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루트
1. 개요
Kangaroo Route
호주 또는 뉴질랜드를 출발해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도시 중 1곳을 경유하여 유럽, 특히 영국으로 가는 항로를 의미한다.
2. 상세
캥거루 루트가 탄생한 배경에는 항공기의 항속거리 문제, 중간 수요가 보장된다는 점, 이 두 가지가 크다. 실제로 호주-영국을 가려면 대한민국이나 일본, 심지어는 미국을 경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루트들의 수익성은 그저 그래서, 지금은 중동이나 동남아 경유만 남게 되었다. 물론 런던 - 도하 - 홍콩 - 시드니처럼 소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주요 도시를 차례로 경유하는 방식도 있긴 하겠지만 보잉 747의 등장으로 항공기의 항속 능력이 발달했거니와, 그럴 거라면 차라리 편명 공유 내지는 레이오버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낫기에 시행은 되지 않고 있다.
B787 및 A350의 등장 후 퍼스발 런던 직항 운항이 성공해, 캥거루 루트의 신 기원이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시드니나 멜버른 등 호주의 중심 지역에서 런던 직항은 아직 시기상조지만, 퍼스 발 런던 직항 운행 성공의 의의는 호주의 항공사가 다른 나라 공항의 신세를 지지 않고 영국으로 갈 수 있는 노선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3. 역사
3.1. 캥거루 루트 이전
1935년 영국 본국과 호주 간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서 당시 영국의 플래그 캐리어였던 제국항공(이후 BOAC)과 호주의 플래그 캐리어였던 콴타스가 싱가포르에서 상대편 연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캥거루 루트가 개척되었다. 우연히도 콴타스의 상징 동물이 '''캥거루'''이다. 호주 쪽 터미널은 그나마 싱가포르에 가까운 브리즈번으로 정해졌고, 처음에는 구간 승객만 타다가 마침내 두 번째 운항에서 전 구간을 정ㅋ벅ㅋ한 승객이 두 명 탑승했다. 1945년에는 더 나아가서 인도양 횡단 노선으로 변경했는데 기체가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나서 다시 싱가포르 경유로 환원되었다.
3.2. 항공 초기 시절
1947년 콴타스가 최초로 시드니 - 런던 루트를 선보였다. 운항에 사용한 기종은 록히드 컨스텔레이션 시리즈.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항공기의 항속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중간 기착지는 '''6개'''나 되었다.[1] 런던 방향을 기준으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캥거루로 대표되는 나라인 호주를 출발해 여러 도시를 껑충 껑충 뛰어다니는 것이 캥거루 같다고 해서 캥거루 루트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3.3. 보잉 707과 보잉 747, 그 이후
이후 상대적으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진 보잉 707과 보잉 747의 등장 이후, 중간 기착지 수가 하나씩 줄어들기 시작한다. 최종적으로 1990년대에 보잉 747-400이 취항하면서, 시드니 / 멜버른 / 오클랜드 - 싱가포르 / 방콕 / 홍콩 - 런던 / 파리 등의 순서로 정해지게 되었다.
보잉 747-400 1호기인 VH-OJA 기체는 승무원들만 탑승한 상태에서 런던 - 시드니 무기착 비행에 성공한 바 있으나, 승객이 없는 빈 비행기라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A380을 들여온 콴타스도 이 루트부터 투입하는 비범함을 보이기도 했으나, 기체 결함으로 한번 사고를 칠 뻔 하자 결국 해당 루트의 운행은 중지되기도 했다.
콴타스가 에미레이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2013년부터 캥거루 루트의 중간 경유지가 두바이로 변경되었다. 두바이 몰빵을 위해 다른 싱가포르 경유 유럽 노선도 감편, 단항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듯.
결국 2018년 3월 25일, 콴타스가 기존에 A380으로 런던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멜버른으로 다니던 QF9/10편을 보잉 787-9을 이용해 경유지를 퍼스로 바꾸어 운항하기 시작했다! # 다만 퍼스 - 런던 간 직항 항로는 간발의 차이로 카타르 항공의 도하 - 오클랜드 노선을 이기지 못하고 2번째로 긴 노선이 되었다.
참고로 20세기에는 에어 프랑스, 루프트한자, 알리탈리아, KLM, 오스트리아 항공, 올림픽 항공 등 여러 유럽 회사가 호주 노선을 운항했으나, 2000년대 이후 영국항공을 제외하고 죄다 단항했다. 이유는 밑에도 나와 있지만 캐세이퍼시픽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 타이항공 등을 이용하는 것이 호주나 뉴질랜드 내 취항지가 많아서 이 항공사들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기 때문.
4. 현재
콴타스가 직항으로 퍼스 ~ 런던 히드로를 운항하고 있다. 아래는 1회 기착 및 환승을 통해 캥거루 루트를 운영하는 항공사 목록.
