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놀음
1. 작품은 안만들고 설정(concept)만 짜는 행위를 비판하는 용어
1.1. 개요
설정놀음은 작품의 줄거리(플롯)를 구체화하지 않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단편적인 캐릭터, 세계관 등 설정만 정리하는 '''나쁜 습관'''으로, 만들라는 작품은 만들지 않고 설정'''만''' 짜면서 허송세월하는 것이다.
1.2. 상세
대개 다음과 같은 설정놀음은 위험하다.
- 클라이맥스에 대한 설정놀음: 작품의 절정부에 추가할 극적인 요소나 인상적인 문장(명대사)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 도구에 대한 설정놀음: 그 연원을 자세하게 밝힐 필요가 없는 무기나 도구, 재료 등에 대해 상세히 고증하고 있다.
- 캐릭터에 대한 설정놀음: 작품에 묘사하지도 않을 캐릭터의 혈액형이나 성좌(별자리), 탄생석 등을 설정하고 있다.
- 시간적 배경에 대한 설정놀음: 작중 등장인물도 잘 모르는 태고에서부터의 대륙 창조나 제국 역사를 줄줄이 만들고 있다.
- 공간적 배경에 대한 설정놀음: 작품에 쓰이지도 않을 대륙의 세부 지리정보를 구상하고 있다.
이게 중증에 달하면 설정만 계속 짜면서 실질적인 창작활동은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심각한 상태가 된다.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가득한데 이를 프롤로그에서부터 빌드업하는 능력이 떨어져 원고를 진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막연한 구상만 수백 개를 해 놓는 작가 지망생이 엄청 많다.''' 단순히 취미라면 상관없는 얘기지만 작가를 지망한다면 반드시 지양해야 할 자세. 물론 이를 실행했거나 최소한 결심했다는 것만으로도 창작의 길에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는 있다. 많은 양의 설정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작품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다짐이기 때문이다. 즉, 설정놀음을 했더라도 그 열정을 플롯으로 돌리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1.3. 설정놀음이 작품에 부정적인 이유
수많은 인기 작가들은 설정을 두루뭉실하게 만들거나 아예 무시한다. 대표적으로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 있다. 극 초반에 나온 설정도 뒤엎고 심지어는 알게 모르게 성별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독자에게 한 말을 지키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지만, 설정이 작품의 다가 아님을 방증한다.
오히려 가상 세계의 가이드북이자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할 만한 설정놀음이라면 대표적으로 TRPG나 미니어처 게임·보드 게임의 룰북이 있다. 마찬가지로 설정 나열이지만 이는 철저하게 팔리기 위해 만든 물건이고, 세세한 설정들이나 룰적인 요소들도 많지만 애초에 팔리는 목적 자체가 가상의 세계에서 가능한 한 자유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되도록 일부러 만드는 설정집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재밌어 보이고 좋은 설정을 짜면 더 잘 팔리는 게 이 바닥이다. 워해머 40,000나 섀도우런 같은 것은 나무위키에 올라온 설정만 읽어도 엄청나게 재밌다![1] 정말 창작에 좋은 설정이라면 인물과 배경 설정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쉽게 생각해낼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재밌겠다고 느껴질 정도다. 물론 그런 설정을 짜기는 매우 어렵다.
캐릭터가 즐겨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작품 세계관의 연도가 몇 년이고 인구수가 몇 명인지를 짜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잡다한 설정들을 작품 내에 과다하게 나열하면 이야기의 흐름은 지루해진다. 독자들은 설정 나열을 보려고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설정들 위에서 연출되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저 그들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짜면서 재미는 있겠지만 작품 전체의 구조를 제대로 만드는 것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2] 완성된 창작물을 만들려면 전체의 구조를 제대로 짜 맞춰야 하지, 재미있는 부분만 편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만화와 애니메이션에도 나타나곤 하지만, 작품이라는 것은 설정만 가지고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설정에만 집중하는 건 작품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실제로 '자칭 지망생'들이 설정은 A4 수십 페이지 분량으로 만들어놓고 정작 본격적인 소설의 내용은 거의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장르 작가, 특히 판타지 소설 작가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만연하며 , 영화 쪽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종종 드러난다. [3] 많은 영화과가 스토리 텔링 수업을 듣지 않고 졸업할 수 있는 과정이다 보니 유명 감독에 교수까지 하는 사람들도 설정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미숙함이 극에 달하면 나오는 것이, 작가로서 가장 지양해야 할 행동으로 손꼽히는 '''작중에서 설정을 직접 구구절절 설명하기'''이다. 한마디로 설정을 만들기만 하고 그것을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할 능력은 없다고 자백하는 꼴이다. 물론 영상물이나 게임 등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지만, 그런 제약이 없는 출판물에서 시작부터 설정을 줄줄 읊고 있으면 매우 구질구질하고 아마추어 같다. 만화에서 첫 장에 주·조연들의 프로필부터 나열하고 시작하는 것도 이쪽에 속한다.
Nostalgia Critic도 설정놀음에 대해 비판을 한 바 있다.
