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파워
Soft power | 연성권력(軟性權力)
'''소프트 파워''' 또는 '''연성권력'''은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물리적 ・ 경합적인 힘을 지칭하는 '하드파워(Hard Power, 경성권력)'에 대응되는 개념의 권력이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석좌교수이다. 2004년 나이가 '소프트 파워'(Soft Power:The Means to Success in World Politics)를 발표한 후 이 용어는 외교 현장과 언론에서 자주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나이는 소프트 파워를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인 세 가지 형태의 ‘자원’으로 분류했다. ‘(호감을 사고 있는 지역에서의) 그 나라의 '''문화'''와 (국내외에서 그대로 따르고 지키는) 그 나라의 '''정신적 가치''', (정당하고 도덕적 권위를 지니는 것으로 인식되는) 그 나라의 '''대외정책'''’이 그것이다. 문화는 실제의 삶 속에 구현된 물질적, 제도적 양식들을 의미하며, 정신적 가치는 도덕적, 규범적 사회 질서의 원칙을, 마지막으로 대외정책은 국가 차원에서의 외교 행위에 관한 것이다. 국제 관계에서 나이의 소프트 파워 자원들은 어떤 나라의 문화 양상이나 가치관(민주주의, 인권, 종교, 사회 규범 등), 정치적 목표 등으로 인해 발현되는 ‘매력’과 연관된다. 강제력 등의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매력을 말한다.
이 가운데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소프트파워의 대표주자는 단연 문화력이다. 이런 문화에 감화된 예로 중국사의 이민족 정복국가들이 펼친 한화 정책을 들 수 있다. 소프트 파워는 교육, 학문, 언어, 예술, 과학, 기술 등의 이성적, 감성적, 창조적 분야를 포함한다. 조지프 나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하도록 하는 힘’인 문화, 이데올로기, 국제체제 창설 등의 능력 무형자원을 '소프트 파워(Soft Power, 연성권력)'라 정의했다. 단, 패권안정론을 주장하는 학자 중에는 조지프 나이와는 달리 경제력을 소프트파워에 넣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리고 20세기의 비폭력 외교나 대외문화정책과는 다른 21세기적 상황을 반영하여야 한다. 제국주의의 전성기인 19세기는 상품과 물자의 세계화뿐만 아니라 보편화된 삶의 양식, 즉 유럽의 사상, 가치관 문화 역시 전 세계로 확산되던 시기였다. 이때의 ‘유럽 문화’는 근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지역에 이식되었다. 이와 동시에 토착·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면서 문화인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제국주의의 확장과 문화이식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의 소프트 파워론은 세계화와 그에 따른 국제 질서의 변화를 배경으로 정립되었다. 그는 세계화·정보화로 인해 군사, 경제력, 소프트 파워의 상호 연관성 속에서 소프트 파워의 비중이 더 크게 될 것이고,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가상사회와 가상조직이 만들어지며 이로 인해 초국가적, 비정부적 관여 주체들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는 비(非)물질적인 변수에 대한 강조와 함께 행위자의 속성이나 보유자원에서 우러나오는 권력을 넘어 행위자들이 구성하는 ‘관계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권력에 대한 국제정치학계의 주의를 환기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소프트파워는 신뢰(Trust)를 통한 사회적 자본 개념을 도입하여 자발적, 호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핵심규범으로 삼았고, 휘발성 있는 수치로 표현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달리 축적을 통해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신뢰와 사회자본은 증가하는 순환과정을 보여준다.
