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툴/행적

 



1. 개요
2.1. 오리지널
2.2. 종족 전쟁(Brood war)
3. 스타크래프트 암흑 기사단[1]
4.4.1. 프롤로그: 망각의 속삭임
4.4.2. 주 이야기: 공허의 유산
4.4.3. 에필로그: 공허 속으로


1. 개요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영웅 제라툴의 행적에 대해 서술한 문서이다.

2. 스타크래프트



2.1. 오리지널



Tassadar : Outcasts though you may be, it is your vision and courage that may yet save our Homeworld from the Swarm. I beg of you, Zeratul, return with us to Aiur. Though they are petty, and have, in ignorance cursed your kind for generations... help me save our people.

Zeratul : Since our banishment long ago, we have never failed in our responsibility to Aiur. Though it shall cause us great pain to see our homeland once more, we shall return with you, Tassadar. We will do what we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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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다르''' : 자네는 비록 추방자이지만, 그 선견지명과 용기만이 군단으로부터 우리 고향을 구할 수 있네. 간청하네, 제라툴, 함께 아이어로 가세. 비록 그들이 편협하고 무지하게 수세대동안 자네의 일족을 저주했지만... 우리 동족을 구원할 수 있게 도와주게.

'''제라툴''' : 오래전 추방당한 이후에도, 우리는 고향을 향한 책임을 버리지 않았네. 고향을 다시 보는 일에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자네와 함께 돌아가지, 태사다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네.[2]

오래 전 칼라이 프로토스로부터 추방됐던 암흑 기사단의 일원으로 오리지널 저그 캠페인에 처음 모습을 비추고[3] 이후 프로토스 캠페인에서도 등장하여 태사다르와 함께 대의회와 초월체아이어 침공에 맞서게 된다.
계속하여 부활하는 저그정신체를 처음으로 파괴하는데 성공한 인물이다. 태사다르가 칼날 여왕을 도발해 주의를 끈 사이 암흑 기사들을 이끌고 마침 케리건에게 불만을 잔뜩 가지고 있었던 정신체 자스가 있는 곳에 침투해 케리건의 약점을 알려주겠다면서 그에게 접근한 후 암살했다.
자스가 비명횡사하면서 가름 무리는 폭주했고, 동료 정신체 다고스가 프로토스를 상대하면서 시간을 버는 동안 저그 플레이어가 일부러 가름 무리를 말살해야 했다. 거기다 자스와 연결된 초월체마저도 자스가 죽은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마비 상태에 빠질 만큼 제라툴의 행위는 저그에게 심각한 타격을 줬고, 결정적으로 '''정신체와 초월체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여 저그 수뇌부에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프로토스 원정대에는 희망을 안겨줬다. 물론 아이어 프로토스들은 이런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지도 못했고 설령 알았더라도 암흑 기사단에 의존할 생각은 없었겠지만. 다만 이내 케리건에게 차 행성에서 반격당해 이끌고 온 원정 함대가 파괴되고, 태사다르가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끌어줄 때까지 테란의 건물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된다. 1000년간 자신을 배척해 온 칼라이들이 도움을 청하자 기꺼이 손을 내미는 행보부터가 그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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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제라툴 본인도 전혀 예기치 못했던 큰일이 일어나고 만다. 제라툴은 성공적으로 자스를 처단했지만, 그 순간 제라툴과 초월체의 의식이 일시적으로 연결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덕분에 초월체의 수많은 계획을 알게 됐으나, 초월체 역시 제라툴과 연결된 덕에 '''아이어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비록 의식을 추스르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마비에서 다시 깨어난 초월체는 일단 암흑 기사들이 또다시 정신체를 암살하는 것을 막고, 저그 플레이어의 무리를 포함한 저그의 주력 병력을 아이어에 총 집결시키는 건 물론, 나아가 아이어에 몸소 왕림할 계획을 실행시키게 된다. 이 시기 초월체는 단지 아이어의 위치를 몰라서 직접 치지 못했을 뿐이지 프로토스의 거점을 공격하고 싶어 이를 갈던 상황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어의 위치를 알게 된 이상 더 망설일 필요 없이 바로 총공격에 나선 것이다.
초월체는 아이어 침공을 개시하기 직전 케리건을 보내 암흑 기사들의 탈출을 가로막고, 퇴로가 막혀버린 태사다르와 제라툴의 병력은 차 행성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케리건의 계속되는 수색을 피해 제라툴은 생존한 암흑 기사 소수를 이끌고 차 행성의 감염된 사령부 안으로 대피하였고 태사다르와 다시 조우하게 된다. 모성 아이어가 위험에 빠지자 태사다르의 설득으로 아이어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고, 몇백 년 만에 고향 땅을 밟는다.[4] 하지만 대의회가 태사다르와 제라툴 일행을 적대하는 바람에 내전이 벌어져 태사다르와 제라툴의 프로토스 세력과 대의회의 칼라이 프로토스끼리 서로 싸우게 되고 결국 이 꼴을 보다 못한 태사다르가 자진해서 체포당해 정지장에 감금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알다리스 : 너희 영웅 나으리를 되찾으러 올 줄 알고 있었다. 이제 대의회의 뜻이 절대적임을 깨닫게 해주마. 아둔의 평화가 함께하길.
제라툴 : (암흑 기사들을 데리고 나타나며)멈추시오, 심판관. 태사다르의 추종자들은 암흑 기사단이 존재하는 한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오. 경비병들을 철수시키시오! 그러면 다시 달이 뜨는 광경을 볼 수 있을테니.
알다리스 : 칼라의 빛을 잃어버린 자들의 말 따윈 듣지 않겠다. 너와 타락한 형제들은 배신자들과 함께 죽을 것이다!
제라툴 : 진정 그 오만한 믿음에 눈이 멀어 눈앞에 펼쳐질 파멸이 보이지 않는 것이오? 대의회는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상 초월체의 승리를 돕고 있을 뿐이오.
알다리스 : 우리 계획에 대해 뭘 안다고 지껄이느냐, 신성모독자여?
제라툴 : 지금 내게 지식에 대해,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것이오? 난 어둠을 가로질러 여기서 가장 멀리 떨어진 행성을 찾아갔소. 음항성의 탄생을 지켜봤고 현존하는 모든 것들의 무질서를 목격했지. 알다리스,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대들이 아이어에서 이룩한 모든 것은 그저 스쳐갈 꿈에 불과하오. 그리고 그 고귀한 대의회가 이 꿈에서 깨어나면, 자신들이 더 큰 악몽에 빠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오.'''
알다리스 : 두고 보자...
제라툴과 휘하의 암흑 기사단은 잠시 잠적했으나 아르타니스와 피닉스, 레이너의 연합 세력이 정지장을 부수어 태사다르를 구출하고 대의회가 반격하려는 찰나 나타나서 태사다르를 구하는 데 성공한다. 이 때 비유를 활용하여 정중하게 태사다르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여기엔 '''태사다르와 그의 추종자들을 건드릴 경우 당신들을 모조리 죽이겠다.''' 라는 무서운 뜻이 내포되어 있다. 거기에 제라툴과 그가 이끄는 암흑 기사단은 칼라이 프로토스들과는 전혀 다른 전투 방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이 대의회 중심부에 잠입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기에 제라툴이 저렇게까지 엄포를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제라툴은 이 자리에서 본인보다 연로하고 완고한 알다리스를 향해 현실을 직시하라며 스스로 경험한 인생사도 꺼낸다. 전투력 뿐만 아니라 많은 경험을 쌓은 현자로서의 이미지도 알 수 있는 부분이며 이 때의 대사 자체가 꽤나 말투가 어려운 쪽에 속하는, 여러 경서에서나 나올 법한 고어체로 나타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알다리스는 별 도리가 없어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하고 순순히 보내준다.
이후 제라툴은 초월체를 호위하던 저그 정신체들을 차례차례 죽이는 것에 전념하여 복수의 정신체들을 암살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을 보고 반성하여 입장을 바꾼 대의회의 지원 속에 제라툴은 동지들과 함께 마지막 결전을 준비한다. 제라툴 휘하의 암흑 기사들은 아이어를 폐허로 만든 원흉인 초월체를 공격해 치명상을 입히지만 완전히 죽일 수는 없었다. 끝내 태사다르가 간트리서를 이끌고 황혼의 힘으로 초월체를 죽이면서, 초월체와의 기나긴 전투는 끝이 난다.
그러나 아이어가 이미 저그에게 많이 함락당한 상태였고, 초월체의 죽음으로 중심점을 잃고 폭주한 저그에 의해 프로토스들이 학살당하자 칼라이 프로토스들은 아이어를 떠나 네라짐의 모성인 샤쿠라스로 피신하기로 결정하고, 제라툴은 그 인도자가 된다.
물론 제라툴이 이 참사의 계기를 마련하긴 했으나, 제라툴이 잘못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근본 원인은 이 사건이 정신체를 죽인 '''첫 번째''' 사례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제라툴이 그 시점에서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챌 가능성도 단서도 전혀 없었고,[5] 그의 입장에서 자스를 암살한 것은 자기 종족을 위한 당연한 행위였기에 목숨을 걸고 태사다르와 함께 작전을 짠 것이다.[6] 그 결과가 이런 황당한 사태였으니 프로토스와 제라툴 본인 입장에서는 미칠 지경이지만, 그 당시에 제라툴의 자스 암살 시도는 당연한 것이었다.[7] 게다가 정신체를 죽일 수 있는 건 공허의 힘을 다루는 네라짐뿐이다.
진짜 문제는 아이어를 방어하는 프로토스의 대응에 있었다. 저그가 모성의 위치를 알고 나서 공세를 펼쳤을 때 아이어는 알다리스를 대표로 하는 프로토스 심판관들이 저그를 충분히 몰아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8] 태사다르를 체포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서 모성이 침공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저그를 상대하기는커녕 '''모성을 구하겠다고 돌아온 태사다르 일행과 내전을 벌인다.''' 물론 아이어 프로토스의 입장에서도 변명을 할 수는 있는데, 종족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서 태사다르의 행위는 프로토스를 내부에서 들어엎는 대반역자로 간주될 상황이기 때문이다.[9] 어쨌든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 사이 아이어는 초토화되고, 전 우주에 퍼져 있던 프로토스 함대들은 모성 아이어를 구하기 위해 돌아오다가 저그에게 각개격파를 당하기까지 한다. 결국 제라툴이 계기를 마련하긴 했지만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고, 근본적으로 프로토스 대의회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 문제이다. 최소한 태사다르를 체포하겠다고 움직일 역량까지 아이어 방어에 집중했다면 안티오크를 저그에게 내주거나 피닉스가 전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10]
이렇듯 제라툴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제라툴 본인은 자신과 초월체의 정신이 연결됨에 따라 초월체가 아이어의 위치를 알게 된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블리자드 공식 소설인 '칼날 여왕'에서는 제라툴이 자신의 실수를 안 후 자책하며 태사다르에게 제발 자신을 처벌해달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당연히 태사다르는 제라툴이 알고 그런 것도 아니었으므로 관대하게 넘어가며 제라툴을 위로한다. 물론 다른 프로토스들도 여기에 대해 제라툴을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종족전쟁 시점에서는 제라툴이 영웅이 되어 동족들을 이끈다.

