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박근혜·최순실·신동빈/2017년 2분기

 




1. 2017년 5월 23일 - '또 하나의 세기의 재판' 시작
2. 2017년 5월 25일 - 서증
3. 2017년 5월 29일 - 증인: 주진형·김성민·원종욱
4. 2017년 5월 30일 - 증인: 이상영·안계명
5. 2017년 6월 1일 - 서증
6. 2017년 6월 5일 - 증인: 노승일
7. 2017년 6월 7일 - 서증
8. 2017년 6월 8일 - 서증
9. 2017년 6월 12일 - 증인: 장남수·박창균
10. 2017년 6월 13일 - 증인: 박재홍·유진룡
11. 2017년 6월 15일 - 증인: 이형희
12. 2017년 6월 16일 - 증인: 김영태·김창근
13. 2017년 6월 19일 - 증인: 박상진
14. 2017년 6월 20일 - 증인: 박영춘
15. 2017년 6월 22일 - 증인: 최태원
16. 2017년 6월 23일 - 증인: 엄슬기·김성현·전병석·장순호
17. 2017년 6월 26일 - 증인: 황성수·최지성·장충기
18. 2017년 6월 27일 - 서증·증인: 김찬형
19. 2017년 6월 29일 - 증인: 김인원·인민호
20. 2017년 6월 30일 - 증인: 박헌영


1. 2017년 5월 23일 - '또 하나의 세기의 재판' 시작


속기록 전문 : 1,2,3,4,5,6,7
2017년 5월 23일, 드디어 첫 공판기일이 시작됐다. 박근혜영장실질심사에서 입었던 사복을 그대로 입었고, 플라스틱 핀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올림머리'를 고수하면서, 수갑을 찬 채 교도관에게 둘러싸여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구속 이후 첫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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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는 오전 10시 1분에 모습을 드러냈고, 눈은 퉁퉁 불어 있었다. 그로부터 1분이 지난 10시 2분에는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최순실이 등장했다. 최순실박근혜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순간 고개를 숙이다가 의식적으로 시선을 거둔 채 정면만 응시하고 피고인석으로 걸어와 자리에 앉았다. 인정신문에서, 박근혜는 자신의 내곡동 새 자택이 아닌, 삼성동 옛 자택의 주소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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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사복을 착용하고, 금지됐다고 알려진 머리핀을 사용해 올림머리를 한 모습에 일각에서 특혜 시비를 제기했다. 하지만 미결수는 재판 등의 이유로 구치소나 교도소 밖에 나갈 때는 수갑 착용 및 수인번호가 적힌 배지 패용을 조건으로 사복 착용 선택이 가능하며, 머리핀 역시 예전부터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파는, 자살에 쓰기 힘든 플라스틱 머리핀을 영치금으로 구매한 것이라 딱히 특혜는 아니다. 이석기 등 다른 여러 범죄자들도 사복 정장 차림으로 재판을 받았으며, 구치소에서 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철제 머리핀이다. 다만, 단골인 헤어 디자이너 자매의 도움은 시간 관계상 및 구치소 내규상 받을 수 없어 자신이 직접 혹은 비전문가인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해야 하므로, 이전의 올림머리에 비해 산만해 보인다.
박근혜 측과 최순실 측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공소유지에 참여한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한웅재 형사8부장이 돈봉투 만찬 사건의 당사자라는 사실을 의식했는지, 돈봉투 만찬 사건을 언급하며 "당사자들도 부정처사 후 수뢰죄로 얼마든지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이경재 변호사는 검찰과 특검은 정치적·사회적 여건과 변화에 따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뇌물 혐의를 번갈아 적용하는 등 '변화무쌍한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투기자본감시센터'라는 시민단체의 고발을 활용해 삼성이 제공한 금전만 삼성의 경영 현안과 연결시킨 '묘수 아닌 묘수'를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촛불이 무슨 성역이냐"는 말도 남겼다.
이어 최순실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울먹이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이 재판정에 40년 넘게 지켜본 대통령을 나오시게 한 죄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은 절대 뇌물을 받지 않으셨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몰고 가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그저 재단을 설립해 진행하면 문화와 체육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하신 것일 듯합니다.

한웅재 부장은 첫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축출을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검찰은 '경제공동체'로 저와 대통령을 엮으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이 재판을 통해 박 대통령께서 허물을 벗고 나라를 위한 대통령으로 남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최순실의 특검 기소 재판과 이 재판을 병합했으며, 주 3~4일 주기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차 공판기일이 진행된 2017년 5월 23일은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날이었다. 마침 이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기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여당 더불어민주당친노-친문 인사들에게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봉하마을을 직접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승리를 고하고 기쁜 마음으로 추모하는 날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박근혜가 수갑을 차고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장면이 전국에 보도되는 상황을 처참한 심정으로 목도해야만 하는 날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박근혜의 수갑을 모자이크 처리로 가렸지만, 몇몇 언론사는 사진 등으로 이 장면을 여과없이 인터넷상에 퍼트렸다.
결국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전격 불참하고, 형식적으로 박맹우 사무총장을 대신 보냈다. 보수 지지자 중 일부는 "일부러 첫 공판기일을 고의적으로 조정해 겹치게 한 것이 아니냐"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전 대통령' 호칭을 빼고 '피고인 박근혜'로만 보도해서 보수 진영의 불만을 더욱 키웠다. 이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라서 벌써부터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이것은 단순 우연이 아니라는 손석희앵커브리핑이 나왔다.