2010년대 들어 소프트파워는 학술적 논의를 넘어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국가 핵심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이 논의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소프트 파워 확산이라는 추상적 전략의 한계를 절감하고, 미국이 소프트 파워를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내놓은 대안이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의 강조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같은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는 정책을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21세기형 정책인 셈이다. 단순히 수치로 표현되는 군사력만으로는 마음을 살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의 발견이 공공 외교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2020년대 들어 미중관계가 격화되면서 미,중 양국은 소프트 파워 증진정책을 우선과제로 삼았는데, 중국의 경우 또한 21세기 들어 급증한 하드파워를 내세워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위로부터의 정책을 통해 영향력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제 영화와 게임산업을 비롯한 문화부문에서 중국자본은 매우 흔하게 되었으며, 최근의 몇몇 사례들은 중국이 소프트파워 그 자체를 국가 시책으로 삼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중규모의 지역국가들도 지역 공동체의 설립과 함께 소프트 파워 증대를 통해 상대방에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하드파워의 단점을 보완하고, 불확정적인 유동적 권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상호 연결적인 개념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 이외에 '샤프 파워'(Sharp Power)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타국의 자발적인 지지, 우호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소프트파워와는 달리, 샤프 파워는 역으로 타국에게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정책이나 내부 여론을 억누르기 위해 무형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과 러시아등 독재국가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국가의 주장, 정책을 대상으로 악의적 선전이나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무기화해서 해당 국가 내에서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Band in China, 차이나머니, 한한령 등등
국가별로 소프트파워 순위를 정리한 문서이다. 기관마다, 연도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은 있다.
대한민국은 위에서 앞서 언급된 소프트 파워/국가 순위에서도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세계 19위를 기록하였으며, 한류로 대표되는 소프트파워를 가진 문화강국이다.
한국이 국가차원에서 소프트파워를 육성하게 된 계기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문화를 '문화산업'으로 키우고자 본격적으로 국가 예산을 투입하면서 부터다. 대중문화 분야의 정부 지원을 맡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대표적인 기관이다. 한국과 한국문화 자체를 국제적으로 홍보한다는 측면에서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홍보를 도맡고 있다. 어윤대 총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 보고회의에서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허나 국가가 인위적으로 문화에 간섭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꽤 있다. 국가가 나선다고 문화산업에 효과가 있을지 그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 들인 세금나 노력에 비해 구체적으로 검증된 정책의 효력은 거의 없으며, 정부가 2010년대 초반 주도한 한식 세계화가 일례이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의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 소프트파워의 발전사를 보면 알겠지만, 한류라는 명칭으로 대표되는 이것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이며, 정부의 역할은 민간인들이 한류의 확산과 발전, 진출을 수월하게 하도록 도와줄 뿐이다. 다만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에서 지나치게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국가에서 주도하는 문화 산업의 성장은 어느 나라나 그렇듯 한계가 있으며, 민간 부분의 주도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일본은 다양한 소프트 파워 조사자료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시아 최고의 문화 강국이다. 일본의 막강한 소프트파워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축적된 것으로,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동양 문화로 볼 수 있다. 일식(스시, 라멘, 데리야키 소스, 녹차(matcha) 아이스크림, 모찌 등), 미니화초(bonsai), 이모지(emoji), 이케바나(꽃꽃이), 오리가미(종이접기), 닌자, 사무라이, 기모노, 게이샤, 벚꽃, 온천, 카타나(일본도), 후지산, 가라오케, 하이쿠, 스도쿠, JAV(일본 야동) 등은 서구권을 비롯한 전 세계에 동양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시키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하이쿠조차 미국 교과서에 실렸을 뿐만 아니라 창작대회가 열리기도 할 정도다.
