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AFC 아시안컵 호주/결승
- ● : 부상
1. 경기 전
양팀 모두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지난해 월드컵 결승전 당시의 독일과 아르헨티나 못지 않은 만큼,[1] 물러설 수 없는 불꽃 튀는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서 아시아 축구 연맹 가입 이후 첫 우승을 노림과 동시에 자국내에 축구 붐을 일으키는 촉진제로 삼으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반세기만의 우승을 이룩함으로서 아시아의 맹주라는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한편, 이 대회로 얻은 수확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계기로 삼으려고 할 것이다.
한편,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번에 우승하면 자유당 시절 이후 처음이에요!"'''라고 유머섞인 멘트를 했다.[2]
결승전의 중계가 SBS와 MBC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차두리, 호주의 마크 브레시아노가 이 경기를 끝으로 모두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는다. 그러므로, 이들의 마지막을 위해서라도 두 팀은 최선을 다해서 우승 트로피를 노릴 것이다. 하지만, 결국 희비는 엇갈리는 법이다. 과연, 누가 화려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나게 될지 매우 기대가 된다.
몇몇 대한민국의 축구팬들 사이에는 유로 2004에서 그리스가 개최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2번 연속으로 (조별리그, 결승전) 꺾고 우승을 했던 일이 언급되고 있다. 호주가 당시 유로 2004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포르투갈처럼 현재 첫 AFC 아시안컵의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리스와 대한민국이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다. 물론, 대한민국이 우승을 해도 당시 국제대회에서 아무런 성과를 못내다가 뜬금없이 유럽의 강호들을 모두 꺾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그리스만큼의 엄청난 충격은 아닐테지만...
한편, 결승전의 심판이 이란 출신 심판으로 결정되었다. 조예선 2차전 쿠웨이트전을 맡은 이란인 주심인데, 원래 이란 심판들은 한국에다 불리한 판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심판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옐로카드를 3장을 줬다. 더구나 호주가 UAE와의 경기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얼렁뚱땅 넘긴 전적 때문에 일각에서는 편파판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여담으로, 원래 이 경기는 위에 각주에서 언급한 1956년 AFC 아시안컵의 우승 멤버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계시는 박경호 옹께서도 결승전에 직접 관전을 하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비행기 표등 각종 지원을 해서 우승의 순간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보게 되었다.
2. 경기 내용
- Man of the Match : 트렌트 세인즈버리(AUS)
2.1. 전반전
전반 2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크게 떠버렸다. 슛 시도 동작에서 예디낙과 충돌하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전반 5분, 호주의 오른쪽 진영에서 돌파하던 박주호를 이반 프라니치가 손으로 잡아 경고를 받았다. 이어진 프리킥은 호주 수비가 걷어냈다.
전반 7분, 마크 밀리건이 장현수에게 달려들어 공을 뺏은 직후 걸려 넘어지면서 프리킥을 얻었다. 예디낙의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넘어가 윗그물에 맞았다.
전반 22분, 돌파하던 김진수에게 마시모 루옹고가 영 좋지 않은 태클을 날려 프리킥을 내주었다. 기성용의 프리킥을 곽태휘가 머리를 갖다댔으나 너무 일찍 방향을 틀어서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직후에 이어진 호주의 역습 찬스에서 팀 케이힐이 곽태휘를 앞에 놓고 강슛을 날렸으나 김진현이 선방했다.
전반 35분, 로비 크루스가 한국의 왼쪽 진영에서 돌파할 때 손흥민이 붙어서 피지컬로 밀어서 공을 따냈다. 몸끼리 충돌했기에 프리킥이 주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주심은 그냥 넘어갔다.
전반 36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왼발 발리슛으로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37분, 차두리가 빠르게 오른쪽을 뚫어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이를 논스톱 오른발로 슈팅했으나 뒤에서 커버하러 온 루옹고가 슬라이딩으로 막았다.