방대한 설정을 굳이 구상하길 원한다면 차라리 별도의 설정집으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J. R. R. 톨킨이나 조앤 K. 롤링의 경우 구상한 세계관은 방대하지만 작품의 본편 내에는 작품 감상에 필요한 정도의 설정만 서술했다. 그리고 보다 상세한 설정은 별도의 설정집으로 풀어냈다. 예를 들어 반지의 본편에서 요정어의 문법이나 가운데땅의 방대한 고대사를, 해리포터 본편에서 포터모어의 자잘한 설정을 일일이 설명해놓았다면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졌을 것이다. 소설의 문법과 설명문의 문법은 다르기에 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여기에 좀 다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세부정보와 뒷배경, 어찌 보면 멋있게 들리지만 달리 보면 미친 듯이 우스꽝스러운 가공의 이름들. 거대한 가짜 배경 위에 거대한 가짜 폭발 속에서 "아아아!"하며 소리치는 사람들, 거기다가 아주 아주 진지한 척하고 웃음 한 번 짓지 않는 등장인물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좀 더 개성 있게 보이니까요? 슬프게도 어떤 작가들은 이런 것들이 웅장한 서사극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상[4]
1.4. 설정놀음에 빠지게 되는 이유
일단 설정을 짜다 보면 재미는 있다. 그리고 애초에 설정이라는 것 자체가 자체적인 이야기를 함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글의 구성 및 구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작품을 만들려는 사람이 치밀한 설정을 짜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작품의 내적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공간이 세밀하게 구상되어 있을수록 작품의 진행이 안전할뿐더러, 언급했듯이 잘 짜인 설정은 그 자체가 이야기를 진행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물론 따로 설정을 구상하지 않아도 나름대로 작품 얼개가 짜 맞춰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런 작품들은 보통 해당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을 현실에 의존하거나 이야기 구조 자체가 단순해서 시공간적 배경이 단편적으로 나타나도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어떨 때는 필요하기도 하다. 위의 "플롯에 집중하라"는 설정 하나에만 빠지지 말고, 설정에서 플롯을 도출해내는 것보다 플롯에서 설정을 도출해내기가 비교적 쉽다는 말이지, "설정은 쓰레기야! 그러니 나는 플롯만을 쓰겠어!"라는 자세로 접근하게 되면 그 플롯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 [5] 당장 소설의 세 가지 구성 요소인 '인물, 배경(설정), 사건(플롯)'을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완성도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으며, 위에서 말한 내용은 '당장 플롯이 없으면 소설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 그를 최우선으로 만들라'지, 절대 '설정은 불필요하다'가 아니다.
이런 설정놀음은 소위 말하는 '덕질'의 필수요소라는 측면도 있다. 이는 해당 설정을 만드는 측에게나 이를 향유하는 측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된다. 후술 된 듯이 일본 창작물에 특히 이런 설정놀음의 비중이 큰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차가운 미디어' 전반의 특성에 가깝지만.
- 설정 만들기의 좋은 예로는 이탈리아의 대문호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가 있다. 그는 자신의 소설 속 세계를 완전하게 구축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글을 쓰는 성격이라, 장미의 이름을 쓸 적엔 설정 정리에만 무려 2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고, 푸코의 진자를 쓸 때는 몇 달간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을 매일 밤 걸으며 관찰하기도 했다. 수도원에서 대화하는 두 사람의 대화 길이가 실제로 그 거리를 걸으며 대화했을 때와 비슷할 정도니, 그가 얼마나 세계관을 자세하게 만드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에코는 "소설가는 소설에 쓰지 않더라도 자신의 세계를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라는 게 자신의 철학이기 때문에 이처럼 세세한 것에 신경을 쓴다.
-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의 경우, 아예 원하는 스토리가 나오도록 계속해서 해당 세계관을 수정했다. 덕분에 반지의 제왕은 완결에만 십수 년이 걸렸다. 물론 이쪽은 작가 본인의 큰 역량과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 덕분에 명작이 나온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톨킨은 가만히 앉아서 설정을 지어낸 것만이 아닌 반지의 제왕을 쓰기 위해 전문적으로 온갖 서적과 자료를 찾아가며 영국의 설화와 신화적 동화를 파헤쳤다. 톨킨에게 설정은 창작인 동시에 자료 수집의 결과물이기도 한 셈. [6]
- 마셜 맥루한의 '핫&쿨 미디어' 이론에 따르면, (팬들의) 설정놀음이 일어나기 쉬운 미디어는 '정세도'가 낮은 '쿨 미디어'인 경우가 많다. '정세도'가 낮은 '쿨 미디어'의 특성상, 수용자가 참여자로서 이를 채워야 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참여도'라고 한다. 따라서 같은 픽션이라도 설정이 치밀하여 참여자로서 채워야 할 부분이 별로 없다면 팬들의 설정놀음이 드물며, 반대로 설정이 느슨하여 참여자로서 채울 여지가 많다면 설정놀음이 잦은 식이다.
- 특히 라이트 노벨 같은 '핫 미디어'를 '쿨 미디어'로 영상화하는 경우 작가 측 설정놀음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쉬운데, 텔레비전과 같은 쿨 미디어에는 그에 맞는 메시지 구성방식이 있으나 많은 장면에서 불필요한 자막을 지나치게 ‘보여’ 주어 ‘들을’ 기회를 박탈해 버리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쿨'하지 못한 것처럼, 영상매체에서는 활자매체에서 표현하던 바를 암시하고 함축해야 하는데도 이를 일일이 나타내려 하니 사달이 나기 쉽다는 것이다.
