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섬멸진
1. 개요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된 웹소설 <최하위 직업에서 최강까지 출세하다 ~꾸준한 노력은 치트였습니다~>에 등장하는 명(?)전술.
'''잡병이 태반인 300의 혼성부대[1] 로 5000의 정예 마물병을 포위해서 섬멸한다는 작전'''으로, 그 황당한 논리로 인해 일본의 2ch은 물론 한국의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큰 웃음거리가 되었다. 구글 검색 결과
사실 웹소설은 나이와 경력 등을 따지지 않고 아무나 연재할 수 있다 보니 허무맹랑한 서술과 묘사가 자주 등장하긴 한다. 독자들도 이를 알기에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보지만, 포위섬멸진은 그런 웹소설 독자들조차 차마 눈감아줄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전술이었다.
2. 내용
마물을 멀리서 감정으로 분석해보니 적진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건 내가 던전에서 교전한 적 있는 미들 오크나 미들 트롤의 상위종이었다.
하이 오크와 하이 트롤이다.
내가 싸웠던 미들 트롤이 상당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상위종이라면 돌파력과 파괴력이 뛰어날 거라는 건 명백했다.
거체가 휘두르는 곤봉 공격은 사람을 쉽게 쳐날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좌익과 우익을 굳히고 있는 건 페가서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 기동력이 뛰어난 병사다
페가서스 나이트는 신마에 타서 싸우는 비행이 가능한 기병이며 사지타리우스는 머리는 뱀이고 하반신은 말인 마물이다.
「……좋아!」
머릿속에서 승리의 그림이 그려졌다.
남은 건 진형을 짜서 적확하게 전투 상황을 판단, 부대를 움직이는 것뿐이다.
「저에겐 있습니다. 저 마물의 군세를 상대로 승리의 그림을 그릴 힘이 있어」
「승산은?」
「내 읽기대로 전황이 움직여 준다면 9할 정도」
내 말을 들은 모험자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중앙부대가 방어전을 하는 사이에 이쪽의 정예부대의 우익과 좌익이 적 양익을 격파
그대로 적중앙군의 좌우와 뒤를 잡아 포위망을 완성시킨다.
(중략)
이렇게 '''300의 전력으로 5000의 마물군을 요격'''한 시리루카 마을 방위전은 종결을 맞이했다.
아군의 피해는 셀 수 있을 정도였으며 압도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마물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준 건 대침공의 모든 역사를 돌이켜봐도 이 전투가 처음이었다.
이 싸움에서 루크가 채용한 전술, 포위섬멸진은 '''적의 침공에 가장 효과적인 전법으로서 후세까지 높게 평가, 연구되었다.'''
'''시대를 뛰어넘는 재능이 여기에 탄생했다.'''
3. 해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탱커직의 아군이 적을 정면에서 받아낸다.
- 그동안 정예병이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적 무리의 양익을 격퇴한다.
- 그대로 포위한다.
- ????
- 포위섬멸진 성공!
300 대 5000이라면 5000명이 오밀조밀하게 가만히 모여 있는 것을 둘러싸는 것으로만 300명을 다 써야 하는 수준의 병력 차다. 역사상 포위당하는 쪽의 숫자가 훨씬 더 많은 포위진이 없던 것은 아니나, 이 경우에는 소수인 포위하는 측에 뭐 하나라도 유리한 구석이 있었다. 병력이 훨씬 더 정예였다든지, 지휘관이 훨씬 더 유능했다든지, 사기가 높았든지, 지형이 유리하다든지[3] 등등. 그런데 이 소설의 포위섬멸진에는 어느 하나 유리한 구석이 없다.
우선 병력의 질을 보면, 포위측 군대는 마을이나 지키던 일반병 및 잡병, 그리고 기껏해야 모험가들 정도다.[4] 반면 적 부대는 중앙에 곤봉만으로 사람을 쳐날리는 하이 트롤이 자리잡고 있고, 그 양익을 비행병과 기병이 굳게 지키는 형태이다. 이 정도의 전력차이라면 300명 전부가 중앙에 달려들어도 시간이나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적이라면 적군을 붙잡고 있는 본대가 먼저 궤멸되고, 포위하려는 유격대는 각개격파 당하게 될 것이다. 설령 하이 트롤은 어떻게 발목을 잡았다 해도 정예병들이 비행병/기병을 상대로 피해없이 물리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끌게 되면 중앙군이 먼저 궤멸당할 것이다. 중앙군이 무너졌으니 옆이 빈 정예병은 하이 트롤에게 쌈싸먹히게 된다. 즉 최악의 진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잡병으로 다수의 강적을 포위하는 작전은 허황된 것이며, 차라리 일당십이 가능한 소수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편이 차라리 현실적이다.[5] 아니면 저 잡병이라고 하는 인간이 사실 그론기, 브리쿨이나 네팔렘, 스페이스 마린 같은 초인종족이었던 걸로라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포위 따위를 하느니 그냥 일점돌파로 적세력을 쪼개고, 적진영을 와해시켜 조직력과 지휘체계를 무너트린뒤 부분적 세력의 우세로 고립된 소수의 적을 포위섬멸(각개격파)하거나 난전을 유도하는 편이 훨씬 낫지만.
