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가장 첫 장면, 시골의 흔한 냇가의 모습이 보이고 낚시 모자와 조끼를 입은 어떤 사람(=외지인=일본인)이 낚싯바늘에 미끼(지렁이)를 꿴다.
[33] 영화의 포스터, 예고편만 봐도 "미끼를 물었다"느니 "절대로 현혹되지 말라"느니 하는 낚시에 관련된 말이 핵심 문구로 제시되었다. 그래서 이 장면을 감독과 관객 간의 낚시를 비유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의견도 있는데 감독이나 평론가 이동진은 본 영화가 관객 낚시를 위한 속임수는 쓰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전라남도 곡성군의 촌가의 새벽, 걸려오는 전화에 잠을 자던 부부는 잠을 깨고, 무슨 전화냐는 아내의 물음에 동네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인 종구(곽도원 분)는 "인삼 키우는 조 씨의 아내가 죽었다."며 제복을 챙겨입는다. 비가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날씨. 문 앞을 나서던 종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장모에게 같은 대답을 해준 뒤 나서는 종구. 그러나 장모는 "사람이 죽었어도 산 사람은 먹어야 한다."며 밥은 먹고 가라 한다. 장모의 말에 이른 아침을 먹는 종구. 사건에 대해 얘기하다 종구의 딸, 효진이가 일어나 누가 죽었냐 묻자 종구는 대꾸 대신 효진에게 밥을 먹인다.
뒤늦게서야 현장에 도착한 종구. 현장에는 온몸이 두드러기에 뒤덮인 거지 꼴의 사내, 박흥국이 눈을 까뒤집은 채 수갑을 차고 마루에 걸터앉아 있고, 현장에는 칼에 난도질당한 채 죽어 있는 조 씨의 아내와 포대에 넣어진 조 씨의 사체가 있었다. 치정이라 지레짐작한 경찰들은 박흥국의 집으로 조사를 간다.
흥국의 집
처마에 달린 오래되어 말라 비틀어진
금어초를 이상하게 바라보던 종구는 동료의 부름에 급하게 흥국의 집 창고로 들어서는데, 그 안은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경찰들은 계속 수사하던 도중 창고의 깊숙한 곳을 발견 하게 되는데, 그곳엔 새 둥지와 비슷한 나뭇가지 뭉치와 촛불이 놓인 수상한 제단이 있었다. 황당해하는 경찰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영화 타이틀이 올라온다.
깊숙한 산기슭, 한 남자가 덫에 걸린
고라니를 짊어지고 내려가려다 중심을 잃고 굴러떨어진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남자는,
훈도시 차림의 노인이 산짐승의 내장을 뜯어먹고 있던 것에 놀라 경악한다. 남자는 바위 뒤에 숨을 죽이고 노인을 지켜보는데, 갑자기 노인이 고개를 돌리자 바위 뒤로 머리를 숙인다. 잠시후 고개를 들지만, 산짐승이 있는 자리에 노인이 사라져 당황하다가, 뒤를 돌아보니 세로로 째진 붉은 눈을 한 노인이 자신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른다.
이때 장면이 바뀌고, 밤에 지구대에서 근무중인 종구와 종구의 동료인 성복이 등장한다. 사실 이것은 성복이 종구에게 들려주고 있던 마을에 도는 소문이었다. 종구는 시큰둥하게 만화책을 보며 저번에 있었던 살인사건 이야기를 한다. 검사 결과 혈액 성분에서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환각버섯 성분이 대량 검출됐다는 종구의 말에 그것 좀 먹는다고 사람이 그리되진 않는다는 성복. 성복은 요새 마을에서 이상한 사건이 터지는 것이 저번에 마을에
일본인이 오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며, 일본인이 부녀자를 겁탈해 그 여자가 정신이 돌았다는 등 일본인에 대한 소문을 전한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오고 벼락이 치면서 건물이 정전이 되고, 그와 동시에 종구는 문 앞에 서 있는 나체의 여자를 보고 기겁을 한다. 성복은 허겁지겁 손전등을 찾아들고 문을 열고 뛰쳐나가 밖을 살펴보지만 이미 그 여자는 사라진 뒤였다.
