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뉴튼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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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엘튼 존 밴드의 키보디스트였으며, 1985년에 영화음악가로 데뷔하였다. 데뷔 뒤로 지금까지 150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할리우드의 최정상급 음악가가 되었다. 하지만 상복은 유난히 없는 편인데, 아카데미 시상식에 8번이나 후보로 올랐지만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골든글로브에도 4번 후보에 올랐지만 전부 다 무관이다. 그나마 에미상에서 4번 노미네이트되어 한 번 겨우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헝거 게임 시리즈, 말레피센트, 식스 센스, 다크 나이트[1] , 킹콩, 신비한 동물사전 등이 있다.
2. 삶과 작업 활동
4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고 USC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피아노 리사이틀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그는 클래식보단 록 음악에 빠져있었고 결국 대중음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1975년에 엘튼 존 밴드의 키보디스트로 합류하면서 경력을 이어가기 시작했다.[2]
엘튼 존 밴드에 있었을 당시 1975년부터 1977년까지, 1980년에는 키보디스트로서 투어를 돌았다. 또한 엘튼 존의 음악에서 키보드, 일렉트릭 피아노 말고도 현악 편곡과 공동 작곡을 맡았고, 1986년, 2002년, 2004년, 2013년에 객원 지휘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이 공연한 엘튼 존의 1986년 Tour De Force 투어에서 지휘자로 참여했으며, 해당 투어의 시드니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앨범 Live In Australia With The Melbourne Symphony Orchestra로 1987년 발매되었다. 2011년 장편 애니메이션 노미오와 줄리엣에서 엘튼 존, 작곡가 크리스 베이컨과 함께 음악을 맡았다.
영화음악가로 대성한 이후에는 대부분의 활동이 영화음악 작곡으로 치중되어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록 음악을 즐긴다고 한다. 1999년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사운드가든과 크랜베리, 스매싱 펌킨스와 펄 잼, 쥬얼의 팬이라고 한다.
영화 <헤드 오피스>(1985)의 음악을 담당하면서 영화음악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다. 그의 필모그래피 초기에는 가벼운 코미디나 로맨스 장르의 영화들을 많이 작곡했다. 이는 코미디나 로맨스 영화는 작업량이 많지 않고 작업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신인 영화음악가들이 선호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다작을 하는 작곡가이기도 한데 1986년부터 1989년까지 1년에 영화 4편씩 꼬박꼬박 작업을 해왔다. 그중 메이저 리그의 음악은 엘튼 존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를 했던 그의 경력이 십분발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메이저 리그의 성공 이후 제작사 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았는지 1990년에는 무려 영화 9편의 음악을 담당했다. 그중에는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히트작 귀여운 여인도 있다. 귀여운 여인의 러브 테마 He Sleeps는 영화의 성공과 함께 피아노곡으로 유명해지기도 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때부터 그의 커리어에 굵직굵직한 작품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유혹의 선>은 그중 하나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회고하길, <유혹의 선>같은 큰 규모의 영화를 작업하는 것은 당시의 그로서는 흔치 않은 기회였고,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요소를 쏟아내었다고 말했다. 그의 커리어 처음으로 대규모 합창단과 대형 오케스트라를 도입하였고,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다양한 타악기를 이용하여 멋들어진 스코어를 만들어내었다. 이듬해인 1991년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연출·주연한 영화 <사랑과 추억>의 음악으로, 처음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물론 수상은 못 했지만 영화인들에게 있어서 아카데미는 노미네이트만으로도 매우 큰 가치를 지니므로 큰 의의가 있는 일이다.
이듬해인 1993년은 제임스 뉴튼 하워드에게 있어서 중요한 해이기도 한데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영화 얼라이브 때문이다. 당시 뉴튼 하워드는 작곡에 있어서 매너리즘을 겪고 있었던 상태였다. 당시 그는 음악을 작곡할 때 멜로디에 집착을 하던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무슨 곡을 쓰든 전부 다 테마곡처럼 되어버리는 매너리즘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얼라이브를 작곡할 때는 작업 방식을 바꿔, 멜로디보단 대위법적 진행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 대위법 진행으로 곡이 더욱 짜임새 있게 되었고 오케스트라 편곡을 할 때도 더욱 복잡하고 풍성하게 표현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매너리즘도 탈피되었고, 음악도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왔다. 그가 인터뷰에서 밝히길, 자신에게 돌파구가 된 작품이라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물 중 하나라고 한다.