상기된 작전의 내용은 '기동력이 좋은 병사(페가수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는 체력이 약할 것'이라는 작가의 편견에 기초한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주 터무니 없는 발상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새는 자기 몸무게를 초과하는 무게의 물건을 쥔 채 날지 못하며, 뼈의 밀도가 낮아 어디 부딪히면 바로 골절을 입는다. 이처럼 비행생물은 날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한다. 그러나 페가수스 나이트는 비행'''기병'''이며, 사지타리우스는 마물이기 때문에 역시 사람과 똑같이 볼 수 없다. CAS 나온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상대로 뼈와 살로 이루어진, 소총만 든 알보병이 우위를 갖지는 않기 때문이다. 판타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드래곤도 비행체이므로 징집된 마을주민1보다 체력이 약한 것일까. 그리고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물건을 나를 수 없다고 쳐도 몸무게 자체가 300kg 이러면 큰 의미가 없다. 사람 두셋 잡고 날아다니면서 패대기치기에는 충분하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작전으로 어떻게 이겼느냐... '''잡병 300명은 적을 묶어두는 미끼였을 뿐이고, 그냥 주인공 혼자 적군을 몰살시켰다.''' 작중 표현을 보면 주인공이 물의 벽으로 중앙을 봉쇄, 좌익의 원거리 공격을 마법으로 봉쇄, 그 사이 우익의 병사를 마법으로 박살낸 뒤 그 후 다른 군세들도 각개격파했다. 결국 300 vs 5000이 아닌 먼치킨 1 vs 5000이었고, 그저 양판소에서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 띄워주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일반적인 양판소에서는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강조하지만[6] 이 소설에서는 '''뜬금없이 주인공의 전략전술을 고평가'''[7] 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치트급 무력을 지닌 주인공이 있어야 가능했던 작전이 왜 이후까지 연구되었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거기다 앞서 주인공이 미들 트롤을 상대로 고전했다고 말해놓고서 뜬금없이 하이 트롤을 포함한 정예 마물군을 쓸어버리는 먼치킨성을 선보이는 설정오류 같은 내용은 덤이다.
굳이 300 vs 5000의 전투를 치러야 한다면, 페가수스 나이트, 사지타리우스가 빠르다는 것을 이용해 그들이 돌출되는 것을 노려 공격하는 것이 제일 정상적일 것이다. 사르후 전투에서의 누르하치의 후금 군대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프랑스군이 보여줬던 '부분적 수적 우세'를 이용하는 것이다. 즉, 기동전을 치르는 것이다. 아니면 이 작품에서의 방어병력과 같은 숫자이기도 한 300으로 유명한 테르모필레 전투에서처럼 극단적으로 좁아 수적 차이가 어느 정도 보정되는 위치를 선점하거나, 줄루 전쟁 중 로크스드리프트 전투 때처럼 지형지물과 엄폐물, 장애물을 최대한 설치해서 화망을 구성할 최소한의 여지라도 만들어두거나, 참호라도 파고 지원병력이 올 때까지 지연전이라도 시도하든지, 이도저도 안 되면 게릴라도 방법이 된다. 물론 어느 쪽이든 '''소수 쪽이 다수와 대충 비빌 수 있을 정도의 숫자는 되거나, 지형지물로 적의 병력투입이 제한되거나, 다수 측보다 훨씬 정예거나, 하다못해 무장이라도 좋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붙으며, 지형지물로 적의 축차투입을 유도하는 사례조차도 위에 나온것처럼 얇은 방어선을 넓게 펴는 개념이 결코 아니기에 위의 포위섬멸진과는 동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두 가지 조건이 더 붙는다. 먼저 300명의 병력이 5000이라는 대군을 보고도 모랄빵이 나지 말아야 한다. 2ch 포위섬멸진 스레의 한 댓글#에서는 '''내가 병사였다면 이 작전을 들은 순간 배신하거나 도망친다'''고 언급한다. 굉장한 수적 열세를 뒤집은 명량 해전도 일본군의 수적 우위를 본 조선 해군은 모랄빵 직전까지 몰렸다. 추가로 뒤에 지켜야 할 마을도 없어야 한다. 300명이 무슨 짓을 하든 직진해 마을에서 분탕질을 치면[8]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인간 병력은 결국 전면전을 강요받기 때문.
사실 이 정도 병력 격차가 나는 상황이라면, 상식적인 작가는 아군에 각종 정예병이라는 둥, 잘 구축된 진지에 있었다는 둥 최대한도의 버프를 주고 적군에는 잡병이고 사기도 보급도 형편없거나 지휘관이 바보라던가 절벽이나 병목구간이 있다는 등의 최대한도의 너프를 줘서 개연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또한 포위섬멸은 고사하고 주인공이 각종 기지를 발휘해서 아예 전투를 하지 않고 이기게 되는 것도 창작물에서는 흔한 전개 방식이다. 가령 아군의 병력을 훨씬 더 많아 보이게 해서 적이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가게 한다던가, 혹은 적 지휘관의 성격을 이용해 도발해서 일기토를 건다던가, 각종 미신 등으로 적을 속여넘겨 사기를 떨어뜨린다던가 하는 식의 전개가 좀 더 당연한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훨씬 적은 군사로 더 많은 적을 이긴 사례는 많고, 실제로 몽골에선 칭기즈 칸이 더 많은 적을 포위하고 심리전을 걸어서 이긴 상황이 있긴 있었다. 당장 아르벤 룸멜의 아프리카 전선 전투만 봐도 전차가 부족해서 퀴벨바겐 같은 자동차에다가 철판을 덧댄 가짜 전차를 만들거나, 소련군의 NI 전차처럼 굉음과 저속으로 적을 묶어둔 사례도 있었던만큼 조금만 머리를 굴리거나 자료를 찾아봐도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많다.
