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학
1. 개요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즉 왕이 되었을 때 활용하기 위한 학문들의 일체. 일종의 조기교육으로, 현대에 와서는 대규모 조직의 차기 리더가 리더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기에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리더십 교육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시대 여러 종합대학교 대학원에서 유료로 운영하는 최고지도자과정 중에서도 가장 스케일이 큰 것.
2. 내용
어떤 특정한 학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최고지도자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을 하나로 묶어 제왕학이라고 통칭하는 것이다. 때문에 제왕학은 세부적으로는 나라마다, 조직마다, 시기마다 다르다. 그래도 최대한 일반화시켜보자면, 최소한 기업집단이나 권력의 정점에 설만한 진짜 높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사회생활과 학습의 가장 기초가 되는 당대의 교양과 더불어 오늘날의 리더십 교육 및 통치를 위한 각종 실용 지식이나 노하우 등을 전수받는다고 단순화 시켜볼 수 있다.
지향점에서나 내용면에서 오늘날의 '''경영학과, 군사학과, 법학과, 역사학과, 철학과, 지리학과,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 과정과 비슷하다. 삼권분립이 없었던 시절의 학문이었기에 국가의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해 국가의 경영, 법, 정치, 외교, 역사, 지리, 종교, 행정에 대해서 자세히 배워야했다. 게다가 왕이 곧 군 통수권자[1] 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군사교육은 제왕학의 일부였다. 그래서 오늘날의 왕족들은 아직도 자식을 사관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발렌베리 집안처럼 서구에서는 경영자 과정에서도 군 지휘관 경력을 리더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조기교육의 요소도 있고, 엘리트주의의 요소도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편이지만 제왕학이 악영향만 끼치는 건 아니다. 절대왕정하에서 태어나보니 아빠가 황제라는 정통성이 있는다 한들, 권력의 정점인 직위를 물려 받는다고 해서 그냥 왕이 되는 건 아니며, 세종대왕 같은 성군, 명군들은 대부분 저런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2] 오히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실권이 큰 편이고,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민주적 방식으로 순화한 과정인 최고지도자과정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후손들이 물려받은 국가를 말아먹은 경우도 적지 않고 들어가기도 전에 권력 공백을 노리고 반란으로 무너지는 경우도 세계 역사에 적지 않다.[3] 어차피 왕이 되어야 한다면 제왕학을 배우는 것은 필연이다.
2.1. 한국 재벌
- 해외 MBA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 재벌 3세 중 MBA 안 받은 사람 찾기가 어렵다. MBA는 교육과정의 특성상 많은 외국인들과 조별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협상, 리더십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외국인들과 평소에 못 해 보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트이는 사고도 이를 돕는다. 또 재무, 회계, 마케팅 등 경영학과 학사과정의 전필 과목들을 훑게 되므로 경영에 도움이 된다. 단, 국내 MBA를 거치는 경우는 드물다.
- 전략컨설팅펌 2~3년 경력: 경영 능력을 키워오라는 뜻이다. 재벌 문서로.
- 모기업 계열사에서 실무자로 3~4년 경력 : 3~4년 경력을 쌓으면 30대 초반쯤에는 다들 최하급 임원을 달아준다. 곧바로 부회장이니 전무이니 하는 임원 자리를 달아줄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대리니 과장이니 하는 실무자 직급을 형식상이라도 달게 하는 이유는 다양한 관점을 겪어보라는 좋은 의도이다. 하지만 형식상으로는 낮은 직위에 있어도 실질적으로는 상사가 될 몸이기에, 성과가 나빠도 제재받지 않을 뿐더러 임직원에게 폭행이나 모욕을 가하더라도 아무도 제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제왕학 교육으로 기능하지는 못한다.
- 국내 외국인 학교, 해외 국제 학교, 국제중학교[4]
- 지식
2.2. 조선 왕
- 성리학 : 인간을 이해하는 코드를 위해 배우는 면, 조직 관리와 대인관계의 밑바탕, 스스로의 인생과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안목 등을 모두 제공하였다.
- 활쏘기 등 무예: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도, 2000년 넘게 가져온 사냥기술 습득을 위해서도, 군대 통치를 위한 기초능력 함양을 위해서 등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사냥이 필요했다. 하지만, 고위 가문들과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서로의 정보를 가져와 실질적 통치 기반을 다질 수 있기 때문.
- 행정 실무: 왕은 세자가 어느정도 자라면 나랏일을 돌보는 회의에 참석시키곤 했다. 이는 세종때부터 시작된것으로 보인다.