2.2. 종족 전쟁(Brood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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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족 전쟁에서는 태사다르가 초월체와 함께 소멸한 이후 엉망이 된 아이어에서 남은 프로토스들을 끌어모아 짐 레이너와 연합, 프로토스를 재건하기 위해 애를 쓴다.
제라툴은 남은 프로토스들을 알다리스, 아르타니스 등과 함께 암흑 기사들의 고향인 샤쿠라스로 인도했다. 네라짐 프로토스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을 핍박한 칼라이 프로토스를 같은 동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리낌없이 네라짐들의 고향에 받아들였는데, 이런 결정은 제라툴이 일단 독자적으로 내린 것이며, 고향에서 재회한 동포들에게 직접 네라짐 의회에 설명하겠다고 이해시킨다. 이만하면 훌륭한 대인배.
그후 갑작스럽게 나타난 케리건이 연합을 제안하고, 이를 암흑 기사단의 대모 라자갈이 승낙하여 케리건의 저그 무리와 일시적으로 연합해 아이어에서 건너온 저그들을 일거에 소탕할 힘이 잠든 젤나가 사원을 작동시킬 우라즈와 칼리스 수정을 찾아 브락시스와 차 행성을 연이어 방문하며, 이 과정에서 지구 집정 연합의 선발대와 소규모 국지전을 펼치기도 한다.
두 개의 수정을 모두 회수하고 샤쿠라스로 돌아오나 알다리스가 칼라이 유민들 중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규합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는다. 라자갈이 평소와는 다르게 냉혹한 어조로 그들을 처리할 것을 지시하자, 평소와 다른 라자갈의 태도에 석연치 않아하면서도 아르타니스와 협력해 알다리스의 반란을 진압한 후 알다리스에게 그 이유를 들어보려고 하나 뭔가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려던 알다리스는 갑자기 난입한 케리건에게 살해된다.[11]
감히 프로토스의 내부 문제를 케리건이 멋대로 끼어들었다고 여긴 제라툴이 그녀와의 협력은 끝났다고 선언하자, 케리건은 떠나면서도 석연치 않은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후에 샤쿠라스에 잔존한 저그 무리의 공격으로부터 젤나가 사원을 지켜내며 수정들로 힘을 가동시켜 샤쿠라스에 있는 모든 저그들을 쓸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다크 벤전스는 이 직후의 일을 다룬 캠페인이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캠페인에서 울레자즈와 대면하고 그의 반란군과 알렌 셰자르를 집행관과 함께 무찌른다.
하지만 이후 사라 케리건사미르 듀란를 보내 탈레마트로스에 있는 프로토스 전초기지를 일시적으로 무력화 상태로 만들고 대모 라자갈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케리건은 UED 원정 함대의 무기로 전락한 미성숙한 초월체를 없애주면 라자갈을 온전히 돌려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제라툴은 당연히 케리건을 믿지 않았으나, 초월체는 프로토스 모두의 적이니 케리건을 도와 미성숙한 초월체를 처치하라고 라자갈이 명하자, 제라툴은 어쩔 수 없이 케리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라툴과 그의 수하 암흑 기사들, 그리고 케리건의 저그 군대는 힘을 합쳐 UED 원정 함대와 그들이 조종하는 저그 무리의 저항을 뚫고 미성숙한 초월체를 죽이는데 성공했다.
미성숙한 초월체가 죽자마자 그 자리에 나타난 케리건과 라자갈을 본 제라툴은 약속대로 대모를 데려가려고 하나, 충격적이게도 라자갈은 자기 스스로 케리건을 섬기겠다는 발언을 한다. 사실 케리건과 제라툴 등이 일시적인 동맹을 맺기 훨씬 전부터 라자갈은 케리건에 의해 세뇌당한 상태였다. 그래서 라자갈은 샤쿠라스의 저그 무리를 함께 박멸하자는 케리건의 제안을 비롯하여 미성숙한 초월체를 죽이려는 케리건의 계획에도 순순히 협조했던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린 제라툴은 일단 라자갈을 데리고 자신의 기지로 탈출한 뒤 차원 이동을 통해 샤쿠라스로 도망쳐 라자갈에게 걸린 세뇌를 풀 방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케리건은 집요하게 제라툴의 기지를 박살내고 라자갈을 생포했다. 뒤늦게 현장에 난입한 제라툴은 도와줄 아군도 모두 죽고 없고 빠져나갈 방법도 없자 '''어차피 죽을 게 뻔하니 라자갈을 죽여서 케리건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자신은 피닉스처럼 용감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죽을''' 각오를 하고 자신의 은사이자 자신을 포함한 암흑 기사의 지도자였던 라자갈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말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케리건의 세뇌에서 벗어난 라자갈은 제라툴에게 감사를 표하며 동포들을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그리고 제라툴은 완전히 홀로 남겨졌다. 그런데 라자갈을 제라툴 자신의 손으로 죽인 걸 보고 깜짝 놀란 케리건은 제라툴을 놓아줬다. 하지만 그것은 제라툴에 대한 연민이나 경의가 아니라, '''"널 여기서 죽이는 것보다는 계속 살려두면서 스스로를 학대하는 꼴을 감상하는 게 더 즐거울 것"'''이라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제라툴에게 평생동안 죄책감과 고통을 주려는 의도에 불과했다.
제라툴은 치욕을 감수하며 복수를 기약하고 비참한 도망자 신세가 되어 떠돌다가 프로토스가 거주한 적이 없던 브락시스 부근의 어느 외딴 행성에서 프로토스의 신호가 감지된다는 소수 생존자의 보고를 받자 혹시 아르타니스나 그가 이끄는 잔존 병력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접 조사에 나섰는데, 그곳은 어느 테란 세력의 연구 기지였다.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그 테란 연구 기지는 '''프로토스와 저그를 합성한 생명체'''를 만들고 있었다.
완성된 혼종이 잠든 실험 장치에서 제라툴이 조우한 자는 케리건의 부하였던 사미르 듀란. 이곳에서의 실험도 케리건의 음모냐는 질문에 듀란은 이곳에서의 연구는 케리건과 아무 연관이 없으며 자신은 케리건의 부하가 아니라 케리건보다 훨씬 더 큰 힘의 부하라고 대답했다. 듀란은 이미 많은 곳에 혼종을 뿌려뒀기에 제라툴에게 이곳에서의 실험체들을 모두 없앴다 하더라도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알려주면서, 혼종들이 깨어나면 우주는 영원히 변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사라졌다.
이 충격적인 경험으로 제라툴은 젤나가에 관련된 흔적을 찾아 떠돌기 시작했다. 케리건에게 끔찍한 치욕과 상처를 입은 데 이어 이제는 듀란의 무시무시한 계획을 전해듣고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치지 않은 게 대단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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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갈이 사망한 후 '레나사 부족'의 대모 겸 '네라짐'의 공식 지도자가 되었다.[12] 그러나 잔존 병력과 아르타니스를 찾아 합류하려던 중 듀란의 혼종을 발견한 이후 모한다르에게 역할을 이임한 후 방랑의 길을 떠난다.[13]
그도 그럴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라자갈을 죽인 것과 혼종의 사실을 알게 된 제라툴은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컸다. 때문에 종족 전쟁과 스타크래프트 2 사이의 이야기인 외전 소설인 <Dark Templar Saga: Twilight>에서 등장할 때는 아이어의 몰락에 대한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라자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까지 겹쳐져 예전의 영웅적인 면모는 온데간데 없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자책하는 극도의 불안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를 찾아온 제이크와 자마라의 설득으로 죄책감을 극복하고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이렇게 캐릭터 일러스트나 목소리, 역할 등을 볼 때는 멋있지만, 스토리 상에선 같은 주인공인 케리건이나 레이너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비극적이고 암울한 행보를 겪는다. 그의 활약을 봐도 알겠지만, 뭔가 좋은 미래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긴 하는데 자신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해가 된 몇몇 사례 때문에 자신과 주변의 동료들, 심지어는 동포와 고향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기도 할 만큼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스타 2에서 그의 대사를 들어보자.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래도 제라툴이 그 행동을 한 시점에서는 본인이 그런 결과가 나올지 알 리가 없었으므로 그를 탓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게임 스팟에서는 '''구원자이자 희생양'''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명칭을 얻었다. 자체 실시한 게임 속 영웅 인기투표에서 항상 순위권에 들어간다.

