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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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고려 제15대 임금. 묘호는 숙종(肅宗), 시호는 명효대왕(明孝大王), 휘는 옹(顒), 자는 천상(天常). 문종의 삼남. 고려 헌종이 조선 단종의 선배라면 이 쪽은 바로 조선 세조의 선배.
숙종은 보위에 오른 조카를 반 강제로 내쫓고 권좌를 차지했으나[2] 유교적인 부자 상속보다는 전통적인 형제 상속이 선호되었던 당시 고려시대에는 큰 비판을 받지 않았다. 그는 남경 수축, 서경 우대 등을 통해 개경 중앙 귀족을 견제했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고 대외적인 정벌을 선포해 북벌을 누차 시도한 강성 군주가 되었다.
하지만 인천 이씨를 비롯한 중앙의 문벌귀족을 견제하기 위해 측근 위주의 정치를 펼쳐 점차 왕 주변 측근 세력들의 힘이 커졌고 여진과의 잦은 전투로 국력을 소비시킨 단점도 있었다. 태자 예종은 여진 정벌이라는 숙종의 의지를 이어갈 정도로 강경하고 명철한 임금이어서 괜찮았지만 측근의 힘이 지나치게 세진 손자 인종 대부터는 측근 정치의 폐단이 드러나게 된다.
2. 묘호, 시호, 존호
공식 묘호는 '숙종(肅宗)'이다. 복령궁주 묘지명엔 '숙묘(肅廟)'라고 나온다. 숙종은 이후 왕가의 시조이기 때문에[3] '숙조(肅祖)'라고도 불렸다.
시호는 강정문혜명효대왕(康正文惠明孝大王)이다. 태자 예종이 명효를 올렸고 손자 인종이 문혜, 5대손 고종이 강정을 올렸다. 대표시호인 명효대왕(明孝大王) 중 효(孝) 자는 '선왕의 대업을 효성스럽게 잘 받들어 이었다'는 뜻으로 받는다. 가장 무난한 시호로 숙종 이후 모든 국왕이 효 자 시호를 넣어 받는다.[4][5][6] 대표시호 중 명(明) 자는 밝을 명 자로 시법 상으로 괜찮은 시호이다.
숙종의 능호인 영릉(英陵)을 칭호로 쓰기도 했다. 조카 헌종은 그를 번저의 중신(藩邸重臣)이자 천원의 기쁨(天源之發慶)이라 불렀다. 숙종은 넷째 딸 복령궁주의 묘지명에서 천자(天子)로 불렸다. 아들 '왕효 묘지명'에서 예종이 숙종을 '선제(先帝)'로 불렀다.
3. 생애
3.1. 초기 생애
1054년 9월 2일, 문종과 인예태후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1065년 공작위에 봉해져 계림(鷄林)을 분봉받았다. 원래 이름은 희(熙)였으나 요나라의 제9대 황제 천조제의 이름과 발음이 같다 하여 천조제 즉위년에 개명하였다.幼而聰慧 及長 孝敬勤儉 雄毅果斷。五經子史 無不該覽 文宗愛之 嘗曰 後之復興王室者 其在爾乎。
어려서 총명했고, 자라서는 효성스럽고 근검했으며 성격이 굳세고 과단성이 있었다. 오경(五經)과 제자백가서 및 사서를 빠짐없이 두루 공부해 문종이 “장차 왕실을 부흥시킬 사람은 바로 너다.”라며 무척 아꼈다.
《고려사》 숙종 세가 총서 중.
3.2. 보위 쟁탈전 승리
형 순종과 선종이 연이어 붕어하고 선종의 외아들인 헌종이 10살이라는 어린 보령[8]에 즉위했다. 숙종은 이 헌종을 퇴위시키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는데 그 과정은 헌종 문서 참조.
고려 숙종은 조선 세조와는 달리 명분으로 꿇리는 편은 아니었다. 고려 시대에는 왕건의 유훈이었던 훈요 10조에 따라 형제 상속이 어느 정도 일반화되어 있었기에 왕이 후사가 없거나 뒤를 이을 태자가 너무 어리거나 허약하면 왕의 형제들을 다음 후계자로 삼는 일이 공공연했다.[9] 거기다 헌종은 총명했지만 어려서부터 소갈증에 시달리는 병약한 몸이었는지라 병치레가 심해서 과연 왕 노릇을 제대로 할지가 불투명했다.[10] 반면 계림공 희는 일찍이 아버지 문종이 아낄 정도로 재주가 출중하고 유능해서 신하들이나 종친들이나 모두 차기 왕위 계승자로 여기고 있었다. 별 어렵지 않게 다음 왕이 되겠거니 하고 기대에 부풀었지만 웬일인지 형 선종이 자신을 제치고 병약한 자기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줘버린 것. 계림공 본인으로서는 이래저래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차피 본인이 왕을 꿈꾸는 야심가인데다 조카인 헌종 역시 워낙 병약해서 왕위를 포기할 수 없었다.
어쨌든 자신의 조카 한산후 왕윤을 왕위에 올려 실권을 잡으려고 하는 외척 세력의 수장 격인 이자의와 대립하다가 1095년 7월 결국 그가 반란을 일으키자 소태보와 왕국모를 시켜 만월대의 선정문 앞에서 그를 살해하고 그 일당들까지 모두 제거했다. 결국 두려움에 떨던 헌종이 재위 1년만에 숙부인 계림공에게 양위하면서 고려 제15대 국왕으로 즉위한다.
