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8강
1. 개요
남미는 5개국 가운데 4개국이 8강 라운드에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16강에서 탈락한 칠레도 같은 남미팀 브라질에 패한 결과였다. 자칫하면 4강 모두 남미팀이 올라가 월드컵은 페이크고 사실은 코파 아메리카가 될 뻔했다. 또한 이번 8강에 진출한 남미 4개국들은 전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까지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16강까지 이들의 대진운이 너무 월하여 기껏해야 브라질이 맞닥뜨린 포르투갈 정도가 난적이었다는 분석과 함께, 대회가 남반구에서 진행되다보니 남미가 다소 득을 보는게 아니냐는 설이 있었다.[1]
유럽은 16강 진출 6개국이 다 1라운드에서 충돌하는 바람에 8강에서는 단 3개국밖에 생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생존한 팀들답게 3개국 모두 결승에 손색없는 쟁쟁한 강팀들 뿐. 특히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경우 탁월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역대 월드컵에서 줄곧 고배를 마셔왔으나, 이번엔 유럽 강팀들이 초장부터 미끄러졌기에 스페인의 경우는 '''사상 최초'''로, 네덜란드의 경우도 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32년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대조적으로 북중미의 미국, 멕시코는 16강 단골답게 16강에서 떨어졌고,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도 16강에서 끝. 게다가 칠레까지 16강에서 브라질에 지는 바람에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팀들이 16강에서 '''전멸했다.''' 8강에 진출한 나라들은 남미의 내륙국인 파라과이를 제외하고 전부 대서양 연안이나 대서양 근처 바다인 북해(네덜란드, 독일)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그나마 아프리카의 가나는 개최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마저 조별 라운드에서 광탈한 가운데 홀로 살아남아 꿋꿋이 8강에 진출. 또한 가나를 제외하고 조 2위로 진출했던 팀들은 전부 다 탈락했다.[2]
2. 8강
2.1. 1경기: 네덜란드 2 VS 1 브라질
레알이 선택한 남자 카카와 레알이 버린 남자 아르연 로번, 스네이더르의 만남으로 주목 받은 경기.[4] 또한 직전 시즌 인터밀란의 트레블을 이끈 주역인 베슬리 스네이더르와 줄리우 세자르의 공격수 vs 골키퍼 맞대결이기도 하다.
경기 전 네덜란드 축구계의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가 둥가 감독의 브라질을 '''매우 재미없음'''이라고 디스하고, 둥가 감독은 그런 크루이프에게 '''노친네가 아주 지랄하네''' 라는 식으로 맞디스를 놓으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경기. 네덜란드는 94년, 98년에 각각 8강전, 4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하며 떨어진 과거가 있어 더더욱 날을 세운 경기였다.
전반 초반은 브라질의 우세로 흘러갔다. 브라질은 수비 지역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볼을 쉽게 뺏기지 않고 점유율을 높이다가 한번에 킬패스로 공격을 시도했으며, 한 차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무산되었다. 전반 9분, 펠리페 멜루가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이를 받은 호비뉴가 골을 넣으며 승기는 브라질로 기운 듯 했다. 더욱이 이번 대회 들어 수비 중심의 플레이를 해 온 브라질이기에 이 선제골의 의미는 컸다.
선제골을 넣은 브라질은 전반 내내 점유율 축구를 시도했고, 네덜란드는 변변한 저항 한 번 못하고 브라질의 점유율 축구에 계속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이 시작되었을 때도 이런 양상은 계속 되었다. 브라질은 공을 잡으면 쉽게 내주지 않았고 네덜란드는 마음이 급해 계속 브라질의 플레이에 말리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8분, 네덜란드 미드필더 스네이더가 올린 크로스를 브라질 수비 펠리페 멜루가 백헤딩으로 밀어넣어 버리며 자책골을 헌납, 승부가 원점으로 기울었다.