그나마 비슷한 예가 성경에서 기드온이 미디안을 상대할 때의 전투라고 할 수 있다. 정예군이긴 했으나 '''고작 300명이 12만 대군의 진영을 상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1:400의 비율로,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포위고 뭐고 그냥 '근처에서 무슨 소란이 일어났는데 적당히 처리했다.'로 끝날 상황이다. 그러나 사방에 갑작스러운 횃불 + 어둠 때문에 상황판단 불가 + 무기 소리와 비슷한 소음 등 '''실질적인 계책'''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권능'이 뒤에 있음을 보여주는 예''' 로 등장한 것이었기 때문에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서 (현실적이진 못하다고 생각할지언정)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하나님의 권능이 최우선되어도 될 법한 성경임에도 위와 같은 계책과 천사까지 나타나고 미디안을 이기리라는 온갖 묘사가 등장해서 개연성을 위한 요소가 더 탄탄하다. 이래놓고도 지면 매우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질 것이다. 이렇듯 군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전투에서도 포위섬멸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야습과 화공을 이용하여 상대 진영에 혼란을 유도한 후 기드온 군은 빠지고 미디안 군은 자기네들 까지 싸우다가 죽고 도망쳤다는 형태로 서술되어 있다.
혹자는 '병사 숫자가 좀 많았으면 놀림감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애초에 비행병종을 가진 적을 상대로 포위섬멸을 한다는 이야기가 말이 되나? 항공전술에 포위섬멸이라는 개념이 있을 리가...[9] 막말로 300명이 5000명을 포위한 게 아니라 5000명이 300명을 포위했다 해도 비행병종이 그냥 하늘로 날아올라 튀는 순간 이미 포위고 뭐고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정리하자면, 적은 전차와 공격헬기 5천이 몰려오는데, 순수 알보병, 소총병 300명으로 엄폐물도 없이 포위해놓고 피아식별 기능이 있는 전술핵을 때려박아서 이겼다는 수준의 헛소리이다. 그것도 먼치킨 주인공의 원맨쇼로 이겨놓고는 '''전략이 뛰어났다'''고 한 부분에서 어그로를 끌었다. 일본사회에 만연한 인간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은 덤.
현실 사례 찾으러 멀리가지 않아도, 아무 RTS 게임에서 저렇게 한줄로만 포위할경우 화력이 분산돼서 바로 뚫린다.
3.1. 가능성 여부
여부고 뭐고 일단 이것부터 보자(손자병법 3편. 모공편)
위에서도 보았다시피 10배다. 손무가 과연 합려에게 손자병법을 지어준 후 전쟁 지휘관이 되어 군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손자병법에 추가한 내용이 과연 말도 안되는 소리일까? 실전경험이 압축된 손자병법(비록 추상적으로 전략전술을 제시하긴 하지만)을 이 소설의 작가가 반박할 만큼 이 소설의 작가는 그만한 군사적 재능을 지닌 건가?故用兵之法, 十則圍之, 五則攻之, 倍則分之, 敵則能戰之, 少則>能逃之, 不若則能避之. 故小敵之堅, 大敵之擒也.
"그러므로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군보다 10배의 병력이면 포위하고, 5배의 병력이면 공격하고, 2배의 병력이면 적을 분리시킨후차례로 공격하고, 맞먹는 병력이면 최선을 다하여 싸우고, 적보다적은 병력이면 도망치고, 승산이 없으면 피한다. 그러므로 소수의 병력으로 무리하게 싸우면, 강대한 적의 포로가 될 따름이다."
다시 말하지만, 10배가 돼야지 포위가 가능하다는 거다. 칸나이 전투에서도 한니발의 군대가 로마군보다 수적으로 매우 열세가 아니었고, 심지어 로마군에겐 없는 대규모 기병대로 승리를 결착지었다. 독소전쟁에서도 독일군이든 소련군이든 못해도 적보다 수적으로 매우 열세인 상황은 아니었다. 하물며, 독일군의 경우에는 혼란을 틈탄 포위 섬멸을 진행해 효과를 보았을 뿐이지, 적에게 물리적, 심리적 혼란을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포위를 시도했다가는 적이 포위망을 가볍게 뚫고 나오면서 역으로 아군 부대가 모랄빵 당한다. 당연하게도, 5000대 300이면 300명이 포위할려고 시도하기도 전에 수적으로 압살당할 게 뻔하다.
더 웃긴건, 소설에서 '중앙 부대가 방어전을 하는 사이 마물군의 좌우 진영을 포위한다' 라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허허벌판 평원에서 5000vs 300 이면 좌우 진영을 포위하려고 움직이는 사이 중앙 진영은 이미 뚫려서 주인공은 벌써 마물군에게 잡혀 모가지 잘리고도 남았다.
즉, 포위섬멸진은 전술학의 기초 개념들조차도 모르고, 병법서도 읽지 않고, 현실 감각도 모자라며, 군 지식에 관해 1도 모르는 위 라노벨의 작가 '카미타니 케이' 가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 전술 하나 가지고 자기 라노벨에 끄적여댄 헛소리에 불과하다.