다만 세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상왕이 된 헌종을 시해하지 않았다는 것. 헌종은 상왕으로 지내다가 곧 병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육신의 복위 운동 이후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등시켜서 유배보내고 결국 사사까지 시킨 세조와는 달리 숙종은 굳이 조카를 죽이는 수고를 하지 않고 자연스레 왕권을 확립시켰으니 그나마 나았다고 할 수 있다. '몰래 헌종을 죽이고 병으로 죽었다고 거짓말 한거 아닌가?'라는 의심을 할 수도 있지만[11] 일단 공식적으로는 병사가 맞다. 사실 숙종은 굳이 헌종의 목숨을 스스로 거둘 수고를 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헌종이 병으로 오늘 내일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복위 운동이 계속해서 벌어진 조선 단종과는 달리 헌종은 그런 지지 세력이 아예 없었기 때문. 본인도 나름 정통성이 있었고 지지 세력도 탄탄했기에 숙종 입장에서는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던 것.
거기다가 고려 숙종은 조선 세조와는 다른 방식으로 집권했는데 조선 세조는 반대 세력인 김종서와 황보인의 세력이 가만히 있었는데도 역모로 몰아서 제거한 뒤 집권한 반면 고려 숙종은 반대 세력인 이자의의 세력이 역모를 꾀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이자의의 세력을 제거한 후 집권하였다.
다만 이자의가 역모를 꾸민 것을 기회로 숙종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나 순서가 약간 애매하다. 이자의가 먼저 난을 일으키고 숙종이 이를 방어하면서 제압한 형태인지, 아니면 이자의가 역모를 꾸미고 있던 것을 사전에 눈치채고 숙종이 선제 공격을 행해서 제압한 형태인지가 모호하기 때문. 혹은 이자의가 권세를 부리긴 했지만 구체적인 역모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숙종이 이자의에게 역모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선제 공격했을 가능성도 제기해 볼 수 있다.
고려사절요에서는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전략)
(이자의는) 이에 이르러 병사들을 궁궐 안에 모아 장차 거사를 일으키려 하니, 계림공(雞林公) 왕희(王煕)가 명복궁(明福宮)에 있다가 은밀히 이를 알아차리고는 소태보(邵台輔)를 깨우치기를, “국가의 안위가 재상에게 달려있소. 지금 일이 급하니, 공(公)이 도모해야 하오.”라고 하였다. 〈이에〉 소태보가 상장군(上將軍) 왕국모(王國髦)로 하여금 병사들을 이끌고 들어와 시위(侍衛)하게 하고, 장사(壯士) 고의화(高義和)로 하여금 이자의와 그의 당여인 합문지후(閤門祗候) 장중(張仲), 중추원당후관(中樞院堂後官) 최충백(崔忠伯)을 선정문(宣政門)에서 참하도록 하였으며, 이자의의 아들인 주부(主薄) 이작(李綽)과 장군(將軍) 숭렬(崇列)·택춘(澤春) 등 17인을 나누어 잡아 모두 죽이고,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郞平章事) 이자위(李子威)와 소경(少卿) 김의영(金義英), 사천소감(司天少監) 황충현(黃忠現) 등 50여 인은 남쪽 변방으로 유배 보낸 뒤, 적당(賊黨)의 처자(妻子)들을 적몰하여 양계(兩界)에 있는 주진(州鎭)의 노비로 삼았다. 이자위는 이자의와 결탁하여 국정을 전단하고 권세를 부렸다. 그러므로 당시 사람들은 선종이 총애하는 동생 5인이 있었음에도 어린 아들에게 왕위를 전하여 이러한 난리를 초래하였다고 기롱하였다.
3.3. 재위
3.3.1. 내치
3.3.1.1. 화폐 발행
동생인 대각국사 의천의 주장대로 주전도감을 설립하여 화폐인 해동통보, 삼한통보를 제조해 유통을 시도하는 한편 절도 많이 지어 불교 세력에 더 힘을 실어주었다.[12] 단, 숙종의 지시로 만들어진 해동통보는 고려 사회에서 많이 통용되지 못했다. 화폐가 통용된 건 18세기다. 시대를 앞서도 너무 앞서나간 셈. 또 불교 진흥 정책에 대해서는 의천을 통해서 교종을 통합하여 왕권 강화 시도를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일반적인 견해이다.
3.3.1.2. 근친혼 금지령
1096년 유학자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숙종은 6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근친혼을 막은 가장 큰 이유는 문벌 귀족들의 혼맥의 난맥상을 막기 위해서. 유교적인 것은 나중 문제였다. 당시 신료들이나 백성들의 반응도 '중국 풍속 꺼져!'에 가까웠고... 그러니 시행되자마자 무시당한다. 당시 왕이건 신하건 백성이건 "그딴 중국 풍습을 왜 우리한테 강요하나요??" 하면서 무시하는 바람에 사문화되었다. 본인의 자식들만 해도 아들 예종은 두 명의 사촌을 왕비로 들였으며, 4명의 딸들은 모조리 6촌 이내의 종친과 근친혼을 했다. 그렇지만 근친혼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는 현재의 관념은 통상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3.3.1.3. 국자감 서적포 설치
서적 간행의 활성화와 관학 교육 진흥을 위해 국자감에 서적포(書籍鋪)를 설치하였다. 이는 지나치게 커진 사학 즉 사교육이 강화되는 풍토를 억제시키고 관학을 부흥시키기 위한 의도이기도 했다.
