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
[clearfix]
1. 개요
기초적이고 중요한 한자 중 하나.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니코드에는 U+7121[1] 에 배당되어 있고, 주음부호로는 ㄨˊ로 입력하며, 창힐수입법으로는 人廿火(OTF)로 입력한다. 한자검정시험에서는 5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2. 형음의
2.1. 자형
無는 원래 '춤을 추다', 즉 舞(춤출 무) 자의 뜻을 가지고 있었다. 자형이 격변해서 알아보기 어렵지만, # 갑골문을 보면 사람이 大 자 모양으로 서 있고 그 밑에 치장거리를 아래로 늘어뜨린 모습이다.
그러나 '없다'라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음이 비슷한 이 글자를 빌려 쓰게 되자 이 글자 밑에 뜻을 보충하기 위해 왼발과 오른발을 본떠 만든 舛자를 추가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舞 자다.
전서에서는 뜻을 보충하기 위해 亾(=亡, 망할 망) 자를 추가한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설문해자에서는 이 형태를 보고서 無를 '亡也。从亡無聲。(없다는 뜻이다. 亡은 뜻을 나타내고 無는 성부이다.)'라고 기술했다. 段玉裁가 주석을 붙인 설문해자주에서는 無의 소전 형태를 𣞤로 소개하고 있는데, 위의 (大+廿+廿)은 많이 쌓여 있다는 뜻이고 밑의 林은 나무가 많다는 의미니 합해서 '풍성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고, 한편 舞는 無+舛의 형성자, 舞의 옛 글자는 𦏶(羽+亾)로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서 無 자의 밑 부분에 있는 灬(연화발, 火) 자는 '''불이랑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단순히 전서에서 예서로 넘어가는 중에 자형이 과감하게 변형되었을 뿐이다. 다만 일부 교재에서는 숲이 불에 타서 없어지는 것으로부터 없다는 뜻이 파생되었다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강희자전에서의 관례를 따라 灬 부수로 간주하기는 한다.
간체로는 无라고도 쓴다. 여기서 히라가나 ん이 나왔다.
2.2. 발음
2.3. 의미
'''없을 무'''.
'없다'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有와 대조된다. 범용적인 의미 덕에 다른 단어 앞에 붙어서 접두사의 역할을 많이 한다. 무지방, 무가당 등이 그런 예시. 그리고 이 한자를 이용한 조어도 많이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무개념과 같은 단어이다. 매우 드물지만 '무참(無慘)하다'처럼 강조의 의미로도 쓰이기도 한다.
고대부터 철학에서는 '없다'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가장 중요한 떡밥은 '''뭐가 있기는 있어야 없다라는 것을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 즉, 有의 상대 개념으로서 無가 아닌, '존재' 그 자체와 같이 자명한 無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無란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인데, 그것을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無에 어떠한 관념을 가지게 된다.
無에 대한 관찰은 고대부터 현재 철학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이 견해를 내놓았는데, 플라톤-헤겔-하이데거-사르트르로 그 계보가 이어지며 흥미로운 의견들을 내놓았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캐스트의 '존재와 무(無)' 참고.
2.3.1. 無의 종류
無란 낱말에 담긴 뜻에도 다양한 뜻과 상태가 담겨 있는데, 주로 부정과 부재를 뜻하는 것으로 널리 쓰인다. 존재와 관련된 無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상태의 無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 존재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관측, 인식, 사유되지 않으며 영향을 끼치지 않는 無와 다를 바 없는 상태 - 발견 이전의 상태
- 존재하지만 모든 범주와 개념에서 독립되고 순수하여 관측, 인식, 사유될 수 없어 無와 다를 바 없는 상태 - 헤겔의 無
- 존재하지 않지만 인식이나 사유가 가능하며 그만큼에 이르는 영향력을 지닌 有의 상태 - 인간의 상상력 등
- 존재와 부재, 有와 無가 동시에 공존하는 중첩상태 - 관측에 따라 한쪽이 결정되는 관측 이전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 (슈뢰딩거의 고양이 참조)
- 어떤 형식과 형상으로든 존재 자체를 허락하지 않으며 오로지 완전하고 온전한 무의 상태
無는 존재의 결핍이다. 無를 존재의 궁극 상태나 초월 속성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원론 개념의 ‘절대 악’이 존재하지 않듯, ‘절대 無’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루이스의 지적처럼 그런 것이 있었다면 우리는 없을 것이다. 절대 無는 실상 ‘부정주의’ 사유와 실존과 동일하며, 존재의 이유에 대한 무지에 공간, 어둠 등의 심상을 결합한 것이다.
모든 無는 有의 부정으로만 정의되고, 감각되고, 암시되는 상대 개념이다. 모순되게 표현하자면 '존재'하는 無는 상대에 따른 無이며 有의 상대 개념으로서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 無는 절대 無이며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의미에 벗어나지 않는 '참 無'와 有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거짓 無'로 나눌 수도 있지만 '참 無'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결론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말장난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참 無'는 근원에 어긋나지 않고 완전한 것이 될 수 있다.
