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작법/구체적 요소

 


1. 3대 요소
1.1. 주제(Thema / Theme)
1.2. 구성(Plot)
1.3. 문체(Style)
2. 5막 구조
3.1. 셀프 체크리스트
3.2. 문제점 빙고
4. 투고 & 공모전/출판
4.1. 표절 & 모작


1. 3대 요소



1.1. 주제(Thema / Theme)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다.'''

- 안나 카레니나

'''그 어떤 이야기라도 주제, 혹은 문장들 사이에서 언급할 것이 있어야만 전달할 수 있다.'''[1]

- 로버트 와이즈,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각각 아카데미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작품의 중심이 되는 요소. 그렇기 때문에 아래에서 설명할 인물-사건-배경 등의 다른 요소들은 어떻게든 요소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문자 그대로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이기 때문에 검토하거나 삭제하는 게 좋다. 주제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사랑, 우정)부터 철학적인 의문(애국심, 자유의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2] 주제가 많거나 복잡할 경우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는 구체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XX는 좋은 것이다! XX를 하자!" 같은 논설문이나 프로파간다처럼 직설적으로 주제를 표현할 필요도 없다.
주제를 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작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는 것이지만, 그러러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무엇을 경험했는가?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 경험은 어떻게 끝났고, 무엇을 깨달았는가? 하지만 주제가 너무 가볍거나 명확하지 않으면 작품 그 자체나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결말까지 가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단어나 짧은 문장과 같은 키워드 형식으로라도 주제를 명확히 정리해 두자.
한편 상업적 주제를 만드는 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목표로 삼은 독자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익숙한지를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일제강점기와 민주화운동 시기 문학의 주제는 대체로 자유에 대한 갈망, 민족주의, 애국심 고취, 민족 계몽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한국 최초의 신소설인 《혈의 누》는 '가족 상봉'이 주제였으나 계몽적인 시각이 다분했고, 6.25 전쟁 이후《오발탄》등의 대부분의 소설은 PTSD가 가득했다.
주제를 선택하기가 어렵다면, 장편보다는 주제가 없거나 간단한 단편을 쓰는 것을 권장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유명 작가로 대성하기 전까진 시나 단편집을 쓰며 '작가 수업'을 했었고 오 헨리 역시 단편집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단편은 분량 특성상 애초에 어려운 주제를 담아내기엔 무리인지라 온갖 사소한 주제를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일상물, 개그물, 공포물 등의 장르까지도 연습할 수 있다. 또 단편인 만큼 연재 중단에 대한 부담도 적고 완성도 쉽기 때문에 작가의 아이디어가 바닥날 때까지 계속 써나갈 수 있다. 정박할 생각 없이 대양에 머무는 배와 같아서, 보급선(소잿거리)만 들락거리면 되니까. 애초에 같은 주제로 단편을 모으는 장르가 있을 정도. 그래도 도저히 생각이 안 난다면, 쓰려는 주제와 비슷한 전설이나 민담을 찾아보자(참고: 신화 관련 정보). 딱 분량도 단편 수준이고 기승전결도 확고하니 '그만큼만' 쓰면 된다.
글을 쓰다가 주제에서 탈선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된다면,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를 미리 정해두자. 논설문의 구조가 서론-본론-"결론"이듯이, 소설에서도 스토리에 대한 판단은 결과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그에 따라 캐릭터들의 행동부터 당위성까지 하나의 '기준'을 두고 결정할 수 있으며, 주제와 튀는 요소를 차단할 수 있다. 반대로 주제 의식을 위해 생각치 못했던 연출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가령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 동료였던 캐릭터에게 시련이 닥치지만 주인공의 능력으로 극복하는 전개는 옛날부터 흔한 패턴이었다. 캐릭터의 매력과 명대사 제조력(…)이 상승했을 뿐이다. 반대로 결말 없이 전개부터 진행한다면 엄청난 가시밭길이 기다릴 것이며 이 목록, 잘 해도 저 목록에 이름이 올라갈지도 모른다(…).
정 내키는 대로 쓰겠다면 상위 문서의 '''즉흥적 글쓰기''' 부분을 참고하자. 사람마다 집필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이쪽의 문서량이 압도적이지만 정론이나 고급 테크닉은 아니니 본인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기법을 결정하는 게 좋다.

1.2. 구성(Plot)


플롯(Plot). 소설의 구성을 이루는 3요소로 국어/문학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인물', '사건', '배경'이 있다. 소설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뼈대다. '''"누가(인물), 어디에서(배경), 무엇을(사건) 일으키는가?"'''라는 대사로 요약할 수 있다.

1.3. 문체(Style)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작가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요소. 표절 시비를 가릴 때에도 주로 문체를 토대로 판단한다. 물론 지문에 비하면 문체는 여러가지 요인[3] 때문에 정형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문만큼 다양하진 않은 편이다.
자세한 것은 소설작법/구체적 요소/문체 문서를 참고.

2. 5막 구조


위에서 설명한 인물, 배경, 사건이라는 소설의 3가지 구성요소를 통해 사건의 형성에서 갈등의 해소까지의 '과정'을 표현하는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다.
자세한 것은 5막 구조 문서를 참고[4].

3. 퇴고


맞춤법 검사는 기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이 잘 잡힌 것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 라는 속담을 연상시키지만 아무리 작품을 쓰는 도중에 계속 검토하며 완벽하게 써도 작품이 완성된 모습을 보면 시원찮은 경우가 많다. 작품의 각 부분들이 서로 조화롭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말한 '즉흥적 글쓰기'의 경우 이렇게 될 수 있다. 한 두 군데는 적절히 끼워맞춰서 흐름을 다잡을 수 있겠지만, 도저히 걷잡을 수 없다면 소설의 일부를 들어내거나 도스토옙스키가 《죄와 벌》을 통째로 버렸다 다시 쓴 것처럼 써야 할 수도 있다.[5]
문장부호를 제대로 썼는지 검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장부호를 제대로 사용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쓰는 경우도 가끔씩 있기 때문.