3.3.1.4. 기자숭배
서경인 평양에 기자 사당을 건립하고 기자에 대한 숭배를 강화하였다.
3.3.1.5. 남경 천도 논의
숙종 재위기에 지금의 서울인 남경(南京)[13]으로 수도를 이전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풍수지리 전문가였던 김위제가 비기(秘記)인 도선기(道詵記), 도선답산가(道詵踏山歌), 삼각산명당기(三角山明堂記), 신지비사(神誌秘詞)를 인용하여 국토를 저울로, 남경을 저울추에 비유하며 천도를 주장하였고, 1104년에 남경 별궁이 준공되어 숙종이 직접 남경에 행차하기도 하였으나, 이 때 남경은 서경처럼 지역 세력이라든지 지역 중심지로서의 중요성이 크지 않아 정치적 논의만 거친 채 흐지부지 끝났다.
다만 당시 남경개창도감을 설치하여 궁 조성은 했는데, 그게 현재의 청와대 자리다. 300여년 뒤 이성계가 이 터를 둘러보곤 그 남쪽에 궁을 지으니, 그 당시 사람들은 설마 이 때 찍어 놓은 땅이 고려 멸망 이후 한반도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위제가 이런것 까지 보았을지는 의문이지만 어쨋든 그의 풍수지리학적 분석처럼 조선시대부터 남경이 수도가 되고 해방 이후에도 남경 별궁의 자리가 청와대가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맞기는 맞은 셈.
3.3.1.6. 연이은 반란과 진압
특이한 것은 그의 동생 부여후 왕수가 세력을 키운다는 둥, 다음 왕위에 오를 준비를 한다는 둥의 소문이 무성하자 그를 역모죄로 잡아 들였다는 것이다.[14] 숙종 자신은 조카로부터 양위를 통해 형의 왕위를 이어받았지만 다음 왕위는 자기의 큰아들 왕우에게 물려주고 싶어했다. 사실 이 때까지도 고려에서는 형제 상속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던 듯 하다.[15][16][17] 그래도 선종이나 숙종, 더 나아가 예종의 경우를 보면 정작 왕 자신은 형제 상속을 별로 내켜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세한 경위는 기록에 없지만 왕수가 형제 상속을 염두에 두고 나대기는 했던 모양.
말년에 고문개, 장홍점, 이궁제, 김자진의 난을 겪기도 한다. 또한 재위 기간 중에 유독 우박이 많이 내렸고 송충이가 들끓어 개경의 소나무가 많이 피해를 봤다고 한다.
3.3.2. 외치
1105년, 탐라국을 탐라군으로 개칭하여 제주도를 중앙 행정 조직으로 편입시켰다.
한편 재위 말년에 들어 여진과의 전투에서 큰 코를 다쳐[18] 여진족에 대한 정벌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19] 이에 윤관을 기용해 별무반을 양성하며 여진과의 전면전에 철저히 대비했다.
3.4. 붕어
재위 10년째인 1105년, 숙종은 여진 정벌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봉은사 등 여러 사찰에 제사를 지내고 태자 예종을 시켜 도교 초제를 지내게 했다. 이어 3월, 국청사에 어머니 인예태후가 만든 금탑(金塔)을 세우기도 했다. 6월, 점차 몸이 안좋아지는걸 느꼈는지 태자 예종의 관부에 관리를 붙혀주었다.
1105년 8월, 서경#s-1.1.1에 나아가 장락궁에 머물렀다. 9월달까지 머무르며 군사 훈련을 주도했고 태자 및 중신들에게 활 쏘기를 시켰다고 한다. 태자 예종을 동명왕릉에 보내 제사지내게 했다. 허나 9월 말부터 몸이 갈수록 안좋아졌고, 황급히 어련을 타고 개경으로 환궁한다.
1105년 10월 2일, 결국 환궁하던 중 본궐에 도착하지 못한 채 황성의 장평문에서 붕어했다. 승하 선포는 궁성 서문 서화문에서 선포되었다. 향년 52세였는데 '''수명 또한 대후배인 세조와 똑같다.''' 여진 정벌은 자신의 뒤를 이은 예종이 이어받아 진행하게 된다.
짐(朕)은 덕이 없지만 대업(大業)을 이어 수호하니 만사(萬事)를 통치했다. 그러니 하루도 편안히 있지 않고 몸을 숙여 정치를 펼치니 밤을 센지가 10여 재(載)이다. 생각컨데 중외(中外)의 사람과 같이 인수지역(仁壽之域)을 모험했으나 질병에 걸릴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천명(天命)은 알기 힘들다. 짧게 살든 길게 살든 그저 하늘에 맡길 뿐이다. 허나 방기(邦基)는 지중(至重)하니, 전하는 말을 잊을 수 있겠는가? 왕태자(王太子)는 인의(仁義)를 알고 효우(孝友)를 안다. 태어날 때부터 똑똑했고, 따뜻했고, 자애롭고, 온화하니 백성의 소망을 채울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묻히기 전 얼른 군위(君位)를 잇도록 하라. 모든 군국대사(軍國大事)는 일체 사군(嗣君)의 처분(處分)에 맞긴다.
