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이상없다
1. 개요
Dieses Buch soll weder eine Anklage noch ein Bekenntnis sein. Es soll nur den Versuch machen, über eine Generation zu berichten, die vom Kriege zerstört wurde – auch wenn sie seinen Granaten entkam.
독일어판 원서 서문
이 책은 고발도 아니고 또 고백도 아니다. 비록 포탄은 피했다 할지라도 역시 전쟁에 의해서 파괴된 어느 시대를 보고하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어판 서문(박환덕 역, 1986, 범조사)
This book is intended neither as an accusation nor as a confession, but simply as an attempt to give an account of a generation that was destroyed by the war -- even those of it who survived the shelling.
영어판 서문.
This story is neither an accusation nor a confession, and least of all an adventure. for death is not an adventure to those who stand face to fate with it. It will try simply to tell of a generation of men who, even though the may have escaped its shells were destroyed by the war...
1930년판 영화에서 나오는 서문.
우리는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죠?
조국(Fatherland)을 위해 싸우는 거지.
그럼 프랑스놈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죠?
모국(Motherland)을 위해 싸우는 거지.
그럼 누가 옳은 거죠?
'''그야 이긴 놈이 옳은 거지.'''
1979년판 빌헬름 2세의 부대방문 후 병사들과 카친스키의 대화
1929년 출간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1898-1970) 의 반전 메시지를 담은 소설. 레마르크는 독일태생의 소설가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후에 나치가 집권하자 먼저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다시 미국으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지냈고, 후에 나치가 몰락하자 스위스에서 지냈다. 특이할 점은 찰리 채플린의 두 번째 처인 여배우 폴릿 고다르와 재혼했다는 점. 두 명 모두 세 번째 결혼이었고 이후 죽을 때까지 부부로 있었다. 이밖에도, 2차대전 직전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자전적인 소설 "개선문"이 있으며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리스본의 밤', 2차대전 후반의 동부전선 병사들을 다루는 '사랑할 때와 죽을 때'도 명저로 꼽히며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1] 그 외에는 1차대전 종전 후 돌아가는 병사들을 다룬 다룬 '세 전우들', 귀향한 병사들의 방황을 그린 '귀로' 등이 있다.그래, 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 수없이 많은 칸토레크 같은 사람들은!
강철 같은 청춘. 청춘이라! 우리는 모두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리다고? 청춘이라고? 그건 다 오래 전의 일이다. 우리는 어느새 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자신들을 자원입대시키고 강철같은 청춘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칸토레크를 생각하며
이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되었다. 반전소설로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 그리고 같은 해 나온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로 인해 2차대전 이후 나온 전쟁소설은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고 말았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나타난 과학의 신비 기관총, 독가스의 사용과 참호전의 생생한 묘사를 접할 수 있다.
반전적인 주제뿐만 아니라 독문학적으로도 특기할 만한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쓰인 대화들은 그동안 독일 소설에 잘 나오지 않던 생생한 속어체 문장으로 표현되었다. 게다가 군대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나 은어가 자주 나와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그래서 독일어와 군 지식이 없는 한 원어 읽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어 번역판은 일본어판을 중역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판, 여러 판이 있지만 번역체가 너무 심하다. 제목 자체부터 일본어 제목인 "西部戦線異常なし"를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독어판에서 바로 번역한 판도 없지 않은데, 범조사의 1986년판 같은 경우 한국 독어독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박환덕 서울대 교수가 번역했다.
1.1. 레마르크와 윙거의 비교
전쟁의 참상과 영웅적 리얼리즘을 결부시켜 전쟁찬미를 서술한 에른스트 윙거의 최초 작품인 <강철 폭풍 속에서>가 나온 시기가 1920년이다. 윙거는 푸르 르 메리트 무공훈장의 최연소-최후 서훈자로서 줄곧 서부전선의 최일선에서 분투한 전쟁영웅이다. <서부전선 이상없다>와 <강철의 폭풍속에서> 두 작품은 전장체험이 모두 반전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사례이자, 보수적인 사회에서 반전문학이 나오는데 (여러 이유로) 시간이 꽤 걸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에른스트 윙거의 에세이가 영웅주의적인 사관에서만 서술되었다는 건 편견이기도 한데, 서부전선 이상없다가 전쟁이라는 현실이 인간을 어떻게 파탄내는지를 묘사한다면, 윙거는 그러한 삭막한 파국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성 및 강한 자아를 묘사하고 있다.
같은 참전 용사인 두 작가의 시각이 매우 대조적이다. 사실 두명의 전쟁 경험도 극단적으로 다른데, 레마르크는 18세의 나이에 징집병으로 전쟁터에 끌려간 후 직후 중상을 당해서, 전쟁기간 내내 고통스러운 부상과 씨름하였고, 회복될 즈음에 부대에 복귀하였으나 바로 종전을 맞이했다. 하지만 윙거는 징집병이 아니라 자원병으로 참전하였고, 개전부터 종전까지 서부전선에서 살아남아 훈장을 여러개 받은 전쟁영웅이었다. 레마르크는 전쟁기간 동안 전선 한켠에서 물러서서 부상병동에서 여러 종류의 부상병들과 접하면서 전쟁이 인간에게 남긴 피해를 계속 접한 반면, 윙거는 전쟁기간 4년 내내 전선에 있으면서, 꿋꿋하게 국가체제에 봉사했으며, 그리고 그런 경험이 그에게 독일인이 좀 더 강한 자아의 국민이었다면, 전쟁에서 승리했을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똑같은 1차대전 독일 참전용사였지만, 독일민족주의를 증오하게 되어 극좌로 전향, 전설적 소련 간첩이 된 리하르트 조르게와 오스트리아 출신이면서도 더욱 더 극단적인 독일 민족주의자가 된 아돌프 히틀러의 경우처럼 대조적이다.