3.1. 셀프 체크리스트


카페나 게시판에 소설을 써서 올렸는데 독자 반응이 없는 경우, 아래 경우에 속하는지 확인해보자. 체크 우선순위 순으로 정렬해놓았다. 인터넷 연재가 아니더라도 참고할 만한 조언이 많으니 읽어보는 게 좋다.
아주 초짜 작가는 4번 항목에서, 그래도 약간이나마 써본 작가는 2번 항목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장편소설을 연재하는 작가의 경우 프롤로그는 조회수가 괜찮은데 최신 연재분에서는 프롤로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조회수를 기록할 경우 십중팔구 1번 항목에서 걸린다. 혹시 체크리스트의 8번 항목까지 문제가 없다면 글을 올리는 장소가 문제일 확률이 높다. 다른 카페나 게시판에 올리면 해결될 것이다. 작가가 겉멋이 들거나 스토리를 풀어가는 법을 몰라서 9번 항목에서 걸리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데 대부분은 '문장력 부족' 즉 6번 항목에서 먼저 걸린다.
전체 체크리스트에 문제가 없다면 아마 중2병이라든지 감성이 뒤틀렸다든지 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시간이 약이다.
'''1. 준비는 충분히 했는가?'''
아무리 소모적이고 흥미 위주의 글을 원하는 인터넷 연재 공간이라지만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만약에 당신이 소설을 다양하게 읽지 않았거나(장르의 이해 부족), 습작이 부족하거나(깊이가 없음), 인물 구상이나 공부를 소홀히 했거나(캐릭터 부실), 작법서를 읽지 않았거나(구성이 허술함), 세계관을 재미없고 진부하게 만들었거나(배경 부실), 결말을 대충 구상했거나(조루 결말), 주 독자층을 연구하지 않았으면(목표층 설정 실패) 독자들은 당신의 작품을 외면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작품은 악플조차도 안 달리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혼자서는 뭐가 잘못됐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면 적극적으로 '''물어봐라'''. 대부분의 소설 카페에는 '''리뷰 신청''' 제도가 있다. 양심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최고의 노력을 다해 글을 썼는데도 인기가 없다면 신청해보자. 리뷰 신청까지 씹힐 정도면 미안하지만 소설 이전에 작문의 기초도 안 된 것이다. 괜찮은 단편소설 하나 골라서 필사 한 번 해보자.
'''2. 첫 장면이 적당히 흥미로운가?'''
초보 작가들의 1차 난관. 독자가 당신의 책을 계속 읽을지 아닐지는 최초의 2페이지를 보고 결정한다. 그것이 당신 소설의 '첫인상'이고 첫인상이 나쁘면 독자는 무정하게 외면한다. 당신이 이미 이름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라면 2페이지가 20페이지 정도로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평론가도 아니고 일반인에게 그 이상은 요구하는 건 무리다. 임팩트라고 해서 꼭 도시가 폭발하거나 사람을 때릴 필요는 없다. 중요해 보이는 떡밥을 던져주거나 의미심장한 분위기로 불안감을 만들어주면 처음부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6]
소설 마션과 영화판 마션을 비교해 보면 소설에서는 더 임팩트 있는 대사를 맨 앞으로 끌어다 놓은 걸 볼 수 있다. 소설판 마션이 '제1 화성일'에서 시작했다면 상당수의 독자가 지루함을 느끼고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아무리 뒷부분이 반전있고 심오하다고 해도 독자는 당연히 앞부터 읽는다. 이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서사 순서를 바꿔 하이라이트 도입부를 초반부에 넣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어설프면 첫 두장만 재밌는 소설이 될 뿐이다.
'''3. 소재를 제대로 선택했는가?'''
소설에는 소재가 중요하다. 당신의 소설이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를 내세웠다면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것이다. 영화화도 많이 된 초인기 판타지 소설가 닐 게이먼은 '당신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라. 너보다 더 똑똑하고 우수한 작가들은 많다.'라고 했다. 숱한 히트작들이 필력도 필력이지만 소재로 각광받았음을 알자.
단, 소재는 어디까지나 주제(목적)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소재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주제보다 소재에 집중할수록 하나의 글은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 단편집으로 전락할 것이다. 또한 소재가 특별하다고 해서 그에 얽힌 이야기가 없다면 설정놀음에 불과하다. 이것은 바로 아래에 있는 4번으로 이어진다.
'''4. 설정덕후인가?'''
초보 작가들의 2차 난관. 독자는 '''사건'''을 원한다. 첫 페이지에서, 늦어도 두 번째 페이지에서는 독자가 원하는 사건을 던져줘야 한다. 독자는 작가가 열심히 꾸민 세계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독자가 원하는 건 주인공의 한 마디, 주인공의 손짓발짓, 주인공의 생각이다. 그게 아니면 어디서 싸움이 났다든가, 어디서 마을이 폭발했다든가 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장마가 계속되는 계절이었다."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마찬가지로 '718년 전에 벌어졌던 신마전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독자들은 '지금 말하고 움직이는 주인공 레오'에 관심을 가진다.
명심하라. 당신이 열심히 구상하고 설정한 그 '세계사'는 시험에 안 나온다. 핍진성은 당연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설정에 너무 집착하면 소설이 아니라 설정집이 된다. 작품에 집중하며 연재를 이어나가고, 어느 순간 인기를 얻게 되면 그 때 당신의 독자들은 알아서 설정집을 만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나무위키를 보면 알 수 있다. 인기 있는 작품이라면 위키가 자연스럽게 채워진다. 실제로 여러 서브컬쳐 위키에는 팬들이 설정을 정리한 작품항목이 무수히 많다. '''정교한 세계관과 설정은 작가 자기 혼자만 알고 있고''' 계속 그것을 지키면서 글을 쓰다가 이후에 차차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5.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가?'''