3. 스타크래프트 암흑 기사단[14]


오리지널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초월체에게 아이어의 위치를 알려준 것, 그리고 종족 전쟁에서 라자갈을 죽인 죄책감, 혼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목격하는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15] 때문에 아무도 없는 한적한 행성에서 명상하거나 그 주변을 산책하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이전의 문무를 겸비한 영웅이자 현자같은 풍모는 사라진 채 매우 무기력한 모습으로 있었다. 그러다 태사다르의 친구이자 계승자인 자마라와 인간 제이크 램지의 설득으로[16]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겠다며, 공허의 구도자를 타며 예언을 찾아 떠난다. 그러다 에너지 생명체를 만나며 그것들이 만들어낸 웜홀을 따라가며 소설이 끝난다.

4. 스타크래프트 2



4.1. 자유의 날개


James Raynor, I bring tidings of doom. I have pierced the veil of the future and beheld only… oblivion. Yet one spark of hope remains. You will hold her life in your hands… And though justice demands that she die for her crimes, only she can save us.

'''제임스 레이너. 파멸의 소식을 가져왔다. 나는 장막을 들추고 미래를 엿보았지만 거기에는 오직… 망각뿐이었어. 아직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다. 그녀의 목숨이, 그대 손에 달려 있다. 정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한 사악한 존재일지라도 오직 그녀만이 미래를 구원할 수 있어.'''

If you can so easily read my mind, Kerrigan - you'll see that '''I'll never give up so long as hope remains'''!

케리건… 내 마음을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다면, '''희망이 있는 한, 내게 포기란 없다'''는 것도 알 테지!

우주의 위기가 오고 있음을 감지한 제라툴은 젤나가 성소에 있는 예언을 조사하려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케리건에게 방해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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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툴 : 예언대로 저그 군단은 나타났다. 그리고… 신들의 첫 번째 자손, 프로토스는 그에 맞서 싸웠다. 이제, 우리 모두의 창조자 젤나가가… 돌아온다. 우리를 구원하려는 것인가? …파괴하려는 것인가?
(뒤에 기척과 무슨 소리가 들렸고, 이후 갑자기 들이닥친 히드라리스크들과 교전을 하게 된다.)
케리건 : 하하하하하... 이곳을 찾아올 줄 알았어… 언젠가는.
제라툴 : 케리건. 너의 존재가 이곳을 더럽히고 있다.
케리건 : 저 소리가 들리나, 제라툴… 별들의 속삭임 말이야. '''그들이 오면 우주는 불바다가 될 거야.'''
제라툴 : 그럴지도…'''하지만 넌 그 전에 죽을 것이다!'''
케리건 : 제발. 우리의 사소한 원한 따윈 이제 잊어버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풍이 오고 있어. '''재밌군.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라니.'''[17]
제라툴 : '''천만에!'''
케리건 : 운명은 바뀌지 않아. 종말이 다가오고 있어. 마침내 그날이 오면… '''내 두 팔 벌려 맞이해 주지.'''
제라툴 : 예언을 단정 지을 순 없다.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
Zeratul: The zerg swarm came as was foretold.
Zeratul: And the protoss, first born of the gods, rose to fight them. Finally, above them all is an alien being, apparently a xel'naga. Now, the Xel'Naga that forged us all, are returning.But do they come to save, or to destroy.
Sarah Kerrigan: (Laughter) I knew you'd find your way here ... eventually.
Zeratul: Your very presence defiles this place, Kerrigan.
Sarah Kerrigan: Do you hear them, Zeratul? Whispering from the stars? The galaxy will burn with their coming.
Zeratul: Perhaps ... But you won't live to see it!
Sarah Kerrigan: Please ... our petty conflicts mean nothing now. A storm is coming that cannot be stopped. Fitting, that we should face oblivion.
Zeratul: (Defiantly) Never!
Sarah Kerrigan: Fate cannot be changed. The end comes. And when it finds me ... I shall embrace it at last.
Zeratul: The prophecy is uncertain. There is always hope.
이때 케리건과 한바탕 일전을 벌이는데 케리건의 사이오닉 공격에 움직임이 묶이는 상황에서도 기어이 케리건에게 접근해 그녀의 왼쪽 날개를 써는 위엄을 보여준다. 물론 이 날개는 순식간에 재생되긴 하지만, 12등급 초능력자의 초능력을 몇 초만에 풀어 버리고 한 쪽 날개를 자른 후 발로 차 버리면서 그 상황에서 탈출한 것 자체가 비범함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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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틱에서 제라툴이 검을 휘두르며 5m를 아득히 넘기는 덩치의 히드라리스크 4마리를 간단히 제압한다. 그 후, 차원검으로 잘라낸 마지막 히드라리스크의 발톱을 낚아챈 다음 내리쳐서 머리를 찔러죽이는 연출은 그야말로 절정의 극치.[18]
이후 제라툴은 젤나가와 혼종에 관련된 예언의 조각들을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고위 기사 카라스의 휘하에 있는 추적자들이 조금씩 나타나 제라툴을 돕고, 마지막 예언의 조각을 남겨두고 카라스 본인과 광전사 부대가 제라툴과 합류한다. 그러나 마지막 예언을 회수하자 케리건이 나타나서 '그래봤자 소용없다'며 엄청난 수의 저그 무리를 끌고오고, 카라스와 그의 광전사들이 목숨을 바쳐 시간을 버는 사이 카라스의 추적자들과 울란을 탈출한다.

A... protoss and zerg hybrid... Gods, an abomination! '''Who created this atrocity?'''

프로토스와 저그의… 혼종이라니… 아아, 신들이시여! 누가 이런 괴물을 만들었단 말인가!

그리고 제라툴은 예언을 해석하기 위해 칼라이 프로토스들이 오래전부터 고대의 유산을 저장하던 기록 보관소 행성 자쿨로 3명의 불명의 계승자들을 만나러 가지만 그곳을 지키던 수호병들은 혼종 파괴자 마르에 의해 타락했고, 계승자들은 뇌옥에 갇혀서 마르에게 에너지를 흡수당하고 있었다. 제라툴은 마르를 쓰러뜨리고 계승자들을 구출한 후, 그들에게서 진실을 알고 싶다면 초월체의 기억을 봐야 한다는 것을 듣고 아이어로 향한다.
이후 아이어로 날아간 제라툴은 초월체의 대뇌와 연결된 촉수에 접촉해 기억을 읽기 시작하며, 그 도중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태사다르와 재회하게 된다. 태사다르는 자긴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하며 제라툴에게 초월체의 기억과 그가 예견한 미래를 보여준다. 그 영상에 따르면 사실 초월체는 어두운 목소리에게 속박당해 있었고, 그가 바라본 미래에는 테란은 이미 멸종해 버렸으며, 프로토스는 최후의 전투에서 모든 병력을 결집해 싸우지만[19] 저그와 혼종 생명체가 엄청난 물량으로 쳐들어오면서 결국 병력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멸종당한다. 그리고 어두운 목소리는 이젠 쓸모가 없어진 저그도 모조리 흡수하고 오로지 자신과 혼종 부하들만 남은 우주를 파멸의 도가니에 빠뜨린다.

태사다르: 반갑네, 형제여. 나는... 저 너머에 있네. ''Greetings, brother. I speak to you... from the Beyond.''

제라툴: 태사다르! 자넨... 저주받은 초월체를 처치하고... 죽었잖나! ''Tassadar! But... you died... slaying this cursed Overmind!''

태사다르: 난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네, 제라툴. 앞으로도 그럴 게야. 이 얘기는 다음에 하지. 오늘은 이 생명체의... 용기에 대해 얘기해주러 왔네. ''I have never tasted death, Zeratul - nor shall I. But that is a tale for another time. I have come to tell you of this creature's... courage.''

제라툴: 용기라고? 이건 괴물일세! ''Courage? It was an abomination!''

태사다르: 원래 그랬던 것이 아닐세. 저그는... 바뀌었던 게야.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목표가 저그에게 주입되었지. 우리 종족을 파괴하란 목표가. ''Not always. The zerg were... altered. A single over-riding purpose was forced upon them: the destruction of our people.''

태사다르: 초월체는 이성과 지능을 가지도록 창조되었네. 그러나, 자유 의지는 없었지. 마음의 감옥 속에서 초월체는 울부짖으며 분노했네. ''The Overmind was formed with thought and reason... but not free will. It screamed and raged within the prison of its own mind.''