전반 40분,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제이슨 데이비슨이 장현수를 따라다니며 손으로 잡아 경고를 받고 프리킥을 내주었다. 페널티박스 안이었다면 페널티킥이 주어질 상황이었다. 이후 프리킥은 기성용이 찼으나 너무 약하게 띄워차서 매튜 라이언이 쉽게 잡았다. 강하게 찼으면 순식간에 골문에 꽂힐 수 있는 거리였기에 이후 한국에게 아쉬운 장면으로 남았다.
전반 44분, 세인즈버리가 루옹고에게 전진패스를 넣었고 루옹고가 간결한 퍼스트터치 이후 기습적으로 낮게 깔아차 대한민국의 골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이번대회 첫 실점이었다. 바로 옆에 기성용이 붙어있었으나 루옹고가 볼트래핑을 기성용의 반대쪽으로 빠르게 쳐놓았고 슈팅 타이밍도 매우 빨랐기 때문에 기성용이 미처 수비할 틈도 없었다.
한국은 분명 호주보다 골찬스를 많이 잡았지만 1-0으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다.
2.2. 후반전
후반 13분, 스피라노비치가 남태희를 팔로 쳐서 경고를 받았다. 이후 프리킥에서 기성용의 크로스를 곽태휘가 헤더를 했으나 약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후반 14분, 로비 크루스의 스루패스 한방에 뒷공간이 열렸고 매튜 레키가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김진현이 쳐냈다. 직후 이어진 코너킥에서 루옹고의 크로스를 세인즈버리가 헤더슛을 날렸으나 옆으로 벗어났다.
후반 17분, 호주는 팀 케이힐을 빼고 토미 유리치를 투입, 한국은 남태희를 빼고 이근호를 투입했다.
후반 21분, 로비 크루스가 드리블을 하다가 발을 잘못 디뎠는지 갑자기 왼쪽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한국 관중들은 시간끌기로 여겨 야유를 보냈다. 크루스는 잠시 후 제임스 트로이시와 교체되었다.
후반 26분, 한국은 박주호를 빼고 한국영을 투입했다.
후반 27분, 프라니치가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김진수와 충돌한 후 통증을 호소했고 잠시 후 매트 맥카이와 교체되었다.
후반 38분, 손흥민이 세인즈버리에게 반칙을 당해 프리킥을 얻었고 먼거리에서 직접 처리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39분, 기성용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아무에게도 맞지 않고 라이언 골키퍼에게 안겼다.
후반 40분, 트로이시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왼발 슛을 했으나 벗어났다.
후반 42분, 한국은 마지막 교체를 단행했다. 이정협을 빼고 김주영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수비수인 김주영과 교체를 하고 센터백 곽태휘를 전방으로 올리는 사상 초유의 모험수를 두게 된다!
후반 45분, 추가시간 3분이 선언된 후 김영권이 전방으로 공을 띄웠고 헤딩 경합 도중 떨어진 공이 한국영-기성용-손흥민 원터치 패스로 이어졌고 손흥민이 치고 들어간 후 가까운 골대 좁은 각도로 골을 성공시켰다. 공을 막았어야 할 매튜 라이언의 오른팔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아래에 머물러있었다. 아마 자신의 오른쪽에 슈팅 각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한 듯. 골이 터진 직후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펜스를 넘어 한국팬들에게 안기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었다.
2.3. 연장전
연장 전반 9분, 호주의 크로스를 김진현이 쳐낸 것을 예디낙이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대 위로 떴다.
연장 전반 11분, 손흥민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진수가 빠른 크로스를 올렸으나 라이언 골키퍼가 쳐냈다.
연장 전반 12분, 데이비슨의 크로스를 유리치가 헤딩했으나 옆으로 벗어났다.
연장 전반 14분, 김영권이 공을 걷어냈으나 달려오던 유리치의 몸에 맞고 호주의 소유가 되었고 이후 페널티박스 바깥 측면에서 김진수와 유리치가 공을 소유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가 이걸 김진수가 결국 놓친 나머지 크로스로 이어지고 말았고 김진현이 이를 쳐냈으나 하필 이 공이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굴러가며 실점했다. 이것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 김진현의 뛰어난 감각에서 나온 펀칭으로 막아낸 것이 공교롭게도 트로이시에게 굴러가고 말았다. 김진현이 쳐내지 않고 흘렸어도 어차피 쇄도하던 데이비슨이 건드리면 골이 될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참 아쉬웠던 상황.
