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요리
조지아어 : ქართული სამზარეულო
영어 : Georgian Cuisine
1. 개요
캅카스 국가 조지아의 요리.
조지아는 서아시아와 동유럽이 만나는 교차점으로서 조지아 요리도 동유럽과 서아시아의 특성이 어우러진 요리로 알려져있다. 인류 최초의 와인 생산지답게 와인이 유명하며 러시아 제국, 소련 시절 조지아 요리는 동구권에 널리 알려졌고 그 결과 오늘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3국, 중앙아시아 등 구소련권에서 인기가 많은 요리이다.
유럽 48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Thrillist의 평가에서 조지아는 유럽에서 음식과 술이 맛있는 나라 4위에 올랐다.
맛은 있지만 한국 사람 입맛에는 주로 짠 편이다. 주변의 터키, 아제르바이잔에 비해서도 짜다.
2. 특산물
2.1. 와인
아르메니아가 브랜디의 국가라면 조지아는 고급 와인 생산지이다. 조지아 와인은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조지아 동부 카헤티 지역의 우수한 포도종 사페라비(Saperavi)로 만들어지는 조지아 와인의 대표 브랜드 사페라비와 킨즈마라울리(Kindzmarauli), 무쿠자니(Mukuzani)가 있고, 또 르카치텔리(Rkatsiteli)와 므츠바네(Mtsvane) 포도종으로 만들어지는 치난달리(Tsinandali), 스탈린이 즐겨 마셨다고 해서 유명해진 흐반치카라(Khvanchkara)도 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무슨 와인이 나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지아가 와인의 최초 발생지라는 점은 흑해 연안에서 족히 8천년 전의 포도씨가 발견되어 입증이 됐다고 한다. 8천년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왔던 셈이다. 그런데도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칠레, 호주 등 와인 강국들의 등쌀에 밀려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1] 그래도 러시아가 잠시 동안 조지아 와인 수입을 금지했을 때 러시아에서 난리가 났다니 러시아 쪽에서는 많이 찾는 듯 하다. 조지아가 친서방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와인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미녀들의 수다의 조지아 출신 출연자 타티아 마나가제가 미녀들의 수다에서 자국 와인을 홍보하는 등 수출노선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질 좋은 와인 한 병도 현지 가격으로 삼천원에서 오천원 사이(!)이니 가게되면 많이 마셔주자. 굳이 병으로 구입해서 마시지 않더라도, 구멍가게 같은데서 부업으로 홈메이드 와인을 설탕과 레몬을 넣고 끓인 와인을 5라리(한화 2100원 정도)에 8온스 컵 한가득 해서 파는 걸 사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2]
크베브리라는 항아리를 이용한 조지아의 전통 양조법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2.2. 탄산수
동구권에서 유명한 탄산수인 보르조미(ბორჯომი)가 조지아 중부 온천 휴양도시 보르조미의 특산물이다. 동구권 어디를 가던 레스토랑이나 마트에 보르조미가 비치되어 있을 정도이다. 매년 특별한 디자인의 캔과 패트병 에디션이 출시된다.
하지만 조지아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요즘 보르조미의 물맛이 예전만 못하고 나베글라비(ნაბეღლავი)를 밀어주거나, 같은 보르조미 마을 근처에서 뽑은 리카니 같은 생수를 더 추천하곤 한다. 보르조미는 사실 200년 가까이 러시아 상류층들의 온천 휴양지로 혹사당하는 동안, 수자원이 많이 소진되었고 물맛 관리가 예전에 비해 별로라나.사실 직접 조지아에 가서 시음해보면 나베글라비나 리카니가 훨씬 더 강한 맛이 난다.
2.3. 홍차
19세기 러시아 제국에서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차를 굉장히 즐겨 마셨는데, 당시에는 중국에서 차를 중앙아시아 무역을 통해 수입해오다보니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차를 안정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하기 위한 노력으로 조지아 서부의 오주르게티에서 차를 실험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고 결국 19세기 말 조지아 서부에서 성공적인 차 재배가 이루어졌다. 러시아 제국이 소련으로 교체된 이후에는 조지아산 차가 소련 각지에 공급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아직도 우크라이나와 유럽 러시아에서는 조지아산 홍차, 녹차를[3]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조지아 서부 외에도 인접한 터키 동북부의 라즈인[4] 들이 거주하는 리제지역도 차 재배에 적합한 지리조건 덕분에 터키의 주요 차 생산지이다. 마침 조지아와 국경을 마주한 지역이다.
3. 수프라
수프라(სუფრა, Supra)는 조지아어로 식탁보를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주로 조지아식 연회를 일컫는 의미로 사용된다. 조지아 요리 레스토랑이나 요리책 이름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4. 대표적인 요리
4.1. 빵, 만두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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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힌칼리(ხინკალი, 낀깔리, 킨칼리) : 만두 안에 소고기를 넣고 만두 위에 고수와 후추를 뿌려 먹는 조지아식 만두. 버섯이 들어가기도 한다. 먹을때는 소롱포처럼 만두안의 육수부터 먹는다. 힌칼리 먹는 방법이 잘 나온 영상[5] 먹어본 한국인들의 언급에 따르면 한국에서 먹는 만두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 므차디(მჭადი) : 옥수수로 만든 빵. 터키의 흑해지방에서도 똑같은 빵을 먹는다.