이렇게 되자 브라질은 더 이상 점유율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었고 공을 잡고 네덜란드 진영으로 적극적으로 넘어왔다. 반면 네덜란드는 한숨 돌리며 조금 차분히 공격을 전개했지만, 계속 마지막 단계에서 브라질 수비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패스 미스를 연발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 팽팽한 균형은 후반 23분, 아르연 로번이 올린 코너킥을 디르크 카윗이 백헤딩으로 패스하고 스네이더르가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경기는 네덜란드 쪽으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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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브라질에게는 설상가상으로 펠리페 멜루가 로번과의 몸싸움 뒤 쓰러진 로번을 밟으며 퇴장을 당하는 불운이 찾아온다. 그 상황은 어떤 주심이라도 퇴장 카드를 꺼낼 상황이었기에 브라질로서는 할 말이 없었다. 한편 잠시 후 로번이 넘어지자 호비뉴가 액션하지 말라며 로번에게 어필했는데 호비뉴의 별명이 '''초딩'''이란 점과 맞물려 브라질은 패륜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점유율 축구에서 한 사람이 빠진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이에 브라질은 아이러니하게도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을 믿으며 삼바축구의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게 되었지만,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네덜란드의 2 : 1 승리.
펠리페 멜루는 호비뉴의 골을 어시스트했지만 이후 자책골을 넣고 퇴장까지 당하며 브라질에게 비수를 꽂았다. 그야말로 브라질을 들었다 놨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다른 의미에서 경기를 지배한 선수.(...) [5] 안 그래도 호나우지뉴도 없고 알렉산더 파투도 없고 브라질답지 않은 축구라며 욕을 먹던 둥가 감독인데, 이 경기 이후 그의 입지가 상당히 불안해질 듯 하다. 경질은 일단 기정사실화 된 듯.
이 경기는 초반부터 양 팀간의 몸싸움이 치열해 몇번 난투극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주심이 경기를 자주 끊고 양팀에게 진정하라는 동작을 질리도록 보여줬는데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2006년 독일 월드컵의 포르투갈 VS 네덜란드전의 막장을 재현할뻔 했다. 오죽하면 성격 좋은 카카마저 성질을 냈겠는가...
이 경기를 보던 사람들은 모두 아르연 로번이 넘어지면서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을 느껴야 했다. 승부도 승부지만 로번의 갸냘픈 유리몸이 더한 긴장감을 주었던 경기. 로빈 판페르시도 혼자서 넘어지다 팔이 꺾이는 불상사를 연출하며 유리몸에 대한 걱정을 더욱 높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후 FIFA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멜루의 자책골을 스네이더의 골로 변경했다. 이러나 저러나 팀에 혼자 약주고 병준 멜루만 안습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멜루는 '''"모든 브라질 국민들에게 사과한다. 내 아들에게 전화하니 울고 있었다."'''라며 용서를 빌었다. 지못미... 그리고 호나우두는 멜루에게 '''돌아오면 총맞아 죽을까봐'''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
그 후, 브라질은 다음 월드컵이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의 3·4위전에서 네덜란드를 다시 만나 아예 0 : 3으로 짓밟히는 굴욕을 당했다.
2.2. 2경기: 우루과이 1(4) VS (2)1 가나
전반전 내내 우루과이와 가나의 접전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가나의 패스를 계속 우루과이가 차단하며 주도권을 쥐었으나, 곧 가나가 주도권을 빼앗고, 서로 일진 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졌다. 찬스는 참 많이 만들어 냈지만 우루과이의 골잡이 포를란, 수아레스나 가나의 기안, 문타리나 참 저질스러운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네임밸류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우루과이의 주장이자 간판 수비수 디에고 루가노가 전반 37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가나가 선제골을 득점할 기회를 갖는듯했으나 여전히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전은 0:0으로 끝나겠구나 싶을 때, 47분에 설리 문타리가 상당히 먼 거리에서 기습적으로 날린 중거리 슛이 선수들 사이를 휘어져 가며 그대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렇게 되자 우루과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후반 10분, 한국전에서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활약을 보였던 디에고 포를란이 멋진 프리킥 슛으로 가나의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후 팽팽한 공방전 속에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두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는 팽팽한 공방이 계속됐지만 승부는 점점 가나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후반전 들어 우루과이 선수들은 힘이 빠졌는지 돌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찬스다운 찬스도 잡지 못했다. 패스는 미드필더에서 가나에게 빼앗기기 일쑤였고 그나마 막시 페레이라의 돌파, 포를란이 간간이 날리는 슈팅만이 저항을 계속할 뿐이었다.
