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한글 표기 논쟁
'''中國語 한글 表記 論爭'''
중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수시로 따라오는 논쟁. 한자를 한국 한자음에 따라 표기할 것인지, 아니면 원어 발음을 기준으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2] 한글로 표기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실제로 이 문제를 놓고 2011년에 학자들 사이에서 토론회가 벌어진 적도 있었다.
신해혁명은 봉건적 황제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 대륙에 최초로 민주공화국이 들어섰다는 점에서 세계사적으로 의미가 큰 사건이다. 이 무렵부터 중국은 한국에겐 더이상 중화천하질서의 중심으로서 자기화(自己化)의 대상이 아닌, 타자화(他者化)로서 세계 여러 나라 중 '하나의 다른 나라'로 인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전통 시대의 중국은 막연히 북경어 등의 수도 방언을 '관용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으며, 지역의 방언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 상태였고 민간의 방언을 통일하려는 노력도 크게 하지 않았다. 즉, 신해혁명 이전까지는 '공용어로서의 현대 중국어'는 명확하게 제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인명의 경우에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신해혁명을 나누기가 용이하나, 신해혁명이라는 연대적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리훙장(이홍장, 1823-1901)처럼 신해혁명 전에 죽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원음 표기를 하는 등, 그 기준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신해혁명 이후에도 쓰인 것과 쓰이지 않는 것이 공존할 수 있어서 같은 시대를 다루는데 현대 중국 한자음과 한국 한자음이 뒤섞이게 되는 불합리함이 있다.
신해혁명으로 전통 중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부에서 중국 전토에 통용될 '표준어'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해혁명 시기에 신정부에서 일단 정부에서 표준화해서 반포한 노국음(老國音)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혼란 때문에 제대로 전국에 전파되지 않았고, 여러 방언 가운데 절충하여 취합한 음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방언과도 완전히 똑같지 않은 일종의 '인조 언어'로서 누구도 이 음에 따라서 말하지 않았다.
아무튼 1932년에는 북경 방언에 가까운 신국음(新國音)이 반포되었지만, 중일전쟁과 국공내전 때문에 이 역시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다. 따라서 신해혁명으로 만들어진 중화민국은 진정한 의미에서 '표준어'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현재와 같은 표준어인 보통화가 완성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몇 년이 지난 1956년의 일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표준중국어는 신해혁명-중화민국 시기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 규범이었다. 심지어 중화민국의 총통 장제스조차도 방언 발음을 기준으로 한 Chiang Kai-shek로 알려졌다. 중화인민공화국 이전까지 이러한 여타 표준 발음은 보편성이 없고 표준 중국어로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인정받지 못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보통화 발음'으로 전환하는 '기준점'을 신해혁명까지 소급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 보통화 전환의 기준점을 잡는다면 신해혁명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으로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보통화가 '표준중국어'의 지위를 차지하고 보급되어서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기준이 신해혁명이 된 것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한중 수교(1992년) 이전인 1986년에 제정됐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중국의 정통성이 중화민국(대만)에 있다고 보았고(그리고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일개 정당이 점거 중인 것으로 보았고), 중화민국의 건국은 신해혁명 때 공식적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신해혁명이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대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잡는다.)
한편 엄익상 한양대 중문과 교수처럼 신해혁명 이전의 인명·지명도 중국어 원음에 따라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주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해서 성룡/청룽, 바이 칭강/백청강 문제. 표준 중국어와는 또 다른 형태의 한자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의 문제다. 한국 한자음 역시 광동어와 같은 '한자음의 여러 변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으므로 이하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동등하다.
개별 사례와 본인의 요청에 따라 타협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러한 사례는 어디까지나 일회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충돌을 해결할 수 없다.
한자문화권 중 표기법이 있으면서도 중국어 고유명을 중국식 한자음에 맞추어 표기하라고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한자 사용을 폐기한 북한과 베트남에서도 중국 명사는 자국어 발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단 북한 규범에 따르면 베이징은 예외다.
또한, 위에서도 설명되었듯이 이는 비단 한자문화권이 아닌 서구권에서도 같은 어족이거나 언어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이탈리아의 '''Firenze'''는 영어로 Florence, 스페인어로는 Florencia이고, 베네치아(伊: Venezia) 또한 영어로 Venice, 독일어로 Venedig로 표기하고, 엘리자베스 2세를 스페인어로 이사벨 2세, 이탈리아어로 엘리사베타 2세로 표기하는 등, 자국어 치환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다.
모든 중국어권 인명·지명의 표기를 굳이 한국 한자음과 중국어 원음 중 어느 한쪽으로 통일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 한자음으로 받아들여진 건 한국 한자음 표기로 두고, 중국어 원음 기준으로 받아들여진 건 중국어 원음 기준 표기로 그대로 두면 된다는 주장이다.
