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선전
1. 개요
黑色宣傳, Matador
흑색광고라고도 하며, 외래어로는 마타도어라고도 한다. 마타도어란 단어는 원래 소를 유인한 뒤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역의 투우사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단어에서 왔다. 원래 스페인어 발음은 '마타도르'이고 영어식 발음이 외래어로 한국어로 들어온 셈. 직역하면 '''"죽이는 자"'''. 남미에 사는 한 기생식물도 마타도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게 있다. Sipo Matador라는 식물이다.
사전적인 의미는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근거가 빈약한 혹은 사실무근의 내용들을 만들고 전파하여 상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특히 '''정치판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데, 국내 정치에서도 흑색선전은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1] 특히 황색언론으로 알려진 몇몇 일간지들은 자극적인 문구로 발간지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매 선거마다 흑색선전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이 발달한 이후에는 일반인들도 정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SNS, 리플 등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타도어를 심심치 않게 쓰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마타도어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해명하거나 무죄를 밝히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정교한 음모론 또는 거짓 비리를 만들어내 친한 언론을 통해 반복해서 게재하는 것. 대상자의 무죄가 증명되었을 때에는, 이미 그 이슈에 영향받은 사람들은 선거를 끝마친 후다. 나치의 선동가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말했다고 잘못 알려진[2] ''''선동은 한 문장으로도 가능하지만 해명에는 엄청난 양의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해명하려고 할 때 이미 사람들은 선동되어 있다''''라는 말을 가장 잘 이용한 더티한 선거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행위는 선관위에서 단속한다.
비슷한 말로는 데마고기(demagogy)가 있다. 선전, 선동을 포함한 흑색선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웅변이란 의미의 그리스어 데마고그스에서 파생된 "선동가(demaggos)"란 뜻의 데마고그(demagogue)에서 나왔다. 다만 마타도어보다 악의적 의도성이 덜하고, 대중영합과 지지자 내부의 결집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날드 트럼프의 계산되고 치밀한 막말은 마타도어보다는 데마고기에 가깝다.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인다. 단,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비슷한 뉘앙스긴 하지만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네거티브 캠페인은 어쨌건 사실 자체를 가지고 까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수준이거나 진짜 깔 만한 확실한 건덕지가 있을 때 한다는 것. 자신의 정책적 비전과 포부를 밝혀 자신의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하기보단 '''상대방 후보의 단점과 비리를 악의적으로 폭로하고 까발려서, 대중들로 하여금 상대방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각인'''시켜 본인을 돋보이게 하는게 네거티브 전략의 본질이다. 다만 국내외 막론하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찔러보자식의 의혹 제기도 많고, 결국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도 많아 현실에선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의 경계가 좀 모호하다는 지적은 있다.[3] 검증과 네거티브도 마찬가지.
네거티브 선거에 관한 다큐멘터리
2. 법률
< 공직선거법 >
제110조(후보자 등의 비방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후보자,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수 없으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생활을 비방할 수 없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와 관련하여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⑤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0의2. 제110조 제2항을 위반하여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한 자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①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제64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당내경선과 관련하여 제1항(제64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방법으로 학력을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제외한다)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제2항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후보자"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는 "경선후보자"로 본다.
3. 예시
매스컴을 이용한 최초의 흑색선전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1964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린든 존슨 진영이 공화당 배리 골드워터를 상대로 그 유명한 "데이지 걸" 선전을 행한 것이다.[4] 또 다른 유명한 흑색선전으로는 198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에게 썼던 흑색선전이 유명하다. 국내의 경우 90년대 이회창 아들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병역 비리 논란이나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밝혀진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예시는 무궁무진하다.
