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정부

 


망명 정부 / 亡命政府 / government in exile
임시 정부 / 臨時政府 / provisional government
1. 개요
2. 실태
3. 목록
3.1. 사라진 망명 정부
3.2. 2021년 기준으로 존속 중인 망명 정부
3.2.1. 어느 정도 영토를 가졌으나 망명정부로 분류되기도 하는 단체
3.2.2. 망명 왕조
3.2.3. 망명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
3.2.4. 망명 군사단체
3.2.5. 정부의 형태만 띤 단체
3.2.6. 망명 정당
3.3. 기타


1. 개요


어떠한 국가가 모종의 사유로 자국 영토 내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타국의 영토에 망명하여 세운 정부를 뜻한다. 임시 정부라고도 하는데, 임시 정부는 망명정부 외 다른 의미로 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정식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그 전에 창설되는 과도정부라는 의미로 쓰일 수도 있으니 주의. 이 문서에선 이 둘을 같이 설명한다.
'정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듯 망명 정부는 비록 자국 내에 있지는 않지만 분명한 국가로서 주권이 인정되는 지역의 정부로서의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애초에 망명 정부가 들어선 시점에서 해당 정부는 이미 정부로서 자국 영토에 정부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여력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사실상 정부로서는 미달이다.
사실 과거에는 거의 희박한 개념이었다. 왕조 혹은 황제 국가에서 정부라 할 수 있는 다른 신하 및 귀족들이야 망명을 하건 뭘하건 문제가 없었지만 문제는 왕과 황제. 이들은 말 그대로 국가의 구심점이였기 때문에 왕이나 황제가 자기 나라를 뜨는 순간 바로 게임 오버였다. 국가의 구심점이 국경을 넘어 다른 곳에 발을 내딯는 순간 주변국들은 자동적으로 해당 지배자가 국가를 포기하겠다는 뜻[1]으로 받아들이고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기본적인 현상이었다(물론 여행이라거나 외교 방문, 군사적 대외 원정 같은 예외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개념이 존재할 수 있는 까닭은 그동안 지구상에서 정치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의 왕조 국가들은 지배자가 그 나라 자체였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널리 보급되면서 진정 국민이 원하는 자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이념이 널리 퍼졌고, 이에 해당 지도자가 자국과 충분한 연관성이 있고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아직 지도자를 원한다면 정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유지된 것으로 간주하여 정부로 인정해주는 추세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분명 '망명'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부 세력이 그대로 이동한 것'을 망명정부로 칭해야 하지만, 기존의 정부 세력과 연관이 없는 세력이 새로 정부 형태의 단체를 조직해도 편의상 망명정부로 불리곤 한다. 대표적으로 조선왕조, 대한제국과 직접적 관계가 없었음에도[2] 한반도 출신에 한반도 내에서 많은 독립운동을 한 독립운동가들이 모여서 수립한 정부 조직인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이러한 경우는 망명정부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3]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미지 덕인지 망명 정부가 기존 정부 보다 더 자유롭고 정의로울 것이라 생각하는데, 무조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고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 목록들이 공화제보다 비교적 덜 자유롭고 절대적인 임시 왕조들이라고는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그 본국들은 공화제라지만 왕조 시절이 더 나아 보일 정도의 종교독재/일당독재 국가들이다. 한편 자유 베트남 임시 정부도 한때 간접적인 베트남 수복을 명목으로 베트남 대사관에 테러를 저질러 소재지인 미국으로부터 어그로를 끌기도 했다.

2. 실태


대개의 망명 정부는 여건이 안습하다. 거의 대부분의 망명 정부는 간판만 걸어놓고 영향력 없는 소수의 망명 정치인, 정객, 운동가가 모여서 노닥거리면서 그 안에서도 감투 벼슬 싸움을 하는 수준. 조금 운이 좋으면 자국민 해외 동포가 많아서 지지자들이 좀 있게 되고, 이런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겨우겨우 연명하게 된다. 망명 정부의 주재국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괴뢰국화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4]나 독자적인 군사력까지 보유했던 자유 프랑스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예외 중의 예외이다. 거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내부의 권력투쟁이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3. 목록