중국어를 모르는 대다수의 한국어 화자들(이하 '일반 언중')은 단순히 '성룡'과 '장쯔이'만을 보고 그대로 쓸 뿐이고 그렇게 부르는 데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며, 일반 언중에게 '성룡'은 '성룡'일 뿐이지 成龍(Chénglóng 또는 Sing4 lung4)이 아니며 '장쯔이'는 '장쯔이'일 뿐이지 章子怡(Zhāng Zǐyí)가 아니다. 일반 언중은 원어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어 화자들이 한국어로 소통할 때 모든 단어의 원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10] 따라서 '성룡'을 '청룽'/'싱룽'으로 바꿔도, '장쯔이'를 '장자이'로 바꿔도 대다수의 일반 언중은 불편해지게 된다.
따라서 '성룡', '장쯔이'와 같이 이미 퍼진 표기들을 건드려서 일반 언중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대신, 한국 한자음으로 받아들여진 건 한국 한자음 표기로 그대로 두고, 중국어 원음 기준으로 받아들여진 건 중국어 원음 기준 표기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1. 개요
중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수시로 따라오는 논쟁. 한자를 한국 한자음에 따라 표기할 것인지, 아니면 원어 발음을 기준으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2] 한글로 표기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한국 한자음 표기를 지지하는 주장은 '한국음', 중국어 원음 표기를 지지하는 주장은 '중국음'으로 표기한다. 형평성을 위해 찬반 양론의 순서는 번갈아 가며 기재. 찬반이 무한정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주장은 한 번씩만 적어 주시길. 각주 또는 취소선으로 재반박을 하는 것도 지양 바람.毛澤東(Máo Zédōng)
중국어 원음 기준: 마오쩌둥
한국 한자음: 모택동
실제로 이 문제를 놓고 2011년에 학자들 사이에서 토론회가 벌어진 적도 있었다.
2. '신해혁명 기점'의 자의성
2.1. 중국음
신해혁명은 봉건적 황제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 대륙에 최초로 민주공화국이 들어섰다는 점에서 세계사적으로 의미가 큰 사건이다. 이 무렵부터 중국은 한국에겐 더이상 중화천하질서의 중심으로서 자기화(自己化)의 대상이 아닌, 타자화(他者化)로서 세계 여러 나라 중 '하나의 다른 나라'로 인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전통 시대의 중국은 막연히 북경어 등의 수도 방언을 '관용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으며, 지역의 방언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 상태였고 민간의 방언을 통일하려는 노력도 크게 하지 않았다. 즉, 신해혁명 이전까지는 '공용어로서의 현대 중국어'는 명확하게 제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2.2. 한국음
인명의 경우에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신해혁명을 나누기가 용이하나, 신해혁명이라는 연대적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리훙장(이홍장, 1823-1901)처럼 신해혁명 전에 죽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원음 표기를 하는 등, 그 기준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신해혁명 이후에도 쓰인 것과 쓰이지 않는 것이 공존할 수 있어서 같은 시대를 다루는데 현대 중국 한자음과 한국 한자음이 뒤섞이게 되는 불합리함이 있다.
신해혁명으로 전통 중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부에서 중국 전토에 통용될 '표준어'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해혁명 시기에 신정부에서 일단 정부에서 표준화해서 반포한 노국음(老國音)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혼란 때문에 제대로 전국에 전파되지 않았고, 여러 방언 가운데 절충하여 취합한 음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방언과도 완전히 똑같지 않은 일종의 '인조 언어'로서 누구도 이 음에 따라서 말하지 않았다.
아무튼 1932년에는 북경 방언에 가까운 신국음(新國音)이 반포되었지만, 중일전쟁과 국공내전 때문에 이 역시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다. 따라서 신해혁명으로 만들어진 중화민국은 진정한 의미에서 '표준어'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현재와 같은 표준어인 보통화가 완성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몇 년이 지난 1956년의 일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표준중국어는 신해혁명-중화민국 시기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 규범이었다. 심지어 중화민국의 총통 장제스조차도 방언 발음을 기준으로 한 Chiang Kai-shek로 알려졌다. 중화인민공화국 이전까지 이러한 여타 표준 발음은 보편성이 없고 표준 중국어로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인정받지 못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보통화 발음'으로 전환하는 '기준점'을 신해혁명까지 소급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 보통화 전환의 기준점을 잡는다면 신해혁명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으로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보통화가 '표준중국어'의 지위를 차지하고 보급되어서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기준이 신해혁명이 된 것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한중 수교(1992년) 이전인 1986년에 제정됐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중국의 정통성이 중화민국(대만)에 있다고 보았고(그리고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일개 정당이 점거 중인 것으로 보았고), 중화민국의 건국은 신해혁명 때 공식적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신해혁명이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대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기점으로 잡는다.)
한편 엄익상 한양대 중문과 교수처럼 신해혁명 이전의 인명·지명도 중국어 원음에 따라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주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관습
- 중국음: 일본 인명도 '풍신수길' 등 한국음으로 읽는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에는 일본 원음 표기로 정착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다만, 일본어에는 한자를 고유어로도 읽는 등의 훈독도 있음에 주의.