독자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한다. 다른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소설은 특히 심한 편[7]이라서, 어떤 경우엔 비윤리적인 행위를 정당화한다고 해도 무의식중에 그럴 수도 있다고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즉 주인공(과 다른 캐릭터)의 환경과 동기가 확실할수록 독자는 더더욱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시키게 된다.
그러나 독자들이 주인공의 행동에 공감하지 못했다면, 독자는 알게 모르게 작품과 거리를 두게 되며 이는 곧 읽고 싶다는 욕구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제', 그리고 '주제'를 대변하는 건 '주인공'이다. 그런데 독자가 주인공을 싫어한다? 이것은 곧 이 소설의 결말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님을 암시하고 이입이 되지 않으며, 재미도 없다. 그런 소설을 굳이 읽어주는 독자는 없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든 배드엔딩이든 아니면 영 뜬금없는 엔딩이든 그런 건 아무 의미도 없다. 더 읽질 않을테니까.
단, 독자로부터 비호감을 끌어내기 위해 주인공을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경우는 다르다. 사람은 비호감보다 호감을 선호하는 법이고, 주인공이 비호감이라면 자동으로 그 상대역에게 호감이 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주인공과 반대되는 호감적인 악역, 혹은 어느 편에 서더라도 미움받지 않을 얼굴마담격 캐릭터가 먼저 제시되는 편이 좋다.
'''6. 읽는 데에 무리가 없는가?'''
문장력은 굳이 마스터할 필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높을수록 보너스가 많이 붙는다. 문장이 너무 짧을 경우뿐만 아니라 너무 긴 경우도 본인 문장력의 부족을 의심해봐야 한다. 〈방란장 주인〉 같은 소설은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만 결코 대중적이지는 않다. 소설 속 한 문장은 한 호흡에 말할 수 있는 길이가 가장 적당하다. 쉼표가 하나 들어갈 때마다 독자의 집중은 조금씩 떨어진다고 생각하라. 그렇다고 쉼표 없이 네 줄 다섯 줄 넘어가는 문장을 쓰란 말은 아니다.
짧은 문장으로 쓰는 게 어려운 작가는 '한 문장에 하나의 생각' 원칙을 지켜보자. 접속사를 줄이고 형용사를 줄여라. 구나 절이 들어가면 그냥 두 문장으로 쪼개라. 주어 동사 목적어가 각각 하나씩만 들어간 문장으로 다듬어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 국어 교과서를 펴보든지, 이 위키의 문장을 살펴보라. Ctrl+F 눌러서 검색창에 '.' 하나 찍으면 마침표마다 색이 칠해질 텐데 그걸로 연구해보라.
'''7. 의성어가 너무 많지는 않은가?'''
"쿵", "퍽", "으악" 등 효과음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경우를 뜻한다. 영미권에서도 이런 효과음을 아주 안 쓰는 것은 아니다만 적어도 '~가 퍽 하고 내리쳤다' 식으로 하나의 문장으로 처리하지, 쌍따옴표를 써가며 일일이 분리하진 않는다. 비슷한 예로 게임 판타지 같은 장르에서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식으로 시스템 언어만 마구 띄우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글쓰기 귀찮으니 땜빵했다고 욕 먹을 만한 행태이다.
물론 묘사 사이에 적절히 활용하는 건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명소리 같은 경우. 그러나 의성어만으로 페이지가 가득 찬다면 독자는 짜증만 날 뿐이다.
'''8. 전개 속도는 적절한가?'''
성격이 너무 급한 탓인지 전개가 너무 빨라서 마치 시놉시스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성격이 너무 꼼꼼해서 소설 속에서는 한 1초 지났는데 독자는 10분째 읽는다든가 하는 작품도 있다. 즉 박자를 못 맞추는 작가도 무플이 되기 쉽다. 독자가 감정 이입은커녕 상황 파악도 안 되는데 무슨 댓글을 달겠는가. 이런 경우는 제3자의 입장으로 퇴고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작가가 괜찮다고 한들 독자의 템포는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술한 대로 '''물어보자.'''
'''9.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가?'''
문장과 내용이 서로 뱀처럼 꼬이듯이 난해하여 독자가 외면하는 경우. 암호문이나 난해시에 가까워 해석이 필요한 무언가를 써놓으면 소설이라고 하기 곤란한 괴작이 튀어나온다. 과하게 꼬여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림으로 치면 4살 어린이가 낙서한 것 같은, 현대 미술 작품 같은, 그런 포토샵 브러시 연습한 것 같은 그림을 웹툰 게시판에 올린다고 상상해보라. 반응이 좋겠는가?
구성이나 전개를 치밀하게 하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문장과 내용 중에 하나만 접근성이 있어도 독자는 모인다.
'''10. 홍보는 충분한가?'''
한 군데만 올리면 다른 사람들 작품에 묻혀버려서 당신의 글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여러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올려라. 독점연재 프리미엄? 생까버려라. 당신의 글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곳에 올려야 한다. 팔아먹을 작정이라면 알바를 써서라도 여러 군데 올려라. 물론 작품 자체의 작품성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 작품성의 기준? 연재에서는 독자가 다음 편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3.2. 문제점 빙고


