해야 한다는 발상[15],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기근이 엄청나게 빨리 온다는 점이다. 가장 심각한 경우는 자원 배분의 실패로, 실제로는 식량이 풍족하게 생산되었거나 식량 생산량에 별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빈민들에게 굶주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시절의 에티오피아 기근이나 아일랜드 대기근은 정부가 식량 배분을 조금만 잘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 아일랜드 대기근의 경우, 멜서스 트랩을 믿고, 영국 의회에서 빈민구제대책을 없애버린 것이 결정타였다.

4.4. 전쟁


전쟁은 농업의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 토지는 황폐화되고, 경작할 남성 인구는 전쟁터에서 죽거나 불구가 되며, 농기구는 징수돼서 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거나 적군의 공격에 의해 박살나고 등등. 게다가 겨우 생산한 식량도 전쟁으로 인해 교통 수단이나 유통 체계 자체가 크게 파괴되면서 제대로 분배되지 못할 수 있다. 농사에 필요한 종자, 농약과 비료 역시 전시엔 제대로 생산이 되지 않아서 제대로 농사가 안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전후에는 무슨 물자든 부족하기 마련이다. 맨발의 겐에서도 나오는 내용으로, 특히 이 때 일본의 경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맞았기 때문에, 굶주림과 방사능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다만 이런 경우는 진짜 제대로 재가 되었다 해도 농촌을 비롯해 식량 생산 지대의 상당 부분은 건재한 경우가 많으며, 또한 여성 노동력 활용이 가능하고 사회 시스템도 제대로 기능하여 바로 복구에 착수하게 되기 때문에 경신대기근과 같은 대량 아사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없다.

4.5. 유통, 배분 시스템의 비효율성


사실 토마토 같이 현대적 기법을 활용해 대량으로 재배되는 작물의 경우 가격의 80% 이상은 운송, 저장, 폐기 비용이다. 생산 비용은 나머지 10%에 불과한 셈이다. 생산력만 따지고 보면 인류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수준은 진작에 초월했는데, 10억 마리가 넘는 소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곡식이 들어가는지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생산 후 과정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만 하면 기아라는 현상 자체를 거의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5. 역사 속 기근


  • 19세기 말 인도 대기근: 사망자 2~4천만여 명 추산. 당시 영국령 인도 제국 정부는 해당 사망자들이 비위생적인 생활 때문에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발표했으나, 당시 현장을 답사한 사람들의 사진이나 식민지 관리들의 보고에 의하면 아일랜드 대기근 수준의 참혹한 기아가 발생했다.
  • 카자흐스탄 대기근
  • 탐보라 대기근: 1815년 탐보라 화산이 폭발해서 최소 75만~ 최대 200만명이 굶거나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6. 관련 서적


  • [대기근이 온다 - 세상을 바꾼 가뭄과 기근의 역사] 처음북스, 2016
  • [1942 허난 대기근] 글항아리, 2013
  •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 푸른역사, 2008

7. 미디어에서


  • 허난 대기근을 소재로 한 영화 1942가 2012년 개봉.
  • 홀로도모르를 소재로 한 미스터 존스가 개봉.
  • 홀로도모르를 소재로 한 영화 Bitter Harvest가 2016년 개봉. (국내 제목은 홀로도모르: 우크라이나 대학살)

8. 같이보기



[1] 당장에 유교 국가였던 그 조선에서 경신대기근 때는 엄마가 애를 버리고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일이 만연했다! 심지어 '''엄마가 자식을 잡아먹은 사건'''이 벌어졌지만, 보통이라면 "이런 짐승만도 못한 짓" 이라고 기록되어야 할 일이 하도 상황이 시궁창이다 보니 "기근이 워낙 심해 이런 일이 일어났다." 라고 기록하고 말 정도였다(...)[2] 조선은 효종 때부터 '(명목상) 북벌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이대면서 관리들 주머니로 들어갈 쌀을 열심히 깎아서(...) 비상시국을 대비해 대량의 군량미를 비축해뒀다.[3] 대개의 지배층은 군사력과 형법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는데, 식량이 없으면 둘 다 유지 불가능하다.[4] 북한도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 장마당을 규제하지 않음으로서 아사자는 점차 줄이고 있다. [5] 중국의 경우 자체 수급 가능 식량은 그럭저럭 생산하는 편이다.[6] 통조림 자체는 나폴레옹 시대에 고안되었으나, 그 당시에는 뚜껑을 ''''''으로 땜질하여 중금속 중독 문제가 엄청나게 심했으며, 현대 통조림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증기 소독, 첨가물 등이 쓰였을 리가 없었으니 통조림 내에서 보툴리누스 독소가 생성되어 이것을 먹고 죽기도 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보툴리누스 중독은 여러 살균 소독이 쓰이고 있는, 현대에도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현대 통조림 통에는 중금속이 사용되지 않는다.[7] 조선시대만 해도 여름에 얼음을 쓸 수 있는 곳은 두 군데였는데 한 곳은 엄청난 양반가. 그것도 덥다고 사다 쓰는 것이 아니라 제사할 때 큰 마음 먹고 썼던 것이고, 나머지 한 곳은 바로 왕가.[8] 일부 식품의 경우 염장이나 건조, 훈제를 통해 보존 기간을 늘리는 게 가능했지만, 소금도 만만치 않게 귀하거나 등등 여러 가지로 제약이 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9] 김치장아찌 같은 발효식품 역시 요리와 맛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채소류를 장기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10] 단순한 동정의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주 이유는 대량 아사 사태가 발생하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걸 안 받아준다는 건 불가능하고 받아줄 경우에는 당연히 사회적인 혼란이 찾아오게 되기 때문이다. 강제 추방도 현지 국가가 어느 정도 가난한 수준인 국가에서 밀입국이나 불법 체류로 들어오는 경우나 가능한 거고, 당장 맞아죽거나 굶어죽게 생겼는데 안 받아주는 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11] 단, 아이티는 과도한 삼림의 벌채와 개간으로 인해 국토의 황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12] 당장 미국만 해도 서부 지역이 사막화가 되고 있어 골치를 썩고 있다.[13] Laterite - 산화, 알루미늄이 많이 포함된 강우량이 많은 아열대 기후에서 형성되는 토양층이다. 비가 내리며 표면의 규소(실리카)를 용출시켜버린 후 표면에 남아있는 철과 알루미늄 점토질 등이 광반응, 산화에 의해 경화되어 다공질의 암석과도 같은 토양층을 형성하게 되는 것. 이런 토양이라도 식물이 자라고 있다면 식물의 풍화 작용 조장과(뿌리가 땅을 헤집으므로) 식물에 의한 수분 공급(식물이 수분을 방출하므로)으로 인해 경화되지 않지만, 식물도 없이 벗겨져버린 토양에는 그런 작용이 가능하지 않아 라테라이트화가 가속된다. 일단 라테라이트화가 발생하면 잡초 정도라면 모를까 농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14] 예를 들어 중국의 대약진운동이 해당된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경우도 애매하긴 하지만 이런 성격이 어느 정도는 있다.[15] 북한에서 이미 80년대부터 협동농장 체제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90년대 초반 들어 소련의 지원이 끊어지면서도 다락밭 개간 등 환경적인 요인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개혁을 도외시한 농업 정책을 폈다. 거기에다가 체제 유지의 당위성을 위해 경제력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그나마 있는 국가 예산도 핵개발에 쏟아부으면서 이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거기에다가 개인숭배부정부패로 인해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도 기근 발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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