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드라마)/등장인물
1. 체르노빌 발전소 관계자
1.1. 아나톨리 스테파노비치 댜틀로프 (Анатолій С. Дятл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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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폴 리터.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수석 기술자이자 사태의 주범. '''이 드라마 최악의 인간 쓰레기.'''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을 써가며 윽박질러 가면서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실험을 강행했다가 모든 사태가 터지게 만들었으며, 이후에도 직원들을 무능력자 취급하는 등 인성이 글러먹은 모습을 보여준다.[4] 게다가 흑연 조각이 바깥에 나와 있는 걸 직접 봤고 발전소 부소장으로서 굴러가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를 리 없을 텐데 현실 부정을 시작으로 주간근무조, 수리공, 소방서의 보조 인력을 현장에 전부 투입시키라는 등 오히려 인명피해를 악화시키는 명령만 내린다.[5]'''"3.6, 좋은 건 아니지만 위험한 것도 아니구만(3.6. Not great, not terrible)."'''[2]
"지면에 흑연 조각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돌 무더기 사이에요."
"흑연을 본 게 아니야."
"분명히 봤습..."
(말을 자르며)"못 봤어. '''넌 못 봤다고! 흑연은 거기 없으니까!'''"[3]
- 사태를 보고하러 온 아나톨리 시트니코프에게 다그치는 모습.
심지어 노심을 직접 보고 온(그로 인해 방사능 피폭에 의한 홍반현상을 보이는) 직원이 그 상황을 보고하는데도 제어봉을 내렸는지만 확인하였는지만 묻고, 직원이 구역질을 하자 의료실에 보내며 별거 아니라면서 아키모프에게 주간조를 호출할것을 명령하며 머뭇거리는 아키모프를 협박한다. 이후 진상을 알기 위해 병실을 찾은 울리야나에게도 무시와 욕질을 일삼으며 "내가 좋아하는 캐비어 샌드위치 하고 버터 가지고 온 거 아니라면 내 병실에서 당장 꺼져주쇼!" 대놓고 뻗댔다.[6] 그녀가 재차 찾아와 사건이 일어난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어도 어차피 자신은 총살이고, 위에 물어봐도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거라 반 체념조로 냉대한다.[7]
소련 최고의회가 주재한 법정에서까지 실험 도중 '난 화장실에 가 있어서 모른다.'며 책임 회피를 하거나 폭발 원인을 설명하는 레가소프를 향해 "계속 해요, 레가소프.거짓말을 더 늘어놔보라고요."라고 막말을 하여 소란을 일으키는 등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인다. 문맥상으로는 책임 회피를 위해 레가소프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몰아붙이는 태도라기 보다는, 호뮤크의 조언대로 사실을 말할지 아니면 빈에서 진술한 거짓을 반복할지 고민하는 것이 보이자, '''뭐하냐, 그냥 빈에서 말한대로 (다 내탓이라고)말하지 않고''' 라는 식으로 레가소프도 위선자라고 조롱하는 것에 가깝다.
해당 인물 항목을 보면 나오듯, 실제 아나톨리도 죽는 그 순간까지 자기 책임이 분명히 있는 걸 부정하면서 원자로의 결함 탓만 하다 죽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는 정상 참작이 가능한 게, 소련 정부에서 AZ-5 버튼에 결함이 있다는 걸 숨겼기 때문에 댜틀로프는 법정에서도 원자로의 결함 때문인줄 알았을 것이다. 실존인물은 이후 방사능 후유증으로 고통받다가 1995년 사망했다. 사고가 나기 몇 년 전 자신의 뒤를 이어 원자력 분야 일을 했던 아들이 피폭증세로 추정되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려 원자력으로 성과를 내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1.2. 빅토르 페트로비치 브류하노프 (Віктор П. Брюхан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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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콘 오닐.[8] 사고 당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소장이다. 심한 곱슬머리와 쉰 목소리가 특징. 댜틀로프와 함께 사실상 원전폭발사태의 책임자이며, 댜틀로프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관료주의와 기회주의에 빠져 있는 인간 쓰레기 2호. 높으신 분들 장단만 맞춰주면 된다는 마인드로 위기를 빠져나가려고 하며 방사선 수치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했는데도 저한도 선량계로 측정한 3.6뢴트겐이라는 수치만 철석같이 믿은 채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일관한다.[9]
댜틀로프가 급작스럽게 구토를 하며 경비들에 의해 사라진 뒤 시트니코프가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하려 하자 '확실치 않으니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오라'고 다그친다.[10] 이미 레가소프에게서 사태의 심각성을 주지받은 셰르비나가 진상조사를 위해 도착하자 총책임자인 소장으로서 정말 뼈저리게 책임을 느껴야 할 장본인인데도 사태는 진정되고 있다고 해맑게 웃으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의 명단을 가져왔다고 고자질하려는 모습이 압권.[11]
1.3. 니콜라이 막시모비치 포민 (Николай М. Фоми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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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에이드리언 롤린스.[12] 당시 체르노빌 발전소의 부소장. 빅토르와 같이 행동하는 장면이 많이 보인다. 사태 초기 일을 저지른 댜틀로프를 갈구려는 듯 하다가 댜틀로프의 신들린 핑계거리 투척에 넘어가서 해당 분야 전문가임에도 별 일 아니라고 철석같이 믿어버린다. 하지만 시트니코프가 사고현장을 확인하고 방사선 검측결과까지 가지고 와 사태가 심각함을 알리자 현실도피 중이었던 댜틀로프가 고함을 질러대며 부정하고 본인이 직접 보고 오겠다며 설치려다 구토하고 쓰러져 끌려나가는 걸 보고 시트니코프에게 원자로가 어떤 상태인지 직접 보고 오라고 떠넘긴다."책임자는 댜틀로프였습니다..."