이 흑색선전에 지역감정까지 겹쳐지면 부정적인 의미로 그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1963년 10월 9일 대통령 후보였던 박정희는 선거운동 중 영남에 접어들면서 지방색을 강조하여 찬조 연설에서 노골적으로 "우리 경상도 사람 대통령으로 한번 뽑아보자"고 호소하였다. 1969년 당시 신민당과 3선개헌반대 범투위의 김대중을 위시로 이재현, 정성태, 윤길중, 양일동, 양희수 등은 광주 유세에서 "영남지방은 고속도로까지 개설하는 정부가 호남선은 복선마저 제대로 않고 푸대접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상도 정권을 타도하자"고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우리나라의 정치 역사에서 앞의 사례가 지역주의 선동의 시작이었고 뒤의 사례가 타 지역을 공격하는 선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언론의 과장된 혹은 악의적인 흑색선전 보도도 경계 대상인데, 특히 탐사 보도 프로그램 같은 경우 사회에 유익한 공익 목적의 내용도 많이 방영하지만, 사명감이 지나쳐 잘못된 사실에 대한 확신 비슷한 경우나 혹은 방송분량 맞추려고 급하게 찍다보니 검증이 덜 된 잘못된 흑색선전식 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보도 한 방에 기업이 휘청거리기도 한다. 법정 다툼까지 해서 진실이 밝혀져도 이미 고객들은 떠난 상태라 망했어요.
4. 대처방법
정확히 말하면 '''없지는 않지만 완벽한 대응법도 없다.''' 정말 대응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이걸 하는 쪽도 자칫하면 대차게 역풍맞을 수 있는, lose-lose에 가까운 선거전략이다. 아래에 절대로 해선 안 될 행동과 여러 가지 대처법이 있긴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반드시 통한다는 보장이 없다.
4.1. 어지간해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지 말 것
위에 서술한 듀카키스가 이렇게 패배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긴 하나, 가만히 있다가 그대로 휩쓸릴 가능성이 더 높아 최소한의 논리적인 반박은 필요하다. 아니면 적어도 아래에 설명할 '흑색선전으로 맞불작전'을 하거나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같은 시도라도 해야 한다.
물론 상대해 줄만한 가치가 없는 억지인 경우나 이미 지지도가 넘사벽이라 남은 시간 동안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경우는[5] 무대응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전자(억지 주장에 대한 대응)의 경우, 대표적인 예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기도 고양시 병, 정 선거구에서 김영환과 김현아가 상대 후보였던 홍정민과 이용우에게 건 네거티브가 있다. 해당 문서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비록 3기 신도시로 인해 문재인 정부와 당시 국토교통부장관이었던 김현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상황이었기는 했지만 지역조직이 잘 갖춰진 더불어민주당은 사태의 본질이 지역 낙후에 있고, 3기 신도시에 대한 반발이 심했던 일산신도시 지역과 탄현동을 비롯한 구일산 지역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한 상황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 조직도 허약하고 이러한 지역차이에 무지했기 때문에 상대 후보들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고, 홍정민과 이용우가 이에 대해 무시로 일관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후자(역전 가능성 희박)의 경우, 대표적인 예로 제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동영이 이명박에게 건 네거티브가 있다. 당시 정치상황은 참여정부의 지지도가 바닥을 기어 한나라당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올 것이 확실시되던 상황이라, 이명박은 정동영의 BBK 등 네거티브 공세에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경제대통령 이미지 하나로 선거운동을 끌고 가 당선에 이르렀다. 또한 위에 언급된 박원순도 이후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내 경쟁자는 나 자신 뿐'이라며 비슷한 전략을 고수했고, 큰 득표수 차로 당선되었다.
4.2. 상대방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지 말 것
스트라이샌드 효과 참고. 선거란 결국 어찌 보면 이미지 싸움인데, 이렇게 하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6] 의 저자이자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리처드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 압력을 받을 때 TV 연설에서 상대가 했던 말 그대로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라고 말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은 온 국민들이 "아 저 사람 사기꾼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제19대 대선 3차 TV 토론에서도 안철수가 자신을 '갑철수, MB아바타냐?'고 되묻는 말을 꺼냈고, 오히려 이로 인해 MB아바타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게 되어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를 스스로 홍보를 한 셈이 되어(...) 결국 지지율이 떨어지고 말았었다.