방진주목(方鎭州牧)[20]
은 제 자리에서 애도하되 자리를 비우지 말라. 상례는 하루를 달로 계산하고 산릉을 검소하게 만들어라.'''오호라(於戲)! 시작과 종말의 시기를 아니 죽는 자는 아무 후회가 없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산 자는 오래 살도록 하라. 이제 고굉대신(股肱大臣)[21]
과 백벽(百辟)[22]과 경사(卿士)들은 왕실(王室)을 보좌하고 우리 국조(國祚)가 무궁(無窮)하도록 도와라.''''''그리한다면 짐은 눈을 감더라도 마음은 족하다. 국내(國內)에 선포하여 짐(朕)의 뜻을 알리도록 하라.'''
- 고려사 숙종 세가에 기록된 유조.
4. 평가
조선의 세조처럼 조카의 왕위를 빼앗고 강제로 왕위에 오른 것 때문에 도덕적인 면에서는 비난 받아야 마땅하지만, 거진 본인의 출중한 능력으로 인해 꽤 많은 업적을 남겨서 세조와는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재미있는 건, 과거에 존재했다가 대부분 반박을 당한 세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및 변호들이 정작 숙종에겐 정말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4.1. 비판
조선 태종과 세조를 비교하면 세조가 훨씬 못하다고 평가받듯이 고려사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고려 광종 임금과 비교하며 숙종을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비유하자면 역시 대후배 세조처럼 광종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는 것.
광종은 피의 개혁을 통해 고려라는 국가의 기반을 단단히 쌓았던 반면, 숙종은 측근 정치를 행하여 외척이나 권신들의 권한이 커지게 만들었으며 여기에다 20세기 후반의 고려사 연구자 중에서는 숙종이 시작한 여진 정벌마저 '국내 정치의 난맥을 수습하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한 엄청난 삽질'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남경 건설 및 여진 정벌로 백성들을 고단하게 만들었기에 고려사에는 이 때에 '열 집 중 아홉 집이 비었다'라고 기록했다. 전부 부역에 동원되거나 심지어는 부역과 징병을 피해 도망쳐 유랑민이 된 경우였다.
근신 정치로 인해 숙종 다음 대 예종 시기부터 인천 이씨들이 득세하며 문벌귀족의 고착화가 심해져 그의 손자인 인종 대에 여러가지 혼란이 찾아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4.2. 반박
하지만 이런 사실은 부왕 문종 대부터 있어 왔던 경향이었고[23][24], 북진 정책은 여진족의 팽창(여진족이 고려의 변경을 먼저 침)으로 고려의 변경이 위험해졌으므로 숙종의 탓으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꽤 많은 편.
일단 집권할 때부터 이자의와 그 끄나풀들을 철저히 뿌리봅아서 인천 이씨의 득세에 제동을 건 장본인도 바로 숙종이었다. 집권한 후부터는 왕권을 강화하는데 있어서도 화폐를 제조하거나 6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시키고 승려가 된 동생 의천을 통해 불교를 통합하려 시도하는 등 꽤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기도 하다.
여기서 숙종과 대립했던 이자의에 대해 살펴보면 유명한 이자겸의 사촌으로 경원 이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당연히 숙종 대에는 이자의의 반란과 숙청으로 인천 이씨의 기세가 한 풀 꺾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숙종 사후 3년 뒤 예종이 자신의 두번째 왕후로 이자겸의 딸을 들이면서 경원 이씨의 전횡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르게 된다. 아이러니한 점은 예종 역시 부왕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신하들을 휘어잡은 강성 군주라서 이런 전횡이 벌어질 수 없었다는 것. 도리어 예종은 아버지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자랑했다. 앞서 경원 이씨들이 난립했다고 하는 부분마저도 정작 예종 시기에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정작 백관들은 경원 이씨가 외척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했는데, 이것도 무시하고 강행 처리를 할 정도로 예종의 권력은 막강했다.
반면 다음 왕조의 국왕인 조선 세조는 고려 숙종보다 왕권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였고, 이후 세조 다음의 왕들이 정치적 불안에 시달리는 왕들로 전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쓴 평가를 듣는다. 더욱이 고려 숙종은 위협이 될 만한 일부 척신들만을 제거했을 뿐 신하들을 그렇게 도륙내진 않았던 반면, 조선 세조는 집현전 출신 사대부들이 단종 복위 운동에 많이 가담했다는 이유로 아예 집현전을 날려버리는 치명적인 실책까지 저지르며 악평을 듣게 된다.
5. 조선 세조와의 비교
위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숙종은 조선 세조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그런데, 과거 세조가 받았던 변호 및 긍정적인 평가들의 경우 오히려 숙종에게 적용되어야 할 정도로 큰 차이점도 있다.