반면 가나는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맹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여러 번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으나 우루과이 수비진의 살신성인 수비 덕분에 그 찬스들은 전부 무위로 돌아가던 그 때, 연장 후반 14분 가나가 결정적인 프리킥 찬스를 맞는다. 이에 가나 선수들은 수비진까지 모두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그건 우루과이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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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나의 프리킥 찬스로 날아든 공을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가 튕겨냈지만, 하필이면 공이 골문 바로 앞에 떨어져 상황은 대혼전. 무슬레라가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서 두 차례의 슈팅이 이어졌으나 첫번째 슛은 루이스 수아레스의 다리에 막혔고 두번째 슛은 수아레스가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블로킹(...)'''으로 막았다. 누가 봐도 고의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막은 거라 수아레스는 즉각 퇴장당했고 가나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가나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하기 시작했고 국내 축구 커뮤니티는 대폭발했다. 하지만 사실 수아레스가 손 말고 다른 부위로 막을 여건도 아니었고,[6] 당시 시간이 연장 후반 15분이라 실점 후 동점골을 넣을 시간은 단 1초도 없었다. 오히려 이 골이 들어가면 그대로 우루과이가 지는 상황에서, 골을 페널티킥까지 억지로 밀어낸 셈. 역적으로 취급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또 연장 후반 15분에 퇴장당한다고 한들 어차피 그 다음은 승부차기다. 다음 경기 출장 정지라고 하지만, '''어차피 이 슈팅을 못 막으면 그대로 골이고 그럼 우루과이는 다음 경기 자체를 못 치른다.'''
그렇게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가나의 키커는 아사모아 기안이었다. 기안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세르비아와 호주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2번 모두 성공해서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골대의 크로스바를 맞춰버리며 그대로 실축해 버리고 만다.''' 이때 경기장 바깥에서 좌절하고 있었던 수아레스는 미친듯이 환호했으며 국내 커뮤니티는 '''역적이 아니라 살신성인의 영웅이었구나'''라고 다시 한 번 대폭발하는 한편 기안의 예능감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우루과이의 첫 번째 키커로는 포를란이 나섰다. 포를란은 많은 경험에서 나온 침착함으로 아주 차분하게 성공했다. 가나의 첫 번째 키커 기안 또한 아주 깔끔하게 우측 상단으로 넣으며 성공. 이어지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2번 키커 빅토리노와 아피아, 우루과이의 3번 키커 안드레스 스코티 역시 성공했다.
그런데 가나의 3번 키커 존 멘사가 살짝 찬 공을 무슬레라 골키퍼가 가볍게 막아내면서 가나의 패색은 짙어졌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4번 키커 막시 페레이라가 관중석으로 홈런을 날려버렸고 결국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가나의 관중석은 다시 희망에 휩싸였지만, 가나의 4번 키커 아디이아가 찬 공을 무슬레라가 가볍게 막아냈고, 우루과이의 5번 키커 아브레우가 파넨카 킥을 성공시키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순간 심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쏠린 가운데 파넨카를 시도했다는 점은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화려한 마무리였다.
경기가 끝난 후 우루과이 선수들은 수아레스를 무등태우고 경기장을 순회했으며,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기안은 그대로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고작 5분만에 둘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어 페널티킥을 내준 수아레스는 순식간에 영웅이 되었고, 가나를 8강까지 이끌며 선전한 기안은 그놈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순식간에 역적이 되었다.