그 외에 캥거루 루트의 중간 경유지인 방콕(수완나품), 홍콩(첵랍콕), 싱가포르(창이), 쿠알라룸푸르, 두바이, 광저우(바이윈)에 자사 허브 공항이 있는 타이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 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중국남방항공 등도 이 루트에서 활발히 환승 항공편을 운행 중이다. 참고로 중국남방항공이 지나는 광저우는 캥거루 루트 중 최단 경로이다. 다만 홍콩 경유나 광저우 경유의 총 거리는 별로 차이나지 않는데다가, 캐세이퍼시픽이 환승으로 성장해 온 회사라 홍콩에서의 환승 편의성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4.1. 유사 캥거루 루트?
주로 직항 혹은 비행기를 바꾸지 않는 준 직항보다 싼 환승 항공편을 이용할 때 이용하게 되는 루트이다. 당연히 배낭 여행객이나 유학생 등이 많이 이용한다.
싱가포르 경유 외에도 유명한 전통적인 캥거루 루트로는 과거 호주와 같은 영연방 소속이었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홍콩을 경유하는 런던-홍콩-호주 루트로 원월드 소속 항공사들인 콴타스, 캐세이퍼시픽항공, 영국항공 셋이서 팀 킬 시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 밖에 타이항공, 말레이시아 항공 등을 이용하여 유럽-방콕/쿠알라룸푸르-오세아니아 여러 도시 방식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스키폴)을 출발하여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항공기 격추사건인 말레이시아항공 17편 격추 사건 승객 중 호주가 최종 목적지인 경우가 많았다.
거리상으로는 불리하지만[7] 특별할인과 스케줄 선택의 이점을 택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 전일본공수 등의 항공사를 이용하여 호주-서울/부산/도쿄(나리타)-유럽 루트를 택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실제로 터키 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서울/부산 ~ 시드니 노선에 TK8096 / TK8097 편명으로 코드셰어를 걸어 놓았다. 에어 프랑스와 KLM 네덜란드 항공은 홍콩 사태로 인해 대한항공에 걸어놓기 시작했다.
한국을 경유하여 유사 캥거루 루트를 이용할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8] 에는 한국에서의 환승을 자제하거나 환승 시간을 넉넉하게 잡자. 그전에 거리가 멀기 땜에 그냥 캐세이퍼시픽항공으로 홍콩 환승을 택하는 게 낫다.
중국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항공사에 따라 유럽-베이징(수도) (중국국제항공) 혹은 광저우(바이윈) (중국남방항공)-호주로 연결된다.
에미레이트 항공이나 에티하드 항공처럼 UAE가 본거지인 회사들은 당연히 방콕, 홍콩, 싱가포르를 경유하지 않고 두바이나 아부다비를 거쳐 간다. 물론, 비행기 기체를 바꾸고 유럽으로 들어가거나 호주 방면으로 나간다. 하지만 얘네들은 일반적인 캥거루 루트로 불리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된 경우는 대개 준 직항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푸는 케이스이다. 참고로 일부 지역은 우리의 날개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캥거루 루트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9]
이론적으로 서호주 퍼스에서 출발하면 무기착으로 런던을 갈 수는 있지만 퍼스의 수요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서[10] 주저하는 모양. 제트스타 항공도 이걸 알고 보잉 787 도입시 퍼스발 유럽행을 뚫는다는 소리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런던 - 퍼스 무기착이 열렸다.
스쿠트 항공에서 퍼스 - 아테네 항공편을 2017년부터 운영한다. 하지만 호주 현지에서의 반응은 뜨겁지 않은데, 동남아 및 중동 공항들의 편의시설이 퍼스 공항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5. 호주 - 영국 직항
호주에서 그나마 서쪽에 있는 퍼스 공항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 구간(9,009마일 / 14500km)을 무기착으로 운항하는 항로. 매일 1회 콴타스 항공에서 멜버른발 퍼스 경유로 보잉 787-9으로 운항한다. 편명은 QF9/QF10. 2018년 3월 24일 운항을 개시해서 17시간 만에 무사히 착륙했다. 사실 기종점은 멜버른이지만 퍼스 - 런던 구간발권도 가능해서 콴타스가 운영하는 퍼스발 국내선과 연계하면 호주 내에서 어느 도시에서든 콴타스가 들어가기만 한다면 연결 편이 제공될 수 있으므로 큰 의미가 있다.
콴타스는 2022년을 목표로 시드니 - 런던 직항편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선라이즈'''라는 거창한 이름도 붙어있다.
런던-시드니 직항의 경우 비행거리는 직선거리는 17,000km, 여유 거리를 고려하면 18,000km으로, 현재 직항 최장거리인 싱가포르-뉴어크의 17,000km을 앞서게 된다.[11] 이러면 불가피하게 콴타스도 A350-900 ULR을 사거나 A350-1000 ULR을 사야할 듯.