[image]
인터넷이나 창작 커뮤니티에서 종종 발견되는, 라이트 노벨 작가의 태도와 관련된 빙고. 중복되거나 억지에 가까운 부분들이 있는지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힘들지만, 본 문서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하나씩 확인하기로 한다.

'''1. 내 소설은 초반부가 재미없지만 중반부에서 쌓아올린 뒤 후반부에서 확 터진다고 생각함.'''
첫 장면에 임팩트가 없으면 독자는 더 읽지 않는다. '초반부가 재미없지만'이라는 건 사실 핑계다. 사건과 캐릭터 둘 중 하나라도 명확해야 한다. 정말로 후반부에서 확 터진다면, 차라리 플롯을 뒤집어서 '''뒤부터 써라'''. 클라이맥스(혹은 엔딩)의 일부를 보여주고 회상하는 방식의 작품은 많이 있으니 참고하자.

'''2. 지금까지 쓴 어떤 소설도 1권 이상 분량까지 이어간 적이 없음.'''
애초에 구상한 글이 1권 분량밖에 안 되면 1권 분량으로 끊어야 한다. 절대로 1권 분량이 아닌 대하 장편 서사시를 기획했는데 1권 이상 분량이 안 뽑힌다면, 주제 설정과 주인공 설정이 부실한 것이다. 배경이나 사건보다 주제와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라.

'''3. "모르는 천장이다." 식의 도입부와 함께 시작함.'''
"모르는 천장이다."라는 문장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흔하디흔해 아무 영양가 없는' 배경 설명이 2페이지 넘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모르는 천장이다. 나는 납치당한 게 분명하다."라는 도입부는 전혀 식상하지 않다.

1.

모르는 천장이다.

2.

내 이름은 김철수.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생이다. 특별한 능력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만 빼고는...

3.

허억. 허억. 숨이 찬다... 지금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4.

요정전쟁- 100년 전 신족과 마족의 존속을 걸고 벌어진 그 전쟁은...

5.

언제부턴가 나타난 괴물들 그리고 그들을 잡기위해 결성된...

6.

제국력 1042년.

7.

오빠 빨리 안 일어나면 지각할 거라구우!!!

하아... 아침부터 시끄럽게 구는 이 녀석은 내 여동생이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슬슬 내 위에 눕는 건 그만둬...!

인터넷에서 '극혐 도입부'라는 이름으로 돌고 있는 짤이다. 반면교사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저렇게 시작하면 다 망한단 이야기는 아니지만, 너무 뻔한 도입부들이다. 심지어 이걸 다 합친 것도 있다(첫번째 베댓 참조).

'''4. 등장인물들이 일본식 이름을 지님.'''
청소년층이 국내의 빈약한 라이트 노벨 · 애니메이션 시장 대신 일본 시장의 작품을 읽고 캐릭터를 형성했으나, 정작 배경이 되는 일본 문화에 대해선 잘 모르다보니 막연하게 한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생긴 현상. 일본 라노벨이나 애니의 팬픽션에서 자주 보인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많은 차이점이 존재하고, 해당 배경을 드러내지 않으면 있으나마나한 설정이 되므로 배경에 맞게 캐릭터를 바꾸는 것이 좋다. 이렇게 배경과 부합한다면 일본식 이름이든 영국식 이름이든 아무 문제가 없다.

'''5. "내가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벌써 인기 라이트노벨 작가였을 것."이라고 생각함.'''
인기 라이트노벨 작가는 분명히 있다. 이런 생각만 하는 당신이 아닐 뿐.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현재 당신과 같은 수준의 지식을 보유한 일본인이라면 말이다. 두 나라의 문화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재거리는 주체를 못 할 정도로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문화를 섭렵했다고 해서 글을 잘 쓴다는 보장도 없다.''' 설령 당신이 일본에서 태어났어도 "내가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벌써 밀리언셀러 작가였을 것."이란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8]

'''6. 퇴고를 하지 않음.'''
인기를 얻은 경험이 없으니 퇴고도 안 하는 것인데, 그 전에 소설을 에필로그까지 완결지어 본 경험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애정을 가진 소설의 초고를 탈고했다면 퇴고 욕심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다. 정말 필생의 역작을 탈고했다면 출판사에 자꾸 수정원고를 보내서 편집자가 빡이 돌 정도로 퇴고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7. 라이트 노벨을 제외한 소설은 거의 읽지 않음.'''
편식은 좋지 않다. 특히 라이트노벨은 말 그대로 '라이트'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깊이를 살리기가 어렵다. 라이트노벨 중에서도 특출난 명작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걸 다 섭렵하는 시간은 비교적 짧고 그 뒤에는 다른 장르를 살펴봐야 한다. 정 라이트노벨이 취향이라 다른 소설이 읽히질 않는다면, 수동적인 소비라도 가능한 영화드라마라도 섭렵하자.

'''8. 아무 부분이나 골라서 10줄을 읽어봤을 때 비문,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이 하나 이상 있음.'''
소설가의 고객은 독자다. 편집인, 리뷰어, 동료 작가는 당신의 고객이 아니다. 독자에게 '짜증'이라는 감정이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 비호감 캐릭터라고 해도 독자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자리해야지 '짜증'이 자리해서는 안 된다. 독자에게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이외의 감정을 허락하지 말라. 고치는 방법은 글을 많이 읽는 것도 있겠지만 글을 작성하고 자기가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따라읽다 보면 어색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단, '''따라 읽어도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통신체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사용해선 절대 안 된다.''' 공적인 대화나 저술에서도 의도치 않게 튀어나오기 십상이니 각별히 주의할 것. '이 소설은 순전히 통신체나 은어를 사용하는 10~20대 독자를 대상으로 썼습니다' 정도의 자각이 있다면 문제없다.

'''9. 들여쓰기가 없음.'''[9]
요즘 웹소설은 들여쓰기 대신 띄어쓰기를 사용하긴 한다. 어쨌든 문단을 나누는 가시적인 공백이 없으면 독자는 지금 자기가 어딜 읽고 있는지 자꾸 놓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읽기가 불편해지고, 이는 작품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출판물에서야 종이라는 물리적 자원이 소비되고 돈이 드니까 압축인자 따위가 생겼지 디지털 매체에서는 그런 제한이 전혀 없으므로 가독성을 최대화하는 레이아웃으로 작성하는 게 맞다.