이 경기 직후 디시인들은 홍'''수아'''갤을 털려고 했으나 홍수아갤이 없자 배구 갤러리를 털었다(...). 또한 이 사건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과 비교되어 월드컵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마라도나와는 경우가 다른 게 마라도나는 분명히 반칙을 했지만 처벌을 받지 않고 골을 넣은 신의 손이고, 수아레스와 우루과이는 반칙을 저지르고 처벌까지 받았으며 골을 막은 신의 손이었다. 결국 줘도 못 넣은 기안과 가나만 안습. 다만 이 부분은 확실히 야금야금 논의가 있어오던 부분이었다. 반칙이 아니었다면 명백한 골인 상황에서 손까지 써가며 골을 막아낸 것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 FIFA의 룰 개정은 '''골라인을 넘어갔는데 쳐내면 골, 그 이전에 쳐내면 퇴장과 페널티 킥''' 이었으며 일부 중요한 대회나 토너먼트에서는 대회를 주최한 협회의 회의에 따라 그런 반칙을 저지른 선수를 출장정지 시킬 수 있다.
우루과이는 이기긴 했지만 다음 경기가 조금 힘들게 됐다. 40년만의 4강 진출은 이뤘지만 공격의 핵심인 수아레스가 다음 경기 결장이기 때문. 다음 경기 뿐만이 아니라 FIFA의 결정에 따라 남은 경기를 모두 결장할 수도 있었다. 4강부터는 탈락하더라도 3, 4위전을 하기 때문에 수아레스의 한 경기 이상 결장은 우루과이에게 치명적. 결국 FIFA에서 추가 징계는 없을 거라 하면서 우루과이가 준결승에서 이기든 지든, 수아레스는 3,4위전이나 결승전에는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이날 이후 페널티킥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던 기안은 결국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2012년 2월 국가대표 자리에서 은퇴하고 만다. 2013년 2월 복귀를 하면서 유야무야되었는데, 3개월 전 기안의 어머니가 임종하며 아들에게 남긴 말이 "'''다시는 페널티 킥을 차지 말라'''"였다고 한다. 이 날이 그와 그의 가족에게 얼마나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
2.3. 3경기: 아르헨티나 0 VS 4 독일
독일은 경기 시작 직후 전반 3분 만에 슈바인슈타이거가 올린 프리킥을 토마스 뮐러가 헤딩으로 방향만 살짝 바꾸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이것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변곡점이 되었다.''' 이 후에도 아르헨티나는 에인세의 실수로 실점할 위기에 놓이지만 토마스 뮐러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의 슛이 넘어가며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수비가 다시 안정을 찾고 메시가 축신 모드로 돌아오면서 아르헨티나는 특유의 공격 템포를 찾은 듯한 모습으로 독일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좌로는 람, 우로는 보아텡이 버티고 있는 독일의 수비진은 굳건했고 노이어는 이과인의 결정적인 슛을 선방하며 아르헨티나를 안습하게 만들어 버렸다. 특히 이과인은 전반 중반, 독일 수비진을 상대로도 좋은 볼 키핑을 보이며 간간히 유효슛팅을 날리는 등, 전반전엔 어느정도 고군분투 했다.
그러다 큰 오심이 하나 나왔는데, 메시가 볼키핑을 할 때 뮐러가 수비를 하러 붙었다가 공이 메시의 손에 맞고 뮐러의 팔에 맞았는데 주심은 뮐러의 핸들링만 보고 경고를 주었고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후반 시작 후 잠시 밀어붙이던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마리아가 그림같은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든다. 그러던 중 독일 이 아르헨티나의 페널티 지역으로 공을 넘겼고, 뮐러가 넘어지면서 툭 찔러준 공을 루카스 포돌스키가 받아서 왼발로 그림같이 패스해주자 앞에 있던 클로제가 이를 받아 침착하게 살짝 차넣었다.
이렇게 독일이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하자 아르헨티나는 골을 만회하기 위해 죽어라 뛰었지만, 독일의 수비는 여전히 굳건했고, 마라도나는 오범석 모드가 발동되어 그나마 포돌스키와 외질에게 유린당하고 있던 오타멘디를 빼고 파스토레를 집어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은 슈바인슈타이거의 동네 앞마당 산책하는 듯한 돌파를 막아내지 못하며 수비수 프리드리히에게 충격적인 세 번째 골을 허용하고 만다. 3:0, 꿈도 희망도 존재하지 않는 스코어.
