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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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돼지의 등뼈와 목뼈 부위를 이용하여 만드는 탕. 칼칼하면서도 구수하고 약간 걸쭉한 국물이 포인트.[2]
2. 상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뼈 국물 요리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비슷하게 뼈를 이용한 국물 요리인 설렁탕이나 곰탕과 비교하면, 돼지 특유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들깨가루를 필두로 향신료와 양념이 가득 들어가 붉게 물든 국물에 매콤한 맛이 차별점인 요리. 이렇게 붉은 국물을 내는 요리 중에는 육개장도 있으나, 육개장보다 고기의 식감이 확연히 살아나기 때문에 돼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좋아한다. 또한 특유의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덕에 해장에도 좋고, 뼈 있는 치킨을 뜯어먹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고기를 뜯어먹는 맛에 인기 있는 음식이다.
외국인들[3] 도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이다. 한국 여행을 다녀온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나열해 보라고 하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4] 부드러운 식감의 등뼈 고기, 그리고 보기보다는 맵지 않고 특유의 감칠맛이 강한 국물이 그 이유인 듯하다. 특히 감자탕과 비슷하게 돼지 등뼈로 우려내는 돈코츠 육수에 익숙한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코리아 타운 등지에 감자탕 식당이 다수 입점해 있으며, 숙취 해소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리법 또한 현지화한 것이 아닌 한국식 조리법 그대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감자탕도 있는데, 뼈가 들어가 있지는 않고 그저 뼈에 붙은 고기를 잘 발라서 아주 달달한 고추장국 비스무리한 국물에 끓인 거다. 들깨가루나 깻잎은 없지만 감자는 있다. 동남아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은데, 필리핀 같은 나라에는 비슷한 요리가 있다고 하니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먹을 때마다 뼈를 발라야 하는 것이 곤혹스러워서 먹기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뼈를 발라내는 것이 다소 힘들지만, 돼지 뼈 마디를 먼저 분리하고 사이에 속살을 파내어 먹는데 익숙해지면 비교적 먹기 쉽다.[5] 묵직한 뼈 사이에 살코기가 뭉텅이로 들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가시가 박혀있는 생선류와 비교하면 먹는 데 큰 불편은 없는 편이다. 그냥 뼈를 하나하나 발라가며 먹는 방법도 있고, 뼈에서 잘 발라지는 살은 떼서 국에 다시 넣고 뼈를 골라 낸 다음 국에 밥을 말아서 순살과 같이 먹는 방법도 있다.
식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지만, 가정에서 해먹기에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서 주부들이 기피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감자탕은 육수도 육수지만 뼈에 붙은 고기도 핵심인 요리이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 끓여야 한다. 제대로 끓이지 않으면 고기가 질기고 뼈에서 잘 뜯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부류의 요리가 으레 쓸 수 있는 '기성품 육수'를 사용한다는 선택지도 위에서 언급한 고기 문제 때문에 감자탕에서는 쓰기 어렵다.
대부분의 감자탕집에선 감자를 넣지 않고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것을 '''뼈(다귀) 해장국'''이라고 이름 붙여 팔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뼈해장국은 1인분 버전이고, 감자탕 쪽이 다인분이다. 다인용 요리가 으레 그렇듯 감자탕 쪽이 양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기에 가성비는 뼈해장국이 더 낫지만, 감자탕은 감자, 당면, 깻잎 등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고명이 더 풍성하고, 라면사리, 떡, 수제비 등의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즐길 수 있다. 또 뼈해장국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국밥의 느낌이 강하다면, 감자탕은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 가능하다.
고기 찍어먹는 소스를 따로 주는 집도 있는데, 대체로 겨자 또는 고추냉이를 베이스로 한 소스이다.