1.5. 설정놀음에 매몰되는 것을 피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도 언급되었듯 '설정은 설정일 뿐이고 매우 작은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관련 문서에 언급되어 있듯이 냉정히 말해 작가라는 것도 엄연히 재능과 노력이 필요한 직업인데, 설정만 거창하게 짜 놓고 '난 작가의 자질이 있나 보다'하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술가나 음악가를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데 유독 글 쓰는 직업에 대해서는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괜찮은 작품을 하나 뚝딱 만들 수 있을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글쓰기라는 행위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기 때문이겠지만, 악기 또한 소리'''만''' 내는 건 관악기를 빼면 쉽고[7] 그림 또한 낙서는 원숭이도 할 수 있다. 즉 주위에서 노래 좀 한다는 얘길 듣고 가수를 하는 이들, 요리 좀 먹을만하게 만든다고 식당 차리는 이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 [8]
이런 고민 끝에 단념하지 않고 제대로 된 작품을 쓰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관련 공부가 우선이다. 굳이 글쓰기에 한정된 공부가 아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도 보고 각종 인문학적 공부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굳이 글과 관련된 공부 외에 여러 배경지식[9] 을 공부하는 것도 자신의 작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설정놀음 이야기하는데 왜 이렇게 거창하게 가느냐면, 결국 설정놀음에만 매몰되느냐 더 나아가느냐의 여부야말로 '''지망생 수준이냐 프로의 자질이 있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생각나는 걸 굳이 '설정'으로 정리하려고 하지 말고 '장면'으로 메모해두는 것도 도움은 된다. 다만 설정 더미가 완성된 작품이 아닌 것처럼, 멋진 장면 여러 개를 모아놓는다고 완성된 작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 방법으로는 단순한 설정 놀이꾼을 벗어날 수는 있어도, 역시 작가로서 완성될 수는 없다. 그냥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일 뿐이다. 오히려 이런 '간지나는 장면'''만''' 나열하기'는 소위 '블록버스터 망작' 영화들이 빠지는 대표적인 함정이다. 성소재라든가, 리얼이라든가, 마이클 베이라든가, 잭 스나이더 라던가….
뭐니 뭐니 해도 '''소설이라면 언어로, 즉 문장으로 글을 써야 한다.''' 영화나 애니라면 영상으로 나타내야 하고 만화라면 그림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 설정이든 장면이든 사건이든 재밌는 스토리를 생각해내기도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만이라면 많은 이들의 공상 속에서 흔히 떠오르는 일일 뿐이고, 그것을 매체로 표현해내야 정말 훌륭한지 아닌지가 결정이 난다. 대중적 장르에서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생각해내는 것만도 꽤 중요한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작품이 시작도 되지 못한다. 논설문에서 개요만 짜고 글을 쓰지 않는 것 이하의 의미일 뿐이다.
설정놀음이 작품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면, 인물의 설정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독자에게 먹힌다. 인물을 섬세하게 만들다 보면 이야기가 자연히, 특별하게 나오게 된다. 독자들도 작품을 볼 때 인물 위주로 보는 편이기 때문에 주요 인물 설정은 섬세할수록 좋다. 물론 '바로바로 생각나는 대로' 인물의 성격이나 특징이나 과거를 설정해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추상적이고 진부할 가능성이 크다. [10] 인물의 '프로필'만 만들어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현명한 접근법이 아니다. 내면적 특징이 부족한 인물은 인형에 가깝기 때문이다. '''목표와 내적 동기'''[11] , 강점과 '''약점'''[12] , 성격을 설정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설정들은 되도록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쪽이 좋다. 그것이 설정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설정을 짜는 본인부터가 작품에서 은근히 드러나는 설정을 캐는 데 열심인 설정덕후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좋아하는 술을 '셰이커로 흔들어서 섞은 보드카 마티니'로 설정했다면, 이를 드러내는 장치로는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대사 한 줄이면 충분하다. 인물과 관련된 설정을 프로필의 형태로 대놓고 작품 내에 삽입하는 것은 (그러지 않으면 등장인물을 소개하기 힘든 게임 등의 매체가 아니고서야) 진중한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웬만해선 지양해야 할 행동이다. 프로필은 전형적인 설정놀음용 장치다. 물론 작품의 설정 단계에서 등장인물의 프로필을 설정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그걸 작품 내에 '''직접''' 삽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만약 작품 내 주인공 프로필에 '좋아하는 것: 보드카 마티니. 단 저어서 섞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하는 식으로 늘어놓는다면 이건 대놓고 '나는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 생각이 없다'라고 선언하는 꼴이다. 어디까지나 작품의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인공은 이렇게 만든 칵테일을 좋아하는구나'라고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방면에서 달인의 경지에 달한 사람 중 한 명이 그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세계관의 세부적인 뒷설정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대한 수십 년의 연재에서 스토리의 진행과 떡밥 회수가 매우 깔끔한 편이며 설정충돌도 거의 없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물론 토리야마의 천재성 덕도 있겠지만 사실 '''설정을 자세하게 짜긴 다 짜지만 그걸 굳이 작품에서 드러내려 하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설정을 대하는 모범적인 작가의 자세라 할 수 있다.