다음 날. 악몽에서 일어난 종구는 악몽을 꾸다가 "썅년아!"를 외치며 일어나서 아내의 눈총을 받는다. 종구는 좀 있다가 아내와
차 안에서 성관계를 하다가 딸내미에게 들켜서 이것저것 사주며 사죄와 화해의 퍼포먼스를 연출하는데, 멀리서 한 노인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밤이 되자 화재가 발생해 아내를 제외한 일가족이 사망 혹은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다. 뒤늦게 나타난 종구는 실성한 듯 날뛰는 안주인을 제지하다 오히려 안주인에게 공격당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로 낮에 종구 부녀를 보고 있던 일본인 노인이 보이고, 그와 종구의 눈이 마주치게 된다.
지구대로 돌아와 의기소침하게 앉아 있는 종구. 곧이어 효진이가 종구의 갈아입을 옷을 들고 나타난다. 이런저런 폭풍 잔소리를 하고 나서 지구대를 나서는 효진. 그런데 효진은 자신의 머리핀
[34] 종구와 아내가 차 안에서 사랑을 나누다가 효진에게 들키고 나서 종구가 효진에게 사준 바로 그 머리핀.
을 지구대 문 쪽에 떨어뜨리고 가고, 종구가 이를 발견한다. 그때 종구는 불현듯 불난 집 안주인이 지난 밤 지구대 문앞의 그 여인이었음을 기억해 낸다. 그러나, 안주인은 충격 때문인지 얼마 안 가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하고 가족들이 화재 때문이 아닌 자상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다. 종구는 그 안주인의 몸에도 두드러기가 보인 것을 수상하게 여겨 탐문을 위해 성복을 피부과로 보낸다.
같은 시각, 종구는 화재가 난 집 현장을 지키고 있었는데 웬 살짝
미친년 끼가 보이는 박춘배의 옷을 입고 있던 젊은 여자(무명, 천우희 분)가 종구에게 돌을 던지다가 갑자기 자기가 사건을 목격했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같이 현장을 둘러보는데, 그녀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는 것을 말하더니 일본인 노인과 계속 마주하면 피를 말려 죽을 것이라는 기묘한 소리를 한다, 이후 성복의 전화 연락이 오게 되고 종구가 이를 받는 사이에 무명은 사라진다. 무명을 찾으려고 돌아다니다가 뒷문으로 나간 종구는
훈도시만 입은 채
고라니를 뜯어먹는 노인을 목격한다. 붉은 눈의 일본인은 종구를 따라오고 종구는 도망치다가 자빠져서 일본인이 덮치려는 찰나,
꿈이었다. 잠에서 깬 종구는 딸 효진이 아픈 것을 알게 되고, 직장에 가서는 목격자를 놓쳤다고 시말서를 쓰게 된다. 어디서부터 꿈이고 현실인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장면인데, 일반적으로 무명을 만나 대화하는 것까지는 현실로 보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노인을 만나서 놀라는 장면은 현실인지 꿈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그 후 종구는 성복과 함께 앞서 성복의 이야기에 나왔던 소문의 건강원 남자(덕기)를 만나 그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끝내는 산속 외지인의 집을 찾아간다. 외지인의 집 근처에서 썩어가는 고라니의 유해를 보고 겁먹은 덕기는 때마침 쏟아지는 폭우를 핑계삼아 돌아가려 한다. 종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발을 헛디딘 덕기가 비탈에 구르게 되고, 분노한 덕기는 "이런 벼락 맞아 뒈질 놈의 새끼들"이라며 폭언을 내뱉다가 자신이 벼락을 맞아 버린다.
[35] 여담으로 덕기가 구르는 모습이 안스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럽다.(...) 워낙 웃픈 장면이라 그런지 웃지 말아야 하는데 웃은 관객이 생각보다 많았었다...
