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그램
1. 개요
팬그램(pangram)은 알파벳의 '''모든 글자'''를 사용해 만든 문장을 뜻한다. 엄격하게 한 글자를 한 번만 사용한 경우도 있고, 복수 사용을 허용한 경우도 있다. 즉, 글이 최대한 짧으면서 모든 글자를 사용했을 때 가치가 높아진다.
그 자체로 언어유희로서 창작되고 활용되기도 하며 장비를 테스트할 때도 이용된다. 특히 시각 디자인에서 폰트 모양을 보여줄 때 요긴하게 사용된다. 레이아웃을 보여줄 때 사용하는 의미 없는 글줄을 로렘 입숨이라 하는데 로렘 입숨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팬그램의 반대 개념으로, 알파벳의 특정 글자를 사용하지 않고 문장을 만드는 것을 리포그램이라고 하며 이쪽은 오히려 글이 길어야 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KBS의 스펀지 95회 방송분에서 언급된 적이 있다.
2. 작품
2.1. 한국어
한국어 글꼴의 경우 자음만 해도 초성으로 쓰일 때와 종성으로 쓰일 때의 모습이 서로 다르다. 게다가 초성으로 쓰일 때에도 모습이 계속 달라지고[1] , 쌍자음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어서 영어와 달리 모든 글꼴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다양한 자음이 들어간 문장이 그렇지 않은 문장보다 폰트를 예측하기가 쉽기 때문에 한글에서는 모든 자음 또는 모음이 포함된 문장을 일반적으로 팬그램이라 부른다.
- 자음 14개(ㄱ~ㅎ)를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
- 닭 콩팥 훔친 집사[3]
- 동틀 녘 햇빛 포개짐[4] -- 네이버 블로그의 styleart78 작
- 동틀 녘 햇빛 작품
- 해태 옆 치킨집 닭맛
- 코털 팽 대감네 첩 좋소
- 닭 잡아서 치킨파티 함[5]
- 쵸코볼은 티피가 맛 좋다
-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6]
- 토츠카 소갈비찜에 파 넣다[7]
- 파티에 참석한 키다리 부자
- 호두 팥죽을 삼킨 첩
- 채팅판 도배 크게 하지 마라
-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와 티를 마셔야지요[8]
- 슈퍼 초코바 핥아먹던 자[9]
- 만세 외치다가 코피터질 바하[10]
- 탱크 파헤쳐서 뭐, 닭잡니?
- 다리 밑 탱크 보자하니 연방군 편 전차
- 초성에 자음 14개(ㄱ~ㅎ)를 순서에 맞춰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11]
- 초성에 자음 14개(ㄱ~ㅎ)를 거꾸로 순서에 맞춰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
- 한편 터키 참전 용사, 비밀리 돈 남겨 박상윤 작
- 자음, 모음(ㄱ~ㅎ, ㅏ~ㅣ)을 중복을 허용하여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14]
- 키스의 고유 조건은 입술끼리 만나야 하고 특별한 기술은 필요치 않다. (28글자) 네이버 블로그의 발광다이오드 작
- 자음, 모음(ㄱ~ㅎ, ㅏ~ㅣ)을 중복 없이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15]
- 좋다! 큐피트, 별첨 요구냣? 네이버 블로그의 styleart78 작
- 휴, 모두 커피숍 곁을 찾냐?
- 피카츄 곁 향료 주던 모습
- 자음, 모음(ㄱ~ㅎ, ㅏ~ㅣ)과 된소리(ㄲ, ㄸ, ㅃ, ㅆ, ㅉ), 겹홀소리(ㅐ,ㅒ, ㅔ,ㅖ,ㅘ, ㅙ, ㅚ, ㅝ, ㅞ, ㅟ, ㅢ) 를 중복을 허용하여 모두 포함한 문장
- "웬 초콜릿? 제가 원했던 건 뻥튀기 쬐끔과 의류예요." "얘야, 왜 또 불평?"[16] (26글자) -- kids의 valken 작
- 모든 모음 21자를 중복 없이 모두 사용해 만든 문장
- 으웽~. 얘! 위에 이 애 우유의 양 외워와! 아오~ 왜요? 어여! 예...[17] (21자) -- 네이버 블로그의 styleart78 작
- 초성, 중성, 종성의 모든 조합을 다 사용해서 만든 문장
- 사실상 그런 건 없다. - 현대 한글 11,172자를 다 사용하려면 문장이 아니라 상당한 길이의 글을 하나 써야 한다. 현대 한글 11,172자 중 대부분은 현대 한국어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글자들인데 예를 들어 ㅋ, ㅌ, ㅍ, ㅎ + ㅞ, ㅙ + ㄺ, ㄼ, ㅀ, ㅄ 같은 조합으로 퀡, 퇣, 풿, 횂 등 의미가 없고 사용빈도가 거의 없는 글자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글자를 사용하려면 '뚫훍송'처럼 억지로 글자를 조합해서 의성어나 고유명사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글자로 문장을 만들면 읽는 것조차 어렵게 되며 갂, 힡, 힢, 힣 등의 글자도 들어가야 하니 괴상한 글이 될 수밖에 없다.