제라툴: 누가 그런 짓을? 왜? ''Who did this? Why?''

태사다르: 나도 모르네. 하지만 초월체는 그 파괴적인 지시에 저항하려고 했지. 초월체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네. 구원의 희망... 칼날 여왕을. ''I know not. But the Overmind found a way to resist its all-consuming directive. It created a chance... a hope of salvation. The Queen of Blades.''

제라툴: '''미친 소리!''' ''Madness!''

태사다르: 오직 그녀만이 저그를 해방시킬 수 있지. 그리고 그럼으로서... 모든 것의 종말 또한 막을 걸세. ''Only she can free the zerg from slavery - and in so doing, save all that is... from the flame.''

제라툴: 이해할 수가 없네, 형제여. ''I do not understand, brother.''

태사다르: 지금까지 봐온 것은 잊게, 제라툴. 초월체는 미래를 보았네... 모든 것의 종말을. 이제 자네도 그것을 봐야 해. ''Forget what you know, Zeratul. The Overmind saw a vision... the end of all things. And now you must see it too.''

제라툴: 안 돼! 이런 미래는! 난 감당할 수 없어. 멈춰! ''No! This vision! I cannot bear it, stop!''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캠페인 '미래의 메아리'를 완료한 후 스크립트.

이에 대해서 유저들은 테란이 등장하지도 않고 그냥 멸종되었다고 나와서 인간은 왜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죽었나라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자유의 날개 비밀 미션인 '장막을 뚫고'에서 혼종 약탈자와 마주칠 시 맷 호너가 레이너에게 혼종을 죽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 그냥 도망가라고만 한다. 즉, 테란의 공격은 혼종에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해 버렸다는 이야기이다.[20]
이 임무에서 사망 시의 대사는 "'''조금만 빨리''' 손을 썼어도…" 그리고 이 모든 진실을 안 뒤 정말 '''조금이라도 빨리 손을 쓰기 위해''' 우주를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21]
[image]

'''아직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다... 그녀의 목숨이 그대 손에 달려 있다.'''

초월체는 이런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침 아크튜러스 멩스크타소니스에서 버리고 간 사라 케리건을 칼날 여왕으로 새로 탄생시킨 것이다. 그리고 초월체의 기억을 통해 제라툴은 케리건이 파국의 미래를 막을 유일한 열쇠라는 것을 알게 된다. 비록 씁쓸하고 프로토스로서, 그리고 한때 케리건의 장기말이 되었던 적 있는 존재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전언이었지만 제라툴은 이내 밝혀진 그 모든 진실에 말없이 수긍했고, 케리건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그는 사라 케리건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자 자신의 테란 친구인 짐 레이너를 찾아가 그에게 자신의 기억이 담긴 이한 수정을 건네주며 케리건을 구하라고 당부하고는 사라진다.[22][스포일러]
참고로 아크튜러스 멩스크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케리건을 버렸고, 4년 후 제라툴이 아이어에서 초월체의 대뇌에 직접 접촉해서 극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4.2. 군단의 심장


'''케리건''' : 원하는 게 뭐야?

'''제라툴''' : '''믿음.'''


군단의 심장에서도 등장. 케리건이 탄 거대괴수 안으로 제라툴이 들어온 것을 알게 된 케리건은 다짜고짜 그를 공격한다. 그러나 제라툴은 반격 대신[23] 제루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예언에 따라서 군단의 여왕으로 돌아가려면 그곳으로 가서 원시 저그의 힘을 얻을 것을 당부한다.
이때 '''현저히 약해진 半저그 상태의 케리건'''이 '''사이오닉 12등급 칼날여왕 시절에 대등하게 싸웠던 적 제라툴'''을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장면을 보면 알다시피 제라툴이 일부러 맞아주고 있는 것이다. 프로토스의 팔 힘이 해병의 두개골을 간단히 박살낼 수 있는 완력을 지녔고, 일전에 케리건의 날개를 잘라낸 것, 케리건이 달려들 때까지 싸우기 위한 자세 또한 취하지 않은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차원검을 뽑아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자유의 날개에서 칼날 여왕 시절의 그녀와의 대결에서 잠시 동률을 이룬 위의 영상과 비교해서 보자.
따지고 보면 제라툴이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존재인 케리건이 적반하장격으로 먼저 제라툴을 공격했으니 대체 여기서 왜 케리건이 제라툴을 공격했는지 묻는 유저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케리건 입장에서 보면,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도 없는 판국에 4~5년 전 차 행성에서 처음 만난 이래 자유의 날개 시점까지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으르렁거리며 싸워온 제라툴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제라툴이 자신과 담판을 지으러 왔다고 여겨 공격을 가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많이들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사실이 제라툴은 케리건이 감염돼서 적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첫 만남에선 면전에 '''저그의 소실'''이라고 칭하며 쌍욕을 한 뒤 칼을 겨누고 태사다르와 함께 케리건의 무리와 보모 정신체를 찢고, 초월체를 파멸시켜 저그를 위협하는 등 사사건건 그녀의 생존을 위협해온 인물이다. 물론 제라툴의 행동이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니라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케리건은 초월체의 후계자이자 앞잡이로서 프로토스를 위협하는 존재였으니, 프로토스인 제라툴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24]
결정적으로 케리건은 레이너한테 제라툴이 자신을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레이너가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기보다 그럴 경황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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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자신(엄밀하게 칼날 여왕 시절)이 과거에 저지른 수많은 만행들이 있는지라[25] 찔렸던 케리건은 경계를 풀지 않지만, 제라툴은 그녀를 제루스로 안내해준 뒤 두 번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고는 사라진다. 이때 과거의 원한을 이야기하는 케리건에게 자신은 더 큰 목적을 위해 과거사를 뒤로 하고, 이 행위에 대한 책임은 '''"이 일이 끝나면 동족들에게 심판을 받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케리건은 '''"우리 둘 다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거야. 당신에겐 그 날이 머지 않았군."'''이라 답한다.[26]
그러나 제루스에서 다시는 못 만날 것이라고 했지만 공허의 유산 프롤로그 임무에서 다시금 뜻밖에 재회하게 된다. 오히려 오랜 전우이자 친구인 레이너와는 결국 다시 만나지 못했는데,[27] 만날 일이 없을 거라던 케리건과는 다시 만나는 아이러니가 벌어진다. 그리고 더 큰 선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종족의 철천지원수인 케리건을 살려줬고, 그 자신 또한 뼛속 깊이 증오하는 저그를 자기 손으로 더 강하게 만들어준 셈이니 제라툴의 인생은 그야말로 기구한 삶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자유의 날개 때만 하여도 케리건은 "예언은 못 바꾸니 헛수고."라는 태도고, 제라툴은 "예언이 무조건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하다가 군단의 심장에서 케리건이 "난 예언 같은 건 안 믿는다."라는 태도로 바뀐 반면 제라툴은 자신이 아무리 더 큰 선을 위해서라지만 동족의 원수를 도와줬으니 결국 동족에게 심판을 받게 될 거라는 예언이라면 예언을 하고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대비된다.
'''자신을 누구보다 비참하게 만든 케리건을 대의를 위해 도와준 대인배'''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다. 하지만 결국 더 큰 선과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원수를 잠시나마 용서했음에도, 진실을 모르는 동족한테 핍박받고 있는 중이니 종족 전쟁 이후로 고생길이 훤히 열렸다.
생각해보면 본작에서의 행보는 1편의 행보와는 완벽하게 대치된다. 스타크래프트 당시엔 저그의 지도자들, 특히 정신체들을 죽이려고 노력했고, 초월체에게 기억을 읽혀 자신의 모성이 노출당했으며 그후, 레이너와 협력해 저그를 공격하였다. 덕분에 프로토스측의 희망으로 떠올랐는데, 본작에서는 레이너와 협력하여 저그를 살렸고, 초월체의 기억을 읽어 저그의 모성을 본 뒤 저그의 지도자를 만드는데 크게 공헌하여 프로토스의 죄인으로 탈바꿈했다. 즉 레이너와 협력한다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안티테제처럼 바뀐다.