이 문단에서는 일단 어떻게든 포위진이 구성된 후의 상황을 가정한다. 사실 5,000 대 300의 싸움이라면 굳이 이렇게 비효율적인 진형을 상정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두 병력이 충돌하는 순간 수적으로 열세한 측의 병력이 큰 피해를 입게 되어 후에 진형이 어떻게 꾸려지고 자시고 전투가 단시간에 종결되어 버리기 때문에, 논란 자체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몬스터 하나가 1m²의 면적에 한 명씩 분포한다고 가정해보면, 5,000명의 몬스터를 포위하기 위해서는 지름이 80m인 원형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이를 포위하기 위한 원의 둘레의 길이를 계산 해보면 약 250m가 된다. 그러므로 이 원을 300명의 병사로 포위하려면, 대략 0.83m에 병사를 하나씩 배치하여야 몬스터를 포위병력으로 둘러 싸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그러나 병사간 거리가 이 정도 떨어져 있으면 사실상 포위한 두 병사간의 연계 협력이 거의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포위진으로서 제대로 작용할지 의문이다. 게다가 실제로는 몬스터들이 이렇게 밀집되어 있을 리 만무하며 트롤 등 차지하는 면적이 1m²는 훌쩍 넘을 몬스터들이 많아 실제로는 원의 부피는 더 클 것이고 그렇다면 포위하는 측의 병사 사이의 간격은 훨씬 더 넓을 것이므로 사실상 포위진이 성립하지 않는다.
작가의 2번째 설정인 6,000 대 990 또한 다소 나아지기는 했으나 역시 비현실적이다. 보면 아군 병사는 700여명, 몬스터는 1000명 정도 증가했지만 지름이 증가할 때 원의 넓이는 둘레에 비해서 훨씬 빠르게 증가하므로 일단 전술했던 것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여 계산해보면 1000명의 몬스터가 증가했음에도 원의 둘레는 275m로 고작 25m 증가하기에, 포위 측은 대략 1m당 3.6명의 병사를 배치할 수 있게 되어 전보다는 같은 길이에 훨씬 많은 병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포위진이 돌파당하게 되면, 진법 중에 최악인 얇고 긴 형상이 되어 수적으로 우세한 상대 측의 역공에 매우 취약해지므로 사실상 의미 없는 전술이다. 다만 작중에서처럼 병사들은 시간 끌기용에 지나지 않고, 몰아놓은 적군을 한명의 먼치킨 주인공이 처치하는 전개라면 최소한 마법을 쓰기 위한 시간을 벌어 주는 의미는 있을 듯하다. 물론 이런 식이면 다수의 병사를 동원해 불필요한 희생을 초래할 필요 없이 주인공이 처음부터 공격한 후 990명으로 상대의 잔존 병력을 마무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줄루 전쟁 당시 역포위로 150 대 4,000으로 승리한 로크스드리프트 전투, 혹은 윙드 후사르가 등판한 대다수의 전투가 보여주듯이 수적 열세를 뒤집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하술하듯 여러가지 여건이 맞춰 주지 않는다면 성립하기 매우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은 화망이 집중되어 있는 곳에 적을 유도하거나,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적진을 돌파한 다음 작은 규모의 포위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등의 전술로 열세를 극복했으며 적보다 병력의 질 또한 뛰어났다. 일반적으로는 우월한 화력이나 병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병력의 분산은 자충수가 된다.
은하영웅전설에도 포위섬멸진에 대한 대표적 전투가 2차례 나오는데, 상대가 병신인 경우(실제 작중 표현이다)인 다곤 성역 회전에서는 제국군이 동맹군에 포위되어 진짜 포위섬멸된 사례가 있지만[10] , 아스타테 회전과 같이 상대가 전쟁의 천재라면 역으로 각개격파의 제물로 전락하는 것이 이 전술의 가장 큰 한계다.
4. 반응
일본 내에서는 하나의 밈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고 있으며, "대체 어떤 조건에서 이 전법이 성공할 수 있을까"를 토론하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일본 2ch에서의 반응
인기 AA 작가 게스도 자신의 작품인 '초패왕 야루오'에서 대놓고 깠는데 작품이 처음 시작될 때부터 포위섬멸진의 전제 조건은 적의 배 이상 되는 병력을 준비하는 거라고 원작을 비꼬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에 포위섬멸진을 인용한 듯한 장면이 나오지만, 작품 첫머리부터 포위섬멸진은 개소리라고 깠던 것답게 말이 포위섬멸진이지 유인작전에 가까웠으며, 일단 주인공부터가 '''현실에서도 무력 만렙이라 평가받던 항우'''였고, 상대도 평범한 인간에 아군 300대 적군 3천으로 거기에 300의 아군으로 10배의 병력을 막는 게 아닌 적군이 아군 300을 포위하면 아군 측 원군 3천이 적군을 이중 포위해 앞뒤로 적군 3천을 쳐부수자는 '''원작의 허무맹랑한 헛소리완 달리 실제로 작전으로 채용될 수 있는 전법'''이었다.[11] 그 외 전투가 주요소가 아닌 먼치킨물이나 전투요소가 있긴한 미연시, 에로게 등에선 이와 비슷하게 포위한 후 어찌저찌 했다며 얼렁뚱땅 넘기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이 포위섬멸진에 대한 반응은 일본과 별다를 바 없다. 심지어 한국 양판소 소설 전투랑 비교하는 글도 나왔다. # 이 경우 '''수는 많지만 대다수가 징집병인 부흥군 VS 수는 모자라지만 정규 병사인 진압군''' 구도인데, 징집병인 부흥군 쪽의 진형 편성이 늦어졌고 진압군 쪽 지휘관은 이를 보고 상대의 의도를 읽어 전투 내내 수싸움에서 앞선다. 결국 좌익 쪽 징집병들이 먼저 모랄빵 나서 도주하게 되고, 좌익이 비게 되자 진압군들이 남은 부흥군의 중앙과 우익을 공격하여 이긴 것. 쉽게 말해 모랄빵 + 사선진으로 다수 쪽이 진 것이다. 여기도 소수가 다수를 포위 공격해서 이기긴 했지만, 이쪽은 우익을 각개격파한 다음 포위를 시작, 또 포위하는 쪽은 소수이나 정규군이고 포위당하는 쪽은 다수나 민초들로 부랴부랴 만든 부실한 군대였으니 개연성은 이쪽이 훨씬 낫다.
