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양들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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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린 양들의 휴가
子羊たちの休暇
'''발매'''
[image] 2005년 12월 10일
[image] 2002년 12월 25일
1. 개요
2. 줄거리
3.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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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후쿠자와 유미오가사와라 사치코별장으로 놀러가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 산백합회 간부들 간의 끈끈한 정과, 레이니 블루~파라솔을 쓰고서를 거치며 강화된 유미의 강철멘탈과 배짱이 드러난다.

2. 줄거리



어느덧 또 한 학기가 지나가고, 릴리안 여학원 고등부는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후쿠자와 유미(2학년)는, 절친한 그랑 쇠르[1]오가사와라 사치코 언니(3학년)로부터 뜻밖의, 그러나 반가운 제안을 받는다.

'''여름방학 동안 우리 집 별장으로 놀러올래??'''

본래 사치코는 여름방학마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별장에서 보낸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이 바쁘셔서 여름휴가를 늦추어야 하고, 사치코는 여름방학 후반부터 등교하여 산백합회 임원들과 함께 학원축제를 준비해야 하기에, 서로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그래서 사치코가 먼저 별장에서 1주일간 휴가를 보내고, 어른들은 사치코의 휴가가 끝난 후에야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유미가 이런 사정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며 오가사와라 별장에 놀러가도 되느냐고 여쭈니,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지만 한편 걱정도 한다. 대 재벌가인 오가사와라 가문의 별장에 초대받아 가는 딸에게 어떤 옷을 입혀 보낼지, 무슨 선물이나 답례품을 들려 보내야 하는지 등등. 유미는 수수하고 튀지 않는 모양새의 하얀색 원피스와 비슷한 색의 양산[2]을 준비했는데, 연년생인 남동생 후쿠자와 유키는 원피스를 보고 "꼭 배추흰나비 같다"고 장난스레 놀려 댄다. 그러면서 유키는 "어쩌면 나도 그 지역으로 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나데라 학원(남학교) 고등부 2학년인 유키도 학교에서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학생회 임원들끼리 합숙을 떠나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침내 유미가 사치코와 함께 오가사와라 가문의 별장으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어머니 후쿠자와 미키는 새벽부터 일어나 매실 장아찌가 들어간 주먹밥, 흰살생선튀김, 치즈베이컨으로 감싼 아스파라거스, 구운 방울토마토 등등 여러 가지 음식으로 도시락을 만들어, "사치코 언니와 나눠먹으라"며 유미에게 건네 준다. 아버지 후쿠자와 유이치로(福澤祐一郞)는 하얀 원피스를 차려입은 유미를 약속장소인 M역까지 자동차로 태워다 주었다. 무척 들뜬 유미는 그만 자동차 안에 양산을 두고 내리고 만다.
유미가 M역에 와 보니, 사치코는 (언제나처럼) 수행기사가 딸린 고급 자동차를 타고서 먼저 나와 있었다. 둘은 함께 자동차를 타고, 도쿄에서 좀 떨어져 있는 사치코네 별장을 향해 출발한다. 가는 동안 사치코와 유미는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고, 운전기사 아저씨께도 나누어드렸다. 도시락을 먹은 후에는 둘 다 곯아떨어졌다. 사치코는 멀미약을 먹었기 때문에, 유미는 전날 설레어 잠을 설쳤기 때문에 졸음이 온 것이었다. 깨어나서 도중에 들른 휴게소는 휴가철이라 사람이 몹시 붐볐지만, 유미와 사치코는 함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즐거워한다. 유미는 마음속으로 독백한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고 쓰고 오가사와라 사치코 님이라고 읽는다. 그 마음은 시원한 것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달콤하겠죠.