오래 끓일수록 맛이 깊게 우러나오는 뼈 국물 요리인 관계로 24시간 풀로 끓이는데, 가게를 닫고 국물만 끓이긴 뭐하니 결국 대로변에서 24시간 영업을 주로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24시간 식당인 또 다른 요리가 설렁탕과 국밥. 맛이 좋은 감자탕집은 여타 국밥집들과 마찬가지로 밤새 술을 마신 다음 해장술을 하러 들르는 주당들 덕분에 새벽에도 장사가 잘 되는 편이다.
3. 요리법
돼지 등뼈와 우거지, 시래기, 깻잎, 들깨가루, 된장, 고추가루, 감자, MSG 등을 넣어서 만든다. 몇몇 집에서는 초피, 배초향,배추를 넣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된장이 모든 맛을 책임지기 때문에 조리법은 의외로 간편한 요리다. 물론 모든 우려내는 요리가 그렇듯, 시간은 오래 걸리는 편. 첫째로 등뼈를 삶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둘째로 뼈라는 특성상 먹을 수 있는 양에 비해 부피가 굉장히 커서 자취생이 일반적으로 구입하는 작은 냄비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삶은 뼈를 큰 냄비에 넣고 끓여야 하는데, 고기가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흐물해지고 국물 맛이 진하게 배려면 꽤 오랜 시간을 끓여야 한다. 다만 된장이라는 조미료 자체가 워낙 맛이 진하기 때문에, 오래 끓이기만 하면 요리 솜씨가 없어도 어지간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다. 간이 약한 음식의 경우 요리 솜씨가 부족한 사람이 만들면 엉망이 되기 쉽다는 점과는 대조적인 케이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돼지고기와 야채를 아예 안 넣고 인스턴트 사골 국물에 된장 풀고 들깨가루, 고춧가루만 넣고 끓여도 어느 정도 먹을 만한 물건이 탄생한다. 다만 이럴 경우 돼지기름에서 배어나오는 감자탕 특유의 국물 맛과는 거리가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으려면 돼지 등뼈 말고 돼지고기를 아무 부위나 사서 된장 또는 시판되는 된장찌개 양념 팩을 넣고 푹 끓여준 다음 들깨가루, 고춧가루, 청양고추, 깻잎 등 추가 재료를 비율 따위 신경 안 쓰고 듬뿍 넣기만 해도 굉장히 맛있는 해장국이 완성된다. 이 경우 압력솥 등의 본격적인 요리도구도 필요 없고 재료 손질에 시간도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등뼈를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
4. 서민적 가격
돼지 등뼈가 소매가 국내산 기준으로 1kg에 3000원 정도밖에 안 하는 엄청나게 싼 부위인 관계로 뼈해장국은 시내에서 대개 7천원에서 9천원 사이의 가격인데, 그 가격에 비해 고기와 우거지, 시래기 등 맛있는 건더기가 넉넉하게 들어가서 서민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로 배추값 폭등사건 등으로 채소값이 오르자, 채소 건더기는 매우 적어지고 등뼈 건더기는 언제나와 같이 풍족한 경우도 발생. 반대로 구제역 때문에 고기가 줄어들고 채소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주요 재료의 원가가 진짜 가격이 안 올라가는 녀석인 데다가[6]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프렌차이즈 식당들도 많은 편이다.
이런 원재료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양심적인 식당이라면 아무리 비싸게 잡아도 15000원 남짓을 넘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식당들은 폭리를 취하기 위해서 보통 감자탕 가격의 2~3배 정도 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으니, 감자탕의 질과 가격을 정확히 따져보면서 먹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이다.
프랜차이즈 식당에 가면 커피나 사탕,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돼지 냄새와 향신료로 인해서 입이 텁텁해진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인데, 요새 이런 서비스를 주는 식당이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인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매력적인 부분. 다만 냄새를 잡는 데 자신이 있거나 번화가에 있는 집에는 이런 것이 없다.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나 자취생 등등은 인터넷으로 조리 혹은 반조리된 감자탕/뼈해장국을 사도된다. 1kg당 5~6천원 선에 올라오는 편으로 국물을 고려해도 싼 편이니, 먹고 싶지만 먹기엔 애로사항이 생기는 사람들은 구매를 고려해보자.
