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

 



1. 개요
2. 파자점
3. 검색 및 분류법
4. 사례


1. 개요


글자를 깨뜨린다는 뜻으로, 여러 개의 글자를 합쳐서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일이 많은 한자를 사용하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등에서 자주 보이는 언어유희의 일종. 창힐수입법도 어떻게 보면 파자의 일종이며, 야민정음의 일부 경우에도 파자 원리가 적용되어 있다. 로마자를 쓰는 문화권에서의 아나그램에 해당하는 위치. 과거에는 한자의 진정한 뜻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도 있었으나[1], 갑골 문자의 발견 이후로 파자풀이는 오로지 언어유희로서만 의미를 갖게 된다.

2. 파자점


'파자점'이라 하여 점술에 파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성계의 일화에도 나오는 '물을 문(問)을 뽑았더니 문(門) 앞에 입(口)이 있기 때문에 거지 팔자'가 그 예. 하지만 이성계도 물을 문(問)을 뽑았으나 거지가 아니라 왕이 될 팔자[2]라고 해석되었다.
중국에서는 측자(測字)라고 하며, 송나라의 사석(謝石)소강절(邵康節)이 유명하다.
  • 사석은 북송남송 모두를 겪었는데, 북송의 황제 휘종(아침 조)자를 쓰고 신하를 시켜 사석에게 보여주었는데, 사석은 "이것은 당신이 쓴 글자가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이 글자를 파자하면 十月十日이 되는데, 바로 이 글자를 쓴 사람이 이날 태어났다는 뜻입니다."라고 했다. 음력으로 10월 10일은 휘종이 태어난 날이었기 때문이다.
  • 남송의 황제 고종이 평복을 하고 사석에게 파자점을 보았다. 아무 글자나 써 보라길래 땅에 (한 일)을 죽 그었는데 흙()바닥에 一을 썼으니 (임금 왕)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상술한 이성계의 일화에도 나오는 을 썼고, 또 (봄 춘)을 써 보았다. 그랬더니 秦(진회의 성)이 (날 일)을 누르고 있어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했다. 고종은 사석을 관직에 등용하고자 했으나 사양했다.
  • 역시 북송 때 사람인 소강절도 파자점을 잘 보았는데, 말을 잃어버린 사람이 牆(담 장)자를 써서 소강절에게 말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소강절이 말은 안 찾아주고, "침대 밑에 도둑이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 사람이 가져온 牆을 파자해보면 牀(평상 상)의 왼쪽 변에 (올 래) 아래 (얼굴 면) 비슷하게 되는데, 來의 아랫부분이 보이지 않으므로 침상 아래에 숨은 상이라고 했다. 과연 침대 밑에는 도둑이 있었는데, 아내가 바람을 펴서 정부(情夫)가 남편의 말을 훔쳐 타다가 침대 밑에 숨은 것.

3. 검색 및 분류법


분리 시켜놓은 한자의 구성요소로 같은 구성요소를 지닌 한자를 검색하거나 혹은 구성요소들을 조합시켜 검색하는 등 한자의 검색 및 분류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검색 지원 사이트 목록
  • 네이버 한자사전 모양자로 찾기:
  • 다음 한자사전 요소 검색:
  • 유니코드한자 검색시스템:
  • 유니 한자 찾기:

4. 사례


  • 한자 학습법의 일종이다.
ex: 햇()빛과 달()빛이 합쳐지면 밝으니까 밝을 명()[3] , 맑은 물()은 푸르기() 때문에 맑을 청().
물론 회의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적용 가능하고, 형성자의 경우에 일부 해당(우문설 참조할 것)되기는 하지만, 아닌 것까지 억지로 파자하는 문제가 있다.
  • 중국의 삼국지연의에서 두 일화가 있다. 조조와 관련된 일화인데, 첫 번째는 조조가 화원 문에 活자를 쓴 것인데, 이는 門에 活을 써서 넓다(闊, 넓을 활)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두 번째는 우유[4]가 조조에게 진상 됐는데, 조조는 뚜껑에 一合酥(일합소)라고 써놨다. 이는 파자 했을 때 一人一口酥(일인일구소), 즉 '한 사람 당 한 입씩'이라는 뜻이다. 자세한 것은 양수 문서로.
  • 중국어권이나 일본에서 이름이나 주소 등을 소개할 때 파자하기도 한다. 이름을 음으로만 말하면 중국어 음운 특성상 동음이자(음은 같으나 한자는 다름)가 많아지게 마련인데, 이때 구성 한자를 직접 파자하여 직접 한자를 쓰지 않고도 글자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다. 예를 들면 章丽文(Zhāng Lìwén)이라는 사람을 소개할 때, 그냥 Zhāng으로만 읽으면 章(장)씨인지 张(장)씨인지 구분이 안 가므로 立早章(立 + 早 = 章)으로 파자해서 말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똑같이 유(성씨)로 통하는 두 경우(, )를 각각 '묘금도 유', '인월도 유'라 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劉 = 卯(묘) + (금) + (도), 후자의 경우 (인) + 月(월) + 刂(도)인 것.[5] 전화같이 음성으로만 의사소통해야 할 때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 파자를 이용해 한자 표기를 하기도 한다. 유니코드가 생기기 이전까지는 국자처럼 특정 국가에서만 쓰는 한자는 다른 국가의 문자집합에 없어 표기할 수가 없었기에 편법으로 나타내야 했는데, 그중 하나가 파자이다. 지금은 유니코드가 있어 굳이 이래야 할 필요가 없지만 유니코드에 대응하지 않는 기기를 쓰는 사용자를 배려하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인해 일부러 파자 표기를 쓴다.
  • 각종 기념일들 중 파자를 이용해 제정된 날이 몇몇 있다.
    • 10월 10일 - 모에의 날(일본): 萌=十+月+十+日
    • 11월 11일
      • 농업인의 날: 土=十+一
      • 대한민국 해군 창설 기념일 : 해군은 선비 중의 선비라는 뜻에서 [6]자를 파자해서 11월 11일이 되었다고 한다.
    • 11월 18일 - 토목의 날(일본): 土木=十+一+十+八
  • 과거에는 특정 인물의 이름을 파자하여 특정 인물의 행적이나 운명을 점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아예 특정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는 데 쓰이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했다.
    • 목자득국: 목자득국 나무 목과 아들 자를 합치면 오얏 이 자가 되는데, 이성계가 왕이 될 것을 암시했다.
    • 십팔자위왕(十八子為王): 를 십팔자로 파자
    • 주초위왕: 나뭇잎에 꿀로 '走肖爲王'이라고 써서(趙=走+肖) 벌레가 갉아먹은 자국으로 글씨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역사스페셜에서 실험을 해 본 결과 불가능하다고 밝혀졌고, 인하대학교의 민경진 교수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실패했다.
    • 목자망 전읍흥: 목자(木子)는 망(亡)하고 전읍(奠邑)이 흥(興)한다는 의미이다. 木+子=李, 奠+邑(→阝)=鄭이므로, 이씨가 망하고 정씨가 흥한다는 뜻이 된다. 존읍흥(尊邑興)이라고도 알려져 있으나, 이는 존(尊)이 전(奠)과 모양이 비슷해서 잘못 알려진 것.
    • 한강에서 크고 이상한 물고기가 올라온 것을(大+魚+行) 윤원형형(衡)을 파자한 것과 같다고 해석하여 윤원형의 몰락을 예언했던 일도 있었다.
    • 동탁이 죽기 직전에 거리에서 千里草 何青青 十日卜 不得生(천리의 풀 얼마나 푸르른가. 열흘이면 죽어버리는 것을)이라는 노래가 유행했다. 그리고 여포에게 죽었다.
    • 홍경래의 난 당시 이런 문구가 돌아다녔다.
> 한 선비가 갓을 삐딱하게 썼더니 귀신이 옷을 벗었다. 열필에 한 글자 더하고 언덕에 양 다리를 걸쳤다.
이걸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선비(士)가 갓(一)을 삐딱하게 썼다

귀신(神)이 옷(衣)을 벗었다.
[7]
열(十)필(疋)에 한 글자(己)를 더했다.