특히 헬로키티,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도라에몽, 드래곤볼, 건담, 울트라맨, 세일러문, 호빵맨 등으로 대표되는 서브 컬쳐(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에 있어서는 본산이자 성지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당 컨텐츠들의 영향력, 인지도, 규모, 수출액은 미국의 다음일 정도로 막강하다.[2] 그러나 서브 컬쳐를 제외한 드라마, 영화, 아이돌 등의 일부 대중문화 부문에서는 대한민국에게 밀리기 시작하면서 쿨 재팬 - Cool Japan(クールジャパン, Kūru Japan)[3] 이라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 [외무성] 산하의 '홍보문화 외교전략과(가칭)에서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소프트파워 강대국이다. 중세 이후부터 파리는 신학과 철학의 중심지였으며, 근대부터 비롯된 계몽주의 철학은 전 유럽 왕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른바 황금시대(L'age d'or)라고 일컫는 제1차 세계 대전 직전에는 온 유럽의 내로라하는 미술가들이 모두 파리에 저마다 재치를 뽐냈고, 지금도 누구나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마네, 마티스, 모네, 피카소, 세잔, 고갱, 툴루즈-로트렉, 쇠라, 에밀 졸라, 발자크, 랭보, 말라르메, 보들레르, 발레리 헤밍웨이, 라캉, 스탈 부인, S. 피츠제럴드, 부뉴엘, 달리, 장 콕토, 거트루트 스타인, 브랑쿠시, 에네스쿠, 몬드리안, 뒤샹, 드뷔시, 로댕, 자코메티, 쇼팽 등 세계적 예술가들이 이 당시에 모두 파리에 있었다. 파리는 예나 지금이나 유행, 다시말해 모드(mode)의 첨단을 달리는 도시였고, 파리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예술가는 결과적으로 뒤처지는 사람이 되었다.
이것을 아는 프랑스 정부는 정책적으로도 소프트파워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야심찬 퇴임사업이었던 보부르 재개발 사업의 거대 프로젝트인 퐁피두 센터는 당시 엄청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성과를 본 정책 중 하나이다. 당시에 이미 죄 드 폼[4] 에 현대미술관이 있었지만 전시보다는 보관위주의 미술관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퐁피두 센터였는데 당시에는 기괴한 디자인으로 인해 흉물 취급을 받았다. 개점 당시 연평균 5만명의 입장수요를 예측했으나,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금은 가뿐하게 수백만 명이 오간다.
자크 시라크의 브랑리 미술관도 이같은 미술사업의 일환이다. 브랑리 미술관은 조형중심미술관으로, 전 세계의 조형예술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그밖에 프랑수아 미테랑이 재건축한 엄청난 규모의 미테랑 도서관 역시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국 모든 미술관 또는 박물관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갱신하고 있는데, 조콘드(Joconde)라는 이름의 포털에 들어가면 전국 문화공간의 영업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대표기관들, 루브르, 퐁피두, 미테랑 도서관의 소장자료는 인터넷에서 손쉽게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전통에서 나오는 문화자산은 약하지만 역사적으로 자본과 예술, 문화가 함께했듯 미국의 두터운 자본력과 시장은 대중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써 특히 거대 자본과 기술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AAA게임들이 바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미국과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다.
세계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퍼뜨린다는 이미지, 강인한 개척가 정신에 기반한 기업가의 이미지 기회의 땅, 아메리칸 드림의 이미지 또한 미국이 짧은 역사속에서 일구어낸 강한 소프트파워라고 할 수 있겠다
유럽의 소프트 파워에서는 문화적 자산, 정신적 가치, 대외 정책 이 세 부분에서 모두 강점이 있다. 비록 하드 파워의 핵심인 군사력에서 유럽은 미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유럽의 소프트 파워는 전통적으로 강했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유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럽 국가들이 가지는 문화 유산(미술, 문학, 음악, 디자인, 패션, 음식, 언어 등)의 영향력은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신적 가치 차원에서도 유럽은 미국의 ‘자유주의’나 ‘평등’의 가치관을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인권, 형법과 관련되어 가장 선진적인 유럽의 ‘인간 안보’(Human Security) 의식, 사회안전망, 소득 격차, 기후변화 등 나이가 정신적 가치로 분류하는 항목들에서 유럽은 강한 소프트 파워를 보이고 있으며, 터키, 동유럽 등 주변국가들이 유럽연합에 속하기를 원하는 것이 유럽의 소프트 파워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제법, 개발 원조, 중동의 여러 군사적 충돌에서 보여준 유럽 연합의 태도, 다문화주의 등 유럽 연합의 대외 정책 역시 타국의 높은 신뢰를 얻어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미국은 단일국가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비교는 어폐가 있다.