그렇게 그 날은 외지인의 집에 찾아가 보지도 못한 채 덕기를 병원에 데려다 준다. 다행히 덕기는 온몸에 붕대를 감은채로 살아있었고 종구와 성복은 오열하는 덕기의 아내 옆에서 숙연히 서있는다.
[36] 덕기의 아내역은 배우 이정은이 연기했다. 이때 연기력과 대사가 감초라 이 영화의 웃긴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바로 그때 위에서 경찰 한명이 내려오더니 302호의 박흥국 환자가 위급하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3층까지 올라간 종구. 3층은 멀리서부터 시끌벅적했고 간호사들이 다급하게 302호 병실로 달려오고 있었다. 병실 안의 흥국은 의사, 간호사, 경찰이 전부다 달려들어 붙잡아도 말릴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다 발작 중 허리가 활처럼 꺾이더니 더 꺾일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뼈가 부러져 몸 밖으로 튀어나오고, 피를 토하며 사망한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경악한다.
그날 밤, 종구는 효진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놀란 종구가 방에 들어가자 효진은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종구를 보고 간신히 진정한 효진은 종구에게
어떤 아저씨가 자꾸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려고 한다며 서럽게 운다. 우는 딸을 다독이며 안심시키는 종구.
다음 날 아침, 딸 효진이 평소 좋아하지도 않던
생선을 몇 십 마리나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을 보고 기이함을 느낀 장모는, 종구에게 옆집 할머니를 통해 용한
무당에게 부탁할 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 한다. 그 후 성복과 다시 일본인의 집에 찾아가는데, 이번에는 일본어 통역을 위해 성복의 조카라는
부제 양이삼이 동행을 한다. 종구 일행이 외지인의 집에 도착했으나 집 주인은 마침 출타 중이었다. 하지만 종구는 그에 아랑곳없이 집을 수색하기 시작한다. 수상하게 생긴 잠긴 방문을 따고 들어간 종구는 동물 두개골 등으로 구성된 괴이한 제단을 발견한다.
같은 시간 성복은 다른 방의 벽장에서 벽에 빼곡히 붙은 '''그동안 죽은 마을 사람들의 아직 살아있을 때의 모습과 그들이 미쳐서 죽어버린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때 집주인인 일본인이 돌아온다. 그러자 종구 일행은 일단 철수하는데, 성복은 돌아오는 내내 일본인이 범인이라고 중얼거린다. 종구가 이해를 못 하자 정복은 무언가를 보여주는데 그건 바로 '''종구의 딸 효진의 이름이 적힌 실내화였다.'''
집에 들어온 종구는 효진에게 일본인에 대해서 묻지만, 효진은 계속 질문을 회피하다가 오히려 '''뭣이 중하냐고''' 소리를 빽 지르며 방을 뛰쳐나간다. 충격을 받은 종구는 그날 밤 잠든 효진의 방에 들어가 효진의 물건들을 뒤져보는데, 공책에는 욕설과 괴이하고 성적인 낙서들이
[37] 낙서들을 잘보면 앞서 집이 불타고 일가족이 죽은후 목을 매단 여자와 고라니를 뜯어먹는 남성 그리고 '''악마의 형상'''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볼 수 있다.
, 효진의 허벅지에는 그동안 사건의 가해자들의 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던 두드러기가 있었다. 자신의 딸에게도 일련의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한 찰나, 눈을 뜨고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효진이 어린아이답지 않은, 아버지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내며 종구를 쫒아낸다.
종구는 다시 부제 양이삼을 대동하고 일본인의 집을 찾아간다. 정체를 묻자 일본인은 여행을 하러 한국에 왔다고 한다.
[38] 삭제된 장면 중 하나로, 여기서 여권을 확인한 후 정부기관에 신원확인을 요청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후 영화 막판 난장판 도중 아무도 없는 경찰서에 오는 한 장의 팩스에서 외지인의 신상이 일제강점기 시절의 일본인(!?) 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물론 영화의 흐름에 악영향을 끼쳐 전부 삭제된 장면이다.