1.6. 설정놀음으로 유명한 것
- 대다수의 일본 창작물. 등장인물들의 생일, 혈액형, 별자리, 좋아하는/싫어하는 음식, 미남미녀 설정[13] , 여캐들의 쓰리 사이즈 등 작품 전개와 거의 무관한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설정이 특히 많으며, 세계관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에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 등 '설정만을 위한 설정'도 많다. 전술한 '설정이나 프로필을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일본 창작물에 제일 많다. 출판물의 경우 아예 한 권을 통째로 설정 설명에만 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오죽하면 이런 과도한 설정 집착을 일본 창작물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14]
여기에는 조금 다른 이유도 있다. 앞서 설명되었듯 과도한 설정놀음은 미숙한 작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인 경우가 많은데, 일단 그 산업 규모 자체가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런 미숙한, '설정만 멋들어지게 만들어 놓으면 나머지는 일사천리겠지' 하고 생각하는 작가들의 비율 또한 높다 보니 그런 부분도 있다. 또한 전술하였듯이 '쿨 미디어'에 '핫 미디어'의 문법을 적용하려는 시도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오타쿠 문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런 설정놀음은 필수 불가결한 측면도 있다. 이러한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설정들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는 철저히 수요에 맞춘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다름 아닌 덕질과 2차 창작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설정은 많으면서도 그걸 직접적으로 작중에 일일이 나타내는 일은 드물다(즉 정보량은 많지만 '정세도'는 낮다). '쿨'하지 못해서 참여의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프로필은 제작자 측에서 '설정 던져 줄 테니 너희들끼리 갖고 놀아 봐~'라며 던져 주는 것에 가깝다.
사실 '오타쿠 문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런 설정놀음은 필수 불가결한 측면도 있다. 이러한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설정들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는 철저히 수요에 맞춘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다름 아닌 덕질과 2차 창작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설정은 많으면서도 그걸 직접적으로 작중에 일일이 나타내는 일은 드물다(즉 정보량은 많지만 '정세도'는 낮다). '쿨'하지 못해서 참여의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프로필은 제작자 측에서 '설정 던져 줄 테니 너희들끼리 갖고 놀아 봐~'라며 던져 주는 것에 가깝다.
- 게임제작사 중에서는 알파 시스템이 설정 설레발이 심했다. 이것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무명세계관)가 있었지만, 이유가 있다고 쳐도 알파 시스템의 설정놀음은 너무 심해지는 바람[15] 에 결국 그 설정놀음에 지친 팬들이 떨어져 나가는 결과가 나왔다.
- 슈퍼로봇대전의 오리지널 계열도 요즘 심해지는 추세지만 결국 나오는 걸 봐선 이쪽은 떡밥이라고 봐야 할 듯.
-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아키타카 미카도 MS소녀의 리뉴얼 판을 내면서 수많은 MS소녀들을 그리고선 캐릭터 간에 설정까지 붙였다. 우호 관계 적대관계 뭐 이런 식으로. 그런데 문제는 작품화되지 않으면 말짱 설정놀음에 불과하다는 것.
- 일본발 오타쿠 문화의 영향을 받은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 또한 설정놀음이 심한 편인데 주로 스토리텔링에 있어 기본적인 내러티브조차 간과한 채 그저 설정을 기계적으로 보여주는 데에 그치는 실수나 복잡한 뒷설정을 작품 내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정보(설정)량과는 다르게 막상 전개는 매우 지지부진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 편.
- 양판소나 이세계물에서 이런 설정놀음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별 필요도 없는 주변설정은 예사고, 오로지 주인공의 강함을 보증하기 위한 설정 등도 심심치 않게 만든다.
1.7. 관련 문서
2. 작가 스스로 설정을 망가뜨리는 행위
원래는 Retroactive continuity이며 바꿔 말하자면 설정 변경.
주로 중요한 구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설정이 방해될 때 재미를 설정유지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작품의 세계관 유지보다 작품의 재미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팬들은 이러한 결정에 별 불만을 품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심지어는 팬덤을 그만두기까지 한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레트콘이라고 하는데 단어 자체는 역으로(retroactive) 연속성(continuity)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말인즉 신작이 나을 때 캐릭터를 변경 또는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설정과 충돌할 때 그 과거를 "(어떤 사건 또는 인물이) 이러이러하게 보였지만 사실은 저랬다!"는 식으로 스리슬쩍 바꿈으로써 설정구멍을 메꾸고 시간대 등에 연속성(개연성, 핍진성)을 부여하는 행위. 특정 시리즈/인물에 애착을 가지고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게 팬층인데, 그런 팬 들에게 "미안한데 네들이 알고 있는 게 틀렸고 사실은 이래ㅎㅎ"하는 격이니 거부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내용 진행 과정에 신선함을 부여하지만, 그 기존 설정이 세계관 유지에 핵심적이었을 경우 심하면 기존 세계관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하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창작물의 세계관을 형성할 때는 후반 구성과 겹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계관을 비교적 탄력적으로 설정하는 편이 좋다.
장르 이탈이 된 작품들은 거의 다 설정이 변경된 것이다. 나중에 설정을 변경하면서 어쩌다 보니 장르가 변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토가시 요시히로는 유유백서의 작중 '작가 사전'에서 설정을 '장기 연재를 할 경우 반드시 걸림돌이 된다'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후반부의 잦은 설정놀음으로 인한 세계관 붕괴를 경계한다는 뜻이다.