'''10. 자명종 소리와 함께 여동생이 나타나 늦잠을 청하고 있는 주인공을 깨우러 오는 장면이 있음.'''
연출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너무 뻔하고 진부해서''' 독자들이 흥미를 잃는 경우. 이 장면이 주인공이 악몽을 꾸는 '프롤로그'에서 시작했고, 독자에겐 이게 악몽이 아니라 현실인 것처럼 서술한 다음에 다음 페이지에 저 장면을 삽입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임팩트가 있다. 그리고 이후 '침대에서 내려가려 했다가 미끄러져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눈을 떠 보니 기숙사 침대에서 떨어진 채로 엎어져 있었다.'라는 장면을 추가하는 식으로 독특한 방향성을 부여해볼 수도 있다.

'''11. 내가 생각해도 내 소설은 재미가 없음.'''
본인이 인정한 시점에서 게임 오버. 그냥 총체적 난국이다. 주제, 즉 '''이 글을 쓰고자 하는 목적 의식'''을 안 잡고 시작하면 이렇게 된다. 그게 없다면 아무리 주인공이 매력적이고 사건이 빵빵 터져도 소용이 없다. 이 소설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그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보이고 싶은가? '''에필로그'''부터 쓰면 쓰고자 하는 소설의 주제와 작가 본인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다.

'''12. 머릿속에는 각 캐릭터별로 연기를 맡을 일본 성우들이 모두, 전부, 완전히 정리되어 있음.'''
그 성우들이 대본을 거절하면 역시 게임 오버.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생각나게 하는 문구다.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몇몇 배우들의 이미지를 본따 작품을 집필하고, 실제로 이것이 효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10] 하지만 해당 캐릭터와 주제가 부합할 때만 가능한 얘기다. 보통 캐릭터만 열심히 만들다가 그 캐릭터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할 때 많이 생기는 실수. '''주제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캐릭터를 고르자. 그 반대가 아니라!'''[11]

'''13. 주인공이 스스로 평범하다고 말하거나 주변인물이 주인공에게 평범하다고 말함.'''
이것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다. 문제는 '평범함'을 '수동적임'과 혼동하는 데서 발생한다. 평범하지만 적극적인 캐릭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게 현대 소설의 유행(트렌드)이기도 하다.[12] 주인공 포함 작중 모든 인물이 주인공을 평범하다고 말해도, 작가인 '당신'까지 그러면 안 된다. 그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출판돼서 서점과 도서관에 입고될 예정이다. 주인공의 '인물'이 정말로 평범하다고 해도, 그 주인공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14. 전체 분량 대비 초반부 20%에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여 주인공에게 반함.'''
역시 이것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다. 문제가 되는 건 해당 여성 '캐릭터'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성격과 성장 배경이 있다. 주인공에게 반하는 여성 캐릭터는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에 반했는가?''''[13] 이 질문에 10분 이상을 떠들 수 있을 만큼 상세한 설정을 하라. 주인공 설정할 때와 동일한 노력을 기울이라는 소리다. 이 과정을 마친 뒤라면 초반부 20%가 아니라 2%라도, 아니 책의 첫 페이지에서 저 캐릭터가 나와서 주인공에게 반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15. 공모전 낙선 후 "내 작품의 진가를 몰라주는 출판사가 멍청한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음.'''
그런 생각을 할 수록 계속 낙선할 것이다. 독자는 항상 옳다. 편집자도 항상 옳다. 첫 장면에 임팩트가 없을 경우, 출판사 편집인은 그래도 일반인 독자보다는 더 참을성 있게 당신의 글을 읽어줄 것이다. 한 50페이지 정도. 당신은 그런 '친절한 독자'에게까지 외면당한 것이다. 단, 출판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어긋나서 낙선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여러 출판사를 돌아가면서 투고해보는 것도 좋다. 외국의 숱한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여러 출판사를 전전하다가 간신히 기회를 잡은 경우가 많다. 사전에 출판사가 출판한 도서 목록을 찾아보고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16. 어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일러스트를 맡길 것인지 생각해놨음.'''
위의 성우와 마찬가지로 일러스트레이터 역시 독자이기 때문에, 주제나 캐릭터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십중팔구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와서 실망하기 쉽다. 차라리 반대로 당신이 생각한 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그림을 라이선스 받아서 그걸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하는 게 훨씬 낫다. 캐릭터의 '외모'에 크게 집착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그 '외모'마저도 추상적인 개념(예쁘다, 반짝인다, 귀엽다)일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독심술사인 것도 아닌데 '귀여운 남주를 그려주세요' 따위의 말을 하면 그야말로 '''어린 왕자 양 그리기'''다. 본문의 '인물' 문단으로 돌아가 캐릭터의 특성을 철저히 파악하고, 이미지로 드러나야 하는 부분을 정리해서 보내주자.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일러스트레이터가 당신의 의도대로 그려주기 편하다.'''

'''17. 제목이 문장으로 되어 있음.'''
주제가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집필하는 경우. 제목은 주제를 함축해야 하는데 그 함축이 제대로 안 된 것이다. 그리고 책이 서점에 진열될 때는 몇몇 기획상품을 제외하면 전부 책등 부분(책의 옆면)만 노출된다. 책등의 좁고 긴 여백 안에 한 줄로 안 들어가는 제목은 일단 피해야 한다. 부제는 문장이 될 수 있어도 그 '부제'를 책 표지에서 확인하려면 일단 책을 서가에서 '''뽑아야''' 한다. 잠재 독자에게 어필하는 제목은 '그 남자 그 여자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문장형 제목은 대부분 소설의 시놉시스에나 걸맞은 내용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으론 약 2015년 일본 라노벨 시장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인데, 워낙 경쟁자가 많고 비슷한 주제가 넘쳐나다 보니 주제에 줄거리의 모든 내용을 담기 위해 제목이 점점 길어지는 것이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는 해도, 가급적이면 최대한 주제를 짧게 표현하는 단어를 고르자.

