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1. 어리숙한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이는 말
꿩의 새끼를 부르는 꺼병이가 변해서 생겨난 말이다.
2. 과자 꾀돌이의 파생품
꾀돌이 항목 참조.
3. 대한민국의 만화
[image]
70년대 아동월간잡지 만화왕국과 소년중앙, 소년조선일보에 연재된 만화이다. 연재 시기는 1969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만화왕국이 먼저. 지은이는 대한민국의 만화가 길창덕. 1990년대에는 대교그룹에서 만화일기로 출판하기도 했다.
주인공의 이름은 꺼벙이로, 가족으로는 부모님과 여동생 꺼실이가 있다. 생긴 모습은 더벅머리에 정수리 부근에 10원짜리 동전만한 부스럼자국[1] 이 있는 국민학교(現 초등학교) 4학년 생 남자아이. 또한 여느 만화의 주인공들이 흔히 그렇듯이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며 동시에 공부도 상당히 못 한다. 물론 아주 가끔 개념인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히로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으로는 여동생 꺼실이 정도가 있다[2] . 꺼실이는 외가[3] 에서 오랫동안 자라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야 합류하게 된다. 서울말을 쓰는 꺼벙이와 달리 경상도 외가에서 자라서 그런지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4] , 웬일인지 여자답지 않게 힘도 장사인데다가 식탐도 쩔어주고, 또 성격도 꽤 괄괄하다. 또한 괄괄함을 넘어서서 엄청난 고집불통에 성격도 아주 제멋대로라서 어떠한 일이 발생할 시 아주 자기 임의대로 처리를 해 버리고, 그러한 못된 성깔 때문에 오빠는 물론 또래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 못하고 툭하면 쌈박질을 해대기 일쑤다. 물론 싸웠다 하면 십중팔구는 꺼실이가 승리. 또 오빠에 묻혀서 그렇지 얘도 은근 트러블 메이커이다[5] . 그래도 (꺼실이도) 아주 가끔 개념인스러울 때도 있다. 정작 이 둘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꾸중하는 아버지 역시 알게 모르게 나사가 빠졌다[6] .
주로 옴니버스식으로 꺼벙이의 학교와 집에서의 일상을 그렸으며,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화풍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비단 꺼벙이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식으로 전개된다. 읽다 보면 유쾌하고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센스는 지금 봐도 일품. 또한 지금식으로 말하자면 병맛이나 제4의 벽 같은 요소도 나왔다. 전자는 옆집에 불이 났는데, 그게 그만 꺼벙이네 집 옥상에까지 불이 옮겨붙어서 꺼벙이 아빠가 물을 가져오라고 하자 꺼벙이가 물을 들고 다급하게 달려오는데, 꺼벙이의 위치는 물론 대사까지도 거꾸로 뒤집어지자 아버지가 츳코미를 거는 장면[8] , 후자는 무슨 안 좋은 일 때문에 아버지가 너무 기가 막힌 나머지 꺼벙이를 발로 차서 다음 컷으로 날려보내는 장면. 본인들이 만화 캐릭터라는 걸 아는지 수영장에서 꺼벙이가 실종되자 아버지가 꺼벙이를 찾으면서 시민들에게 하는 말이 만화 주인공 못 봤냐는 말이었다[9] . 가끔 가다가 작가 길창덕 화백도 카메오로 간간히 출연한다. 한 번은 꺼벙이가 너무 울어서 아버지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는데, 본의 아니게 얼굴이 지워졌고, 급히 작가에게 얼굴을 다시 그려달라 하소연을 한다. 길창덕 화백은 아버지를 보고 훈계하다가 집중을 못 해 그만 꺼벙이의 얼굴을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처럼 뒤죽박죽 섞어 그리는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물론 당연히 이를 본 꺼벙이 아빠는 분기탱천했고, 작가는 황급히 정상적으로 다시 그려줬고, 그렇게 꺼벙이와 아빠는 다시 화해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꺼벙이가 자기네 동네에서 개최한 어린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길창덕의 두 아들[10] 과 마주치는 과정에서 그들이 꺼벙이를 괴롭히고 째서 꺼벙이가 우연히 길을 걷던 길창덕에게 "저 녀석들 가정 교육 좀 잘 시키세요!"라고 따지자 길창덕은 오히려 붓으로 꺼벙이의 얼굴에 낙서를 해서 지저분하게 만들어서 꺼벙이가 얼굴이 이게 뭐냐고 따졌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군소리 하지 말고 빨리 뛰기나 하라면서 다시 본인 갈 길만 가 버렸다.