당연하지만 이런 것은 설정덕후들의 치를 떨게 만든다. 특히 악명 높은 것으로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예를 들어 코즈믹 에러 시리즈는 MG급 건프라가 나올 때마다 설정을 땜빵하거나 외전의 설정을 차용해서 땜빵하거나 어쨌든 다른 방법으로 땜빵하기로 유명하다.
이보다 더한 사례로, Warhammer의 경우는 신판이 나올 때 진짜 세계관 일부분, 심하면 전체를 엎어버리는 설정놀음을 일삼는다. 스케일로만 따지면 건담보다 충격이 더 세다.
2.1. 대표적 설정 뒤집기 및 추가 사례
- 장르 이탈이 된 대부분의 작품들.
-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 MSV를 위시한 수많은 설정놀음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 RX-78-2의 숫자가 늘고 있다. 처음에는 오직 한 대 → 프로토 타입까지 사실은 2대 → 사실은 RX-78-1, 2, 3, 4까지 4대가 있다능… → 육전형 건담 패거리 → 언제부턴가 나타난 RX-78-6, 7, 8, → 아직도 계속 추가중… 결국 연방은 도대체 왜 건담을 양산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
- 오해 - 퍼스트 건담 바리에이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우주세기 정사 RX-78-2 생산대수는 한정되어 있다! 이건 그저 알못이 디 오리진 세계관의 건담을 정사의 건담 대수와 혼동해 생긴 일이다. 다만, RX-78시리즈가 무분별하게 늘어난 건 반다이 잘못이 맞다.
- 지구연방과 지온의 알파벳 명칭이 바뀌었다. 연방군을 가리키는 'EFSF'같은 글자는 초창기 설정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으며(U.N.T SPACY였다), 지온의 영문 표기도 'Zion'이었는데 어느새 'Zeon'으로 바뀌었다. 건담 0083 시절만 해도 알비온에 새겨진 글자는 'EFSF'가 아니다.
- 오해 - 'U.N.T SPACY'라는 명칭을 보면 알겠지만, 문법에 안맞아서 'E.F.S.F.'로 바꾼것이다. '지온'의 표기도 자칫 유대인들에게 신성모독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수정. 사실, 원래는 건담 시리즈가 일본 내수용이었는데 해외에서도 인기 있어서 수정하고 맞춘 거다. 그러니까 이건 설정놀음에 들어갈 게 아니고, 마땅히 고쳐야 할 설정을 수정한 것일 뿐이다.
- 1년 전쟁 중 GM의 숫자가 마구 바뀐다. 거기에 파생형도 쉼없이 쏟아진다.
- 이외에도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나무위키의 용량이 부족해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RX-78-2의 숫자가 늘고 있다. 처음에는 오직 한 대 → 프로토 타입까지 사실은 2대 → 사실은 RX-78-1, 2, 3, 4까지 4대가 있다능… → 육전형 건담 패거리 → 언제부턴가 나타난 RX-78-6, 7, 8, → 아직도 계속 추가중… 결국 연방은 도대체 왜 건담을 양산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
- 건담 시리즈에서 공식 설정은 영상화가 된 작품들이 공식으로 치부된다. 다만, 공식 설정에서 나온 기체들의 후일담이나 개발 역사는 건프라 메뉴얼도 일부 정사로 인정한다.
- 근육맨 시리즈
이 쪽은 레트콘이 오히려 만화의 전개를 위한 반 필수요소가 되었다.
나이트런/비판 참조.
방영 기간이 워낙 길어졌고 중간에 드라마의 컨셉이 몇 번 바뀌었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을 위해 바뀐 설정들이 꽤 있다.
모든 공식설정이 ZUN 맘대로인 작품. 동방문화첩, 동방구문구수 등 설정집마저 믿을 수 없는 화자 요소 만빵이라 100%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고, 실제로 설정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기도 한다. 그림작가 / 삽화 등을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서 검수도 잘 안 해 주기 때문에 공식작품에 나온 대사나 장면도 믿을 수가 없는 괴상한 시리즈. 심지어 ZUN이 직접 만든 슈팅게임에서도 캐릭터들이 토미노 요시유키마냥 서로 손발이 안 맞는 4차원적인 회화를 하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니까, 웃기게도 설정덕후와 설정놀음이 판치는 작품이면서 그 설정이 뭔지 아무도 모르는 시리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식사충 항목이며, '제대로 된 설정을 아무도 모른다'는 특성이 오히려 2차 창작의 폭을 넓히는 결과가 되어 무슨 팬이 어떤 설정을 주장하든 'ㅋㅋ 그것도 일리있네' 하고 넘어가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젠 아예 엄연히 공식설정에 '없다', '불가능하다'라고 명시된 설정도 '이 캐릭터 요 캐릭터 저 캐릭터가 힘을 합치면 가능함 ㅇㅇ'이라고 우기면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 지경까지 왔다(...)
일본 오타쿠 문화의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업계 설정변경의 대표주자. TADA가 설정의 기초를 다 짜놨지만, 본인이 까먹거나 대놓고 뒤집는 경우가 꽤나 많다. 헌데 이쪽은 시리즈 초반부터 느슨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신작이 나와서 설정이 은근슬쩍 바뀌어도 팬들이 그러려니 한다.
