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악징선
1. 뜻
악한 것을 권하고(권악), 선한 것을 징벌(징선)한다. 권선징악을 뒤집은 신조어로, 정의가 그야말로 역변해버린 현실을 비꼬는 말이다.
2. 설명
或擇地而蹈之 時然後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걸음 한 번 내딛을 때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 하며, 길을 갈 때는 좁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나는 심히 당혹스러우니 이런바 하늘의 도라고 하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
'''물에 빠진 놈 건져 놨더니, 보따리짐 내놓으라 한다.'''
- 한국 속담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은 자들의 철칙이자 현실의 높으신 분들의 일상.''' 현실이 픽션을 뛰어넘는다고,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예시). 오히려 동화 속 권선징악의 이야기야말로 이런 현실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No good deed goes unpunished.
선행을 하는 자가 고통받는 법이다.
- 영어의 관용구
먼저 선을 베풀더라도 감사나 보상은커녕 무시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곳이 사회다. 가장 심한 경우는 선의로 한 행동에 대해 수혜자가 외려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로, 소방관이 화재 진압 중 세간살이를 파손했다며 집주인이 소송을 거는 경우나(실제 우리나라에서 종종 발생한다),[2] 심정지 상태의 사람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내자 늑골이 골절되었다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송을 건 경우(역시 실제 사례)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뺑소니 피해자들은 자신을 구해준 선량한 운전자를 뺑소니범으로 몰아붙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3]
이보다는 덜 심한 경우지만 매우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로는 잘한 만큼 손해보는 경우. 예를 들어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적은 비용, 적은 시간을 들여) 해내는 사람은 앞으로 당연히 그런 성과를 낼 것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며, 향후 남보다 점점 많은 업무를 떠맡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유지보수 관련 직종은 일을 잘 하면 할수록 눈에 뜨이지 않기 때문에 부서 예산이나 인사고과 등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ex)"그거 고장나는 거 한 번도 못 봤는데, 필요없는 부서 아냐?" 운운.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실정법은 자력구제, 즉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상황을 타파하거나 그런 상황에 처한 이를 돕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즉 나서지 말고 경찰 부르라는 것. 이런 상황을 목격하고 경찰을 부르면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나 경찰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니, 이는 "일단 당해라. 범인은 잡아 잡아주겠다. 아마도"란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용감하게 뛰어들어 인명을 구하는 경우, 신문 등에 "용감한 시민"으로 잠깐 얼굴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많은 불이익이 기다리고 있다.
자력구제 과정에서 본인이 입은 손상은 의료보험 적용이 일체 안 되므로 모두 자비로 치료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범인이 입은 손상에 대해 범인이 민사소송, 심하면 형사고발을 하기도 하며 더 심하면 보복범죄를 가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당신이 구해준 피해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에게 소송을 거는 일도 있다.
물론 저것들은 애교다. 세상에는 교활하고 약삭빠른 자가 더러운 수로 땀 흘려 일한 자들의 공로를 가로채 그들을 일순간에 남 좋으라고 헛수고나 한 호구로 만들어 버릴 뿐만 아니라 심하게는 그들의 인생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도 빈번하다.인간관계에서 남을 함부로 돕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백이면 백 나를 배신해서 괜히 남 좋을 일만 한 나 자신만 등신이 되고 은혜를 원수로 값는 것이 부지기수.이는 가족도 예외가 아니며 이권 앞에선 의리고 뭐고 없이 인륜을 저버리는 모습이 빈번하다.
