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
1. 개요
寡占 / Oligopoly
한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소수밖에 없을때 과점이라고 한다. 보통은 4개까지를 과점의 마지노선으로 잡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공급자들의 시장 점유율을 제곱해서 그 값을 합하는 'H-H 인덱스'를 쓴다. 그 값이 높을수록 과점~독점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상품의 특징이 대자본을 요구'''하게 되어 대기업이 생산하는 경우 결국에는 대부분 과점상태가 된다고 한다. 세계 어디를 가나 정유, 통신 등 매우 크고 아름다운 인프라가 필요한 시장은 대부분 과점인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때문에 흡수합병 등을 하게 되고, 특히 소비재인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게 3개 정도까지가 일반적이라는 것. 실제로 과점시장의 대다수는 메인 플레이어가 3개 기업인 경우가 제일 많다.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다수지만 상위 2~4개사의 시장점유율이 대단히 커서 이외 사업자의 물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경우에도 넓은 의미의 과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아래에 서술한 대로 과점은 독점과 완전경쟁이라는 서로 상반된 상황의 양 극단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독점은 경쟁자가 없는 상태, 즉 완전경쟁의 정반대인 시장형태이다. 만약 우리나라에 병원이 한 곳밖에 없다면 어떻게 될까? 진료비를 아무리 비싸게 받더라도,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무리 불친절해도 아픈 사람들은 할 수 없이 그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하나뿐인 경우 그 기업이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런 기업을 독점기업이라고 한다. 독점은 아니라도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소수에 불과할 때는 과점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스마트폰 운영체제 같은 특수한 경우 과점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많아져 경쟁 체제가 될 경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 사이에서 동일한 비용으로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호환시키기 위해 질 떨어지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밖에 없고 오히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 과점 = 독점?
독점과 마찬가지로 이상적이지 않은 유통 구조. 특정 상품의 공급을 단 한 명이 쥐는 독점과는 달리 과점은 한 명은 아닌 소수가 쥐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기엔 그나마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십중팔구 그 소수의 공급자들이 담합이라는 스킬을 사용함으로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비싼 값에 사게 되기에 독점이나 다를 바 없는 오십보백보다. 오히려 '''독점이 아님''' 코스프레를 할 수 있어서 경우에 따라 독점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독점이지만 독점 시비를 피하려고 일부러 회사를 2~4개로 나누는 등으로 독점시비를 피하기도 한다. [1][2][3]
1.2. 과점 = 완전경쟁시장?
앞 문단은 담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의 과점이지만, 담합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과점도 있는데, 이 과점은 '''완전경쟁시장 못지않게''' 매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말려죽일 때까지''' 경쟁을 하게 되는 것. 주로 가격경쟁보다는 '''비가격경쟁'''이 벌어지는데[4] , 예를 들어 '''광고전'''이라든가 '''A/S'''에서의 경쟁, 정치인을 매수하려는 로비전 등 기업입장에서는 엄청난 출혈경쟁이 벌어지게 되는 것. 대표적인 예가 20세기 초 반독점법이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벌어지는 미국이라든가, 바이마르 공화국 이후 현재까지의 독일 등이 이런 예.
시장참여자가 많은 경쟁시장의 경우 각 참여자들은 참여자가 많으므로 특별한 대결구도 없이 자신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힘쓰게 된다. 하지만 경쟁이 격화되어 경쟁력이 떨어진 참여자들이 도산하거나 흡수,합병되어 과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2~4개사 정도만 남았을 경우, 각 시장참여자들은 단순히 자사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수준을 벗어나 "상대방 회사"를 깎아내리는 방식의 경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이른바 치킨게임이 벌어지거나 대놓고 라이벌 기업을 지목하여 죽기살기로 싸움박질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완전경쟁시장을 능가하는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것.