2. 2017년 5월 25일 - 서증


2017년 5월 25일 공판기일에는 박근혜 측만이 출석한 가운데, 서증이 진행됐다.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이 박근혜를 향해 "박근혜"라고 호칭하자, "대통령님이시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최순실·안종범·정호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차은택·송성각·김홍탁·김영수·김경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장시호·김종·최순실 등 3개의 재판에서 만들어진 증인신문 조서 20여 명 분에 대한 증거조사가 진행되려고 하자, "심리계획도 세워지지 않았는데 왜 증거조사를 하느냐"는 반발도 했고, 진행 중에는 "왜 검찰에 유리한 것만 제시하느냐"고 반발했다. 이와 같은 절차적 이의 제기를 약 1시간 동안 진행했다.
검찰은 3개의 재판에서 만들어진 증인신문 조서들을 통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더블루K ▲플레이그라운드 등 최순실차은택의 광고기획 사업을 위한 대기업 청탁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증언을 남긴 20여 명의 증인들의 증언을 짚어봤다. 이 증언들은 대체로 "청와대·대통령·VIP·안종범·경제수석" 등을 언급하며, "그들의 지시에 따라 돈을 내거나 사람을 채용했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다. 박근혜는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할 이야기가 있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자세한 것은 추후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2017년 5월 26일에는, 5월 29일·5월 30일·6월 1일 등 3일 분 방청권에 대한 추첨을 진행했다. 총 390명이 응모해, 공판기일별 68명씩 선정됐다.

3. 2017년 5월 29일 - 증인: 주진형·김성민·원종욱


2017년 5월 29일 공판기일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김성민 전 보건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 위원장·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는 한광옥대통령비서실장이 재판을 방청하러 오기도 했다.
증인신문에 앞서, 박근혜 측은 "검찰이 다른 재판의 증인신문 조서에 대한 증거조사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견만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 관련 사안의 공모관계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 재판에서 만들어진 증인신문 조서가 공개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 관련 사안의 서류증거조사는 이재용 등에 대한 증인신문 이후에 진행해야 하고, 검찰의 증거 설명 도중 변호인이 중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똑같이 배분해주지 않으면 '극히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진형은 "박창균 의결권행사전문위원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전문위에 부의되지 않은 사실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며, "박창균은 '나도 이해할 수 없는데, 청와대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와 청와대 인사들이 뭘 얻는지 상상하기 어려웠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후 '삼성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하고,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주진형박근혜가 2017년 1월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신년간담회에서 "삼성의 합병이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무산되면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하며,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고, 국민연금도 챙기고 있으니 '합병 찬성'은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정신 나간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특검에 진술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주진형은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주진형박근혜의 발언을 '''"정신 나간 발언"'''이라고 생각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국내 시장에 대한 국제 자본의 불신을 초래하는 발언이고, 국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법률에서 벗어나는 발언이며,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박근혜는 "정책 판단에 의해 투자위원회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시인한 것이며, "국민연금도 챙기고 있다"는 것도 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놀랐다.

한편, 주진형은 "합병에 부정적인 취지의 보고서를 썼다가,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부터 '그런 보고서를 쓰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고,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는 증언도 남겼다. 이어 "김현배 한화생명 부회장·금춘수는 연이어 '사장 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박근혜최순실 측은 "주진형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했고, 손혜원 의원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함께 한 적도 있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진형은 "제 자신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박근혜채명성 변호사는 "싱가포르 투자청·중국인민은행 등 해외투자기관들도 합병에 찬성했다"고 강조했고, "전문위 부의는 임의사항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성민은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사안을 전문위에 회부하지 않았고,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공단은 투자위에서 '찬성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뒤, 전문위에 삼성의 임시 주주총회 때까지 합병 찬성 여부와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재용의 경영권 승계가 주된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위의 합병 찬성 결정 6일 전인 2015년 7월 4일 만났던 홍완선은 '합병에 찬성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등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성민의 증언 중 흥미로운 것은 ▲홍완선이 "이재용을 기금운용본부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같이 만나자"고 제안해 이를 거절했고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국민연금 의결권 위원회 교체, 한대 김성민"이라고 적힌 '안종범 수첩'의 일부 내용을 보고 놀랐다는 것이었다. 김성민은 이에 대해 "제가 계속 문제 제기를 해서, 저를 눈엣가시로 여긴 것 같다"고 증언했다.
김성민의 증언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는 "김성민은 그것이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지시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성민을 향해 "전문위보다 투자위가 더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성민에게 버럭 화를 내려고 했고, 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유영하 변호사를 제지했다.
한편, 김성민은 "전문위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책무를 다 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써, 지침과 운영규정에 따라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위원들 모두 시간을 쪼개 활동했고, 제가 이 자리(법정 증인석)에 있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소회를 남겼다.
원종욱은 "이수형 삼성 미래전략실 기획팀장의 요구를 받고, 김성민을 회유하려고 했다"는 의혹의 장본인이다. 하지만 원종욱은 "김성민을 회유하려 한 적이 없고, 이수형의 연락을 피하기 위해 '김성민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해 연락을 차단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도 그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며, 재판부에 "오해를 바로 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투자위에서 '합병 찬성에 의결권 행사' 결정을 한 것"에 대해 "'투자위원회의 간도 크고, 삼성의 로비력은 대단하며, 삼성이 대통령비서실장을 동원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순실은 발언권을 얻자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말씀을 드리지 않으려다가 대통령님이 죄 없이 나오셔서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저는 제가 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문제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다. 저와 상관없는 부분이고, 대통령의 지갑에 천 원 짜리 하나 들어간 것도 아니다.