거기다가 남을 잘 등쳐먹는 악인들이 처세술까지 뛰어나면 '''그야말로 세상 무서울 게 없다.''' 자신이 가진 뛰어난 안목을 이용해 권력을 쥐거나 아니면 권력자를 빽으로 둬서 온갖 비호를 받으면 권력자의 눈 밖에 나지 않는 한 그들이 무슨 악행을 저지르건 도저히 막을 길이 없다. 약자는 강자에게 항상 억압받고 강자는 약자를 억압하며, 약자는 '''자기보다 더한 약자를 상대로 똑같이 억압과 갑질을 행사하는 순환'''이 곧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인간 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힘의 논리가 절대적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돈 많고 힘있으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법칙이 통한다. 온갖 부정적인 방법이라도 통해 어떻게든 권력자에게 달라붙거나 권력을 쥔 악인들을 몰아내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간혹 약자들이 힘을 모아 강자들을 몰아내는 경우는 역사에 손에 꼽힐 극히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경우다. 그렇다고 약자들이 마냥 선량하다고만 할 수 없다. 가난하고 가진게 없을수록 각종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기 쉽기 때문.[4]
그러니까 현실은 잔인하고 악독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냉혹하다. 악하고 현명한 자들이 약삭빠르게 어부지리를 시전하면서 이득을 취하면서 착하고 멍청한 호구들은 거기에 늘 당하면서 손해만 보는 것이 곧 현실이다. 악하면서도 현명하게 살아야 남들보다 더 배부르고 부유하게 살면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고 타고난 천성이 착해서 착하게 살지언정 멍청한 호구가 되지는 말라는 소리다. 또한 의로운 일을 행한 사람은 결국 불행하고 고달프다. 그래서 대부분 선행을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한 선행으로 인해 덤터기를 쓰거나 온갖 불이익을 맞는 불상사만이 되돌아온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알 수준이고 사회에 만연한 어른의 사정과 온갖 부조리를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게 대다수이다.
대부분의 범법자들이 교도소로 향하는 건 사실이다, 재벌이라도 너무 일을 크게 벌이면 실형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영원히 파멸하는가? 힘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은 교도소에 끌려가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돈을 받으면서 호의호식하고 여론이 잠잠해지기 무섭게 보석, 가석방, 특사 등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벌들과 정치인들 중 실형을 받은 자들 가운데 죗값을 끝까지 다 치르고 나오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가? 아무리 악을 저질러도 돈 있고 빽 있으면 교도소에 끌려갈 확률은 확연히 낮거니와 실제로 끌려가더라도 시간 좀 죽이다가 여론 잠잠해지면 형기를 채우지도 않고 슬그머니 나오는 게 가능하단 것이다. 당연하지만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선행보다 악행이 더 쉽고 빠르다. 어느 정도 이상의 권력을 가졌다면 악행을 해서 더 큰 돈과 권력을 얻는 건 안전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어차피 재판에 끌려나가 봐야 여론을 뒤집을 만큼 큰 일이 아닌 이상 솜방망이일 뿐이고 뒤집혔더라도 가라앉기만 하면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행세하며 오히려 내부고발자나 피해자는 보상도 못 받고 보복을 당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디흔하다. 즉 일정 이상 권력이 있고 돈이 있다면 권악징선은 사회 자체가 조장하는 것이다.
3. 악인이 성공하고 의인은 망한 사례
- 정치외교・역사
흔히 “역사는 승자가 써내려가는 것”이라는 문구로 대표된다. 역사에서는 침략자나 패권국처럼 통념 상 악이라고 할 만한 세력들이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사나 역사를 마냥 권악징선이라고 보는 것이야말로 주의해야할 태도이다. 알고 보면 악행을 저지른 세력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경우도 충분히 많다. 우리가 그렇지 않은 사례에만 집중해서 부각하거나 질적인 우위에 대한 숭배[5]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악행이 처벌받지 않았다고 권악징선인 것은 아니다. 악행을 한 당사자는 그 덕분에 이득을 보고 선행을 하는 사람은 선행 때문에 손해를 입는 케이스가 권악징선이다. 그러나 침략이나 학살 같은 악행을 저지른 민족들이 그런 악행 '덕분에' 번영을 누린 것인지는 판단하기 애매하다. 정확히는 악인들 사이에 착취로 번영을 누린 사람들도 있으나 굳이 착취하지 않아도 번영을 누렸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치사나 역사를 마냥 권악징선이라고 보는 것이야말로 주의해야할 태도이다. 알고 보면 악행을 저지른 세력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경우도 충분히 많다. 우리가 그렇지 않은 사례에만 집중해서 부각하거나 질적인 우위에 대한 숭배[5]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악행이 처벌받지 않았다고 권악징선인 것은 아니다. 악행을 한 당사자는 그 덕분에 이득을 보고 선행을 하는 사람은 선행 때문에 손해를 입는 케이스가 권악징선이다. 그러나 침략이나 학살 같은 악행을 저지른 민족들이 그런 악행 '덕분에' 번영을 누린 것인지는 판단하기 애매하다. 정확히는 악인들 사이에 착취로 번영을 누린 사람들도 있으나 굳이 착취하지 않아도 번영을 누렸을 사람들도 있다.
