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할시
1. 개요
중앙 정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도'''시'''라는 뜻으로, 도시행정의 특수성을 대처하기 위해 만든 행정구역의 호칭. 현재 북한,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과 동시에 광역시로 명칭을 개정하면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직접 관할한다는 뜻은 (대한민국 기준으로) 지자체장을 중앙에서 임명할 때 각각 내무부→도지사→시장/군수 순서로 하지 않고 '''내무부→시장'''이라는 형태로 임명한다는 소리이다. 이러한 이유로 직할시가 되면 그 이전까지 소속되던 행정구역에서 분리되어 독립시가 된다.
2. 각국의 직할시
2.1. 대한민국
1963년 경상남도에 속해있던 부산시가 경상남도 관할에서 중앙정부 직할로 승격된 것에서 시작했다.
이는 수도라는 특수성이 감안되어 1947년 경기도 경성부가 경기도에서 분리되어 특별시로 승격한 것을 보고(사실 서울은 예로부터 한성부라는 독립 기관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이 망하면서 당시 대한제국의 수도를 경기도 치하로 격하시키며 이름을 경성으로 바꿈), 부산 쪽에서 1949년부터 부산의 두 번째 특별시 승격을 주장했는데 여기에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은 서울 행정구역의 희소성이 약화되는 것 때문에 이를 반대했고[1] 도전과 반대가 반복되며 표류하다 결국 1962년에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부산시정부직할에관한법률을 통과시키면서, 1963년 1월 1일부로 경상남도 부산시는 특별시에 준하여 도와 비슷한 지위를 가지는 중앙정부 직할 부산시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정부 직할이 되었지만 당시 명칭은 '''부산직할시'''가 아니라 경상남도 부산시에서 '경상남도'만 빠진 '''부산시'''였다. 시장 직함명도 부산직할시장이 아니라 부산시장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1963년부터 1981년까지의 이 과도기 직할시 시절을 나타내고자 부산시 앞에 정부 직할을 괄호 병기하여 '(정부 직할) 부산시'로 표기한다. 그러나 부산시 내에서는 부산직할시 명칭도 비공식적으로는 쓰였다는 것을 근거로 괄호 병기 대신 부산직할시 표기를 1963년으로 소급 적용하여 쓰고 있다. 1963년 직할시 승격 기념식 현수막에도 '부산직할시 승격'으로 적혀 있었으며 부산교통공사의 전신인 부산직할시지하철건설본부 출범도 부산직할시 개칭 3개월 전에 이루어졌다. 그 외 옛 신문 기사를 살펴보아도 부산직할시 명칭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공식적으로 직할시라는 명칭은 1981년 7월 1일 경상북도 대구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각각 대구직할시와 인천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적용되기 시작했다(대구직할시및인천직할시설치에관한법률). (정부 직할) 부산시가 부산직할시로 공식 변경된 것은 이보다 3개월 전인 4월 4일이다. 지방자치법상의 직할시 승격은 1988년에 광역자치단체를 도와 서울시에 직할시를 추가하면서 성립한 것이 되지만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으로 무력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1981년에 명칭이 바뀐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1986년 11월 1일에는 전라남도에 속해 있던 광주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어 전라남도에서 분리독립하였고(광주직할시및송정시설치에관한법률), 1989년 1월 1일에는 충청남도에 속해 있던 대전시가 대덕군을 흡수하여 직할시로 승격되어 충청남도에서 분리 독립하였다(대전직할시설치에관한법률). 이후 1995년 직할시를 광역시로 개칭하게 됨에 따라 이들 지역은 광역시로 명칭을 변경하였다(지방자치법 부칙(제4789호) 제1조, 제5조). 1995년 지방자치제 본격 부활을 앞두고 '직할시'라는 명칭이 지방자치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서 이렇게 명칭이 변경되었다.