문재인도 18대 대선 후보일 때 비슷한 실수를 하였다. 당시 NLL 대화록 논란이 터지자 NLL을 포기했다고 공격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맞서 "NLL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데 집중하였다. 그리하여 상대의 프레임에 갇혀 버리면서 안보 불안이란 이미지까지 가지게 되었다. 이때 얻은 교훈때문인지 다음 19대 대선때는 상대의 의혹제기를 반박하면서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유승민 후보의 주적관련 질문에서 대통령이 할말은 아니리며 넘어갔고 아들의 취업특혜 논란도 자기 아내 문제와 묶어서 국정조사를 하자는 안철수 후보의 제안에 저 문재인을 끌어들이지 마시고 본인이 해명할건 스스로 해명하라고 답했다.
2018년 7차 지방선거 당시 박종진이 송파구 을 지역구에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당시 같은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박종진의 출마를 두고 "3등할 후보 내세우지 말고 손학규를 대신 공천하자"라고 주장하자 박종진은 발끈하여 "진짜 내가 3등하면 석촌 호수에 뛰어들겠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결론은 3등. 이후 썰전에 출연했을때 당시 패널인 노회찬 의원과 박형준 교수 모두 그 말에 휘말리다 보니 유권자들에게 3등할 후보로 인식됐다고 지적했다.
4.3. 흑색선전으로 맞불작전을 펴기
그나마 잘 알려진 대응 방법으로 일단은 통하는 것 같다. '''일단은'''. 하지만 높은 확률로 투표율이 떨어지고 정치적 무관심이 초래될 수 있다.
3인 이상 다자구도에서 두 명이 서로 맞불작전을 할 경우 제3의 후보들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크다. 대표적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문용린, 고승덕 교육감 후보가 상호 네거티브전을 펼치다가 두 사람이 동반 추락하고 3위로 묻혀있던 조희연 교육감이 역전승을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 전에는 두 후보가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어서 서로 간에만 흑색선전을 하고 있었는데, 고승덕은 저 사건으로 표심을 잃었고 문용린은 '''"아버지와 딸이 모두 패륜"'''이라는 다소 핀트가 어긋난 흑색선전을 하는 바람에 역시 무너졌다. 반면 조희연은 이런 흑색선전 없이 조용히 지지율을 흡수했다. 게다가 마침 조희연의 자녀들이 직접 아버지의 정책을 홍보하며 활동하였는데, 이 모습이 고승덕의 이미지와 크게 비교되면서 상대의 이탈표를 흡수하고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
4.4. 상대가 흑색선전을 한다는 것을 역이용하기
199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사용한 수법으로 상대인 밥 돌 공화당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도록 일부러 유도한 뒤 이를 통렬하게 반박하였다. 이 때문에 밥 돌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칠수록 오히려 '밥 돌은 네거티브에 의존하여 상대를 깎아 내리려고만 한다'는 네거티브한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가장 보편적인 대응법이지만, 통렬하게 반박하기 전까진 이미 당한 피해 자체가 상당하다는 헛점이 있다. 한번 고정되어버린 이미지는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자기 진영에서도 비슷한 짓을 했거나 심지어 하고 있던 경우라면 내로남불이라고 비웃음만 당할 뿐이다.