을미사변때 일본낭인들과 함께 명성황후를 시해하는데 가담한 반역자인데 조선은 이 사람을 끝내는 처벌하지 못했다. 이두황과 함께 을미사변에 가담한 우범선의 경우에는 고영근에 의해서 처단당했다. 반면 그는 정미특사로 석방된 후에 전라북도 관찰사 및 도장관을 지냈으며 의병들을 토벌하고 학살하기까지 했다.
사람들이 권악징선의 케이스로 자주 내세우는 예시이다. 다만 권악징선이라고 결론짓기 상당히 애매한 케이스이다. 열강 세력들의 반인륜적 침략과 학살, 노예 무역 및 식민지 착취 등은 명백한 역사적 악행이었다. 게다가 그 주범이었던 제국주의 열강들은 대부분 오늘날에도 번영을 누린다. 반면, 피식민국들은 경제도 사회도 혼란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피식민국 시민들은 이에 분통해하며 제국주의의 역사를 권악징선이라고 일컫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열강들이 그들이 저지른 제국주의적 악행 덕분에 지금의 번영을 누리는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힘들다. 그들은 본격적인 제국주의를 시작하기 전에도 세계를 선도하던 국가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피식민국들이 언어, 문화, 경제 등으로 과거의 지배국에게 종속당함으로써 열강들이 얻는 이득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열강들이 번영을 누리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기는 힘들다. 열강들이 예나 지금이나 번영을 누리는 이유는 그들이 산업화와 기술 발전의 선두주자였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덕분이 아니다. 다시 말해, 열강들은 제국주의를 통해 열강의 지위를 손에 넣었다기보다는 이미 열강이었기에 제국주의를 할 수 있었다. 즉, 이를 역사의 권악징선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사건의 선후관계를 혼동한 케이스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애초에 능력이 뛰어나서 성공할 확률이 높았던 일진이 그냥 재미나 대단한 이유없이 약자들을 밟은 것이다.[6]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그가 인도라고 믿었던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탐험을 부와 명예로 환원하기 위하여 많은 원주민을 착취하고 잔인하게 학살하여 일부는 멸족시켰다. 오늘날에도 이런 사실은 쏙 빠지고 인류사의 위대한 위인으로 위인전에 등장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미국 건국 후 아메리카 대륙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후세에 과장, 날조한 가짜 신화들이 위인전에 버젓이 실려 있다. 다행인 것은 콜럼버스에 대한 사실들이 속속이 드러나면서 재평가가 시작된다나...
- 쇼와 덴노: 대일본제국의 제국주의에 의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전범의 총책임자이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실시된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천황이라는 이유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호의호식하다가 죽음 이후에도 국가에서 모시는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 마오쩌둥: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수천만명을 죽게 만든 장본인임에도 천수를 누리다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고 사회주의 국가답게 사망 후에도 우상화되었다.