시트니코프는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으므로 거부하지만 군인을 옆에 붙여 강제로 보내서 결국 될 대로 되란 식으로 갔다 오고, 열과 방사능에 노출되어 벌게진 얼굴로 돌아와 보고하고 포민은 피꺼솟하여 뭐라뭐라 고함을 지른다. 또한 그도 댜틀로프처럼 현실도피를 하려는 것이었는지 모스크바에서 셰르비나가 행차하자 공손하게 셰르비나를 모시며 상황이 잘 통제되고 있다는 빅토르의 변명을 거들며 같이 온 레가소프에게 위험한 발언을 한다고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고성능 계측기를 발전소 코앞까지 직접 들이대고 온 피카로프 상장[13] 이 "3뢴트겐이 아닙니다. '''15,000입니다."'''라고 말하자 얼이 빠져서 레가소프의 현 상황 브리핑을 듣고만 있다가 셰르비나의 명령으로 빅토르와 같이 끌려 나간다. 책임자는 댜틀로프였다는 절규와 함께.[14]
1.4. 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아키모프 (Александр Ф. Аким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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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샘 트라우턴. 4호기 교대 감독관. 사고 당시 댜틀로프에게 가장 갈굼을 많이 먹은 당사자이다. 그조차도 실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어 댜틀로프의 일방적인 갈굼에 떠밀려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어린 조작원 톱투노프를 격려하며 같이 원자로를 조작했으며 당시 알려진 것과 다르게 실험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 했다. 하지만 사고가 터져버리고 난 후 아키모프는 원자로가 파괴됐다는 것을 믿지 않고 톱투노프와 같이 펌프로 내려가 원자로에 냉각수를 주입하려 시도했으나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고 병원에 둘 다 실려간다.[15] 이후 호뮤크에게 정보를 주고 사망. 이후 호뮤크가 진상조사를 위해 톱투노프를 면담하고 다음 차례로 아키모프를 면담하고 레가소프에게 그 결과를 알린다. 면담할 때 그의 상반신과 얼굴을 가리고 묘사하지 않는데, 호뮤크의 말로는 그의 얼굴 전체가 녹아내려버렸다고 한다.
1.5. 레오니드 표도로비치 톱투노프 (Леонид Ф. Топтун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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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로버트 엠스. 사고 당시 아키모프와 함께 원자로를 제어하던 직원. 아키모프와 함께 행동하다가 심각한 피폭을 당했다. 입원 중 호뮤크에게 증언한 다음 사망한다. 작중 아키모프는 그에게 실수한 게 없다고 위로하지만[16] 문제의 실험 중 원자로 출력이 떨어진 것은 톱투노프의 조작 실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원자로에서 일한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다. 근본적인 잘못은 이런 신참에게 그런 일을 시키도록 내몬 댜틀로프의 책임이 크다.
이후 병원에서 방사능으로 인해 끔찍한 몰골이 된 채로[17] 호뮤크에게 그날에 대해 증언하고 사망한다.
1.6. 알렉산드르 페트로비치 유브첸코 (Александр П. Ювченк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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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더기 맥미킨. 발전소 직원. 1화에서 쓰러져있던 직원을 부축하다가 이후에 원자로 문을 열고 지탱하던 인물이다. 이 캐릭터의 행적은 실제 인물의 인터뷰에 기반을 둔다. 상당히 피폭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1.7. 보리스 바실로비치 스톨야르추크 (Борис В. Столярчу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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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빌리 포슬스웨이트. 4호기 제어실에서 아키모프와 간간이 대화하던 인물. 냉각수를 주입하러 가던 아키모프와 톱투노프를 말리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본 드라마의 제작에 도움을 주었다.
1.8. 아나톨리 안드레예비치 시트니코프 (Анатолий А. Ситник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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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브류하노프: 기반암 옥상에 갔다 와서 자네가 본 것을 보고하게나.
시트니코프: '''아니오...저는 그런 짓 안 할 겁니다만.'''
포민: 당연히 그래야만 하네. 자네는 '''괜찮을 걸세.'''
배우는 제이미 시브스. 대리 수석 감독 엔지니어. 사고 이후 발전소 직원들이 모여있다가 방사능 측정계를 찾을 때 등장한다. 다음 씬에서 브류하노프와 포민의 강압에 원자로를 확인한 후 화상을 입은 채로 보고한다. 실제 인물은 옥상에서 파괴된 원자로를 확인 후 브류하노프와 포민에게 원자로의 폭발 사실을 알린 직후 쓰러졌고 당해 5월 30일에 사망했다.