5. 이름의 기원
알다시피 분명 고기가 메인이나, 이름은 감자탕이어서 어리둥절한 요리이다. 심지어 고기 다음으로 많이 들어가는 건 우거지와 깻잎을 비롯한 야채인지라 더더욱 이상하다. 식당마다 다르긴 해도 감자는 많아야 한 사람 앞에 하나씩 돌아갈 정도로만 넣거나, 그나마도 손님들이 고기만 거의 다 먹고 감자는 남기는 경우가 많아 구색 맞추기로 한두 개만 넣고는 원하는 손님들에게만 더 넣어주는 경우가 많다. 아예 일부 식당은 감자가 안 들어가기도 한다. 더 이상 닭의 갈비 부위로 요리하지 않는 닭갈비처럼 이름과 실제가 다른 한국 요리 중 하나.
영어로 직역하면 명칭과 실제 요리가 전혀 매치가 안 되기 때문에 직역은 잘 하지 않는 편. 외국의 한식당이나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 유튜브 등지에서는 보통 Pork Bone Soup, 즉 돈골탕, 돼지뼈탕으로 표기하고 있다. 표준화된 표기는 Pork back-bone stew.
이처럼 감자는 적은데 이름이 감자탕인 것 때문에, 어원에 관해 여러 이론이 펼쳐지는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감자탕의 어원에 대해 명확한 답은 나와있지 않는 상황'''이며, 몇 가지 설이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돼지뼈의 부정적인 의미를 감추기 위해 감자를 내세웠다는 설과, 고기가 귀한 시절에 먹기 힘든 부위의 약간 남은 살과 뼈로 우린 국물에 감자를 넣어 끓여 먹던 것을 감자탕이라 불렀으나, 고기가 흔해지고 오히려 감자 파동 등으로 감자를 비롯한 야채의 가격이 높아지자 주객이 전도됐다는 설 정도가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잘못된 민간어원'''으로는 감자가 원래 돼지 등뼈를 뜻하는 말인데[7] , 채소 감자로 알아듣고 감자를 넣어서 끓여보니 맛이 괜찮아서 감자를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 탕요리가 되었다는 '''유언비어'''도 있다. 민간어원설의 대표적인 예.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설로, 돼지 등뼈를 감자 혹은 감자뼈로 불렀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가 없다. 표준어는 물론이고, 돼지 등뼈나 돼지, 고기, 뼈를 의미하는 방언으로서의 '감자'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감자뼈'는 감자탕에 들어가는 등뼈를 일컫는 말로 쓰이는 예가 발견되나, 감자탕 이외의 영역에서 감자뼈라고 부르는 경우는 없으므로 "감자탕에 들어가는 뼈"라서 감자뼈가 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요점은 '''감자뼈를 써서 감자탕이 된 게 아니고, 감자탕에 들어가니까 감자뼈라고 불리게 됐다는 소리.''' 참고 기사(시사iN), 저자가 직접 올린 글.
오래 전 딴지일보에서 '감자뼈'설을 검증한 적이 있는데,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에 따르면 양돈협회와 육가공 종사자 모두 '돼지에는 감자라는 부위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자뼈' 설은 감자탕집에서 떠돌던 민간어원이 마치 잘 알려지지 않은 지식인 것처럼 둔갑한 사례가 확실해 보인다. 딴지일보 기사. 그 외 문화일보의 기사에서도 '축산 전문가들도 감자뼈라는 이름의 돼지뼈는 없다고 한다.'며 감자뼈설을 부정한다. 취재나 조사에서 '감자뼈' 설이 맞는 것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 감자뼈 설의 근거는 네티즌들의 카더라식 썰뿐이다. 문화일보 기사.