경상남도 울산시는 1995년 울산군(1991년 이전 울주군)과 통합되었다가[2] , 1997년 광역시로 승격되어 경상남도에서 분리독립하였다(울산광역시설치등에관한법률). 때문에 2016년 현재 존재하는 광역시 중 울산만이 유일하게 직할시를 거친 적이 없는 광역시다.[3]
2012년 7월 1일에는 충청남도 연기군이 세종특별자치시로 승격되어 충청남도에서 분리독립함으로서 현재 1특별시, 6광역시, 1특별자치시, 8도, 1특별자치도 등 총 17개 광역자치단체로 구성하고 있다.
영문명칭은 Direct Control City로 1995년에 내무부가 편찬한 행정구역 개편 백서에 나온 영문 표기이다.
2.2. 북한
북한은 현재 수도인 평양이 직할시로 있는데, 처음에는 서울처럼 특별시였다가 1952년에 직할시로 바꾸었다. 한때 함흥시, 청진시, 개성시, 남포시, 나선시도 직할시로 지정한 바 있으나 함흥시는 1970년에 일반시로 강등되었으며, 청진시도 같은 해 강등되었다가 1977년에 재승격했다가 1985년에 또 다시 재강등(...)당했다. 이후 개성시, 남포시, 나선시는 2003년부터 각 도 산하의 '''특급시'''로 격하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 나선, 남포만 각 도에서 분리된 '''특별시'''로 승격하였다. 이후 2019년에는 개성도 특별시로 승격하였다.
북한 제2의 도시인 청진과 함흥은 여전히 각각 함경북도, 함경남도 소속으로 남아 있다. 이 두 도시는 각 도의 도 인민위원회 소재지(남한 기준으로 도청 소재지)이다.[4] 대한민국은 특별시가 직할시(현 광역시)보다 더 급이 높지만[5] , 북한에서는 반대로 직할시가 특별시보다 더 급이 높다. 특급시는 대충 특례시나 중국의 부성급시(副省级市)정도.
또한 북한에서는 직할시든 특별시든 일반적으로 주소를 쓸 때는 그냥 '시'라고만 쓴다. 즉 평양시, 남포시, 라선시, 개성시라고 쓰지 평양직할시, 남포특별시, 라선특별시, 개성특별시 따위로 쓰지 않는다는 것. 비단 주소뿐만 아니라 관영 언론 보도에서도 이렇게 쓴다. 사실 북한 법상 직할시는 규정이 되어있지만 특별시나 특급시는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행정구역이다.
2.3. 중국
중국은 직할시, 또는 따로 성(省)급의 도시라고 해서 성급시라고 부르는데, 수도인 베이징을 포함해서 상하이, 톈진, 충칭 총 4개의 직할시(성급시)를 두고 있다. 이 4개의 도시는 당연히 어느 성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중국 중앙정부의 관할이다.
수도이자 최대 도시만을 위한 명칭 지위를 따로 부여한 한국과 달리 중국 4대 직할시의 행정적 위상은 수도 베이징과 나머지 셋이 동등하다. 그리고 한국의 과거 직할시들은 '○○직할시'가 풀네임이었지만 중국에서 직할시는 어디까지나 해당 자치체의 법적 위상을 분류하는 용어일 뿐 풀네임은 그냥 '○○시'이다. 예를 들어 과거 부산은 직할시였고 정식 명칭은 '부산직할시'였지만, 베이징은 직할시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어도 풀네임은 그냥 '베이징시'이다.
중국 남부 최대의 도시이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는 광저우는 직할시가 되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승격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1997년 충칭시가 직할시로 승격된 이래, 현재까지 5번째 직할시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2020년에 중국과학원이 보고서를 통해 카슈가르, 선전, 칭다오, 다롄의 직할시 승격을 주장한 바가 있으니 새로운 직할시가 설치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관련 기사
2.4. 대만
대만(중화민국)은 2014년 12월 25일 기준으로 수도 타이베이를 포함하여 가오슝, 신베이, 타이난, 타이중, 타오위안의 6개 직할시가 있다. 직할시들은 모두 과거에 타이완 성에 속해 있다가 분리돼 성과 동등한 행정구역이 된 곳들이다.