- 또한 KS X 1001(또는 KS C 5601)에 정의된 2,350자의 한글로 해도 괆, 폘 등 사용빈도가 낮은 글자 때문에 엉망진창인 글이 될 수도 있어서 이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2.2. 영어
-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a(the) lazy dog.(날쌘 갈색 여우가 게으른 개를 뛰어넘는다.-Microsoft Windows 글꼴 보기 문장)
MS는 한글판 SW에서 글꼴 미리보기 테스트용으로 이 문장을 제시하면서 이를 한국어로 그냥 번역한 문장("빠른 갈색 여우가 게으른 강아지를 뛰어 넘습니다.")을 제시하는데, 그러면 글꼴 미리보기의 의미가 없다. 참고로 구글 크롬에서는 한글용 팬그램("정 참판 양반댁 규수 큰 교자 타고 혼례 치른 날")을 사용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 Pack my box with five dozen liquor jugs.(내 상자에 60개[18] 의 술 주전자를 넣어 포장해라.)
- Jackdaws love my big sphinx of quartz.(갈까마귀는 나의 석영 스핑크스를 사랑한다.)
- The five boxing wizards jump quickly.(5명의 복싱 마술사들이 빠르게 점프한다.)
- Adjusting quiver and bow, Zompyc killed the fox.(Zompyc(이름)은 여우를 화살과 활로 죽였다.)
- Bright vixens jump; dozy fowl quack. (지혜로운 암여우는 점프하고 졸린 닭은 울고 있다.)
- Quick wafting zephyrs vex bold Jim.(빠르고 향기로운 서풍은 용감한 Jim을 성가시게 했다.)
- My faxed joke won a pager in the cable TV quiz show. (내가 팩스로 보낸 농담으로 케이블 TV 퀴즈쇼에서 무선 호출기를 받았다.)
- Grumpy wizards make toxic brew for the evil Queen and Jack.(심술난 마술사들은 사악한 왕비와 잭을 위한 독약을 제조했다. - 구글 Fonts 보기 문장)
2.2.1. 퍼펙트 팬그램
26개의 알파벳을 '''중복없이''' 딱 26개 글자만 사용해서 만든 팬그램을 의미한다. Q, X, Y, Z 등 현대 영어에서 사용빈도가 낮은 글자도 사용해야 하고 모음을 단 5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으로 인해서 만들기기 쉽지 않다. 외래어(프랑스어, 독일어 등), 영어 옛말, 사투리, 약어, 고유명사 등을 동원해서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퍼펙트 팬그램 보러가기
2.2.2. 5개 모음 포함 단어
영어의 특이 단어 중에서는 5개 모음(a,e,i,o,u)이 모두 포함된 단어들도 있으며 일종의 '모음 팬그램'으로 볼 수 있다.
- sequoia - 이런 특성을 가진 단어 중 7글자로 가장 짧다.
- dialogue (대화)
- equation (방정식)
- facetious - 5개 모음이 알파벳 순서로 쓰였다.
- facetiously - 위 단어의 부사형은 반모음 y까지 쓰이며, y조차 순서를 유지한다.