유럽과 미국의 소프트 파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다자간 협력’에 있다. 유럽의 다자주의적 협력 예는 ‘유럽 연합’이라는 정치·경제 다자공동체 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 까지 이른다. 이때 유럽의 다자주의가 정치·경제영역에 작용한다고 해서 이를 하드 파워로 간주할 수는 없다. 여기서 다자주의란 ‘경험’,‘소통’,‘합의’같이 각 네트워크를 결합하고 이어주는 방법과 수단으로서 작용하기에 소프트 파워의 영역에 포함된다.
애니메이션,만화,캐릭터,게임 등 일본의 주 콘텐츠산업을 전체적으로 밀고있다. 일본의 게임산업은 2000년대 중후반~2010년대 전중반까지 침체기였지만 현재 우수한 게임들을 발매하고 있음으로써 게임 산업을 밀어주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공자 아카데미, 동북공정,전파공정 등이 있다.
1. 개요
'''소프트 파워''' 또는 '''연성권력'''은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물리적 ・ 경합적인 힘을 지칭하는 '하드파워(Hard Power, 경성권력)'에 대응되는 개념의 권력이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석좌교수이다. 2004년 나이가 '소프트 파워'(Soft Power:The Means to Success in World Politics)를 발표한 후 이 용어는 외교 현장과 언론에서 자주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나이는 소프트 파워를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인 세 가지 형태의 ‘자원’으로 분류했다. ‘(호감을 사고 있는 지역에서의) 그 나라의 '''문화'''와 (국내외에서 그대로 따르고 지키는) 그 나라의 '''정신적 가치''', (정당하고 도덕적 권위를 지니는 것으로 인식되는) 그 나라의 '''대외정책'''’이 그것이다. 문화는 실제의 삶 속에 구현된 물질적, 제도적 양식들을 의미하며, 정신적 가치는 도덕적, 규범적 사회 질서의 원칙을, 마지막으로 대외정책은 국가 차원에서의 외교 행위에 관한 것이다. 국제 관계에서 나이의 소프트 파워 자원들은 어떤 나라의 문화 양상이나 가치관(민주주의, 인권, 종교, 사회 규범 등), 정치적 목표 등으로 인해 발현되는 ‘매력’과 연관된다. 강제력 등의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매력을 말한다.
이 가운데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소프트파워의 대표주자는 단연 문화력이다. 이런 문화에 감화된 예로 중국사의 이민족 정복국가들이 펼친 한화 정책을 들 수 있다. 소프트 파워는 교육, 학문, 언어, 예술, 과학, 기술 등의 이성적, 감성적, 창조적 분야를 포함한다. 조지프 나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하도록 하는 힘’인 문화, 이데올로기, 국제체제 창설 등의 능력 무형자원을 '소프트 파워(Soft Power, 연성권력)'라 정의했다. 단, 패권안정론을 주장하는 학자 중에는 조지프 나이와는 달리 경제력을 소프트파워에 넣는 경우도 있긴 하다.