이런 성향 차이로 인해서 레마르크는 히틀러가 집권하자 위해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해야 했지만, 윙어는 전통적인 독일민족주의자의 상징으로서 우익 일반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나치 정권과의 여러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치 정권은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윙거는 나치가 일으킨 전쟁에는 대체로 동조적이었으며, 이 때문에 본인의 작품마저도 매도당하게 되었다. 그는 2차대전에 현역으로 복귀하여 대위로 복무하였다. 그가 2차대전시에 주로 한 일은 헌병으로서, 탈영병을 체포-처형하는 일이었다. 본인이 나치가 아니었다고 해도 종전후 독일국방군 자체가 흑역사가 되었기 때문에, 국방군에 근무한 그가 욕먹을 수 밖에 없었고, 그의 작품마저도 "우익소설", "전쟁미화소설" 이라는 딱지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대조적인 행보 때문에 레마르크는 전후에 서유럽 전체에서 일관된 반전행보로 칭송을 받은 반면, 윙거는 그 우익적인 지향 때문에 전후 상당기간동안 독일 문단에서는 금지어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레마르크는 매우 초기부터 중역이든 뭐든 번역이 되었지만 윙거의 '강철 폭풍 속에서'는 2010년대에 들어서서야 번역판이 나왔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동독의 좌파 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공산주의자들이 윙거를 위협하자, "윙거를 내버려 두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브레히트와 윙거의 정치적 지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베르히트는 윙거의 작품은 단순한 우익선동소설은 아니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1980년대가 되어 어느정도 전쟁의 상처가 치유되자, 서독에서도 윙거의 문학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고, 심지어는 1차대전 적국이었던 프랑스에서도 그가 초청되고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널리 읽혀졌다.
2. 줄거리
소설 원작 기준이다.
2.1. 제1장
전선에서 가혹한 포격을 받고 엄청난 피해를 입은 후 교대해서 전선 후방으로 휴식하러 돌아온 주인공의 중대는 150명분의 식사를 80명이 배터지게 먹고 똥 싸고 담배 피우면서 즐겁게 쉰다. 사실 이렇게 된 건 바로 그 전날까지 전선이 평온했던지라 취사병이 중대원 전원을 위해 150명분 식사를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만 그 마지막 날 아주 제대로 불벼락이 쏟아져서.....생존자들이 식사와 담배를 모두 전사자 몫까지 받게된 것.
주인공은 전우들과 함께 잠시 즐거운 휴식을 즐기다가 급우인 알베르트 크로프, 뮐러와 함께 허벅지 관통상으로 다리를 절단한 급우 켐머리히를 문병하러 간다. 뮐러는 이젠 쓸모 없게 된 켐머리히의 영국제 고급 조종사용 장화를 탐내지만, 아직 자기가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켐머리히는 소중한 장화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담임인 칸토레크의 설득으로 군대에 지원할 때의 이야기, 급우인 벰의 전사 이야기가 회상 형식으로 언급된다.
- 정확히 이때가 몇 년 몇 월인지 명시하는 내용은 없다. 다만 주변이 "꽃이 피어 있는 초원"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아마도 1917년 3~4월쯤 봄이 왔음은 알 수 있다.
2.2. 제2장
10주간의 신병교육대 생활이 주된 내용이다. 20명의 급우들 중 같은 분대에서 훈련받은 것은 크로프, 뮐러, 켐머리히 3명뿐이었다. 탸덴과 하이에 베스트후스는 이때 만난 훈련소 동기들이다. 켐머리히를 제외한 4명은 힘멜슈토스에게 찍혀서 고생을 단단히 한다. 결국 나중에는 태업으로 질려버리게 만들지만.
켐머리히가 병원에서 죽고, 죽기 직전의 켐머리히에게 허락을 받은 주인공은 뮐러에게 장화를 가져다 준다. 주인공이 "난 오늘만 다리 다섯 개나 잘랐어! 귀찮게 하지 마!"라는 군의관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를 내자, 의무병이 "오늘만 벌써 16명이 죽었다"는 병원에서 겪는 현실에 대해 말해준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한다.
- 훈련소에서 주인공이 "눈을 쓸고, 수확이 이미 끝난 습기찬 밭을 기었다"는 언급에서 입대 시기가 초겨울임을 알 수 있다. 밭이 무슨 밭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밀 수확이 끝난뒤인 1915년 11~12월 경일 공산이 크다.
2.3. 제3장
1장에서의 대손실을 메우기 위한 보충병이 들어온다. 예비역과 신병이 9:5 정도로 섞여 있고, 주인공 일당은 신병들 앞에서 으쓱해한다. 탸덴이 지나가던 소령에게 경례를 대충 하다가 걸리는 바람에 한 시간 동안 중대원들이 경례 연습을 하게 되자 카친스키는 "경례 연습하다가 전쟁 지겠다"고 투덜거린다. 옆에 있던 크로프는 전쟁을 하려거든 양쪽 고관들이 투기장에서 맨몸에 몽둥이를 들고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훈련소에서의 생활이 언급되고, 힘멜슈토스를 사례로 하여 군대에서 상급자라는 인간들이 왜 사람을 못살게 구는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는 중에 탸덴이 힘멜슈토스가 전방에 나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과거 회상으로 힘멜슈토스가 탸덴의 야뇨증을 치료한답시고 철사로 된 이층침대에서 자게 했던 일과, 훈련소 퇴소 전날 힘멜슈토스에게 몰매를 놓았던 일이 언급된다. 술집에서 돌아오는 힘멜슈토스에게 시트를 덮어씌우고 1타를 먹인 것은 하이에였는데, 5미터를 날아갔다나. 그 뒤에는 바지를 까내리고 엉덩이에 매타작을 했다.