2.3. 일본어
- いろはにほへど / ちりぬるを / わがよたれぞ / つねならむ / うゐのおくやま / けふこえて / あさきゆめみじ / ゑひもせず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는 져버리거늘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누군들 영원하리 덧없는 인생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헛된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도 않을 테오 - 이로하 노래)[19]
- とりなくこゑす / ゆめさませ / みよあけわたる / ひんがしを / そらいろはえて / おきつへに / ほふねむれゐぬ / もやのうち (새가 우는 소리에 단꿈을 깨어, 환하게 밝아오는 동쪽을 보라. 머나먼 바다에 하늘의 빛깔이 우러나는데, 안개가 짙으니 범선의 무리는 뵈지 않누나 - 1903년 일간 신문 요로즈초호(萬朝報)에서 모집해서 1등으로 선정된 시. 일명 '토리나쿠 노래'. 패전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쓰였던 모양.)
2.4. 독일어
- Sylvia wagt quick den Jux bei Pforzheim. (실비아라는 사람은 포르츠하임 대학교에서 대담한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이다.)
- Franz jagt im komplett verwahrlosten Taxi quer durch Bayern. (프란츠는 완전히 낡아빠진 택시로 바이에른을 가로질러 사냥하고있다.)
- Victor jagt zwölf Boxkämpfer quer über den großen Sylter Deich. (빅터는 커다란 Sylter섬 제방을 가로질러 열두명의 권투선수를 사냥한다.) (움라우트, 에스체트까지 다 사용)
2.5. 프랑스어
- Portez ce whisky au vieux juge blond qui fume (담배를 피우는 금발의 늙은 판사에게 이 위스키를 가져다주시오.)
- Le cœur déçu mais l'âme plutôt naïve, Louÿs rêva de crapaüter en canoë au-delà des îles, près du mälström où brûlent les novæ
(실망스러운 마음 그러나 순진한 영혼으로, Louÿs는 카누를 타고 별들이 폭발하는 소용돌이 근처의 섬들을 가로질러 나아가기를 꿈꿨다.)
- Bâchez la queue du wagon-taxi avec les pyjamas du fakir
(요술쟁이의 잠옷으로 택시의 꼬리를 덮으시오.)
2.6. 네덜란드어
- Pa's wijze lynx bezag vroom het fikse aquaduct (Pa의 현명한 스라소니는 거대한 수로를 경건하게 바라보았습니다.)
- Op brute wijze ving de schooljuf de quasi-kalme lynx (교사는 잔혹하게 준(準) 평온한 스라소니를 잡았습니다.)
2.7. 노르웨이어
- Høvdingens kjære squaw får litt pizza i Mexico by (스승의 친애하는 스콰가 멕시코 시티에서 피자를 사오네)
2.8. 스웨덴어
- Schweiz för lyxfjäder på qvist bakom ugn (오븐 뒤 나뭇가지에 호화로운 봄의 스위스)
2.9. 핀란드어
- Törkylempijävongahdus (터무니없는 한탄)
2.10. 러시아어
- В чащах юга жил бы цитрус? Да, но фальшивый экземпляр(ъ)!(남쪽의 숲에 감귤이 있을까? 그래, 근데 가짜겠지.)
2.11. 터키어
- Pijamalı hasta yağız şoföre çabucak güvendi (파자마 입은 환자가 피부 탄 운전사를 쉽게 신뢰했다.)
- Cümleten şef garsonun verdiği hafif jöle kıvamında poğaçaya bakıyoruz. (우리 모두는 최고 웨이터가 제공한 젤리처럼 가볍게 부드러운 포아차[20] 를 보고 있다.)
- Ve japon fahişe çocuklarımızın üstüne böyle geğirdi. (그리고 그는 우리의 일본인 매춘부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트림했다.)
- Çoğu şef, garip bej cihazıyla müstakil eve döner. (많은 주방장들이 이상한 베이지색 기계를 들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2.12. 그리스어
- Ξεσκεπάζω την ψυχοφθόρα βδελυγμία (나는 스트레스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낸다.)
2.13. 한문, 중국어
- 한문이나 중국어로는 팬그램을 구현할 수 없다. 한자가 모두 몇 글자인지 누구도 정확하게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사한 것으로는 한자 1,000글자를 중복되지 않게 시로 짜낸 천자문이 있으며, 표준중국어 기준으로 21개의 성모와 36개의 운모, 4개의 성조를 모두 사용한 문장을 만들 수는 있긴 하나 모든 글자가 사용된 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팬그램은 아니다. 이걸 굳이 팬그램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주음부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 비슷한 이유로 한문이나 중국어로는 리포그램의 의미가 없다. 최소 몇천 개나 되는 글자 중에서 자주 쓰이는 글자 몇 개 빠진다고 해서 아무도 못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는 정용(程庸)이 쓴 '도요미인'(官窑美人)이라는 소설이 있으며, 이 소설은 원고지 1500매 분량으로 현대 중국어에서 제일 빈번히 쓰이는 '的'('표적 적')을 빼고 썼다. 참고로 중국어에서 的을 빼면 소유격('~의') 표현, 수식어('-(으)ㄴ') 표현 사용이 불가능하다. 자세한 건 리포그램 문서 참조.