"유연이에게 승마 지원을 해 줬다"는 것을 가지고 연관시킨 것은 특검이다. 검찰이 다른 부분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가해 기소하더니, 특검은 삼성을 연결시켜 뇌물죄로 기소한 것이다.

승마 이야기는 모르고 했던 이야기였다. 를 자꾸 죽이지 말라. 걔는 삼성 소유의 말 한 번 빌려 탔다가 병X이 돼서 승마협회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제가 "저희 딸이 곧 들어온다"고 하니 흥분했다. 검찰은 딸에 대해서도 책상을 쳐가면서 협박할 것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대해 말하려거든 증인을 데리고 와서 압박하지 말고, 증거를 대라. 저는 삼성에 관심도 없고, 돌아가는 사정도 모른다.

재판 종료 후에는, 재판을 방청하러 온 박근혜의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구치소로 복귀하는 박근혜를 향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박근혜는 미소와 함께 인사를 했다.

4. 2017년 5월 30일 - 증인: 이상영·안계명


2017년 5월 30일 공판기일에는 이상영 전 마사회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과 안계명 마사회 남부권역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상영은 "정윤회의 소개로 박원오를 알게 됐고, 박원오는 2013년 후반기에 '최순실이 대통령의 내실(內室)을 지원하고 있고, 대통령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아낀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2014년 11월 이후 '최순실이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소문이 승마계 전체에 퍼졌고, 박원오로부터도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박원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최순실 측은 "특검이 이상영에게 일부 언론보도를 보여주면서 유도신문을 해 허위진술을 하게끔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상영도 일부 진술을 번복하며 "검사가 소설을 쓴 감이 있다"고 증언했다. 최순실은 "한화가 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만 둔 이유는 안민석 의원이 국회에서 '공주 승마'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안민석에 대한 원한을 감추지 않았다.
안계명은 거듭해서 "최순실·정유라를 알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독일 승마훈련'에 동참했다가 최순실과 갈등한 끝에 귀국한 뒤 마사회 승마팀 감독 사임을 강요당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팀 감독과 관련해 박재홍·김영규 마사회 부회장·최 모 마사회 팀장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4년 간 1,560억 원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자신이 작성한 '도쿄올림픽 출전 준비를 위한 한국 승마 선수단 지원 방안 검토'에 대해서도 "현명관 회장이 '방향은 좋지만 현실성이 없다'며 적당히 용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순실은 이날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안민석에게 당해서 딸이 완전히 영혼을 잃었다"며, "애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변호인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 관련해 총 8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5. 2017년 6월 1일 - 서증


2017년 6월 1일 공판기일에는 박근혜 단독으로 출석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KD코퍼레이션·플레이그라운드 관련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김세윤 부장판사는, 유영하박근혜의 변호인들이 박근혜에 대한 호칭을 '대통령'으로 고집하자, "변호인들은 아직 '피고인'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용어 선정에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박근혜에 대해 '피고인'이라고 부를 것을 부드럽게 경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박근혜 측은 증거 의견을 통해 ▲재단 출연에는 강제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경련이 주도한 것이고 ▲고영태 등의 음모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블루K 입주 건물의 관리인 노 모 씨는 정의당 당원이었다가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손석희를 존경해 JTBC에만 취재 허락을 해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최순실이경재 변호사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아울러 "플레이그라운드·더블루K를 통해 광고나 용역 계약을 수단삼아 재단의 재산을 빼먹으려고 하면, 얼마나 빼먹을 수 있겠고, 어느 세월에 다 빼먹을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눈길을 끈 것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김용환 부회장과 단독면담 후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자료를 준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박근혜 측은 안종범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는 사실이었다. 2017년 3월 28일 진행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에서 안종범은 "대통령이 줬다"고 주장했고, 김용환은 "안종범이 줬다"고 주장하면서 진실게임까지 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안종범이 명백한 거짓말을 했다"며, 안종범을 비난했다.
한편, 재판부는 "6월 2주 이후부터는 주 4일 주기(월·화·목·금)로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따라서, 현충일이 있는 6월 1주까지는 주 3일로 진행하고, 이후부터는 주 4일 주기로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6. 2017년 6월 5일 - 증인: 노승일