- 전두환: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을 역임했던 前 군인.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당시 헬기 사격을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몇 년 뒤 김영삼 정부 당시 출소한 이후에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80대 고령이 된 지금도 남은 재산으로 일말의 죄책감 없이 호의호식하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 기시 노부스케: 일본의 정치인이자 제56-57대 일본 내각총리대신으로 마찬가지로 총리를 지냈던 아베 신조의 외조부이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 용의자로 분류되어 일본의 패전 이후 수사를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살아남았으며 이후 총리의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사후에도 야스쿠니 신사에 안장되어 지금도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7]
- 북한: 일부 핵심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북한 인민들은 비참한 생활을 하고있는 반면, 김씨 왕조라고 불리는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인민들의 고혈을 짜내며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 고급외제차를 타고 수입와인을 마시는 김씨일가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인민들은 주체사상에 의해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해외 매체를 접하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말 한마디만 잘못하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거나 3족이 멸해지게 된다. 또한 전세계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 김씨 독재자들은 천수를 누리다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고 사후에도 인민들의 존경과 찬양을 받고 있다.
- 그 외 수많은 독재자들: 운나쁘게 제명에 못간 무아마르 알 카다피, 니콜라예 차우세스쿠같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잘먹고 잘 살며,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실책에 대한 그 어떠한 죗값을 치루지 않고 천수를 누리면서 갔다.
- 경제
돈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들, 소위 '부자가 되는 법'에 관한 성공담은 '자신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최적의 전략을 택하는 길'을 권하는데 이것이 도덕적으로는 선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8] .
- 신흥 IT 갑부인 마크 주커버그는 친구를 배신하고 남의 아이디어를 독차지해 대성공했다.
-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본가인 코크 형제는 무도무비의 악독한 투자방식으로 이름높다.
- 스티브 잡스도 젊은 시절 애플 공동창업자이자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9] 을 속여 보수를 독차지한 일화가 유명하다.
- 어린이 위인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역시 깡패를 동원해 경쟁상대를 축출하거나 남의 아이디어를 무수히 훔친 악당이었다.
- J.P 모건, 앤드류 카네기,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등 전설적인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모두 당대 이름난 악인들이었다[10] .
- 스포츠
-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에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축구 국가대표팀과 짜고 점수를 1-0으로 조작해서 살아남아 결국 준우승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11][12] .
- 기타 사례
- 게이트(gate)형 범죄조직: 일명 '범털', '큰손'이라고도 하는, 권력과 결탁한 범죄 조직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수많은 이권을 긁어모은다. 대한민국도 깨끗하다고만은 할 수 없으며, 일본의 야쿠자 및 극우단체, 유럽의 마피아 등 선진국으로 생각되는 곳에도 유서 깊은 집단들이 있다. 제3세계로 나가면 아예 마약 카르텔 등 범죄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범죄 조직이 공무원과 대놓고 거래를 하여 법적으로도 죄를 세탁하고 대낮에 당당하게 활보하는 경우도 있다.
- 친일반민족행위자: 대부분의[13] 친일 세력들은 변절 이전 조선에서도 유력한 가문의 자제로 권력과 재산을 독차지했으며 유학을 통해 문물과 지식을 습득하는 등 정보를 선점하는 유리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과 재산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국가의 독립을 도우는 대신 개인의 이득을 챙겼고, 토지, 화폐 등의 갑작스런 변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백성들이 입게 되었다. 친일파들 자신은 시대를 잘 만난 덕분에 대대손손 호의호식하고 살았으며, 아직까지 그 유산이 남아 있다.
- 내부고발자들: 기업의 비리와 각종 범법행위를 폭로/고발함으로써 돌아오는 것은 사회적인 멸시, 명예박탈 그리고 만고역적 낙인이 찍힐 뿐이다. 사회의 부조리를 거부하고 한 정의로운 행위가 곧 파멸을 불러오는 예.자신이 속한 조직이 아예 소멸된다면 그나마 낫지만 조직이 건재할 경우 역으로 보복당할 가능성도 높다. 타 조직으로 이직 할 수도 없는 것이 업계 간에 서로 커넥션으로 이어져있기에 내부고발을 저질렀던 자의 신상이 쫙 다 퍼진다. 사실상 사회로의 복귀는 요원해 지는 셈. 다만, 한국에서는 땅콩회항 때 박창진이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고영태, 노승일처럼 공익제보자가 악인을 무너뜨리고 성공한 사례도 있으며 이 중 박창진, 노승일은 총선 후보로 나가기도 했다.