2. 과학자
2.1. 발레리 알렉세예비치 레가소프 (Валерий А. Легасов)[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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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불쾌할 때 우리는 진실의 존재를 잊을 때까지 거짓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존재하죠. 우리의 모든 거짓은 진실에게 빚을 지고 언젠가 그 빚은 갚게 됩니다." "RBMK 반응로는 그렇게 폭발하는 것입니다." '''"거짓 때문이죠."'''(When the truth offends, we lie and lie until we can no longer remember it is even there. But it is still there. Every lie we tell incurs a debt to the truth. Sooner or later, that debt is paid. That is how an RBMK reactor core explodes. Lies.)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순진해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찾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진실을 원하는 자들이 드물다는 사실을 잊고는 한다. 그러나 진실은 늘 어딘가에 존재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아도. 진실은 우리의 필요와 바람에, 체제와 이데올로기와 종교에도 관심이 없다. 진실은 숨어서 언제나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체르노빌의 진실'''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한때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 다만 묻는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To be a scientist is to be naive. We are so focused on our search for truth, we fail to consider how few actually want us to find it. But it is always there, whether we can see it or not, whether we choose to or not. The truth doesn't care about our needs or wants. It doesn't care about our governments, our ideologies, our religions. It will lie in wait, for all time. And this, at last, is the gift of Chernobyl. Where I once would fear the cost of truth, now I only ask: What is the cost of lies?)"
원자력 연구소인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부소장. 드라마 전체의 주인공. 배우는 자레드 해리스.[21]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활동한 실존인물.'''"장담하건대 저 노심 위로 비행했다간 내일 아침에 그 총으로 쏴달라고 빌게 될거요!"'''("If you fly directly over that core I promise you by tommorrow morning you'll be begging for that bullet!")
-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총살하겠다는 보리스의 명령으로 공기가 이온화되는 원자로 위로 날아가는 조종사를 향해서.[20]
1화 첫 장면에서 체르노빌 사고 2년 후에 사고의 진상을 기록한 녹음 테이프를 숨기고 자살한다. 주인공이 죽는 장면, 그러니까 보통은 마지막에 두는 부분을 가장 앞에 두는 참신한 배치를 했는데, 제작진에 의하면 만약 영화라면 정석대로 뒤에 뒀겠지만 이건 실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 어차피 누구든 검색만 하면 그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알 수 있으니, 과감하게 죽는 장면부터 집어넣었다고 한다. 이 덕분에 드라마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결말로 흘러가는 대신, 극이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이 어째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가 점차 설명되는 흥미로운 전개가 되었다.
시간을 되돌려 폭발사고 직후, 보고서에서 '소방관들이 바닥에 떨어진 검은 광물질을 주웠다가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을 읽고 보통 사태가 아님을 직감한다. 이 때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다 비서관이 미리 읽어보라고 준 사고 보고서를 훑어보면서 점점 경악하는 표정 변화가 압권이다. 공산당 최고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서 별 일 없다고 위장된 보고만을 듣고 회의가 종료되려는 순간 사람들을 붙잡은 뒤, 흑연이 밖으로 튀어나왔다는 건 원자로 내부의 노심 폭발이란 뜻이고 소방관들은 방사능 화상이 분명하며, 최초 소량의 방사능만 검출되었다는 기록과 달리 소방관들이 가져온 대형 계측기는 최대수치가 나왔음을 알려준다.[22] 결국 고르바초프는 셰르비나와 레가소프 두 사람에게 체르노빌로 직접 가서 사태를 확인하라고 지시하는데, 이후 최선을 다해 사건의 규모를 설명하고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본 셰르비나 역시 그를 신뢰하게 되어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사태 수습의 주역이 된다.
마지막에는 이 사태의 결정적 이유 중 하나인 '''소련 정부의 원자로 결함 은폐'''를 폭로하고 KGB에 의해 자택 구금 생활을 하다 자살한다.[23] 에필로그에서는 실제로 그의 발표와 자살로 인해 수많은 과학자들이 투옥과 숙청의 위협을 무릅쓰고 원자로 결함 보수를 주장하여 결국 남아있는 원자로의 개량을 이끌어내 두 번 다시 같은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고 나온다.[24]
실존인물 레가소프는 그가 자살한 뒤 8년이 지난 1996년 9월 20일,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영웅 훈장[25] 을 수여했다.