어제 성복이 본 사진들이 없어졌는데 그걸 어디댜 뒀냐는 질문에 부엌에서 태웠다고 하여 아궁이를 뒤져 보지만 쪼가리도 남기지 않았다. 일본인의 무성의한 답변에 화가 난 종구는 곡괭이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자신을 공격하는 개까지 죽여버린 후, 욕설을 퍼부으며 사흘 안으로 이 고장을 떠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39] 이는 기독교적 은유법(metaphor)이다. 기독교에서 3은 완전수를 뜻하며 여러 곳에서 등장한다. 특히 3일이라는 시간은 예수가 죽고 부활한 시간을 나타내며 이는 영적(신화적) 의미로 예수의 싸움과 승리를 의미한다.
[40] 사실 영장도 없이 갑자기 와서 기물파손 및 협박을 한 죄라 오히려 법적으로 가면 종구가 불리한 상황이였지만, 연이은 사건들로 종구는 반쯤 맛이 가 있는 상태여서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았다.
다음날 아내와 장모는 집 대문 앞에
흑염소의 사체를 매달아 놓은 것을 보고 아침부터 괴성을 지르는데, 아내에게 가려던 종구가 자신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움직이지를 못하고 이를 아내가 발견한다. 급하게 침을 맞으러 한의원으로 향한 종구, 아내 그리고 장모. 침 맞다가 정신을 차린 종구가 애(효진이)를 어디다 두었냐고 하자 장모는 옆집 할머니에게 맡겨 놓았다고 한다. 이에 종구는 애가 중요한데 애를 두고 오면 어떻게 하냐면서 집으로 가자고 하는데, 집에 와 보니 옆집 할머니는 피를 흘리며 중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고 효진의 손에는 '''피 묻은 가위'''가 들려 있었다. 종구 가족은 굿을 하기로 결심하고 무당 일광을 부른다.
종구의 집에 도착한 무당 일광은 집 주변을 훑다가 장독을 깨서 숨겨진 까마귀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일광은 종구에게 '''"일본인은 인간이 아닌 존재다."''' 라며 다음날 그에게 살을 날릴 거라는 예고를 한다.
[스포일러] 이때 일광이 바지를 갈아입는데 그가 속에 입고 있던 것은 바로 '''훈도시'''였다.
굿을 벌일 때까지 부정 안 타게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일광에게 종구는 조심스레 자기 딸이 왜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이유를 묻는데, 일광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종구: 그러믄 왜, 왜 하필이면...) 우리 딸래미냐고? 그 어린 것이 무신 죄가 있다고? (종구: 예.) 자네, 낚시헐 적에 뭐 어떤 게 걸려 나올지 알고 허는가? (종구: 아뇨.) 고놈은 낚시를 하는 거여. 뭐가 딸려나올지는 몰랐겄지 지도. 고놈은 그냥 미끼를 던져분 것이고, 자네 딸래미는 고것을 확 물어분 것이여. 고것이 다여.'''
한편 일본인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던 박춘배가 산속
트럭 안에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날 밤 일광이 굿을 하며 살을 날리는데, 일본인은 춘배의 시신 주위에 잔뜩 촛불을 켜두고선 자신의 집에 검은 닭을 매달아 놓고 북을 치며 굿을 한다. 그러다가 일광이 날리는 살에 맞은 듯이, 일본인은 순간 배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며 쓰러진다. 동시에 너무나 괴로워하는 효진의 모습이 교차편집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딸의 모습에 돌아버린 종구는 굿판을 엎어버린다.
이후 종구는 효진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이삼이 있는 성당으로 가서 신부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는데, 신부는 '''"본인 눈으로 본 거 아니잖습니까?''' "라고 말한다. 결국 종구는 일본인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친구들과 정육점에서 만나서 각종 무기가 될 만한 것들
[41] 온갖 농사 도구들에 전기톱까지 있었고, 심지어 그 중에는 '''뼈다귀'''도 있다.