답답해진 마라도나는 보아텡과 프리드리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완벽히 차단당하면서 투명인간이 되어가고 있던 곤살로 이과인 대신 세르히오 아궤로를 투입했으나 아궤로라고 해서 독일의 철벽수비를 뚫을 재간은 없었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총체적인 난국을 맞이한 아르헨티나는 감독부터 시작하여 선수까지 의욕을 상실하고 정신줄을 놓아버렸으며,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는 어떻게든 뭔가 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독일의 수비는 정말 통곡의 벽이었다. 어떻게 때려도 어떻게 들어가도 수비수는 양파 껍질 벗겨지듯 계속해서 등장했다. 그리고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며 메수트 외질의 크로스를 그림같이 주워먹은 클로제가 개인 통산 월드컵 14호 골을 터뜨리며 4:0이 되었다.
4:0이 되자 모든 아르헨티나 팬들은 영혼을 잃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마라도나는 이런 초유의 사태를 어떻게 해야할 줄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감싸쥐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그렇게 경기는 4:0 독일의 완승으로 끝아니고, 4년전 분패의 설욕을 다짐했던 아르헨티나는 감독 잘못 만난 죄로 더 처참한 꼴을 당하며 쓸쓸히 이번 월드컵에서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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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와 독일전 선발라인업인데, 이날 아르헨티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센터백 출신인 오타멘디를 라이트백으로 기용한 것과 3미들진에 앙헬 디마리아를 집어 넣은 것이다. 디 마리아의 경우 지금의 좋은 수비가담 능력과 경기 조율 능력이 발전된 완생의 단계가 아닌 벤피카 시절의 윙어와 스트라이커에 특화된 미완의 선수였다. 이런 선수를 다이아몬드 전술의 3선라인에 넣는 것 자체가 수비시 측면약점을 부각시키고, 장점인 중원장막마져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사용하는 4-3-1-2의 경우 측면이 취약하기 때문에, 특히 풀백들에게 빠른 기동성과, 어마어마한 활동량이 4-3-1-2의 약점을 지우는 필수요소들이다.[7] 사실 이 전술은 쉬어가는 경기였던 그리스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사용해서 전승을 거둔 전술이긴 한데 상대가 모두 아르헨티나가 선수빨로 밀어붙일 수 있는 몇 수 아래의 상대들이라 이기긴 했지만 우승후보인 독일, 즉 선수빨이 먹히지 않는 팀을 만나자 곧바로 학살당했다.
물론 오타멘디도 전반전에 전방까지 올라가서 이과인에게 좋은 찬스를 제공하는등, 전체적인 빌드업에 도움을 주었고, 로드리게스와 함께 측면을 잘 커버했다. 그러나 후반전 실점 장면에서 태클을 시도하자 혼자 엉덩방아를 찍으며, 포돌스키의 무혈입성을 방치해버렸고, 결국 포돌스키의 패스를 받은 클로제가 그대로 냅다 넣으면서 2-0이 되었다.
그리고 오타멘디를 빼고, 파스토레를 집어넣는 것은 마라도나가 얼마나 전술적으로 무식한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한 마디로 자신들의 오른쪽 날개를 스스로 잘라먹어버렸다. 아닌게 아니라, 파스토레 투입 이후, 슈바인슈타이거에게 오른쪽이 완전 썰려나가며 전설의 무혈입성 드리블을 허용해 프리드리히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아르헨 수비진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였다. 요약하자면 마라도나는 수비를 아예 포기한 미친 짓거리를 한 것이다.