4. 여러 독음
- 중국음:
- 복수 독음 문제: 한 한자에 한국 한자음이 여러 개이면 혼돈의 여지가 있다. 易(yì)는 '역'인가, '이'인가? 중국어 원음을 기준으로 하면 병음-한글 표기법만 익히면 어떤 중국어 음이 어떤 한국 한자음에 대응되는지 학습할 필요 없이 바로 한글로 표기할 수 있다.
- 한국어에 없는 한자: 중국어에만 있고 한국어에 없는 한자는 한국 한자음이 없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는가?
- 앞에서 설명한 예외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어느 세월에 대응 표기를 신속하게 떠올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중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글 전용으로 흘러가는 한국 사회에서 중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문자학 쪽을 전공하는 일부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국어에서 사용 빈도가 아주 낮은 한자의 한국음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큰 관심도 두지 않는다. '먹다'를 뜻하는 단어 吃의 한국음이 '흘'인 것은 몰라도 중국어를 이해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며, 한국에서 한국어로 언어 생활을 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흘'이 아니라 ㄔ/chī이다.
- 한국음: 한국 한자음과 중국 한자음은 모두 반절에 기반한 발음으로서 일본 한자음과는 달리 모든 발음은 1:1로 대응한다. 예를 들어 樂의 음은 락 = lè, 악 = yuè, 요 = yào로 대응되고, 北도 '북'은 běi에, '배'는 bèi에 대응된다. 易 같은 소수의 예외가 있긴 하나 혼돈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며, 통일 기준을 세우면 된다. 한국어에 없는 한자는 형성자의 원리에 따라 임의로 한자음을 정하면 된다. 몇몇 일본식 한자의 한국 한자음도 그렇게 만들어졌다(국자(한자) 문서 참고). 한국인들이 중국어나 중국 한자음을 따로 배우지 않는한 한국 한자음만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수의 예외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일까 중국 한자음을 따로 배워서 익숙해지는 것이 효율적일까?
5. 어원의 뜻 살리기
- 한국음: 한국 한자음으로 표기하면 한국어 사용자는 원어의 의미를 유추하기가 쉬워지며, 1음절 대응으로 어원적 뜻을 형태론적으로 잘 살릴 수 있다. '공인체육장'이라고 하면 뭐 하는 곳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지만, '궁런티위창'은 그럴 수 없다. 중국 한자음을 따로 익혀야만 겨우 '궁런티위창'이 어떤 뜻인지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같은 한자를 두고 여러 발음들을 익혀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 비효율적인 일을 왜 해야 하나. 또한 한국 한자음의 동음이의자의 문제는 다소 맞지 않는 지적이다. 동음이의자의 문제는 비단 한국 한자음만이 아닌 어디에나 있으며, 동음이의자는 문맥과 한자음의 결합을 통해 속뜻을 유추해낼 수 있다. 그리고 아래 부적절한 예시로 든 月亮代表我的心도 '번역'에 해당되는 경우로, '중국어 한글 표기'가 아니다. 月亮代表我的心은 단순한 단어가 아닌 문구이며, 이런 경우에는 한 글자 한 글자씩 직역하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다. 또한 아무리 원음으로 대충 알 수 있어도 이 문구를 '위에량다이뱌오워더신'으로 음역할 사람은 없다. 곧, 중국어 한글 표기와는 상관없는 예시이고, 문법 같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 중국음: 외국어 고유 명사의 원어 의미는 그 단어의 뜻을 바르게 전달하는 것도 아니기에 중요하지 않다. '김대중'은 큰 중심이기에 大中인 것이 아니고 그냥 사람 이름이다. 한국 한자음은 동음이의자가 많기에 한국어 독음만으로는 그다지 어원적 의미를 알 수 없다. 명왕성의 '명'이 어둡다는 뜻의 冥임은 '명왕성'의 한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강남콩'과 '강남이'(중국 양쯔강 이남 지역에서 온 콩, 옥수수)가 표준어 규정 제5항으로 말미암아 사어이자 비표준어가 되고 '강낭콩'과 '강냉이'가 표준어가 된 것도 이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고, 어원상으로는 모순인 말도 있다. 의미를 유추하려면 한자음을 읽는 것보다 우리말 표현에 맞는 번역이 좋을 것이다. '궁런티위창'으로 쓰지 않으려면 '공인체육장'이 아닌 '노동자 경기장'이라 하는 게 나을 것이다. 특히 중국(대만, 홍콩 등도 포함)어 제목을 그냥 한자 한국음만 제시하면 끝이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번역하지 않으려는 성향까지 띤다. 노래 제목이 "月亮代表我的心"인데 이것을 '월량대표아적심' 하는 것은 한자 독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한국어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럴 때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로 옮긴 '달이 내 마음을 나타내 주네'도 낫지 않을까? 물론 원 발음에 가깝게 적은 '웨량다이뱌오워더신'는 적어도 대충 중국어 원음으로는 어떤 말인지 대충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월량대표아적심'은 원음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그리고 고유명사도 경우마다는 음역이 아닌 의역도 한다. '목요섬'은 한국어권 바깥에 있는 섬 이름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언어간 동형이의 한자어, 언어간 동형이의 한자 고유명사, 언어간 이형동의 한자어 문서도 참조.