작가도 이런 비판을 인지했는지 출판본에서는 전개가 대폭 수정되었다. 정예 마물이던 적군이 아예 인간으로 바뀌고, 아군 990명, 적군 6000명으로 병력의 규모가 조정되었다. 포위섬멸이 불가능한 격차인 것은 여전하지만, 독자층 사이에서는 "포위섬멸진 하나 보려고 산 책인데 시시하게 이게 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는 중이라고. 병력의 양이나 질만 대충 조절해놓은 채 정작 제일 중요한 '작전은 그럴싸하게 짜놓고 중간과정 묘사 생략, 결국 주인공이 다 해치우는 점'은 그대로라서, 그나마 다행(?)일지도.
5. 현실의 포위섬멸
소수가 다수를 포위하는 포위섬멸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단, 소설에서의 허무맹랑한 소리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고 위험도 따른다.
5.1. 전제 조건
일단 포위섬멸을 한다는 건 ''''적의 전선돌파 및 후방으로의 기동 차단\''''을 목표로 한 포위를 성립시키고, ''''적의 물리적인 제거\''''[12] 를 목표로 하는 섬멸전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볍게 다뤄진 소재임에도 이러한 작전이 성립하려면 꽤 많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5.1.1. 포위가 가능한가
5.1.1.1. 적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을 것
해당 작품에서 '''포위가 성립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전장환경에서 포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안된다. 적의 육상 기동이 막혀야할 필요가 있고, 부수적으로 절벽이나 바다 등의 제한요소가 있을수록 좋으나, 바다의 경우 제해권 장악을 통해 적의 해상이동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항공전력이 등장한 시기라면 제공권 장악으로 적의 공중 이동을 막아야만 포위섬멸전의 기본 조건인 포위가 성립하는데, 이 소설에선 '''적군은 공중기동을 하는데, 아군은 그것을 차단할 수단이 없다.'''
적의 양익에는 기동력이 뛰어나면서 '''비행조차 가능한 페가수스 나이트라는 유닛'''이 있다고 언급되기 때문이다.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함에 있어서의 유리함[13] 이나 하술될 기동성을 통한 이점은 제쳐두고, 적이 공중이동이 가능하다는 것 만으로도 외부로부터의 명령계통과 제한적인 보급이 가능함은 물론이며, 조건만 맞다면 아예 탈출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한 제공권 내지는 방공전력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아측은 공중전력은 물론이며 포위전을 구현한다고 병력을 산개해두어 대공 화망을 구성하기 충분한 밀집도를 지닐수도 없는 환경인데, 타겟이 빠르다는 묘사가 나와있다.[14]
이런 상황에서 방공망이 작동 가능한 수준이려면 지형의 불리를 뛰어넘어 페가수스 나이트가 방공망에 들어오는 족족 떨어뜨리는 신궁이어야 한다. 공중으로의 수송만 가능해도 이 정도인데, 이들이 전투 병력이고 기동력까지 뛰어나다고 하니, 아군 전열을 돌파한 다음 후방을 교란하거나 포위진 내부의 탈출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숫자까지 합쳐지면 아예 역포위도 가능하다.
5.1.1.2. 기동력
위의 상황과 더불어 평야에서 적을 포위하려면, 혹은 포위를 풀려면 당연히 기동력이 요구된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양측이 모든 간섭에서 자유롭다는 전제에서 '''평범한 보병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순수 기병으로 이루어진 군대를 포위할 수 있을까?''' 반대로 '''평범한 보병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포위망을 일점 돌파하였다 하더라도, 적이 월등한 기동력으로 후속 포위진을 구성할 수 있으면 돌파가 가능할까?'''
우세한 기동력을 가진측은 유리한 타겟을 선택하여 공격하고 불리한 타겟을 회피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기동력이 부족한 측은 지형 등의 외부 요소가 없다면 끌려다닐 뿐이다.[15] 가장 유명한 현대의 사례로는 독일 군사학적 기동전개념이 충실하게 수행함에 따른 결과적 현상인 전격전을 들 수 있겠다.[16] 그런데 본 작품에선 전술한 페가수스 나이트라는 존재로 적측은 제한받지 않고 병력을 투사할 수 있다. 설령 이들을 날아다닐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쳐도, 이들이 지상에서 기동하는걸 막을 수 없다면 포위망의 약점을 노려 돌파해버린 다음 오히려 역포위를 걸어버리기 충분하다.
5.1.1.3. 각 부대별 긴밀한 연락 및 예비대
포위섬멸진이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진형처럼 보이겠지만 거꾸로 본다면 숫적우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병력을 쪼개어 적을 포위한다는 건 각 부대의 밀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적이 포위망을 뚫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제일 간단하고 정석적인 방법이 바로 일점돌파인데 요약하면 '''적이 1:17이 가능한 초정예 병력이라도 국지적으로 1:18을 만들어서 뚫으면 된다.'''[17] 는 것이다.