사실 고려의 왕과 조선의 왕을 단순하게 비교할 수 없다. 고려와 조선은 국가 자체가 다르고, 환경, 사상, 정치적 배경 등 모든 것이 다르다. 고려는 중세와 근세를 잇는 과도기적인 시기에 있던 국가이고, 조선은 과도기를 지난 근세의 국가이다. 이는 마치 고려의 청자와 조선의 분청사기, 백자를 단순 비교하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아래의 내용은 단순히 재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정통성 문제
조선 세조(이하 세조):장자 세습제가 확실히 자리잡은 조선에서 세조는 어디까지나 부왕(세종)의 둘째아들일 뿐이지, 원손-세손-세자-왕 단계를 탄 단종의 정통성을 결코 넘보아서는 안될 위치였다.
고려 숙종(이하 숙종):고려 초~중기의 경우엔 아직 장자 세습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형제 상속제도 병행하고 있었다. 이 면에서 숙종은 선종의 동생이므로 조카인 헌종과 비교했을 때 정통성이 완전히 뒤떨어지진 않았다. 그래서 이미 왕자 시절부터 종친과 신료들에게 강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고려 숙종(이하 숙종):고려 초~중기의 경우엔 아직 장자 세습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형제 상속제도 병행하고 있었다. 이 면에서 숙종은 선종의 동생이므로 조카인 헌종과 비교했을 때 정통성이 완전히 뒤떨어지진 않았다. 그래서 이미 왕자 시절부터 종친과 신료들에게 강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 허약한 왕권 문제
세조: 선왕인 단종이 가지고 있는 약점은 수렴청정을 해줄 왕실 어른이 없다는 것과 나이가 어리다는 것 그 자체였다. 단종이 가지고 있는 조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통성, 그리고 증조부인 태종부터 부왕 문종까지 거치면서 탄탄하게 구축된 유능하고 충성심 강한 인재풀이 이미 존재함을 생각하면 이는 시간이 흐르고 단종이 성장해가면서 자연히 해결될 문제였다.
숙종: 선왕인 헌종은 나이도 어린데다 이미 건강 문제로 인해 제대로 정무를 볼 수 없어서 모후인 사숙태후가 수렴청정을 해야 했다. 이미 선종 시기부터 그가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이라 기대하는 신하나 종친들은 별로 없었으며, 오히려 건강하고 유능한 숙종이 왕위를 계승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선종은 헌종에게 양위를 강행한 것. 게다가 아래에 나오듯이 이미 권신들의 전횡이 나타나고 있었다. 자연히 헌종의 왕권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아예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숙종: 선왕인 헌종은 나이도 어린데다 이미 건강 문제로 인해 제대로 정무를 볼 수 없어서 모후인 사숙태후가 수렴청정을 해야 했다. 이미 선종 시기부터 그가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이라 기대하는 신하나 종친들은 별로 없었으며, 오히려 건강하고 유능한 숙종이 왕위를 계승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선종은 헌종에게 양위를 강행한 것. 게다가 아래에 나오듯이 이미 권신들의 전횡이 나타나고 있었다. 자연히 헌종의 왕권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아예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 권신들의 전횡과 국정 농단 문제
세조: 세조 일파의 선전과는 달리 단종 시기 황표정사로 국정을 운영한 김종서, 황보인 등은 세종 때부터 활동하며 능력과 충성심을 이미 검증받은 인사들이었다. 실제 기록에서도 그들이 국정 운영에서 권력을 남용했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권력남용은 세조와 그 공신들이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았다.
숙종: 헌종의 외숙인 이자의는 자신의 누이동생인, 선종의 후궁인 원신궁주의 아들로 헌종의 이복 동생이 되는 한산후 왕윤을 옹립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당시의 유력 가문인 인천 이씨 가문의 수장이기도 했고 재력도 상당했으며 조정 내에서도 중추원사라는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헌종이 병석에 있으니 만약을 대비해 옥새를 왕윤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노골적으로 왕윤을 후계자로 밀고 있었다.
숙종: 헌종의 외숙인 이자의는 자신의 누이동생인, 선종의 후궁인 원신궁주의 아들로 헌종의 이복 동생이 되는 한산후 왕윤을 옹립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당시의 유력 가문인 인천 이씨 가문의 수장이기도 했고 재력도 상당했으며 조정 내에서도 중추원사라는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헌종이 병석에 있으니 만약을 대비해 옥새를 왕윤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노골적으로 왕윤을 후계자로 밀고 있었다.
- 친족 살해 등의 윤리 문제
세조:자신의 피를 나눈 형제인 안평대군, 금성대군을 죽이고 단종 역시 영월로 귀양을 보냈다가 사사했다. 게다가 단종의 유모이자 세종의 후궁인 혜빈 양씨,[25] 자신의 친구이자 단종의 장인인 송현수(정순왕후 송씨의 아버지), 단종의 자형인 정종 등 단종과 연관된 인척들도 살해했다. 게다가 이후에도 사육신 등 자신에게 저항하던 신하들을 대거 살육하였다.