- 신병의 입에서 "아침은 순무 빵, 점심은 삶은 순무, 저녁은 순무 커틀릿과 순무 샐러드"라는 말이 나온다. "순무의 겨울"이 시작된 1916년 말이 지난 시점임을 짐작할 수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시간상 간격이 거의 없으므로, 이 시점은 1917년 봄으로 추정된다.
2.4. 제4장
중대가 전방으로 작업차 투입된다. 전선에서의 경험에 대한 회상, 신병들에 대한 교육 묘사가 있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선으로 돌아온 중대는 철조망 가설 작업을 하고, 철수 지시를 기다리던 중에 포격을 받는다. 포격이 그친 뒤 농부인 데터링은 부상을 입은 말들이 울부짖는 소리에 괴로워하며, 말을 전쟁에 끌어내는 것만큼 악독한 일은 없다고 분개한다.[2] 이때 중대는 병영으로 돌아오는 중에 새벽 3시에 묘지에서 기습적으로 맹렬한 포격을 받고, 독가스 공격까지 받는다. 주인공과 카친스키는 치명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하는 신병 한 명을 안락사시킬 생각까지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 때문에 실행하지는 못한다.
전체적인 피해는 적은 편으로, 전사 다섯에 부상 여덟 명밖에 안 되었다. 하지만 부상자들을 의무대로 보낸 중대원들이 부대로 복귀하는데, 투입될 때는 서 있기도 힘들 만큼 좁았던 트럭 화물칸이 "자리는 넓었다"고 담담하게 묘사된다.
- 계절 등 시점에 대한 묘사는 "따뜻한 밤"이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1917년 4~5월 봄일 공산이 크다.
2.5. 제5장
쉬는 시간에 이를 잡던 동료들 사이에 힘멜슈토스가 어제 정말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화제가 된다. 훈련소에서 프로이센 주지사 아들을 갈궜다가 좌천된 것.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놓고 주인공 패거리가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크로프는 술부터 퍼먹겠다고 하고 카친스키는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처자식에게 돌아가겠다고 하며 전쟁을 저주한다. 질문하는 크로프 때문에 자다가 일어난 하이에는 여자를 얻어''' 1주일 동안 바지도 입지 않겠다'''고 말하고, 토탄을 캐는 광부 일로 돌아가느니 생계가 확실한 직업 부사관으로 군대에 눌러앉겠다고 한다.(파울은 그의 학력 때문에 불가능한 것을 알지만 말하지 않는다) 탸덴은 오로지 힘멜슈토스를 가둬 놓고 매일 두들겨패고 싶을 뿐이라고 하고, 데터링은 그저 추수에 알맞게 귀가할 수 있기만을 바란다.
이야기 도중에 힘멜슈토스가 나타나 조심스럽게 다가오는데,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힘멜슈토스가 부드러워진 이유를 프래깅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추정. 결국 힘멜슈토스가 먼저 인사를 건네지만 옛 원한을 잊지 않은 크로프는 매우 싸가지없게 대응하고, 탸덴은 아예 대놓고 욕지거리를 퍼붓는다.
분노한 힘멜슈토스가 행정반으로 사라지자 주인공과 급우들은 남은 친구들의 수를 세어 보고, 사회에서 직업이 있었던 동료들과 달리 자신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들을 진지하게 한다. 학교 수업은 이미 자신들의 인생에서 무의미해졌고, 전쟁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전쟁이 끝난 뒤의 일을 생각하기를 두려워하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힘멜슈토스와 함께 온 특무상사가 어디가에 짱박힌 탸덴을 찾아서 행정반으로 보내라고 했는데도 오지 않자 힘멜슈토스가 다시 와서 주인공 일당을 갈구는데, 크로프가 재차 대놓고 개긴다. 저녁에 직접 관계자 전원으로부터 쌓이고 쌓인 원한에 대한 증언을 들은 베르팅크는 힘멜슈토스를 잔뜩 꾸짖은 다음 탸덴은 경영창 3일, 크로프는 경영창 1일에 처한다. 경영창은 닭장이고 중영창은 지하실이라고. 예전 같았으면 기둥에 묶었겠지만 이젠 그러지는 않는다고 한다.
카친스키와 함께 4장에서 보아 둔 연대본부에서 기르는 거위 한 마리(사실은 한 마린 줄 알고 들어갔는데 두 마리가 있어서 동시에 잡으려다가 불독까지 한 마리 나타나 덤비는 바람에 개고생함)를 서리한 주인공은 둘이서 거위를 구워 빵과 함께 실컷 먹고, 남은 것은 영창에 있는 두 사람에게 갖다 준다.
- 20명의 급우들 현황에서 전사 7명, 부상 4명, 정신병원 입원 1명이라고 언급된다. 남아 있는 8명 중 3명은 장교가 되었다고 하는데 주인공, 크로프, 뮐러, 레어 4명이 2중대에 함께 있으며 후에 언급되는 미텔슈테트는 장교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뿐 아직 장교가 아니므로, 언급되지 않은 3명이 모조리 장교가 된 듯하다.
- "4장 바로 다음 날"이므로 시기는 같다. 그 외에 크로프의 대사에서 "2년간이나 총과 수류탄으로 살아왔다"는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1917년 봄이 확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2.6. 제6장
투입 주기가 돌아오고 중대는 전선으로 나간다. 전선으로 가는 길에서는 공세 준비가 한창이었고, 중대의 분위기는 뒤숭숭해진다. 참호 생활과 쥐잡기가 회상으로 언급되고, 다음날에는 격전의 조짐인 브랜디와 네덜란드산 치즈가 지급된다. 연합군에 의한 포로 살해와 수류탄과 야전삽을 활용한 백병전 요령이 언급된다. 치열한 포격 때문에 식사 추진도 불가능해지고, 굶주림을 참던 중 PTSD 발작을 일으킨 신병들을 제압하지만 결국 한 명은 참호를 뛰쳐나갔다가 포격에 맞아 죽는다.