2017년 6월 5일 공판기일에는 노승일K스포츠재단 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순실은 "어지럼증 때문에 방에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고, 요추 꼬리뼈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아울러 박근혜가 재판정에 등장할 때마다 일부 노인 방청객이 일어서면서 법원 직원들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노승일은 "최순실이 딸 정유라와의 관계에 대해 '내가 교육부를 15년째 도와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딸 교육은 잘 안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최순실이 취중에 '박 대통령과 친한 언니·동생 사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코레스포츠의 실질 대표는 최순실이었다"고 규정했고, '명의상 대표는 로베르트 하인리히 요세프 쿠이퍼스 헤센 주 승마협회장이었지만, 최순실이 '쿠이퍼스가 계약서에 사인 한 번 하고 5천 유로를 요구했다'며 투덜대면서 대표에서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레스포츠의 지출내역 대부분은 정유라의 생활비였다"며, "정유라·신주평·신주평의 친구 김 모·이 모 씨 등에게도 급여가 지급됐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정유라는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고, 트레이너는 말이나 조련하는 신세였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이 독일에서 노승일을 해고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노승일이 증언한 윤영식의 전언은 다음과 같다.

회장님께서 부장님을 "한국에 보내라"고 하신다. 고영태가 코어플랜[1]

을 없애고 도망갔다. 회장님은 "노승일고영태를 찾아와야 한다"고 하셨다.

박근혜 측은 노승일안민석·손혜원 등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친분이 있고,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뒤, 안민석의 주도로 변호사비 1억 3천만 원이 모금된 사실을 거론했다. 최순실이경재 변호사는 노승일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공격했고, 이에 노승일이 반발하면서 재판부가 이경재를 제지하기도 했다.

7. 2017년 6월 7일 - 서증


2017년 6월 7일 공판기일에는 박근혜 측만이 출석한 가운데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서류증거조사가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도, 방청권 응모에 당첨돼 법정에 들어온 일부 박사모·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은 박근혜가 등장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서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2017년 6월 3일 진행된 방청권 응모 당시 100여 명의 노인들이 집단적으로 응모함으로써 예견됐던 일이었다.
박근혜 측 이상철 변호사는 6월 2주부터 진행될 주 4일 공판일정에 항의하면서 "66세의 고령인 연약한 여성이 주4일 법정에 출석해 재판을 받는 것은 체력적인 면에서 감당하기 어렵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영원한 전직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가 파면당한 뒤 구속 피고인 신분이 됐음에도 정신세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볼 수 있었다.
검찰과 특검이 제시한 서류증거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진재수 전 문체부 체육정책과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사직을 종용한 일 ▲2013년 9월 30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문화예술계가 좌편향돼 문제가 많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 일 ▲2014년 1월 29일에 유진룡을 면담하면서 "영화 변호인에 문체부가 관여하는 콘텐츠 투자 펀드가 투자를 했다"고 질책한 일 ▲2014년 7월 9일, 유진룡이 박근례를 면담하는 과정에 대해 "박근혜김기춘에 대한 무한신뢰를 표했다"고 증언한 부분 등이 제시됐다.
박근혜 측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은 정관주의 문체부 1차관 취임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해서 문체부 1차관으로 취임한 것은 이례적이고 관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참여정부강금실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급 공무원은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신분 보장이 되지 않는다"며, "참여정부 때도 같은 사례가 있었다"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변호인도 공무원 재직 경험이 있지만, 본 변호인이었다면 그렇게 '''구질구질한 소리'''는 하지 않고 나갔을 것"이라며, 사직한 문체부 공무원들을 비난했다.
재판 종료 후, 일부 노인 방청객들은 박근혜를 향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외쳤다.

8. 2017년 6월 8일 - 서증


2017년 6월 8일 공판기일에 진행된 서증의 소재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였고, 유영하 변호사 등 박근혜 측의 공소사실 반박이 진행됐다. 박근혜 측은 ▲이재용이 2015년 7월 25일 단독면담에서 '영재센터 후원 요구'를 받았다면, 2개월이나 지난 10월 2일에서야 5억 5천만 원이 후원된 사실을 납득할 수 없고 ▲당시 사업계획서에 적시된 예산은 9억 원이었음에도 삼성전자는 5억 5천만 원만 후원한 것은 "인·허가에 벌벌 떠는 기업인들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2016년 2월 15일의 단독면담과 3월 3일의 10억 7,800만 원 후원에 대해서도 ▲이영선최순실의 운전기사 방 모 씨를 2월 15일 오전 11시 7분 압구정동에서 만나 사업계획안을 전달받았다고 하지만, 이영선은 박근혜를 근접해서 수행하는 경호원이었던 것이라 삼청동 안가에 있던 대통령을 떠나 압구정동으로 가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이재용이 삼청동에서 떠난 시간은 오전 11시 8분이라 시간상 박근혜로부터 영재센터 사업계획안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삼성 측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에서 무죄 근거로써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사실관계다.
오후에는 다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박근혜 측의 반박 의견이 제시됐다. 유영하 변호사는 '1급 공무원 3명 사직 압박' 혐의에 대해 "1급 공무원은 임기가 없다"면서, "대한민국 법무부에서도 새 장관이 오면 동기나 선배들이 후배를 위해 용퇴하지 않느냐"면서, "그분들도 검찰국장의 전화를 받을 때는 직권남용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진룡도 취임 후 신용언 문체부 문화콘텐트산업실장을 1급으로 진급시켰다"며, "원래 그 보직에 있던 다른 공무원이 면직됐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장관이 하는 1급 공무원 교체는 직권남용이고, 자신이 하는 것은 괜찮다는 이야기냐"며, 유진룡을 비난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신분보장이 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적 입장"이라며,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소극적으로 실행했다는 것은 객관적·합리적 사직 요구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유영하의 주장에 재반박했다.