6. 원음주의
- 중국음: 원음 기준으로 옮겨 적어 원음에 더 가까운 쪽을 채택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국제화 시대에서 한자가 아닌 로마자(한어병음 또는 웨이드식)로 들어오는 중국어(특히 인명) 단어도 적지 않다. 국제적인 모임에 참석하는 중국인이나 중국계 외국인이면 더더욱 그렇다. 만일 로마자 표기나 발음만을 알고 있으면 일일이 한자를 찾고 음을 알아내는 번거로움과 잘못 옮길 위험을 겪는 것보다 원음을 옮기는 게 훨씬 깔끔하다.
- 한국음: 어느 집단에서나 언어는 조금씩 달라지고, 발음도 마찬가지다.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 내의 사용을 위하는 것이고, 더욱이 중국어엔 한국어에 아예 없는 발음이 있다.
7. 보기 좋고 익숙함
- 한국음: 아직 한국 한자음이 보기 좋다고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나 인명이 아니면 중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원음으로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몰라서 일일이 찾아봐야 하며,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무위키에 작성된 카이핑 댜오러우 건축물과 마을 문서도 한자 표기가 開平이기 때문에 중국식 원음으로 쓴다면 '카이핑'이 되어야 함에도 처음에는 '카이펑'…으로 문서명이 잘못 작성되었을 정도. 알파벳으로 된 서양의 고유 명사와 달리, 중국의 인명은 한자로 되어 있으며, 그 경우에는 외국어인 중국 원음에 의존하기보다는 한국 한자음에 의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편하다. 아래에 '쥐광'이 예시로 있는데, 해당 한자 자체도 이미 '뤼'로 틀리게 발음할 가능성이 높은 글자임에도 '중국음은 옳게 읽는데 한국음을 잘못 읽는다'는 불평등한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중국음이 '뤼'가 아닌 '쥐'라는 것을 아는 시점으로 한국음을 '려'로 읽을 가능성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음이 '려'인 줄 알았다는 것은 중국음이 '쥐'라는 것을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의 동국정운이 실패한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어 보인다.
- 중국음: 이것은 익숙함과 시간의 문제이다. 실제로 '사천성'이라는 표기에 익숙한 세대는 '쓰촨'이 낯설어 보이기에 거부감이 드는 것이지만, '쓰촨'이라는 표기가 익숙한 세대[4] 에게는 오히려 '사천'이라는 표기가 더 어색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호금도'와 '습근평'보다 '후진타오'와 '시진핑'이 더 익숙하다. '카이핑'을 '카이펑'으로 잘못 쓰는 오류의 사례를 들면, '홋카이도'를 '훗카이도'로 잘못 쓰는 등 다른 언어를 옮길 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이며, 그 반대도 들 수 있다. 한국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한자들을 한자 한국음으로 읽는다고 적당히 음 추측하다가 틀리는 일도 많다. 일본의 가수 쿠사나기 츠요시(草彅 剛)가 한국에서 '초난강'으로 알려진 이유가 한국어에서 안 쓰이는 글자 彅의 음을 難하고 비슷하다며 '난'으로 잘못 읽은 게 굳어진 탓인데(게다가 일본어에는 훈독도 있다.), 중국어를 한국음으로 표기할 때도 이와 비슷한 오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한 예로, 지명이자 열차 등급인 '쥐광(莒光)'을 정확히 모르고 莒에서 艹를 뺀 呂에 이끌려 '여광'이라고 한다든지. 莒의 한국음은 '려'가 아닌 '거'이다. 대만에서 열차를 타는 사람이면 아는 '쥐광'을 굳이 한국음으로 쓰겠다고 음 적당히 찍다가 그르게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중국인이 중국음을 잘못 읽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정확한 중국어 발음을 옮기는 것이지, 그들이 잘못 읽는 중국음을 옮기는 것이 아니다.
8. 고유 명사의 기준이 모호함
- 중국음: 원음 표기인 고유 명사와 한국 음 표기인 일반 명사는 혼동이 적다. 國立臺灣師範大學의 경우, 고유 명사를 형태소별로 나눈 뒤, 그 형태소들 중 고유 명사인 부분만 원음으로 적으면 된다. 國立臺灣師範大學의 경우 國立, 臺灣, 師範, 大學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 고유 명사는 臺灣 하나뿐이다. 고유명사는 한국어에 있는 단어가 아니거나 뜻이 다르므로 바로 알 수 있다. 즉 국립, 사범, 대학은 우리말에 같은 의미로 있으므로 '국립 타이완 사범 대학'으로 적으면 된다. 또한, 중국·타이완 내에서의 외국어 표기(주로 영어[5] )도 하나의 참고 대상이 될 수 있다. National Taiwan Normal University라고 쓰니, 우리도 국립 타이완 사범 대학이라 옮기면 된다.