중화민국이 중국 대륙을 지배하던 시절에는 대륙에 중앙정부 직속의 행정구역으로서 12개의 직할시(당시에는 행정원 직할의 시라는 의미로 원할시라고 하였다)가 지정되었다. 대만/영유권 주장 지역 참조. 그리고 모든 직할시가 대륙에 있었으나, 국부천대 이후 1967년 실질수도 타이베이가 성할시[6] 에서 직할시가 된 데 이어, 1979년 가오슝도 성할시에서 직할시로 승격되었다.
국부천대 이후 수십 년 동안 (대륙의 명목상 행정구역을 제외하면) 타이베이와 가오슝만 직할시였는데, 타이완 성과 푸젠 성의 기능이 동결된 이후에는 직할시와 성할시/현의 위상이 거의 같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교부금은 성할시/현보다 직할시에 훨씬 더 많이 분배되는 등 실질적 차별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인구가 많은 성할시/현의 불만이 커졌다. 이에 인구가 많은 성할시와 현을 속칭 준직할시(準直轄市)라 하여 교부금을 늘리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2010년에 대대적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신베이(구 타이베이 현)/타이중(구 타이중 성할시+구 타이중 현)/타이난(구 타이난 성할시+구 타이난 현)이 직할시로 승격되었다. 또한 가오슝 현은 가오슝 직할시에 편입되었다. 2014년에는 타오위안 현이 직할시로 승격되었다.
대만은 아직 중국 대륙의 정통 국가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에 정해 둔 행정구역을 존치하고 있다. 그래서 명목상으로 '중화민국의 직할시' 수는 대륙의 12개를 포함한 18개이다. 물론 대륙 수복의 가능성이 없다시피한 지금에는 별 의미가 없다.
대만의 직할시들은 중국이 정한 직할시와 마찬가지로 성과 대등한 행정구역 단위이다. 또한 직할시라는 말은 중화인민공화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법적 위상을 분류하는 용어라 각 직할시의 풀네임은 '○○시'로 표기되지, 과거 한국의 직할시들처럼 '○○직할시'라고 표기되진 않는다. 예를 들어 과거 부산은 직할시였고 정식 명칭은 '부산직할시'였지만, 타이베이는 대만에서 직할시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어도 풀네임은 그냥 '타이베이 시'이다.
물론 대만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서는 대만이 정한 직할시들을 인정하지 않고 이들을 타이완 성의 일부로 취급하고 있다.[7] 그래서 대만에서 운용 중인 타이완 성과 달리 중국이 정한 명목상의 타이완 성은 타이베이가 성회(省會/省会: 성의 수도)로 돼 있다.
2.5. 베트남
Thành phố trực thuộc trung ương(城庯直屬中央)이라 한다. 베트남은 수도인 하노이를 비롯해 호찌민, 하이퐁, 껀터, 다낭 등이 직할시에 속한다.
2.6. 이탈리아
이탈리아어로는 치타 메트로폴리타나(città metropolitana)라고 한다. 사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직할시' 보다는 '광역시'라는 개념에 더 부합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직할시라는 개념이 처음 생겨난 계기는 1990년 통과된 지방자치법으로 전국의 주요 도시와 그 도시가 속해 있는 현(Provincia)를 하나로 묶어, 각 지방에서 독립하지는 않되, 독자적인 기능을 행사하는 광역권으로 지정한다는 것이 내용이었다. 이 때 광역권으로 지정된 도시는 로마, 밀라노, 나폴리, 제노바, 볼로냐, 피렌체, 토리노, 베네치아, 바리 총, 9곳이었다. 2009년 지방자치법 조항 신설로 레조 디 칼라브리아가 이 목록에 추가되었다.