9. 2017년 6월 12일 - 증인: 장남수·박창균


2017년 6월 12일 공판기일에는 장남수 전 비덱스포츠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남수는 이재용 재판의 5월 10일 공판기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던 적이 있다. 장남수는 이날에도 그때에 이어 "최순실은 모든 자금 집행을 장악했고, 최순실의 결재가 있어야 자금이 집행된다"는 취지로 증언했지만, 삼성전자와의 구체적 협의에 대해서는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장남수는 최순실의 직접 증인신문에서 "제가 알기로는 최순실의 다른 은닉 재산은 없다"는 증언도 남겼고, 최순실은 "그겁니다. 고생하셨어요"라고 답변했다. 박근혜 측은 "특검이 장남수를 상대로 연이어 새벽까지 참고인 조사를 했고, (영장 없이) 장남수의 집안까지 들어가 휴대전화노트북을 수색해서 가지고 갔다"고 주장했다.
박창균은 2017년 4월 19일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문형표·홍완선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적이 있다. 박창균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일반적 의결권 행사 원칙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국민연금의 가치를 고려할 때 전문위에 '의결권 행사 논의'가 회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에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사실도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전문위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완선은 '투자위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기 때문에 전문위에 부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형표는 '1명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커미티(투자위)에서 판단한 것이라 규정상 문제없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남겼다. 박근혜최순실 측은 "박창균은 법률전문가가 아니고, 10여 개가 넘는 정부기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면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소속돼 그 업무만 담당하는 투자위원들이 연 몇 차례 정도 회의를 개최하는 전문위원들보다 더 전문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방청석을 점령한 박근혜의 지지자들은 점차적으로 틈이 날 때마다 증인을 향해 야유와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10. 2017년 6월 13일 - 증인: 박재홍·유진룡


2017년 6월 13일 공판기일에는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팀 감독과 유진룡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재홍은 2017년 5월 12일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고, 유진룡2017년 4월 12일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김기춘·조윤선·김상률·김소영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적이 있다.
박재홍은 5월 12일과 비슷한 취지로 "삼성은 정유라를 중심으로 승마 지원을 하려던 것 같았고, 정유라만 지원하면 명분이 서지 않으니 다른 종목도 함께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중간에 최순실이 장난을 쳐서 삼성도 당황한 것 같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최순실 측은 이경재 변호사가 특유의 인신공격을 앞세우며 "실컷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고 있는데 청력에 문제없느냐"는 신문을 하기도 했다.
최순실 측은 전반적으로 "정유라는 이미, 박원오가 2015년 6월 작성한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 문건에 지원대상에 포함돼 있었을 만큼 삼성에서 지원할 만한 선수"라며, "박원오는 한국 승마 발전과 후배 선수들을 위해 삼성전자의 후원을 토대로 독일 승마 전지훈련을 계획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순실은 박재홍을 직접 신문하며, "당시 삼성전자의 승마 지원 프로그램은 유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 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었고, 유연이는 거기에 포함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측은 "박원오가 '최순실이 대통령과 가깝고 실권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하지만, 박원오는 스스로를 과신하기 위해 과장되게 말하는 습성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승일은 '독일에서 박재홍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했지만, 박재홍은 '노승일을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며, 기습적으로 노승일의 증언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유진룡노태강과 관련된 '나쁜 사람' 논란을 언급하며 박근혜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에서 당시 한밤중에 노태강의 사무실을 다 뒤지는 등 암행감찰을 했고, 노태강의 방에서 발견된 바둑판 하나를 가지고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노태강은 바둑을 못 두는데, 얼마나 잡을 게 없으면 바둑판을 잡느냐"고 덧붙였다.
박근혜 측은 "노태강이 가지고 있던 바둑판은 비자나무로 만들었고 유명 바둑인의 자필 서명이 있는 수십만 원 짜리"라며, "감찰 결과에는 그 바둑판과 공연 티켓·상품권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형법상 뇌물수수죄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평소 입담이 좋고 소신이 강한 유진룡트위터에서 욕설을 마다하지 않는 유영하는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언쟁을 했다.
최순실 측은, 유진룡이 '상주 승마대회'를 "한낱 지방 승마대회"라고 한 것에 대해 "체육을 담당하는 장관이 어떻게 '한낱'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유진룡은 "한낱입니다"라고 일축했고, 최순실도 "'한낱 지방대회'라고 한 것은 지나치다"며, "안민석은 그 문제로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유진룡은 재차 "안민석 의원을 증인으로 불러서 물어보라"고 일축했다.
한편, 박근혜 지지자들은 증인신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가는 유진룡을 향해 단체로 날카롭게 노려보면서 "인민재판"이라며 성토했고, 법원은 직원들을 동원해 유진룡을 호위했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집단적으로 방청석 대부분을 점령한 채 점차적으로 폭력적인 과거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원과 재판부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11. 2017년 6월 15일 - 증인: 이형희


