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1. 소개
수학여행(초등학교는 대부분 소풍)과 함께 학교(특히 초등학교)에서 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주로 가을에 열지만 어느 학교는 봄 또는 여름에 열기도 한다. 요새는 봄에 여는 곳이 많아졌다. 일부 학교들은 봄에 소운동회, 가을에 대운동회를 열기도 한다.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회 진행 중에는 만국기를 걸어 놓는 것이 특징. 유치원도 운동회를 하는데, 유치원은 자체 운동장이 없어서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운동회를 치른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어린이날 전날[1] 에 어린이날 행사라고 해서 간단한 소체육대회를 열기도 한다. 중학교&고등학교는 당연히 더 이상은 어린이가 아니기 때문에 더는 할 일이 없지만, 체육대회라는 이름으로 대신 여는 케이스도 있다.
2. 역사
한국에서 열리는 운동회의 역사는 일본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2] 큰 틀에서 본다면 운동회의 기원은 흔히 유럽이라 추측되나, 영국이나 인도의 Sports Day, 미국의 Field Day는 특정 종목[3] 에 한정되고 있고, 개인의 특기나 의지에 따른 자유 참가 형식이다. 전원이 참가하여 프로그램에 따라 경기 및 연기를 펼치는 형식은 근대 일본의 독특한 체육적 행사이며, 이런 형태의 운동회를 개최하고 있는 지역은 남한, 북한, 일부 동남아 등 뿐이다.
일본에서 운동회의 기원은 1874년 해군병학 기숙사에서 열린 "경투유희회(競闘遊戯会)"로 여겨지고 있다.[4] 영국인 목사 "프레데릭 윌리엄 스트레인지"의 지도에 의해 주최되었으며, 스트레인지는 후에 전근한 도쿄대학 예비문에서도 운동회를 개최하였다.
학교 차원에서의 현재와 같은 운동회는 삿포로농학교(현, 홋카이도대학)에서 1878년 5월 25일에 열린 운동회가 학교연례행사로 정착한 사례라고 한다. 삿포로농학교에서는 매년 여름이 되면 장·단거리 경주, 높이뛰기 등 육상종목과 함께 돼지몰기, 2인3각, 장애물경주 등이 펼쳐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편으로 나뉘어 경쟁을 하는 등 현재 운동회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로 변화해 갔다고 한다.
이 운동회는 삿포로에 있은 초등학교, 중학교에도 점점 전파되었고, 또한 1883년에는 도쿄대학에서도 정기적으로 열리기 시작하였다. 1885년 초대 문부대신에 취임한 "모리 아리노리(森有礼)"가 체육에 의한 집단훈련을 중시하고 운동회를 적극 장려하면서, 이후 대부분의 학교에서 운동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보통 학교 내에서 두 팀으로 나뉘어 이어달리기나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운동 경기를 해 승패를 가린다. 혹은 반이 적은 경우 반마다 하나씩의 팀으로 가르기도 한다. 이때 팀은 보통 청팀과 백팀으로 나뉜다.[5][6][7][8]
양 팀 선수들은 구분을 위해 각 팀을 상징하는 색깔의 머리띠를 착용한다. 학년이 올라가면 청이냐 백이냐 소속 팀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머리띠는 청/백 양면으로 된 제품이 많았다. 초등학교는 전체적으로 청백전으로 치르며, 중학교, 고등학교 등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반별 대항전으로 하지만, 여러 학급이 하나의 팀으로 묶여 팀 대항전으로 치르는 경우도 있다.[9] 대학교의 경우에는 학과별 혹은 동아리별 대항전으로 치른다.
중간에 같은 반끼리 모여 댄스 등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교사나 학부모 등이 참가하는 경기도 있다. 또한 응원에 점수를 매겨 시상식에 반영하기도 한다.