도쿄에서 두어 시간 달려서 도착한 별장은, 인근에 도 울창하고 한적하며 아름다운 곳이었다. 오가사와라 사치코의 말에 의하면 "좀 낡은 별장이야"라지만, 후쿠자와 유미로서는 충분히 고풍스럽고 멋진 별장이었다. 오가사와라 본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지만, 유미네 집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집이라고. 다만 눈에 띄게 화려하고 큰 것은 아니고, 오가사와라 별장이라고 요란하게 표시[3]해 놓은 것도 아니라서, 겉으로 보아서는 좀처럼 누구의 별장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4]
별장에는 관리인 부부가 상주하고 있는데, 사와무라 겐스케(澤村源助)와 사와무라 키요(澤村キヨ)라는 노부부였다. 오랫동안 오가사와라 가문을 위해 일해 온 사람들이며, 사치코의 할아버지, 아버지 오가사와라 토오루(小笠原融), 어머니 오가사와라 사야코와도 수십 년을 알고 지냈다. 자연히 사치코와도 매우 돈독한 사이이다. 사와무라 부부는 사치코에게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얼마 전에 친정어머니 사이코를 여읜 사야코를 걱정해주기도 한다. 또한 사치코와 함께 온 유미에게도 친절하게 대해 준다.
사와무라 부부의 환영을 받으며 를 마시던 중, 유미네 집에서 별장으로 택배를 보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택배의 내용물은 우오누마(魚沼)[5]고시히카리 . 후쿠자와 부부는 무슨 답례품이나 사례를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무난한, 그리고 일본인의 주식인 쌀을 보낸 것이다. 사치코는 기뻐 웃으며 유미에게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해드려"라고 말하고는, 사와무라 부부에게 "저와 유미가 별장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이 쌀로 을 해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피곤한 오가사와라 사치코[6]가 잠시 잠을 자는 사이, 후쿠자와 유미는 키요가 만들어 준 점심을 먹었다. 계란치킨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카페오레였다. 무척 맛있었지만, 혼자서 먹으니 조금 쓸쓸하기도 했다. 유미는 사와무라 부부에게 "제가 일을 좀 도와드릴까요??"라고 정중하게 물었으나, 사와무라 부부는 "별장에 오신 오가사와라 가문 분들을 잘 모시는 게 저희의 일이고, 사치코 아가씨와 함께 오셨으니 유미 아가씨도 저희가 모셔야 할 귀한 손님입니다."라며 사양한다.
사치코는 저녁에야 일어났다. 사와무라 부부의 말에 의하면, 사치코는 매년 별장에 도착한 날이면 저녁까지 한숨 자며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사와무라 부부는 사치코와 유미를 위해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4명이서 카드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별장 주위의 아름다운 을 산책하고, 갓 구운 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다만 사치코는 여름휴가라고 특별히 물놀이, 유원지, 구경, 쇼핑 등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고, 별장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며 조용히 산책과 독서를 즐겼다. 오가사와라 일가 모두 사치코와 비슷한 취향이라서, 별장에는 책들이 정말 많았다(주로 문학). 유미 역시 방학숙제(독후감) 때문에 책[7]을 읽어야 하긴 했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치코 언니에게 맞추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좀이 쑤시기도 했다.