즉 일점으로 돌파를 시도할 때 막을 수 있느냐, 혹은 그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주변부대간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방어선을 강화하거나 상대의 뒤를 바로바로 강습하는 연락을 주고 받거나 최소한 예비대를 불러서 전열을 보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걸 안했다가 망한 창작물상의 포위 섬멸의 사례가 바로 은하영웅전설의 아스타테 회전. 자유행성동맹군은 은하제국군 병력의 2배에 달하는 3개 함대를 가지고도 유기적인 함대 운용을 하지 못하여 포위한 병력이 거꾸로 각개격파되어 2개 함대를 잃는 굴욕을 당해야 했고, 양 웬리가 패배 직전에 나서서 겨우겨우 1개 함대를 보전했지 그렇지 않으면 3개 함대 모두 전멸했을 것이다.
물론 통신이 미흡한 경우 자주적인 움직임을 할 수 있는 예비대를 편성하여 위험에 대비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나, 해당 작품에선 병력이 부족하여 이러한 안전장치도 없었다. 즉 주인공이 「내 읽기대로 전황이 움직여 준다면 9할 정도」라 한 것은 뻘소리가 된다. 한산도 대첩은 수적 열세 때문에 예비대가 없었으며 그 대가로 적선 하나만 흘려도 작전이 위험해지는 극단적인 리스크를 안았다. [18]
5.1.1.4. 적의 수보다 많을 것
적을 포위함에 있어서 머릿수를 보충하기 위한 다른 요소가 없다면 병력이 많은 것이 좋다. 물론 한니발의 칸나이 전투처럼 숫적으로 우세한 적군을 포위하는 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게 쉬웠으면 칸나이 전투가 250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전쟁사 교범에 실리는 역사적인 전투로 남지도 않았을 것이고, 해당 전투에서 앞서 서술한 기동력이라는 요소[19] 가 작용하지 않았다면 역으로 자마 전투 꼴이 날 뻔 했다.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군보다 10배의 병력이면 포위하고, 5배의 병력이면 공격하고, 2배의 병력이면 적을 분리시킨 후 차례로 공격하고, 맞먹는 병력이면 최선을 다하여 싸우고, 적보다 적은 병력이면 도망치고, 승산이 없으면 피한다. 그러므로 소수의 병력으로 무리하게 싸우면, 강대한 적의 포로가 될 따름이다."
5.1.2. 섬멸이 가능한가
5.1.2.1. 수적 우위
전체수가 적더라도 최소한 각 병력이 충돌하는 지점에서는 수적 우위를 유지해야 적의 섬멸이 가능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비용은 대부분의 경우 터무니 없이 비싸거나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선택지인 경우가 많다.
5.1.2.2. 병력의 질
위의 조건대로 포위도 성공적으로 둘러싸더라도, '''적들은 포위되었다고 해서 포기하고 그대로 죽어주지 않는다.''' 당연히 살기 위해 죽기살기로 싸우는 게 당연하고, 포위망을 뚫기 위해 일점을 노려 돌파하려 들 것이다. 그런 만큼 포위하는 측은 '''전방위의 방어를 관리해야만 한다.''' 한군데라도 뚫리면 그대로 포위하든 말든 포위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셈. 이럴 경우 오히려 최악의 사태로 아군이 분단당해 역포위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게다가 본문의 숫자 차이면 그런 사태는 우스울 정도로 당연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다.
5.2. 위험성
포위 전법을 치르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적 병력의 고립에 의한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이다. '어차피 니네 싸워봐야 다 죽는다'는 것을 인지시켜 사기를 저하시키고, 내부적으로 탈주하는 적군을 만들어 적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포위 전법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면초가이다. 한나라군은 초나라군을 완전 포위한 이후 고향의 노래를 불러서 적군들이 스스로 싸울 의지를 잃게 만들어서 그 먼치킨인 항우를 이긴 것이다.[21] 반대로 포위가 성공하더러도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가 되지 않는다면, 상대는 전부 죽더라도 아군도 그에 못지 않은 피해를 입는 게 뻔한 극심한 소모전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손자는 포위 전법은 가장 완벽한 우위 상황에서나 사용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선의 승리로 생각한 전략가이다.
이러한 전략적 고려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전투적인 측면에서 포위를 하는 이유를 들자면 첫번째로는 '''완전한 퇴각 차단'''이며 두번째로는 '''전투에 가담하는 병력의 수를 늘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점과 점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선과 선이, 선과 선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면과 면으로 대치하는 것이 대치하는 면적이 커지므로[22] 병력이 많은 측이라면 최대한 포위하여 많은 병력이 공격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면적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가 증가하는 속도도 비례하여 오른다.'라는 말이 되며, 상황이나 함정, 병력의 질, 물량에서 유리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거기에 피해를 감수하고 하는 만큼 그자리에서 어떻게든 끝장을 내기위해 아군의 체력은 빠르게 소모될 것이고 적군은 어차피 멀뚱히 있어봤자 죽을테니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들테니 더더욱 체력소모와 피해는 늘어나게 된다.