'''둘째'''는 이 시기부터 그의 영화음악가적인 감각이 출중하게 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영화 <폴링 다운>[3] 이다. <폴링다운>의 음악은 그의 영화음악가적 감각의 정수를 보여준다. 해고 통보를 받은 분노한 회사원이 결국 이성을 잃어 무차별적으로 폭주하는 내용을 그린 이 영화의 음악은 극 내내 냉엄한 분위기로 일관된다. 극이 점점 격정적으로 치달아 갈 때 음악은 역설적으로 부드럽게 흐르기도 하고, 부드럽게 흐르다가 격정적으로 폭발하는 듯한 큰 사운드로 이어지면서 긴장을 고조하기도 한다. 음악을 때로는 절제하고 때로는 과장도 하면서 적재적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셋째'''는 1993년부터 뉴튼 하워드가 영화음악가로서의 입지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가 이 시기에 작곡한 해리슨 포드주연의 도망자는 훌륭한 액션 스코어의 교과서라고 할 만큼 완성도가 높다. 그는 이 작품으로 또 한번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고, '''액션 가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대규모 예산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도망자 이후 첫 번째로 작업한 블록버스터 영화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와이어트 어프(1995)이다. 와이어트 어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인 만큼 음악도 매우 장엄한 기품으로 서부시대 마지막 인물을 조명한다. 미국 인기 드라마 ER도 이때의 작품이다. 뉴튼 하워드는 테마곡과 파일럿 에피소드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절친한 작곡가 '마틴 다비치'에게 양도하였다. ER은 높은 시청률로 대성공을 거두어 2009년까지 장기 시리즈로 방영되었다.
이듬해에 그가 작업한 영화 워터월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감독 케빈 레이놀즈는 원래 작곡가로 마크 아이샴을 고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촬영 중 폭풍우로 세트장이 박살 나는 등 사고가 많았고, 감독과 주연배우 케빈 코스트너와의 불화로 감독이 하차해 버려서 결국 케빈 코스트너가 작품을 떠안게 되었다. 와이어트 어프의 음악을 마음에 들어 한 케빈 코스트너는 작곡가로 제임스 뉴튼 하워드를 부른다. 워터월드의 편집본에는 독특한 전자음악들이 임시로 깔려있었는데,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회고하길, 이 전자음악 때문에 영화가 내내 마취에 걸린 느낌이었고 마치 최면에 걸려있는 듯하여, 심지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한다. 감독을 맡게 된 케빈 코스트너는 압도적인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오락영화적인 분위기가 혼재되어 있는 스코어를 원했고,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그런 음악을 6주 안에 2시간 분량으로 완성해야만 했다.
하워드는 선장 같은 영웅적인 캐릭터들에 착안하여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로 대표되는 고전적인 해적 영화음악들을 기초로 하여 스코어를 작곡하기 시작했고, 코스트너가 주문했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전자음악 사운드도 만들었다. 작업은 쉴 틈도 없이 빠르게 이루어졌으며,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작업 내내 '이런 대작을 작업하는데 큰 실수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망신을 당하고 망할것 같다고 내내 근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오히려 음악이 영화를 더 좋게 만들었다''' 고전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워터월드의 액션 스코어, 몽환적인 워터월드의 전자음악 스코어
같은 해에 개봉한 아웃브레이크도 역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아웃브레이크에는 약 85분 정도의 음악을 만들어야 했는데 시간이 워터월드처럼 한 달밖에 없었다고 한다. 근데 이번에는 도저히 혼자서 해낼 방법이 없었다고. 그래서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자기만의 작업 방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업 방식은 이러하다.
1. 먼저 장면을 보고 곡을 만든다. 2. 만든 곡을 오케스트레이터에게 넘겨준다. 3. 오케스트레이터가 넘겨받은 곡을 정교하게 편곡하면 뉴튼 하워드가 그걸 다시 돌려받는다. 4. 그 위에 악절을 더하거나 수정한다. 5. 곡 완성
편법이기도 한 것이 사실인데, 뉴튼 하워드가 말하길, 지금도 급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여전히 다작을 하며 커리어를 파란만장하게 이어나갔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대니 드비토 주연의 코미디 주니어를 위해 그가 작곡한 주제가 Look What Love Has Done은 1995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다.[4] 그리고 프렌치 키스에서는 본래 그의 장기였었던 로맨틱한 음악을 선보였고,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훗날 대작곡가 앨런 멩컨이 라푼젤의 스코어를 위해 레퍼런스로 삼았을 정도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마이클 조던과 루니 툰 캐릭터의 괴상한 결합물인 스페이스 잼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리고 케빈 코스트너의 연출작 포스트맨의 음악을 맡아 워터월드로 맺었던 코스트너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도 하였다. 하지만 포스트 맨은 처참하게 실패했고 케빈 코스트너는 B급 배우로 전락해 버렸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흥행배우의 몰락을 바로 앞에서 목도한 것이다.