숙종: 이미 역모를 계획하고 있던 이자의와 그의 세력을 처단한 것 외에는 그다지 피를 흘리지 않았다. 헌종 역시 굳이 죽이려들지 않았고 그대로 병사했다.[26] 이미 왕자 시절부터 숙종은 종친과 신하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었으므로 굳이 피를 흘릴 필요도 없었다.[27]
숙종: 이미 역모를 계획하고 있던 이자의와 그의 세력을 처단한 것 외에는 그다지 피를 흘리지 않았다. 헌종 역시 굳이 죽이려들지 않았고 그대로 병사했다.[26] 이미 왕자 시절부터 숙종은 종친과 신하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었으므로 굳이 피를 흘릴 필요도 없었다.[27]
- 집권 기간 동안의 성과
세조: 무리한 집권 과정의 대가를 치뤄야 했다. 경국대전 편찬과 왕권 강화 등 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결국 함부로 조선의 시스템을 파괴하여 후대에까지 두고두고 악영향을 끼친 왕이 되었다.
숙종: 위의 내치/외치 항목에 나오듯이 고려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여진 정벌을 준비하는 등의 성과가 분명히 있다. 이 때문에 숙종의 집권 이후에도 고려의 국력과 왕권은 큰 문제가 없었다. 숙종의 손자 대인 인종 시절에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이는 숙종 이전부터 축적된 고려의 적폐 전체에 가깝다.
숙종: 위의 내치/외치 항목에 나오듯이 고려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여진 정벌을 준비하는 등의 성과가 분명히 있다. 이 때문에 숙종의 집권 이후에도 고려의 국력과 왕권은 큰 문제가 없었다. 숙종의 손자 대인 인종 시절에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이는 숙종 이전부터 축적된 고려의 적폐 전체에 가깝다.
- 여색(女色) 문제
이 부분은 세조와 숙종 모두 여색에 별다른 관심이 없이 본부인에게만 충실한 애처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숙종은 아래에 나오듯이 정실 왕후인 명의태후만 있었고, 세조 역시 대군 시절 첩으로 들였다가 즉위 후 격상한 예를 제외하면 후궁을 새로 들이지 않고 정실인 정희왕후에게만 충실했다.
6. 가족관계
숙종은 한 명의 왕후와 결혼했다(고려 왕조의 다른 왕들이 적어도 후궁을 1명이라도 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물론 어린 나이에 즉위했던 헌종, 충목왕, 충정왕, 창왕은 제외). 자식은 아들이 7명, 딸이 4명으로 총 11명이 있었다.
명의태후에 대해선 문서 참조.
숙종의 아들은:
인데 '''전부''' 정실 명의태후 소생이다...... 태자 왕우, 즉 미래의 예종은 강력한 왕권을 자랑해 동생들을 누르고 동생들의 근신들도 꼼짝 못하게 할 수 있었지만[29][30] 예종의 아들, 숙종의 손자 인종 공효왕은 작은아버지들과 그 근신들을 제압하지 못하면서 매우 불안한 상태로 즉위한다.
이들 숙종의 아들들은 모두가 적자였는데다가 고려는 형제상속이 더 선호되다 보니 인종의 입지는 더욱 작았다. 당장 숙종부터가 형제상속을 주장하며 왕위를 조카한테 뺏어왔고, 별다른 반항도 없었다. 인종의 근신인 이자겸은 이 숙종의 왕자들과 끝없는 정쟁을 벌여 결국 승리하고, 뒤이어 막강한 권력을 잡는다.
숙종의 딸은:
- 대령궁주(大寧宮主)
- 흥수궁주(興壽宮主)
- 안수궁주(安壽宮主)
- 복령궁주(福寧宮主)
복령궁주는 묘지명이 현존하고 있다. 숙종의 넷째 딸이며 진강백(晋康伯) 왕연에게 시집갔다. 궁주는 묘지명에서 '왕희(王姬)', '종실현녀(宗室賢女)', '천자지녀(天子之女)'란 별칭으로 불렸다. 만 38살에 죽었으며 묘지명엔 제향(帝鄕)[31]으로 돌아갔다고 표현됐다.
7. 태묘 악장
고려 성종이 태묘를 만든 뒤, 태묘에 배향된 제왕들에게 바치는 악장, 즉 칭송의 노래가 만들어졌다. 예종 11년에 예종 기준 구묘(九廟)의 제왕에게 새로 바친 노래가 고려사 악지에 남아 있다. 숙종은 태묘 아홉번째 방에 모셔져 있었고 악장의 마지막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종 대 숙종 왕옹의 찬가 제목은 "중광(重光)"[32]이다. 네글자 운구이다.
아들 예종이 아버지 숙종에게 올린 태묘 악장. 헌종은 건너 뛰었다.[36]생각컨데 황숙고(皇肅考)[33]
께선 의와 인과 함께 하셨습니다.구가의 임무[34]
가 나에게 왔는데, 위엄있는 영혼이 마치 신과 같습니다.경기(慶基)를 중흥(重興)시키니 뛰어난 갑옷을 남기셨습니다. 종과 북을 두들겨 때에 맞추어 도와주셨습니다.
우리 아름다운 황고(皇考)[35]
께선 청명하시고 하늘의 법을 지켰습니다.도를 위해 존경하고 근면하셨으니 그 마음이 연못을 채울 수 있습니다.
뛰어난 계획과 신령한 판단은 바람을 불게하고 천둥을 울리게 합니다.
제가 그 덕을 잇고 싶으니, 부디 축복해주시길 바랍니다.
