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타자
1. 개요
야구의 공격 전략이자 방법론, 역할론 중 하나.
2. 상세
전통적인 야구의 타순은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빠른 1번 -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훌륭한 2번 - 컨택능력이 뛰어나고 주력도 준수한 3번 - 장타력이 있고 찬스에서 강한 4번 - 타점 생산능력이 뛰어난 5번 순으로 이어진다. 이 타순에 따르면 2번 타자는 1번을 득점권으로 보내는 능력을 크게 요구하게 되어 타격 능력보다는 히트 앤드 런이나 희생번트 등의 작전 수행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과거의 야구 만화(주로 일본 야구 만화)에서 1번이 출루하면 2번은 고민할 것도 없이 번트를 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현실에서도 2번이 번트를 잘 대는 타자라는 공식이 통했었다. 그 때문에 아라키 마사히로같은 타자가 2번 타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말도 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 세이버메트릭스 계열에선 '그냥 앞에서부터 강한 타자로 채우는 게 더 많은 득점을 생산할 수 있다'라는 이론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강한 타자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번트같이 아웃 카운트를 희생해야 하는 작전 대신 강력한 타격으로 점수를 내며, 하위 타순으로부터 이어지는 이닝이라면 기존 야구의 클린업 트리오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기본적으로 타순 자체는 의미가 없고 상위타선으로 나와서 한번이라도 더 나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뜻. 왜냐하면 1회를 제외하면 1번타자부터 타순이 시작되지 않는다. 1회를 제외하면 누가 먼저 타석에 들어설지 알 수 없다. 당장 1회가 삼자범퇴로 끝난다면 2회는 4번이 선두타자로 등장하며 4번이 1번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순은 별 의미가 없고 타순에 따른 역할 구별도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
이 논리대로라면 1번에 최고 타자를 놓는 방법도 쓸 수 있겠지만, 확정적으로 1번 타자부터 타석에 들어서는 1회가 있기 때문에 타순의 의미가 아예 없진 않아서 1번 타자 자리에 팀 내 최고의 타자를 두는 경우는 드물다.[1] 한 시즌 동안 1번 타자가 2번 타자보다 10여 타석 정도 더 나오는데 이정도 타석 차이면 1회에 선두 타자로 나와서 타점 생산 기회가 적어지는 것[2] 보다 통계상 이득이 적다는 것.
실제로 더스틴 페드로이아, 케빈 유킬리스나 마이크 트라웃 등이 실전에서 이 이론을 증명해내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루나 번트 능력이 떨어질지라도 높은 타율이나 파워를 보장하면서 주루 플레이도 좋은 소위 호타준족형 타자나 그에 준하는 선수를 배치하여 작전 대신 타격으로 1번 타자를 불러들이는 것으로 시작했다면, 이제 미국에서는 아예 클린업 트리오를 3, 4, 5번이 아니라 2, 3, 4번으로 옮겼다는 개념까지 나오며 최고의 타자를 2번에 놓는 팀들까지 나오고 있다.
타순에 관한 세이버매트릭스 관점에서의 분석은 다음 글을 참조하면 된다. "최적 타순"에 관한 통계적 기준 - 라인업 놀이를 위한 세이버매트릭스 가이드
더구나 2014시즌 이후로 '''타신투병'''[3] 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의 타고투저가 심화되고 있어서, 그 동안 스몰볼을 지향해왔던 KBO 리그에서조차 도루의 가치가 급감하고, 번트와 작전의 득점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작전형 2번 타자보다는 OPS, 특히 장타력에 기반한 강한 2번 타자가 훨씬 득점확률을 높인다. 어차피 도루 좀 적게 해도 안타, 홈런 뻥뻥 치면 그보다 더 많이 점수 따는데 뭐 하러 도루랑 작전을 신경 쓰냐 이 소리. 득점 환경과 진루타의 가치변화가 "강한 2번 타자"의 본질 이라는 다음 글을 참조할 만하다.강한 2번 타자의 의미
원래 강한 2번 타자론은 팀내 최고 타자를 2번으로 써야 한다는 이론이지만 한국에서는 변질이 되었고 일본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론이다.