- 한국음: 어디까지가 고유 명사이고 어디까지가 일반 명사인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天壇公園은 천단공원인가, 톈단공원인가, 톈단공위안인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서우두'는 고유 명사이므로 서우두 국제공항인가, 아니면 일반 명사 수도(首都)이므로 수도 국제공항인가? 특히 예술 작품 이름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두드러진다. 영화 <천녀유혼>(倩女幽魂)은 말 그대로 천녀의 떠도는 넋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천녀유혼'이라 표기할 수도 있지만 제목 전체를 고유 명사로 보고 '첸뉘유훈'이라 표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에서 천안문을 '톈안먼(天安門)'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고유 명사 기준의 모호함은 둘째 치고 이게 합리적이고 원활한 소통과 무슨 상관이 있나?
9. 이웃나라 언어로서의 특수성
- 중국음: 중국은 중국어 발음으로 한국의 지명·인명을 읽지만, 이것은 중국어 문자체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어차피 외국 인명과 지명은 중국어로 음역이나 의역을 해야 하고, 음역이나 의역을 할 글자를 새로 정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글자를 그대로 활용하는 편이 나은 셈이 된다. 신문 등 시급성이 있는 경우, 한국에서 한자로 뭐라고 쓰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 한국어 발음대로 음역 글자를 정해서 쓰며 음역한 것이라는 표시를 한다. 그러나 표음 문자를 쓰는 한국어에서는 자국어 발음을 존중할 수 있고 그래야 옳다. 같은 어족이거나 언어 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자국어의 음운론을 기반으로 한 고유 명사 발음은 고대부터 오랫동안 내려온 것에 한정되며 현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르네상스 시대 미술가 미켈란젤로는 프랑스어로 미켈앙주(Michel-Ange, 여기서는 Michel이 '미셸'이 아니라 '미켈')이지만 동명이인인 현대 이탈리아 사람 미켈란젤로는 프랑스어로 미켈앙주가 아니라 미켈란젤로이다.
유럽에서도 지명의 경우도 자국어 발음이나 철자를 현지 존중을 하려는 성향으로 서서히 변해 가고 있다. 토리노(Torino)는 영어로 튜린(Turin)이라고 하지만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공식 영어 문서에서 Turin이 아닌 Torino를 고집했다. 현행 외래어 표기도 그 원칙에 의한 것이며, 그 기준이 (완벽하진 않으나) 신해혁명인 것이다. 외국어 발음을 옮길 때는 현지어 발음을 기준으로 옮기는 것이 당연하고 간편하며, 이름을 올바르게 불러준다는 일종의 '예의'이기도 하다. 한국 한자음은 사실상 '제3국 발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지어 발음을 존중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어 음운 체계 안에서다. 표준중국어에서 f와 p 발음이 구분되지만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그러한 구분까지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신의 이름이 중국어권에서 표준중국어 한자음으로 읽히는 게 불만이라면 자신의 이름의 본래 한자 표기를 무시하고 표준중국어로 읽었을 때 자신의 이름과 가깝게 들리도록 새로운 글자로 음차하면 된다.
- 한국음: 같은 어족이거나 언어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자국어의 음운론을 기반으로 한 고유 명사 발음은 한자문화권 한중일뿐만이 아니라 세계 보편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피렌체(Firenze)는 영어로는 플로렌스(Florence), 독일어로는 플로렌츠(Florenz), 스페인어로는 플로렌시아(Florencia)이고.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프랑스어로는 미켈앙주(Michel-Ange), 스페인어로는 미겔 앙헬(Miguel Ángel)하는 식. 유럽에서도 본인의 이름을 부를 때 자신의 방식을 쓰기도 하고 외국의 방식을 쓰기도 한다. 즉, 원음을 존중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규칙으로 정해둬야 할 것이 아니다. 정작 중국인들도 한자 문화권의 고유 명사는 자기네 발음대로 읽으며, 일본과 베트남도 중국어권의 고유 명사는 자기네 발음대로 읽는다. (심지어 베트남은 현재 한자를 폐지했는데도 말이다.) 중국인들이 중국어 음운상 어쩔 수 없다? 그건 한국어 또한 마찬가지다.
10. 두 가지 표기 방식 공존이 혼란을 줌
- 한국음: 아무리 원음 표기를 기준으로 해도 여러 문제 때문에 국어 음 표기를 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으며 아마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국어 음 표기를 하던 시절 북경어를 기준으로 쓰던 사람은 거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없었다. 물론 언어는 계속 변하는 것이므로 중국 한자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한국 한자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규칙으로 정해 버림으로써 한쪽은 완전히 틀리고 한쪽은 완전히 옳은 꼴이 되어 버렸다. 한국 한자음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처럼 불필요한 사회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 중국음: 시간의 문제일 뿐. 국어 음 표기 주의자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질 것이며 원음 표기로 통일될 것이다.