어느 순간 포격이 멈추고 프랑스군이 돌격해 온다. 하지만 독일군의 맹렬한 방어에 프랑스군의 공격은 저지되고, 일단 물러섰다가 반격에 나선 독일군은 일선 참호를 탈환한다. 후퇴하는 프랑스군 뒤에 바로 따라붙은 중대원들은 성공적으로 적의 제1선 참호에 뛰어들고, 가까스로 점령했으나 계속 사수할 여력이 없어서 전리품으로 식량만 잔뜩 챙겨서 귀환한다. 이때 노획한 콘비프가 전선 전체에서 좋은 평을 받으면서, 식량 사정이 나빠진 독일 병사들이 이후 적진을 공격하는 주된 이유가 되었다고...
이후 주인공이 떠올리는 온갖 상념과 계속되는 죽음과 신병들의 안쓰러운 모습 등 전투의 일상이 스치듯이 묘사된다. 그러던 중 참호에서 만난 힘멜슈토스가 꾀병을 부리고 짱박혀 있으려는 것을 두들겨 패서 끌어내는데, 지나가던 소위가 한마디 하자 늘어져 있던 힘멜슈토스가 '''벌떡 일어서서 대열을 따라 힘차게 걷는다'''(....)
주인공 패밀리 중 하이에 베스트후스가 전사하고, 부대는 후방으로 다시 돌아온다. 중대 인원은 32명이 되었다. [3]
- 1916년 7월~11월에 벌어진 솜 전투에 참전했던 이야기를 중대원들이 나눈다. 또한 "여름에 전선에 투입되어 가을에 돌아왔다"는 주인공의 대사를 보면 현 시점은 1917년 가을이다.
2.7. 제7장
중대는 손해가 너무 커서 아예 후방 보충대로 가 재편성을 하게 된다. 참호에서 같이 구르고 난 힘멜슈토스와도 화해를 한다. 다만 탸덴은 아직 원한을 풀지 않았지만, 보충대 대기 기간 동안 취사장 관리를 맡게 된 힘멜슈토스가 설탕과 버터 보따리를 안겨 주고 취사장 사역을 시켜 배불리 먹게 해주자 손을 든다.
주인공 일당 중 주인공, 레어, 크로프는 어느 날 저녁 근처 강에서 수영을 하다가 인근에 살고 있는 프랑스 여자들을 만나고, 밤에 몰래 찾아가 음식을 주고 성관계를 한다. 원래는 탸덴도 같이 가야 했는데, 여자가 3명이라 숫자가 안 맞아서(...) 탸덴은 술을 먹여 재워버렸다(그래도 늦게라도 술이 깬 탸덴이 혼자서라도 가기는 했다).[4]
주인공은 17일의 휴가(3일은 왕복 기간)를 받는다. 그리고 4주는 후방에 있는 훈련소에서 재교육을 받도록 되었다. 고향에 온 주인공은 가족을 만나고, 전쟁터의 고난에 대해서는 얼버무린다. 주인공은 누나의 귀띔으로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역 군 사무소에 휴가 신고를 마치고 군복을 벗어던진 주인공은 아버지를 비롯한 고향 남자들이 전쟁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것을 못 견뎌한다. 한편 주인공은 부상을 입은 뒤 고향에 있는 부대로 배치된 급우 미텔슈테트를 찾아가 옛 담임교사 칸토레크가 예비역으로 소집되어 훈련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는 것을 즐겁게 보고, 약간 후련해 한다. 그리고 휴가 막바지에 켐머리히의 어머니를 찾아가 죽어가던 모습을 거짓으로 전하고 괴로워한다. 복귀 전날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보며, 차라리 휴가를 받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한다.
- 미텔슈테트의 대사에서 베어가 "실제로 소집당해야 할 때보다 3개월이나 먼저 죽었다"는 언급이 있다. 1916년 입대 대상자였다면, 주인공 일동은 1915년 10월에 입대했을 공산이 크다.
2.8. 제8장
주인공은 신병훈련을 받은 훈련소에서 재교육을 받는다. 주특기교육을 추가로 받거나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중대 전술훈련. 훈련을 받으면서도 온갖 상념이 스쳐지나가고, 훈련소 옆에 있는 포로수용소의 러시아군 포로들이 보여주는 비참한 모습이 묘사된다. 주인공은 무기력한 포로들을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며 저들도 인간이라는 생각에 괴로워 한다.
전방으로 가기 전 마지막 주말에 아버지와 큰누나를 면회하고, 암에 걸린 어머니를 걱정하며 부대로 돌아간다.
2.9. 제9장
부대로 복귀한 주인공은 동료들을 만나 편안함을 느낀다. 카이저가 부대를 방문한다고 하여 빡세게 검열 준비를 하고, 철십자 훈장 수여도 받지만 누가 받는지는 언급이 없다. 카이저가 돌아간 뒤 주인공 패거리는 전쟁이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일까에 대해 심도 깊은 철학적인 논의를 하고, 누군가 전쟁으로 득을 보는 놈이 일으킨 게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전방으로 복귀한 주인공은 자원해서 무인지대로 정찰을 나가는데, 정찰 중에 갑자기 프랑스군의 공격이 시작되는 바람에 포탄 구멍 속에 갇혀 버린다. 게다가 후퇴하던 프랑스군 병사 하나가 주인공이 숨어 있던 구덩이에 떨어지자 그대로 찔러버리는데, 즉사하지 않는 바람에 주인공은 자기가 찌른 상대와 하루 온종일을 같이 있으면서 자신이 살인을 했다는 것, 전쟁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한다. 하지만 복귀한 다음 날 주인공이 본 것은 사람을 쏘는 것을 그저 점수판의 표적을 쏘는 정도로 여기는 저격수들이었다.