4.3. 군단의 심장 ~ 공허의 유산 사이


단편소설 "공허의 아이들"에서 암흑 정무관의 직무를 넘겨주었던 모한다르가 사망함으로써 네라짐의 지도자는 라자갈의 딸, 대모 보라준이 되었다.
보라준은 케리건에 의해 정신 지배를 받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일 수밖에 없었음은 이해하고 있었으나 라자갈 이후 제라툴이 이끌어야 할 암흑 기사단을 모한다르에게 넘기고 잠적한 것에 대해 책임 전가를 했다고 생각하여 서운하게 여기고 있었다. 더구나 제라툴이 무엇 때문에 잠적한 것인지 알고 있는 인물도 동족 내에선 없었기 때문에 제라툴의 잠적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알고 있었던 것은 테란의 레이너밖에 없었으니. 그래도 나중에는 악감정이 약간이나마 풀렸는지 공허의 유산 후반부에선 보라준 역시 제라툴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4.4. 공허의 유산



4.4.1. 프롤로그: 망각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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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되었던 것처럼. 어둠의 신, 아몬은 다시 살아났다. 우리 은하계에 일말의 희망이 남아 있다면, 그건 젤나가의 손에 달려 있을 터. 예언 중 오직 한 조각만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아몬이 다시 태어난 세계에서, 마지막 빛이 드러나리라.''' 그 장소를 알고 있던 자는 단 하나 사미르 듀란으로 알려진 존재. 테란에게 나루드로 알려졌던 자. 이 행성계에는 오랫동안 잊혀진 뫼비우스 시설이 숨겨져 있다. 듀란의 비밀이 아직 그 안에 남아 있기를.[28][29].
탈리스, 난 저 너머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네. 우릴 구원으로 이끌 대답을!
"망각의 속삭임"의 주인공. 공허의 구도자를 타고 예언의 마지막 비밀을 밝히기 위한 여정 중에 탈리스라는 여성 법무관과 그녀의 부대와 함께 뫼비우스 재단의 연구소를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사미르 듀란 즉, 나루드가 죽기 전에 남겨놓은 지도를 통해 젤나가 사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탈다림 군주인 말라쉬가 어둠의 신 아몬과 대화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 이후 아몬이 탈다림과 혼종을 소환하며 사원을 파괴하려 들고, 자유의 날개와 마찬가지로 새로 등장한 동료 탈리스의 희생 덕에 겨우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마침내, 예언은 모두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큰 희생을 통해. 우리에겐 한 가닥 희망이 생겼다. 젤나가의 계시가 우릴 영원한 파멸로부터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난 이제 나의 동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들은 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그래도 난 그들의 심판을 받고, 그들을 이해시키겠다.''' 오직 프로토스의 젊은 신관 아르타니스만이 흩어진 우리의 세력을 하나로 규합할 수 있으리라… 아몬의 분노가 은하계를 집어삼키기 전에.
이후 아몬이 깨어났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진실과 예언을 아르타니스에게 반드시 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에게 향한다.

4.4.2. 주 이야기: 공허의 유산


아르타니스의 지휘 아래 본격적인 아이어 재탈환이 시작되기 직전 제라툴이 난입하여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아르타니스는 의아해하고, 셀렌디스는 그를 배반자, 이단이라고 힐난하며 휘하 기사단에게 체포를 명령한다. 이 부분 때문에 공허의 유산 출시 전이나 출시 후 셀렌디스는 꾸준히 욕을 먹고 있다. 다만 이 행동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닌게,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 입장에서는 제라툴을 자기들의 고향을 뺏은 천하의 원수인 저그,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케리건을 도와준 배신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셀렌디스 항목으로.
일단 아르타니스가 제지한 후 제라툴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제라툴은 고대의 존재 아몬이 돌아왔고 아이어 탈환 시도는 프로토스의 관심을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아몬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득하나 셀렌디스는 아이어가 몰락한 원인은 제라툴 때문이라며 날을 세워 적대한다. 제라툴은 초월체한테 아이어의 정확한 위치를 들켰기에 아이어 몰락에 대한 책임은 지금도 자신을 무겁게 짓누른다고 항변하면서 아르타니스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호소하지만[30] 이미 시작된 아이어 탈환을 이제 와서 취소하기도 곤란하고, 신관이라는 그의 정치적 입지와 지금의 기회와 희망이 오기까지 수많은 동포들이 희생됐다며 아르타니스는 그의 호소를 정중히 거절한다. 아르타니스의 행적에서 자세히 나오듯이 그 시점에서 아이어 탈환전은 아르타니스로선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라툴은 결국 끝까지 알지 못했지만 그가 자신의 네라짐 지도자 대행을 맡긴 모한다르가 네라짐 내부의 반란을 막다가 사망했기에 아르타니스는 더욱 아이어 탈환 공세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제라툴은 더 이상 어떤 주장도 하지 않고 조용히 물러난다.
그런데 초월체 사후 야생화되었어야 할 아이어의 저그 무리가 잠복 공격을 통해 조직적으로 탈환군을 공격하자, 제라툴은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아르타니스에게 얘기한다. 그래도 아이어 탈환 작전이 차원로를 재가동시키는 것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나 했는데, 이번에는 저그 무리 안에서 난데없이 혼종 약탈자들이 나타나 프로토스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너나 할것 없이 혼종이 왜 아이어에 있냐면서 충격을 받고, 아르타니스는 가까스로 혼종을 퇴치하고 제라툴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제라툴의 이야기를 들은 아르타니스는 일단 자신은 여기서 아이어를 수복하며 아몬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코랄로 가서 레이너에게 중추석을 받아오는 게 좋겠다고 제안한다. 이에 동의한 제라툴은 아르타니스와 작별 인사를 하는데, 이 때 대신관 아르타니스의 앞에서 엔 타로 '''아르타니스'''라고 경의를 표하면서 인사해 주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훌륭한 친구이자 성장을 지켜봐 온 제자였던 아르타니스에 대한 모든 감정이 얽혀 있는 것처럼.

아르타니스 : 엔 타로 태사다르, 친구여.

제라툴 : '''엔 타로 아르타니스,''' 형제여.

제라툴은 곧바로 공허의 구도자를 타고 코랄로 가려 했지만 공허의 구도자이미 누군가에게 훼손되어 처참히 파괴되어 있었고, 조금 전에 헤어진 아르타니스와의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어 수복의 기치를 걸고 다같이 싸우던 기사단 중 일부에게 공격받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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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타락한 프로토스들을 상대하던 제라툴은 신경삭을 끊은 네라짐들이 타락하지 않는 점을 통해 아몬이 칼라를 오염시켜 칼라이 프로토스들을 지배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신경삭을 절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는 차원장인 카락스의 인도 아래에서 악천후도 무릅쓰고 추적자들을 이끌어 서둘러 아르타니스를 찾기 시작하는데, 그를 찾아냈을 때 아르타니스는 이미 아몬의 지배에 잠식되어 가까스로 저항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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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에게 지배당하는 아르타니스를 직면하는 제라툴의 모습.

아르타니스 : 으으으윽... 그의… 그의 속삭임이… 들려 온다…
제라툴: 싸우게, 아르타니스. 아몬에게 굴복하지 말게.
아르타니스 : 으윽... 끝없는… 증오…
제라툴: 아몬이 칼라를 타락시켰네! 그 신경삭을 통해 그댈 조종하는 것이야. 신경삭을 제거해야 하네.
(아르타니스에게 돌진하는 제라툴, 그러나 신경삭을 자르려던 찰나 아르타니스가 차원검을 들어 막는다.)
아르타니스 : '''아니.'''
제라툴 : '''아몬!'''
급하게 돌아온 제라툴이 힘겹게 버티는 아르타니스의 신경삭을 자르기 위해 검을 들이대려던 그 때, 아몬이 아르타니스의 육신을 완전히 장악해 버리고야 만다. 아르타니스를 구하기 위해 검을 겨눈 제라툴이었지만 상대는 '''젤나가 아몬이 몸소 조종하는'''[31] 아르타니스인 데다가 제라툴은 아르타니스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제압하기 위해 신경삭만을 노릴 수밖에 없는 핸디캡 매치였던 터라 고전을 면치 못한다. 제라툴은 힘겹게 방어를 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회심의 일격을 가하지만 한 끗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공격이 빗나가 버리고, 공중에서 붙잡혀 오히려 아몬의 공격을 받고 만다.
아몬: 이 육체와 프로토스는 모두 나의 것이다.
(아몬의 공격에 신음하는 제라툴)
아몬: 난 이 망가진 순환을 끊겠다… 너는 날 막지 못하리라.
(공격을 준비하는 아몬에게 제라툴이 차원검을 겨눈다)
제라툴: '''내 목숨을 아이어에.'''
(제라툴이 돌진하며 아르타니스의 신경삭을 끊는다)
전신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치명상을 입은[32] 제라툴은 간신히 일어난 후 뭔가를 결심한 듯 '''"내 목숨을… 아이어에."''''라고 읊조리며,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자신에게 맹렬히 날아오는 아르타니스에 맞서 돌진한다. 이때 장엄한 BGM과 함께 비틀거리며 일어난 제라툴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차원검을 치켜세우는 모습은 스타크래프트 1 시절부터 함께해 왔으며 제라툴의 비참한 삶의 구원을 소망해왔던 캠페인 플레이어들의 만감을 교차시키는 '''스타크래프트 2 역대 최고의 비장미를 선사하는 명장면이자 비극의 순간.'''
둘의 검이 엇갈린 후 제라툴은 무릎을 꿇고, 결국 쓰러진다. 그러나 아르타니스가 돌아섰을 때 그의 신경삭은 제라툴에게서 입은 검상에 절단되었고, 아르타니스는 신경삭의 절단 밖의 별도의 부상 없이 아몬에게 해방됐다. 뒤늦게 아르타니스가 정신을 차리나 이미 제라툴은 치명상을 입은 뒤였고, 아르타니스에게 마지막으로 중추석의 인도를 따라 젤나가를 찾으라는 유언을 남긴 뒤 '''숨을 거두고 만다.'''

'''The Keystone... will guide you... to the xel'naga...'''