2. 필요성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富力, 경제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 군사력)이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큰 행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백범일지》
기존의 국제 관계가 약육강식의 질서에 따라 이익중심, 승자 중심의 제로섬 논의만이 존재했던 ‘현실주의’ 국제 정치였고 공존, 평화, 상생 등의 가치들은 명분 쌓기의 수사에 그쳤다면, 나이의 소프트 파워론은 ‘설득’, ‘매력’ 같은 수단들을 통해 국제 관계에서 포지티브섬 방식의 이상주의적 논리를 현실화하면서 대립적, 위계적 국제질서의 외교적 대안과 수단을 모색한다."문화도 경제처럼 수입보다는 수출이 필요해요. 나는 한국의 문화를 수출하기 위해서 세상을 떠도는 문화 상인입니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1984년에 "왜 한국 무대를 놔두고 외국 무대에서만 활동하는가?" 질문에서.#[1]
그리고 20세기의 비폭력 외교나 대외문화정책과는 다른 21세기적 상황을 반영하여야 한다. 제국주의의 전성기인 19세기는 상품과 물자의 세계화뿐만 아니라 보편화된 삶의 양식, 즉 유럽의 사상, 가치관 문화 역시 전 세계로 확산되던 시기였다. 이때의 ‘유럽 문화’는 근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지역에 이식되었다. 이와 동시에 토착·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면서 문화인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제국주의의 확장과 문화이식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의 소프트 파워론은 세계화와 그에 따른 국제 질서의 변화를 배경으로 정립되었다. 그는 세계화·정보화로 인해 군사, 경제력, 소프트 파워의 상호 연관성 속에서 소프트 파워의 비중이 더 크게 될 것이고,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가상사회와 가상조직이 만들어지며 이로 인해 초국가적, 비정부적 관여 주체들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는 비(非)물질적인 변수에 대한 강조와 함께 행위자의 속성이나 보유자원에서 우러나오는 권력을 넘어 행위자들이 구성하는 ‘관계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권력에 대한 국제정치학계의 주의를 환기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소프트파워는 신뢰(Trust)를 통한 사회적 자본 개념을 도입하여 자발적, 호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핵심규범으로 삼았고, 휘발성 있는 수치로 표현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달리 축적을 통해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신뢰와 사회자본은 증가하는 순환과정을 보여준다.
2010년대 들어 소프트파워는 학술적 논의를 넘어 경제와 외교분야에서 국가 핵심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이 논의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소프트 파워 확산이라는 추상적 전략의 한계를 절감하고, 미국이 소프트 파워를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내놓은 대안이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의 강조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같은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는 정책을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21세기형 정책인 셈이다. 단순히 수치로 표현되는 군사력만으로는 마음을 살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의 발견이 공공 외교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2020년대 들어 미중관계가 격화되면서 미,중 양국은 소프트 파워 증진정책을 우선과제로 삼았는데, 중국의 경우 또한 21세기 들어 급증한 하드파워를 내세워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위로부터의 정책을 통해 영향력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제 영화와 게임산업을 비롯한 문화부문에서 중국자본은 매우 흔하게 되었으며, 최근의 몇몇 사례들은 중국이 소프트파워 그 자체를 국가 시책으로 삼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중규모의 지역국가들도 지역 공동체의 설립과 함께 소프트 파워 증대를 통해 상대방에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하드파워의 단점을 보완하고, 불확정적인 유동적 권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상호 연결적인 개념으로 주목하고 있다.
3. 변형: 샤프 파워
최근에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 이외에 '샤프 파워'(Sharp Power)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타국의 자발적인 지지, 우호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소프트파워와는 달리, 샤프 파워는 역으로 타국에게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정책이나 내부 여론을 억누르기 위해 무형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과 러시아등 독재국가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국가의 주장, 정책을 대상으로 악의적 선전이나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무기화해서 해당 국가 내에서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Band in China, 차이나머니, 한한령 등등
4. 국가 순위
국가별로 소프트파워 순위를 정리한 문서이다. 기관마다, 연도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은 있다.
5. 국가 정책
5.1.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위에서 앞서 언급된 소프트 파워/국가 순위에서도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세계 19위를 기록하였으며, 한류로 대표되는 소프트파워를 가진 문화강국이다.