3.1. 사라진 망명 정부


대부분 나치 독일이나 일본 제국, 이탈리아 왕국의 침공이 원인이다. 다만 추축국의 망명 정부도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불가리아비시 프랑스 망명정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네덜란드 본토가 나치 독일의 손에 떨어지자 구성한 망명 정부. 빌헬미나 여왕이 이끌었다.
영국으로 도피한 페타르 2세를 비롯한 왕가가 중심이 되었으나 티토가 군주제 폐지를 선포하면서 망했다.
공식적으로는 소련이 다시 점령한 1944년이지만 이미 나치에 점령한 이래 1940년부터 망명 정부를 세웠다.
폴란드가 나치 독일에 점령당하자 파리에 망명 정부를 수립했다. 프랑스 항복 이후에는 영국 런던으로 이동하여 활동했으며, 종전 후 본토에 수립된 폴란드 인민 공화국과 대립하며 1990년까지 존속했다. 1990년 노동자 출신의 정치인 레흐 바웬사가 오랜 투쟁끝에 실시된 1989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이어 1990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어 대통령에 오르자 폴란드 망명 정부는 해체되고 1935년에 제정된 폴란드 헌법 원문과 폴란드 대통령의 상징물 등이 레흐 바웬사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소련군에 의해 본국이 점령당하자 잠시 동안 존속하였다가 해체한다.
위 사례들과는 약간 다르다.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자, 나치가 소련의 반공주의자들을 부추겨서 만든 정부로, 나치 독일은 이들을 만들어놓고 아무런 힘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한 괴뢰국이었다.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파에 패배한 제2공화국 각료들이 해외로 피신하여 구성하였다. 프랑코의 지방 탄압이 워낙 극심했기에 카탈루냐 망명 지방정부와 바스크 망명 지방정부도 있었다. 모두 파리에 근거지를 두었으나 스페인 민주화로 1977년 해산되었다.
베트남이 무정부 상태가 되자, 1948년 임시로 세운 정부. 그러나 친불 성향이 강해 사실상 프랑스의 괴뢰국이었다.
1970년, 쿠데타로 쫓겨난 시아누크 국왕이 세운 임시 정부.
  • 버마 연방 국민 연합 정부
1990년 군사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아웅 산 수 지 여사가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결성한 단체이다. 수치 여사를 대표로 하는 민주화 세력이 군부와 타협하여 점진적 민주화와 수치 여사 등의 가택연금 해제 및 사면복권, 자유선거 실시 등이 이뤄지면서 2012년에 해산되었다.
월남전 끝에 1975년에 멸망한 베트남 공화국의 법통을 계승한 망명 정부라고 주장하는 단체였으나 2013년 대표인 응우옌카인(Nguyễn Khánh)이 사망하면서 해체되고 말았다.
1차 리비아 내전의 영향으로 생겼다. 카다피를 무찌르고 혁명이 성공된 이후 2012년까지 존재. 2012년 8월 8일 리비아 의회에 공식적으로 권력을 이양했다.
후티 정부로 인해 아덴까지 잃자 예멘 서부 지역을 차지한 채 사우디아라비아로 피난갔다가 현재는 아덴으로 복귀했다.

3.2. 2021년 기준으로 존속 중인 망명 정부



3.2.1. 어느 정도 영토를 가졌으나 망명정부로 분류되기도 하는 단체


공식적으로는 주장하는 영토에 정부를 두고 있기 때문에 망명정부가 아니다.
극단적인 타이완 독립운동 진영에서는 중화민국을 명목상 영토의 극히 일부를 통치하면서 자기네 땅이 아닌 타이완에 망명한 정부로 본다.
모로코 장벽 바깥을 지배하고 있고 공식적인 임시 수도도 영토 내에 있지만 알제리 난민캠프에 있는 진영의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다.

3.2.2. 망명 왕조


혁명으로 피신한 왕족들이 현재까지도 왕위계승을 주장하는 경우로 대체로 망명 정부라고 보지는 않는 편이다. 왕위 요구자 참조.
  • 라오스쿤로 왕조[5]
1975년에 공산정권 파테트 라오에 밀려 라오스 왕국의 왕조가 망명하였다. 근거지는 프랑스 파리.
이란 혁명으로 망명한 이란 제국의 팔레비 황가. 근거지는 미국이다.
에티오피아 제국의 적법한 후계자 계승을 주장하는 단체. 현재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손자가 에티오피아 제국의 '망명 황제'이며, 에티오피아 제국 협의회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근거지는 미국이다.