11. 방언 문제
간단히 말해서 성룡/청룽, 바이 칭강/백청강 문제. 표준 중국어와는 또 다른 형태의 한자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의 문제다. 한국 한자음 역시 광동어와 같은 '한자음의 여러 변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으므로 이하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동등하다.
개별 사례와 본인의 요청에 따라 타협안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러한 사례는 어디까지나 일회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충돌을 해결할 수 없다.
11.1. 광동어 및 중국어 방언의 문제
- 중국음: 방언 사용자들도 기본적으로 표준중국어로 중국어권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표준중국어 발음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 이미 표준중국어로 자리잡은 곳은 방언이나 기타 외국어식 발음이 사라졌다. 대만어나 일본어를 기원으로 하는 '다카오'는 이미 표준중국어 '가오슝'이 되었다. 성룡처럼 본인의 요청 하에 예외를 적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광동어(및 기타 방언)로 적용할지, 무엇을 표준어로 적용할지 혼란의 여지는 사실 없다. 반대로 홍콩을 샹강이라고 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향항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홍콩하고 마카오에서 아무리 광동어가 모어라 할지라도 중국에 속해 있는 이상 현재는 어떤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만다린도 잘 통하게 될 것이다. 그들만의 고유명사인지 모호할 때는 별도의 요청이 없는 이상 만다린 원음을 따르는 것이 혼란을 줄일 것이다. 또, 굳이 방언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면 중국어에 대한 표준 외래어 표기법을 개정하여, 홍콩과 같은 경우에는 광동어나 다른 발음에 기반하여 한글로 표기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안 또한 엄연한 '원음주의'의 한 갈래이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정치인인 李光耀는, 한어병음에 따라 적으면 Lǐ Guāngyào가 되고 이를 굳이 표준 중국어 표기법으로 옮기면 '리광야오'가 되겠으나, 해당인 본인이 자신의 알파벳 표기를 Lee Kwan Yew라고 했고, 한국에서는 그 표기를 좇아 '리콴유'라고 적고 있으며, 굳이 표준 중국어 표기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 한국음: 홍콩·마카오에서는 아직까지 보통화가 아닌 광동어가 압도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영어 표기마저도 광동어에 바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성룡을 '청룽'으로 적는다든지 하는 것은 오히려 원음주의에 모순된다. 또 하나의 예로는 장개석(장제스, 蔣介石)이 있는데, 정작 영어표기나 본인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부를 때는 만다린 발음인 Jiang Jieshi로 읽지 않고 자신의 고향 절강성 쪽의 발음인 장카이셕(Chiang Kai-shek)으로 읽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어디까지가 홍콩·마카오만의 고유 명사인지 범위가 대단히 모호하다. 예를 들어 홍콩 출신 작가 화봉요원의 경우 홍콩과 대만에서 동시에 출판되고 있다. 홍콩과 대륙의 합작 영화도 수없이 많으며 홍콩에서 태어나 대륙에서 자라거나, 그 반대의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인명이나 작품명 중 어떤 것에만 광동어 발음 혹은 원음 표기를 적용할지가 혼란의 여지가 많다. 즉, 현재의 중국 한자음 강요는 오히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11.2. 조선족 사회의 인명·지명[6]
- 한국음: 조선족들의 모어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공용어인 만다린이 아닌 한국어(정확히는 중국 조선어)이며, 조선족들은 중국 조선어를 사용할 때 자기 이름을 한국 한자음으로 읽고 쓴다. 따라서 '원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조선족들의 이름은 한국 한자음으로 표기하는 게 옳다. 한자로 된 이름을 어떻게 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한글로 된 이름이 사람마다 있는 거다. 그런데도 백청강(白靑剛)을 '바이칭강'이라고 해야 하는가? 조선족 자체도 '차오셴족'이 될 수 있다. 조선족 자신들도 스스로 자기네들끼리나 한국인 앞에서 '바이칭강' 식으로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공문서를 포함한 조선어(한국어·한글)로 표기된 문서에는 반드시 '백청강' 식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권명과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사용하는 영문명은 중국 병음을 따르는 경우가 많으나, 한국인이 그렇게 부르는 것은 매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 결정적으로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어는 한족의 언어인 '한어'일 뿐이다. 따라서 조선족의 특수성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인이니까 중국어(실제 한어) 발음으로 불러줘야 한다'는 논리[7] 는 한족과는 별개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무시가 된다.[8] 물론 조선족은 엄연한 중국인이므로 한국과 구분 지으려는 의도는 정당하지만,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구별하겠답시고 일방적으로 한족성을 부여하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게 아니라도 구분할 방법은 있다. 예를 들면 두음 법칙의 적용 여부. 