4.5. 프레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치환하기(정면돌파)
2002년 대선의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 장인의 빨치산 경력을 문제삼으며[7] 네거티브하자 노무현 후보는 오히려 "그럼 저보고 아내를 버리라는 겁니까?"라고 반문하며 이인제 후보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만약 장인이 빨치산이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몰랐다고 발뺌하거나, 그냥 '색깔론 하지 마라'라고만 반박하는 선에서 끝났다면 위에서 언급한 상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실수로 작용하여 해당 프레임이 제대로 먹혔을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그걸 인정하면서 아내를 사랑한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자연스레 '대통령 후보직을 버릴지언정 사랑하는 아내는 버릴 수 없는 로맨티스트'로 프레임을 순식간에 역전시키면서 그를 미심쩍게 보던 사람들까지 지지자로 돌아서게 하였다.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시사관련 프로그램에서 잊혀질만하면 소환될 정도로 레전드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연설 영상(1분 10초 경)
에이브러햄 링컨의 사례도 있다. 링컨이 스티븐 더글라스와 논쟁을 벌이다가 더글러스가 링컨에게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비난하자 "저한테 얼굴이 하나 더 있다면 잘생긴 얼굴로 하고 나왔지 이 얼굴을 하고 다니겠습니까!"라고 재치있게 받아친 일화가 있다. 당시 저 발언을 한 더글라스는 본래 링컨을 망신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와서 시동을 걸기 위해 두 얼굴 이야기를 했다가 링컨의 위와 같은 재치있는 반격에 도리어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직을 사퇴해야 했던 리처드 닉슨도 프레임을 유리하게 치환한 사례가 있다.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의 부통령으로 대선 러닝메이트가 되기 직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인 이른바 "체커스 사건"으로 부통령 후보에서 교체될 위기에 놓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례적인 전국 TV연설에서 "텍사스에서 온 남자에게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받은 것은 내 딸들을 위한 체커스(Checkers)라는 코카 스파니엘 애완견 강아지뿐이다. 알다시피 아이들에게 강아지가 얼마나 귀엽나. 우리는 어쨌든 우리 가족인 체커스와 함께 살고 싶다."[8] 라고 말함으로서 인간미를 살리고 문제의 쟁점을 뒤집어버렸다. 이랬던 닉슨이 훗날에는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프레임에 갇혀서 대통령직을 사퇴해야 했던 상황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부분.
이렇게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대응법일 수 있지만, 문제는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도 있고 무리하게 치환하려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상대 측 힐러리 후보에게 탈세 의혹을 추궁 받자, "탈세도 내가 똑똑하니까 할 수 있는 거다" 라고 응답해버렸다.(...) 물론 여론의 비아냥만 실컷 받았다. 그럼에도 당선되긴 했지만, 어쨌든 무리한 프레임 치환은 역풍의 우려가 있다.
그와는 별개로 네거티브가 아무런 노력없이도 피해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치환되는 경우도 간혹 존재한다. 박원순의 경우 일베에서 깎아내리거나 조롱하려는 의미로 씨발아저씨 드립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자 그로 인한 Badass 기믹의 친근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4.6. 대중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대표적인 예로 맥도날드는 1978년 맥도날드의 햄버거 고기가 지렁이로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져나가 영업에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었다. 당연히 맥도날드 측에서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열심히 해명을 했지만 수익은 점점 떨어져갔고 때문에 맥도날드는 연구 결과 두 가지 해결책을 찾았다. 하나는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에서도 지렁이를 봤다는 식으로 소문을 내어, 그것을 들은 사람들이 충격에 값싼 패스트푸드와 지렁이의 연관성을 잊어버리게 하는 것. 이건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만 한정된 것으로 실제 사용한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바로 햄버거 대신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의 홍보에만 열중하는 것이었다. 언뜻 이게 무슨 상관이냐 싶겠지만, 요점은 ''''지렁이가''' 들어있지 않다.'고 백날 말해봤자 사람들은 결국 지렁이와 맥도날드의 연관만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아예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려버리는 게 가장 좋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점점 소문의 타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한국에서의 햄버거병 논란 당시 맥도날드에서 또 다시 이 전략을 사용했는데, 역시 햄버거에 대한 광고는 거의 제거하다시피 하고 대신 2017년 신제품인 더블초코 프렌치프라이를 위주로 광고를 했다. 그로 인해 이번에도 큰 타격 없이 무난히 넘어갔다.