사실 3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시점에서 이미 경기를 뒤집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아르헨티나가 약하다기보다는 뢰브가 이끄는 독일의 팀 특성 때문이다. 독일은 원체 수비가 강한 팀이라 일찍 선제골을 넣고 잠가버리고 역습으로 대응하면 잉글랜드를 4:1, 아르헨티나를 4:0, 포르투갈을 4:0, 브라질을 7:1로 밟아버리는 무시무시한 팀이지만 반대로 선제골을 허용해버리면, 혹은 후반전까지 득점을 못하면 세르비아에게 0:1, 아일랜드에게 0:1, 대한민국에게 0:2로 패하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8] 거기다가 경기를 끌려가면 멘탈 문제로 인해 알아서 자폭해버리는 대다수 라틴 아메리카 선수들의 특성 덕분에 독일이 더 쉽게 점수차를 벌릴 수 있었던 점도 있었다.
사실 아르헨티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감독이 디에고 마라도나라는 것이다. 스쿼드만 봐도, 공격진에 이과인, 아게로, 메시, 테베스, 팔레르모, 밀리토만 여섯 명이다. 밀리토야 지난시즌 골폭풍을 몰아치며 인테르의 트레블을 이끌었으니 발탁 이유라도 있다 쳐도, 팔레르모는 (그리스전에서 골을 넣긴 했지만) 과포화된 공격진에 냉정하게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미들진이 균형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미들진의 디 마리아와 파스토레도 사실상 공격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다, 게다가 "빠른 템포의 축구? 뉘집 개 이름인가?" 라 할 정도로 장거리 패스를 발사하는 것만 좋아하는 베론이 있으니... 한마디로 마스체라노 중원몰빵인 원볼란치 전술이었다. 아르헨 축구팬들이 "사네티만 있었어도..."라고 아쉬워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
물론 측면에 막시 로드리게스와 앙헬 디마리아가 활약을 해준다면 승산이 있는 전술이지만. 막시의 경우 4년전과는 판이하게 기량이 하락한 상태였고, 앙헬 디 마리아는 앞에 언급한 것처럼, 왕성한 활동량, 수비가담, 경기조율까지 갖춘 지금의 디 마리아라면 모를까 저 때의 디 마리아로는 절대 안된다. 물론 쓰리백을 사용할 경우, 마스체라노와 베론을 더블볼란치를 기용할 수 있으나 베론은 노쇠화로 이렇다 할 활약도 보여주지못했고 센터백인 사무엘이 한국전에 부상을 찍으면서 그야말로 망했어요.
그렇다고 수비진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막시 로드리게스와 마찬가지로 4년전과 다르게 하향세가 뚜렸한 가브리엘 에인세, 실력은 최고지만 내구성에 의문이 있는 월터 사무엘, 그나마 정상적인 기량을 가진 수비수는 마르틴 데미첼리스와 니콜라스 부르디소 뿐이였고, 센터백인 오타멘디를 그리스전을 제외하고 이 대회 내내 라이트백에 배치시켰다. 백업인 아리엘 가르체도 절대 정상급이라 보기 힘든 풀백이다.
그렇잖아도 기형적인 선수선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그래도 마라도나의 의도대로 흘러간다면 문제 없지만, 부상, 카드트러블 같은 불의의 상황이 닥치거나 경기가 예상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폭탄이 될 위험성이 굉장히 높았고, 결국 독일전에서 그 폭탄이 폭발했다.
냉정하게 이 시기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우승후보라 불릴 자격이 없었던 팀이었다. 공격진들의 화려한 스텟에 가려진 허울만 좋은 팀이었다.[9][10]
2.4. 4경기: 파라과이 0 VS 1 스페인
경기 이전에 파라과이 응원녀로 유명한 라리사 리켈메가 파라과이가 우승하면 나체로 거리를 질주하는 세레머니를 하겠다는 사실을 밝혀서 많은 남성들이 파라과이를 응원하게 하였다...만,
경기 내내 스페인의 일방적 공격과 간간히 있는 파라과이의 역습 분위기로 전개되었다. 다만 파라과이는 16강전과 달리 비교적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어 일방적인 경기가 될 것이란 관측을 깼으며, 스페인은 파라과이의 탄탄한 수비조직력 앞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가끔 수비를 뚫었나 싶으면 패스미스와 독수리슛을 작열시키며 스페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파라과이는 2002년 이후 월드컵 본선 8년간 무득점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던 산타 크루즈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발데스를 선발로 투입했지만 발데스도 골결정력에 있어서 산타 크루즈보다 딱히 기대할 게 없었던 상황.
