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1. 개요
北極航路 / Polar route
북극을 지나는 항로. 선박의 항로와 비행기의 항로 두 가지가 있다.
2. 선박의 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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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과 구별하여 북극해항로(北極海航路), 북동항로라고도 한다. 라페루즈 해협[1] 및 베링 해협을 지나 북극해 중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항로를 말하며, 캐나다 인근의 항로는 북서항로로 구별된다. 빙산과 유빙으로 인해 오랫동안 항로로 쓰이지 못하다가 20세기 증기선과 라디오의 도입 이후 개척되었다. 현재는 국제법상 공해이기는 하나 유빙과 빙산 때문에 러시아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통행이 가능하며 그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이용하는 선박이 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용 시기도 길어지고 쇄빙선의 에스코트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어서 유망한 분야다. 다만 INMARSAT 이용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바닷가에서 100해리 이상 떨어져서 운항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2] 통신 기술이나 우주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스타링크가 혹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타링크는 어디까지나 범용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 쪽도 위성 배치 계획을 보면 극지방은 휑하게 뚫려있다.(....)
부산항에서 출발해 말라카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거쳐서 유럽까지 가는 것보다 크게 거리단축이 가능하고(약 3000해리 / 경로의 30% 단축 가능) 남방항로에 창궐하고 있는 해적의 위험도 사실상 없다. 남방항로나 홍해는 여러 국가가 위치해 있어 세계적으로 합의를 봐서 태스크 포스라도 만들지 않는 한 해적 제압이 어렵고, 소말리아나 예멘과 같은 파탄국가도 몇 개씩 있어서 해적이 이런 나라의 부패한 관료와 결탁하거나 숨어버리면 통제가 어렵지만, 북극항로의 경우 군사강국인 러시아의 단독 영해인데다가, 얼음이 녹는다 해도 북극해 얼음이 통째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해안선 끄트머리 약간 녹아 좁은 해로가 생기는 식이라서 해군으로 통제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바다 얼음이 녹고 있다고 해도 일단 북극권이라 무지막지하게 춥고 인구가 희박하기 때문에 소말리아마냥 쪽배와 소총만 믿고 쪼리에 맨몸으로 활동하는 가난한 해적 같은 건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 해적이라면 러시아인일텐데 러시아가 경제위기니 뭐니 해도 소말리아마냥 해적질로 목숨걸고 돈 벌어야 할 만큼 못 살거나 정부에서 통제 못 하는 막장국가는 아니다.
지리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동아시아의 한중일이 특히 북극항로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중이다. 다만 미국은 이를 마뜩잖아 하는 중인데,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북방 함대 간의 연계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열릴 이 북극항로로 인해 미국의 해양전략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역사적으로도 북동항로/북서항로는 개통되었을 경우의 경제적 가치 때문에 수많은 도전과 탐험의 대상이 돼 왔다. 지금은 러시아와 캐나다 등지에 지명으로 이름을 남긴 비투스 베링(1681~1741), 윌리엄 배핀(~ 1622), 헨리 허드슨(1550~1611), 드미트리 랍테프(1701~1771), 빌럼 바렌츠(1550 ~ 1597), 존 프랭클린(1786.4.16 ~ 1847.6.11) 등의 탐험가들이 항로 개척에 나섰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북극해를 안전하게 항해하기에는 무리였다. 실제로도 거의 대부분의 탐험가들이 본국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탐험지에 뼈를 묻는다. 결국 실패했기 때문인지 동시기의 서인도제도나 인도 항로 개척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편.
하지만 실제로 북극항로가 유라시아 물류혁명을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난관이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거리에 비해 과다한 항행비용이 문제로, 현재 단계에서는 '''쇄빙선 운항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쇄빙선이 6대이고 그중에서 북극항로에 투입되는 쇄빙선은 3척에 불과하다.''' 때문에 지금도 북극항로 쇄빙선 이용 비용은 상당한 골칫거리로 러시아 쇄빙선 업체들은 수에즈 운하와의 경쟁력을 저울질하며 가격 책정에 부심하고 있다. 거리는 수에즈 항로의 절반 수준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고민해야 할 수준이니 그 비용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북극항로를 이용해보려 했으나 쇄빙선 가격 문제로 접은 사례가 있다.