대한민국에서는 할인마트가 이런 과점 출혈경쟁을 벌인다. 1990년대 말 벌어졌던 이마트와 월마트의 출혈경쟁이나, 2011년 초반 잠깐 벌어졌던 이마트와 코스트코의 신라면 출혈경쟁이라든가. 결국 월마트는 대한민국 현지화 전략에도 실패한 상황에서 이마트의 공격을 받아 GG치고 떠났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내 이동통신시장이 위에서 언급한 과점의 두 가지 사례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것. 요금제나 제조사와의 관계 및 이동통신 정책(이를테면 wipi 의무화라든가 wifi 관련해서)에서는 담합이 크게 의심될 정도로 공동보조를 취하는 데 반해, 번호이동으로 대표되는 '''상대방 가입자 뺏기'''에 관련해서는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 출혈경쟁이 무엇인지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2. 관련 항목
3. 한국내의 예
- 이동통신사[5] - SKT, KT, U+
- 멀티플렉스 영화관 -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개 회사의 한국 영화 시장 시장점유율은 96.9%이다. (2018년)
- 고속열차 - 현대로템
- 철도차량 - 현대로템, 다원시스, 우진산전
- 버스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
- 라면 -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 과자 - 농심, 오리온, 롯데제과, 크라운해태그룹(크라운제과,해태제과).[6]
- 빙과류 - 롯데그룹(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계열(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 편의점 - 세븐일레븐, GS25, CU, 미니스톱
- 스마트폰 -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 자동차 -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제네시스, 쉐보레,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 정유 -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S-Oil, GS칼텍스
- 할인마트 -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코스트코의 경우는 앞 3개사와 컨셉이 다르므로 동일한 상황으로 볼 수는 없다.
- 조미료 - CJ제일제당, 대상그룹, 화미
- 판유리 - KCC, 한국유리공업
- 설탕 -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 커피 - 동서식품, 한국네슬레, 남양유업프렌치카페
- 맥주 -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 인터넷 포털 :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
- 국제항공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 담배 - KT&G, BAT코리아, 필립모리스 코리아
- 햄버거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7]
- 화장품 : 아모레퍼시픽 계열, LG생활건강 계열 - 두 계열사에서 국내 화장품 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 3위가 애경 계열인데 점유율 2%대로 저 두 회사와 맞먹기엔 민망한 수준.
- 노래방 반주기 : 금영엔터테인먼트, TJ미디어
- 자동차 타이어 :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4. 세계에서의 과점의 예
- 구글의 안드로이드(운영체제)와 애플의 iOS.
- 메모리 -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나 도시바까지 포함하기도 하는데 전술한 2개사와는 큰 차이를 보이며 이들을 포함해도 4개사 이므로 과점이라는 정의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인피니온 등 타 경쟁사는 이미 시장에서 퇴출)
- 비디오 게임 콘솔 -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 광동체 여객기 - 보잉, 에어버스.
- 석유시장. 한때는 존 데이비슨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이 세계 석유 시장이 90% 이상을 차지한 독점 시장이었으나 스탠더드 오일의 분할로 유럽의 석유회사가 성장하며 과점 시장이 된다. 그러다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람코로 대표되는 新 세븐 시스터즈 설립 및 석유수출기구 OPEC의 탄생 등으로 많이 희석된 상태다. 그래도 필요할 때는 슈퍼메이저 5사 (엑슨모빌, BP plc, 로열 더치 쉘, 셰브론, 토탈) 단합이 잘 되는 편.
- 회계 - PwC, 딜로이트, KPMG, EY의 빅4는 포춘 100의 99%의 회계감사를 시행하며,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나 거의 비슷하다.
- 데스크탑 CPU - 인텔, AMD. 인텔은 50%대 점유율, AMD는 40%대의 점유율을 기록중이며[8] VIA도 X86프로세서를 뽑고 있지만 개인용 시장에서는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 랩탑 CPU - 인텔, AMD. RYZEN 시리즈로 상당히 따라잡힌 데스크탑과 달리, 아직 인텔 점유율이 80%대, AMD 점유율이 20%대를 기록중이다.[9]
- 데스크탑 GPU - 인텔, AMD, NVIDIA. 다만 내장그래픽까지 포함하면 인텔이 독점급이었다. 이제는 AMD도 치고 올라와 인텔, AMD, NVIDIA 3사 과점 체제이다.
- 스마트폰 SoC - 미디어텍,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 엑시노스, UNISOC. 이중에서 미디어텍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스마트폰 SoC 시장에서 1위를 달성을 하였으나 정작 플래그쉽 시장에서는 퀄컴와 삼성에 밀렸으며 UNISOC는 애초 저가시장 위주로 개발 및 생산하고 있어 저가시장 한정으로 미디어텍와 경쟁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외 Apple Silicon와 하이실리콘도 있으나 Apple Silicon는 Apple 자사제품 한정으로 사용하고 있어 따로 놀고있는 상태이고 하이실리콘은 화웨이를 제외하면 사용되는 경우가 잘 없고 이마저도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재에 따라 사실상 개발 및 생산이 중단되었다.