- 동부전선에서는 이미 전쟁이 끝났다는 언급이 나온다.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이 체결된 뒤는 아니라도, 러시아와 독일이 평화협상을 시작한 1917년 12월 경으로 시점을 짐작할 수 있다.
2.10. 제10장
주인공을 포함한 8명(카친스키, 크로프, 뮐러, 탸덴, 레어, 데터링 외 1명)이 비어 있는 마을 하나를 수비하고 마을에 소재한 보급소 경비를 맡게 된다. 주인공과 동료들은 주민들이 소개된 마을을 뒤져 사치품과 식량을 긁어모으고, 이걸 가지고 잔치를 벌인다.[5] 그런데 밥 하는 연기가 나면서 1개 소대 정도의 프랑스군이 잔치 준비를 하는 주인공 일당에게 총알을 퍼붓기 시작한다. 쏟아지는 탄환 속에서 요리를 마친 주인공과 동료들은 실컷 먹고는 오랜만에 먹은 기름진 음식 때문에 전원 설사 환자가 된다.
여유 있는 수비대 생활도 3주 정도 만에 끝나고, 노획품을 챙겨서 철수하게 된다. 그리고 2,3일 뒤에 어느 마을을 소개시키기 위해 출동했다가 프랑스군의 갑작스런 포격으로 자잘한 부상과 더불어 주인공은 왼발에, 크로프는 무릎 3센티 위에 중상을 입는다. 야전병원으로 실려간 두 사람은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후방의 야전병원으로 후송된다. 주인공은 쾰른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크로프의 상태가 악화되자 자기도 꾀병을 부려 일찍 하차, 같은 병원으로 들어간다.
병원에 들어가면서 주인공은 수많은 죽음을 또다시 보게 되고, 크로프는 다리를 절단한다. 주인공은 치료와 재활을 거치며 많은 생각을 하고, 전쟁을 겪은 자신의 세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한다. 부상한 폴란드계 병사의 아내가 찾아오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래도 가족의 정을 챙기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묘사된다. 요양 휴가를 얻은 주인공은 잠시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머니를 두고 다시 부대로 돌아간다.
2.11. 제11장
전선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모든 것에 무감각해져 간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상념이 매우 길게 서술된다.
벚꽃이 핀 것을 본 데터링이 고향 과수원에 있는 벚나무를 떠올리면서, 결국 탈영하여 집에 돌아가려다 1주일 만에 잡힌다. 영국군과의 전투가 언급되면서 그 뒤에 뮐러의 죽음도 묘사된다. 캠머리히의 장화가 주인공에게 넘어오고 다음 차례는 탸덴으로 정한다. 뮐러의 시체를 묻고 후퇴한 진지는 미군과 영국군이 차지한다.
풍부한 물자를 가진 연합군에 대해 독일군의 빈궁함이 강조되어 묘사되고, 병력 및 장비의 부족도 심각하게 드러난다. 연합군의 대규모 전차부대에 대한 공포도 보병의 시각에서 눈물겹게 묘사된다.
전투의 와중에 중대장 베르팅크와 레어가 전사한다. 베르팅크는 총탄에 가슴을 맞은 뒤 파편에 턱을 맞았고, 이 파편은 레어의 허리까지 부숴버렸다.
늦여름의 어느 날, 카친스키가 전사한다. 식사당번으로 움직이던 중 허벅지에 총을 맞은 것을, 출혈이 심하여 주인공이 업고 응급 치료소로 가던 도중 파편이 머리에 맞는다.
- 서두에서 "겨울에 전선에 돌아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1918년 2월경에 전선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 현재의 시기는 1918년 여름으로 분명히 명시된다. 마지막 총공격이었다는 언급은 독일군의 마지막 춘계 공세를 의미한다.
- 카친스키와의 대화에서 "3년 전 내가 신병일 때"를 언급하는데, 주인공의 입대가 1915년 말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2.12. 제12장
가을이 오자 급우 7명 중에서 주인공 혼자만 남았다. 독가스를 마셔서 2주 휴가를 받고, 곧 눈앞에 닥칠 휴전을 기대한다. 전쟁이 끝나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며 전쟁으로 파괴된 자기 세대는 후대에게 앞질러질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의 시간에 대해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던 도중 1918년 10월 어느 날에 주인공이 전사한다.
시점이 3인칭으로 바뀌면서 "여기까지 써 내려간 그도 10월의 어느 날 전사했다."라는 내용으로 끝나고, 어떻게 죽었는지 사인도 묘사되지 않는다. 엎드려 있었다는 묘사가 있을 뿐이다.
어쨌든 주인공이 전사한 바로 그날 독일군 사령부에서는 '''서부전선에 새 소식 없음'''라는 기록을 남긴다. 전선 자체는 교착상태이므로 후방에 앉아계신 높으신 분들에게는 겉보기엔 이상없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 서두의 7명이 5장에서 언급된 죽거나 다치고 전선에 남은 급우 8명 중 후송된 알베르트를 뺀 7명을 이야기하는지, 제2중대에 배속된 7명을 이야기하는지는 알 수 없다. 후자일 가능성이 큰데, 전자 중에서도 부상을 입고 야전병원에 들어간 4명 중 다시 전방으로 복귀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송되었다는 이유로 알베르트를 제했다면 이미 사망한 하이에 베스트후스 등은 왜 빼지 않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3. 등장인물
3.1. 학급 친구들
20명이 담임교사의 선동으로 한꺼번에 지원했다. 물론 전원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 파울 보이머
- 알베르트 크로프
- 프리드리히 뮐러 5세
- 프란츠 켐머리히
- 요제프 벰
- 페터 레어
- 베겔러
- 미텔슈테트
- 하인리히 브레데마이어
- 칸토레크
3.2. 2중대 소속 주요등장 인물
- 슈타니슬라우스 카친스키
- 탸덴(Tjaden)[9]
1장에서 켐머리히의 죽음을 묘사하는 중에 “XX의 전사도 견딜 수 없었지만 켐머리히의 죽음이 더 끔찍했다”고 서술하는 “군의관이 다가오지 못하게 총검을 휘둘러대다가 쓰러져 죽은 동료”는 탸덴이 아니라 "티덴(Tiedjen)"이다. 일부 번역본이 이름 표기에서 오류를 낸 듯하다.