2.3.2.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無에 대한 결론은 "無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흥미로운데, 일단 "無(nothing)는 존재한다"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無(nothing)이란 존재하는 '무언가'(something)이다. 그렇다면 일단 "nothing = something"으로 가정하는 것이 된다.
여기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nothing)에는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다"이라는 전제를 생각하자. 그 전제가 사실이라면 앞서 "nothing = something"이라고 가정했으므로 무언가(something) 안에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고, 동일한 시공에 공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걸 일반화시킨다면 모든 무언가(all something)는 다른 그 어떤 무언가와 같은 시각, 같은 공간에 공존할 수 있게 되는데,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초의 가정, "無(nothing)는 존재한다"라는 가정은 틀렸다. 그래서 無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귀류법적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중요한 전제인 "아무것도 없는 상태(nothing)에는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다"에서 문제가 생긴다. 진정한 無라면 그것은 공간조차 없어야 한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른 무언가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전제는 잘못된 전제라는 것이다. 공간 자체가 이미 뭔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므로.
2.3.3. 현대물리학의 비슷한 개념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인의 사고를 지녔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개념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현대과학에서라면 가능하다. 대표하여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란 게 떡하니 있는 보존.
그래도 현대물리학이 보이는 행보를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결론 자체는 일단 썩 틀린 것이라 볼 수는 없다. 같은 개념일 리는 없지만… 그런 류의 것이 여럿 있다. 예컨대 양자역학에서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 또는 '아무런 입자도 없는 상태'를 진공이라고 정의한다. 이것 자체는 쉽게 가능한, 양자역학의 기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술이다. 그런데 양자장론에서는 관찰자에 따라 서로 다른 관찰자는 다른 관찰자의 진공을 진공이 아니라고 관측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배우고, 결국 '없는 것'도 상대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는 진공을 만든다 하여도 공간 개념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 등 완전한 무라는 것을 전제하거나 설명하는 이론은 아직 없다. 물리학자 알렉산더 빌렌킨은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비운 뒤 진공상태를 만들어 이를 크기 0으로 압축시켜 無라고 가정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를 완전한 無라고 할수는 없다. 관념상 물리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3.4. 수수께끼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며 부자에겐 없고 빈민에겐 있는데 사람이 먹으면 죽는 것'의 정답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소설에서 인용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사실 이 수수께끼의 정답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지는 "없음"에 더 가깝다. 프랑스어로는 rien, 영어로는 nothing. 라틴어로는 Nemo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다'의 뜻을 나타내면서 대명사로 쓰이는 한국어 단어가 마땅히 없었다. 즉 신보다 우월한건 '''없음'''. 악마보다 나쁜건 '''없음'''. 부자에게 없는 건 '''없음'''. 빈민에게 있는 건 '''없음'''. 사람이 먹은 것이 '''없으면''' 죽음.
3. 용례
없음을 표현하는 거의 유일한 한자이므로 그럭저럭 많이 쓰이는 편이다. '없다'라는 것은 주로 명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보니 뒤에 명사성 한자가 오는 경우가 많다. 또 자주 쓰이는 한자로 '없을 막(莫)'이 있지만, 이 한자는 '없다'의 뜻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고, 형용사에 붙어 '더없이 ~하다'는 형식의 강조형으로만 쓰인다. 동사성 한자에서 반댓말을 나타내는 경우 '비(非)', '불(不)', '미(未)' 등을 쓴다. 한자의 품사라는 것이 그다지 명확하진 않다 보니 용법에 따라 둘 다 쓰이기도 한다. '法'의 경우 '법률'이라는 명사성으로 해석한다면 '무법'(無法, 법률적 질서가 없음)도 가능하고 '법을 준수하다'라는 동사성으로 해석한다면 '불법'(不法, 법을 준수하지 않음)도 된다.