4. 반론
뿌린 대로 거둔다.
현실적으로 선행이 항상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악행 또한 항상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He who plots to hurt others often hurts himself.
'''"남을 해하려고 모략을 꾸미는 자는 자신을 해하게 된다."'''
법은 악당의 편이기에 악행은 법의 비호를 받는다는 말은 후기 소피스트인 트라시마코스와 소크라테스의 논쟁에서부터 출발한다. 트라시마코스는 법이란 권세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만드는 것이므로 선한 자보다는 진정한 강자(일종의 선악을 초월한 완벽한 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법학과 통치술을 포함한) 기술 그 자체는 해당 기술을 받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그 기술의 사용자는 '보수'와 '자신보다 못난 자에 의한 손해를 받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라는 이익을 추구하므로 정의와 이익은 별개이고, 배신을 포함한 악행은 갈등만을 낳기 때문에 협력을 통한 성공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로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을 논파한다.[14]
위의 소크라테스의 반박을 요약하면 당장은 악행을 통해 성공을 이룰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혼(psyche)이 비정상적인 상태라 불행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이나 세력과 협력하지 못해 더 큰 이득을 추구할 수 없는 '''제 살 깎아먹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악행이 제 살 깎아먹기라는 점은 오늘날의 대다수 범법자들이 법에 따라 교도소로 향하는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 물론 사회와 시대의 상태에 따라 제재를 피해 남의 살 깍아먹기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악인이 여전히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악인과 악행은 지속적으로 찾아내서 처벌하고 차단해야 할 문제이지 포기하거나 장려할 일이 결코 아니다. 가령 질병이나 쓰레기는 늘 발생하고 꾸준히 우리를 괴롭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해야 한다거나 쓰레기를 그냥 방치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과 같다.
권악징선의 근본적 한계는 '''지속가능성의 부재'''이다. 대표적인 악행인 약탈이나 도둑질 같은 범죄는 선한 사람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벌어놓은 자원이 통용되는 정상사회에서만 가능하다. 악탈자가 만연함에도 징벌되지 않는 사회라면 생산자들은 씨가 마르고 결국 약탈자만 넘쳐 순서의 차이가 있을 뿐 다같이 망하게 될 것이다. 노골적인 갈취범죄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가령 어떤 스포츠가 부정선수로 넘치고 심판이 유명무실하다면 경기 결과가 보편적으로 납득될리 없으니 그 스포츠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개인간의 약탈부터 담합에 의한 부정부패까지 일련의 악행들은 결국 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스스로의 기반을 무너트리는 자멸행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에 부정부패가 넘치고 법이 유명무실하다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고 몰락하게 되어 있다. 악행으로 부당이득을 취해서 일시적으론 호의호식할 수 있을지언정 내버려두면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인 신뢰를 갉아먹어 공멸을 야기하기에 지속될 수 없다. 즉 권악징선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를 만드는 근시안적인 이기주의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파국을 막고자 사람들은 악행을 징벌하고 선을 권하며 공생하고자 사회를 구성해온 것이다. 이렇듯 사회의 근본 취지에 도전하는 권악징선은 반사회적일 수 밖에 없기에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선 여러 모순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권선징악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지속가능성의 부재는 권악징선의 사례로 나온 예시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상술된 강도 귀족은 결국 레닌을 필두로 한 공산혁명을 초래했고, 공산혁명에 의해 숙청되거나 공산세력의 준동을 경계한 기존 정부의 견제로 인해 파멸하고 말았다. 제국주의 국가들 역시 세계 곳곳을 착취하며 국력을 불렸지만, 결국엔 한계에 봉착해 파멸적인 총력전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국력을 크게 상실하고 식민지 대부분을 잃었다. 그리고 식민지배 시기에 일어난 국가적 범죄나 사회 문제들이 원죄가 되어 지배국이던 유럽은 난민 등의 문제로 오늘날까지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단, 여기에는 앞서 소크라테스도 언급했듯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알 수 없는 극단적 상황에 놓인 인간은 야생상태로 전락했기에 동물적 본능에 충실할 수 밖에 없고 선악개념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도덕적 판단이 무의미하다.[15] 선과 악의 상대성은 회의론자들의 주요한 논거이지만, 선함만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악함도 상대적이기에 권악징선이 권선징악에 비해 타당하다고 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결국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는 당대 인류의 총의에 기초한 시대정신에 따라 법과 제도로 규정되는 것이다.