- 그 외에도 붓글씨로 한자를 쓸 때 자주 나오는 획의 종류 여덟 가지만으로 길 영(永)字를 쓸 수 있으며, 이를 영자팔법(永字八法)이라고 한다.
2.14. 태국어
출처
- เป็นมนุษย์สุดประเสริฐเลิศคุณค่า กว่าบรรดาฝูงสัตว์เดรัจฉาน จงฝ่าฟันพัฒนาวิชาการ อย่าล้างผลาญฤๅเข่นฆ่าบีฑาใคร ไม่ถือโทษโกรธแช่งซัดฮึดฮัดด่า หัดอภัยเหมือนกีฬาอัชฌาสัย ปฏิบัติประพฤติกฎกำหนดใจ พูดจาให้จ๊ะๆ จ๋า น่าฟังเอยฯ(사람이 되는 것은 야생동물 여러 마리가 되는 것보다 영광스럽다. 자신의 기술을 갈고닦는 데 노력하라. 낭비하거나, 살해하거나, 남을 억압하지 말라. 원한을 품거나, 화를 내거나, 남을 저주하거나 야단치지 말라. 스포츠맨의 정신처럼 용서하는 법을 배우라. 도덕과 법률의 정신을 잘 따르라. 상대방이 듣기 좋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하라.)
2.15. 마인어
- Muharjo seorang xenofobia universal yang takut pada warga jazirah, contohnya Qatar. (무하르조는 카타르와 같은 반도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국제적 제노포비아다.)
[1] 아,앙,으,응, 와, 웨, 읭, 웽 모두 초성의 ㅇ모양이 다르다.[2] 아래의 예시들을 보면 모두 겹자음은 2개의 자음으로 분해해서 취급하는 것이 보통이다.[3] 이 문장은 스펀지에서 팬그램을 설명할 때 나온 정의의 예문으로 쓰였다.[4] 순우리말 팬그램이다.[5] 이 문장도 스펀지에서 나왔다.모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한시간 안에 모든 자음을 써서 문장을 만들라고 해서 한 여학생이 만든 문장. 유일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6] 고유어 팬그램이자 한국어 부문 중 가장 유명한 팬그램으로, Windows Vista 이상 Windows 운영체제의 글꼴 미리보기 창에서도 쓰인다.[7] 다른 예시들과 다르게 지읒이 아닌 쌍지읒이 들어갔다.[8] 네이버 웨일의 폰트 미리보기[9] 여기서부터 아래로 3개의 문장 역시 스펀지 5권에서 언급된 적이 있었다.[10] 만세 외치다 코피가 터질 바하로 해도 된다.[11] 자음이 순서대로 되어있기에 특정 자음 폰트를 찾아 확인하기 편리하다.[12] 이는 스펀지에서 팬그램을 설명할 때 나온 문장이며 KDE에서의 폰트를 설정할 때 프리뷰로 나오는 문장이다.[13] 구글 크롬의 고급 글꼴 설정에서 프리뷰로 나오는 문장이다.[14] ㅐ/ㅒ와 ㅔ/ㅖ는 독립된 낱자가 아니라 ㅏ/ㅑ+ㅣ, ㅓ/ㅕ+ㅣ의 합자로 본다.[15] ㅐ/ㅒ와 ㅔ/ㅖ마저 없다. 직접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16]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쪼끔'(='조금'의 센말)이 바른 표기다.[17] 또한 이 문장은 ㅇ 이외의 자음을 싹 뺀 리포그램이다.[18] 직역하면 5다스며, 다스 단위는 연필을 세는 경우를 빼면 한국에서는 거의 안 쓴다. 1다스는 12개이므로 12×5=60이 된다.[19] 현대 일본어에서 쓰이는 'ん'은 쓰이지 않았는데, 이 노래가 고대 일본어로 쓰였기 때문이다.[20] 빵의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