혹자는 조선족 이름에서 쓰는 병음은 중국어 병음을 따라가는 것을 문제로 삼기도 하는데 이는 그들이 받는 영어 교육의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조선족이 받는 영어 교육은 한국어와 영어의 교제를 위하는 것이 아닌, 중국어와 영어의 교제를 위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언어에도 대응되기 때문에 조선족이 제3의 언어와 교제하려면 어쩔 수 없이 중국어를 매개체로 삼는 것이고, 제3국과의 대화가 아닌, 같은 언어끼리의 대화에는 굳이 이런 매개체를 써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신의 성을 한국에서 '진'이라고 부르는 것에 불만이 있으면 자국 정부에다 요구하는 게 먼저다."라는 주장에는 대해서 중국이 홍콩과 달리[9] 소수민족에게 대해 동화를 강하게 실시하려 하는 국가이고, 두 번째로 중국 자체가 국민이 정부에게 무언가를 요구했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독재 국가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자국내 소수 민족의 민족주의적 행동에 대해 얼마나 강경하게 탄압하는지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이건 조선족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중국 내의 다른 소수 민족에 대해서도 그렇다. 소수 민족이 쓰는 언어의 원음을 기준으로 로마자 표기를 하지 않고, 원음을 한자로 음차한 뒤 그 한자 음차의 한어병음 표기를 사용하며, 심지어 반중 감정이 강한 소수민족도 얄짤없다. 하다못해 태국 정부가 위구르인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루어졌던 방콕 폭탄 테러의 용의자도 여권엔 원래 이름인 '미르알리 유수프'가 아닌 얄짤없이 한자로 음차된 이름의 한어병음 표기 '미얼아이리 위쑤푸'가 적혀 있다. # 이것이 중화인민공화국이 여권을 발행할 때의 방침인 듯.
게다가 대한민국 표준어를 규정하는 국립국어원의 표기 용례를 보아도, 중국 측이 주장하는 現 판첸 라마인 Gyaltsen Norbu의 경우 '젠짠눠부(坚赞诺布)'가 아닌 '기알첸 노르부'로 # 표기하는 등 중화인민공화국 국민의 인명 표기에 대해서 중국어가 아닌 소수민족 언어를 기준으로 표기한 사례가 존재한다.
게다가 대한민국 표준어를 규정하는 국립국어원의 표기 용례를 보아도, 중국 측이 주장하는 現 판첸 라마인 Gyaltsen Norbu의 경우 '젠짠눠부(坚赞诺布)'가 아닌 '기알첸 노르부'로 # 표기하는 등 중화인민공화국 국민의 인명 표기에 대해서 중국어가 아닌 소수민족 언어를 기준으로 표기한 사례가 존재한다.
- 중국음: 조선족은 엄연히 중국인이다. 실제로 조선족의 여권에는 이름이 중국어 음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선족 金씨의 경우 한국어 음 '김'을 기준으로 한 KIM이나 GIM이 아니라 중국어 음을 기준으로 한 JIN으로 표기되어 있다(참고).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바이 칭강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다만 바이 칭강 본인이 백청강이라고 불리길 원한다면 백청강이라고 쓰고 불러 줄 수는 있으며, 이 경우는 '백청강'은 '바이 칭강'이 한국에서 쓰는 예명이다. 쿠사나기 츠요시가 한국 활동에서는 초난강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제임스(James)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지미(Jimmy)라고 불러 달라고 하면 다들 그렇게 불러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조선족 金씨들이 자신의 성을 한국에서 '진'이라고 부르는 것에 불만이 있다면, 자국 정부에다 여권을 발행할 때 자신들은 한족이 아니므로 JIN이 아닌 KIM으로 해줄 것을 먼저 요구하는 게 순서다. 당장 홍콩만 해도 여권을 발행할 때 이름을 표준 중국어 발음이 아니라 광둥어 발음에 따라 적는데…
또한 중국 조선어에서 사용하는 어형(길림, 연길 등)과 대한민국 표준어에서 사용하는 어형(지린, 옌지 등)이 꼭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언어에 대해 국가·지역마다 별도의 표준 언어 규범이 존재하는 것은 아주 흔한 현상이다.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도 다르며, 독일 독일어와 스위스 독일어도 다르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북한은 서로를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두 곳에는 각자 별개의 표준 언어 규범이 존재한다(대한민국 표준어, 북한 문화어). 그래서 중국 조선어에서 뭐라고 하건 대한민국 표준어와는 기본적으로 무관하며, 중국 조선어의 어형을 대한민국 표준어에서 그대로 따라야 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즉 '중국 조선어에서 이렇게 쓰니까 대한민국 표준어에서도 이렇게 써야 한다'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또한 중국 조선어에서 사용하는 어형(길림, 연길 등)과 대한민국 표준어에서 사용하는 어형(지린, 옌지 등)이 꼭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언어에 대해 국가·지역마다 별도의 표준 언어 규범이 존재하는 것은 아주 흔한 현상이다.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도 다르며, 독일 독일어와 스위스 독일어도 다르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북한은 서로를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두 곳에는 각자 별개의 표준 언어 규범이 존재한다(대한민국 표준어, 북한 문화어). 그래서 중국 조선어에서 뭐라고 하건 대한민국 표준어와는 기본적으로 무관하며, 중국 조선어의 어형을 대한민국 표준어에서 그대로 따라야 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즉 '중국 조선어에서 이렇게 쓰니까 대한민국 표준어에서도 이렇게 써야 한다'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12. 기타 한자문화권의 표기
한자문화권 중 표기법이 있으면서도 중국어 고유명을 중국식 한자음에 맞추어 표기하라고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한자 사용을 폐기한 북한과 베트남에서도 중국 명사는 자국어 발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단 북한 규범에 따르면 베이징은 예외다.