전작 록맨 X5에서 나온 후일담은 시그마와의 싸움으로부터 3년 후 평화가 찾아온 지구를 보여줬으나, X6는 X5로부터 3주 후가 배경이며, 유라시아가 추락해 지구가 황폐화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거저거 은하계급 설정을 막 벌려놓고는 크로스 오버 이벤트 연재로 설정을 뒤엎거나, 없었던 걸로 만들어버리거나, 설정 관련된 등장인물을 삭제해서 정리해버린다. 이쪽은 아예 몇 년마다 일어나는 정기적(?) 설정 정리용 행사로 여기는 수준.
영화화 판권과 관련된 것처럼 보여지는 설정 변경을 몇 차례 하는 바람에 원성이 자자하다.
과거엔 시리즈의 구성을 짜는 주요 프로듀서인 크리스 멧젠이 기억력이 나빠서 본의 아니게 자주 일어났고(...)[17] 현재는 소설 같은 공식매체들에서 작가들마다 중구난방으로 만드는 설정을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관리하지 못해서 벌어지고 있다.
사실 에스파다는 0번부터 9번까지다. 내 힘을 해방하면 앞의 1이 사라지지! - 야미 리야르고
이시다 우류는 자신이 최후의 퀸시이며 퀸시는 활 이외에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최종장에 가서 활을 쓰지않는 퀸시들이 떼거지로 등장했다.[18]
이시다 우류는 자신이 최후의 퀸시이며 퀸시는 활 이외에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최종장에 가서 활을 쓰지않는 퀸시들이 떼거지로 등장했다.[18]
의외로 방대한 세계관의 규모에 비하면 설정놀음이 거의 없는 편인데, 그 이유는 홀로크론 키퍼라는 전문적으로 설정오류를 짜맞추는 직종이 있어서이다. 기본적으로 작가의 독단으로 마음대로 설정을 추가하는 경우는 없으며, 서로 협의를 통해서 설정오류가 없게 작품을 쓴다. 만약 설정오류가 나온다면 이를 키퍼가 어떻게든 짜맞추며, 가끔씩 대마왕 루카스가 뻘소리나 뻘짓으로 설정을 찢어버리려고 할 때 작가들과 키퍼가 어떻게든 이를 '그럴듯하게' 짜 맞춘다. 현존하는 작품 중에서 스타트렉 빼고 스타워즈만큼 정교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은 없을 정도이다. 허나, EU도 워낙 걷잡을 수 없이 방대해지고 메리 수 논란까지 심해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인수 후 스타워즈 캐넌으로 정리했다.
제일 최근 나온 영화가 평행세계를 생성해내서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서 제작자가 이전 이야기는 다 잊어달라고 하고 있다.
- 알파 시스템의 '무명세계관'.
이쪽은 독특하게도 아예 '설정'을 뒤집기 위해 '설정'을 했던 경우. 건퍼레이드 마치로 유명세를 얻어 게시판에서 건퍼레이드 마치 설정 게임을 하던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7번의 설정 뒤엎기를 통해야만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라고 해놓았으면서 7번 이후로도 계속 뒤집고 또 뒤집어서 유저들이 지쳐버린듯. 심지어 공식 설정집을 종이 뭉치로 만들었으니 할 말이 없다.
작 중 에이이치의 키가 2차례나 바뀌었다. 현재는 140cm.
- 몇 년 이상 지속된 온라인 게임들
메이플스토리나 던전 앤 파이터처럼 오래된 온라인 게임은 더 이상 그 스토리로 게임 콘텐츠를 만들 수가 없다고 판단한 건지 게임 서비스 시작 때부터 하나씩 쌓아 만든 것들을 부수고 다시 지었다. 던파는 그래도 현재 대전이가 일어난 아라드는 평행우주로 마이어의 마법진 붕괴이후 요정들의 목숨을 대가로 보수한 마법진이 안전하게 유지된 게 시즌4 이전의 아라드 대륙, 보수를 했지만 어느 위대한 존재의 의지로 인해 결국 대전이가 터져 시즌4 이후의 아라드 대륙이 있다는 설정이지만 메이플의 경우는… 리그 오브 레전드도 몇몇 캐릭터의 시작 스토리를 아예 바꿔버렸지만 이쪽은 스토리로 뭐 어쩌는 게임이 아니기에 그렇게 신경쓰진 않는 듯. 설정 덮기와 설정 뒤엎기 중에 어느 게 나은 것일지는 알아서 판단하자. 가장 심각한 사례는 블레이드 앤 소울. 일반적인 한국 MMORPG와 달리 스토리, 설정에 신경을 많이썼고 스토리가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라 유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검열을 통과할만한 평이한 스토리로 개조, 자극적이지만 중요한 장면[19] 들과 여러가지 기존 설정들을 대거 삭제해버림으로서 유저들에게 좋지 않은 반응을 듣고 있다.
연재 초기의 설정과 후반부의 설정이 달라지는 게 많으나 팬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버린다. 작품 자체가 설정보다는 연출 위주로 흘러가서 가능한 일. 그리고 애니판에서는 이 설정 변경이나 오류를 더 기묘한 방식으로 수정한다. 그리고 죠죠러들은 여기서 뭐가 추가되고 이러하여 뭐가 해결되었는지도 다 눈치챈다.