'''중추석이… 인도할 걸세… 젤나가를 찾게…'''

아르타니스가 그의 시신을 안아들었지만, '''이미 때가 늦어 말 그대로 산화하여''' 낡은 복면과 그의 시신은 먼지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오직 그의 오랜 차원 검 한 자루뿐이었다. 단순한 전우가 아니라 브루드 워 시절의 큰 선배이자 태사다르와 더불어 자신의 멘토였는데 타락한 신에게 빙의당해 그를 자기 손으로 베어버린 아르타니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렇게 자신을 구하려다 삶을 마감한 제라툴의 임종을 지키던 아르타니스는 "'''제라툴… 날 용서하시오...'''"라고 침통하게 되뇌이면서, 고귀한 암흑 기사의 마지막 유산인 차원검을 받들며 그의 의지를 계승하기로 마음을 굳건히 다진다.[33]
여기서 제라툴의 진정한 실력을 알 수 있는데, '''원래 죽이는 것보다 제압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그것도 '''상처 하나 입히지 않는''' 제압이며 가뜩이나 아몬이 직접 지배하는 아르타니스를 상대로 세밀하게 신경삭만 끊어내면서 그를 속박에서 구출한 것이다.
제라툴이 죽을 때 가루가 되어 부서지는 것은 아몬의 사이오닉 공격에 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일관적으로 프로토스가 사후 시체가 남는 묘사를 하기 때문. 암흑 기사단: 계승자에서도 제이크의 머리에 자마라의 의식이 옮겨진 후 자마라의 시체가 부패했다는 표현이 나온다. 공허의 유산 출시 전에 나온 공허의 아이들에서 또한 모한다르와 탤루스의 시신을 묻는 내용이 있다. 소설이 아니라도 스타크래프트 2 여왕의 일러스트를 보면 프로토스의 두개골을 집어든 일러스트가 존재하며, 또 프롤로그 캠페인인 망각의 속삭임에서는 뫼비우스 특전대원들이 프로토스를 처치하고, 그 육체를 주인님께 가져가라고 한다. 나중에는, 아몬이 아이어에서 자기 자신의 숙주로 삼을 혼종 육체를 제작할 때, 초월체의 시체와 더불어 프로토스들의 시체와 살로 그 혼종을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공허의 유산 본편 마지막 시네마틱인 '유산'을 보면 전장 곳곳에 쓰러진 프로토스 전사들의 시신이 보인다.
본편에서도 로하나가 신경삭을 잘랐을 때 절단된 신경삭은 죽은 세포나 마찬가지임에도 자연 소멸하지 않았다. 어쩌면 제라툴은 아르타니스의 검에 베이기 전 아몬에게 당한 사이오닉 공격으로 이미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제라툴의 시신에 검상이 없어서 아르타니스의 검을 피한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연출상 허용으로 봐야 한다. 아르타니스의 신경삭을 자른다는 목표와 아르타니스의 공격을 피한다는 목표를 동시에 잡으면 그만큼 난이도가 갑절로 뛰어 실패 가능성도 높아지고, 마지막으로 차원검을 들 때 이미 죽음을 각오한 제라툴이 그런 목표를 잡을 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 보면 아르타니스의 검의 궤적이 딱 제라툴의 옆구리를 관통했고, 제라툴의 검은 아르타니스의 신경삭 부분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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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은 그야말로 '''공허의 유산 그 자체.''' 제라툴이 다루는 힘은 공허이고 그가 남긴 유산은 프로토스와 전 우주의 운명을 바꿨다. 이후 그의 의지는 아르타니스에게 이어져 궁극적으로 동족과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원하는 일에 성공하면서 '''제라툴은 사후 태사다르와 비견할 만한 위업을 이루고''' 그가 지키고자 했고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이어에 그의 검이 놓이며 마침내 안식을 얻게 된다. 그렇게 그는 '''태사다르에 이은 프로토스의 대영웅'''이 되었다.
어찌보면 제라툴은 죽어서도 검과 함께 아르타니스와 여행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이 이벤트는 라자갈의 최후 당시 상황의 완벽한 안티테제다. 제라툴은 라자갈이 케리건에게 세뇌당한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으며 이후 그녀를 세뇌에서 구하려 했으나 케리건의 방해로 실패, 결국 제라툴은 라자갈을 죽이는 방도 외에는 택할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아르타니스는 비록 아슬아슬하게 늦긴 했지만 결국 제라툴은 아몬에게서 가까스로 아르타니스를 구하는 데 성공했고 그 대신 자신이 죽었다. 그리고 라자갈이 제라툴에게 자신의 의지를 계승시킨 것처럼 아르타니스는 제라툴의 의지를 계승하기로 결심한다. 어찌보면 제라툴의 한이 서린 이벤트. 그래도 이번에는 소중한 제자와 프로토스의 미래를 넘어 우주를 구하는 데 성공했으니 만족스러웠을지도.
조종당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인 라자갈의 죽음과 유언을 방관했기 때문에 제라툴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보라준 역시 나중에는 아르타니스와 함께 아이어를 수복한 이후, 제라툴의 희생과 그의 행동이 옳았음을 인정한다.[34]
또한 샤쿠라스에서 젤나가 사원을 과부하시키는 아르타니스는 이전에 제라툴이 했던 말을 되새긴다.

영문판

||<:>'''그렇게들 말하지. 칼라의 영광에서 분리된 우리는 혼자라는 고통을 겪는다고.
Alone. It is said that those of our kind suffer, separated from the glory of the Khala.

하지만 우린 결코 혼자가 아니다.
But none of us are ever truly alone.

우리 전사들의 심장은 명예와 전통으로... 하나가 되고...
For our warrior hearts are bound by honor… tradition…

전투는 모두의 이름으로 행해지니…
Battle is waged in the name of the many…

세대와 세대를 이어 용맹한 자들이 선택한 그 이름.
…the brave, who generation after generation, choose the mantle of-

암흑 기사.
Dark Templar.
'''[35]

||

믿었던 동족들에게 핍박받고, 사랑하던 고향에서 쫓겨나 어둠으로 내몰린 암흑 기사들의 처지를 대변하면서도, 그 어느 프로토스보다 강인했으며, 누구보다 고향을 사랑하고 동족의 명예를 위해 고군분투해온 용맹한 암흑 기사들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사이다. 더구나 암흑 기사들의 대표격인 제라툴이 직접 한 대사라는 점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진한 감동을 준 장면. 공허의 유산 오프닝 시네마틱 영상에서 아르타니스가 고향 행성을 잃었어도 프로토스의 결속은 끊어지지 않았다며 '''칼라'''를 그 이유로 든 점과 연계되는 발언이기도 하다. 오프닝의 아르타니스의 발언대로라면 칼라에서 스스로 빠져나온 네라짐은 그 결속에 포함되지 않게 되지만 제라툴의 발언은 이에 대한 반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제라툴이 칼라를 부정하지 않고 칼라보다 더 원초적인 프로토스의 정체성을 들며 네라짐의 결속과 명예를 증명했다는 것. 이는 네라짐이 아닌 프로토스도 언제든지 암흑 기사로 불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타 분파에 대한 포용성을 담고 있는 셈도 된다. 이를 증명하듯 '혼자'가 끝나고 나서 아둔의 창에 돌아온 후 보라준이 공허에 몸을 담지 않은 아르타니스를 암흑 기사로 인정한다.
제라툴이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스타크래프트 1부터 테란, 저그, 프로토스 세 종족을 대표하던 짐 레이너, 사라 케리건 등의 주역 인물들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제라툴의 사망은 출시 전부터 사망 플래그가 좀 있다 보니 아주 충격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동족에게 스스로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이나, 트레일러 '망각'에서 "내 목숨을 아이어에"라는 대사가 너무 비장하여 제라툴의 최후가 다가오는 것을 예측한 사람들도 많았다.
애당초 스타크래프트 2의 짐 레이너, 사라 케리건 등의 타 종족 주역 인물들은 사망 플래그로 똘똘 뭉쳐 있어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뉘앙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바리안 린 또한 비슷한 상황.
물론 프롤로그에서 3개의 미션을 할당받았기에 등장 분량이 짧지는 않으나 본편에선 두 번째 미션에서 전사하면서 일찍 퇴장해 버린다는 점, 거기다 아몬의 지배 하에 놓였다지만 제자인 아르타니스의 손에 죽고 만다는 점 역시 제라툴이 본편에서 사망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사람들조차 아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와 달리 이전까지 쌓아둔 사망 플래그와 시리즈 내내 제라툴의 분량을 생각해볼 때 퇴장 시기와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유저도 있는 편이다. 왜냐하면 제라툴은 스타크래프트 1에서부터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에 이르기까지 프로토스의 주인공으로서 중요한 비중을 지니고 출연했기 때문에 공허의 유산에서 할당된 양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조금 무리한 감이 있다. 당장 아르타니스만 해도 [36] 자유의 날개에서 한 번 얼굴을 들이댄 후 아무 소식이 없다가 공허의 유산에 와서야 겨우 활동한다. 또 제라툴이 더 생존했다면 그간의 활약과 존재감을 생각했을 때 상당한 비중을 그에게 할당해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아르타니스를 비롯한 신 캐릭터의 비중이 증발해 버리기 때문에 자연스런 퇴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악조건 속에서도 자기희생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모든 프로토스의 영웅으로서 죽었으니 영예로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제라툴은 죽었지만 싱글 플레이 내내 제라툴이 언급된다. 초반 미션은 물론이고 보라준 이야기나 젤나가 이후 등 자주 언급되고 있다. 아르타니스는 제라툴에게 용서를 빌었고, 평생 그를 잊지 못할 것이며 존경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차원검은 끊임없이 포커싱되며 상징적인 역할을 맡는다. 자신의 사이오닉 검 대신 제라툴의 차원검을 자주 사용하는데, 코랄을 구해준 이후 레이너와 악수할 때 제라툴의 차원검을 착용한 손으로 악수를 건네는데 이때 카메라가 제라툴의 차원검을 포커싱한다. 레이너가 그것을 보면서 깊게 생각하다가 헤어지기 전 '''"가서 쓸어버려."'''라고 말하는 모습은 덤. 레이너에게 있어 프로토스란 생사고락을 함께한 든든한 전우나 다름없으며 그 생사고락의 현장에 있던 대표주자들이 피닉스, 태사다르, 아르타니스, 마지막으로 제라툴이다. 특히 제라툴은 자유의 날개 시절에도 레이너에게 우주의 운명과 관련된 일로 잠시나마 나타나는 등 충분한 신뢰관계를 보였고, 이때 그가 레이너에게 보여 준 여러 정보는 결과적으로 레이너가 종족전쟁 이래로 집착하고 있었던 사라 케리건을 비롯한 과거를 청산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에 그의 차원검을 보는 순간 꽤나 많은 심경이 교차했을 것이다.[37]
울나르에서 아르타니스는 종족의 원수인 케리건이 혼종에게 엉망진창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고 엄청난 고뇌를 하다가 케리건을 제라툴의 차원검으로 한 번 겨눈 다음 과거의 감정을 잊고 케리건과 협력하기로 한다. 제라툴의 차원검을 겨누었다는 점에서 제라툴의 의지를 따라 과거의 원한을 잊고 케리건을 구하겠다는 상징적인 연출. 공허의 유산 발매 전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공허의 유산에서 제라툴이 3종족의 중계자가 될 것이라 설명했는데, 어찌보면 제작진의 말대로 된 것이다.
특히 연설 때는 제라툴의 검을 치켜세우면서 다짐하고 연설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최후에 프로토스를 구원하고 아이어를 되찾은 후 제라툴의 검을 그의 무덤 앞에 내려놓고 그에게 프로토스의 제2의 전성기를 열 것을 다짐한다. 비록 제라툴은 초반에 죽었지만 이후로도 그는 극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니고 있었다.
프로토스가 중세 기사도 정신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고대, 중세 풍습 연관지어서 보면 이 장면의 깊이를 더 느낄 수 있다. 그 당시 '''죽은 전우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 전우가 여기 있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는 여러 창작물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클리셰다.