이 지역은 별장 지대로, 오가사와라 가문의 별장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별장들이 있었다. 사치코의 고종사촌 오빠인 카시와기 스구루도, 사치코와 유미의 릴리안 여학원 고등부 후배이자 스구루의 고종사촌 여동생인 마츠다이라 토코도, 근처에 있는 자기네 집 별장에 와 있었다. 그리고 스구루네 별장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는데, 바로 하나데라 학원 고등부 학생회 임원들이었다. 스구루는 하나데라 학원 고등부를 졸업하고 같은 재단의 하나데라 대학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고등부 후배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후쿠자와 유키는 카시와기 별장에서 합숙하던 중에 굳이 오가사와라 별장까지 찾아왔는데, 누나가 아버지의 차 안에 두고 갔던 양산을 전해주려고 한 것이었다. 사치코는 유키에게 "좀 머물다 가지 그러니??"라며 별장에 들어오라고 권했지만, 유키는 친구들과 시내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기에 그만 가보아야 했다. '시내'라는 말에 유미는 솔깃해한다. 그것을 알아챈 유키는 사치코에게 "누나를 잠시 빌릴게요."라고 양해를 구하고는, 유미를 이끌고 시내로 나왔다.[8] 후쿠자와 남매는 유키의 친구인 코바야시 마사무네, 유키의 선배인 야쿠시지 아키미츠(藥師寺昌光)&야쿠시지 토모미츠(藥師寺朋光)[9] 쌍둥이 형제, 카시와기 스구루 등과 어울려 아이스크림도 먹고, 시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시내이지만 도쿄만큼 크고 번잡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 지역에는 후쿠자와 유미를 반겨 주고 호의적으로 대해 주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었으니… 인근 별장 소유자들 중에는 (당연히) 부자들이 많았고, '''졸부들도 많았다.''' 유미는 그들을 전혀 몰랐지만, 오가사와라 가문은 그들과도 교류가 있었으며 사치코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나름 부자라고는 하지만 오가사와라 가문의 부에는 훨씬 못 미치며[10], 유서 깊은 명문가인 오가사와라 가문의 전통과 품격 등은 따라잡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그 졸부들은 가문, 품격, 교양 같은 것들에 (같잖게) 집착하며 허세를 부리면서, 뒤로는 오가사와라 가문의 후계자이자 영애인 사치코를 뒷배로 두고 싶어하는 속내를 가지고 있었다.
시내 나들이가 끝난 후, 스구루는 유키의 부탁을 받아 유미를 오가사와라 별장까지 자동차[11]로 데려다 주었다. 스구루는 후쿠자와 남매를 좋아하기에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스구루는 "어쩐지 불길해. 조심하렴."이라고 유미에게 당부한다. 유미가 의아해하며 별장으로 들어서니, 별장에는 아야노코지 키쿠요(綾小路菊代), 쿄고쿠 키에코(京極貴惠子), 사이온지 유카리(西園寺ゆかり)라는 여고생들[12]이 와서 사치코, 토코와 함께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들 이 근처에 별장을 두고 있는 집안의 딸들로, 어려서부터 여름방학이면 서로 왕래하며 함께 놀곤 했다고 한다.
유미는 초면이라 어색해했지만,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의 거듭된 권유로 결국 그 다과회에 끼게 되었다. 그녀들은 겉으로는 유미를 환대해주는 듯했다. 그러나 후쿠자와 집안의 재력이 자신들보다 못하다는 것을 짐작한[13] 그녀들은 이내 노골적으로 돈 자랑과 허세[14]를 늘어놓으며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 출신인[15] 유미를 은근슬쩍 디스하였다. 당연히 유미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다른 세상 이야기라, 유미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
이어서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의 이야기 주제가 '남의 집안 흉보기'로 넘어가자, 후쿠자와 유미는 물론 오가사와라 사치코 또한 불편해한다. 이 때 마츠다이라 토코가 "그만 돌아가보겠어요."라며 불쾌감을 여지없이 드러내, 3인방의 말을 적당히 끊어버린다. 사치코도 "그래, 너희는 이만 가 보는 게 좋겠다."며 슬쩍 동조한다. 3인방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가사와라 별장을 떠나면서, 유미의 손까지 꼭 잡으며 "친해지고 싶다, 부디 우리 별장에 놀러와 달라"라고 청한다. 3인방이 떠나자, 토코는 그녀들의 뒷모습을 보며 유미에게 경고한다.