한국은 클린업 트리오는 여전히 3, 4, 5번의 몫이지만 2번 타자 자리에 예전처럼 번트, 주루, 작전 수행력이 우수한 똑딱이형 타자가 아니라 대체로 잘 치긴 하는데 장타력이 아쉽다거나 어쩐지 득점권에 약해보이는 팀 내 상위권 타자를 올려두자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니까 여전히 최고 타자는 3번 4번이 담당하고 2번 타자는 그냥 종래의 2번보다만 더 강한 수준으로 바뀐 정도.
일본은 여전히 올드스쿨 스몰볼이 통용되는 보수적 야구관이 있어서 2번 타자가 번트 잘만 대고 있다. 다만 2019년 요미우리에서는 팀 내 최고 타자인 사카모토 하야토를 2번 타자로 쓰고 있는 걸 보면 이쪽도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는 듯.
이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같이 따라가야 할 개념이 하나 더 있는데, 타순의 역할론에 얽매이지 않고 '''반드시 4번 타자에 팀 내 최고의 슬러거를 두지는 않는다'''는 개념이다.[4] 강한 2번 타자의 본질은 플라이볼 혁명의 흐름에 맞춰 클린업 트리오를 한 칸 올려서 타순 짤 때부터 2번에 팀 내 최고의 타자를 고정하고 시작부터 달리자라는 전략적 변화이므로 4번 타자 역시 타순 짤 때 제일 먼저 올라가는 중심이고, 그에 맞게 클러치 상황에 타점을 쓸어담는다라는 기존의 역할론에도 얽매일 이유가 없으며 어차피 똑같은 선수를 내는 라인업이면 4번 타자가 장타율이 좀 낮아도 크게 문제없다는 것.[5]
좀 다른 얘기지만 본의 아니게 강한 상위타선이 실현된 적은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 김영덕 감독이 이만수가 포수임에도 기록 달성을 위해 일부러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많은 1번 타자로 출전시킨 것. 김동엽 감독 항목에 그 당시 라인업 사진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그 사진을 남긴 1986년 시즌에 이만수는 김봉연과 함께 KBO 통산 최초의 개인 통산 100호 홈런 기록 달성을 두고 경쟁 중이었다. 한 번이라도 홈런 칠 기회를 더 주려고 김영덕이 일부러 상위 타선에 배치한 것. 이처럼 당시에는 기록을 위해 스타 플레이어를 상위 타순에 배치하는 일이 흔했다.
이 이론이 더 극단적으로 가면 강한 1번타자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3. 반론?
강한 2번타자 이론에 대해서 강한 2번타자의 성공사례는 2번에 강한선수를 넣어서 성공한게 아니라 팀에 강타자가 많다보니 2번타순에 까지 강타자를 넣을 수 있는 강타선을 가진 팀이라는 의미라는 의견도 있다. 즉, 타선의 짜임새가 갖춰진 팀이기에 유용한 전략이라는것. 강한 2번타자 전략의 가장 큰 성공사례 중 하나인 2015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조시 도날드슨의 사례를 보면 당시 토론토는 포지션별로 30홈런이 가능한 선수로 가득했던 화끈한 타선을 자랑했다. 그리고 하술할 한동민의 경우도 팀에 최정, 제이미 로맥, 이재원 같은 선수들을 중심타선에 넣을 수 있어 2번 타순에까지 한동민같은 선수를 넣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어떤 타순을 짜던 간에 짜임새가 갖춰져있지 않으면 팀 타선이 제대로 안 굴러가고 성적이 떨어지는게 당연한거고 이는 강한 2번타자같은 타순의 변화 등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다.''' 다시말해, 팀 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떨어져서 성적히 하락하는 것을 두고 강한 2번타자 전략의 효용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적절하지 못한 비판이라는 이야기. 좀 더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유명세를 타고 국내로 퍼지면서 이를 두고 다소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며 무조건적인 극찬이나 무조건적인 평가절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한 2번타자 전략은 '''지금 있는 타선을 기반으로 더 좋은 타격 생산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전략이지, 타순의 짜임새를 창조해내고 타선을 환골탈태시킬만한 만능키는 아니다.''' 