- 하이에 베스트후스
호탕한 성격으로 주먹을 잘 쓰고 카친스키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행동대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선에서도 활약했으나, 어느 참호전에서 등에 총을 맞아 폐가 드러나는 중상을 입고 주인공의 눈앞에서 사망한다. 쓰러져 있던 하이에를 업어온 것이 이들의 옛 교관 힘멜슈토스.
참고로 엄청난 호색마라서 만날 여자 얘기밖에 안 하며, 전쟁이 끝나서 살아돌아간다면, 일주일 동안 약혼녀와 함께 옷을 안 입고서, 밖에도 안 나갈 거라는 의미심장한 소리도 했다.
- 데터링
- 베르팅크 중대장
3.3. 기타 등장인물
- 힘멜슈토스
1979년 영화에서는 전사한 것으로 나온다. 엔딩 직전 파울 보이머가 회상하는 장면에서 힘멜슈토스도 전사했다고 짤막하게 언급된다.
- 볼프
- 하인리히
4. 기타
이제는 고전 문학의 반열에 올라간 소설이지만, 딱딱하고 지루해보이는 선입견과는 달리 군필자나 밀덕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분량상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병영 생활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근래(1992)에 씌여진 군대 수기(TV드라마가 유명하지만 원작은 논픽션 수기이다)와도 유사한 느낌을 지닌다. 반전소설에서 흔히 연상되는 어둡고 침울한 내용보다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부분도 꽤 많다. 그러다가 동료가 하나씩 죽어나가면서 순식간에 어두워지지만. 물론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BOB가 위대한 승리를 다루는 것에 반해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처절한 패배를 다룬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작가인 레마르크도 한 병사의 개인적인 경험일 뿐 정치적인 메시지는 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으나 소설 내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의 본질에 관한 말들과 주인공 일행의 토론이 나온다. 소설에서 반전메시지가 거의 없거나 약한 편이라는 설명은 잘못된 것이다. 아예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구장창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최종장의 파울 바우머의 전사를 통해 극대화된다.
이런 이유로 나치정부는 레마르크와 그의 작품들에 심한 탄압을 가했다.1933년 괴벨스에 의해 그의 저작들은 금지되었으며, 분서갱유처럼 공공연히 불태워졌고, 레마르크가 독일인도 아니며 1차대전에 참전한적이 없다고 거짓 프로파간다를 하기도 했다. 때문에 레마르크는 미국으로 도피해서 전쟁이 끝날때까지 거기서 지냈다. 또한 1943년에는 그의 여동생인 엘프리데 숄츠가 '사기를 꺾은죄'로 체포되어 처형당하기도 했다.(레마르크는 전쟁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레마르크는 이 일을 계기로 나치 수용소를 다룬 '생명의 불꽃'(1952년)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본 작품은 1929년 발매 첫 18개월 만에 22개국에 번역되어 25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릴 만큼 베스트 셀러였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좋아하는 영화이다.#
4.1. 고증오류?
작중에서 알베르트 크로프가 '''흑인[13] 병사'''를 사살했다는 서술이 있다. 부주의하게도 무인지대로 정찰을 나와서 담배를 피웠기에, 그냥 빛나는 머리통을 조준해서 쏘면 되었다고 한다.
다만 이를 근거로 이들을 미군이라 단정짓고 "미군이 전투병과에 흑인을 처음 배치한 건 2차 대전 때가 아니냐, 오류인 것 같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작중 시점인 1917년 이전에는 아직 미군이 서부전선에 오지도 않은 시기였다. 게다가 프랑스군은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식민지군을 데려와 전선에 투입하기도 했고, 본토에도 식민지 출신 유색인종이 매우 많이 살았기 때문에 프랑스군에 흑인이 끼어있는 모습은 그다지 이상한 장면이 아니었다.[14]
당시 유색인 부대 동원에 대한 상황을 보면 아래와 같다.
- 프랑스
- 영국
- 독일
5. 미디어 믹스
출간되자마자 1930년에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에 의해 미국에서 영화(흑백)로도 제작되었는데,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원작을 읽어본 사람은 경탄할 정도로 원작의 주요 내용을 나름 세심히 옮겼다. 나중 영화판에서 빠진 병원에서 생긴 일도 재현 할 정도였다. 사실 이 영화 제작 때를 생각하면 1차 대전 참전용사들이 전역 후 한참 사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많았던 덕에 대단히 세밀한 고증을 자랑하기도 한다. 영화를 잘 보면 초반부터 후반까지 독일군의 철모가 점차로 바뀐다는 것을 알려준다.[17]
하지만 영화의 반전 메시지가 심히 마음에 안 들었던 히틀러와 나치당원들은 '''영화관에 쥐를 풀어'''버리거나 혹은 '''스크린에 물감풍선을 집어던져''' 영화상영을 방해하곤 했다. 그 후 나치당이 정권을 잡은 후로는 패전시까지 상영금지 크리. 미국에서도 고립주의자들이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전쟁 개입을 반대하기 위해서 내세운 영화가 이 영화와 <위대한 독재자>였다(...). 정작 이 두 영화가 강력하게 전쟁과 군국주의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는 영화였음을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다.
주연인 휴 아이레스는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 양심적 병역거부나 반전 관련 활동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감독인 루이스 마일스톤은 2차 대전 당시에는 일본 비난 선전물 등의 국책영화를 꽤 만들었다.(...) 그래도 전쟁 후 서부전선 이상 없다류의 허무한 전쟁을 고발한 한국전쟁영화 폭찹힐을 만들어서 명성을 얻었다.