역사 속 어떤 인물이나 집단이 당시에는 악행이 아니지만 오늘날엔 악행인 행위를 했다면 당시 시대 상황과 도덕 기준을 고려해서 복합적으로 판단해야지, 억지로 현대로 끌고 와 "이 사례는 악행임에도 당시에 징벌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권악징선이 옳다!"는 식의 주장을 펴는 것은 시대적 맥락을 무시한 비약이다.
그리고 이 사자성어는 악행을 저질러서 '''성공'''한 사람만을 고려하는 한계도 있다. 악행을 저지르고 실패한 사람들은 허구한 날 뉴스에 나오는 악인들이다. 따라서 도덕적 담론을 떼어놓고 봐도 악행은 일종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도박이라는 맹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악행을 했음에도 부당이득을 취하며 득세하는 경우들은 그저 운과 상황에 따른 예외일 뿐 항상 그렇다고 할 순 없기에 실리적으로 보아도 권악징선을 긍정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5. 권악징선을 긍정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이유
단순히 풍자하는 것을 넘어 권악징선을 긍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은 실제로 악을 지지한다기 보단 법이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 악한 본성을 감추는 위선이라는 생각, 선한 행동의 불의한 결과로 인한 절망, 악인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대한 분노 같은 이유로 권선징악을 부정하기 위한 반작용에 가깝다.착한 사람은 법을 지키고 '''나쁜 것들은 법이 지키네.'''
물론 권선징악에 대한 부정을 넘어 순수하게 악을 지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자연에서 격차와 억압은 당연하고 오히려 약한 것이 죄라는 인식, 중증 공감 능력 부족으로 인한 악에 대한 실체적 판단 결여[16] , 선악과 질서를 모두 부정하고 자기 내키는 대로 악행을 저지르는 충동, 진정한 정의는 악이며 선은 불의를 부른다는 믿음 등 여러 요인에서 기인하며 적극적으로 악을 추구하는 경우부터 악에 대한 자각조차 없는 경우까지 그 범주도 다양하다.Some men just wanna watch the world burn.
'''"어떤 사람들은 그저 세상이 불타는 게 보고 싶을 뿐입니다."'''
혼동하기 쉽지만 염세주의는 권악징선과는 다른 개념이다. 염세주의자는 세상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비참하다고 보며 윤리관 자체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적극적으로 선을 추구하지도 그렇다고 굳이 불필요하게 악을 행하지도 않는다.[17] 염세적 태도가 세상에 대한 절망과 혐오로 이어져 자기파괴적 악행을 야기할 순 있으나 이 경우도 자포자기식 자멸 행위이지 악을 긍정하고 선은 부정한다는 가치판단에 따른 것은 아니다. 즉, 염세주의와 권악징선은 상관관계가 있을 뿐 개념적 정의는 상호 배반인 별개의 관념이다. #
6. 미디어
권악징선을 다룬 대표적인 미디어 작품은 1999년에 개봉한 영화인 주유소 습격사건이다. 주인공 4명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재미삼아 주유소를 습격해서 주유소 주인이 번 돈을 몽땅 빼앗아가는 범죄를 저지르지만, 이런 범죄 행각이 영화에서는 매우 유쾌하게 묘사되었다. 심지어 돈을 빼앗아간 주인공들은 새벽에 스포츠카를 타고 아주 즐겁게 환호성을 지르며 떠나고, 그 이후로 다들 성공해서 행복하게 산다. 반면 그저 자신이 애써 번 돈을 주인공들한테 빼앗기지 않으려 한 주유소 주인은 굉장히 찌질하고 멍청한 인물이라는 식으로 나쁘게 그려진다.