엔 타로 아둔! 엔 타로 태사다르! '''엔 타로 제라툴!'''(En Taro Adun! En Taro Tassadar! '''En Taro Zeratul!''')

- 공허의 유산 캠페인 <구원>에서 아르타니스

여담으로 공허의 유산 캠페인 내내 '''엔 타로 제라툴'''이라고 외치는 건 아르타니스가 한번 외치고 나서 두 번 다시 안 나온다. 다만 캠페인에서 아르타니스를 직접 조종할 경우, 공격시 엔 타로 제라툴을 외치며 돌진하며, 딱히 그런 대사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는 스토리 내내 끊임없이 찬사를 받았으므로 문제될 사항은 아니다. 당장 1편의 대영웅 태사다르도 그가 희생한 뒤인 종족 전쟁에서 '엔 타로 태사다르'라는 찬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태사다르의 영웅성이 프로토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2편에 와서야 엔 타로 태사다르란 말이 프로토스 사회에서 대중화 된 것을 볼 수 있듯 후속작이 나온다면 엔 타로 제라툴도 자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암흑 기사들 대사로 보면 엔 타로 제라툴보다는 제라툴을 기억하며 혹은 제라툴이여 우리를 살펴주소서 같이 추상적인 대사들이 추가될 확률이 높다.[38]

4.4.3. 에필로그: 공허 속으로


이미 죽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등장은 없지만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레이너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유의 날개에서의 그의 대사인 "아직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다. 그녀의 목숨이... 그대 손에 달려 있다" 가 나온다. 그리고 그 대사 직후에 주점의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온다.