6. 다른 호주발 장거리 루트
인도양을 건너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는 노선은 왈라비 루트라고 부른다. 이쪽도 1948년에 처음 운항을 시작한 유서깊은 노선. 시드니나 멜버른에서 출발하여 퍼스, 코코스 섬, 모리셔스에 중간 기착 했는데 코코스 섬에서는 항공기 정비가 필요해서 좀 긴 레이 오버를 했다고 한다. 유사 노선으로 퍼스와 코코스 섬에 중간 기착하고 뭄바사로 가는 것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와 달리 태평양을 횡단해 아메리카 대륙을 경유해서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으로 가는 남십자 루트도 있는데, 콴타스도 1958년부터 1970년대까지 태평양을 건너 로스앤젤레스 경유 런던으로 가는 항공편을 굴리기도 했다. 하지만, 동향 런던행도 결국 운행이 중단되고 만다. 미국을 경유지로 들러가야 하는데 경유지 중 제일 까다로운 게 미국이라... 하지만 LA에서도 런던 가는 비행기편은 있다. 일단 연결은 어떻게 되는 모양. 옆동네 에어 뉴질랜드의 경우 이 루트로 유럽 노선을 굴리고 있고,[12] 에어 타히티 누이와 에어 프랑스도 타히티-파리 노선을 LA 경유로 운항 중이다. 또한 프랑스 비 항공도 샌프란시스코 경유로 타히티-파리 노선을 운항 중이다.
남십자 루트의 파생형으로 1964년에 운항을 시작한 피에스타 루트도 있다. 호주에서 타히티, 멕시코, 카리브 해 연안 국가들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항로. 남십자 루트만큼이나 비효율적이고 집객 안 되는 루트라 1970년대에 완전히 단항했다.
뉴욕 및 시카고, 보스턴 등 미국 동부 지역에서 호주를 가는 루트도 상당한 장거리이다.[13] 콴타스, 델타 항공, 아메리칸 항공의 뉴욕 - LA - 시드니 루트와 뉴욕-홍콩-시드니 루트로 호주와 미국을 오가는 캐세이퍼시픽항공 수요가 꽤 있다.
7. 관련 문서
[1] 카라치에서 항공기 정비를 위해 1박을 하였고, 나머지 구간에서의 소요 시간까지 합하면 총 '''4일'''이 소요되었다. [2] 영국항공, 콴타스와 신나게 팀 킬전을 하고 있다(...)[3] 역시 팀 킬전 합류(...) 런던 발이 아닌 암스테르담(스키폴) 발이었지만, 말레이시아 항공의 피격 사건 때 목숨을 잃은 승객들의 대부분은 쿠알라룸푸르 환승으로 호주에 가려는 사람들이었다.[4] 위의 콴타스 제휴건과 관련이 있다.[5] 캥거루 루트 중 거리가 가장 짧다.[6] 중국남방항공 항목과 북한이탈주민#s-11.2 11.2번 항목에 나와 있듯이 한국 혹은 유럽 / 미주 등 타 국가의 시민권이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절대로 이용하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 자세한 건 두 항목을 참조할 것.[7] 서울, 부산과 도쿄 나리타는 시드니까지 10시간, 홍콩은 8시간, 싱가포르는 6시간가량 소요된다.[8] 3교시 영어영역 듣기 평가로 인한 지연 도착과 관련이 있다.[9] 에어 프랑스와 KLM이 홍콩사태 때문에 코드셰어를 걸어놓은 상태.[10] 퍼스 주변 인구 다 합쳐봐야 '''150만 명'''이다. 대전이나 광주 수준이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더 적고 인구 분산이 대전이나 광주에 비해 훨씬 더 넓게 퍼져 있어 체감 인구 수는 더 줄어든다... 그러나 영미권에서 인구 150만이 그렇게까지 작은 수요처는 아니다. 당장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의 장거리 항공수요를 보라 게다가 호주 서부의 유일한 대도시이기도 하고 다른 도시라든지 나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라고는 사실상 항공편이 유일하기 때문에 787같이 항속거리가 아주길면서 너무 크지 않은 기종을 도입한다면 런던 직항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11] 이라크, 시리아를 지나는 루트도 있지만, 이경로가 더 돌아간다. 최단 경로는 홍콩상공을 지나 중앙아시아를 지나는 루트.[12] 한때는 홍콩 경유로도 운행했었지만 현재는 홍콩-런던 구간을 단항했다.[13] 시드니 - 뉴욕 간 거리는 대략 16,000km. 서울에서 베를린을 '''왕복'''하는 거리와 맞먹는다. 나중에 시드니-뉴욕 직항 노선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