언덕(丘)에 양 다리(八)를 걸쳤다.

즉, 임신년(1812)에 군대가 들고 일어난다는 뜻이고, 정말로 비슷한 시기(1811)에 난이 일어났다.
  • 프로파간다는 아니지만 후량을 건국한 주전충은 자신의 이름인 전충(全忠)을 인왕중심(人王中心)이라고 해석해 당나라를 멸망시켰다.
  • 파자를 이용해 닉네임, 필명을 짓기도 한다.
  • 라노베 작가 아키라의 필명은 '日日日'로 표기하는데, '('아키라'로 읽을 수 있다.)'자를 파자한 것이다.
  • 무협소설로 유명한 김용(金庸)의 이름은 본명인 사량용(査良鏞)의 을 파자해서 만든 필명이다.
  • 소녀전선의 프로듀서 우중(羽中)의 이름은 본명인 황충(黃翀)의 을 파자해서 만든 필명이다.
  • 만화가 미카미 코마타(三上小又)의 이름은 을 파자해서 만든 필명이다.
  • 김삿갓#s-1.5이 파자의 달인으로 유명했다.
  • 멋지다! 마사루의 불완전한 완전판인 '오나전판'의 원제는 'ウ元ハ王版'으로서, ウ+元=完, ハ+王=全이다. 야민정음을 동원하면 '온ㅏ조ㅓ판' 정도로 번안할 수도 있겠으나, 당시에는 야민정음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였으니...
  • 박정희: 朴正熙 →十八(18년 집권하고) +卜(점을 쳐보니) + 一 (한 번만 하고) + 止 (그만뒀으면) + 熙 (이름을 빛낼 수 있었는데), 正 (다섯 번 해먹으려다가) + 己 (자기) + 臣 (신하에게) + 灬 (탕탕탕탕...)[8] 한국 중장년층 사이에선 꽤 널리 알려진 파자.
  • 설악산(雪嶽山)은 '악'자가 악(岳)자가 아니고 악(嶽)자인데(물론 뜻은 큰산 악자라 같다), 눈(雪)덮인 산(山), 즉 설산의 감옥(獄)이라는 뜻이다. 그밖에 산(山)이 크고 아름다워서 한번 들어가면 못나오는 감옥(獄)과도 같다는 말도 있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나기사 카오루의 성인 渚도 파자하면 シ+者가 되는데,이 둘을 붙여 읽으면 シ者,즉 '사자'가 된다. 자세한 것은 항목참조
  • 아예 제자원리가 파자인 글자도 있는데, 다닐 행(行)을 파자한 자축거릴 척(彳)과 재촉거릴 촉(亍)이 그것으로, 彳亍은 척촉이라 읽으며 '잠시 가다 멈춤'을 뜻한다.
  • 악의 교전의 네코야마 타카시는 '고양이의 저주'라는 별명이 있는데, 이름(猫山崇)의 한자를 재조합(猫(山+崇) → 猫祟)한 것이다.[9]
  • 여성 닌자를 뜻하는 쿠노이치는 女를 파자한 것이다(女 = く+ノ+一). 마찬가지로, 남성 닌자를 뜻하는 것으로 男을 파자하여 田力이라고 쓰고, 타지카라( 힘)라고 읽는다.
  • (어지러울 란)을 파자하면 가타카나로 ノツマコムヌレ(노쓰마코무누레)가 된다(...).
  • 일본 동인계에서는 특촬(特撮)을 '牛寺才最'라고 파자해서 쓰기도 한다.
  • 코메이지 사토리의 별명 '초5로리(小五ロリ)' - 깨달음(悟り) = 초등학교(小)[10][11] + 5학년(五) + 로리(悟자의 口부분과 동사형 り). 파생형으로 코메이지 코이시의 '초1로(리)(小石의 파자, 小一ノロ=小一のロ(リ))'도 있다.
  •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이오나의 이름은 일본군 해군 잠수함의 분류법 가운데 하나인 伊의 파자이다. イ와 ヲ와 ナ로 풀어서 가타카나로 읽으면 이오나.
  • 현대 중국어에서도 간혹 통신체로서의 파자가 쓰이기도 한다. 哈哈哈(하하하)라는 웃음소리를 口合口合口合라고 쓴다든지.
  • 데이트 어 라이브이츠카 시도: 士=十+一
  • 누에의 경우 鵺인데, 夜鳥를 압축해 만든 한자이기 때문에 반대로 이렇게 풀어 써서 누에라고 읽는 경우가 있다.
  • ☆진☆의 원문이 ☆イニ☆인데, 어질 仁을 亻+二로 파자한 것이다.
  • 万戈イム-一ノ十성불2000(成仏二千)을 파자한 것이다.
  • 도시전설 시리즈~ 저주받은 비디오
  • 한국의 증류식 소주화요(火堯)는 소주의 燒자를 파자한 것이다.
  • 야생마 록(騼)을 파자하면 馬鹿이 되는데 이걸 일본어로 읽으면 바카다.
  • 굳셀 한(僴)을 파자하면 人間(인간)이 된다.
  • 일본의 DQN 네임 사례 중 친구를 뜻하는 붕(朋)을 月月로 파자해서 독음을 붙인 사례가 있다.
  • 신불출창씨개명을 요구받고는 일본의 욕설인 칙쇼(畜生)를 파자해 4글자로 분리해서 구로다 규이치(玄田牛一)라는 이름을 신청하기도 했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도 이 일화가 등장했다.
  •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의 밑에서 한글창제를 돕던 천지계원들이 당한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살해당한 집현전 학사 윤필의 시신에서 곤구망기(丨口亡己)라는 활자가 나왔는데, 이것이 다잉 메시지였고, 작중 범인인 밀본의 파자였음이 드러난다.
  • 여우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큐비 긴지( -ぎんじ)의 이름은 狐(여우 호) 자를 히라가나로 파자했다는 추측이 있다.
  • 유신삼걸 카츠라 코고로(기도 다카요시)는 자신의 성씨인 카츠라(桂)를 파자하여 木圭(키케이)라는 아호를 사용했다.