이러한 낭설이 퍼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맛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돼지 등뼈의 골수를 감자라고 불러서 감자탕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잘못 전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감자탕 프랜차이즈점에서도 감자뼈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감자 가격이 작은 것 하나에 1000원 이상 할 정도로 폭등했을 때, 감자탕에 감자 양이 줄어들자 이에 대해 물으면 이런 설명을 해주는 가게가 많이 생겼다. 인터넷에 한 번 퍼뜨려버린 무책임한 루머를 TV 같은 주류 미디어에서 무비판적으로 채택할 때, 얼마나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지 보여주는 예이다. 식샤를 합시다 2 3회(15.4.14 방영분)에서도 윤두준이 뼈가 어원이라고 소개를 하였다. 3대천왕에서 백종원 역시 그랬다. 이렇게 한국인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지라, 한식을 소개하는 외국 방송이나 해외 유투버들도 감자탕이 감자뼈에서 유래했다고 언급하며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전한다.
또 다른 설로는, 중국에서 양 등뼈를 고아서 먹는 갈자탕이 유입되었고, 국내에선 양이 흔하지 않아 돼지뼈로 재료가 바뀌면서 이름도 바뀌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음식의 비주얼도 비슷하고 발음도 유사하고, 감자탕이 중국인이 많이 들어오던 시기(개화기), 한국식 중국 음식이 시작된 곳(인천)에서 시작되었다는 점(1, 2) 등을 근거로 드는데, 개인 블로거의 독자 연구로서 신빙성은 낮다.[8]
확실한 것은 감자탕이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계기는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원당감자탕'이나 '참이맛 감자탕', '조마루 감자탕' 처럼 프랜차이즈 감자탕 가게들이 브랜드명에 요리 이름을 '감자탕'이라고 쓰면서 감자탕이라는 요리 이름이 전국적으로 쓰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전에는 감자국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렸다. 70년대 정부종합청사 뒤 내자시장이나 광장시장, 동대문시장 등지에서 커다란 대야에 뼛국물을 끓이면서 위에 포슬포슬하게 삶은 감자를 한 개씩 넣어서 국을 말아주던 것이 원래의 감자국이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영업해오던 감자탕집의 경우 프랜차이즈 대비 감자가 크거나 감자가 좀 많이 들어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감자가 많아지면 프랜차이즈 감자탕보다는 국물의 점도가 다소 높은 스튜와 같은 상태가 된다는 차이가 있다.
'감자국'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설이 있다. 그 당시의 '감자국'도 일단 주재료는 뼛국물이었으므로, 주재료의 이름으로 불렀다면 돼지뼛국 정도가 적당한 이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돼지뼈는 설렁탕 등에 사용되는 소뼈에 비해 천대받는 재료였다. 그리고 냉장고 보급이 일천했던 70년대까지 돼지고기는 식중독 사고의 주범이였고, 여름철 돼지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 할 정도로 기피되는 음식이었다. 따라서 음식 이름에 돼지뼈를 언급하는 것 역시 기피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오히려 '감자국'이라고 이름을 붙여 거부감을 줄이고자 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이 이름이 80년대의 '감자탕'의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널리 정착했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결론을 내보자면, 감자탕에 들어가는 뼈 부위가 감자뼈라서 감자탕이라는 주장은 틀린 내용이고, 감자가 주재료에서 밀려났다는 설과 돼지뼈가 재료로서 천대받던 시절 주재료인 돼지뼈를 감추고 감자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웠다는 설 정도가 '감자탕'의 어원에 대한 주요 설이다. 그리고 어원이 무엇이든간에 '감자탕'이라는 명칭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계기는 감자탕 음식의 프랜차이즈화가 이뤄지면서부터다.