3.2.3. 망명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


조지아의 지방정부. 해당 지역은 분리주의 압하스 공화국남오세티아 정부가 장악하여 행정권이 미치지 못한다. 지방정부 소재지는 조지아의 트빌리시.
대한민국은 헌법상 영토의 범위가 북한을 포함하기 때문에 현재 실질적인 통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북한 지역에 대한 임시 행정관청을 만들었는데 이게 바로 이북오도청이다. 서울에 있다.

3.2.4. 망명 군사단체



3.2.5. 정부의 형태만 띤 단체


다음 단체는 정부의 형태를 띠고 있는 만큼 편의상 망명 정부라고 부르기도 한다.
1920년 설립되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망명정부이다. 현 근거지는 캐나다. 원래는 벨라루스가 소련 해체로 독립하면서 자연스레 해체될 예정이었지만 1994년 대선에서 알략산드르 루카셴카가 승리하여 대통령이 된 뒤에 벨라루스의 국기와 국장을 다시 바꾸고, 독재정치를 펼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현존하게 되었다. 현재는 벨라루스내 반 루카셴카파 야당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이다.
1959년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못 이겨 인도로 탈출한 달라이 라마와 주요 각료가 인도에 건립한 망명 정부이다. 자세한 상황은 티베트 독립운동 참조.
2004년 독일에서 설립된 동투르키스탄, 즉 위구르 지역의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의 망명 정부.
베트남 공화국의 망명 정부임을 자칭한 단체.
일반적으로 천리마민방위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으며,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에 김한솔의 망명을 도운 단체로 유명하다. 2019년 3월 1일 자로 스스로 북한의 망명 정부임을 선포했다.

3.2.6. 망명 정당


정부가 아닌 정당이 망명을 한 경우로 일당제이거나 정당 활동이 금지를 당했을 경우, 또는 식민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망명 정부 하에서 활동하기도 하나[6], 망명 정부 없이 단독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해외 거주민이 임시로 자국 정당을 창당한 경우에도 망명 정당에 속할 수 있다.
  • 한국독립당(1930년 ~ 1946년)
  • 베트남의 망명 정당들
  • 중화 공산당(1918년 ~ 1922년)[7]
  • 중국 민주당
  • 타이완 민주자치동맹[8]
  • 상하이 민족당

3.3. 기타


KBS는 2015년 6월 24일 9시 뉴스에서 이승만이 6.25 전쟁 발발 이틀만에(1950. 6. 27)에 일본에 망명요청을 했던 근거를 공식 확인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6.25 전쟁 당시 이승만이 이끄는 제1공화국 정부에서 일본야마구치현서사모아(당시 뉴질랜드의 신탁통치를 받고 있었음)에 망명 정부를 세운다는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이 골자인데, 일본 망명의 근거로 제시되었던 야마구치 현사(縣史)에 기록된, 전보에 있지도 않은 날짜(1950. 6. 27)를 집어넣은 조작 보도였음이 판명되었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보도 담당자들은 문책을 받고 평기자로 강등처리되었다.
대신 대한민국 정부의 서사모아 망명은 미국에서 제안한 것이고, 이 역시 계획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제안에 지나지 않았다. 월튼 워커 항목의 New Korea Plan 단락 참조.
[1] 임진왜란 당시 선조압록강을 건너 명나라 영토로 들어가 망명정부(비슷한 것)를 꾸릴까 생각했었는데, 신하들의 결사 반대로 그냥 의주에서 결사항전하는 쪽으로 바꾼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2]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임정 임시 헌법에서 대한제국 황실을 우대하고 영토를 계승함을 밝혔고, 의친왕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간접적인 지원을 해줬다.[3] 다만 시리아국가연합의 사례에서처럼 기존 정부 세력의 망명이 아닌 현 불법 통치 권력에 대한 저항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형태의 조직도 망명정부로 칭하긴 한다.[4] 한국 광복군의 군사력이 매우 적었고, 통수권 또한 장제스에게 있었다. 이후 김구1944년에 통수권을 이양받았다.[5] (Khun Lo)[6]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한동안 창조파니 개조파니 하며 내분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쉽다.[7] 중국 공산당과는 다른 정당으로 러시아 내 중국인들이 세운 망명 정당이였다. 이후 중국 국내에서 중국 공산당이 등장하자 스스로 중공의 밑으로 들어가면서 폐당되었다.[8] 대만공산당의 망명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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