영국의 "경기회"(athletic meeting)와 미국의 "플레이 데이즈"(Play days)에 대응된다. 올림픽은 세계구가 참여하는 크고 아름다운 운동회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운동회라고 하면 환호하나, 일부 운동치 및 약골인 학생들은 반대로 매우 싫어한다. 특히, 순위를 매기는 달리기는 기피 대상 1순위. 또한, 신발을 벗고 뛰면 열라 빨라진다면서 신발을 벗고 뛰는 학생들이 한두명 이상씩은 꼭 나오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하다. 잘못하다가는 운동장에 있는 날카로운 돌조각 혹은 유리조각 등에 의해서 발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학교의 큰 축제로 취급되기 때문에 일부 학교의 경우 운동회 대목을 노리고 운동회만 되면 각종 노점상들이 몰려와 한철 장사를 하는데, 핫도그, 아이스크림 같은 간식류 판매는 기본에 각종 장난감을 좌판에 늘여놓고 판다든가, 심지어 병아리 같은 생물까지 파는 노점상도 보일 정도. 물론 먹거리나 장난감은 사도 별 상관은 없지만, 병아리는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체육대회로 불리기도 하는데[10] 운동회와 달리 규모가 작고, 소소하게 치루는 편이다. 이렇게 봄 혹은 가을을 수놓던 운동회였으나, 점차 날이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급 수 자체도 덩달아 줄어듬과 동시에 지나친 입시경쟁 및 교육열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닥치고 공부가 먼저다.'라고 주장하는 학부모들이 느는데다, 정작 운동회를 크게 할 수 있는 도시권 학교들도 부지 문제로 운동장이 작은 경우가 많아, 2010년대 들어서는 운동회를 하지 않는 학교가 늘고 있다. 얼마나 좁냐면 심한 곳은 100m 달리기도 학교 운동장의 가로변과 세로변이 짧아서 대각선으로 시행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일부 학교에서는 즐기자는 의미로 운동회를 대놓고 예능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육상 이어달리기가 예능화가 된다. 이런 학교의 경우 대개 2, 3학년이 개그를 담당하고, 신세계(?)를 맛본 1학년들이 그 이듬해에 다시 개그를 담당하고... 이런 식으로 순환된다.
관련 게임으로는 대운동회가 있다.
관련 곡으로 '쌍두의 독수리 깃발아래'(Under the Double Eagle March)와 athletic meet of sound toy가 있다. 후자는 장난감 운동회.
라인기가 필수물품으로, 운동경기를 할 때마다 라인기로 그어서 해당 종목의 경기장을 만든다.
대학에서의 운동회는 체육 대회라고 한다. 특히 연고전이 유명하다.
3. 운동회의 종목
대개 반 대 반으로 대결하거나, 전체 학생들을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대결한다. 청팀과 백팀으로 나눌 때는 전 학년을 막론하고 대개 홀수 반은 청팀, 짝수 반은 백팀으로 들어간다. 그 학년 반이 짝수로 되어 있으면 딱 나눠 떨어지지만 간혹 어떤 학년 반의 수가 홀수일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끝반에서 청백으로 나눠진다. 즉, 마지막 반은 한 반 내에서 청팀과 백팀이 나눠진다는 소리다.
이 때 나눠지는 기준은 여러가지로 키 순으로 나눈다던지, 번호 순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물론 어느 쪽이든 홀수 번째가 청팀, 짝수 번째가 백팀으로 나눠지기 마련. 반대로 짝수 번째가 청팀, 홀수 번째가 백팀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으니 어디까지나 케바케.
3.1. 육상 종목
- 줄다리기: 숫자가 좀 다르거나 하는 건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나, 중학생부터는 수를 맞추며, 완력이 성인에 준하는 고등학생이나 성인인 대학생은 거의 무조건 수를 맞춘다. 학생 수가 많은 반에서 몇 명 빠지는 식이다. 인원이 많으면 줄이 여러개인 경우도 있는데, 더 많은 줄을 자기 진영으로 당긴 팀이 이긴다. 이 때 승산이 없어 보이는 줄은 포기하고 다른 줄에 막 들러붙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 콩주머니 넣기: 초등학교 운동회의 마스코트 경기. 바구니를 달아놓고 콩주머니를 던져서 안에 많이 넣은 팀이 승리한다. 거의 초등 저학년이 한다.