8. 기타
- 숙종의 대선배는 바로 신라 41대 국왕인 헌덕왕. 그런데 신라의 헌덕왕은 조카 애장왕을 제 손으로 직접 시해했는데, 고려의 숙종과 조선의 세조는 조카를 쫓아내기만 했지 제 손으로 직접 죽이지는 않았다. 다른 점은 헌덕왕은 신라를 말아먹은 암군으로 평가받는다는 것[37]. 세조는 쫓아낸 이후에 이미 반란에 연루되었던 조카를 귀양지에서 암살했다는 설도 있다. 세조실록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자살인데, 사실은 사약 먹고 죽었거나 혹은 사약을 거부한 교살로 죽었다는 의심이 조선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8.1. 북한의 왕릉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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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개성시 선적리에서 숙종의 왕릉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5월 - 6월에 20여일에 걸친 작업으로 발굴된 유물의 연대, 묘지 양식, 문헌 기록의 대조를 통해 확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정비 이후의 사진
[image]
8.2. 대중 매체에서의 등장
대중매체에선 잘 언급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무명과 손을 잡고 왕이 되었다며 간접적으로 언급되었다. 한편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여진 정벌과 윤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숙종을 소개했다.
9. 같이보기
[1] 고려사 숙종 세가 마지막 조 기준.[2] 고려사에는 숙종과 대립하던 이자의가 왕위를 뒤바꿀 계산으로 반란을 일으켰고 이에 숙종이 자신의 부하들을 시켜 그를 살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학자들에 따라서는 오히려 숙종이 왕위를 차지할 목적으로 군대를 일으켜 이자의 등 자신과 정적 관계에 있던 반대파들을 제거한 뒤 헌종을 강제로 퇴위시킨 일종의 친위 쿠데타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3] 숙종 → 예종 →인종 → 의종, 명종, 신종 → 희종, 강종 → 고종 → 원종 순으로 전부 숙종의 직계 자손들이다.[4] 충렬왕 ~ 충목왕까지는 독자적 시호를 받지 못하고 원나라가 내린 시호를 받았다. 공민왕이 즉위하고 다시 자주적 시호를 올려 효 자 시호를 올린다.[5] 충정왕은 공민왕과 불편한 관계이므로 왕이 올리지 않았다. 공양왕은 조선이 내린 시호로 고려의 시호 예법을 지켜주지 않았다.[6] 공민왕의 공민 시호는 명나라가 내린 시호이며 고려가 자주적으로 올린 시호는 경효대왕으로 효 자 돌림이다.[7] 실질적인 최고위직이자 장관직은 좌복야, 우복야 두 직위이다.[8] 왕의 나이를 높여 부르는 말.[9] 숙종의 아버지인 문종도 정종의 동생으로써 형제 상속을 통해 왕위를 계승했다. 형이자 선왕인 선종 역시 마찬가지.[10] 실제로 헌종은 즉위한지 1년만에 왕위를 넘기고 얼마 안 가 병이 악화되어 붕어한다.[11] 비슷한 예로 세조실록에서는 단종이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나오지만 후대의 기록을 보면 세조가 직접 사사 명령을 내리고 단종이 이를 거부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내용이 나온다.[12] 이 부분도 세조랑 같다. 단, 세조는 죄의식을 참회하기 위해 불교를 믿었지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다. 세조는 불교를 개인 신봉한 경우이며, 이게 단종의 목숨을 빼앗은 것과 엮이는지는 애매하다. 그리고 조선은 국교가 유교지만, 고려는 숙종의 불교 정책은 고려 왕실의 사업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그러니 공통점이라 보기엔 영 애매한 부분.[13] 한양부에서 남경 승격은 선왕인 문종 때이다.[14] 왕수는 이후 바로 유배를 떠났고, 얼마 안가 세상을 떠났다. 이후 복권시켜 주었다.[15] 이 때 형제 상속이 자연스럽게 보인데에는 고려 전기의 왕들의 수명이 대체로 짧았다는 점이 컸다. 그러다 보니 사후 자식의 나이가 제위를 잇기에 충분치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40줄을 넘긴 왕들이 많치 않다. 왕들을 추려봐도 태조부터 시작해, 광종과 현종, 후대의 문종과 선종, 숙종, 예종을 빼고는 전부 40살 이전에 승하했다. 현대 역사학계에서는 근친혼으로 인한 후유증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16] 통일 신라 말기에도 연달아 군주들이 이른 나이로 승하했는데 근친혼의 후유증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반면 근친혼이 없었던 조선 국왕의 평균수명은 만 47세로 통일신라와 고려보다 5년가량 더 길다.[17] 사실 5년 차이도 크진 않은 것이 의외로 조선의 군주들도 오래 산 편은 아니었다. 애초에 왕이라는 위치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올 수 밖에 없고 정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과로 등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거기다 매일 앉아서 정무를 보던 임금들의 특성상 몸이 상하기 쉽다는 것도 플러스 요소.[18] 여진 정벌의 총지휘관이었던 임간이 공에 정신 팔려 여진족의 강역에 깊숙히 들어갔다가 대차게 깨지며 망신을 제대로 당했다.