현재 부빙해[3] 천지인 북극항로가 온난화로 개척된다 해도 유빙해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어려우니 여전히 내빙선 등의 특수 선박이 필요해진다. 또한 아무리 온난화가 진행된다 해도 연간 항행 가능 기간은 8개월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간 최소 4개월은 북극항로 돌파를 위해 만들어진 쇄빙선, 내빙선 등의 각종 장비와 북극항로 인근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건설한 항만, 도시 등의 인프라들이 펑펑 놀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북위 66도 이북 지역은 전파가 잘 잡히지 않고 있으며, 온난화로 인해 기존의 북극지역 항구 도시들이 해수면에서 멀어지는 등[4] 북극항로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에즈 항로에 비해 투자 소요가 엄청나다. 그리고 이 투자가 요구되는 구간이 수에즈 운하와는 비교도 안 되게 광범위하다는 것이 큰 고민거리.
때문에 업계에 따라서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보기도 한다.
2018년 8월 2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 벤타 머스크호가 부산항을 출발했다. 아직 시험운항일 뿐이고 여름철에만 운행 가능하지만, 성공한다면 의미가 크다. 더욱이 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2030년 즈음에는 연중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있다. 북극항로의 상시개통을 통해 부산항이 환적항으로서 우뚝 서고, 밀려든 쇄빙선 수주로 조선업이 부흥하는 장밋빛 전망이 실현될지 지켜보아야 한다.
3. 비행기의 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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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를 오가는 비행기의 항로. 냉전 시대에는 대한민국, 일본에서 서유럽을 오갈 때 북극해와 앵커리지를 경유하는 항로를 유럽항로로 선택했다. 현대에는 인천행 캐나다 동부, 미국 동부, 중서부 및 남부 노선을 다롄과 사하 공화국 틱시, 북극해를 거쳐 운행하는데, 동해로 우회하는 항로보다 30분 단축된다.[5]
그런데 부산행 캐나다 동부, 미국 동부, 중서부 및 남부 노선은 독도와 돗토리현 사이의 바다-프리모르스키 주-사하 공화국-북극해 항로를 거쳐 운행된다. 그리고 동해 상공-프리모르스키 주-사할린 북부-북극해-누나부트 방향으로 운행되는 경우도 있는데, 부산 ~ 미주 직항이 성사된다고 가정한다면, 일본 항공사와 비슷한 패턴으로 운항할 가능성이 높아, 북극권에 가깝게 붙어서 갈지언정 북극 항로를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미국, 캐나다에서 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통일 이전까지는 Y 206 항로를 타고 입/출항을 하거나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 항로를 타야한다. Y206 항로를 타고 입/출항하는 경우는 부산 - 일본 시마네현의 마츠에시나 이시카와현을 거쳐가는 방향이라 부산 - 미국, 캐나다 노선은 오사카 루트랑 비슷하고, 부산 - 블라디보스토크 행 노선일 경우 부산 - 울산 - 경주 - 포항 호미곶에서 동해 상공으로 진출 - 울릉도 상공과 독도 상공 혹은 울릉군 동쪽 상공과 오키 제도 사이 상공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마츠에를 거칠 경우 경우 부산 - 미주노선은 오사카 - 미국, 캐나다 노선이나 서울 - 원주 - 동해 - 울릉 - 니가타 - 미야기현 루트와 비슷할 가능성이 크고, 부산 - 울산 - 경주 - 포항 호미곶에서 동해 상공으로 진출 - 울릉도 상공과 독도 상공 혹은 울릉군 동쪽 상공과 오키 제도 사이 상공을 통과하는 경우면 블라디보스토크나 홋카이도나 사할린 상공을 통과하면서 북극항로와 근접하게 나는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남북통일이 된다면 북한지역과 그 주변 해역 상공을 통과하면서 캐나다 동부[6] , 미국 동부, 중서부와 남부[7] 행 직항노선의 경우는 북극항로를 타게되고, 캐나다 서부[8] , 미국 서부[9] 행 직항노선의 경우 통일이 되도 부산 - 울산 - 경주 - 포항 호미곶에서 동해 상공으로 진출 - 울릉도 상공과 독도 상공 혹은 울릉군 동쪽 상공과 오키 제도 사이 상공을 통과하는 경우면 블라디보스토크나 홋카이도나 사할린 상공을 통과하는 루트를 거친다.