다시 말해 위에서 언급한 비판도 애초에 강한 2번타자 전략을 만능키같은 전략으로 보기에 나오는 비판이고, 강한 2번타자 전략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한다면 위와 같은 비판은 할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어떤 부분에서 효율적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나, 앞서 말했듯 강한 2번타자는 '''지금 있는 타선에서 더 좋은 타격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지금 있는 타선'이라는 전제조건 아래에서 더 좋은 생산성을 기대하는 것이지, '지금 있는 타선'이라는 전제조건을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타선의 짜임새를 맞추기 위한 선수단 구성이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 문제는 타선을 조정하는 것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고, 이는 육성이나 영입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때문에 강한 2번타자 전략은 '지금 있는 타선'에서 더 좋은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팀 타선이 강해지든 약해지든 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상시 사용이 가능한 전략이며, 그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유행을 탄 것이다. 오히려 타선이 약해질수록 강한 2번타자 전략은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팀에서 더 잘치는 타자가 상위 타선에 있을 수록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고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으니까. 이에 대해 '2번타자가 출루하더라도 그에 비해 반대급부로 약해진 3, 4번타자가 해결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으나, 이 역시 잘못된 반론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마이크 트라웃이 2번을 치고 알버트 푸홀스가 3번을 치면, 트라웃이 높은 확률로 출루를 해 푸홀스 앞에 주자를 깔아주며 이는 하나 적은 아웃카운트로 기대득점 확률을 높여준다. 트라웃이 장타를 쳐서 득점권으로 나간다면 말 할 것도 없다. 반면 둘의 위치가 바뀐다면? 타격 생산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푸홀스는 트라웃 앞에서 출루할 가능성이 훨씬 낮고 이는 자연스럽게 기대득점의 하락으로 이어지며, 트라웃 앞에서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려주는 꼴이 된다. 물론 그런 푸홀스가 출루해서 트라웃 앞에 주자를 깔아주는 점은 분명 더 큰 이득이 되나, '''그런 상황이 발생할 확률 자체가 낮고, 그런 낮은 확률과 요행수에 목매달면 수많은 사례가 증명했듯이 망한다.'''
메이저리그의 사례만 봐도 2017시즌의 지안카를로 스탠튼[6] , 2016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마이크 트라웃과 내셔널리그 MVP 크리스 브라이언트, 다저스의 간판 타자로 떠오르고 있는 코리 시거도 2번 타자에 주로 나왔으며, 역대 신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애런 저지 역시 하위타선-클린업을 거쳐 팀의 최고 타자로 떠올랐을 때 2번 타순에 자리매김했다. 타선의 짜임새가 이미 잘 갖춰진 팀에서도 2번 타자는 그 중에서도 더 잘 치는 타자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이미 강한 2번타자의 효용성은 증명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4. 사례
국내의 사례에서 강한 2번타자의 시초는 1994년 LG 트윈스의 이광환 감독이 김재현을 2번타자로 기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해 김재현은 1번타자였던 유지현의 바로 다음 타석에서 21홈런[7] , 80타점을 기록하면서 홈런 3위, 타점 2위를 기록했고 양준혁과 시즌 막판까지 타점왕 경쟁을 하면서 기존의 2번타자 개념을 탈피한 신개념 2번타자로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거포형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2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 히터를 한 시즌 내내 2번 자리에 고정한 사례는 김재현이 최초이다.