[1] 쌀 미()자의 의미를 농부가 논에 팔십 팔(八十八)번 다녀와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 등[2] 다스릴 윤(尹)을 좌우로 뒤집어서 임금 군(君)의 오른쪽에다가 붙여 보자. 물을 문(問)과 비슷해진다. 그래서 좌로 보나 우로 보나 임금 군이니 왕이 될 팔자라고 해석한 것.[3] 明은 日+月의 형태와 +月의 형태, 2 가지가 존재한다. 항목을 참조할 것.[4] 타락죽[5] 사실 인월도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건데, 위에 있는 건 이고 달 월(月)처럼 보이는 건 사실 배 주(舟)이며, 칼도(刂)처럼 보이는 건 내 천(川)이다. 한국에서도 兪를 손으로 쓸 때에는 속자 俞로 많이 쓰는 것을 반영한다.[6] 일설에 의하면 王은 큰 도끼를, 士는 작은 도끼를 본뜬 글자이다. '병사' 자체를 兵士라고 쓰고, 부사관 계급, 장기말에도 쓴다.[7] 示과 衣의 부수자 형태가 비슷함을 이용한 것이다. 示가 변으로 쓰일 때는 가타카나 와 같은 모양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礻), 이것이 衣가 변으로 쓰일 때의 형태(衤)와 점 하나 차이로 비슷하다. (전자는 제4획 乀의 오른쪽 위에 점이 없지만, 후자는 점이 붙어 있다.)[8] 실제로 김재규가 10.26 당시 쏜 총탄이 네 발(灬)이었다. # [9] 崇(높을 숭)은 山(뫼 산)과 宗(마루 종)의 조합이고, 祟(빌미 수)는 出(날 출)과 示(보일 시)의 조합이다.[10] 작을 소(小)처럼 보이는 건 사실 마음 심(心) 즉, 심방변(忄)이다.[11] 한국에서는 초등학교지만, 일본에서는 소학교란 명칭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