2.3.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 어릴 때부터 잔디 깎기, 마당 쓸기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형제의 옷을 물려받아 입으면서 건전한 금전감각을 익힐 것. 그리고 그 용돈의 절반은 저축해서 절약 정신도 기를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이들이 흔히 쓰는 용돈기입장에 자신이 심부름해서 모은 용돈내역도 기입하는 것. 경제관 함양에는 이러한 활동이 효과가 좋고 가장 빠르게 발휘된다.
- 어른들이 사업 이야기를 할 때 아이들이 이야기를 듣게 한 다음 사업 안건을 어떻게 해결할 지 물어보고 그 근거를 대라고 시킴.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기업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배우게 됨. 어린 나이 때는 생각회전이 특히 빠르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대한 지식 함양도 대단히 빠르다.
- 해군사관학교: 스웨덴은 징병제 국가가 아니라서 갈 의무가 없지만, 발렌베리 가문 후계자가 되려면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사관학교의 전술을 익히고 군대에 지휘관으로 배치되면 병사들을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기 때문.
- 미국 명문대 상경계 학과와 MBA를 졸업: 가문의 위상으로 인한 특혜 없이 자력으로 입학해야 함. 자력이 아니면 후계권이 박탈된다.
- 세계적 유명 금융권 기업에 입사해서 몇 년간 일할 것: 가문의 위상으로 인한 특혜 없이 자력으로 입사해야 함. 자력이 아니면 후계권이 박탈된다.
- 40대 초반까지 10여년간 사원~부장 등 실무를 맡음: 오너 자제라고 20대 후반에 임원을 달아주는 한국과는 교육방식이 다르다. 위와 같은 세계적 금융 기업에 입사한 순간부터 처절하게 경쟁하면서 승진해야 하며 이 과정까지 마치면 정식 후계권을 받는다.
3. 서브컬처
보통 서브컬처 쪽에서는 제왕학이 가지는 이미지 때문에 남들과 다른 지배 계급이라는 걸 과시하기 위한 요소로 쓰기도 한다. 제왕학을 배웠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교육을 조기에, 집중적으로 받은 엘리트 계층이라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주로 제왕학이라는 이름으로 배우는 것은 철학, 신학, 역사, 검술, 승마, 병법, 예절, 화술, 처세술 등이 있다.
현실과 다르게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는 취급이 영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서브컬처 쪽에서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는 열에 아홉이 과도한 조기교육으로 인한 불운한 성장기를 겪고 애정결핍이나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모난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는 금수저 출신의 오만하고 성격 더러운 악당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배운건 어디로 다 까먹었는지, 특별히 유능한 것으로 묘사되는 것도 아니다. 실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엑스트라들보다는 낫지만, 정작 제왕학이고 뭐고 그런거 없는 주인공보다는 못하다. 좋게 취급해줘야 대부분이 중간보스급이다. 아니면 페이크 보스.
모에 포인트로 작용할 땐 제왕학을 배워 겉보기엔 완벽한 캐릭터가 의외의 헛점이 있다던가, 아예 허당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연애물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제왕학에 오래 시달려 심신이 황폐한 캐릭터가 너무나도 쉽게 쥐뿔도 없는 캐릭터의 천진난만함에 매료되기도 한다.
어쨌든 선역이든 악역이든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가 제왕학을 배운 과거를 저주하고 제왕학을 배우지 못한 캐릭터를 내심 부러워하는 경우는 있어도 제왕학을 못 배운 캐릭터가 제왕학을 배운 캐릭터를 부러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브컬처를 만드는 생산자나 향유하는 소비자나 제왕학을 배우는 사회 상류층과는 백만광년 떨어진 삶을 살기 때문에 저들의 삶을 알지도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3.1. 제왕학을 배운 인물
- 강철의 연금술사 - 킹 브래들리 : 다른 대총통 후보들과 함께 제왕학을 배웠다. 그가 분노의 호문클루스 라스가 되고 다시 대총통이 된 후에 그의 치세는 폭력적일지 언정, 국민들 입장에선 나름 괜찮은 것으로 기억됐다.
