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반부에 이자성의 명령에 따라 강과장을 제거하러 간 한 명을 제외한 연변 거지 둘을 태우고 어디론가 향하는 고 국장을 쫓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누군가를 미행한다는 참으로 의심스러운 일이지만, 연변 거지들의 행색이 남루한 게 별로 수상하지도 않고 택시비를 엄청 많이 준다는 말에 혹해서 수락한 듯 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기사는
조선족이다. 기사는 연변 거지들을 조선족으로 파악했고, "괜히 나중에 같은 동포끼리 뭐 (요금을) 깎아 달라니 뭐니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기사는 연변 거지들에게 "조선족 여자가 한국으로 도망쳤으면 벌써 볼 장 다 본것"이라며, "쫓아와 잡는다고 벌써 버린 걸레가 행주 되느냐"는 말을 하는 등 연변 거지들을 '도망간 아내를 잡으러 온 남편'으로 알았다. 연변 거지들이 스스로 그렇게 소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연변 거지들이 어깨에 손을 대자 탁탁 터는 등 무시하는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연변 거지들은 전문 킬러였고, 고 국장의 차량을 일컬어 "조선족 아줌마가 타기엔 너무 비싼 차가 아니냐"고 말하려던 찰나에, 연변 거지들이 철로 앞에서 권총을 꺼내 소음기를 다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 무시하던 태도는 온데간데 없이 쫄아서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한다. 그 와중에 고 국장 차 옆에 나란히 세워달라는 요청을 듣고 죽기 싫어서 갖다댄 후 연변 거지들이 고국장을 처리하는 걸 다이렉트로 지켜본다. 이후 극장 상영분에서는 어떻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았지만
삭제 장면에서는 뒤에 있던 거지가 권총을 재장전한 뒤 바로 머리를 쏴서 죽여버린다. 유일한 목격자인 만큼 당연히 살려둘 수 없었던 것. 다른 연변 거지가 왜 그러냐고 타박하지만 이는 택시기사를 죽여서 뭐라한 게 아니라 돌아갈 때 운전할 사람이 필요한데 바로 죽여서 그런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죽음을 맞는 인물들은 전부 경찰과 조폭 등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인데 유일하게 죄 없는 민간인이라 다소 흐름상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삭제된 걸로 보인다.
[17] 작중 이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이자성이 고 국장과 강형철, 이중구와 장수기 등을 모조리 제거하고 위풍당당하게 회장 자리에 올라서는, 굉장히 진지하고 간지가 넘치는 장면이다. 그런 장면에 개그성 짙은 이런 장면이 들어갔다면 김이 팍 샜을 것이다.
결국 어찌됐든 죽을 운명.
>강과장: 난 말이다. 넌 줄 알았어. 니가 돌아선 줄 알았다고...
>자성: (보는) ...
>강과장: 예전에 딱 한 번... 그런 케이스가 있었거든...
>자성: (보는)...
>강과장: 내가 부산에 있을 때였는데, 러시아 쪽 애들하고 선을 대고 무기밀매를 하던 애들이었거든? 거기 심어 넣느라 3년 반을 공들였었어. 근데 말이야. 어느 정도 되니까 말이야. 그 놈이 변하더라고. 역 정보를 흘리면서 번번히 우릴 물 먹였지. 아예 그쪽 놈이 돼버린 거야. 그때 그놈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우리 직원들이 많이 상했었어. 그때가 떠오르더라고.
>자성: ...그래서... 그땐 어떻게 처리 했습니까?
>
>가벼운 한 숨을 내 쉬는 강과장.
>
>강과장: ...그 놈... 자살했어. 공식적으로는...
>자성: 비공식적으로는요?
>강과장: (말없이 담배를 피워 무는) ...
>자성: 만에 하나 저도 그럴까봐, 그 녀석... (잠시) ...석무 그 놈을 붙이신 겁니까? 곁에 붙어 있다 여차하면 내 목이라도 따 버리려구요?
>강과장: ...
즉 이 대화를 통해 다음 후속작은 아예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을 드러내 준다. 신세계 영화 자체 내의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
#115. 에필로그>
1. 장례식장>경찰에서 보내 온 화환 몇 개와 접수대를 지키고 있는 두엇의 경찰만이 보이는 썰렁한 장례식장. 가족들도 없고, 친지들과 친구들도 보이질 않는다.