- 신용평가회사 : S&P와 무디스가 전 세계 국가/기업 신용평가 시장을 거의 둘로 양분하는 절대 양강(합쳐서 83%), 영국의 Fitch까지 합치면 전 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전 세계 모든 신용평가회사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해당 국가에서나 효과가 있지 세계 채권시장에는 접근조차 불가능하며, 아예 3사가 아닌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받은 채권은 채권 신용평가에서 인정되지 않을 정도. 유로본드나 외국채를 찍으려면 무조건 S&P,무디스,피치밖에 없다.
- 국제 카드 브랜드 -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은련. 비자카드는 50%, 마스터카드는 26%, 은련은 20%로 3사를 합친 점유율이 96%를 넘는다. 나머지 4%는 JCB, 아멕스가 점유하고 있다. 이중 아멕스는 아예 시장 방향성이 달라 같이 비교하기 힘들고 월드컵,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가 결제를 독점하고 있다.
- 애니메이션, 캐릭터 - 미국과 일본 제작사들
5. 가상에서의 과점의 예
[1] 국내 침대시장이 이와 비슷하다. 일부러 분할한 것은 아니지만 상위 3개사가 사실상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데 상위 3개사 오너가 부자간,형제간이다. [2] 현재 침대시장에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의 점유율(업계 추정)은 각각 30%, 10%에 이른다. 두 기업은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의 아들인 안성호(에이스), 안정호(시몬스) 사장이 각각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안 회장 역시 2002년 미국 썰타침대와 국내 판권협약을 맺고 썰타코리아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침대시장은 안 회장 일가의 3개 업체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 경향신문 기사 발췌[3] 비슷한 사례로 딜리버리 히어로는 요기요, 배달의 민족, 배달통을 전부 인수했지만 합병하지 않고 있다.[4] 가격경쟁보다 비가격경쟁이 벌어지는 경우는 시장이 다소 안정된 경우이고 오히려 본질적으로는 가격경쟁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냥 단순히 자기보다 자본력이 부족한 경쟁자를 다 몰락시키기 위해서 가격을 내리는 경우 또한 생각보다 흔하다. 그런 경우를 '''덤핑'''dumping이라고 하는데 막대한 초기투자비용과 함께 주요 과점시장들의 진입장벽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서 신규 사업자가 철강이라든지 정유사업, 통신사업처럼 엄청난 초기투자비용이 필요한 산업에 진출하려고 할 때 안그래도 엄청난 투자비용을 부담하는 입장에서 기존 기업들이 손해를 각오하고 가격을 낮춰댄다면 신규 진입자는 안그래도 큰 투자를 해서 부담이 큰데 만회할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니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입장이 될 것이다. 기존 산유국들이 원유 가격을 낮춤으로써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셰일가스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국내시장에서 그러한 방식으로 경쟁자들을 죽이는 것을 방지하는 법이 바로 반독점법이고 국제시장에서 외국의 과점적 기업들이 자국산업을 죽이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 바로 '''반덤핑''' 관세 부과다. 물론 해당 재화가 필수재인 경우에는 그런거 없다. 원유라든지 반도체에 반덤핑 관세를 잘못 부과했다가는 자국 산업이 더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5] 아마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잘 체감되는 과점 사례일 것이다.[6] 물론 삼양식품 등 타 업체가 많이 있으나 위에서 언급한 상위 4개사(삼양식품을 포함하면 5개사)의 점유율이 대단히 높아서 청우식품 등 중견업체가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사실상 과점상태이다. 참고로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흡수 합병,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는 같은 회사이다.[7] 전술한 3개사 외에 KFC를 추가하기도 하는데 앞 3개사가 햄버거 전문인데 비해 KFC는 치킨 전문이라 완전히 겹치지지는 않는다. 또한 크라제버거와 뉴욕버거 등 군소 버거업체가 있으나 일단 컨셉도 다르고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위 4개사와 넘사벽이다.[8] https://www.cpubenchmark.net/market_share.html [9] https://www.cpubenchmark.net/market_shar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