느글느글한 부사관 카친스키(카트)를 연기한 루이스 불 하임은 후일 프론트 페이지라는 영화에 출연할 뻔 했는데 촬영 일주일전에 뇌출혈로 사망한다.
1979년 한 번 더 영화(컬러)로 만들어졌다. TV 영화인데도 이 작품 또한 명작으로 불린다. 웬만한 극장영화보다 낫고 한국에서는 주로 이 작품이 KBS를 통해서 소개되었다. 독일에는 이미 도시가 모두 현대화되어 있어 촬영할 만한 곳이 없어서, 공산국가였던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찍었다. 여기서 카친스키 역은 에어울프의 부조종사역을 맡았던 원로 배우 어네스트 보그나인이었다. 원작의 친구 개념보다는 주인공이 아버지처럼 따르는 일병으로 나왔다. 정확히 묘사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워낙 나이가 있는 캐릭터라 좀 묘한데, 번역이 비교적 상당히 정확한 편인 EBS에서 방영했을 때 일병으로 번역했다. 다만 상당한 재량권이 있는 고참병으로 묘사된다. 후임병 교육까지 도맡을 정도. 애초에 하사관(현 부사관) 계급이 결국 병사 계급의 연장선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한 해당 시점이 1차대전 즈음인 것을 감안하면 계급의 분화가 애매한 것에서 비롯된 현상일 수 있다. 원작과는 미묘하게 다르면서도 30년 작품처럼 원작의 일부내용을 잘 살렸다. 특히 거위 사냥 부분. 30년 작과 원작을 뛰어넘은 장면은 카친스키의 사망 장면. 일부는 30년대 작품보다 79년도 작을 더 명작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배우들의 연기와 여러 특수효과들도 30년대 작보다 휠씬 좋다. 원작은 부상당한 카친스키를 주인공이 후송하다가 그냥 날아가던 파편에 맞아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인데, 30년대판에서는 룰루랄라 가다가 비행기 폭격에 사망한다. 원작처럼 비장한 부분은 79년판에서 재현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부전선 이상없다(1979) 참조.
1981년에는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이 원작을 모티브해서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를 작곡했다.
2000년에 저작권이 만료되었다
2011년에는 대니얼 래드클리프를 주연으로 한 두 번째 리메이크판이 2012년 개봉을 목표로 기획되었으나 엎어졌다.
2014년에 두 번째 리메이크 소식이 떴다! 감독은 로저 도널드슨이고 2015년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2016년 상영 예정이었는데 소식이 아직까지 없다... [18]
5.1. 영화의 내용상 특색
5.1.1. 1930년판 영화
- 자원입대 부분이 원작에서는 과거 회상으로 잠깐 언급되는 수준이지만 30년 영화판에서는 세심하게 묘사했다. 학생들의 표정이 진짜 압권으로 당시 독일에 불어닥친 전쟁의 광기가 어느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 진흙탕을 구르게 시키거나 혹은 잠을 못자게 하는 힘멜슈토스의 가혹행위 묘사는 여전.
- 켐머리히의 장화가 이리저리 소유자를 옮겨다니며 장화를 클로즈업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장면이 압권이다.
- 칸토레크와의 재회 장면은 대놓고 분노를 터트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교실에서 전과 똑같이 어린 학생들을 선동하는 교사에게 전쟁의 본질을 눈앞에 들이대는 명장면이다.
칸토레크 : 농장에서, 학교에서, 공장에서, 용감하고 숭고하게 전쟁터를 향해 떠났지. 조국을 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야. 아 파울, 잘 지냈니?
파울 : 선생님도 잘 지내셨나요?
칸토레크 : 딱 맞춰 와주었네 보이머, 딱 맞게 왔어. 내 말을 증명하듯 지원 학생이 왔다. 바로 요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이지. 전쟁터에서 1년을 보낸 학생이다. 독일을 강대국으로 만든 젊은 피 중 하나지. 이 청년을 보라, 강건한 구릿빛 피부, 여러분 모두가 부러워하는 병사다! 학생들에게 얘기 좀 해주게. 조국을 지키는 게 어떤 의미였는지.
파울 :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칸토레크 : 좀 해주게, 한 마디면 충분해. 조국이 얼마나 이들을 필요로 하는지, 자네가 왜 갔는지, 자네에겐 어떤 의미인지.
파울 : 못합니다.
칸토레크 : 영웅주의와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지 않나? 얘기해주게.
파울 :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모르는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우린 참호에서 살면서 처절하게 싸웁니다. 살아남으려 애쓰지만 죽는 사람이 많아요. 그게 전부입니다.
칸토레크 : 아니야, 파울.
파울 : 전쟁터에 있었어요. 제가 잘 알아요!
칸토레크 : 그런 말을 하라는 게 아니야, 파울.
파울 : 똑같은 말을 또 되풀이하고 계시는군요. 젊은 철인을, 젊은 영웅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내려구요. 조국을 위해 죽는 게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하세요? 선생님은 다 아시는 줄 알았죠. 하지만 포화를 처음 봤을 때(이때 자원하는 걸 망설였던 벰이라는 친구가 급우들 중 1번으로 끔살당했다) 더 많은 걸 배웠어요. '''조국을 위한 죽음은 추하고 고통스럽다구요!''' 그딴 걸 위해 죽느니 사는 게 훨씬 나아요! 조국을 위해 죽는 수백만 젊은이들이 다 무슨 소용이죠?
칸토레크 : 파울!
파울 : 지원병이 얼마나 필요한지 말하라고 하셨죠? '''다 죽으란 거야''', 그냥 나가 죽으라고 알기 쉽게 말하세요.
학생 : '''겁쟁이! '''
파울 : 말은 쉽지! 너희는 모르니까 그래.
칸토레크 : 그만들 해라! 미안하지만.