[1] 도척은 천수를 누렸으나 백이 숙제, 안연 등이 굶어죽은 것에 한탄하며 남긴 말. 쉽게 말하면 '행동을 조심하고, 언행도 조절하고, 편법도 쓰지 않고,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괜히 재앙에 휩쓸리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2] 북미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구급차가 긴급출동할 경우 길가의 차들이 모두 길을 내주고 부득이할 경우 받고 지나가도 양해해 주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랬다간 난리난다. 최근에서야 법령이 개정되어 허용되었을 정도다.[3] 아닌 줄 알면서도 자신의 피해를 달리 보상받을 길이 없기에 이리 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 절대 애먼 사람 잡지 말고 본인이나 가족(부모, 배우자, 자녀)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에 무보험자동차상해 항목이 있으면 보상받을 수 있다. 요새는 길에 CCTV도 많고 상당히 많은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어서 엉뚱한 사람을 뺑소니로 신고했다가는 되려 무고로 처벌받을 수 있다.[4] 실제 범죄조직은 가난한 계층이 돈 좀 만지고자 결성된 경우가 많다.[5] 아무래도 사악한 가치관이 소수에 대한 특권이나 특혜 등을 주장하여 남들에 비해 우월한 소수를 탄생시키기 쉽다. 영국에서 북부 대학살을 실행한 노르만 귀족들이나 아이들을 창에 던지며 놀던 바이킹의 경우가 그러하다. https://is.wikisource.org/wiki/Landn%C3%A1mab%C3%B3k/98._kafli 이들 집단도 나중에 물량빨에 의해 밀려서 어떻게 보면 심판을 받기는 했으나 비참한 최후라고 보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세계의 다른 귀족들도 결국 물량빨에 참교육당한 사람들이 많으나 비참한 최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 하다. 나치도 일단 자기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망해서 그런지 아직도 멋지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6] 실제로 성공한 일진은 과거에 일진짓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성공할 확률이 높다.[7] 이러한 영향으로 그의 외손자 역시 총리 재임 시절 식민통치 등 전반적인 과거사를 부정하고 참배를 강행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8] 자본주의는 희소한 자원을 더 많이 분배받는 사람이 승자이기 때문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9] 물론, 스티브 워즈니악도 크게 성공한 백만장자였다.[10] 경쟁자들이 의문사를 당하거나 공장 같은 것들이 의문의 폭발을 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록펠러의 아들은 시위대를 향해 기관총을 쏘라고 명령했다. 영어로 이들을 일컬어 "강도 귀족(robber baron)"이라 한다.[11] 다만 독일은 경기 도중 자국인이 자국 국기를 불태울 정도로 철처히 까였다. 해외에서도 열렬히 씹어댔고 그 36년 뒤 독일 축구 역사상 최악의 치욕이 발생했다. 징악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두고두고 씹혀질 오점을 만든 셈.[12] 다만 금자탑이라고 보기엔 미묘한데 독일같은 팀들은 준우승 따위가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하는 강팀에 속한다. 도리어 이런 짓까지 하면서 올라와서 우승을 못했다는 결과에 웃음거리만 되었을터.[13] 후기로 가면 '일본에서 조선이 자주독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고 일본인으로서 성공하는 것이 조선인의 차별을 없애는 길이라고 생각한 '신념형 친일파'들도 다수 등장했다.[14] 논쟁이 긴 관계로 해당 부분의 요약에 대해서는 #1를, 분석에 대해서는 #2를 참고.[15] 심신장애자가 법적 책임을 면제 또는 감경받는 주요한 이유이다.[16] 다만 이 경우 교육이나 경험을 통해 악행을 규정하고 제재함으로써 다소 억제할 수 있다.[17]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인간과 세상은 욕망에 구속되어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라며, 인간이 무가치하고 고통의 연속인 삶에서 도피하는 방법으로 윤리학과 미학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권선징악은 욕망을 부정하는 도피책이고 권악징선은 욕망에 굴복하는 도피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