6. MSG?
일부 사람은 MSG 사용을 문제 삼기도 한다. MSG는 감칠맛을 내는 물질이지 무언가 고유의 맛을 내는 물질이 아니므로 "MSG를 빼고 감칠맛나는 육수를 쓰면 되잖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MSG는 글루탐산의 맛을 내는 물질이고, 감자탕의 주재료인 돼지뼈는 '''이노신산'''의 맛만을 낸다. MSG를 빼고 돼지뼈 육수를 백날 천날 진하게 우려 때려부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감자탕의 맛은 나지 않는다. 의심이 간다면 집에 있는 곰탕을 소금간 없이 먹어보면 된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끓인 MSG 없는 곰탕의 맛이 바로 순수한 이노신산 국물의 맛이며, 비슷한 요리로는 곰탕, 설렁탕, 돼지국밥, 닭곰탕 등이 있다. 모두가 알겠지만 이 국물에 소금간이나 양념을 아무리 해도 우리가 기억하는 감자탕의 맛은 나지 않는다. 그것이 글루탐산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다.
이 문제와 가장 맞닿아있는 음식이 일본의 라멘이다. 주재료인 돼지뼈, 닭뼈의 이노신산의 진한 맛에 지지 않기 위해 가쓰오부시, 조개, 멸치, 정어리, 다시마 등을 말 그대로 때려붓고, 독창적인 맛을 추구하는 가게는 아예 토마토를 넣기도 하는데, 이 식자재들이 바로 글루타민산이 풍부한 재료다. 이렇게 글루타민산을 보충을 하기 때문에 잘 만든 돈코츠 라멘의 국물 맛은 감자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감자탕이 일본인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여기까지 읽으면 "그럼 라멘처럼 감자탕도 육수를 내면 되잖아?"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러면 '''비싸진다.''' 테이블 순환이 빠르고 반찬를 주지 않는 일본의 라멘집과 달리, 한국의 감자탕집은 전골 요리라는 특성 상 느긋하게 끓이면서 먹는 음식인 데다 반찬도 푸짐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국물을 냈다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돈은 들겠지만 멸치, 다시마 육수를 먼저 내고 그 뒤 감자탕을 끓이면 글루타민산과 이노신산이 잘 조화된 맛있는 감자탕이 나올 수 있긴 하다.
물론 한국도 조미료를 넣지 않고 신념을 가지고 운영하는 감자탕집도 존재한다. 프랜차이즈나 번화가 식당은 가맹비, 임대료 때문에 그러지는 못하고 대개 허름한 골목이나 시장 구석에서 수십 년간 장사를 이어온 곳들 가운데서 드물게 발견할 수 있다. MSG는 건강에 문제가 되지도 않는 것이 확정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 MSG를 쓰지만.
7. 기타
- 순댓국과 마찬가지로, 먹고 나면 이에 들깨가루가 많이 낀다. 먹은 후 반드시 양치질이나 수돗물로 가글을 하자. 특히 애인이나 상사 앞에선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이를 인식하였는지 껍질을 벗긴 들깨가루를 쓰기도 하는데, 고소한 맛은 본래보다는 못한 듯.
- 약간 복불복이 적용되는 음식이다. 시킬 때마다 고기가 듬뿍 박혀있는가 하면, 고기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같은 음식점에서 시켜도 이런 경우가 나온다. 아무래도 끓이는 과정에서 고기가 풀어지기 때문인 듯 하다. 고기만 먹는 맛에 먹고 싶다면 등심이 더 낫다.
- 거의 모든 감자탕집을 가면 라면사리 추가가 있는데, 모든 라면사리가 들어가는 탕 요리가 그렇듯 사리를 끓이고 나면 밀가루가 녹아 국물이 탁해지고 짜진다. 담백한 국물을 원한다면 라면사리를 넣지 않는 것이 좋다.
- 혼밥보다는 가족 단위나 단체로 많이 찾는 음식인 편이고,[9] 그래서 좀 규모가 있는 감자탕집에는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미니 실내 놀이터가 딸려있는 경우가 많다. 키즈카페에 있는 미니 정글짐과 구형 전자오락기 몇 개가 놓여 있는 정도.
- 양념에 된장이 들어간다는 걸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된장이 맛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만 된장 맛과는 완전히 같지 않아서인지, 된장국을 잘 못 먹거나 된장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도 모르는 상태에선 감자탕은 잘만 먹는 경우가 간혹 있다. 알고 나서도 감자탕은 끝까지 잘 먹는 경우도 있지만.