'''저 세 사람은, 돌아가자마자 유미 님에 관한 소문을 퍼뜨릴 거예요.'''

졸부 집안의 딸인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는 자신들보다 우월한 오가사와라 가문과 사치코에게 큰 동경심을 품고 있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데, 자신들보다 나중에 나타난데다가 훨씬 평범한 집안의 딸인 유미가 사치코와 친한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는 것을 보고, 좋은 소문을 퍼뜨릴 리가 없다는 게 토코의 주장이었다.
이후 키요도 유미를 따로 불러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 아가씨를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한다. 특히 키에코는 키요에게도 유미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했다고 한다. 키요는 처음 보는 유미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별로 답변하지 못했다면서도, 무심코 말해버린 것도 있다며 유미에게 미안해했다. 유미는 "책 잡힐 행동은 한 게 없으니 괜찮습니다"라고는 말했지만, '조심하라고 해봤자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다음 날부터 후쿠자와 유미에 대한 세 사람의 음험하고 기분 나쁜 공격이 시작된다. 오전에는 키쿠요가 찾아왔는데, 방학숙제를 도와달라는 핑계로 오가사와라 사치코를 붙들고 늘어져, 사치코가 유미와 놀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 키쿠요는 유미에게 마구 쏘아댔다.

'''유미 님은 치사해요. 밤낮으로 사치코 언니를 독점하고 있으시면서!! 그런데 조금도 제게 양보해 주시지 않으시다니, 욕심이 너무 지나치세요!! 유미 님 때문에 사치코 언니께서 변해버리셨어!!'''

키쿠요는 엉엉 울어버린다. 그 바람에, 마치 유미가 가해자이고 키쿠요가 피해자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유미는 테라스에서 떠나, 2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반 강제로) 자리를 피한다. 이 때 키쿠요가 마치 매미마냥 사치코에게 달라붙어 "언니, 언니" 하며 우는 게 압권. 사치코는 난감해하며 키쿠요를 달래고, 키쿠요의 방학숙제와 공부를 도와주었다. 키쿠요는 기분이 풀려 돌아간 듯했으나,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어 키에코의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하여, 사치코가 문병(+다과회 초대)을 갔다. 키에코는 유미에게도 같이 가자고 권 했지만, 유미는 사양했다. 독서감상문(방학숙제)을 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과, "모르는 사람이 찾아가면 어머님의 몸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유로 댔다. 키에코는 재차 권했지만, 유미는 쿄고쿠 부인의 몸을 걱정해 다시 한 번 사양했다. 그러자 키에코는 "그거 아쉽네요."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거절해 줘''''라는 눈빛으로 유미를 보고 있었다고.[16] 결국 사치코 혼자서 문병을 갔다. 키요가 손수 만든 파운드 케이크까지 들고 가는 등, 나름 신경을 썼다.
잠시 후 돌아온 오가사와라 사치코는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가 보니, 키에코의 어머니는 멀쩡하다 못해 별장 마당에서 가족들과 바비큐 파티 중이었다. 심지어 샴페인을 마시고 고기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고 있었다고. 게다가 쿄고쿠 별장에 있던 졸부 무리들이 후쿠자와 유미에 대해 이런저런 뒷담화를 늘어놓았는데, 사치코의 표현에 의하면 "릴리안 학보[17]에도 실리지 않을 유치한 이야기야"라고. 사치코는 유미에게 말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지만, 유미가 계속해서 물어보자 " 얘기야"라는 것만 이야기해 준다. 이제 그만 도쿄로 돌아갈 생각도 했다고.
사치코는 몇몇 인간들의 연극 같은 인간 관계에 대해 진절머리를 내며, 자신은 가끔 대재벌 오가사와라 일족으로서의 삶이 아닌, 이 별장만한 집에서 가족 4명이 평범하게 사는 꿈을 꾼다고 한다. 이어서 사치코는 자신이 이 별장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 준다. 사치코의 어린 시절, 오가사와라 그룹의 오봉 연휴에 맞춰 조부, 아버지, 어머니, 사치코 넷이 항상 별장에 놀러왔는데, 그 때는 조부도 아버지도 '''다른 여자들[18]에게 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사치코: 내가 오가사와라 가문의 일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유미가 상처를 받는 것이 싫어.

유미: 저는 사치코 언니가 있기에 버틸 수 있어요. 사치코 언니가 하자는 대로 하겠어요.

사치코: 사실 나는 도망치는 게 싫어.