'''18. 사실은 만화나 웹툰을 그리고 싶었지만, 그림 실력이 좋지 않아 라이트노벨을 쓰고 있음.'''
"사실은 소설가가 하고 싶었는데 필력이 좋지 않아 만화를 그리고 있음."과 같은 소리이다. 그리고 소설가를 만화가보다 아래로 깔보는 모욕적인 발언이기도 하다.[14] 소설가와 만화가 사이에 우열 관계는 없다.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려라. 콘티를 짜고 시놉시스를 작성하고 프레임을 나누고 말풍선을 배치하다 보면 어느새 만화가가 돼 있을 것이다. 웹툰을 모나리자처럼 그리려고 하는 생각만 없다면.

'''19. 독자가 모르는 개념을 쭉 설명하면서 시작함.'''
독자는 '소설'을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독자한테 '제네틱 머신'이 뭐라고 '설명'하려고 들지 마라. 저기 구석에 있는 재봉틀 같이 생긴 기계 이름이 머티니아어로 '윌리윙클라그린'이라고 말해봤자 독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냥 그 기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묘사해서 '아 저게 은하간 초광속 통신기구나' 하고 유추하게 해야 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오만해서는 안 된다.

'''20. "랄까"로 시작하는 문장이 있음.'''
일본어 번역체의 특징이자 간결체에 대한 연습 부족. 주어, 목적어, 서술어를 하나씩 가지고 '종결형 어미'를 가진 완전한 하나의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하라. 한국어의 특징이 서술어를 중간에 끊고 생략해도 의미가 통한다는 것인데 이걸 소설 속 문장에도 똑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소설 속 문장은 설사 대화문이라 하더라도 말줄임표를 남용해선 안 된다. 한국어의 말줄임표는 정말로 캐릭터가 말끝을 흐렸을 때나 상대방이 화자의 말을 끊고 들어오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문장부호다. 일본어 번역체처럼 말줄임표를 남발하면 캐릭터는 말더듬이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다.

'''21. "내 소설은 1권이 재미없지만 후속권이 이어지면 복선을 회수하며 포텐이 터진다"고 생각함.'''
총알이 아무리 위력적인들 맞춰야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2권에서 포텐이 터진들 독자가 거기까지 따라와 줘야(읽어야) 의미가 있다. 1권이 재미없으면, 후속권 자체가 없다. 후속권에서 복선을 회수해서 포텐이 '정말로' 터졌다면 십중팔구 출판사 편집인은 1권과 2권을 맞바꾸라고 조언할 것이다. 아니면 1권을 없애버리고 2권을 1권으로 하자고 할 것이다.

'''22. 제목에 "(가제)"가 붙어있음.'''
제목만 (가제)가 아닐 것이다. 내용도 (가제)일 것이다. 소설을 쓰고 있는 게 아니라 시놉시스를 쓰고 있을 것이다. 쓸데없는 곳에 공을 엄청 들인 군살범벅 시놉시스. 더 심하면 티저 예고를 300페이지 내내 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판 에라곤처럼.

'''23. 이야기 전개에 전혀 필요 없는 캐릭터가 등장함.'''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전개에 필요 없는 캐릭터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소설상에 결코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단역조차도 자기 역할이 있다. 그게 주인공한테 주먹 맞고 술집 밖으로 나뒹구는 건달 1일지라도 '주인공을 부각시킨다'는 분명한 역할이 있다. 단역을 넘어 조연급 이상부터는 주인공의 세계에 어떻게든 영향을 줘야 한다. 그렇지 못한 캐릭터는 방치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공기' 캐릭터가 반드시 개연성 파괴를 일으킨다. 자기 역할을 달라고 계속 부르짖다가 결국엔 작품을 테러하고 만다. 그냥 작가가 존재를 잊어버려서 나중 가서 등장을 안 해 버리는 게 가장 피해가 적다. 이러면 차라리 통편집해서 들어내버리기라도 하니까.

'''24. 대충 생각해봐도 패러디가 10개 이상 들어감.'''
패러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패러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게 문제다. 패러디를 패러디로 인지했다는 자체가 패러디를 소화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다른 유명한 작품에도 패러디는 곳곳에 숨어 있다. 하지만 그게 작품에 잘 녹아들어서 독자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25. "내 소설은 라이트노벨 독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너무 수준이 높다"고 생각함.'''
진실은 "당신의 소설은 라이트노벨 독자들이 받아들이기에 너무 수준이 낮다."이다. 독자들이 수준 떨어져서 싫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확실한 중2병이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써야지 자기 혼자 감동받는 스토리를 소설이라고 쓰고 있는가? 그건 수준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처음부터 소설이 아니다. 많이 봐줘서 일기는 될 수 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관측 자료를 제시하라. 그래도 남주는 여주를 사랑한다고? '''왜?''' 남주는 역경을 헤쳐나가 영웅이 되었다고? '''어떻게?''' 당신 소설 속 남주는 '어쩌다 보니' 여주와 사귀었고 '우연히' 사건이 해결됐으며 '잘은 모르겠지만' 여주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일기는 이래도 된다. 당신 얘기니까. 당신이 작가이고 동시에 독자이며 다른 독자는 고려하지 않으니까. 당신에게는 그 때 그 상황에 대한 '''맥락'''이 있으니까. 하지만 소설은 아니다. 독자는 당신의 맥락을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다.

4. 투고 & 공모전/출판


자신의 작품을 투고할 출판사를 찾거나 자신에게 맞는 공모전에 도전하라. 신춘문예 투고[15], 양판소 연재[16], 아직 시장이 작지만 폭풍성장중인 라이트 노벨 공모전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출판사에서 수정을 요구하고, 작가의 글을 퇴짜 놓는 경향이 우리나라보다 심한데, 물론 출판사나 심사위원들의 스타일과 글의 색채가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실패의 경험은 문제점을 파악하여 고쳐나가거나 보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스티븐 킹이나 조앤 K. 롤링 같은 대작가들도 숱하게 퇴짜를 맞았다. 퇴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도 글을 다듬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 고종석의 문장이라는 책에 따르면, 글쓰기 능력은 여타의 것들과 달리 재능보다는 노력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 공모전이 중단되면서 신인 라이트 노벨 작가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대부분 웹소설 공모전으로 전향한다고 한다.