2.2. 울리야나 호뮤크 (Ульяна Хомю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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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에밀리 왓슨.[28] 실존인물이 아닌 '''가상인물.''' 실제 역사에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애썼던 소련의 수많은 과학자들을 극화 및 당시 소련 사회상의 여성들의 상징성을 위해 호뮤크라는 1명의 인물로 만든 것. 그녀가 가상인물이라는 것은 처음으로 등장한 에피소드부터 코멘터리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피날레에서도 한 번 더 언급된다."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엄마를 살리고자 아이가 죽는 나라입니다.[26]
[27] 협상 따위는 집어치우세요. 우리 목숨 걱정도요.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Someone has to start telling the truth).'''"- 레가소프는 비엔나에서 거짓 발표를 해야 하고 셰르비나는 이와 관련해 KGB를 상대로 협상을 제안하겠다고 했을 때
벨라루스의 핵 물리학자로, 연구실에서 창문을 열자마자 방사능 경보가 열리는 것을 보고 창밖의 먼지를 채취하여 검사한 뒤 체르노빌에서 방사능이 날아온 것을 확인한다. 이후 상부의 지시가 없는 한 아무것도 안 하는 관료들을 제치고 체르노빌로 직접 달려가서, 자신을 체포해도 좋으니 당장 최고 책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여 셰르비나와 레가소프 앞에 선다. 원래는 수 주 동안의 작업을 예상하던 레가소프에게 소방대가 계속 물을 뿌렸고 배수 파이프 등이 다 박살나서 물이 흘렀을 테니 발전소 아래에는 물이 가득 차 있을 것이기에 시간이 이틀도 없음을 알려준다.[29]
이후에도 사태 해결을 돕다가 사고가 일어난 경위와 의문점들을 확인하러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러 다니다가 KGB에 의해 체포되나, 레가소프가 직접 KGB 의장을 설득하여 풀려나게 된다. 최종적으로 당시 MK 원자로 설계상 비상종료 스위치(AZ-5)를 누르면 우라늄 주위로 제어봉이 내려가지만, 그 제어봉 끝단의 흑연에 의해 오히려 핵분열이 가속화되어 도리어 출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결함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후 레가소프를 설득하여 그가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 다른 과학자들이 미래의 유사 사태를 막도록 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3. 소방관 및 군인
3.1. 바실리 이바노비치 이그나텐코 (Василь І. Ігнатенк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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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애덤 네가티스.[30] 체르노빌 사건 당시 최초로 투입된 소방관으로 류드밀라의 남편, 사건 당일 비번이었지만 지역 소방관들을 모두 소집하는 호출을 따라 현장에 투입된다. 단순 화재로만 알고 있었고, 심지어 주변에 널브러진 물체들이 고농도 방사능 물질임도 모르고 그 사이를 누비며 작업을 했다.[31] 물론 본인도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입 안 가득 느껴지는 금속 맛과 동료 미샤가 흑연 조각을 집어든 뒤 두꺼운 소방 장갑을 끼고 있었음에도 손바닥 피부가 녹아내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광경,[32] 이후로도 다른 소방관 한 명이 쓰러지는 모습이나 다른 동료들이나 본인도 피부가 점점 빨갛게 변하는 증상 등을 통해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지만 너무도 급박한 상황이라 별달리 조치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결국 진압 후 쓰러진 동료를 들것에 실어 옮기다가 그 자신도 쓰러져, 프리피야트 병원을 거쳐[33] 모스크바 병원으로 이송됐고, 방사능 피폭으로 온 몸의 세포가 죽어가는 고통을 맛보며 앓다가 사망하고 만다. 처음 모스크바 제 6병원에 동료들과 함께 실려왔을 땐 가벼운 화상 환자 같은 모습이었고, 동료들과 카드 게임도 하는 등 일상생활도 가능했으며 찾아온 아내도 웃으며 맞이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작중 레가소프가 보리스에게 방사능 피폭자가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한 것 그대로 된다.
처음엔 앞서 말했듯 가벼운 화상 환자로서 호전되는 듯 하다가, 그날 밤 갑작스레 비명을 질러댈 정도의 고통 속에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되어 머리가 전부 빠져버리고 모든 피부가 극심한 화상을 입은 것처럼 짓물러버렸고, 나중에 다른 병실로 옮겨진 이후엔 부분적으로 검게 썩어가기 시작해 말 그대로 반쯤 썩은 시체와 같은 몰골이 되어 사망한다.[34] 체르노빌 전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장면. 더 무서운 건 '''이것도 실제보다 순화된''' 장면이라는 것이다.[35] 그리고 그의 시신은 그 자체가 방사능 물질인 까닭에 그와 동료들의 관은 납으로 된 관 안에 용접된 뒤 콘크리트 속에 잠기게 된다.
극중에서 긴 얼굴에 마른 체형인 담당배우와는 다르게[36] 실제 바실리는 꽤나 거구에 튼튼한 근육질 몸이었다고 한다.[37] 하지만 대량의 방사능 피폭 앞에서는 그런 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
3.2. 파벨 그레모프 (Павел Грем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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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리 키오건.[38] 군대로 소집되어 체르노빌에서 오염된 동물들을 살처분하는 임무를 받은 청년. 같은 팀의 다른 병사 바츄와 아르메니아 병사 가로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베테랑들인데 파벨은 키예프의 수송부대에서 복무한 게 끝인지라 영 어설픈 모습을 보인다.[39][40] 인력이 모자라서 아무나 보냈다며 한탄하는데, 곧 그 이유가 드러난다. 비록 동물이긴 하지만 생명을 빼앗는 일이라 살인을 해본 참전 경험자들에게조차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었던 것.
바츄는 동물들을 고통 없이 얼른 죽이지 못하면 내가 널 죽인다고까지 강하게 말하지만, 결국 파벨도 처음 개를 쐈을 땐 제대로 죽이지 못한데다가 얼어붙어 확인사살을 하지 못했다. 이후 계속 임무를 수행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데, 어느 건물에서 이번에는 새끼들을 가득 낳고 보호하고 있던 어미 개를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베테랑 바츄조차도 이 상황은 예상 못했는지 자기가 처리하겠다며 파벨을 보고 나가라고 한다. 결국 총소리가 여러 번 들리는데, 바츄 역시 망설였는지 총소리가 나는 간격이 꽤 길다.