한국이 국가차원에서 소프트파워를 육성하게 된 계기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문화를 '문화산업'으로 키우고자 본격적으로 국가 예산을 투입하면서 부터다. 대중문화 분야의 정부 지원을 맡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대표적인 기관이다. 한국과 한국문화 자체를 국제적으로 홍보한다는 측면에서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홍보를 도맡고 있다. 어윤대 총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 보고회의에서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허나 국가가 인위적으로 문화에 간섭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꽤 있다. 국가가 나선다고 문화산업에 효과가 있을지 그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 들인 세금나 노력에 비해 구체적으로 검증된 정책의 효력은 거의 없으며, 정부가 2010년대 초반 주도한 한식 세계화가 일례이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의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 소프트파워의 발전사를 보면 알겠지만, 한류라는 명칭으로 대표되는 이것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이며, 정부의 역할은 민간인들이 한류의 확산과 발전, 진출을 수월하게 하도록 도와줄 뿐이다. 다만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에서 지나치게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국가에서 주도하는 문화 산업의 성장은 어느 나라나 그렇듯 한계가 있으며, 민간 부분의 주도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5.2. 일본
일본은 다양한 소프트 파워 조사자료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시아 최고의 문화 강국이다. 일본의 막강한 소프트파워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축적된 것으로,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동양 문화로 볼 수 있다. 일식(스시, 라멘, 데리야키 소스, 녹차(matcha) 아이스크림, 모찌 등), 미니화초(bonsai), 이모지(emoji), 이케바나(꽃꽃이), 오리가미(종이접기), 닌자, 사무라이, 기모노, 게이샤, 벚꽃, 온천, 카타나(일본도), 후지산, 가라오케, 하이쿠, 스도쿠, JAV(일본 야동) 등은 서구권을 비롯한 전 세계에 동양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시키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하이쿠조차 미국 교과서에 실렸을 뿐만 아니라 창작대회가 열리기도 할 정도다.
특히 헬로키티,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도라에몽, 드래곤볼, 건담, 울트라맨, 세일러문, 호빵맨 등으로 대표되는 서브 컬쳐(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에 있어서는 본산이자 성지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당 컨텐츠들의 영향력, 인지도, 규모, 수출액은 미국의 다음일 정도로 막강하다.[2] 그러나 서브 컬쳐를 제외한 드라마, 영화, 아이돌 등의 일부 대중문화 부문에서는 대한민국에게 밀리기 시작하면서 쿨 재팬 - Cool Japan(クールジャパン, Kūru Japan)[3] 이라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 [외무성] 산하의 '홍보문화 외교전략과(가칭)에서 관리하고 있다.
5.3. 프랑스
전 세계를 통틀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소프트파워 강대국이다. 중세 이후부터 파리는 신학과 철학의 중심지였으며, 근대부터 비롯된 계몽주의 철학은 전 유럽 왕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른바 황금시대(L'age d'or)라고 일컫는 제1차 세계 대전 직전에는 온 유럽의 내로라하는 미술가들이 모두 파리에 저마다 재치를 뽐냈고, 지금도 누구나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마네, 마티스, 모네, 피카소, 세잔, 고갱, 툴루즈-로트렉, 쇠라, 에밀 졸라, 발자크, 랭보, 말라르메, 보들레르, 발레리 헤밍웨이, 라캉, 스탈 부인, S. 피츠제럴드, 부뉴엘, 달리, 장 콕토, 거트루트 스타인, 브랑쿠시, 에네스쿠, 몬드리안, 뒤샹, 드뷔시, 로댕, 자코메티, 쇼팽 등 세계적 예술가들이 이 당시에 모두 파리에 있었다. 파리는 예나 지금이나 유행, 다시말해 모드(mode)의 첨단을 달리는 도시였고, 파리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예술가는 결과적으로 뒤처지는 사람이 되었다.
이것을 아는 프랑스 정부는 정책적으로도 소프트파워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야심찬 퇴임사업이었던 보부르 재개발 사업의 거대 프로젝트인 퐁피두 센터는 당시 엄청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성과를 본 정책 중 하나이다. 당시에 이미 죄 드 폼[4] 에 현대미술관이 있었지만 전시보다는 보관위주의 미술관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퐁피두 센터였는데 당시에는 기괴한 디자인으로 인해 흉물 취급을 받았다. 개점 당시 연평균 5만명의 입장수요를 예측했으나,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금은 가뿐하게 수백만 명이 오간다.