뜻이 뜻이다보니 인명이나 지명같은 고유명사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편이다. 일단 한국 기준으로 인명용 한자에 無가 포함되어 있어 쓸 수는 있긴 하다. 이 글자를 썼던 사람 중 유명한 사람은 민무질이 있다. 중국에는 쟝쑤성 우시(無錫) 시가 있는데, 주석을 캐려고 했으나 그것이 나오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無) 자체를 모티브로 한 예도 그리 많지 않다. 같은 無가 들어간 무한은 물론 비슷한 개념인 제로에 비해서도 사례가 매우 적다. 철학적 소재로는 無 만한 것도 없지만 자칫 코즈믹 호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고, 상술했듯 표현한다는 것 자체로 모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그나마 예를 찾자면 neu와 엔드 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3.1. 단어
- 무가당 (無加糖)
- 무가지 (無價紙)
- 무간 (無間)
- 무간지옥 (無間地獄)
- 무개 (無蓋)
- 무개차 (無蓋車)
- 무고 (無辜)
- 무공해 (無工害)
- 무관 (無關/無冠/無官/無管)
- 무관심 (無關心)
- 무궁화 (無窮花)
- 무기염류 (無機鹽類)
- 무기질 (無機質)
- 무기징역 (無期懲役)
- 무기한 (無期限)
- 무능 (無能)
- 무량 (無量)
- 무려 (無慮)
- 무력 (無力)
- 무례 (無禮)
- 무료 (無料)
- 무리 (無理)
- 무리수 (無理數)
- 무명 (無名/無明/無銘)
- 무미 (無味)
- 무변 (無變/無邊)
- 무사 (無事/無似/無嗣/無死/無私/無絲/無邪)
- 무산 (無産/無算/無酸)
- 무산계급 (無産階級)
- 무산소증 (無酸素症)
- 무상 (無上/無償/無想/無狀/無相/無霜)
- 무색 (無色)
- 무생물 (無生物)
- 무시 (無視/無時)
- 무식 (無識)
- 무심 (無心)
- 무안 (無顔)
- 무양 (無恙)
- 무우 (無憂)
- 무욕 (無慾)
- 무용 (無用)
- 무애 (無涯)
- 무인 (無人/無印/無因)
- 무인기 (無人機)
- 무인도 (無人島)
- 무일 (無逸)
- 무임 (無任/無賃)
- 무임승차 (無賃乘車)
- 무자 (無子/無疵)
- 무작 (無作/無爵)
- 무작위 (無作爲)
- 무작정 (無酌定)
- 무재 (無才)
- 무제 (無際/無題)
- 무저갱 (無底坑)
- 무적 (無敵/無籍)
- 무전 (無前/無田/無錢/無電)
- 무절 (無節)
- 무절조 (無節操)
- 무조건 (無條件)
- 무죄 (無罪)
- 무지 (無地/無智/無知)
- 무직 (無職)
- 무진장 (無盡藏)
- 무취 (無臭)
- 무한 (無限)
- 무한정 (無限定)
- 무해 (無害)
- 무효 (無效)
- 전무 (全無)
- 유무 (有無)
3.2. 고사성어/숙어
- 각자무치 (角者無齒)
- 각화무염 (刻畵無鹽)
- 공사무척 (孔蛇無尺)
- 공평무사 (公平無私)
- 광대무변 (廣大無邊)
- 노이무공 (勞而無功)
- 막무가내 (莫無可奈)
- 무가지보 (無價之寶)
- 무골호인 (無骨好人)
- 무궁무진 (無窮無盡)
- 무미건조 (無味乾燥)
- 무변대야 (無邊大野)
- 무병장수 (無病長壽)
- 무불통달 (無不通達)
- 무불통지 (無不通知)
- 무시무종 (無始無終)
- 무용장물 (無用長物)
- 무장공자 (無腸公子)
- 사고무친 (四顧無親)
- 유구무언 (有口無言)
- 유비무환 (有備無患)
- 유일무이 (唯一無二)
- 일자무식 (一字無識)
- 전무후무 (前無後無)
- 제행무상 (諸行無常)
3.3. 인명
- 김무영 (金無英)
- 대무신왕 고무휼 (高無恤)
- 무염 (無染) - 신라의 승려.
- 민무질 (閔無疾) 과 그 형제 3인 - 이들의 운명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박영효 (朴泳孝) - 아명(兒名)이 박무량(朴無量)이었다.
- 우무작지 (禹無作只) - 조선시대의 과거급제자 중 한명. 덧붙여 이런 이름은 풀이하기가 매우 난해하다.
- 이무영 (李無影)
- 일본에는 무라(無良), 미나세(水無瀬) 등의 성씨가 있으나 기존의 이름에서 음차를 달리 한 것이고, 이런 식의 표기는 극소수만이 사용한다.[2]
- 무기(無忌) - 맹손무기(孟孫無忌), 한무기(韓無忌) 등. 이외에도 부정적인 의미의 한자 앞에 無, 不 등의 부정어를 덧붙이는 작명 방식이 고대 중국에서 사용되었다.
3.4. 지명
- 다나시 시 (田無 市) - 일본의 행정구역. 현재는 사라짐.
- 무거동 (無去洞)
- 무수동 (無愁洞)
- 우시 시 (无锡市) - 중국의 행정구역.
3.5. 창작물
3.6. 그 밖에
- 유가무가 (有家無家) - 바둑에서, 한쪽은 집이 있고 다른 쪽은 집이 없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 수상전(手相戰)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 유전무죄 무전유죄 (有錢無罪 無錢有罪)
- 무간도 (無間道)
- 무산소 운동 (無酸素 運動)
- 무상급식 (無償給食)
- 무상기간 (無霜期間) - 1년 중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 정확히는 늦봄의 마지막 서리부터 초가을 첫 처리가 내릴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무상일수(無霜日數)라고도 한다.
- 무염시태 (無染始胎) - 가톨릭에서 쓰는 말로,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어 원죄에 물듦이 없이 잉태됨'을 뜻하는 말이다.
- 무영탑(無影塔): 불국사 석가탑의 별명이다.
- 무인양품 (無印良品)
- 무정 (無情)
- 무한도전 (無限挑戰)
- 무월 (無月)
4. 유의자
5. 상대자
6. 모양이 비슷한 한자
- 舞(춤출 무)
[1] 无는 U+65E0[2] 이쪽 방면에서 그나마 유명한 인물로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무라 타카하시(無良崇人)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