포위 전법을 쓰는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아군이 유리한 상황이 전제인 위의 두 이유와 달리, 아군이 전체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국지적으로 수적 우위 혹은 화력 우세를 차지하거나 적군의 취약점을 찔러 전세를 뒤집기 위함이다. 한니발처럼 기적적인 승리로 칭송받는 장군들이 대체로 이 경우인데, 이를 위해서는 진짜 명장에게만 허락된 고도의 지휘 능력과 전황을 읽는 눈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만 하며, 국지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해진다. 아무리 지휘능력이 쩔고 수읽기에 능해도 전세를 뒤집을 수단이 없다면 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한니발은 칸나이 전투에서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로마에 비해 우세한 기병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비장의 수단이 있었다 해도 전체적인 상황이 불리한 것은 명백했기에, 그 누구도 한니발의 승리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적보다 아군이 불리한 상황에서 포위 전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적의 취약점을 간파할 수 있으며 병력을 원하는 타이밍에 찔러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명장과, 그 취약점을 제대로 공략해줄 수 있는 정예병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다만 로마 군의 완전섬멸을 통해 로마 체제의 붕괴를 노린 한니발과는 달리, 망치와 모루 형태로 정립된 이러한 전술은 대체로 우세한 기동력을 통한 뒤통수치기로 국지적인 우세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한니발처럼 극단적인 포위섬멸을 노리는 경우는 잘 없는 편. 애초에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리는 것은 한니발 같은 전설적인 명장이 아니라면 자살행위다. 그 카이사르조차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렸다가 폼페이우스에게 털린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아군 병력이 적군보다 강하고, 빠르고, 엄청나게 많아야(포위하고 예비대도 남겨둬야 하니까) 한다는 것. 이 정도면 어택땅만 찍어도 이긴다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당연하다. 애초에 포위와 섬멸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적을 몰살시키는 전술이지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반대로 어설프게 포위했다가 승산이 뒤집히는 사례도 있다.[23] 위의 조건들 중에 한두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면 하다못해 엄청난 명장이라도 아군에 있어야 한다.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을 상대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포위섬멸진 소설과 거의 비슷한 짓을 저질렀는데, 당시 경험이 적고 미숙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질과 양, 전략에서 이에야스를 압도하는 백전노장 다케다 신겐의 어린진에 맞서 얇은 학익진으로 대응하다가 어린진의 일점 타격에 뚫려버리고 진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전멸에 가까운 대패를 당했으며 그 자신은 말 위에서 도주하는 와중에 똥을 지렸고 본인의 세력은 멸망 위기에 처했다.[24]
5.3. 실제 사례?
병력의 질은 제외하고 병력의 수적 차이로만 보자면, 소수측이 이긴 전투가 현실에서도 여러 번 있기는 하다. 다만 이 모든 케이스는 조건이 하나 필요한데, '''숫자가 더 많은 상대 병력에 대해서 한 가지 이상의 부분에서[25]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적군이 병력의 차이를 뒤집을 정도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야 한다.''' 또한 거의 모든 경우 포위는커녕 반포위도 전혀 시도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영국의 줄루전쟁 당시 로크스드리프트 전투: 화력과 지형, 병력의 질이 우세했다.
- 거록대전, 팽성대전 등은 인간병기 항우가 지휘한 전투로, 팽성대전은 적의 병력은 많지만 지휘체계가 난잡함을 노리고 정예병을 엄선하여 벼락같이 몰아쳐서 대규모 모랄빵을 유도한 전투였고, 거록대전은 일부러 잘 싸우게 하려고 뒤를 없앤 전투였다.
- 윙드 후사르가 투입되었던 전투. 베레스테츠코 전투에선 700명의 사상자를 내고 14만의 코사크-타타르 연합군을 갈아버리는 위용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들은 포위섬멸 이 아닌 일점돌파와 순차돌격이라는 정석적인 기병 전술로 해냈다.
- 1893년 남아프리카의 마타벨레 족이 영국군과 벌였던 전쟁에서는 영국군 50명이 장비한 맥심기관총 4정의 위력에 영국군 진지 1km 내로 단 한 명도 진입하지 못한 채 원주민 5천 명이 전사했고, 3년 뒤의 전쟁에서도 영국군은 전사자 400명을 낸 것에 비해 원주민은 5만명이나 죽어나가는 교환비 1:125라는 참혹한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앞의 마타벨레 족보다는 훨씬 근대화가 잘 되었던 수단의 마흐디군조차 기관총 앞에서는 갈려나갔다. 옴두르만 전투에서, 기관총이 버티고 있는 곳으로 돌격했던 마흐디군은 5만 2천 명 중 1만여 명 가량이 즉사했던 반면, 영국군은 고작 47명의 전사자를 내며 1:200을 넘는 무지막지한 교환비를 냈다.
- 비수대전은 100만 vs 8만의 대결에서, 100만이 완패를 당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전투다. 이 경우는 다수 쪽의 실책, 자세히는 지휘체계 오류로 인한 모랄빵이 치명적이었다.