자크 시라크의 브랑리 미술관도 이같은 미술사업의 일환이다. 브랑리 미술관은 조형중심미술관으로, 전 세계의 조형예술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그밖에 프랑수아 미테랑이 재건축한 엄청난 규모의 미테랑 도서관 역시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국 모든 미술관 또는 박물관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갱신하고 있는데, 조콘드(Joconde)라는 이름의 포털에 들어가면 전국 문화공간의 영업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대표기관들, 루브르, 퐁피두, 미테랑 도서관의 소장자료는 인터넷에서 손쉽게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6. 국가별 특성 및 이벤트
6.1. 미국
전통에서 나오는 문화자산은 약하지만 역사적으로 자본과 예술, 문화가 함께했듯 미국의 두터운 자본력과 시장은 대중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써 특히 거대 자본과 기술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AAA게임들이 바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미국과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다.
세계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퍼뜨린다는 이미지, 강인한 개척가 정신에 기반한 기업가의 이미지 기회의 땅, 아메리칸 드림의 이미지 또한 미국이 짧은 역사속에서 일구어낸 강한 소프트파워라고 할 수 있겠다
6.2. 유럽연합
유럽의 소프트 파워에서는 문화적 자산, 정신적 가치, 대외 정책 이 세 부분에서 모두 강점이 있다. 비록 하드 파워의 핵심인 군사력에서 유럽은 미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유럽의 소프트 파워는 전통적으로 강했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유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럽 국가들이 가지는 문화 유산(미술, 문학, 음악, 디자인, 패션, 음식, 언어 등)의 영향력은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신적 가치 차원에서도 유럽은 미국의 ‘자유주의’나 ‘평등’의 가치관을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인권, 형법과 관련되어 가장 선진적인 유럽의 ‘인간 안보’(Human Security) 의식, 사회안전망, 소득 격차, 기후변화 등 나이가 정신적 가치로 분류하는 항목들에서 유럽은 강한 소프트 파워를 보이고 있으며, 터키, 동유럽 등 주변국가들이 유럽연합에 속하기를 원하는 것이 유럽의 소프트 파워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제법, 개발 원조, 중동의 여러 군사적 충돌에서 보여준 유럽 연합의 태도, 다문화주의 등 유럽 연합의 대외 정책 역시 타국의 높은 신뢰를 얻어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미국은 단일국가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비교는 어폐가 있다.
유럽과 미국의 소프트 파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다자간 협력’에 있다. 유럽의 다자주의적 협력 예는 ‘유럽 연합’이라는 정치·경제 다자공동체 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 까지 이른다. 이때 유럽의 다자주의가 정치·경제영역에 작용한다고 해서 이를 하드 파워로 간주할 수는 없다. 여기서 다자주의란 ‘경험’,‘소통’,‘합의’같이 각 네트워크를 결합하고 이어주는 방법과 수단으로서 작용하기에 소프트 파워의 영역에 포함된다.
6.3. 일본
애니메이션,만화,캐릭터,게임 등 일본의 주 콘텐츠산업을 전체적으로 밀고있다. 일본의 게임산업은 2000년대 중후반~2010년대 전중반까지 침체기였지만 현재 우수한 게임들을 발매하고 있음으로써 게임 산업을 밀어주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6.4. 캐나다
6.5. 대한민국
6.6. 중국
공자 아카데미, 동북공정,전파공정 등이 있다.
7. 관련 문서
[1] 이 질문은 백남준이 한국전쟁으로 인해 부랴부랴 일본으로 출국하여 독일과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를 떠돌다 34년만인 1984년에 다시 고국을 찾았을 때 어느 기자가 했던 질문이다. 당시에는 한국의 전반적인 국력, 국제적인 위상이 지금보다 크게 부족했고, 문화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내세울 인물이 백남준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나 2010년대를 비롯한 현재의 대한민국이 한류의 영향력으로 세계 각국에 대중문화 수출에 활발히 나서고, 경제분야에서도 큰 효과를 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매우 탁월한 선견지명임을 보여준다.[2] 미디어믹스 총 수입 1, 2위의 포켓몬스터와 헬로키티가 모두 일본의 컨텐츠이다.[3] 애니메이션, 패션, 음식 등 총체적인 일본의 문화를 알리는 프로젝트이다.[4] 테니스코트의 서약이 있었던 그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