2018시즌 강한 2번타자를 활용한 대표적인 KBO 팀은 SK 와이번스다. 이만수, 김용희 체제를 거쳐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 하에 SK는 기존에 김성근식 스몰볼 스타일을 과감히 버리고 장타력과 압도적인 OPS를 갖춘 '''빅볼'''팀으로의 변신에 성공하였다. 2번 타자에 한동민이 주로 배치되고 상황에 따라 김강민, 나주환 등도 배치되고 있다. 실제로 한동민은 2번 타순에 자리잡으며 '''40홈런-100타점을 달성하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도 이에 해당되는데, 2번 타자를 서면서 팀의 타율과 공포의 테이블 세터라인을 만들어줬다. 허나 손아섭의 2번 기용은 조원우 감독이 강한 2번을 추구해서가 아니라 손아섭이 2번을 편하게 여겨서 나올 배치일 뿐이라서 제대로 된 강한 2번이라 할 수 없다. 조원우 감독은 작전수행 좋다며 타율 2할 7푼이 최대 실링인 문규현을 2번에 쑤셔넣는 전형적인 낡은 감독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감독 재임시절 만일 양준혁이 현역이라면 2번 타순에 놓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양준혁은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으로 높은 출루율을 보장하기 때문에 강한 2번타자론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타자라 볼 수 있다. 그리고 20-20를 4번한 주력도 괜찮은 수준이었다.[8][9] 다만 인터뷰와는 달리 전통적인 4번타자와 5번을 선호하여, 실제 경기에서는 박한이, 박해민, 오지환 등의 팀내 타격에서 3위 안을 차지하지 못하는 타자를 2번에 기용하고, 5번에 박석민, 김현수, 채은성 등의 팀내에서 타격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희 감독도 이 방법을 추구했다. 그래서 새로운 외인 헥터 고메즈를 영입했으나, 헥터 고메즈가 시즌 초반에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7번으로 물러났다. 그 후 이명기의 부진으로 인하여 1번으로 기용됐다.
현역 감독들 중 강한 2번 타자론을 정면으로 부정하던 감독은 2017년의 김태형 감독이 있는데, 그는 2번타자를 그저 1번와 3번 사이를 잇는 좌타자를 넣을 좌우놀이의 수단으로만 쓰며, 2번에 슬러거를 배치하는 일 역시 절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산 좌타자들 중 이 조건에 부합하는 건 팀내를 넘어서 리그 전체에서도 하위권의 타격 스탯을 찍는 오재원과 류지혁, 그리고 주전 자리도 따내지 못하고 있는 정진호 뿐이다. 결국 2번 타순에 팀내 최악의 타자가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2번 타순이 팀 공격 흐름을 무지막지하게 끊어먹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결국 2018년부터는 최주환, 호세 페르난데스 등을 2번타순에 배치하면서 강한 2번타자의 유용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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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 감독 또한 2018시즌 2번 타순에 정훈, '''문규현''', 김동한, 황진수 등을 배치하며 강한 2번 타자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고 결과 또한 대부분 좋지 못하다. 그나마 손아섭이 2번타자를 서면 낫다. 대신 이쪽은 1번 타자가 아주 강한 편.
김한수 감독는 2번 타순에 김상수를 자주 배치시켰는데 결과 역시 좋지 못하면서 약한 2번 타선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김상수를 9번으로 내리고, 구자욱을 2번 타순에 배치한 적도 있으나 빈도를 따져보면 3년 내내 김상수를 발빠르다는 이유로 2번에 배치시켜 전형적이 올드스쿨 감독임을 입증했다.
2018년 시즌에는 장정석 감독이 마이클 초이스를 2번 타순에, 서건창을 3번에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다시 화제가 되었다. 전통적인 의미로 생각하면 펀치력이 대단한 초이스는 3번에,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서건창은 2번에 어울리는 선수이므로 이 타순이 실현되면 본 문서가 설명하는 강한 2번타자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을 듯 했지만 개막전 라인업에서 서건창과 초이스는 테이블 세터로 나오면서 그냥 해본 말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2017년 챔피언이었던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명장병으로 타순이 오락가락 했는데[10] 소 뒷걸음치다 쥐잡는 식으로 강타자 김주찬, 로저 버나디나를 2번에 기용하는 일이 많았다. 투수에 따라 '''나지완'''도 기용하기도하나 앞의 2명에 비해 빈도는 적었다.