작가 나가노 마모루의 설정집에는 벌써 수천년 어치의 연대표가 전부 다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작가 자뻑에 불과한데다가, 무엇보다 연재속도가 듀크 뉴켐 포에버 수준이라 작가가 늙어 죽기 전에 끝을 보기 힘들 것 같다. 게다가 이젠 작가 스스로도 연재하다 말고 자기 옛날 설정을 혼동한다. 오죽하면 "나가노의 설정은 우유처럼 유통기한이 있다"는 말까지 돌 지경이다. 결국 작품 자체가 갈아엎어지면서 기존의 설정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나스 키노코가 현대 배경에 여러 가지 미스테리어스한 판타지 설정을 섞어서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발매작들 간에 배경 설정을 공유하고 있는 터라 팬들 중 설정덕후가 많다. 그만큼 설정을 갖고 설왕설래도 많은 편.
- Warhammer - 상술했듯이 여긴 설정놀음의 스케일부터가 남다르다.
새로운 룰북이나 코덱스가 나올 때마다 설정이 자주 변화한다. 그것도 단순히 세부 사항 정도가 조금 변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중심이 되는 설정들이 자주 갈아엎어지다시피 하고 있다. 기존 아미의 인기 저하나, 장기적으로 쌓인 설정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아미의 배경 설정이 통째로 바뀌는 일이 허다하다. 다음은 이러한 설정 변화의 몇 가지 예로, 찾아보면 이보다 더 많다.
- 하이브월드 네크로문다의 갱들이 자주입고 다니는 네크로문다 고유디자인 아머 → 타우 종족 탄생 → 신판에서 "네크로문다 갱들의 갑옷은 타우의 갑옷을 무역으로 수입했다"라고 배경 자체를 뒤집어엎음.
- 오크의 기원: 브레인 보이즈 설, 올드 원 설 등으로 변화하다가 최근엔 아예 언급하지 않고 있다.
- 엘다의 기원 등등.
- 네크론의 설정.
이 때문에 구판 내용을 기반으로 한 소설 등이 신판 설정과 설정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있으며, 렉시카넘이나 위키피디아 설정은 구판과 신판의 설정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신뢰하기 어렵다. 사실 워해머 설정 싸움 발생하는 것 중 십중팔구는 이것들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악의 축 까페에선 렉시카넘이나 위키피디아 설정을 번역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렇게 설정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당연히 최신 코덱스의 내용이 우선이다.
이렇게 설정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당연히 최신 코덱스의 내용이 우선이다.
작가인 롤링은 단적으로 톨킨 이래 가장 성공한 설정덕후의 사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7부작으로 구성된 이 소설 자체는 과도한 설정놀음 없이 판타지로서 놀라운 완성도를 선보였으나, 정작 소설이 완결난 이후부터는 작가가 여러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흥미로운 설정을 공개하거나 추가하기 시작하면서, 본편에서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반전이 터지거나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알버스 덤블도어는 게이였다[20] 는 것. 반대로 일부 안티들은 이 점을 역이용해 해리 포터가 성공한 건 호그와트라는 마법 학원물에 딱 맞는 설정 덕이라느니, 설정은 훌륭하지만 소설 자체는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느니 하며 까대는 경우도 있다.
3. 작품의 팬들이 설정만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것
4. 설정 자체를 즐기는 놀이 Conworlding
실질적인 창작활동이 아니라 '''설정놀음 그 자체'''가 목적인 경우. 그 설정을 기반으로 하는 소설 등의 실질적인 작품은 없거나 극히 적다. 일반적으로 인공언어를 포함한다. Conworlding 이외에도 Worldbuilding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영어 위키백과에서는 Worldbuilding을 문서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 대부분의 TRPG 설정들: 기업에선 설정만 제공하고, 스토리는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즐기는 놀이다.
- Virtual Verduria: 이 분야의 최고봉. 최소 30년 이상 이 짓을 해 오고 있으며, 소설도 2권 가량 썼으나 아직까지는 미출간 상태. 본인의 말에 따르면 "난 항상 알메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결국 스토리를 쓰는 것보단 설정질을 더 잘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말았다. 플롯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면 계속 쓸 수도 없다." 30년 이상의 설정질 경험을 바탕으로 Language Construction Kit(인공언어 개발), Advanced Language Construction(후속작), Planet Construction Kit(행성/월드설정) 등의 논픽션을 집필하기도 했다.
- ZBB: Virtual Verduria 홈페이지의 게시판. 여러 마니아들이 서로의 설정을 뽐내고 자랑질하는 커뮤니티.
- Planetocopia: 위와는 다른 의미에서의 지존. 수개월~수년에 걸쳐 지구본을 개조해 행성 모형을 만들어내고 행성 자체의 천문적 특성, 지질, 기후 등의 설정을 자세히 일관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고로 Furry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종족은 전부 수인이다.
- Akana: 개인 단위로 만들어지는 Virtual Verduria, Planetocopia와 달리 집단 프로젝트. 일 베티사드와 다른 점은 인공언어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지고 거기에 역사가 덧붙여진다는 점이다. 언어는 개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재구 게임(Reconstruction Game)"을 통해 대부분 만들어졌다. A/B 두 팀으로 나눠져 인공어를 하나씩 만들고, 팀원들은 자기 팀의 언어를 조상언어로 하는 후손들의 언어들을 만들어낸다. 이후 양팀은 조상언어를 제외한 언어들을 공개하고, 공개된 언어들을 통해 상대편의 조상언어를 재구성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SCP 재단: 설정놀이계의 또 다른 전설. 단편 소설(Foundation Tales)이나 2차 창작 게임 등이 나오긴 하지만 역시 본업은 아니다.