그런 발데스가 전반 40분 스페인의 골대 바로 앞에서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지만 같이 공격에 가담했던 카르도소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골이 취소됐다. 발데스는 분명 온사이드에 있었기 때문에 오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 이라며 어정쩡하게 해설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오심이 아니다. 분명 발데스는 온사이드에 있었지만, 경합을 한 카르도소는 오프사이드였고, 실제로 공에는 닿지 않았더라도 공에 닿으려고 행동했으며, 그로 인해 수비진들이 카르도소에 달라붙고, 공을 쳐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맞다. 만약 카르도소가 없었다면 공이 발데스에게 가기 전에 수비진들에게 끊겼을 가능성이 높은 위치였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렇게 양쪽 모두 답답한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후반에 들어서도 사비 알론소, 다비드 비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만들어준 기회들을 연신 날려먹던 토레스는 끝내 후반 10분 파브레가스와 교체됐다. 서서히 살아나려니 살아나려니 하던 컨디션은 오늘도 살아나지 않았다.
가뜩이나 꼬이고 있는 스페인이었는데 후반 13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공중볼을 헤딩으로 받아내려는 카르도소의 팔을 대놓고 붙잡으며 경고를 받은 피케 때문에 더 꼬여버리고 말았다. 파라과이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위기의 스페인이었지만 카시야스가 침착하게 방향을 읽고 카르도소의 페널티킥을 선방해내는데 성공한다.
헌데 카르도소가 페널티킥을 실패한 직후인 후반 14분, 알카라즈가 공을 몰고 들어오던 비야를 넘어뜨리면서 이번엔 역으로 파라과이가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다. 키커로 나선 알론소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나 알론소가 공을 차기도 전에 파브레가스가 페널티 에어리어로 달려들었기 때문에 다시 페널티킥을 차라는 지시를 받았다.[11]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페널티킥을 시도한 알론소였으나 방향을 바꿔서 찬다는게 빌라르에게 완벽히 읽혀버리는 바람에 실패했다.[12]
이후에도 양팀 모두 정말 죽어라 안 풀리는 답답한 경기를 했고 파라과이는 발데스 대신 산타 크루즈를, 스페인은 사비 알론소 대신 페드로를 투입하면서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보려했다.
승부처는 후반 38분. 이니에스타가 파라과이 수비진을 휘저으며 돌파해 들어갔다. 갑갑한 상황에서 때릴만도 했건만 이니에스타는 오른쪽에서 파고드는 팀동료 페드로에게 침착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니에스타가 거의 만들다시피한 기회에서 페드로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역시나 예능감 쩌는 스페인답게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를 리바운드한 다비드 비야가 바로 다이렉트 슈팅을 때렸고, 볼은 또 우측 골대를 맞고 골라인을 타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좌측 골대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골 하나를 만드려고 무려 세 번이나 골대에 맞은 셈.
이후 파라과이는 마지막 남은 시간 동점골을 넣기 위해 총력을 다했고, 후반 43분 산타 크루즈가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으나 너무 약하게 슛을 날린 탓에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혀버렸다. 이후 스페인이 역습 찬스를 맞았지만 비야신의 자비로(...)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이로서 스페인은 1950년 대회 이후 무려 60년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파라과이의 탈락으로 위에 서술한 라리사의 세레머니 좌절로 인해 결승골을 넣은 비야신은 남자들의 적이 되었다...라기보다는 이변이 결국 일어나지 않은 것일 뿐.
하지만 파라과이로서도 8강 진출은 역대 최고의 성적이기에 크게 나쁠 것은 없다.
파라과이는 뉴질랜드전 무득점 무승부와 일본전 무득점 승부차기에 이어 이 경기에서도 무득점을 기록함으로써, 알제리, 포르투갈, 온두라스와 더불어 이 대회에서 최다 무득점 경기 타이기록(3경기)을 세웠다.