[19] 완안부 여진의 힘이 꽤 강해진 탓에 본 영역에까지 접차 유의미한 위협을 가해왔고 이에 고려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천하관이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려는 이전까지 여진, 일본, 탐라, 우산국 등 주변 약소국이나 세력을 번국으로 취급하며 고유의 외왕내제로 대표되는 체제 안에 편입시켰는데 그 질서를 여진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레 거슬러 버린 것.[20] 방(方)은 천하, 제후를 의미한다. 진(鎭), 주(州), 목(牧)은 고려의 군현제.[21] 고굉은 팔이란 뜻인데 고굉대신은 팔 같은 신하, 즉 충성스러운 신하를 말한다.[22] 辟은 임금 벽 자다. 백벽은 백 명의 임금, 즉 백명의 제후를 말한다.[23] 오히려 숙종 본인보다는 아버지 문종이 경원 이씨의 핵심 인물이었던 이자연을 등용해 힘을 실어주는 등 대놓고 문벌 귀족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여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러니한 건 문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자연은 후손들과는 달리 철저히 신하로서 문종을 보필해 여러 정책에 참여했고, 인품 역시 훌륭했다는 것. 왕실에 반란을 일으킨 후손들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24] 사실 이러한 문벌 귀족 세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 모두 문종의 탓이라고 볼 수 없는 부분도 꽤 많다. 문제의 근원만 따지고 보자면 오히려 고려 초기인 성종 때.부터 찾을 수 있기 때문. 자세한 사항은 성종 항목 참조.[25] 이게 참 골때리는게 이 사람은 세조의 서모다. 그러니까 자기 어머니뻘 된다는 거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조선에서 자기 어머니뻘 되는 사람을 죽인 왕은 없다.[26] 애초 또 헌종은 병약해 오래 살기는 글렀다.[27] 사실 이 때문에 종친 한정해서는 세조도 할 말은 있다. 정변을 안 일으켰으면 모르되 정변을 일으킨 이상 자신과 라이벌인 안평대군, 조선판 주공인 금성대군은 죽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세조도 숙종 못지않게 종친 내에서는 세력이 커서 인망이 없어도 왕실의 제일 웃어른인 양녕대군이나 세종의 서자 즉 자신의 동생들 등 종친 내 지지자들이 컸다. 즉 종친 한정으로는 대부분 죽일 사람만 죽이고 말았다.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 꼭 죽일놈만 죽이고 만게 아니라 이놈저놈 다 가리지 않고 죽여서 문제... 심지어 종친 한정으로 봐도 단종까지 죽였다(...)[28] 후 예종 문효대왕.[29] 특히 숙종의 둘째 아들 왕필이 경쟁 요소가 있었다. 그나마 왕필은 1098년에 사망했으며, 나이로는 통의후가 22세인 1118년 사망(1096년 생으로 예종 동생들 중에선 유일하게 생몰년이 확실히 기록).[30] 사실 예종도 쉽사리 왕위에 올랐다고는 볼 수 없다. 부왕 숙종의 재위기 때 예종에게는 숙부가 되는 부여후 왕수가 대놓고 왕위에 오를 준비를 한다는 등의 소문에 얽혀 유배형에 처해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이를 보면 예종 역시 맏아들이었음에도 형제 상속이라는 가능성 때문에 마음 놓고 지낼 순 없었다.[31] 상제의 고향. 고려시대 왕족의 죽음엔 단골로 등장하는 비유. 명종 애책문에도 이 비유가 나온다.[32] 거듭 빛나다라는 뜻. 만월대에 같은 이름의 편전이 있었다.[33] 돌아가신 아버지를 의미함. 칭제와는 전혀 상관 없는 단어. 그 예로 조선왕조실록 철종 애책문을 보면 고종이 철종을 황숙고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황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숙부를 의하는 것임.[34] 태묘에 제사지내는 군주의 임무를 의미함.[35] 돌아가신 아버지를 의미함. 황제의 아버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국어사전 및 조선왕조실록 참조바람. 그 대표적인 예로 조선 영조는 경종 사후 그를 황형이라 불렀는데 이 말은 황제인 형이라는 뜻이 아니라 돌아가신 형이라는 뜻임. 황(皇)자가 나왔다고 무조건 황제 칭호로 생각해서는 안됨[36] 황숙고, 황고는 그냥 돌아가신 아버지를 뜻함. 칭제의 증거로 흥분해선 안됨. 더불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려의 외왕내제의 시스템은 그 실체가 모호한 것이 사실임. 몇몇 비문등에서 고려의 군주를을 황제로 칭송한 사례는 존재하나 이와 반대로 고려의 군주를 왕으로 표시한 사례가 훨씬더 많음. 결정적으로 당시 임금이 서거 하였을때 무덤에 같이 넣었던 옥책문(인종 등)을 보아도 칭제한 흔적은 존재하지 아니하며 왕으로 기록하였음. 더불어 당대의 공식 기록에 칭제의 흔적은 보이지 않음. 즉, 폐하나 태자 등의 황제국 용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광종 시기등을 제외하고 내부적으로 직접 칭제한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바, 고려가 내왕외제의 전통에 따라 내부적으로 군주를 무조건 황제라 일컬었을 거라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함. [37] 사실 신라는 헌덕왕 즉위 전부터 혜공왕을 시발점으로 이미 조금씩 조금씩 답이 없어지기 시작한 국가였기는 하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