5. 관련 문서
[1] 특히 제일 몰입하기 쉽고 간지나는 설정이 많은 스페이스 마린 팩션은 다른 외계인 팩션 전체를 합친 것보다도 판매량이 높다고. 반대로 영 비중이 적은 드루카리는 판매량이 안습을 달렸다.[2] 물론 스티븐 킹처럼 설정은커녕 플롯도 안 짜고 무작정 본능에 따라 써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긴 한데…. 당연히 이런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런 게 되는 건 천성적으로 센스가 좋거나 아주 능숙해진 거다.[3] 예를 들어 D-WAR도 설정집만 보면 상당히 준수하다. 세계관이나 배경설정이 상당히 치밀하게 짜여 있지만, 실제 영화는 설정집의 내용과 아무 연관 없이 흘러가는 게 문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설정집을 보면 도저히 같은 작품을 다루고 있다고 느낄 수가 없다.[4] 본 멘트가 담긴 영상은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주피터 어센딩 비평인데, 스토리텔링을 할 때 해선 안 될 것으로 떡칠 되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쓸데없는 설정놀음만 해도 문제인데 놀음만 하지 정작 제대로 설명은 안 해주는 갑갑함, 그런다고 복잡하거나 심오한 것도 아닌 단순무식 메인 스토리 등등.[5] 물론 판타지나 SF 등,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소설들에 한한 이야기다.[6] 덕분에 톨킨의 세계관은 현재 지구의 잊힌 과거를 다루는 하나의 거의 완성된 신화의 형태를 취한다.[7] 리코더나 타악기는 말할 것도 없고 색소폰, 바이올린 등의 악기들도 연주가 아닌 소리내기 자체는 쉽다. 듣기 좋은 소리를 못 낼 뿐이지 물론 트럼펫이나 튜바, 쯤 되면 소리 내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다.[8] 물론 이들 중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그건 일부다. 프로가 괜히 프로가 아니다. 기본적인 재능은 당연하고 수많은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가 된 것이다.[9] 과학 지식, 음악 지식 등 소설만 읽어서 알 수 없는 자신이 쓰려는 작품의 배경지식 예를 들면 일하는 세포와 같이 배경지식이 매우 잘 잡혀있는 작품들을 참고해보면 좋다.[10] 귀신을 보는 소년, 마음을 읽는 소년, 정령을 다루는 마법사 같은 인물들은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물론 이런 설정의 인물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런 인물의 내면을 더 섬세하고 특별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1] 목표를 단순히 'X가 되는 것'이라고 설정하는 게 아니라 'X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까지도 설정하는 것이다.[12] 약점은 극적인 전개에 굉장히 유용하고 필수적인 요소다. 주동 인물에게든 반동 인물에게든.[13] 특히 라노벨과 순정만화에서 이 경향이 심한 편이다.[14] 물론 불필요한 설정을 선호하지 않아 주인공들의 나이조차 제대로 안 알려주는 하세쿠라 이스나 같은 작가들이 없진 않으나 드문 편. 이스나는 쓸데없는 설정놀음보다는 철저한 고증과 묘사에 집중한다.[15] A라는 설정의 진실 B, B 사건의 진실 C, C는 사실 D, D는 사실… 하는 식으로 무한 인셉션이 가능한 구조로 변모했고, 실제로 그런 식으로 연명하는 것이 주 콘텐츠였다.[16] 우치하 이타치와 휴우가 히나타 그리고 우치하 오비토랑 우즈마키 나루토.[17] 인터뷰에서 밝혔다시피 멧젠의 취향은 개연성에 집중하는 것보다 화려하게 임팩트를 날리는 쪽에 더 가깝고, 나이가 들고 세계관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지면서 자신이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도 크다. 또한 멧젠이 설정을 짜는 방식은 북미계 코믹스가 제작되는 방식과 비슷한데, 애초에 만들때 짜임새 있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류가 생기면 그걸 최대한 버티다가 한 번에 리부트하는 방식을 선호한다.[18] 다만 이 경우는 애초에 우류가 반덴라이히의 존재를 몰라서 벌어진 일이며, '현세에 남아 현역으로 활동하는' 퀸시로는 일단 최후가 맞다. 우류 외에도 현세에 있던 퀸시가 없지는 않지만, 병약해서 활동을 못한다거나 혹은 금방 반덴라이히로 초빙되어 현세를 떴다. 이시다 가문은 반대로 이시다 소켄이 반덴라이히를 박차고 나온 케이스. 또한 검이나 아예 특이한 무기를 가진 퀸시도 많이 등장했지만, 자세히 보면 졸병들은 겐류사이 사망 직후 졸다트가 소환되었을 때 검을 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활을 썼다. 슈테른릿터도 영자병장이 활인 케이스가 더 많다.[19] 공권력이 백성을 탄압하고 주인공이 악행을 저지르는 장면 등.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장면들이었다.[20] 다만 이건 설정변경이라고 보기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