[1] 스타크래프트 1과 2 사이의 이야기이다.[2] 국어 번역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원문은 테사다르와 제라툴 둘 다 상당히 고상하고 사극적인 말투로 대화하고 있다.[3] 프로토스 네임드 중에서는 등장이 빠르다. 스1 오리지널의 캠페인 순서가 테란 → 저그 → 프로토스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닉스처럼 아이어에 있던 프로토스 등장인물들은 등장 순서가 자연히 뒤로 밀릴 수밖에 없지만, 제라툴은 태사다르와 같이 차 행성에 있었기 때문에 저그 캠페인부터 둘이 같이 출현한다.[4] 인간으로 치자면 국외로는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이 있고 국내에 관련된 주제로는 '''대한민국 이산가족'''을 생각해보면 된다. 분단되어 접근도 못하다가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칼라이의 대의회 세력들은 반기지 않았지만.[5] 초월체조차도 이런 식으로 프로토스의 모성 위치를 알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6] 쉬운 예를 들자면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가 있다. 노벨도 광산에서 광부들의 편리와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인데 그게 대량 학살 도구로 쓰일 줄은 생각도 못했고, 죽을 때까지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다. 이런 점에서 제라툴과 비슷한 면이 있다.[7] 애초에 가만히 놔두면 자신의 동족을 말살하려는 놈들을 그대로 두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인 판단이고, 정신체를 죽이는 법을 찾지 못하면 아무런 수도 못 써본 채 프로토스는 100% 망했다. 그리고 자스를 죽일 때처럼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제대로 정신체 사살법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가 이후에 있을지도 미지수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자스가 이끄는 가름 무리는 전투에 있어서 매우 특화된 무리였던지라 초월체 휘하에서도 알아주는 전투력을 자랑하는 무리들이었다. 그런 녀석들의 통제가 불가능해져 직접 진압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저그 또한 전력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는 소리.[8] 안티오크를 지키고 아이어의 몇 개 지방을 탈환하는 데 성공하자, 저그를 완전히 몰아내는 것이 아닌 태사다르와 제라툴의 체포에 집중하는 병크를 저지른다.[9]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알다리스 항목을 참조하자.[10] 심지어 미션 종료 이후 피닉스가 지원을 요청하는데도 끝까지 싸우라고 한다.[11] 인게임에서는 가시지옥과 함께 등장한다.[12] 과거 라자갈이 레나사의 지도자 겸 네라짐의 지도자였다. 그리고 라자갈은 사실상 제라툴에게 자신의 지위를 물려주는 의미를 담은 유언을 남겼다. 후술하듯 본인은 그녀를 죽이고 얻은 이 자리를 내키지 않아 했지만, 네라짐들이 자신들의 지도자가 치욕스럽게도 원래는 한낱 테란이었던 저그에게 세뇌되었음을 알면서도 존경심을 거두지 않았기에 본인이 원치 않든 모한다르에게 역할을 맡기든 결국 제라툴은 정통성을 지닌 네라짐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13] 종족 전쟁의 마지막 이야기인 차 알레프 전투에서 아르타니스는 혼자 프로토스 함대를 지휘했다. 제라툴은 결국 합류하지 못한 것. 다만 제라툴에 대한 존경 정도는 네라짐 뿐만 아니라 칼라이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자유의 날개과 공허의 유산에서 제라툴을 지원해 오는 카라스와 탈리스는 모두 칼라이 출신이며 이들은 제라툴을 경배하다시피 한다.[14] 스타크래프트 1과 2 사이의 이야기이다.[15] 의도한 것이 아니었기에 죄책감이 커진 것이고 이로 인해 고향이 풍비박산이 났으며 자신은 같은 네라짐의 지도자까지 죽인 죄의식이 더해진 것이다. 일반인이라면 이미 그 트라우마 때문에 자살까지 하고도 남았을 것인 상황이었다.[16] 제이콥 램지가 '''라자갈은 너한테 암흑 기사단을 이끌어 달라고 했는데 여기서 혼자 찌질하게 자아비판이나 하고 있는 모습을 과연 라자갈이 좋아할까?'''란 식으로 말을 했고 제라툴은 이에 빡돌아서 그를 죽이려 들었다.[17] 이 대사는 "그들이 오면 우주는 불바다가 될 거야." 와 함께 공허의 유산 트레일러에 다시 나온다.[18] 초기 영상엔 피와 함께 잘린 단면도 나왔지만 후에 지져진 단면으로 처리됐다.[19] 레이너가 그만큼 많은 프로토스 병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싸울 수 있는 병력은 모두 결집해서 항전했다.[20] 무엇보다 암흑 속에서 미션에서 초월체는 "프로토스는 마지막 항전을 벌이리라."라는 대사를 하고, 제라툴은 "암흑에 맞설 이라곤 우리 뿐이다."라고 언급한다. 이로 미루어보아 어두운 목소리에 맞서 문명 최후의 전투를 벌이는 자들은 바로 프로토스 뿐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여기에 '암흑 속으로'의 시간대가 2편 트릴로지로부터 얼마나 지난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프로토스의 시간 관념은 인간의 그것과 비교하면 넘사벽으로 길어 100년도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 즉 테란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죽은 게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어찌 저항해보긴 했지만 끝내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전멸했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이는 프로토스의 수명이 천년도 더 되기에 최장 300~400년 뒤라고 해도 말이 되는 상황이고 그 300~400년 동안 아몬이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공허의 유산에서 레이너 휘하 자치령군이 혼종을 상대로 잘 싸우는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테란의 전력이 아몬을 상대로 무기력하기만 한 건 아니다. 자유의 날개의 비밀 임무에서 얻어낸 자료로 공허의 유산 시점에서 혼종에게 대항하는 수단을 완전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갖추어 놨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21] 참고로 아몬이 이 사실을 알려주는 이벤트 때 제라툴이 살아있는 상태라면 "칼날 여왕이라니... 우리가 어찌 알았겠는가?"라면서 한탄을 하는 대사가 나온다. 그 전에 제라툴이 사망했으면 안 나온다.[22] 동족인 프로토스들이 아닌 테란인 레이너에게 맡긴 건 레이너와 워낙 가깝기도 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복수심에 휘둘리지 않을 인물은 레이너라고 판단하기도 했을 테지만, 무엇보다 제라툴이야말로 '''케리건을 향한 프로토스의 증오가 얼마나 큰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만약 제라툴이 이 사실을 동족에게 알려줬다 한들, 칼라이든 네라짐이든 한목소리로 "우리가 왜 원수와 손을 잡냐? 원수도 아몬도 모두 때려잡겠다." 이런 태도를 고수했을 것이 뻔하다. 당장 제라툴 본인부터가 케리건과 조우하자마자 '''넌 그 전에 죽을 것이다!'''라고 일갈하지 않았던가?[스포일러] 이것이 종족을 초월하여 우정을 나눈 두 벗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훗날 '공허의 유산'에서 레이너와 아르타니스가 재회했을 때 제라툴은 어디 있냐는 레이너의 질문에 아르타니스가 아이어에서 쓰러졌다고 대답하자 "그 여정이 결국 그렇게 끝날 거란 걸 알고 있었어"라며 씁쓸해한다. 이후 아르타니스와 악수를 할 때 그가 제라툴의 차원 검을 오른팔에 장착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제라툴의 복수라도 다짐하듯이 "가서 쓸어버려"라 말한다.[23] 그래도 케리건의 머리통을 한손으로 움켜쥐고 정신지배를 했으니 아예 반격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24] 이 부분에서 일부 유저들이 가벼운 스토리 오류라고 지적하는 부분이 딱 하나 있는데, 케리건이 '''칼날 여왕이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놓고 칼날 여왕이 된 이후에 만난 제라툴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칼날 여왕이 되기 전에 자신을 버린 멩스크에 대한 복수심이라던가 레이너와의 애정을 기억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정작 자기가 칼날 여왕 시절에 부하였던 아바투르는 기억하지도 못하다가 여러 번 보고 나서야 인간이던 시절 자기를 생체실험하던 존재였다는 것은 기억해낸다. 이것도 결국 칼날 여왕 시절 기억이 아니라 인간이던 시절 마지막 기억임을 감안해보면 결국 케리건은 다른 건 다 기억 못하는데 제라툴만 기억한다는 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얼굴마담 쯤으로만 인식하는 '''이즈샤의 역할이 크다.''' 케리건이 처음 거대괴수에 입장했을 때 이즈샤가 했던 말을 생각해보자. 케리건은 자신의 계획과 생각을 '''모두 이즈샤에게 저장해뒀다!''' 따라서 제라툴을 만나기 전에도 이즈샤를 통해 자신이 칼날여왕 시절의 행적을 들여다봤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으므로 이는 설정오류는 아니다.[25] 알다리스피닉스를 죽이고 암흑 기사들의 대모 라자갈을 자신의 부하로 세뇌하여 타락시키자 결국 타락을 해방시키기위해 제라툴이 손수 죽이게 한 것, 수많은 전우들을 저그 밥으로 만든 것 등.[26] 케리건이 최후의 순간에 내린 선택은 자신의 죄책감과 사명감에 기반한다. 제라툴은 공허의 유산 시작 부분에서 셀렌디스에게 반역자이자 이단이라며 핍박받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아르타니스 덕분에 넘어간 데다가 혼종의 등장으로 제라툴의 주장의 신빙성이 드러나자 당연히 그런 반응은 없어지나, 아르타니스(물론 아몬이 직접 빙의한)의 손에 제라툴이 목숨을 잃으며 '''동족에게 심판'''받게 되었다는 사실은 절반이나마 맞게 되었다.[27] 그래서 나중에 레이너가 아르타니스가 착용하고 있는 제라툴의 차원검을 응시하는 장면이 더 애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28] 제라툴은 나루드로 변한 듀란을 만난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의외로 나루드와 듀란이 동일 존재임을 모르는 팬들이 있다보니 제작진이 개연성을 희생하더라도 다시금 확인을 시켜줬다고 볼 수 있다.[29] 작중에서 보여주는 제라툴의 행적은 전체중의 일부일 뿐이다.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보여준 것도 아니고, 듀란의 계략을 막기 위해 우주 곳곳을 돌아다녔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딘가에서 나루드를 봤을 수도 있고 직접 보지 못했더라도 여러가지 흔적들을 통해서 듀란=나루드라는걸 알아내는건 제라툴의 통찰력과 지혜를 봤을 때 충분하고도 남는다. 작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보기엔 성급한 판단이다.[30] 여담으로 여기서 제라툴에서 나온 행색, 특히 망토를 자유의 날개 시절과 비교하면 넝마가 다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유의 날개 시점만 해도 몸 전체를 가리던 망토가 여기서는 그냥 어깨에 걸치는 수준이다. 제라툴의 힘든 여정이 보이는 부분. 굳이 공허의 유산 시점이 아니라도 군단의 심장에서 제라툴과 케리건의 대화 씬, 자유의 날개에서 제라툴이 히페리온에 찾아와 레이너와 재회하는 씬만 봐도 망토가 이미 거진 너덜너덜해졌다.[31] 나중에 셀렌디스로하나 등등이 아몬에게 지배당했을 땐 본인들의 목소리와 아몬의 목소리가 섞여서 들리는데, 아르타니스의 경우는 '''아몬의 목소리만 들린다.''' 전자 2명을 비롯한 다른 칼라이들은 아몬의 의지만 각자 불어넣는 수준인데 반해 아르타니스는 아몬이 그에게 직접적으로 빙의하였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32] 잘 보면 전신이 피투성이이며, 제라툴이 마지막 각오로 강화 변형 차원검을 뽑을 때 손에서 핏방울까지 떨어진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르타니스가 가까스로 아몬의 속박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리고 제라툴에게 다가갔을 때,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져 번진 듯한 혈흔 자국이 남아 있다.[33] 아르타니스가 제라툴을 죽인 죄책감은 제라툴이 은사인 라자갈을 죽인 것과 동급의 고통이 될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제라툴은 맨정신으로 죽인데 반해 아르타니스는 조종당해 죽인 것이므로 죄책감이 다소 덜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상인 태사다르를 체포하러 갔을 때 그를 믿고 제라툴을 수행하며 함께 초월체를 처치하고 태사다르 사후에 제라툴을 믿고 따랐을 만큼, 아르타니스에게 있어서 제라툴이라는 존재는 지금의 자신이 있게 한 존재다.[34] 아이어 수복 직전 아둔의 창에서 아르타니스는 보라준에게 제라툴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었다면서 '''자신은 영원히 그를 존경할 것'''이라고 했는데 보라준 또한 "저도 그럴것입니다." 라고 맞장구친다.[35] 네라짐이 칼라와 분리된 삶을 살아가는 프로토스라서 외롭고 다른 부족에게 핍박을 받아왔지만 어느 부족보다도 강하고 위대한 영웅들이 탄생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사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제라툴의 인생 그 자체를 함축한 의미로도 여겨진다.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제라툴만큼 '혼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캐릭터도 없고, 악에 혼자 맞서지 않았으며, 모든 프로토스와 종족의 연합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36] 스1 오리지널 프로토스 캠페인에서의 집행관 플레이어가 아르타니스임을 블리자드가 공식화했다. 물론 논란이 꽤 있긴 하지만.[37] 코랄 임무 중에 하늘 방패 미션을 하기 전에 레이너가 아르타니스에게 제라툴은 어디에 있냐고 묻자 아이어 원정에서 전사했다고 말을 하는 바람에 아르타니스 인성이 어쩌구 하는 드립이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아르타니스도 나름 제라툴과 같이 생사를 오가며 같이 전장에서 누벼 종족을 초월한 만남과 우정을 가진 레이너를 위해 생각해서 자신을 구하려다가 죽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레이너는 지금 뫼비우스 특전대를 막느라 고군분투하고 있고 제라툴이 아르타니스를 구하려다가 죽었다고 말하면 상심이 클까봐 프로토스 성격상 전투에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말하는 것이 레이너에게도 나름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제라툴이 그토록 원하는 아이어를 되찾겠다는 소망을 이루고자 죽었으니 나름대로 명예로운 죽음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38] 칼리이 분파 출신은 "~의 명예를 위하여" 라는 뜻인 "엔 타로 ~"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엔 타로 아둔"이나 "엔 타로 태사다르". 하지만 네라짐은 주로 "~를 기억하며 라는 뜻의 엔 아르딘 ~"이나 "~께서 숨겨주시길"이라는 뜻의 "~토리다스"를 주로 사용한다. "엔 아르딘 라자갈"이나 "아둔 토리다스"가 대표적인 예시. 경의를 표하는 것은 공통 사항이지만 명예를 중시하는 칼라이와 누군가의 희생을 잊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 네라짐의 문화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