그리고 연재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소재가 참 많다. 창경원 에피소드라든가,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처음 개통되어 아이들이 지하철을 타보았느냐고 자랑하자 본인의 소지품을 팔아 지하철을 탔다가 알몸이 되어 아버지에게 혼난다든가, 공부하기 싫어서 배아프다고 꾀병부리니 되레 아빠가 동네 한약방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11] 과 이어 고모가 당시로서는 상당히 귀하고 비쌌었던 바나나에 피자까지 사 왔는데, 꺼벙이는 하필 꾀병 때문에 바나나와 피자를 모두 못 먹어서 데굴데굴 구르는 내용이라든가[12] , 역시 당시로서는 상당히 귀하였었던 콜라를 함부로 마시지 못하고 아껴 먹거나 아예 손도 못 댄다는 내용 등등. 꺼벙이 아빠의 말에 의하면 아끼느라고 아예 안 마신다고...
[image]
결말은 바로 위의 이미지처럼 사우디아라비아로 아버지가 발령을 받아서 그 곳에서 일하게 되어 온 식구가 같이 가게 되는 것으로 끝났다.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게 된 것 또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위의 짤방은 길창덕이 사망한 뒤 추모하는 이미지로서 인터넷에 재등장하기도 했다.
참고로 길창덕은 꺼벙이 꺼실이 남매가 미리내라는 로봇과 함께 시간여행을 한다는 설정으로 <한국의 역사>라는 학습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주요 사건과 인물에 대해선 철저히 관찰자 입장이지만, 당시의 생활풍습 같은 걸 소개할 때는 직접 경험하는 장면도 나왔다. 배경이나 역사 인물들은 상당한 고퀄의 극화체로 그려진 반면 꺼벙이와 꺼실이, 미리내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체로 그려져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그래도 작화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이후에 나온 여느 역사만화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수작이다. 단, 근대사 부분에서는 길창덕 본인이 실향민 출신인데다, 당시의 일반적인 상식을 따르기 때문에 좌파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그리고, 반대로 군사정권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그렸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 외 부분에서도 세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학습만화다 보니 궁예 같은 복잡한 인물들의 경우에는 악행만 그리고 마는 한계가 있다.
네이버 웹툰인 와라! 편의점에서는 길창덕의 꺼벙이를 기념하여 그림체와 연출을 묘사한 만화가 업로드된 적이 있다. # 하지만 독자의 연령대가 연령대인지라... 물론 요즘 세대들은 거의 못 알아본다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뚱딴지나 맹꽁이 서당과 많이들 착각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4.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의 꺼벙이
한복의 또 다른 이름이자 별명.
[1] '두부백선' 혹은 '''기계충'''이라 부르며, 무좀의 원인이기도 한 백선균이 머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일설에는 이발하라고 준 돈을 하라는 이발은 안하고 군것질하는데 돈을 썼다가 10원밖에 안 남아서 그 10원어치로만 이발을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길창덕 화백의 또다른 만화인 신판 보물섬 주인공의 에피소드이다. 둘 다 얼굴 생김새가 비슷하고 머리에 동전만한 자국이 있기 때문에 일부 독자들과 기자들도 혼동한 것.[2] 참고로, 꺼실이는 입고 있는 옷에 따라 가끔씩 판치라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림체가 그림체인 만큼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지만...[3] 외가는 경상북도 김천시이다.[4] 이 캐릭터 설정은 오분이/쭉쟁이 남매로 이어진다. 단, 여기서는 반대로 오분이가 쭉쟁이의 누나이고, 표준말을 쓴다. 꺼실이도 초기에만 사투리를 쓰고 나중에는 표준말(서울말)을 쓴다.[5] 이런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깨끗한 놀이를 한답시고 갑자기 어항을 들고 마당으로 나갔는데, 그 어항 속의 금붕어에게 자기의 충치를 보여주면서 금붕어의 양치질을 시켜줌과 동시에 세수를 시켜주는 것이었다. 