>영정이 모셔진 곳도... 왁자지껄해야 할 식당도... 그 누구도 없이 텅 비어 있다.
>복도에 오가는 이들조차 보이질 않고, 고요함과 적막함이 가득한데...
>그 때, 저만치 문을 열고 들어서는 누군가의 구둣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점차 가까워지는 구둣발 소리.
>그 누군가가 접수대 앞에 등을 지고 서자, 접수대를 지키던 경찰 둘이 깜짝 놀라 황급히 일어서 경례를 붙인다.
>까딱- 목례로 경례를 받는 정복 차림의 조과장. 조의금을 내밀고는 방명록에 이름을 써 갈긴다.
>
>cut to
>화면 가득 들어오는 강과장의 영정 사진. 그 속에서 마저 그의 눈빛은 외롭고 피곤해 보인다.
>정좌를 하고 앉아 강과장의 영정 사진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조과장.
>가만히 일어서 정모를 반듯하게 쓰더니 정중하게 경례를 붙인다.
>
>cut to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간이 접시에 안주거리를 담아내가는 접수대의 경찰들.
>보면, 텅 빈 식당 안에 홀로 자리 잡은 조과장이 소주를 따라 한 입에 털어 넣고 있다.
>조심스레 안주 접시를 상에 내려놓는 접수대 경찰.
>그러나 조과장, 안주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다시 한 잔을 따라 단숨에 털어 마시고는 주저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렇게 식당을 나서는 조과장에게 얼른 경례를 때리는 경찰들.
>조과장, 눈길도 주지 않고 고개만 한번 까딱- 하고는 식당을 나가 버린다.
>
>
2. 국장실>
>새로 방을 정리하느라 살짝은 어수선한 신임 국장의 방.
>보고서를 읽은 신임 국장, 자신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조과장을 힐끗 올려다본다.
>
>신임 국장: 야 이거... 너무 하드코어 아냐?
>조과장: (단호한) 이런 깡패 새끼들한텐 딴 거 다 필요 없고, 이런 게 제일 어울립니다. 공권력 무서운 줄 알아야죠. 아주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줄 겁니다.
>신임 국장: (못 말리겠다는) 야, 뭐가 그러고 급해? 숨부터 좀 돌리지? 봐봐, 난 아직 짐도 다 못 풀었거든?
>조과장: 승인만 해주시면 됩니다. 모든 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잠시 뜸을 들이며 커피를 한입 머금는 신임 국장.
>
>신임 국장: 골드문의 해체라... 시끄럽지 않게 해내려면 쉽지 않을 텐데... 복안은 있는거야?
>조과장: (서늘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눈빛) ...예. 물론이죠.
>
>서서히 암전...
>
>
3. 장학 재단 행사장 (밤)>행사 후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행사장.
>행사장 벽면에는 ‘골드문 문화 장학재단 주최- 제 4 회 우수 인재의 밤’ 이라는 플랜카드가 붙어 있다.
>
>그 아래로 들어서는 자막 - 4년 뒤
>
>만면에 웃음을 띠우며 한 명, 한 명... 인사를 받고 있는 자성.
>
>정청계1: (안경을 쓴 안경 남1을 인사 시키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인 이동수 학생입니다. 이번에 사시 1차 패스 했습니다.
>자성: (악수를 하는) 아, 그래요. 대단하네. 고생 많았겠어요.
>안경 남1: 아닙니다. 회장님 덕분에 저는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기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자성.
>그 뒤로 또 다른 사람이 소개된다.
>
>정청계1: (약간은 앳된 학생을 소개하며) 이 학생은 이번에 경찰대 합격했습니다.
>
>악수하고, 격려하는 자성...
>그 뒤로... 정치 대학원 석사 과정의 학생... 행시 합격자... 유력 언론사 합격자... 등등...
>골드문의 장학생들이 줄줄이 자성에게 인사를 올린다.
>
>샴페인 잔을 들고는 여러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안하는 자성. 잔을 들이킨다.
>그리고 가만히 잔을 내려놓으면, 여기저기서 자축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온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자성의 자신만만한 미소... 그리고...
>
>빠르게 암전...
>
>終
그러나
박훈정의 블로그에 따르면 "프리퀄 제작은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건대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언급이 있어 사실상 프리퀄 제작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프리퀄 대신 시간적 제약이 없는 시퀄이 후속편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을 했다. 다만 시퀄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지 시퀄 역시 제작이 된다는 보장 자체가 없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