3.3. 바츄 (Бач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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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파레스 파레스.[41] 체르노빌 주변에 사는 야생동물들을 죽이는 임무를 위해 소집된 군인.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파벨에게 국부 보호대를 주고는 파벨이 이유를 묻자 "지금 이곳에서 이거라도 안 하면 니 자지가 보지로 변할 거다."라며 러시아식 유머를 하기도 한다.[42] 거칠지만 나름대로 파벨을 잘 챙겨준다.[43] 파벨이 오기 전에는 아르메니아 병사인 가로[44] 와 함께 활동했고 파벨이 온 이후에는 3명이 같이 활동한다. 처음으로 총을 쏴서 생명을 죽인 파벨을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은 전쟁의 참상을 겪는 인간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이 대사 뒤에 가로가 옆에 있는 건물의 커다란 선전물에 쓰인 (해당 화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의 목표는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함이다."'''를 읽으면서 (체르노빌의 참상과 바츄와 파벨의 심란함과 대비되는) 굉장한 얄궂음,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심드렁하니 선전물을 쳐다본 바츄는 자긴 행복하다며 받아친다.누구나 처음에는 그래. 사람을 죽이면 다 그렇지. 넌 개를 죽인 거잖아. 너무 수치스러워할 것도 없어. 가로, 넌 네 첫 발을 기억하냐? 난 아프가니스탄에서 쐈어. 평범한 집 한 채를 지나가는데, 남자 한 명이 갑작스레 튀어나와서 그 인간 배에 한 발 쏴버렸어. 그래, 이런 게 진짜 전쟁 이야기야. 영화에나 나올법한 서사시 같은 건 없어. 죄다 쓰레기라고. 사람이 나오면, 탕, 내장이 튀어나오지. 하도 무서워서 그날 내내 방아쇠에 손도 못 댔어. 그리고 나에게 "그래, 바츄, 누구를 쏴 죽였네. 넌 더 이상 네가 아냐. 넌 다시는 너로 돌아가지 못해." 그런데 다음날 깨어나 보니 난 여전히 나더군. 그제야 깨닫는 거야. '''언제나 그게 너였다는 걸. 그저 이전까지 몰랐을 뿐이지.'''
3.4. 블라디미르 카르포비치 피카로프 (Владимир К. Пикал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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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마크 루이스 존스. 체르노빌 사고의 처리를 맡았던 소련군 화생방사령부 사령관으로 당시 계급은 상장(한국식 계급으론 중장)이다. 체르노빌 사고 현장의 최고지휘관이다. 레가소프와 보리스 셰르비나가 현장에 도착한 직후 RBMK 반응로는 폭발할 수 없다면서 뻗대는 브류하노프와 포민의 모습을 보다가 현장에 고급방사선량계가 도착했다면서 그것으로 측정할 것을 제안한다. 측정해야 하는 인원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을 경고하자 짧고 굵게 "그럼 내가 직접 하죠."라고 말한다. 납판과 납 가루를 뭉쳐 만든 반죽을 덧대어 간이 차폐막을 만든 트럭 앞에 방사선량계를 달고 몰고 가 직접 방사능을 잰 결과 무려 15000뢴트겐이 나온 것을 확인한다.[45]
실제 피카로프 상장은 독소전쟁 때부터 맹활약한 관록 있는 장군이었다. 독소전쟁 직전인 1941년 5월에 제1 로스토프 포병학교에 입학, 1942년 2월에 전시 속성과정으로 임관한 뒤에 포반장, 포대장을 거쳐 포병부대 내 참모장교 보직을 두루 거쳤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쿠르스크 전투 등 격전에서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하며 3번이나 부상당했다. 이후 종전 후에 추가 교육을 거쳐 화학병과로 옮겨갔고, 1968년 합동군사참모대학 졸업 후에 소련군 화학병과 병과감(상장 계급)에 올라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했을 때까지 무려 20년이나 소련군 화학부대를 통솔했다.
방사능 불구덩이에 들어갔다 나왔음에도 천수를 누리고 2003년에 타계하였다(향년 78세).
3.5. 니콜라이 드미트리예비치 타라카노프 (Николай Д. Таракано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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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랄프 아이네슨. 화재진압 후 뒤처리 부대(liquidators)를 지휘했으며 당시 계급은 육군 소장(한국식 계급으론 준장)이었다. 실제 역사에서는 그 유명한 인간로봇부대가 투입될 때 자신도 투입 지점 바로 앞까지 따라가서 준비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 후 인력 투입까지 진두지휘하는 장면들이 기록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실존인물은 드라마 방영 시점에서도 살아계시며, 드라마를 보고 자기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드시는 듯하다. 링크 당연히 방사능 관련 투병 중이며 하루 3번 8종류의 약을 죽을 때까지 드셔야 한다는 듯...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와는 다르게 소련의 소방, 군 관계자들은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심지어 장군들조차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서서 사태수습에 애를 썼었는데, 드라마에서는 피카로프 상장과 타라카노프 소장이 그런 면모들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건물 옥상의 흑연조각을 처리하는 문제로 셰르비나와 논의하는데 서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작전을 제안하는 게 은근히 개그.[46]
4. 정부 관계자
4.1. 보리스 예브도키모비치 셰르비나 (Борис Е. Щербин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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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스텔란 스카스가드 소련의 장관회의 부의장이자 연료동력부 장관. 처음에는 전형적인 관료처럼 레가소프를 불신하며 체르노빌 사고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다. 당장 공산당 최고 위원회 회의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설파하는 레가소프의 주장을 전부 추측뿐이라고 따지며 대놓고 못마땅하게 봤다. 체르노빌로 가는 헬기에서는 원자로의 작동 원리를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레가소프에게 셰르비나는 자신이 들어도 모를 테니 설명해주지 않는 거냐며 화를 내고, 가르쳐주지 않으면 타고 있는 헬기 밖으로 던져 버리겠다고 협박할 정도였다.'''"내 이름을 감히 부르지 말도록!(Don't use my name!)"'''