2017년 6월 15일 공판기일에는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SK그룹 관련 뇌물요구 혐의에 대한 첫 심리가 진행된 것이다. 이형희는 2015년 12월 SK브로드밴드 사장 부임 전에는 SK그룹 내 대관업무를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다.
이형희는 "최태원 회장이 2016년 2월 16일 박근혜와 단독면담 후 받아온 자료는 개인기업이 3개나 돼서(비덱·더블루K·플레이그라운드) 고민이 많았고, 요구한 총액도 89억 원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박영춘 전무를 정현식·박헌영 등과 만나게 했다가, 나중에 안종범이 '박영춘이 너무 빡빡하게 군다'고 항의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원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정권에서 법률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정현식·박헌영이 요구한 "50억 원은 비덱스포츠의 독일 계좌로 송금해 달라"고 요구한 일은 "오해의 소지가 많이 생길 것 같았고, 해명을 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힘들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부분"이라고 판단한 것을 들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 재판의 일부 혐의가 "비덱스포츠·코레스포츠의 독일 계좌에 돈을 송금했던 일"로 인한 '재산국외도피'라는 것을 감안할 때, 당시 SK그룹도 비덱스포츠에 돈을 송금했다면 삼성그룹 수뇌부처럼 단체로 피고인이 될 뻔 했을 수도 있다.
박근혜 측은 "SK그룹 관계자들과 SK그룹의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안종범"이라고 주장했고, "가이드러너 사업은 작은 기업이 지원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SK그룹에 지원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순실은 "(박근혜는) 저희가 모셨던 대통령이니 예의는 좀 지키면서 했으면 좋겠다"며 검찰을 비난했고, 방청석을 점령한 박근혜 지지자들은 재판 종료 후 소란을 피우며 자신들을 제지하는 법원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12. 2017년 6월 16일 - 증인: 김영태·김창근


2017년 6월 16일 공판기일에는 김영태 SK그룹 부회장·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영태는 2015년 8월 10일, 당시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최태원을 면회한 바 있으며, 그 자리에서 "왕회장귀국을 결정했는데, 우리 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를 줬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로부터 3일 뒤, 최태원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된다. 김영태는 이날 증인석에서 "왕회장'은 대통령이고, '귀국'은 특별사면을 의미하고, '숙제'는 투자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증언했다.
김영태는 "박영춘 전무가 정현식과 만난 뒤 K스포츠재단·비덱·더블루K에 대한 89억 원 지원 요청을 알게 됐다"면서, "비덱·더블루K를 제외한 K스포츠재단에 24억 원 혹은 3년 분납 30억 원을 지원하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 이유로는 "모르는 단체에 우리가 직접 줄 필요는 없다"는 것을 들었다.
이어 "요구 중 가장 말이 안 되는 것은 '독일로 50억 원을 송금해 달라'는 것이었고,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내용이 너무 황당하고 내용이 너무 없어서 '더블루K·비덱의 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6년 4월 이형희에게 한 지시를 증언했고, 그 지시 내용은 "안종범한테 '더 이상 진행하면 안 될 것 같다.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청문회 감'이라고 말하라"는 것이었다.
김창근은 '89억 원 요구자'에 대해 "안종범 혼자서 달라고 했을 것 같지는 않고 안종범 뒤에 있는, 이름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누군가가 있다"면서도, 누군가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것은 그룹 내 금기"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끝내 누군가의 정체를 자신의 입으로 밝히는 것을 회피했다.
한편, 한 방청객은 재판을 녹음하다가 퇴정당했으며, "드릴 말씀이 있다"고 소리치다가 법원 직원의 제지를 받은 박근혜의 지지자도 있었다.

13. 2017년 6월 19일 - 증인: 박상진


2017년 6월 19일 공판기일에는 박상진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겸 전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상진은 이미 16일 재판부에 '증언거부사유서'를 제출했고,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특검은 "삼성이 법 위에 있느냐"며 박상진의 증언 거부를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박상진은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증인신문은 조기에 종료됐다.
이날, 박근혜 지지자들 중 일부는 정숙을 요구하는 여성 경위에게 "아가씨 아주 얄밉다. 인상이 째려보는 것 같이 생겼다"는 발언을 했고, 여성 경위가 이에 항의하자 주변 지지자들까지 합세해 언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판사가 들어올 때는 일어나도록 하면서, 왜 대통령님께서 들어오실 때는 못 일어나게 하느냐"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14. 2017년 6월 20일 - 증인: 박영춘