- 인기가 좋은 음식이다 보니 여러 레토르트 제품도 나왔고 온라인 마켓에서 주문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심지어 감자탕 양념 시판 버전까지 나온다.
- 농심에서 이 요리를 모티브로 한 감자탕면이 있다. 국물에서 감자탕 맛이 조금 났으며, 면에도 감자 성분이 들어있었다. 단종됐다 2017년부터 다시 생산 중.
- 제주에는 돼지 등뼈로 우린 육수에 감자 대신 무를 넣고, 메밀가루를 풀어 심심하게 끓여낸 접작뼈국이라는 향토 음식이 있다.
-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동에는 응암동감자국거리가 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800m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80년대부터 유명했지만 지금은 업소가 4곳 정도로 크게 위축된 곳이라 한다.
- 고유정이 공판 과정에서 변론에 이용한 음식이 되어 그 후 '감자탕'은 조금 묘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뼈 무게' 등을 검색한 이유가 현 남편의 보양식으로서 감자탕을 끓이기 위해 찾아봤다고 주장한 것. 물론 감자탕은 보양식이 아니다.
- 2019년 성폭행 재판 중 감자탕집에서 처음 만난 남성 접시에 고기를 덜어준 여성의 행동을 성관계 동의로 해석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며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기사. 하지만 기사에서 제목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뽑아 판결의 핵심 논점을 흐리게 하고 뭇사람의 오해를 사게 한 측면이 크다. 해당 판결이 무죄가 나온 것은 감자탕을 덜어준 호의를 동의로 해석했기 때문이 아니라 강간죄의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위 사건에서 동의 여부는 강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재판부에서 부수적으로 판단한 내용에 불과했다.
[1] 다인분으로 판매될 때는 감자탕, 1인분씩 뚝배기에 담겨져 나올때는 저 명칭이다. 요리 자체는 동일하다.[2] 요즘 식당에서는 등뼈보다는 육질이 좋은 목뼈를 주로 사용한다. 목뼈는 등뼈보다 가격은 더 나가지만, 맛이 더 좋고 등뼈보다 훨씬 부드럽기 때문이다.[3] 유대인, 무슬림, 힌두교 신자와 자이나교 신자 등 종교적인 이유와 문화적인 이유로 돼지고기가 금기시되는 경우는 제외한다.[4] 그 외에 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음식은 돌솥비빔밥, 삼겹살, 갈비찜, 찜닭 등이 있다. 최근에는 부대찌개와 닭강정을 비롯해 빈대떡 같은 전 요리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5] 또한 음식에 소질이 있을 경우엔 살코기를 따로 구해 감자탕의 레시피대로 해먹어 보는 것도 좋은 시도일 것이다.[6] 돼지 등뼈가 일본식 라멘 국물용으로 쓰거나 감자탕, 돼지국밥 만들기 이외에는 조리하는 방법이 거의 없어서 그렇다. 거기에 다른 부위 때문에 도축되는 양도 많은 데다가, 돼지 한 마리에 있는 양도 꽤 된다. 거기에 조리가 번거롭기 때문에 일반인이 구매하는 것도 드물다. 즉 음식점이나 공장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수요의 전부이니 오르기가 힘들다.[7] 이 안에 사투리로 그렇다거나, 돼지 등뼈의 노란 척수 부분을 감자로 부른다거나, 감자 대신 감자뼈라는 말이 있다거나 하는 자잘한 갈래가 있다.[8] 실제로 현지의 갈자탕 레시피와 사진을 보면 감자가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국물 비율도 적어서 등뼈찜에 더 가까우며, 한국인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각종 향신료가 범벅이 된 것을 알 수 있다[9] 그래서 주문할 때도 보통 2인 이상의 기준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자 시키자니 양이 많아 부담된다면 싸달라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