-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확인하러 가는 헬기 안에서 노심 위를 날아가겠다는 자신의 명령을 저지하려는 레가소프에게 호통치며
'''"그가 증언을 마치게 해 주시오(Let him finish)."'''[47]
레가소프: "어디 가십니까?"
셰르비나: "자네한테 모래와 붕소 5,000톤을 구해주러 가네."
발전소 직원 : "왜 이걸 해야 합니까, 고작 400루블 때문에?"
셰르비나 :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하는 거다. 다른 누구도 할 수 없으니까 하는 거야. 아니면 수백만이 죽어. 그걸로 충분치 않다면, 난 그 말을 믿지 않겠네. 우리 소련인의 숙명은 핏줄에 수천 년의 희생이 흐르고 있다는 걸세. 모든 세대는 제 몫의 고통을 짊어지고 있어. 나는 이 사고를 일으킨 놈들에게 침을 뱉고, 내가 치뤄야 할 대가를 저주하네. 하지만 난 내 몫을 받아들이고 있고, 이제는 자네들 차례일세. 그러니 물에 들어가게.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Because it must be done).'''"
- 방사능에 심하게 오염된 물에 잠수하여 수문을 열 자원자들을 모집하며
셰르비나: "나는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야, 발레리. 늘 그래 왔어. 언젠가 중요한 사람이 되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어. 난 그저 항상 더 중요한 사람들 곁에 있었을 뿐이지..."
레가소프: "여기에 저 같은 과학자는 많습니다. 그들 누구든 저를 대신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장관님은... 우리가 요청한 것, 우리가 필요한 것을 모두 조달해 주었습니다. 인력, 자재, 월면 로봇까지도요. 누가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저들이 제 말은 흘려들었지만 당신의 말엔 귀기울였습니다. 수많은 관료들과 그 부하들 중, 복종밖에 모르는 그 많은 바보들 중에 그들이 실수로 좋은 사람 한 명을 보낸 겁니다. 맙소사, 보리스, '''이 일에서 당신만큼 중요했던 사람은 없어요.'''
그러나 레가소프의 거듭된 설득과 실제 목격한 사태의 심각성, 그리고 이를 은폐하려는 관련자들의 행각을 보고[48] 레가소프를 믿고 지원해준다. 특히 체르노빌에 처음 도착했을 때 레가소프가 방사능의 심각성을 말하며 "우린 이제 5년 안에는 죽게 될 겁니다!"라고 말하자[49] 매우 큰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이후 고르바초프를 직접 설득해 가며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 가능한 모든 종류의 물자와 자원을 동원하게 한다. 레가소프와도 무척 가까워져서, 체르노빌행 헬기에서는 자신을 "보리스"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하던 셰르비나가 서독제 월면 로봇이 도착했을 때쯤 되면 안도의 미소를 짓는 레가소프를 보고 "이제야 좀 웃는구만, 발레리!"라면서 등을 두들기며 함께 웃을 정도의 돈독한 전우애와 신뢰관계가 형성된다.
레가소프가 과학적 진실을 해명하는 데 있어 일등공신이라면, 보리스는 이러한 과학적 해명을 현실의 대응책으로 실현하는 데 있어서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 한 명의 의견 따위 손쉽게 묵살해 버릴 수 있는 소련 체제의 경직성을 고려하면 어떤 의미에선 레가소프 이상 가는 공헌을 한 셈이다.[50] 분명 고위직이기는 하지만 자기 권력의 한계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KGB로부터 레가소프와 호뮤크를 보호하려고 크게 애썼다.[51]
특히 독일에서 파견해 준 월면 로봇이 투입하자마자 방사능을 버티지 못하고 고장나자 뭔가 직감한 듯 전화를 돌리는데, 결국 소련이 '이 곳 방사능 최대 수치는 2천 뢴트겐 정도다.'라는 프로파간다를 서독에 그대로 전달하는 바람에, 실제 고선도 선량계로 측정한 체르노빌의 방사능 수치인 '''1만 5천 뢴트겐'''을 넘어가는 방사능을 버틸 수 없는 로봇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격분하여 고르바초프를 비롯해 고위 간부들을 욕하며 전화기를 부수는 지경까지 간다. 레가소프와 타라카노프에게 상황을 얘기해주고 옆에 있던 병사에게 "전화기가 한 대 새로 필요하겠군." 하는 장면이 깨알같은 개그.