을 챙긴 후, 일본인의 집을 급습해 때려 부수며 일본인을 찾는다. 그 때 숲에서 무언가가 걸어나오는 모습을 종구의 동료가 보고 일행이 전부 모이게 된다. 그 정체는 되살아난 시체(좀비) 박춘배였다.
대뜸 괴성을 지르며 덤벼드는 춘배를 후드려패는 종구의 친구들을 이삼이 제지하지만 오히려 춘배에게 뺨을 물어뜯긴다. 이에 종구 일행들은 삽과 쇠스랑으로 두들겨 패고 찍어버리고, 보다 못한 종구가 돌로 머리를 후려치지만 어째서인지 박춘배는 쓰러지지 않는다. 이어서 머리에 박힌 쇠스랑을 뽑아내버리고, 기겁해 있는 종구를 공격하려는 순간, 춘배는 뼈가 꺾이는 듯한 소리를 내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그때 종구의 동료가 주변 풀숲에서 몰래 지켜보던 일본인을 발견하고, 종구는 살의를 드러내며 그 뒤를 쫓는다. 끈질긴 추격을 벌이던 중, 절벽에 다다르자 일본인을 놓쳤다는 생각과 딸을 살릴 수 없다는 생각에 종구는 오열한다. 그러나 사실 일본인은 절벽에 가까스로 매달려 있었고, 일본인은 발각되지 않기 위해 아픔을 참으며 속으로 흐느끼다가, 일행이 돌아가자 어느 정도 안심하는데, 숲 속에 무명이 그런 일본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일본인은 이제 무명과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한편 종구는 일본인을 잡지 못한 채 돌아가던 중, 갑작스레
트럭 위에 뭔가 떨어져 사고가 날 뻔한다. 종구와 일행은 무엇이 차를 친 것인지 내려서 확인했는데 바로 일본인의 시체였다. 이를 본 종구 일행은 일본인의 시체를 끌고 가서 가드레일 밖으로 내던져버린다. 이때 무명은 이 광경을 산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같은 시각에 일광은 무당집에서 몸에 두드러기가 난 작부를 앞에 두고 쌀점을 보다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42] 이때 일광이 밖을 보면서 '버럭지같은 놈이 미끼를 삼켜버렸다'는 말을 한다.
이후 종구는 바로 효진이가 있는 병원으로 가고, 효진이는 완치된 모습을 보인다. 이에 안도한 종구 가족은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 밤 일광은 종구의 집을 방문한다. 일광은 가면서 계속 종구에게 전화를 걸지만, 종구는 받지 않는다. 종구의 집에 도착한 일광은 갑자기 코피를 쏟는다. 이게 뭔가 싶어 주변을 살펴 보는데, 집 근처에서 하얀 옷을 입은 여자(무명)가 무섭게 서 있었다. 그리고 일광은 갑자기 엄청난 양의 피와 토사물을 쏟아낸다. 빨갛고 노란 것이 댐이 부서진 듯 무지막지하게 터져나오고 무명이 "여긴 뭣허러 온겨? 가."라고 하자, 일광은 급히 자기 집으로 도망친다.
자기 집에 도착한 일광은 다급히 주문을 외우고 방울을 흔들며 초에 불을 붙인다. 연신 주문을 외우며 집안을 살피던 중, 일광은 초에 붙은 불이 스스로 꺼지자 다시 무언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어서 죽은 까마귀가 그의 집 안에 던져진다. 일광은 혼비백산하여 집안 물품들을 챙겨서
차를 타고 곡성 밖으로 도주한다. 서울로 행하던 일광은 갑자기 자신의 차 앞유리에 수많은 날벌레가 부딪혀 운전이 힘들 정도가 되자 급하게 차를 멈춘 후 바깥으로 나온다. 나와보니 앞유리는 깨끗했고 이러한 힘에 할 수 없이 일광은 다시 곡성 쪽으로 차머리를 돌린다.