결국 오가사와라 사치코후쿠자와 유미는 월요일까지 별장에 머무르기로 한다.
이후 키쿠요와 키에코로부터 별장에 초대한다는 초대장이 날아온다. 그러나 유미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이 너무나 분명했기에, 유미는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유카리로부터의 파티 초대장이 온다. 사치코와 함께 사이온지 가의 파티에 갈지 말지 고민하던 중, 산백합회 동료들인 하세쿠라 레이, 시마즈 요시노, 토도 시마코, 니죠 노리코가 유미가 보낸 엽서에 적혀 있는 별장 주소를 보고 별장으로 찾아온다. 레이와 요시노는 후지산 등반을 다녀오는 길이었고, 시마코와 노리코는 성당을 구경하고 오는 길이었다.[19]
유미로부터 그간 있었던 일을 들은 산백합회 동료들은 모두들 "세 사람의 의도가 노골적이고 유치하다.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한다. 다만 사치코를 곁에서 계속 지켜봐 온 친구 레이는 "사치코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미가 상처받는 것과, 상대의 꿍꿍이를 알 수 없는 것이야"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후 마츠다이라 가의 별장에 갔던 사치코가 돌아왔다. 마츠다이라 토코의 할아버지인 마츠다이라 박사는 의사이며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치코의 외할머니인 사이코가 돌아가시기 전 마츠다이라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그래서 사치코가 마츠다이라 박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방문했던 것.
사치코는 산백합회 동료들의 방문을 몹시 기뻐하며, 그녀들과 근황을 주고받는다. 산백합회 동료들은 돌아가기 직전까지도 사치코와 유미를 걱정하며 "지금이라도 도쿄로 같이 돌아가자"고 말하나, 이미 마음을 굳힌 두 사람은 그 제안을 거절한다. 유미는 사치코와 함께 "유카리 일당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겠다"며 사이온지 가의 파티에 참석하기로 결정한다. 요시노는 기겁하며 유미에게 "바보!!!!"라고 외쳤으나, 끝내 유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파티 당일, 사이온지 가의 별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마츠다이라 토코카시와기 스구루 역시 초대받아 왔다. 토코는 후쿠자와 유미에게 "그렇게나 경고했는데 이제 몰라요. 늦기 전에 돌아가는 게 좋을 거예요."라고 쏘아붙이고는 가 버린다. 스구루 역시 "못된 짓을 당할 게 뻔한데도 오다니 배짱이 두둑하다"며, 유미에 대해 어떤 뒷담화가 나돌았는지 알려준다. 유미가 쿄고쿠 별장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키에코의 어머니에게서 감기가 옮을까봐 그런 것"이라느니, "사치코를 별장에 남겨두고 남학생들과 웃고 떠들며 시내를 배회했다"느니 등등, 터무니없고 유치한 것들이었다.[20] 스구루는 그런 이야기를 떠들어댄 졸부들을 "격식과 집안에 집착하며 그런 것을 따지는 인간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오가사와라 사치코가 아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는데, 일부 사람들은 뒤에서 키득거리며 유미를 보고 "고시히카리 공주"[21] 운운하며 소곤소곤 비웃었다. 게다가 스구루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인즉, 이 파티는 바로 유카리의 증조할머니의 88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유카리가 '''사치코와 유미에게 보낸 초대장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온갖 먹을거리, 볼거리, 프로 피아니스트의 연주 등으로 호사스럽게 연출된 파티였지만, 정작 이 파티의 주인공이자 가장 큰 어른인 사이온지 가의 증조모는 이 분위기가 탐탁치 않은 듯한 반응에다가 말씀도 한 마디 않고 휠체어에 앉아 미동조차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유미가 스구루에게 묻자, 스구루는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증조모님은 치매는 아니며, 가족들에게 마음을 닫아버린 것뿐이라고 한다. 평소에는 관심조차 없으면서 이렇게 1년에 1번 보여주기 식으로 파티를 여는 게 못마땅했다고. 또한 평소 증조모님이 마음에 들어했던 이 별장을 손자 부부[22]가 멋대로 개축하는 바람에 운치 있는 커다란 나무들이 모두 잘려나간 것을 불쾌해하고 계셨다. 증조모님이 휠체어를 타게 된 이유도, 새로 개축한 별장의 반질반질한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가족들과 손님들은 잔치를 즐기는 가운데, 유카리가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에게 증조모님을 위한 음악 선물을 제안한다.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있는 집 자제들인지라 악기를 하나하나 연주하는 가운데, 카시와기 스구루가 작은 목소리로 후쿠자와 유미에게 물었다.