연장 후반 8분, 기성용이 좋은 슈팅 찬스를 잡아 왼발 슛을 날렸으나 수비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연장 후반 14분, 기성용이 먼거리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라이언이 쳐냈다.
연장 후반 15분, 호주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이 투입되어 이근호에게 찬스가 왔으나 스피라노비치가 한발 빨리 걷어냈다. 이 직후 경기가 종료되었다.
3. 경기 후
27년만에 올라온 결승에서 비록 연장전에 결승골을 내주고 호주가 안방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걸 허용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홍명보호의 엔트'''으리'''축구 등의 그릇된 실책으로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던 한국축구를 신태용이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보통 패배를 두고 언론이 "졌지만 잘 싸웠다" 식의 기사를 내다가 비난받기도 했지만, 이 경기는 정말로 졌지만 잘 싸운 경기라는 평.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외국인 감독 아니면 안 된다는 편견 및 고정관념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뿌리박히기 시작했다는 인식도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에 수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거쳐갔지만, 현재진행형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제외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사람은 거스 히딩크 감독 뿐이다. 게다가 국내 감독일지라도 비록 말 많고 탈 많지만 허정무 같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낸 케이스도 있으니 만큼 일반화 하기에는 곤란하다.
한편, 이번 AFC 대회의 MVP, 골든글러브, 페어플레이상을 호주 선수들이 다 쓸어가자, 한국 축구팬들은 뒷목을 부여잡았다. 아무리 우승 프리미엄이 있어서 그렇다고 쳐도, 수치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호주 선수들이 MVP, 골든글러브, 페어플레이상을 모두 쓸어간 것. 결승전에서만 2실점에 그친 김진현을 제치고 골글을 받았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할 정도.
특히 호주의 페어플레이상 수상에는 여러 네티즌들이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4] 호주는 이번 경기만도 옐로카드 5장을 받은데다가 대회 전체에서 옐로카드를 총 12장이나 받았다. 이런 호주팀에게 페어플레이상을 준다는 것은 마치 김정은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과 같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 하지만 4년 후의 대회인 2019년 대회에서 첫 경기 상대인 요르단에게 한 골을 쳐맞은 것도 모자라, 8강전에서 개최국 UAE에게 또다시 한 골을 얻어쳐맞음과 동시에 멘탈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중동축구의 특산물인 침대축구로 보복당하며 캥거루 복싱축구의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어찌됐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은 다음 대회로 미뤄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골을 넣은 마시모 루옹고는 QPR로 이적해 한국 선수인 윤석영을 만나게 된다.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뛴 제이슨 데이비드슨은 5년 후 울산 현대로 이적하며 한국과의 연을 이어갔다. 또한 울산에 있던 이근호와 적에서 동료로 만나게 되었다.
4. 둘러보기
[1] 당시 독일은 24년만의 4번째우승(과 통일 후 첫 우승)을, 아르헨티나는 28년만의 우승과 독일으로부터 24년전 결승전에서의 패배, 전전 대회에서의 안타까웠던 패배와 전대회에서의 참패를 되갚아주고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2] 실제로 1960년 AFC 아시안컵은 10월에 개최되었기 때문에, 자유당은 실질적으로는 껍데기만 남고 권력을 잃은 허수아비 신세였다. 여담으로, 2015년 1월 기준으로 현재, 당시 1956년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선수 중에서는 박경호 옹과 1960년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선수 중에서는 박경화 옹, 김선휘 옹, 이은성 옹. 이 4명만 남고 모두 고인이 되었다. 그리고 박경호 옹은 1956년 AFC 아시안컵에 참여한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다'''.[3] 손흥민의 동점골 직 후 한 말이다.[4] 하지만 7달 전의 더 큰 대회에서도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팀이 이 팀이었던 선례를 보면 이걸 보고 배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