이후 체르노빌 관련자들의 재판 즈음에는 결국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말기 암을 앓고 있고, 살 날이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여태 한 모든 것들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나 레가소프는 당신이 있었기에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다며 보리스를 격려하고, 보리스는 레가소프가 마지막으로 법정에서 사고의 진상을 증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존 인물 셰르비나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1988년에 일어난 아르메니아 대지진 사고 수습의 책임까지 맡아 큰 활약을 했다. 그는 70세를 앞둔 노년(1919년생)에 소련의 전대미문의 재난사고 2건을 처리하며 건강을 해쳐서인지 그로부터 약 2년 뒤인 1990년 8월 22일에 사망했다.[52]
4.2. 미하일 세르게예비치 고르바초프 (Михаил С. Горбачё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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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다비드 덴시크.[53] 당시 소련의 서기장. 권위는 있지만 상당히 무능하고 주변의 눈치를 보며 눈알 굴리는 모습으로 나온다. 후반부 에피소드에서 확인이 되는 것이 사실 곤란한 상황일 때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쪽이 KGB 의장 자리였다. 셰르비나조차도 고르바초프에겐 어떻게든 말을 하지만, 차르코프에겐 아예 말도 제대로 걸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드라마에서는 KGB 의장이 권력 실세인 것으로 설정된 듯.[54] 그래도 실제 역사나 드라마 속에서나 사건 수습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무제한의 인력과 물자를 보내주면서 지원한 것으로 나온다. 셰르비나가 레가소프를 무시하며 귀찮은 일 대하듯 대할 때 매우 엄격한 태도로 둘을 파견 보낸 것도 이 사람의 몫. 최소한 그의 입에서 태클을 걸거나 안 된다고 나온 적은 없고, 레가소프와 셰르비나가 해달라는 건 뭐든 해줬다.'''"원자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소? 모르지. 그럼 장관이 보는 게 뭔지 어떻게 알겠소?"'''
체르노빌 2화에서 최고위원회 회의 장면에서 이 부분이 잘 나왔는데, 여기서 현실적인 높으신 분과 레가소프의 처세술이 묘사된다. 이 때 레가소프가 불린 최고위원회에서는 체르노빌 발전소 측의 보고서를 믿고 별 아니라고 여기고 회의를 마치려고 하자 레가소프가 다급한 마음에 처음에는 원자로가 터진 것이 진실이라고 소리지른다. 이에 고르바초프는 진실은 모르겠고, 지금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이 정식 보고 체계에 따라 올라온 보고서를 발표하는 당 간부(셰르비나)를 부정하는 것만 들린다고 한다. 처음에 볼 때는 고르바초프가 높으신 분의 클리셰대로 레가소프를 무시하는가 싶지만, 다시 보고 생각해보면 이 때 당연히 레가소프가 누군지도 모르는 고르바초프 입장에서 알지도 못하는 인간이 알지도 못하는 용어를 가지고 뭐라고 하니 당연히 한 소리를 한 것이다.
이에 레가소프는 진정하고 사과하며 만약 기회를 준다면 예의를 차려서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발언권을 간청한다. 그러자 고르바초프는 (셰르비나의 무시에 불구하고) 발언을 허락하고 떠나려던 최고 위원회 인사들과 함께 다시 자리에 앉아 레가소프의 말을 듣는다. 레가소프가 (소련 수뇌부가 가장 잘 이해하는) 탄환을 예시로 원자로 폭발의 위험성을 설명하자, 그제야 고르바초프는 셰르비나와 레가소프를 체르노빌로 급파한다. 이 때 셰르비나가 레가소프는 왜 필요하냐고 불평하자, 위의 "원자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소? (셰르비나: 잘 모릅니다.) 모르지. 그럼 장관이 보는 게 뭔지 어떻게 알겠소?”라고 한다. 발언권을 간청하는 사람에게 발언권을 주고 이를 듣고 사태 확인을 하는 것,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고 지원해준 것만으로도 높으신 분의 책임을 어느 정도 다한 셈.
4.3. 차르코프 (Чарков)
배우는 앨런 윌리엄스. KGB 수석부의장. 2화부터 등장했으며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의 실상이 아직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을 때의 공산당 회의에서 정보 통제는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체르노빌의 이야기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정보 공개 및 그 원인의 진상 규명으로 흘러가면서 진작부터 레가소프 등을 감시해오며 이를 가로막는 KGB와 함께 장벽으로 부상한다. 고르바초프도 곤란해질 때마다 그의 눈치를 보는 등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의 최종 보스와도 같은 존재.[55]
울리야나가 류드밀라를 목격한 후 피폭 환자들에 대한 접촉 차단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KGB 요원에게 연행당한 후, 레가소프가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질 테니 풀어달라고 부탁하자 일단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후 울리야나는 지속적으로 KGB에 감시당하며 정보 열람을 제한당하고, 체르노빌의 사고가 RBMK 원자로의 결함에 있다는 진실에 다가서자 레가소프를 압박해 비엔나에서의 공식 보고서가 실험 진행자들 및 관리자들에 의한 인재에 의한 형태로 올라가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레가소프에게 국가 재판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로 증언해주는 대가로 최고 훈장과 높은 지위 등을 약속해주지만, 원자로 결함 해결에 대해서는 그 이후라 답할 뿐이었다. 결국 레가소프가 원자로 결함에 대해 폭로하자, 비엔나에서의 활동 때문에 죽이진 않겠지만 대신 한직에 머물게 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그를 연행한다.