스구루: 유미, 연주할 줄 아는 '''악기'''가 있니??

유미: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잠시 배우긴 했지만, 그만둔 지 오래되었고[23]

잘 치지도 못해요.

그 대답을 하고, 유미는 무언가 떠오른 듯 "설마"라고 중얼거린다. 스구루 역시 "그 추측이 맞을 거야"라고 한다. 사치코 또한 조금 먼저 그 생각에 다다랐는지,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어서는 유미와 눈을 마주친다. 그 때 앞 사람의 연주가 끝나자, 유카리가 유미에게 다가와 요청한다.

'''우리 증조모님을 위해 악기를 연주해 주지 않을래??'''

겉으로 드러난 말씨와 태도는 상냥하기 그지없었지만, 속으로는 유미에게 칼을 갈고 있었다. 사정을 뻔히 아는 스구루, 사치코, 토코는 당황하지만, 제일 당황스러운 것은 당사자인 유미였다. 어지간한 악기는 다 있다고 하니, 엉뚱한 악기를 요구하며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 그러나 "연주할 줄 아는 악기가 없어"라고 물러섰다가는, 유카리의 비꼼과 함께 두고두고 졸부 무리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 유미는 절대 그 꼴을 당할 수 없었다. 잠깐의 망설임과 사치코의 만류, "이 파티를 엎어버릴까??"라는 스구루의 제안을 거절한 후, 유미는 증조모님의 앞에 다가가 말한다.

'''악기 연주는 못하지만, 증조모님께 노래를 불러 드리겠습니다.'''

이내 평정을 되찾은 후쿠자와 유미는 노래를 시작한다.

マリア様の心、それは青空。私たちを包む広い青空。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푸른 하늘. 우리들을 감싸안는 넓은 푸른 하늘.

マリア様の心、それは樫の木。私たちを守る強い樫の木。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떡갈나무. 우리들을 지켜주는 강한 떡갈나무.

マリア様の心、それはうぐいす。私たちと歌う森のうぐいす。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휘파람새. 우리들과 함께 노래하는 숲의 휘파람새.

マリア様の心、それは山百合。私たちも欲しい白い山百合。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산백합. 우리들도 가지고 싶은 하얀 산백합.

マリア様の心、それはサファイア。私たちを飾る光るサファイア。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사파이어. 우리들을 장식하는 빛나는 사파이어.

후쿠자와 유미가 부르는 노래는, 릴리안 여학원 학생들이라면 학교에서 계속 배워[24] 누구나 익히 아는 <마리아님의 마음>이었다. 유미가 노래를 부르자, 어느새 오가사와라 사치코피아노 앞에 앉아 반주를 시작했고, 두 사람은 노래와 연주를 무사히 마친다.
화려한 파티에도 내내 시큰둥해 있던 증조모님은, 유미의 노래와 사치코의 반주를 듣고 그제야 표정이 풀리면서 온화해진다. 말이 생신 잔치지 당사자에게는 관심도 없이 자기들끼리 친목질하거나 그저 사이온지 가문의 위세를 얻으려고 아부하는 졸부들만 잔뜩 모인 이 잔치에서, 증조모님은 처음으로 진심으로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준 귀여운 아가씨의 노래에 모처럼 즐거워했다. 노래와 연주가 끝나자, 증조모님은 처음으로 박수를 치며 유미를 불러 화답한다.