같은 시각, 일광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던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종구가 일광의 무당집으로 가보니 집안은 아무도 없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 때 또 일광이 전화를 걸고, 자신이 점괘를 잘못 봤다며 아까 종구 집에 찾아갔을 때 웬 하얀 옷을 입은 여자를 봤는데, '''일본인은 자신과 같은 무당이고 진짜 귀신은 그 하얀 옷을 입은 여자다'''라는 말을 한다. 종구가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데 효진이가 사라져 있었다. 아내와 장모에게 집에서 효진을 찾으라 한 뒤 본인은 집 밖에서 효진이를 찾던 중 그 하얀 옷 입은 여자(무명)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무명과의 입씨름 중에 무명이 효진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일광에게서 전화가 오고, 종구는 지금 그 여자(무명)와 같이 있다고 한다. 일광은 그 여자는 무조건 믿지 말고 당장 집에 가라고 말한다. 전화를 끊자, 무명 역시 그 남자는 일본인과 한패라면서 자신을 믿으라고 한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닭이 3번 울기까지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두 번째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종구가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무명이 종구의 손을 잡으며 말린다. 이때 종구는 무명이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 동시에, 무명이 있던 장소에 효진의 머리핀이 떨어있음과 무명이 피해자들의 옷
[43] 박춘배의 야상과 두드러기가 난 작부의 카디건.
을 걸치고 있음을 발견하고, 일광의 말을 믿기로 마음을 굳힌다. 결국 종구는 세 번째로 닭이 울기 전에 집으로 뛰어가버린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자 '''문 앞의 금어초가 쪼그라들고, 종구는 효진을 제외한 일가족이 모조리 죽은 현장을 보고야 만다.'''
종구가 이러한 일을 겪고 있을 때, 이삼은 낫과 손전등을 들고 일본인을 찾으러 나선다.
[44] 일광이 점괘를 보고 종구의 집으로 가 무명을 만나기 전에, 이삼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삼촌인 성복의 집으로 가는데 성복은 자신의 집주인 할머니를 살해한 살인범이 되어 있었다. 넋이 나간 삼촌의 얼굴을 보고, 일본인을 찾으러 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일본인 집 근처에서 동굴을 발견한 이삼은 그 안으로 들어가는데, 동굴 안쪽에 가보니 '''죽은 줄 알았던 일본인이 살아있었다!'''
이삼이 정체가 뭐냐고 묻자, 일본인은 내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되묻는다. 그의 귀신 타령을 해댄 마을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삼은 일본인을 악마라고 말한다. 일본인은 "넌 내가 악마인지 아닌지 그 의심을 확인하려 온 것 아니냐, 내가 나의 진짜 정체를 말한다고 한들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한다. 이에 이삼이 "네가 악마가 아니라고 하면 난 그냥 갈 것이다."라고 하자 일본인이 갑자기 음침하게 웃는다. 그러더니 이삼에게 '''"여길 나가고 말고는 니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일본인은 카메라를 들더니, 이삼의 모습을 찍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일본인의 손톱은 검고 길어지고, 등은 이상하게 구부정하면서 울퉁불퉁해진다. 그리고 손바닥의
성흔을 보여준다. 일본인은 성경 구절을 읊으며 마지막에 "바로 나다." 라고 말하며(사진주의) 이삼을 조롱한다. 카메라에서 얼굴을 뗀 그 자는 붉은 눈에 주름진 얼굴을 가진, 그야말로 진정한 '''
악마'''의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종구의 집 앞에 있던 금어초가 쪼그라들어 결계가 해제된 집안에 '''일광'''이 들어와 문 앞에서 넋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효진을 본 뒤 집안에 들어가서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가고, 자신이 집에서 가지고 나온 물품들을 뒤적거리다가, 작은 나무 상자를 바닥에 떨어뜨리는데 '''일본인이 태워버렸다고 했던 사진들이 나온다.''' 사진들을 다시 주운 일광은 집을 떠나고, 영화는 웅얼거리는 종구와,
[45] 종구: 괜찮애. 우리 효진이... 아빠 경찰인 거 알제? 아빠가 다 해결할껴. 아빠가...
효진과 종구가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교차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