- 츠비쉬타리(ჭვიშტარი) : 므차디 안에 술구니 치즈가 들어간 스바네티 지역 요리. 콘브레드와 치즈스틱이 조합된 느낌이 난다.
- 쇼티(შოთი) : 카누처럼 생긴 조지아 빵. 아래의 아차룰리 하차푸리와 유사하게 생겼다.
- 하차푸리(ხაჭაპური, 하차뿌리) : 빵 위에 치즈를 토핑해 먹는 치즈파이의 일종. 치즈 위에 계란을 얹어 먹기도 한다. 지역별로 하차푸리의 모양이 다른데 이메룰리 하차푸리는 피자 모양, 아차룰리 하차푸리는 터키의 피데처럼 마치 나룻배처럼 생겼다. 현지에서 많이 보이는 형태는 전자이지만 외국인들이 하차푸리하면 떠올리는 스테레오 타입 형태는 후자에 가깝다.
아차룰리 하차푸리 먹는 방법.
킨칼리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조지아 요리이기 때문에 유튜브에 조리법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4.2. 고기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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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므츠바디(მწვადი) : 돼지고기, 양고기 등 각종 고기들을 꼬치에 끼워 먹는 꼬치구이.
- 사치비(საცივი) : 허브와 마늘을 곁들인 호두 소스 및 그 소스를 이용해 만든 칠면조, 닭고기 요리. 비슷한 요리로 이란 요리 페센전(Fesenjân)이 있다.
- 슈크메룰리(შქმერული) : 구운 닭고기를 토기에 담아 마늘, 우유를 넣고 오븐으로 한번 더 조리한 닭고기 요리.
- 오자쿠리(ოჯახური, 오자후리)[6] : 와인에 재워놓은 돼지고기를 감자, 양파등과 함께 볶아 조리한 요리.
- 쿠파티(კუპატი) : 조지아식 소세지.
- 차호흐빌리(차호크빌리, ჩახოხბილი) : 토마토 소스로 요리한 닭 요리. 닭도리탕과 비쥬얼이 비슷하다.
- 치칠라 타바카(წიწილა ტაბაკა) : 팬에 조리한 닭고기 요리.
4.3. 스프 및 스튜
- 로비오(ლობიო) : 콩과 허브, 감자 등을 주재료로 만든 채소수프.
- 차슈슐리(ჩაშუშული) : 송아지고기와 붉은고추, 양파를 넣어 끓여 만든 쇠고기 수프.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나온 차슈슐리 만들기
- 차나히(ჩანახი) : 토마토와 가지, 감자, 양고기를 주재료로 조리한 양고기 스튜
4.4. 채소 요리
- 프할리(ფხალი) : 각종 채소와 호두등 견과류를 섞어 퓌레로 만들어 먹는 샐러드 요리. 경단 모양으로 동글동글하게 빚는 경우가 많다.
- 니그브지아니 바드리자니(ნიგვზიანი ბადრიჯანი) : 호두에 마늘, 양파등 매운 양념을 버무려 소를 만들고 굽거나 튀긴 가지로 그 소를 돌돌만 후 석류 알갱이를 그 위에 올린 요리.
- 소꼬 술구니(სოკო სულუგუნი 혹은 სოკო კეცზე) : 버섯 한가운데에 술구니 치즈를 넣고 구운 버섯 요리.
- 톨마(ტოლმა) : 터키와 그리스에서 포도잎으로 쌈을 만들어 먹는 돌마 조리법(터키 요리 : 돌마(dolma), 그리스 요리 : 돌마데스(Ντολμάδες))은 조지아 요리와 아르메니아 요리, 아제르바이잔 요리 등 캅카스 요리에도 있으며 조지아에서는 주로 양배추를 돌돌말아 먹는다. 피망 안에 속을 채우는 방식의 돌마는 조지아가 원조이며 조지아에서 터키로 전해진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4.5. 치즈
- 술구니(სულუგუნი, სულგუნი) : 하차푸리 등 조지아 요리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조지아산 치즈.
- 테닐리 치즈(ტენილი ყველი) : 국수와 유사한 모양의 치즈. 아르메니아와 터키에서도 먹으며 아르메니아어와 터키어로는 체칠(Չեչիլ, Çeçil peyniri)이라고 부른다.
4.6. 간식
- 고지나키(გოზინაყი) : 호두를 꿀에 버무려 굳힌 과자. 주로 신년과 성탄절에 만들어 먹으며 강정과 모양이 매우 유사하다.
- 마초니(მაწონი, 마쪼니) : 조지아식 요구르트. 아르메니아에서도 먹으며 아르메니아어로는 마춘(մածուն)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한국야쿠르트에서 팔던 요구르트 브랜드명이기도 했다.