4.7. 거짓말 등으로 해명하지 않기
17대 총선 당시 성남시 중원구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되었던 이상락 후보가 이 일로 인하여 의원직 상실 및 징역을 산 사례가 있다. 서천군 출신으로 초졸이었던 그는 학력컴플렉스로 인해 주산고등학교[9] 졸업이라고 밝혔다가 이것이 허위로 밝혀지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전례가 있다. 정면돌파를 하는 것 자체는 좋으나, 거짓말을 통한 해명이 추후 밝혀지면 조롱은 물론이며, 경우에 따라 심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4.8. 인정하고 사과 및 시정하기
오히려 사안이 경미하거나 동정론의 여지가 있는 경우,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미국의 22대, 24대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첫번째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상대당인 공화당에서는 제임스 블레인이 나왔는데,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론은 관세법에 대한 견해[10] 외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 이때의 선거운동 양상은 상대 후보 흠집잡기와 개인적 도덕성을 물고 늘어지는 데 집중되었다. 공화당은 클리블랜드의 병역 문제를 두고 '병역 기피자'라고 몰아세웠고, 급기야는 공화당 지지 언론들이 클리블랜드가 버팔로의 젊은 과부와 불륜 끝에 아이를 가졌다는 폭로성 기사까지 쓴다.
그런데 클리블랜드는 그 여인과 불륜을 가졌음을 인정했고[11] , 비록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아이의 양육비를 지불하겠다고 선언한다.[12] 또 병역 문제는 블레인도 병역을 치르지 않고 대리인을 보낸 처지라서 그다지 클리블랜드의 발목을 잡지 못했고, 오히려 이 스캔들에 대처하는 그의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정직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개표 결과 간발의 차이(뉴욕 주에서 고작 575표/0.05% 차)로 승리하여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5. 흑색선전을 하는 쪽에서 주의해야 할 점
5.1. 전략적 고려가 없는 흑색선전
물론 흑색선전도 어찌되었건 상대방을 비방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이런 것이 없는 흑색선전은 위에 언급된 '상대가 흑색선전을 한다는 것을 역이용하기'에 역으로 당할 가능성이 있다. 무조건 상대방을 비방한다고 될 일은 전혀 아니며 사소한 신변잡기, 또는 대한민국의 정서상 건드리면 안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망한 부모나 친인척, 어린 자녀와 관련된 트집은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 편이 더 좋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경남도지사 후보였던 김경수와 제주도지사 후보였던 원희룡에게 각각 상대측에서 불법 가족묘의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국의 정서상 가족묘를 건드린것에 대한 거부감때문인지 해당 의혹제기는 별재미를 못보고 결국 둘다 당선이 되었다.
5.2. 상대방의 지지층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하지 않기
18대 대선 당시 이정희 당시 대통령후보는 대선 토론 당시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겁니다''', '''유신의 공주''',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같은 발언들을 하였다. 이는 당시 진보 유권자에겐 사이다 소리를 들었지만, 당시 박정희 정권에 대해 향수를 가지고 있던 노년층을 분노케 하여 노년층의 투표율을 높이고 보수 지지층의 대결집을 이루어 냈다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투표란 결국 투표장에 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에, 상대 후보의 지지층이면서도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들을 자극해 본래라면 투표하지 않았을 상대측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5.3. 자신의 지지층마저 깎여나갈 수 있는 발언은 삼가기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김포시장 유영록 후보는 상대방 김주영 후보와 박진호의 학력[13] 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자신이 서강대학교 학사에 박사학위까지 땄으니 자신이 김포시를 위해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요지의 선거운동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과 노무현부터가 고졸 출신이었고, 특히 노무현의 경우는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많은 공격과 비아냥을 받았기 때문에 학력차별에 대한 비판적인 기류가 매우 강하다.[14] 어차피 그는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언급한 문제의 발언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유영록을 찍어줄 가능성이 높았던 민주당 지지층을 등을 돌리게 하여 선거비 보전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