파울 : 그만하세요. 무슨 말인지 모르실걸요. 이 학급에서 자원하고 꽤 시간이 흘렀죠. 지금쯤이면 세상이 다 알 줄 알았어요. 저런 애들을 내보내면 일주일도 못 견뎌요. 오지 말 걸 그랬어요. 전선에선 사느냐 죽느냐 그것만 문제예요. 학생들을 영원히 속이진 못할 거예요. 거기선 사느냐 죽느냐, 그것만 중요해요. 3년을 있었어요. 4년을요! 하루하루가 백년 같아요. 우리 몸은 땅이요, 생각은 흙이고, 우리는 거기서 죽음이랑 함께 뒹굴고 먹고 잡니다. 그러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 힘멜슈토스에 대한 설정이 추가되었다. 단순한 우체부 출신이 아니라 주인공네 동네 우체부다. 훈련소에 갓 입소해서 낯설어하던 주인공을 비롯한 소년병들은 낯익은 동네 아저씨를 발견하고 떼지어 몰려가 반갑다는 인사를 나누지만, 학생들이 알고 있던 "그 마음씨 좋은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어느새 제복을 갈아입고 엄격한 독일 하사관이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훈련 교관으로 변신해 있었다. 덕분에 학생들은 그 순간부터 말 그대로 충공깽을 선사받는다.
- 소설 제1장의 첫 장면, 배터지게 먹는 장면이 이 버전만 중간쯤에 나온다.
- 요양 겸 휴가를 받아 잠시 고향에 돌아갔을 때 파울을 만난 어머니는 "독가슨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많이 죽는다던데……."라고 하자 겉으로는 전세도 유리하고, 사기도 드높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것봐라. '독가슨가 뭔가'라지 않나! 어머니는 우리가 무슨 꼴을 당하는지 상상도 못하신다."라고 독백한다. 소설판에서는 같은 말을 부상 전 휴가를 갔을 때 한다. 부상 후의 요양휴가에서는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가 많이 쇠약해지셨고 다시 전장에 내보내기 싫어하셨다는 내용 한줄이 전부이다. 그리고 실제로 당시의 부모들은 아들이 전선에서 무슨 꼴을 당하며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어갔는지 정보통제로 감쪽같이 속아 정말로 몰랐다.
- 주인공이 나비를 보고 잡으려다가 프랑스 저격수에게 죽는다.
5.1.2. 1979년판 영화
- 자원입대 부분이 원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묘사되며, 그렇게까지 부각되지 않는다.
- 힘멜슈토스는 훈련소에서 구타만 없을 뿐 그에 상응하는 가혹행위를 훈련 및 내무생활등에 관련하여 시전한다.
- 켐머리히의 장화를 요구하는 뮐러는 '나도 걔가 군화가 필요하다면 요구하지 않았겠지만, 어차피 곧 죽을 거 애먼 놈이 가져가는 것보다 내가 쓰는 게 낫지 않냐"고 말한다. 원작에서는 이 대사가 주인공의 독백. 옆에서 다른 친구가 맞는 말이라며 역성을 들어주고, 주인공 역시 괴롭긴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라 아무 반론을 하지 못한다.
- 칸토레크와의 재회는 부상을 입고 요양휴가를 얻어 집에 갔을 때 참혹한 전장은 모른 채 평온한 후방에서 학생들에게 자신들에게 했던 말과 똑같은 말로 낭만적인 애국심을 부추키는 교사에게 죽거나 신체 결손으로 장애인이 된 급우들을 언급하며 냉소적으로 보는 것 정도로 묘사된다.
- 힘멜슈토스에 대한 설정이 추가되었다. 30년판과 같이 동네 아저씨인데, 여기서 이것 때문에 서로 원수지간이 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입대 전 주인공 및 급우들이 모자를 벗기고 놀리던 집배원 아저씨를 훈련소 교관으로 만나게 된 것. 때문에 막 훈련소에 입대한 주인공 일행을 처음 만났을 때 하사 계급장을 가리키며 거드름을 피우고 '악의를 갖고' 일부러 힘든 훈련 을 시전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원작이나 30년대 판에 비해 상당한 천하의 개쌍놈으로 나오는 셈. 이런 관계 때문인지 주인공 일행이 전선에 처음 배치되자 곧 카친스키로부터 '훈련소에서 배운 건 잊어라'라며 그의 교육이 쓸모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전선에 나온 힘멜슈토스가 카이저에게 철십자 훈장을 받는다! 영화 막바지 무렵 장면 파울이 알베르트에게 편지를 쓰며 독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힘멜슈토스도 전사 했다고 언급한다.
- 부상을 입고 다리를 자른 크로프가 완전히 멘붕해선 "뭐라도 갖다 줄까?" 하는 파울의 질문에 "총"이라고 대답한다.
- 급우들의 운명이 확실히 기술된다. 영화 막바지 장면 무렵 파울이 알베르트에게 편지를 쓰며 독백으로 이야기하는데 20명의 친구들이 입대해서 13명이 사망 4명 실종, 1명은 정신병원으로 실려가 살아남은 건 파울과 알베르트뿐이라고 한다. 안습. 또 4명 실종에서 탈영했다가 잡혀간 친구 하나. "소식은 못 들었지만 붙잡힌 탈영병이 어찌 될 지 너도 알지?"라고 자조한다.
-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파울의 아버지는 '난 군복무 하는 아들을 자랑하고 싶은데 왜 옷을 갈아입었니'라고 하고, 아버지와 동네 아저씨들이 술집에서 맥주잔으로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군사전략을 침튀기며 열정적으로 논한다. 아버지는 전쟁 전부터 '난 (참전할 수 있는) 네가 부럽다'라고 말하는 등 뭣도 모르면서 전쟁에 열광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 부분은 아버지가 등장하는 부분을 빼면 모두 원작에도 나오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