4.1. 표절 & 모작


소설 작법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니 언급하도록 한다.
표절 시비를 가릴 땐 문체를 본다. 문체를 분석하는 방법에는 단어 빈도수 측정법, 문장 길이 측정법, 캐릭터 관계 분석법 등이 있다. 특히 긴 문장에서 단어 빈도 분석법을 통해 나온 패턴이 일치하는 경우 표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한다. 꾸밈말(관형사, 부사)의 용법과 문장 내 사용 빈도수마저 일치하면 표절로 정한다. 팬픽을 쓰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주제와 플롯까지 똑같은 글을 쓴다 해도 보고 베끼는 게 아닌 한 꾸밈말 어휘의 용법까지 같을 수는 없다. 그림으로 치면 모작트레이싱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모작한 작품은 적어도 펜선의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지만 트레이싱은 겹쳐놓으면 딱 맞는다.
물론 기사로 나올 정도로 표절 시비가 불거지는 작품들은 문체만으론 판단할 수 없어서 논란이 되는 것이고 주제와 캐릭터 관계의 유사성이 지적돼 설왕설래하는 경우다. 간단한 통계적 기법만으로 적발되는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다. 논란의 여지 자체가 없어 기사화되지 않을 뿐이므로 남의 작품을 날로 먹으려는 작가 지망생은 포기하는 게 좋다. 집에 있는 잉크젯 복합기로 위조지폐 만드는 것과 같다. 같은 반 친구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프로(출판사 편집인 등)에게 적발된다. 내가 베낀 작품은 시립도서관 저 구석에 처박혀 있던 무명씨의 작품이라 상관없겠지 하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보고 베낄 마음을 먹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면 편집자는 당연히 그 책을 읽었다. 편집자는 책 보는걸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다. 도서관 서가에 비치되는 책은 영원히 거기 있는 게 아니고 계속 순환한다. 너무 오래된 책은 보존서고로 들어가거나 폐기한다는 소리. 당신이 보고 참고했을 그 책은 출간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상대적으로 신간이다. 서점에서 집어온 책이면 2년도 안 지난 신간이든지 스테디셀러일 것이다. 프로들이 안 봤을 리가 없다.
"그래도 이 세상에 책이 몇 권인데 설마" 라고 생각하는가? 정말 교묘히 표절했으니 편집자도 못 알아보겠지 하고 생각하고 싶은가? 편집자도 사람이고 분명 한계가 있으니 교묘히 표절하면 넘어갈 수도 있다. 근데 그게 출간되면 다른 출판사의 편집인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책을 읽을 것이다. 그들 모두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람이 몇 명인데 설마?'''
사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속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작가의 두 작품을 섞거나 주인공의 성격을 좀 다르게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왜곡한 그 '표절작' 말인데, 남들도 그렇게 쓴다. 농담이 아니라, 작법 이론서 중에서 좀 가볍게 읽을 만한 입문급 책이 다 저렇게 가르친다. 위에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선대의 영향이 전무한 창작물은 없다. 게다가 플롯 유형도 거의 정립이 끝나서 새로운 유형이 나올 가능성도 한없이 낮다. 캐릭터의 성격도 이미 유형화가 끝났다.[17]
현대를 살아가는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소재 찾기가 아니라 기존 소재의 변형이 고작이다.[18] 그렇지만 레시피의 변주만으로도 서로 전혀 달라보이는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라이온 킹》은 《햄릿》의 캐릭터와 플롯을 거의 그대로 베껴온 작품이지만 아무도 《라이온 킹》을 표절작이라 하지 않는다. 인문학의 거장 움베르토 에코도 '직조(실을 이용해 직물을 짜는 행위)'라는 표현까지 쓰며 자신의 작품을 수 십 가지 작품들의 재조합품으로 평가한다.
전문가급 작법 이론서는 그럼 뭐가 다르냐고 한다면, 입문급에서 말하는 그 변주법을 더 전문적으로 설명한다. 전문급 이론서는 아예 한 책에 몇 개의 챕터가 적당하고 챕터의 길이는 얼마가 적당하고 대사의 길이가 얼마가 적당하다는 등, 기계가 글 쓰는 것같이 엄청나게 빡빡하다. 전문급 작법이론서는 오히려 독창적인 작품이 나올 수 없도록 방해하는 면도 있다. 야구에 비유하면 안타율을 높여 출루율은 높여주지만 역설적으로 홈런 확률을 낮추고 있는 책이다.
혹시라도 모작을 범죄행위로 봐서 자기검열을 하는 작가들을 위한 설명으론 모작은 프로 레벨에서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실력으로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는데 편하게 날로 먹으려고 해서 비판받는 거지 모작 행위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아마추어는 적극적으로 모작을 해 볼 필요가 있다.[19] 아예 완전 초보면 필사를 해도 된다. 원본 작품을 밝히고 비영리이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될 게 없다. 모작한 작품은 피드백을 받아야 하니 발표를 해야 하지만 이때는 모작한 원본을 작품 서두에 언급하면 역시 아무 문제 없다. 아마추어가 그걸로 돈 벌겠다는 것도 아니고, 자기 글 실력 연마하려고 연습하고 있는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1] You can't tell any kind of a story without having some kind of a theme, something to say between the lines.[2] 기존에는 액션이나 판타지 등을 '육체적 주제'라고 적었는데, 그것은 장르이지 주제는 아니다. 장르는 주제를 나타내는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 같은 액션 및 판타지라도 베르세르크원피스는 다르다.[3] 주로 다른 소설과의 유사성을 통한 진입장벽의 완화, 관심도 증가 등이 손꼽힌다. 실상에 대해선 양판소 문서를 참고.[4] 이와 비슷한 플롯 설계도로는 기승전결이 있다.[5]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초기작들과 죄와 벌 외에는 퇴고를 할 여유가 없어서 그냥 써내려갔다.