2019 시즌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매우 파격적인 선택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바로 박병호를 무조건적인 4번이 아닌 2,3번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키움은 박병호가 2번으로 나올 때 점수를 제일 많이 낼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로 시범경기 첫번째 경기에서 2번타자로 출장했는데, 첫타석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하던 대로 4번 타자에 다시 배치를 한 경기도 있어서 '고정 2번은 아니고 4번보다 앞서서 나오는 경기가 많을 것이다' 정도로 예상하면 될 듯하다. 그러나 박병호는 2번타순에서 23타석밖에 기록하지 않았고 대신 김하성이 2번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팀 내에서 생산성이 제일 좋던 제리 샌즈가 5번으로 기용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다.
2020 시즌에도 맷 윌리엄스감독이 프레스턴 터커를 주로 2번으로 기용하고 있다. 시즌의 2/3를 치를 때 쯤 팀내 홈런 2,3위인 나지완과 최형우의 홈런을 합쳐야 터커보다 겨우 많은 수준. 근데 이 터커의 홈런이 리그 4위이다. 터커도 강한 2번타자로 기억될 것 같다.
종합해보면 알겠지만 일시적인 실험이나 소 뒷걸음질, 좌우놀이가 아니라 명확한 계획과 뚝심으로 강한 2번을 실시한 지도자는 94년 이광환 감독과 2018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끝이다. 미국유학으로 90년대 가장 선진적인 지도자였던 이광환, 외국인인 힐만이 다인 것이다. 결국 절대 다수의 국내 지도자들이 2010년대까지도 고루한 올드 스쿨을 고집하고 있다는 소리다. 다만 장정석 감독이 추구한 강한 2번 박병호 전략이 실패한 것을 볼 때 KBO 리그에서는 마냥 메이저식 강한 2번을 쓸 수는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2번 타자와 4번 타자는 경기를 준비할 때의 루틴이 다르기 때문에 루틴을 중요시하거나 멘탈이 약한 타자는 타순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렵기 때문.
이러한 갑론을박 속에서도 2020 시즌에는 강한 2번 전략을 미는 팀들이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페르난데스를 2번으로 쓰던 두산은 물론이고 손혁 감독의 키움도 팀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김하성이나 이정후를 2,3번에 전진배치해 기용한다. 여기에 다른 팀들까지 합세하여 LG는 김현수, NC는 외국인 타자인 애런 알테어[11] , 롯데는 전준우와 손아섭이 번갈아가며 2번을 치는 등 어느 시즌보다도 상위 타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언급한 팀들 모두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교타자들이 많으나[12] 1번타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 하위타순으로 배치되어 타순이 한 바퀴 돌 때 상위타순에 찬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많이 맡곤 한다. 허문회 감독처럼 장정석의 수석코치였던 감독뿐만 아니라 류중일 감독처럼 잔뼈가 굵은 베테랑 감독들까지도 변화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더 나아가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부상자가 워낙 많아 어쩔 수 없이[13] 매 경기 전의 타격 컨디션과 데이터에 따라 타순을 바꾸는 극단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14] 7월 6일 기준으로 4위에 올라서며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군과 2군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좋은 김동엽이 2번으로 출장했다. 6월 29일 기준으로는 타순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큰 변화는 주지 않으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자욱을 2번에 배치한다. 인터뷰에 따르면 삼성에서 4번 타자는 네 번째 타자일 뿐이라고 하였고, 1번 타자는 출루율, 2번 타자는 장타력, 3번 타자는 타율, 4번 타자는 클러치 능력을 고려하여 타순을 배치한다고 한다. 김상수-구자욱-살라디노-이원석의 순서로 배치하고 있다. 강한 2번 타자에 대한 확실한 철학이 돋보인다. kt 역시도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조용호를 톱타자로 기용하고, 2번에 황재균을 기용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조용호가 1번타자로 나가서 끈질기게 승부를 하면[15] 다음 타자인 황재균 상대로는 빠른 승부를 이어갈려 하기때문에, 황재균의 클러치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었고, 거기에 전반적인 스탯도 올라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 타이거즈에서도 타격감이 매우 좋았던 김선빈이 2번타자를 주로 맡았고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진 시기에는 팀내 최고 수준의 타자인 프레스턴 터커를 2번 타자로 기용했다.