차르코프란 이름의 실존인물은 없으나, 당시 KGB 수석부의장이었던 필립 봅코프(Филипп Д. Бобков)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4.4. 미하일 이바노비치 샤도프(Михаил И. Щадов)
그래도 설득 끝에 작업반장 글루코프가 알아 들었단 의미로 어깨를 토닥이자, 광부들의 격려의 손길(?)을 잔뜩 받으면서 온몸이 시커매진다. 그때까지 시종일관 표정이 굳어있던 석탄산업부 장관은 그제서야 석탄산업부 장관다워졌다는 농담에 희미하게나마 웃는다.[56] 참고로 실제의 샤도프 장관은 드라마에 묘사된 바와 달리, 지방 탄광기술자 출신으로 장관직까지 올라 탄광 현장을 매우 잘 아는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나이도 59세로 만년에 접어든데다 작중 광부들과 크게 이질적일 것 없는 후덕한 인상을 갖추고 있었다.
5. 민간인
5.1. 류드밀라 세르게예브나 이그나텐코 (Людмила С. Игнатенк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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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제시 버클리.[57]
체르노빌 사건 당시 최초 투입된 소방관 중 하나인 바실리 이그나텐코의 아내로 '''실존 인물'''이다. 바실리가 현장에서 피폭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또 모스크바 제 6병원으로 옮겨지자 '''임신까지 한 상태에서도''' 남편을 따라 모스크바까지 찾아온다. 남편을 찾는 그녀를 의료진은 위험성을 들어 거절하나[58] 간절한 그녀의 모습에 단 30분 면회를 허가한다. 접근은 물론 접촉을 금하라는 의료진의 주의사항도 무시하고 류드밀라는 남편 바실리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했고[59] 바실리의 피폭 증상이 심해짐에도 계속 붙어있다가 호뮤크에게 발각되어 그 자리에서 내쫒겨난다.
이후 바실리가 죽고 매장되면서 남편의 신발을 들고 울면서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으로 끝. 남편 사후 딸을 출산하지만 바실리와 함께 있는 과정에서 본인도 피폭을 당해 아이는 4시간만에 죽고만다.
이후의 류드밀라의 이야기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논픽션 서적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 볼 수 있는데, 본인도 사고 후 2년 뒤에 방사선 피폭의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60] 바실리와 딸을 그리워하다 오직 아기만을 갖기 위해 다른 남자와 짧게 교제를 했고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상대 남성에게도 처음부터 자신의 상황을 알린 듯 하다.
실존인물이 드라마의 주연 중 하나로 등장했지만 정작 본인에게 제작진이 사전조사는 커녕 연락 한 번 주지 않아 상처를 받았다는 인터뷰가 나왔다. 가뜩이나 자기 허락도 받지 않고 드라마가 방영된 후로는 언론인들이 계속 찾아와 못살게 구는 까닭에 우크라이나를 도망나와 러시아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고.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원전으로 채용하고 있는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문학으로 쓰여졌다며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자신의 입장과는 다름을 분명하게 했다.
여담으로 실제 류드밀라의 젊은 시절과 싱크로율이 상당하다. 비교사진을 보면 놀랄 수준.
5.2. 광부들
>
> "이게 효과가 있었다면 진작에 쓰고들 계셨겠죠"
>- 레가소프와 셰르비나 앞에서 방진 마스크를 내려 놓으며.[61]
>
> "이 일이 끝나면, 저 친구들은 보살펴 주시는 겁니까?"
그리고 장관의 정장과 얼굴이 새카매지자 막열의 인원[63] 이 웃으면서 "이제 좀 석탄부 장관 같으시네. ㅎㅎ"라고 놀리며 떠난다. 여담으로 방사능을 내뿜는 흑연 분진이 폐로 들어가면 치명적이므로 광부들은 온도가 50도가 넘는 곳에서 선풍기도 환풍기도 틀수 없었고 결국 모든 옷을 벗은 채로 작업했으며(드라마에서도 이 알몸씬이 나온다) 수습 이후 최소 10년 최대 20년 이내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64]
5.3. 바부시카 (할머니)
결국 군인이 소를 총으로 쏴 죽이고 나서야 체념한 듯 군인을 따라간다. 체르노빌 사태는 그녀가 겪어온 숱한 고난들과도 궤를 달리하는 동시에 그런 고난 속에서 지켜온 마지막 삶의 터전조차 앗아간다는 비극성을 드러내는 장면. 실제로 체르노빌 사고로 민간인들을 모두 소개할 당시 많은 이들이 저항하였으며 심지어 몰래 돌아온 이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모두 이 캐릭터처럼 평생 힘들게 살아온 할머니들이었다고. 여담으로 이 체르노빌 할머니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보도록 하자.
5.4. 미하일
최종화에서 사고 이전의 회상 동영상에선 평화로운 프리피야트 시에서 이그나텐코 부부와 미하일 부부가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와서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69] 미하일과 그 아이가 다리 위에서 체르노빌의 불꽃을 보다가 피폭을 당했고 이 드라마에선 그들이 그렇게 다리 위에서 폭발 사고를 구경하다가 대부분 죽었다는 죽음의 다리라는 소문을 실제 사건으로 채용한 만큼 그 결말은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