'''고맙구나. 멋진 노래였단다. 옛 생각이 나더구나.'''

(유미로부터 머리에 꽂았던 산백합을 받은 다음) '''<마리아님의 마음>이구나.'''[25]

'''내년에도 놀러 와주렴, 천사님.'''

유미에게 모욕적인 망신을 주려고 작당한 졸부 일당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유미는 파티의 주인공이자 사이온지 가문의 가장 큰 어른인 증조모님으로부터 직접 환대받은 귀한 손님으로 지위가 급상승한다. 이후 증조모님이 퇴장하자 파티는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유미를 망신주려고 작당한 아가씨들은 모두 소득 없이 돌아가게 된다. 카시와기 스구루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이 근방에서 더 이상 유미를 비꼬는 사람은 없을 거야. 사이온지 증조모님은 제법 힘이 있으신 분이니까. 이제 유미는 '고시히카리 공주' 같은 별명이 아니라, '천사님'으로 불릴 거야.

이후 사치코와 유미는 마지막 날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빈둥거리며 낮잠을 자며 하루를 보내고 휴가를 마무리한다. 두 사람은 사와무라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키요가 만들어 준 도시락을 가지고 도쿄로 돌아갔다. 메뉴는 별장에 올 때 유미의 어머니 후쿠자와 미키가 만들어 주었던 것과 똑같았다. 당황하는 사치코를 보며, 키요는 "이제 매실 장아찌도, 아스파라거스도, 모두 잘 드실 수 있지요??"라며 웃는다. 사실 사치코는 편식이 심했고, 매실 장아찌와 아스파라거스도 원래는 먹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사치코가 도시락을 깨끗이 비운 것을 보고, 키요는 '사치코 아가씨도 마음만 먹으면 가리던 음식도 드실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고는 신이 났다. 그래서 일부러 미키가 만들었던 것과 같은 메뉴를 준비한 것이다.
여담으로 사치코는 사이온지 가의 파티에서 유미가 위기에 놓였을 때, 엄청나게 긴장했다고 한다. '언니(그랑 쇠르)로써 혹시라도 동생(쁘띠 쇠르)이 다른 사람에게 업신여김이나 해코지를 당할까봐서'라는 것이 이유였지만, 한편 혹시라도 유미가 '야스기부시(安来節, 미꾸라지 잡기 춤)'[26]라도 추지 않을까 걱정해서이기도 했다. 결국 별장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도쿄로 돌아가는 자동차 안에서, 유미가 보는 앞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엔딩.[27]