[1] 역대 월드컵을 보더라도, 북반구(유럽)에서 대회가 열리면 유럽팀 우승, 남반구(남미)에서 열리면 남미가 우승하는 패턴이 많았다.[2] 반대로 가나의 16강 상대였던 미국은 조 1위를 거두고도 8강에 진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 되었다.[3] 처음엔 펠리페 멜루의 자책골로 기록되었으나 경기 종료 후에 스네이더르의 골로 정정되었다.[4] 로번과 스네이더는 바로 한 달 전 챔스 결승에서 대결했는데 공교롭게도 결승전 장소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이었다.[5] 앞선 크루이프의 브라질 디스는 브라질엔 소크라치스같은 사람은 없고 '''멜루''', 질베르투 실바, 밥티스타 같은 사람만 있다고 했던 것. 드사이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확실히 크루이프의 말이 맞게되었다...[6] 다만 수아레스는 후에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때 헤딩으로도 막아낼 수 있었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7] 굳이 센터백을 라이트백으로 쓸 거면 디마리아와 메시를 아예 측면으로 돌리고 이과인-테베스 투톱을 쓰는 4-4-2 플랫 전술을 쓰는 게 나았을 수도 있다. 풀백 오버랩의 부재는 측면 윙어들로 어떻게든 채우고, 디마리아의 강점 또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메시가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경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인데, 4년 뒤에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메시를 측면에 배정해 놓고 프리롤을 부여해서 아르헨티나를 준우승까지 이끈 걸 생각하면 절대 실현 불가능한 전술은 아니다. 물론 마라도나에게 그런 전술적 유연함이 있었겠냐만...[8] 오히려 독일한테 밟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남미 강팀들은 월드컵에서 유럽 약팀이나 아시아 팀에게 이변을 당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무작정 '독일 >>> 남미'가 아니라는 소리. 2018년 콜롬비아 vs 일본 경기야 3분만에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었으니 예외.[9] 이를 두고 "그럼 아르헨티나에게 패한 멕시코와 한국은 뭐가 되는가?" 라며 따지는 경우가 있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사우디를 8-0으로 박살낸 독일대표팀을 보고 '우와 독일 알고보니 세네? 저정도면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도 잡아먹겠는걸..' 이라고 당시 생각하는 축구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독일에게 깨진 사우디한테 한국은 06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두 번 다 패배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개막 이전에 치른 평가전에서 독일을 꺾고 올라와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4-1로 이기고 16강에서 멕시코를 3-1로 이기면서 어느정도 평가가 올라가긴 했었다. 반대로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게 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별리그 1차전 직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우승확률이 올라간건 사실이며, 16강전인 포르투갈전에서 의외로 포르투갈이 스페인을 꺾을 수 있다고 예상한 전문가도 많았다. 하지만 스페인은 결과적으로 이 대회의 챔피언이 되었다. 특정 팀을 크게 이겼다고 평가가 올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1982년 월드컵에서 엘살바도르를 10-1로 도륙내버린 헝가리는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해버렸다. 그리고 그 조에서 1위를 차지한 벨기에는 엘살바도르를 겨우 1-0으로 꺾었다.[10] 냉정하게 말해서 비록 조직력이 떨어져도 아르헨티나는 선수 하나하나가 한국이나 멕시코보다 우월했다. 메시 한사람이 당시 한국 국대 전원의 연봉을 합친 것 보다 연봉이 높을 정도로 아예 레벨이 다른 선수들인데, 이 덕에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와 16강을 쉽게 깨고 올라왔지만 비슷한 네임밸류와 수준의 선수들이 조직력까지 갖춘 독일같은 팀을 만나니 당연히 패배한 것이다.[11] 사실 파라과이 그 어느 선수도 파브레가스가 달려든것에 대해 불만이나 이의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골로 인정해도 될 상황이였다.[12] 근데 알론소의 킥이 막힌 후 골키퍼였던 빌라르가 공을 향해 달려가던 파브레가스를 손으로 넘어뜨렸기 때문에 또 페널티킥이 주어질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