- 마키시의 이웃들 - 하데스 : 전성기때 상당한 마왕이어서 제왕학에 통달했으며, 이전 베도버전의 학교 에피소드에서는 제왕학 관련으로 초청강의를 하러 오기까지 할정도다. 심지어 연재분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마왕다운 대결을 하러온 남동생 마왕과의 두번째 승부에서 제왕학으로 단번에 승리했다.[6]
- 배트맨 - 데미안 웨인
-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 자가라, 발레리안 멩스크: 자가라는 무리어미 중 가장 강한 개체고, 케리건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어찌어찌해서 케리건에게 다시 복종하며 케리건의 군대로 재합류한 뒤에는 케리건이 자가라를 곁에 직접 데리고 다니며 대하는 모습을 보면 사실상 자가라에게 제왕학을 해주는 격이다. 발레리안은 아버지인 아크튜러스 멩스크가 황제고, 그 자신은 황태자니 자연스럽게 제왕학을 배우는 입장이다. UNN에 나왔을 때도 시간을 내서 정치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할 정도다.
- 아룬드 연대기 - 주드마린 아마셸 달브렌느 아미냑 : 로존디아의 제 2공주인데 사실상 주드마린에게 왕위가 넘어갈 일이 없어서 무관심 속에 자랐고 덕분에 원하는 학문을 익힐 기회를 얻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제왕학이었다. 이후 주드마린은 왕위를 계승한다.
- 왕실교사 하이네 - 4명의 왕자 : 아버지인 군신왕 빅토르 폰 그란츠라이히의 장남을 제외한 카이, 브루노, 레온하르트, 리히트가 빅토르가 초빙한 왕실교사[스포일러] 하이네 비트겐슈타인으로부터 왕위 계승을 위한 사회학과 정치학, 제왕학을 배운다. 그밖에 4형제의 장단점과 취미, 특기 등을 살려 각자에게 적합한 과목을 지정해 가르치고 있다. 레온하르트는 체육, 리히트는 사회, 브루노는 대학교육, 카이는 의사소통을 중점으로 배운다.
- 워크래프트 시리즈 - 아서스 메네실, 바리안 린: 아서스는 아버지인 테레나스 메네실이 왕이고, 그 자신은 왕세자니 자연스럽게 제왕학을 배우는 입장이다. 그는 또한 우서 더 라이트브링어와 무라딘 브론즈비어드와 안토니다스에게도 제왕학을 배웠다. 바리안 린도 이와 비슷하게 마찬가지로 제왕학을 배웠다.
- 폭룡전대 아바레인저 - 산죠 유키토 - 산죠기업의 사장인 아버지로 부터 제왕학을 배웠다는 설정이다.
이 아카시의 아버지가 아카시를 아카시가의 후계자로밖에 보지않아서 삐뚤어졌다는 원인을 제공.
- 킹스메이커 - 볼프강 골든레너드
어머니 사후 길거리 부랑아들의 리더로 살아왔고, 궁에 들어가서도 황자들 중에선 단델리온 다음으로 서열이 낮았기에 황제가 되고자 수혁에게서 제왕학을 배웠다. 즉위 후에는 백성들에게서 성군으로 추앙받는다.
말이 제왕학이지 일제강점기라는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뜬구름잡는 유학만을 배웠다.
[1] 나라의 최고 통치자 군 통수권자를 겸한다는 사실은 오늘날도 유효하다. 대한민국처럼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 자격을 갖는다.[2] 사실 세종대왕은 예외다. 이 분은 세자로 있던 기간이 3개월이 채 되지 않고 왕이 되었을 때 알던 건 스스로 공부한 편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서 배웠는데 그게 다 통치에 도움되는 것이었을 뿐이다.[3] 이게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 중 하나가 유송이다.[4] 재벌 2세 시절에는 오히려 국내학교를 선호했다. 정경유착이 심했던 당대 사회 풍조상 학벌을 통한 인맥 형성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보통 대학원부터나 외국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재벌 3세에는 국외 학교가 많다.[5] MBA는 원래 전공무관으로 뽑기 때문에 MBA 진학 이전에 공대를 나오든 인문대를 나오든 경영대를 나오든 관계없다.[6] 다만 이전화에서 제왕학 승부를 시작하면서 끝났는데, 다음화의 시작부터 하데스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간과정이 생략되어버렸다.[스포일러] 이자 자신이 마을에 외출하면서 만난 친한 친우인[7] 이쪽은 위에 나온 서브컬쳐의 클리셰에 그다지 해당되지 않는다.[8] '우민들을 다스리는 데는 사탕과 채찍이다! 착취당한다는 것을 모르게 해야 돼! 사소한 행복은 남겨둬야 한다! 다음 반은 내가 맡겠다! 내 제왕학을 보고 배워!'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