또한, 위에서도 설명되었듯이 이는 비단 한자문화권이 아닌 서구권에서도 같은 어족이거나 언어동조대를 형성하는 인접한 언어권에서 이탈리아의 '''Firenze'''는 영어로 Florence, 스페인어로는 Florencia이고, 베네치아(伊: Venezia) 또한 영어로 Venice, 독일어로 Venedig로 표기하고, 엘리자베스 2세를 스페인어로 이사벨 2세, 이탈리아어로 엘리사베타 2세로 표기하는 등, 자국어 치환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다.
13. 절충안
모든 중국어권 인명·지명의 표기를 굳이 한국 한자음과 중국어 원음 중 어느 한쪽으로 통일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 한자음으로 받아들여진 건 한국 한자음 표기로 두고, 중국어 원음 기준으로 받아들여진 건 중국어 원음 기준 표기로 그대로 두면 된다는 주장이다.
중국어를 모르는 대다수의 한국어 화자들(이하 '일반 언중')은 단순히 '성룡'과 '장쯔이'만을 보고 그대로 쓸 뿐이고 그렇게 부르는 데에 이미 익숙해져 있으며, 일반 언중에게 '성룡'은 '성룡'일 뿐이지 成龍(Chénglóng 또는 Sing4 lung4)이 아니며 '장쯔이'는 '장쯔이'일 뿐이지 章子怡(Zhāng Zǐyí)가 아니다. 일반 언중은 원어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어 화자들이 한국어로 소통할 때 모든 단어의 원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10] 따라서 '성룡'을 '청룽'/'싱룽'으로 바꿔도, '장쯔이'를 '장자이'로 바꿔도 대다수의 일반 언중은 불편해지게 된다.
따라서 '성룡', '장쯔이'와 같이 이미 퍼진 표기들을 건드려서 일반 언중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대신, 한국 한자음으로 받아들여진 건 한국 한자음 표기로 그대로 두고, 중국어 원음 기준으로 받아들여진 건 중국어 원음 기준 표기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1] 이 문제는 사실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한국계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한국계 미국인의 성 Park를 원래 한국어를 생각해서 '박'으로 옮길 것인가, 영어권 인물임을 감안하여 '파크'로 옮길 것인가.[2] 중국어 한글 표기법은 외래어 표기법 외에도 몇몇 있지만, 일단 이 문서에서는 외래어 표기법을 기준으로 한다.[3] 원이 세개라는 뜻이 아니다![4] 2008년 쓰촨성 대지진 관련 소식이 한국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언론매체들에서 쓰촨성이라는 표기가 팍 늘었다.[5] 현실적인 문제기도 하다. 상대방의 언어를 모르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의사 소통 수단은 과거에는 한문 필담 위주였겠지만 현재는 거의 대부분 영어다. 보통의 한국인이 대만 화폐 단위를 가리킬 때 '위안'이나 '원'보다는 주로 '달러'를 사용한다.[6] 이 문제는 사실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한국계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한국계 미국인의 성 Park를 원래 한국어를 생각해서 '박'으로 옮길 것인가, 영어권 인물임을 감안하여 '파크'로 옮길 것인가.[7] 여기에는 조선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면서 조선족을 중국인으로 확실하게 자신들과 구별하겠다는 의도도 섞여 있다(예시 기사). 즉 othering의 일종이다. 이런 의도로 생각해 보면 조선족마저도 이런데 한족의 것을 한국 한자음으로 읽을 이유는 더더욱 없어지는 셈이다.[8] 창씨개명 문서를 보면 중국 정부가 여권에 비슷한 짓을 하긴 하지만 적어도 신분증에서는 소수민족 언어로 된 이름이 병기되어 있다.[9] 홍콩의 경우 애초에 중화인민공화국 본토와 별개의 법률과 제도를 가진 특별행정구이고, 중국과 여권이 따로 나온다.[10] 우리가 신문이나 세계사 책 등을 읽을 때 모든 단어의 원어를 하나하나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 보기를 들면, 같은 시대와 문화권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난 아리스토텔레스와 알렉산더는 서로 다른 나랏말의 표기를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