[6] 예를 들어 《얼음과 불의 노래》를 보자. 1권 프롤로그부터 아더를 등장시킨다.[7] 시각적 효과에 중시하거나 분량상 여러 장면들을 압축 및 삭제하는 만화영화에 비해, 소설은 작가의 재량에 따라 풀어낼 수 있는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작품이 자세할수록 독자는 많은 정보를 얻게 되고, 그만큼 쉽게 몰입하게 된다.[8] 물론 태어난 나라가 다르면 환경적 요인에서 변수가 생기긴 하지만 이런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환경적 요인보단 타고난 천성과 소질부터 작가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십중팔구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착각인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와 비슷한 종류다.[9] 소설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생초보들도 많이 하는 실수다. 들여쓰기가 습관화된다면 소설을 쓸때마다 무의식중에 들여쓰기가 자유자재로 가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 역으로 무의식중에 들여쓰기없이 소설을 작성하기때문에 가능하다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10] 가령 한때 8~90년대 액션영화는 죄다 액션배우들이 근육바보 캐릭터로 뒤범벅이 된 적도 있었다. 이것이 자리를 잘못 잡으면(그리고 배우가 노력을 안 하면)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비슷한 기믹을 계속 이어가고 만다.[11] 요새 한국 영화 시나리오의 부진 원인으로 크게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이것이다. 캐릭터를 먼저 설정하고 그 다음에 줄거리를 정하면, 결국 캐릭터와 줄거리가 '''따로 놀게 된다.''' 이게 심해지면, 캐릭터의 실제 행적은 상당히 나쁜 성향인데 줄거리는 그 캐릭터를 선역으로 미화하는 일이 벌어진다. 시나리오에서는, 흥행할만한 ' 검증된 캐릭터'를 미리 채워넣다 해당 문제가 심해졌다. 게다가 이런 '검증된 캐릭터'만 채워놓고 서사가 미약하다는 문제는 일상물이 범람하는 근래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12] 본문에서 계속 얘기했듯이 과거에는 완벽초인 주인공이 당연하다는 듯이 악당을 쳐부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갔다. 하지만 이것에 질려서, 오늘날과 같은 '평범하지만 노력하는' 주인공이 등장한 것이다.[13] 과거 창작물의 무조건 '남자' 주인공을 받들어 모시고 하라는 대로 철저히 따르는 야마토 나데시코형 여성 캐릭터는 오늘날 분서갱유 취급을 당한다. 당장 여성 주인공만 해도 이미 많이 나오지 않았는가. 성차별 논란을 떠나서 하나의 캐릭터로 정립할 수 있도록 '반하는 이유'를 자세히 서술하라.[14] 소설은 문자매체라서 이미지를 글로 변환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한데 딱히 그런 과정이 필요없는 영상매체나 만화매체만 보던 사람은 이 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가 상당히 어렵기에 결국 필력의 한계를 느끼고 내용과 개연성은 뒷전에 독자들에게 먹힐 만한 자극적인 코드나 궁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판타지, 라노벨 장르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발을 들인 사람이 은근히 많아서 업계의 평균 수준을 심각하게 떨어트리는데 일조했다. 자세한 내용은 양판소/문제점, 라이트 노벨/비판 문서를 참고.[15] 우리나라의 신춘문예를 비롯한 문단계에 흔히 지적되는 문제는, 문체는 수준급으로 유려하나 재미를 기대하면 큰코 다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난해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글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16] 현 양판소 시장의 문제 중 하나는 시장의 대부분이 조아라나 문피아 같은 소설 전용 커뮤니티 위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대개 장편 중심, 1일 연재 위주로 돌아간다. 그렇기에, 퀄리티가 빼어난 단편 소설이나 연재 주기가 긴 소설들은 퀄리티가 떨어지지만 매일 연참 폭탄식으로 올라오는 수백 편짜리 양판소들에 파묻히기 십상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양판소 독자들의 입맛은 지극히 기형적이라 극단적인 대리만족이나 무게감 없는 흥미만을 추구한다. 차원 이동이나 소드마스터 등의 클리셰적 소재를 채택하지 않은 작품을 출판하기 곤란하다는 출판사의 일화가 웹상에서 나돌 정도로 시장의 전체적인 구조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또, 양판소 시장의 한시적인 유행을 따르지 않아 글이 묻힐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시류와 맞지 않는 글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상대적으로 주목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추구하는 글이 상단에 제시된 현 시장의 시류와 다르다면, 연재에 대해 한 번 더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소중한 시간을 버릴 수 있을 뿐더러 쓰레기 같은 글들이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며 자괴감에 빠져들 수도 있다. 흑화해버려 어엿한 양판소 작가가 되어버리면 최악이다.
[17] 사실 모든 예술 분야가 유형화 및 정형화가 거의 끝난 상태라 인공지능이 좀 더 발전하면 예술에서도 인간을 밀어낼 것이라는 견해까지 나오는 실정이다.[18] 실제로 현대의 작품들은 소재가 암만 신선해 보여도 잘 찾아보면 과거에 유행했던 적이 있는 소재를 변형시킨 것에 불과해서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참신한 소재도 현대의 작품은 물론 과거의 작품까지 모조리 꿰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밋밋하기 그지 없다고 한다.[19] 반 고흐도 자신이 존경하는 밀레의 그림을 자주 모사했다. 거기에 자신만의 화풍으로 표현했으니 성공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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