1999년, 그는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 바로 당시에는 신인 감독이었던 M. 나이트 샤말란이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M. 나이트 샤말란의 데뷔작인 식스 센스의 음악을 담당해, 공포스러우면서도 서정적인, 기억에 남을 만한 스코어를 작곡한다. 식스 센스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M. 나이트 샤말란은 한순간에 톱스타로 부상한다. 이후 샤말란의 차기작인 언브레이커블도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담당하였고, 다음 차기작인 싸인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싸인의 오프닝 음악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명작곡가 버나드 허먼의 싸이코에서 영감을 받은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마치 관객의 심장을 난도질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샤말란의 다음 영화였던 빌리지는 비록 평가는 엇갈렸지만, 음악만큼은 극진한 찬사를 받았고 아카데미 음악상에 또다시 노미네이트 된다. 빌리지 中 The Gravel Road
샤말란은 불행하게도 해프닝과 레이디 인 더 워터로, 거의 조롱 수준의 평가를 받으며 완전히 나락에 떨어진다. 하지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만큼은 여전히 굳건하다. 해프닝을 위해 뉴튼 하워드가 작곡한 스코어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5]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스코어도 차가운 판타지에 걸맞은 서정적이면서도 우수에 찬듯한 음악이었다. 샤말란의 영화 중 극악의 평가를 받은 라스트 에어벤더도 음악만큼은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영화의 상태가 어떻든, 영화음악 애호가들에게선 '''"James Newton Howard = Music Bender"'''라는 격찬을 받는 중이다.
라스트 에어벤더 이후로 갱생 불능이 될 줄 알았던 M. 나이트 샤말란이 더 비지트와 스플릿 등의 영화로 다시 재기의 발판을 세우는 중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두 작품 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함께하지 못했다.
3. 음악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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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고전 클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대단히 잘 활용할 줄 아는 작곡가이다. 그는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풍부한 화성으로 영화의 장면들을 훌륭히 구현한다. 영화 라스트 에어벤더의 피날레를 위해 작곡된 '''"Flow Like Water"'''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섬세한 화음과 유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그리고 적절한 미키마우징[6] 으로 인물의 심리와 장면의 상황, 그리고 극의 연출과 감정을 극대화한다. 사실 라스트 에어벤더는 대망작이라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지만 훌륭한 음악 덕분에 피날레 시퀀스는 소름돋을 정도라는 반응들이 보인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고전적이라는 서술에서도 보이듯이, 정말 그렇다. 그의 음악 중 일부 구간은 난해한 현대 클래식 음악 같기도 하고 몇몇 부분은 고전영화의 우스꽝스러운 음악 같기도 하다. 특히 액션 신을 위해 작곡된 곡들이 그러한 속성을 띤다. 현세대의 어린 관객은 촌스럽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1999년에 진행된 마이클 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그가 근래에 작곡한 솔트나 본 레거시에서도 이러한 속성이 드러난다. 현대의 트렌드에 맞게 첨단 일렉사운드와 날카로운 타악기를 사용했지만 주요 골조가 되는 오케스트라 파트는 분명 고전적인 느낌으로 작곡되었다.코믹하고, 조금은 가벼운 듯한 음악이 액션 음악에서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조금 힘을 빼지 않으면, 음악이 지나치게 웅장하고 장황해지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을 들으면 박자가 독특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가 가장 많이 쓰는 박자는 '''5/8박자'''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길 한때는 5/8박자에 집착하기도 했고, 5박자를 4박자로 느낄 정도로 5/8박자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하지만 이 박자를 처음으로 접한 사람에게는 되게 어색한 박자로 느껴질 것이란 것을 깨닫고 이제는 최대한 지양한다고 한다. 하지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5/8박자 사랑은 그의 최근작 곳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 여담
- 사용하는 DAW는 큐베이스인 듯하다. #
- 절대음감이다. #
-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의 더 패키지와 도망자의 음악을 맡은 하워드는 체인 리액션의 음악도 맡기로 했지만, 스케줄을 맞출 수 없어서 제리 골드스미스로 교체되었다. 이후 퍼펙트 머더의 음악을 맡는다.
5. 작품 목록
[1] 한스 짐머와의 공동 작업[2] 엘튼 존 밴드 합류 시기를 회고하는 제임스 뉴튼 하워드[3]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4] 공교롭게도 당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을 거둔 작품은 엘튼 존/팀 라이스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이다.[5] 뉴튼 하워드가 해프닝의 엔딩 신을 위해 작곡한 "End Title"은 같은 해에 뉴튼 하워드가 콘서트 공연 목적으로 작곡한 I Would Plant a Tree라는 곡과 매우 유사하다.[6] 영상의 중요한 포인트에 음악을 딱딱 맞춰서 작곡하는 방식. 톰과 제리의 음악을 떠올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