- 곤양대전의 한나라 광무제 유수는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약한 보병과 기병 군세 3천명으로 신나라의 43만을 향해 정면돌파를 시도, 일격에 격파하여 말 그대로 전설이 되었다. 워낙 병력 차이가 많이 나서 신나라가 어택땅으로 밀어붙였으면 간단히 승리했을 텐데, 어째선지 다른 부대는 절대 움직이지 말라는 명령을 하고, 지휘관이 운용하는 부대만으로 상대하다가 개털렸다. 나머지 신나라 군대는 구경만 하다가 멘탈이 터지고는 모랄빵 나서 다들 튀어 버렸다.[28]
- 겨울전쟁 당시 벌어진 수오무살미 전투. 기본적인 장비조차 통일되지 않은 징집병[29] 두 개 사단이 장비와 지원화력 모두 우세한 소련군 5만을 상대로 싸워 절반 이상의 전사자를 강요하였다. 톨바얘르비 전투의 전초전이었던 한 전투에서는 화기라고는 기관단총 1정이 전부였던 100명의 비전투원이 1개 보병대대를 박살낸 사례도 존재한다. 이 사례들은 클리멘트 보로실로프를 위시한 소련군의 지휘부가 대숙청의 여파로 급격하게 무능해진 탓이 컸던 반면, 핀란드는 카를 구스타프 에밀 만네르하임이라는 유능한 인물이 있었기 때문. 게다가 이때 핀란드군은 지휘관의 역량 말고도 소련군과 비교해서 유리한 요소가 더 있었는데, 첫번째는 핀란드군 병사들이 민병대에 가까운 징집병이기는 했지만 상당수가 숙련된 사냥꾼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지리에 밝은 현지인 사냥꾼들이 험지 적응력, 장거리 사격실력, 은엄폐 및 추적술같이 저격수에게 필요한 덕목을 다수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다수의 저격수가 편제된 병력이나 마찬가지였던 것.[30] 두번째로는 핀란드의 겨울이 그 악명높은 러시아의 동장군보다도 훨씬 험악해서 기후의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31][32] 하지만 그러고도 압도적인 물량의 차이는 어쩔수 없어 핀란드는 결국 패배했다.
- 합비 공방전도 소수의 병력이 다수의 병력을 이긴 사례이긴 하다. 특히 2차에선 손권이 이끄는 오나라의 10만 병력이 위나라의 8천 병력을 뚫질 못했고, 5차에선 제갈각이 이끄는 오나라의 20만 병력이 장특이 이끄는 위나라의 3천 병력을 못뚫었다. 다만 이는 오나라가 너무 못한 건 아니다만 위나라가 더 뛰어났던 것도 있고, 합비가 그만큼 대단한 요새였기도 하다. 특히 5차의 경우엔 사실 3천 쪽이 이기거나 무찌른 건 아니라 약 100여일간 피터지게 털려가며 가까스로 막아낸 끝에 무더위가 찾아온 덕에 20만 대군이 견디지 못해 퇴각한 것으로, 물론 대단히 뛰어난 공적이긴 하나 아예 기적이라고 할 수준까진 아니었다.
-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의 카르타고 군대는 로마군에 비해 보병의 숫자는 적었으나, 기병 전력에서는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기동력을 통해 망치와 모루 전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 가우가멜라 전투, 용인 전투, 오툼바 전투가 좋은 예. 기습이나 일점돌파로 본진이나 가장 연약한 곳을 파고들어 난전속에서 적군의 기세를 꺾었다.
- 전력상의 열세를 역으로 이용해 적이 방심하게 만들거나, 진법으로 극복하거나, 예상치 못한 기습을 하거나 게릴라전 등.
- 기습+폭풍우+운빨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진 승리였다는 게 대체적인 정설인 너무 특이한 케이스도 있다.[33]
- 굳이 현실에서 가장 비슷한 사례를 찾는다면 리즈시절의 오스만 제국[34] 을 상대로 분열된 알바니아[35] 를 이끌어 수 차례 격퇴시킨 스칸데르베그나 비트코프 언덕에서 농민병 수백으로 7000에 달하는 기사들을 갈아버린 얀 지슈카 정도가 있을 것이다.
- 안티오크 공방전 당시 타란토의 보에몽이 이끄는 제1차 십자군 기사 700명이 알레포의 리드완이 이끄는 무슬림 구원군 12,000명을 격퇴한 적이 있다. 기사들이 정예병력이기도 했거니와 다리라는 좁은 지형도 작용했고 무엇보다 기사들의 무지막지한 돌격력에 무슬림 병력들이 모랄빵을 당했다.
- 공산 전투는 5천명의 후백제군이 1만5천명의 고려군과 싸워 최후에 후백제군이 고려군을 포위섬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포위섬멸 직전에는 고려군 군세가 이미 꺾여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포위섬멸 자체는 승리하기 위한 전술보다는 왕건 등을 확실히 죽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카이사르의 내전 때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디라키움을 포위한 일이 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군대는 폼페이우스의 군대에게 역으로 털렸다(...). 디라키움 공방전에서 적은 수로 포위를 감행했던 카이사르가 패배했던 이유는 카이사르의 군대가 제대로 된 보급을 받지 못했던 반면, 폼페이우스는 바다를 통해 원할한 보급을 받으며 전력을 온전히 보존한 상태로 카이사르의 포위망을 뚫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비슷한 사례로 알레시아 전투에서는 카이사르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2중 포위망을 형성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로마군은 약 10~11개 군단[36] 으로 최대 6만여 명의 병력이었으며, 베르킨게토릭스를 구원하러 온 지원군이 24만여 명으로 로마군보다 배로 많았다. 결국 카이사르가 이끌던 로마군은 양면 공격을 당했으나 로마군은 양면 공격을 대비한 단단한 요새를 구축하고 있었기에[37] 수성전을 통해 갈리아인들의 공격을 버텨내고 식량이 떨어진 베르킨게토릭스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다.
- 정형 전투에서 한신 역시 조의 월등한 대군을 상대로 최후에는 포위하여 섬멸하였다.
6. 기타
- 2018년 6월 20일, 포위섬멸진이 등장하는 문제의 소설 '최하위 직업에서 최강까지 출세하다 ~꾸준한 노력은 치트였습니다~'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