잠시 후에 꺼벙이 엄마가 이걸 보고 경악하였고, 한편 금붕어는 꺼실이의 이런 짓 때문에 결국 죽고 말았다. 꺼실이 엄마는 그 광경을 보고 벌써 별세했다며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는데, 정작 꺼실이는 분위기 파악도 전혀 못 하고 오랜만에 개운해서 푹 잠들었다느니 휴식 중이라니느 하면서 생각없는 소리나 지껄였고, 꺼벙이 엄마가 크게 소리를 내지르자 꺼벙이 아빠가 깜짝 놀라서 마당으로 달려나왔고, 꺼벙이 엄마가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꺼실이는 그제서야 그 금붕어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에 꺼벙이 아빠는 마치 분노 게이지가 하늘까지 뚫고 올라갈 정도로 아주 제대로 분기탱천하였다. 더군다나 그 금붕어는 평범한 금붕어도 아니고 꺼벙이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금붕어였는데, 꺼실이의 이런 정신나간 짓으로 인하여 이렇게 어이없게 하늘나라로 가 버렸으니... 그리고 꺼벙이 아빠는 공중 회전을 해서 꺼실이에게 꿀밤을 먹였는데, 그래놓고 어지러웠는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한편 그 와중에 꺼벙이는 고양이와 함께 학교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는 우습게도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 물론 고양이는 동물인지라 말은 못 하니 그저 자기들의 울음소리인 '야옹'을 글을 보고 소리를 내는 것일 뿐이다.[6] 분명 꺼벙이를 혼내는데 자신도 장단에 어울려놓고 다음 장면에서 혼낸다던가, 꺼벙이를 삭발시키고 그 머리카락을 팔아 수영장 갈 돈을 구해놓고도 자신의 머리를 깎아가며 자식을 수영장에 보내는 부모가 어딨냐는 소리를 듣는다던가... 참고로, 후자의 경우는 일종의 아동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이다.[7] 사실 불이 거의 다 꺼져가고 있어서 그렇게 오버할 필요도 없었는데, 한시바삐 불을 다 꺼야 한다는 초조함에 꺼벙이 아빠는 괜히 저렇게 난리부르스를 치며 저런 것이었다.[8] 그리고 여기서 꺼벙이의 빠가스러움이 드러났는데, 큰 불이 났을 경우 호스를 가져오거나 양동이나 고무대야 혹은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은 일반인도 아는 상식인데, 컵에 물을 담아와 버린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꺼벙이 아빠가 정신 차리고 컵을 내던지면서 꺼벙이를 꾸중하자 달아난 꺼벙이의 변명 같지도 않은 절대 되도 않는 멍청한 변명이 압권인데, 변명인 즉슨 '''"전 또 마시는 물인 줄 알았잖아요?"''' 그런데 아버지도 정말 멀쩡하지 않은 게, 바로 꾸짖은 게 아니라 빨리 불을 꺼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꺼벙이가 컵에 떠 온 물을 보더니 겨우 요 컵에 떠 온 거냐면서 자신이 되레 그 물을 마신 다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컵을 내던지면서 컵에 물을 담아오면 언제 이 불을 끄겠냐고 꾸짖는 것이었다. 아무튼 나중에 큰 통을 가지고 오기는 가져왔는데, 그 통은 알고 보니 물통이 아니라 석유가 든 통이었고[7] , 그 바람에 불이 오히려 더 커져 버려서 둘 다 소방관들에게 한 소리 들음과 동시에 제대로 물대포를 맞았다. 그리고 일찌감치 아빠를 피해서 달아난 꺼벙이는 또 되도 않는 변명을 하는데, 변명인 즉슨 '''"그 속에 석유가 들어 있는 줄 누가 알았나요?"''' 한편 그 불은 나중에 다 꺼졌다.[9] 이때 꺼벙이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낼 돈이 없어서 자신이 대신 장사 중이었다.[10] 다만, 실존인물 길창덕은 아들은 하나도 없고, 딸만 넷을 두었다.[11] 참고로, 꺼벙이의 이 꾀병은 이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다싫기하부공병'''으로 밝혀졌다. 한약방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공부를 하면 수억년이 지나고 안 낫는 병이라고... 다싫기하부공병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병을 빼고 다싫기하부공을 함 거꾸로 발음해 보시라.[12] 게다가 그 날은 꺼벙이의 생일이기도 하였는데, 꺼벙이는 (꾀병 때문에) 그것들을 먹지도 못하고 자기의 부모님과 고모가 대신 먹는 것을 보면서 한탄해야만 했다. 더불어서 그날이 자기의 생일이라는 것도 고모에 의해서 그때서야 뒤늦게 알았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공부하기 싫다고 괜히 되도 않는 뻘짓거리나 저지르다가 제대로 망하여 버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