- 추르치헬라(ჩურჩხელა) :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나 건자두등에 포도즙 시럽, 밀가루, 꿀 등으로 코팅해 굳혀 만든 길쭉한 과자. 생긴 건 양갱 비슷하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엄청 질기다. 잘게 칼로 잘라서 꽤 오래 씹어야 한다. 터키에서도 호두소시지(ceviz sucuğu, 제비즈 수주우)라고 불리며 동네 슈퍼에서도 사먹을 수 있을만큼 흔하다.
- 파스카(პასკა) : 부활절에 만들어 먹는 빵(혹은 케이크). 명칭 자체가 '부활절'을 의미한다. 동로마 제국, 혹은 우크라이나(키예프 공국)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조지아를 포함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몰도바 등 정교회권 국가들과 아르메니아등 동유럽 기독교 국가들 모두 먹는 빵이다. 이런식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한다.
- 펠라무쉬(ფელამუში) : 포도즙으로 만든 포도 푸딩.
5. 러시아에서의 인기
러시아 미식계를 사로잡은 조지아 음식
러시아어로 조지아 요리를 Грузинская кухня(그루진스까야 꾸흐냐)라고 부르는데 러시아에서 인기가 높고 대중화됐다. 거의 한국에서 중국집이 대중화된 것처럼 러시아에서는 조지아 요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찍이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조지아 음식들은 하나 하나가 시와 같다."'''라고 극찬했으며 러시아 제국 시절과 소련 시절을 거치며 상당수 조지아인들이 러시아로 유입되면서 요리도 함께 들어왔다. 특히 스탈린도 평소에 고향 음식을 자주 찾아 먹었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대중화될 수 있었다. 조지아 음식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높은 평판을 알 수 있는 말이 있는데, '''신이 음식을 먹다가 걸려 넘어져서 음식이 쏟아진 곳이 조지아'''라는 말.
한국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요리고 조지아도 너무 멀지만, 러시아 전국에서 조지아 요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 조지아 음식점이라고 한다. 저가 항공사의 취항으로 한국인이 가기 쉬워진 블라디보스토크의 모 조지아 요리 레스토랑이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으로 인정받는 모양이다. 워낙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한국어 메뉴판도 구비해 놨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조지아 요리 레시피 영상들을 보면 그중 상당수가 러시아인 유튜버들이 찍은 것들이라 러시아어로 된 영상들이 많다.
6. 한국에서의 조지아 요리
한국에서 조지아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고 내걸고 장사하는 곳은 2020년 기준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에 있는 티플리스 [8][9] 와 서울 동대문 굿모닝시티 지하의 글로벌 타운 K에 입점해있는 미민(mimin)[10] 두 곳 뿐이다. 한국에서 인지도가 워낙 마이너해서 이태원에도 없다고 한다.
조지아 요리 전문점까진 아니라도, 동대문이나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의 고려인, 러시아인 식당 등에서 킨칼리, 하차푸리 등 일부 조지아 요리를 같이 파는 걸 먹을 수 있다. 이런 간단한 메뉴는 원래 러시아 현지에서도 딱히 조지아 음식 전문점 아니라도 러시아 음식 파는데서 같이 파는 경우가 많다.
하차푸리는 조지아 요리나 러시아 요리와 상관없는 몇몇 카페나 펍에서도 판매하는 경우가 보인다.
7. 기타
음식에 전반적으로 고수(낀지, ქინძი)를 많이 쓰는 편이다. 옆나라 아르메니아도 마찬가지.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빼달라고 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호두도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음식들이 대부분 매우 짠 편이니 미리 말해두는 것이 좋다.
KBS 다큐멘터리 요리인류 '도시의 맛 트빌리시'편에서 조지아 요리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8. 관련 문서
[1] 이는 조지아가 과거 소련의 일부였기 때문에 조지아 와인이 공산권 국가들 이외의 국가들에 많이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냉전시절, 자유진영에서 프랑스 와인을 최고로 쳐줬다면 공산진영에서는 조지아 와인을 최고로 쳐줬다. 브랜디(코냑)도 자유진영에선 프랑스, 공산진영에선 아르메니아를 쳐줬다. [2] 이 말 뜻은 굳이 20미터만 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괜히 번화가에서 끓인 와인 한 컵에 10~15라리 하는 거 사마사지 말자.[3] 조지아산 차 브랜드로 Gurieli, Manna 등이 유명하다.[4] 터키의 조지아계 무슬림 민족[5] 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길쭉한 만두 꼭지는 먹지 않고 버린다. 먹는 사람들 중엔 저 꼭지를 마치 손잡이처럼 잡고 먹는 경우도 있다.[6] ㅋ 혹은 ㄲ과 ㅎ의 중간 발음이 난다. 상단의 킨칼리 만두의 '킨'발음도 마찬가지.[7] 자두로 만든 조지아 소스.[8] 구소련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듯.[9] 티플리스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옛날 이름이다.[10] 인도 요리, 에티오피아 요리, 필리핀 요리, 몽골 요리, 인도네시아 요리 등을 파는곳들과 함께 푸드코트 형태로 입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