2017년 6월 20일 공판기일에는 박영춘 SK그룹 CR팀장(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판 시작 전, 한 젊은 남성은 "좌빨들이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느냐"며 볼멘소리를 했고, 중년 남성은 "대통령님께 경례!"라고 큰 소리로 외치다가 '즉시 퇴정·영구 입정 금지'를 명받았다.
박영춘은 청와대의 '89억 원 요구'와 관련해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박헌영 과장·장순호 전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2] 등과 협상을 한 적이 있다. 박영춘은 "50억 원의 현지 송금을 요구한 쪽은 비덱스포츠였음에도 불구하고, 박헌영이 주도적으로 설명해 이상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미팅을 하자마자 경제수석실이 곧바로 보고를 받고 피드백을 내려서 특이했다"며, "경제수석실을 움직이는 큰 힘이 있다고 느꼈다"고 증언했다.
한편, 박영춘이 '50억 원 송금'에 대해 난색을 표하자, 안종범은 이형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박영춘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박영춘이 어떤 놈이냐. 걔는 순순히 협조할 놈도 아니고, K스포츠재단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 마치 죄인 취급을 한다더라.

재판부는 2017년 7월 3일 공판기일에 이재용을 증인으로 소환할 것을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출석할지, 출석하더라도 증언을 할지는 미지수다.

15. 2017년 6월 22일 - 증인: 최태원


2017년 6월 22일 공판기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태원은 "박근혜에게 동생 최재원의 가석방 관련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박근혜는 의례적 답변도 없이 별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아내 노소영박근혜에게 '남편의 가석방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편지를 보낸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긴 침묵 끝에 인정한 것이라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박근혜에게 '최재원 가석방'을 부탁한 이유로 ▲노소영과의 이혼을 원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사생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고 ▲박근혜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지 않고 좋은 경영자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했던 것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박근령·박지만 등 친동생들과 완전히 연을 끊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태원은 89억 원 요구 등과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조심스럽게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미묘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6시간 동안 '외줄타기'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강했다.
한편, 이날 최순실은 변호인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검찰·재판부의 제지를 받았고, 박근혜는 안경을 쓰고 출석해 최태원을 날카롭게 주시하며 재판에 집중했다.

16. 2017년 6월 23일 - 증인: 엄슬기·김성현·전병석·장순호


2017년 6월 23일 공판기일에는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핵심 논점은 2016년 2월 14일 엄슬기 전 회계팀장이 준비했던 회사소개자료였다. 검찰은 "박근혜가 2016년 2월 15~16일 단독면담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엄슬기는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 김성현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최순실의 운전기사 방 모 씨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최순실이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도와주고 신경 쓰는 정도였다가 2016년 10월에는 그마저도 청산했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은 "최순실이 특정 대기업의 이름을 명시하면서 '기업에 빨리 보내야 하니 소개서에 명함을 끼워 넣으라'며, '플레이그라운드가 대기업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최순실은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할 만큼, 광고 수주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는 증언도 남겼다. 이 증언들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최순실차은택이 서로를 향해 "당신이 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주"라고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전병석 전 플레이그라운드 이사는 "플레이그라운드는 최순실·차은택이 함께 만들어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했던 회사"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장순호 전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는 처음으로 공개법정에 출석해 대체로 "모른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하지만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박헌영 과장과 SK그룹을 방문해 박영춘 CR팀장을 만났을 때에 대해서는 범상치 않은 증언을 남겼다.

저는 실제로 '비덱스포츠 한국지사장'을 맡은 사실이 없다. 그럴 실력도 안 된다. 명함을 받았을 뿐이다. 정현식·박헌영과 박영춘을 만났을 때, 박영춘은 내게 "비덱이 뭐하는 회사냐"고 물었다. 그래서 최순실에게 들은 대로 비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박영춘은 저를 의심하는 눈초리로 보면서 "배드민턴의 종주국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래서 저는 "중국 아니냐"고 대답했다. 이후 박영춘은 더 이상 저와 이야기하지 않고 정현식·박헌영과 이야기했다. 저도 내심 "박영춘이 저에게 말을 더 걸까 봐" 두려웠다.


17. 2017년 6월 26일 - 증인: 황성수·최지성·장충기


2017년 6월 26일 공판기일에는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겸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박상진처럼 증언 일체를 거부했고, 자신들의 진술조서에 대한 진정 성립도 거부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법정 밖에서 대기 중이던 삼성 측 변호인을 호출해 '증언 거부'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에 대한 소명서 제출을 요구했다. 삼성 측은 대법원 2009도6788 판결을 토대로 진술조서에 대한 진정 성립 관련 증언까지 일체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대법원 판례는 "의견서의 진정 성립 등에 관하여 진술하지 아니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14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던 바 있다.