북극항로는 귀국편이 이용하고 출국편[10] 은 동해에서[11] 일본 영공을 거쳐 사할린과 쿠릴 열도, 캄차카를 지나 알래스카로 간다. 그 이유는 편서풍[12] 의 영향으로 뒷바람을 맞으면서 가기 때문에 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한국 국적기들보다 먼저 북극을 지나 북미 동부노선을 운항해 왔다. 홍콩에서 시카고, 뉴욕, 토론토 그리고 신생 노선인 보스턴 노선의 귀국편에서 북극을 지나간다. 출국편은 제트기류를 타기 위해 남중국해-대만-오키나와-일본 열도-쿠릴 열도를 거쳐 캄차카와 알래스카로 올라가 캐나다 영공에 진입하는 북태평양-캄차카 루트를 이용한다. 비상 착륙은 대만과 일본에서 한다.
루트는 캐나다 퀘벡 주- 북극점-러시아 사하 공화국 틱시 및 야쿠츠크-중국 동북3성-내몽골 자치구-베이징시-허난성-후베이성-후난성-광둥성으로[13] 러시아 및 중국 상공을 지나 홍콩으로 들어온다. 역시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덕에 홍콩이 남동쪽에 있어도 시카고, 뉴욕, 토론토, 보스턴까지 소요시간이 덜 걸린다. 몽골 고원을 지나는 내몽골 루트에서[14] 강력한 난기류가 발생하여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수직 하강하는 경우도 생기며, 일반적인 기내식 서비스는 중단되고 무선 인터넷도 내몽골에서는 끊긴다. 허베이성 상공으로 가면 괜찮아진다.
미국에서 인도로 가는 항공편과 미국 서부에서 중동으로 가는 항공편도 북극점을 거쳐가는 루트를 이용한다. 그래서 평면 지도상으로는 유럽보다 거리가 더 먼 인도행 항공편이 유럽행 항공편보다 더 싼 경우가 더러 있다.
북극항로는 비상 착륙 시 겪을 추위에 대비해야 하며, 캐빈에는 이를 대비해 겨울 옷을 여름에도 구비하게 되어 있다. 야쿠츠크, 이르쿠츠크, 울란바토르, 베이징, 우루무치 등이 비상 착륙 대상 공항이다.
또 극 주변은 자기장이 약하기 때문에 북극항로는 우주방사선에 더 많이 노출이 된다. 북극항로를 공격적으로 이용하는 대한항공의 승무원들의 피해 사례가 기사로 조명되고 있을 정도. 만약 아시아 ~ 미주 구간에서 이를 피하고 싶으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도쿄, 오사카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타거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부산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을 타면 최대한 북극 항로에서 멀어지면서 이동할 수 있다. 아니면 하와이안 항공을 통해 호눌룰루 (하와이)에서 환승하던지.
반면 비슷한 성격을 가진 남극 항로는 없다. 우선 대륙의 비중이 크고 극지방 관통의 의미가 큰 북극에 비해 남극은 주변 대부분이 바다이기 때문. 남극을 관통하여 갈 만한 곳이 호주 ~ 남아공, 호주 ~ 칠레/아르헨티나 노선과 아르헨티나 ~ 남아공 노선이 전부인데 이들도 남극 대륙에 가깝게 붙어 존재하는 국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남극을 관통해서 지나갈 필요성이 없다. 또한 남극 대륙 내에는 여객기가 비상착륙할 곳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들 노선에는 보통 4발기를 넣으며, 남극을 관통하지 않고 남극 쪽에 근접하게 해서 간다.
[1] 국내 기준.[2] 물론 러시아도 이에 질세라 2025년까지 북동항로(NSR) 위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위성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3] 수면에 얇게 언 바다.[4] 일반적으로 얼음이 녹으면 극지방도 해수면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인력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적도 쪽의 해수면이 높아지는 반면 극지방에서는 오히려 해수면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5] 물론 남북통일이나 북한의 영공개방협정이 성사된다면 시간은 더 단축될것이다.[6] 토론토[7]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댈러스[8] 밴쿠버[9]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10] 인천, 부산발-미주행 같은 경우[11] 이때 북한 영공을 스치듯 지나간다.[12] 제트기류 라고도 한다[13] 간혹 서부 루트로 러시아 이르쿠츠크-외몽골 울란바토르-중국 간쑤성-구이저우성-광시 좡족 자치구로 들어오기도 한다. 외몽골을 가로질러 오는 루트다.[14] 몽골은 세계적으로도 기압이 아주 높은 곳에 속한다. 외몽골의 테셩쳉겔에서 세계 최고 기압이 관측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