번트 등 작전수행능력을 중시하는 올드스쿨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일본프로야구에서도 2017년의 카를로스 페게로, 2019년의 사카모토 하야토나 오타 타이시[16] 등 강한 2번타자 전략을 쓰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이 중에서 사카모토는 현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커리어 초반에는 희생번트를 대는 타자로서 활용하기 위해 2번 타자로서 배치됐고 30홈런을 친 시즌이 있었던 뒤에도 여전히 그랬지만 브레이크아웃 시즌을 겪은 후에는 희생번트 갯수가 시즌 전체를 통틀어 1개 이하로 줄어들면서도 계속 2번에 배치되어 강한 2번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 몇몇 팀들에서는 최고타자를 1번으로 쓰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다.[2] KBO 기준 1회는 경기수와 같은 144번 맞이한다.[3] 타자는 '''신''', 투수는 '''병신'''.[4] 게다가 한일 양국에서나 4번을 최고라 생각하지 미국에서는 3번이 전통적인 최고 타자 자리이다. 심지어 베이브 루스는 4번을 치던 루게릭에게 넌 그래서 4번밖에 못치는 거라고 비난하기도 하였다. 최고타자는 4번이 아니라 3번이라는 전제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발언[5] 50홈런급 거포지만 주루능력은 떨어지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나 애런 저지가 돌아가면서 2번을 맡았던 뉴욕 양키스나, 리그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을 2번에 고정하고, 4번타자에 단 한 번도 20홈런을 친 적 없는 수비형 유격수인 안드렐톤 시몬스를 올리는 LA 에인절스 등이 있다.[6] 시즌 중반부터 2번 타자로 고정 선발출전, 현지시간 9월 23일 경기 기록을 합쳐서 2번 타자로 출장했던 103경기에서 45홈런을 기록 중이다. 디 고든의 주루 능력 때문에 스탠튼에게 속구를 던지는 비율이 높아졌고, 적극적 해결 능력을 요하는 3-4-5번의 클린업 트리오에 있던 때보다 더 편안하게 타석에 임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7] 이 당시는 20홈런만 쳐도 엄청난 거포소리를 듣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김재현의 홈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 야구장이었다.''' 이 기록은 kt wiz의 강백호가 갱신하기 전까지 고졸 선수의 데뷔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참고로 유지현도 1번 타자로서 15홈런을 기록하였다.[8] 그러나 양준혁의 통산 도루 성공률은 60%대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록을 위해서 무리하게 뛴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9] 근데, 앞서 말한 양준혁은 이 양반 때문에 2010년에 은퇴를 했다..[10] 그거 강한 2번을 선호하는지 그저 실험을 한 건지 알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타격 생산력이 최악인 강한울을 번트 대는 용도로 2번 타순에 자주 기용했던 편이다. 2019시즌 팀 내에서 가장 못치는 타자를 1번에 기용하는 걸보면 김기태 감독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타순을 짠다는 걸 알 수 있다.[11] 영입 때부터 걱정했던 것처럼 컨택이 안 좋아 초반 타율이 낮아서 강한 2번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성적과 무관하게 애초에 이동욱 감독은 시즌 개막 때부터 알테어를 2번에 배치했으니 강한 2번을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알테어 본인이 영 좋지 않은 모습을 계속 보이자 알테어를 하위타순으로보내는 대신 박민우-이명기의 전통적인 방식의 테이블세터로 시즌 초반을 치르고 있다.[12] 그 중에서는 롯데가 그나마 없는 편. 백업들은 작전 수행 능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들 역시 출장하더라도 하위타순에 배치된다.[13] 인터뷰에서 고정 라인업을 쓰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14] 55경기 기준 54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15] 조용호는 현재 KBO 리그 타석당 투구수 1위이다.[16] 2번타자로 주로 나와 20홈런을 쳤고, 타율도 .289로 준수해 보였으나 볼삼비가 처참해서 OPS가 .776이다. 팀내 규정타석 OPS 4위를 기록하면서 좋은 전략이었는지는 의문.(1위는 3번타자 콘도 켄스케, 공동 2위가 1, 4번으로 주로 나오던 니시카와 하루키와 나카타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