2014년 4월 3일 이탈리아 국회는 지방자치법으로 지정된 10개 광역권을 직할시로 신설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의 지방자치법에 따라 하나의 광역권을 형성하던 현이 그대로 직할시가 되었으며 각 직할시의 시장은 현청소재지이자 중심 도시의 시장이 겸임한다. 이에 따라 법안이 적용되는 2015년 1월 1일을 기해 10개 직할시가 신설, 행정기능을 시작하였다. 이후 2015년 8월 4일, 팔레르모, 카타니아, 메시나의 3개 직할시가 추가되었고, 2016년 2월 4일, 칼리아리가 추가되면서 현재 이탈리아에는 14개 직할시가 존재하고 있다.
2.7. 유사 사례
연방제 국가는 기본적으로 '국가'에 준하는 각 주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국가이지만, 특수하게 중앙정부(연방정부)가 명목상 직접 관할하는 도시들이 있다. 이 사례들을 '직할시'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인 워싱턴 D.C.는 원칙적으로 연방 직할령이다. 그래서 워싱턴 D.C.는 주에 준하여 취급되지만 주에 비해 자치권이 약하다. 자치권이 약할 뿐만 아니라 연방 상원의원조차 선출할 수 없고 하원의원은 법안 표결권이 없는 등 이 곳 주민들은 정치적 권리가 타 주 주민에 비해 크게 제약되어 있다.
브라질리아를 포함한 주변 지역이 연방직할구(Distrito Federal)로 지정되어 있다.
영어로 Federal Territories라고 하여 말레이시아 연방을 이루는 주와 달리 연방 직할구역으로 지정된 도시들이 있어 이들이 직할시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은 별도의 행정구역으로서, 현재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자야, 라부안 총 3개가 있다. 쿠알라룸푸르와 푸트라자야는 수도권인 슬랑오르에서 떨어져 나왔고 라부안은 사바 주에서 떨어져나왔다.
[1] 세계적으로 수도와 그 외 도시가 같은 위상의 특별 행정구역인 사례도 독일, 대만, 중국 등 사례가 많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에서 이런 요구 자체가 특이한 발상인 것은 아니다.[2] 1962년 울산군 울산읍 등이 울산시로 승격되면서, 울산군의 잔여 지역이 울주군으로 개칭되었다. 이후 1991년 울주군이 울산군으로 명칭이 환원되고, 1995년 전국 도농통합(시군통합) 실시로 울산시와 통합되어 기존 울산군(읍·면) 지역을 관할로 울주구(일반구)가 설치되었다. 여담으로 이 시기의 울주구는 '''동이 없이 읍·면만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구'''였다. 2년 후 1997년 울산시가 울산광역시로 승격되면서, 광역시는 읍·면을 관할하는 군을 따로 둘 수 있게 되어 울주구가 울주군(자치군)으로 개편되었다.[3] 또한 울산은 다른 광역시와는 달리 부(府)를 거친 적이 없다. 이건 다른 광역시가 일찌감치 부로 승격된데 비해, 울산은 해방된지 한참 지난 1960년대에 들어서야 시로 승격되었기 때문.[4] 북한 기준으로 특급시는 특별시보다 한 단계 낮은 행정구역으로 도 아래에 있는 형태라고 한다. 그러나 2019년에 마지막까지 특급시로 남아 있던 개성시가 특별시로 승격하면서 북한에서 특급시는 자취를 감추었다.[5] 원래 도와 동급인 시를 직할시로 분류하고 주소 쓸 때는 '시'라 썼다. 그런데 남한에서 1980년대에 현실을 반영한 지도를 만들 때 남한식으로 평양을 특별시, 다른 직할시만 직할시로 표기한 지도가 많았다.[6] 성(省) 관할의 시(市)라는 뜻[7] 단 중국은 대만의 행정구역 변동을 완전히 무시하진 않고, 대만이 바꾼 행정구역과 대충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도록 수시로 변경해오긴 했다. 직할시 같은 것만 인정하지 않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