18. 2017년 6월 27일 - 서증·증인: 김찬형


2017년 6월 27일에는 서류증거조사와 김찬형 전 비덱스포츠 직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서증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의 증인신문조서들을 살펴봤으며, 최순실은 "'노승일이라는 애'는 고영태의 오른팔로서, 작업을 하기 위해 제 서류를 훔치고 어디선가 뽑아내서 증거로 제시한 것"이라며, "고영태는 말에 대해 알지 못하고, 노승일은 독일어·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 말 이름을 바꾸는 과정(살시도 → 살바토르)을 어떻게 안다고 증언과 진술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함께 공개된 김성우#s-2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2016년 10월 12일, 청와대에서는 박근혜·우병우·안종범·김성우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대책회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성우는 박근혜에게 "비선실세가 있느냐?"고 물었고, 박근혜는 "비참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순실이 한 일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으며, 김성우가 "비선실세에 대해 국민들에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고 한다. 김성우는 이 상황을 검찰에 진술하면서 "최순실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종범은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독대가 있었다"고 했지만, "대통령의 입장 자료에 그 이야기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께서 완강히 반대하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한편, 김성우는 '박근혜가 2016년 10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10차 개헌을 제안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언론이 그것을 쫓아가는 상황이어서 다들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JTBC최순실태블릿 PC를 공개했다.
김찬형은 2017년 5월 10일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적이 있다. 김찬형은 당시처럼 ▲최순실이 예산 집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인보이스(Inboice:송장) 작성을 지시했고 ▲계약서상 말이 매각된 이후에도 원래 가지고 있던 말을 타고 승마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 증언을 했다. 아울러 '살시도'를 '살바토르'로 바꾸는 과정은 "최순실이 '말 이름으로 쓸 만한, S로 시작하는 이름을 생각해 보라'는 지시를 하면서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삼성과의 거래 여부 등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증언했다.
최순실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비덱 타우누스 호텔은 승마 선수들과 직원들이 함께 사용할 목적에서 매입했고 ▲비덱스포츠는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크리스티앙 캄플라데도 불평을 많이 했으며 ▲독일 세무서에 비용 신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판기일에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법정을 찾아와 재판을 방청했다.

19. 2017년 6월 29일 - 증인: 김인원·인민호


2017년 6월 29일 공판기일에는 김인원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과 사무관과 인민호 공정거래위 소비자정책국 약관심사과장(박근혜 재임 시 청와대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소재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이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도 법정을 찾아와 재판을 방청했다.
김인원은 "조건부 승인 의견이 많았지만, 2016년 6월 경 상관 선중규 과장으로부터 '최종 불허' 결정을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선중규가 왜 그런 의견을 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는 증언도 남겼다. 박근혜최순실 측은 이를 토대로 "청와대는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민호는 "공정거래위 관계자들과 안종범 등은 '조건부 승인'이라는 잠정 결론에 이견이 없었고, 언론의 비난을 우려해 발표 시기만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로 미루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에서 제출받은 보고서를 토대로 박근혜에게도 청와대 내부용 보고서를 올렸고, 박근혜는 2016년 6월 이후 '전면 불허'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박근혜의 지시를 통보했고, 공정거래위에서는 2016년 7월 4일 '전면 불허'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전문 관료들과 청와대 참모들의 의견을 뒤집은 박근혜의 결정이었고, 시점도 SK그룹이 '89억 원 요구 및 비덱스포츠 송금 요구'를 거절한 후였기 때문에 의미심장하다. 아울러 2017년 6월 14일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이재용·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의 증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박근혜가 참모들의 견해와 다른 결정을 했다"는 두 번째 사례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최순실 측은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0. 2017년 6월 30일 - 증인: 박헌영


2017년 6월 30일 공판기일에는 박헌영K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헌영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최순실·안종범·정호성 1월 31일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적이 있다. 박헌영은 "SK그룹이 해외송금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안종범에게 연락해 'SK가 빡빡하게 군다'고 말했고, 저는 최순실에게 같은 취지의 보고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은 'SK 이 짠놈들이 왜 이렇게 나오지? 만났던 SK 전무 이름이 뭐냐'고 물어서 '박영춘'이라고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안종범은 이형희 당시 SK텔레콤 부사장에게 "박영춘이 어떤 놈이냐. 걔는 순순히 협조할 놈도 아니고, K스포츠재단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 마치 죄인 취급을 한다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헌영은 "2016년 6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K-Day 한류문화행사와 관련해, 최순실이 누슬리가 부스 설치를 맡는 대신 커미션 5%를 받았다"는 증언도 남겼다. 박근혜는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샤이니민호와 환담을 나누며 음식을 직접 먹었던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박헌영최순실을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박헌영의 증언에 따르면, ▲최순실은 첫 면접에서 "체육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고 ▲박헌영이 답변을 머뭇거리자 최순실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체육 일을 하려고 하느냐"며 웃었다고 한다. 박헌영은 이에 대해 "제가 체육 전공자라서 속으로 웃었다"며, "여느 중년 아주머니 같은 분이 그렇게 물어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냐"고 소회를 털어놨다.
한편, 박근혜는 오후 6시 30분 경 갑자기 책상에 엎드리며 건강에 이상이 있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 재판은 잠시 중단됐고, 재판부는 "남은 일정은 다음에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따라서 박헌영K스포츠재단에 대한 신동빈 측의 반대신문·검찰의 재주신문·피고인들의 재반대신문은 추후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 종료 후, 박근혜의 지지자들은 법정 밖에서 오열을 하거나, 검찰에게 "우리 대통령님 죽으면 알아서 하라"고 큰 소리로 삿대질을 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1] 코레스포츠와 함께 설립한 국내 법인[2] 최순실의 지시에 따라 SK그룹에는 '비덱스포츠 한국지사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