3.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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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릴리안 여학원에 있는 선후배 관계. 선배를 그랑 쇠르, 후배를 쁘띠 쇠르라고 한다. 자세한 것은 쇠르 참조.[2] 이케가미 유미코 여사가 쓰고 있던 양산을 보고 구입한 것.[3] 하얀 나무 팻말에 알파벳으로 OGASAWARA라고 써놓았지만, 너무 낡아서 SAWA만 남고 나머지 글자들은 알아보기 힘들 지경으로 흐릿해져 버렸다.[4] 이 때문에, 여기까지(!) 취재하러 온 신문부원 야마구치 마미와 사진부원 타케시마 츠타코가 오가사와라 별장을 찾아 헤맸지만, 끝내 눈앞의 이 집이 오가사와라 별장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다.[5] 니가타현 남동부의 시. 고시히카리 쌀의 산지이며, 스키장온천도 많다.[6] 저혈압이 있으며, 특히 오전에는 더 약하다.[7]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8] 오가사와라 사치코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별장에 남아 있었다.[9] 별명은 닛코(日光)&갓코(月光). 이름의 한자에서 부수를 하나씩 뺀 것이다. 또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은 약사여래의 양 옆에 협시(夾侍, 좌우에서 가까이 모심)하는 보살이기도 하다. 일광보살은 태양빛과 같은 덕으로, 월광보살은 달빛과 같은 덕으로 중생을 교화한다고 한다.[10] 작중에서, 오가사와라 가문은 "해외에 몇 채의 성(城)이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묘사될 정도다.[11] 새빨간 스포츠카다.[12] 학교는 다르지만 키에코와 유카리는 후쿠자와 유미와 같은 고2, 키쿠요는 마츠다이라 토코와 같은 고1이다.[13] 유미는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의 외형에 대해 "호랑나비처럼 화려한 옷차림과 화사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이때 유미는 평범한 티셔츠에 청바지라는 소탈한 차림이었다.[14] 아버지를 졸라 생일선물로 을 받았다느니, 방학 때 호화 유람선을 타고 여행했다느니, 마음에 드는 가게가 있어서 매달 꼭 다녀오는데, 그 가게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느니 등등.[15] 일단 유미가 상당한 명문 사립 아가씨(오죠사마) 학교인 릴리안 여학원을 다니고 있는 이상, 후쿠자와 집안도 서민 집안은 아니다. 애초에 유미도 사장님 댁 따님이다. 굳이 말하자면 중산층 정도. 또한 유미의 어머니 후쿠자와 미키도 릴리안 여학원 졸업생이니, 유미의 외가인 호리베(祝部) 집안도 꽤나 유복한 집안이다.[16] 애니메이션에서는 키에코가 "아쉽네요." 라고 말하는 대사와 함께, 살짝 웃는 표정이 들어가 더욱 확실해졌다.[17] 릴리안 여학원 고등부의 학교신문. 평범한 학교신문다운 기사도 실리지만, 교내의 각종 소문들도 보도된다. 특히 교내의 인기인인 산백합회 간부들에 대한 소문들을 종종 싣는다.[18] 오가사와라 가문 남성들의 여성 편력은 매우 유명하다. 사치코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바깥에 정부(情婦)들을 여럿 두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사치코를 몹시 사랑하지만, 사치코는 이 점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품고 있다.[19] 야마구치 마미토도 시마코&니죠 노리코의 나들이를, 타케시마 츠타코하세쿠라 레이&시마즈 요시노의 나들이를 취재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행에 실패하여,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20] 그 '남학생들' 중에는 카시와기 스구루도 있었는데, 졸부들은 그것도 모르고 스구루에게 그 소문을 전해 주며 후쿠자와 유미 및 유미와 함께 어울려다닌 남학생들을 흉보았다. 스구루는 그것을 듣고 기가 막히고 웃겼다고 한다.[21] 유미의 부모님이 사치코네 별장으로 보낸 고시히카리 을 가리켜 비꼬는 말.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가 사치코네 별장에 갔을 때 키요에게 캐물어 얻은 정보를, 다른 졸부 일족들에게 소문낸 것.[22] 유카리의 부모[23] 1권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에피소드)에 의하면, 유미는 릴리안 여학원 초등부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실력이 그리 크게 향상되지는 않았고, 중등부에 진학하면서 그만두었다고 한다.[24] 릴리안 여학원 유치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노래라고 한다.[25] 릴리안 여학원의 전통을 잘 아는 듯한 대답 때문에, "사이온지 가문의 증조모님이 릴리안 여학원 출신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물론 몰랐더라도, 유미가 부르는 노래가사에 '마리아님의 마음, 그것은 산백합'이라는 가사가 들어가 있었으므로 단순히 상황에 따라 운치있게 인용했을 가능성도 있다.[26] 시마네현의 민속무용.[27] 몇 개월 전인 3월, 산백합회 본부인 장미관에서는 고등부를 졸업하는 간부 미즈노 요코, 사토 세이, 토리이 에리코를 위한 환송회가 열렸다. 이때 유미는 선배들을 위해 '야스기부시'를 선보였는데,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운 춤이어서 참석자들이 포복절도했던 것. 참고로 시마즈 요시노는 마술, 토도 시마코는 <마리아님의 마음>에 맞춰서 즉석으로 일본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