- 씨름: 종목 특성상 주로 남학생들이 중점이 된다. 반 대항으로 하게 될 땐 몸무게가 많이나가고 덩치가 큰 남학생들이 많이 나가며 그런 학생들의 대부분은 상의를 탈의하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 박 터트리기: 역시 초등학교 운동회의 마스코트 경기. 종이와 바구니로 박을 만들고 높이 달아두며, 여럿이 모여서 콩주머니[11] 를 계속 던져서 먼저 터트리는 쪽이 승리한다. 이때 터뜨릴 때에는 문구가 적혀있는 종이[12] 와 꽃가루가 터지기도 한다. 다른 종목이 국제 공통이거나 우리 고유 놀이인데, 콩 주머니 바구니에 넣기와 이것은 일본 놀이다. 현재도 일본은 학교, 회사 체육대회와 홍백가합전 등에서 한다.
- 공 굴리기: 종이 등으로 큰 공을 만들어서 굴리면서 이동해 먼저 골인한 팀이 승리한다.
- 기마전: 여러 아이들이 한데 뭉쳐서 기마를 만들고 대결하는 놀이로, 부상 위험이 높아서 최근에는 안 하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로.
- 이어달리기: 한 반에 몇 명의 학생들이 주자로 나와 1명씩 번갈아가며 운동장을 달리는 경기. 주자는 배턴을 들고 달려야 하며, 보통 한 사람 당 반 바퀴~한 바퀴를 달린다. 출발선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음 학우에게 배턴을 넘겨주면 된다. 정신없이 뛰다가 배턴을 놓쳐버리면 다시 주우러 가야 한다. 다음 주자에게 배턴 터치할 때 호흡이 안 맞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다른 반과 경쟁을 해서 최종 주자가 먼저 도착한 반이 이긴다. 일본식 한자어로 '계주'라고도 한다. 명실상부한 체육대회의 꽃. 이 이어달리기를 할 때는 몇 명 정도의 비출전자를 나오게 해서 일정 간격 띄어놓아서 트랙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 2인3각: 두 사람이서 발 한 쪽을 함께 묶은 다음 달리는 경기. 협동이 중요한 종목 중 하나이다. 옛날엔 천이나 밧줄로 결박하더니 이젠 전용 기구가 등장했다. 신발을 벗고 착용하는 방식. 'n인 n+1각'의 바리에이션이 자주 생긴다.
- 놋다리밟기: 여러 학생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다리를 건너는 학생은 그 학생들의 허리를 밟고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이때 건너는 사람이 쓰러지지 않도록 옆에서 두 사람이 건너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등위를 지나간 사람은 다시 앞으로 가서 다시 허리를 굽힌다. 주로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여학생이나 혹은 남학생이 건너는 사람의 역할을 맡는다.
- 긴 줄넘기: 반 전체 학생이 참여하며, 한사람씩 돌아가는 줄넘기를 빠르게 넘어야 한다.
3.2. 구기 종목
- 티볼: 야구와 비슷한 스포츠의 일종. T볼 기구 위에 공을 올려둔 뒤 공을 치는 것으로, 투수가 없다는 것이 야구와의 차이점이다. 물론 수비수는 있으며, 베이스도 3개. 아직 타 종목에 비하여 보급이 두루 안 된 상태이다.
- 피구: 여학생들의 경기에 등장하는 단골 종목. 알고 있겠지만, 간단하게는 '상대편이 던지는 공을 피하는 경기 종목'이다. 의외로 오심이 많고, 여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스포츠로, 약 90%의 확률로 진 팀은 상대 팀을 욕하면서 억울한 점을 주심에게 털어놓고, 이긴 팀은 곧바로 담임 선생님에게 달려가 아이스크림 같은 포상을 얻어낸다.
- 농구: 축구와 함께 남학생들의 인기 종목 중 하나이며, 가끔 여학생들끼리도 경기를 하는 학교도 있다. 다른 구기 종목들과 똑같이 예선전을 치르고 결승전을 치른다.
- 배구: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참가하는 종목. 타 구기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예선전을 거치고 운동회 당일날 결승전을 치른다. 다만, 배구는 전체적으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
- 축구: 남학생들의 단골 종목. 물론 축구의 실제 경기 진행은 몹시 복잡하기 때문에 운동회에 맞게 룰을 간략화시킨다. 특히 팀에 학교 축구부원이라도 있다면 팀은 훨씬 유리해진다. 만일 담임이 남교사, 특히 그 중에서도 체육교사나 축빠인 경우라면 '전술 강의'도 특별히 들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긴다면 큰 보상까지 기다리고 있다. 주로 운동회 전까지 예선 경기를 하며, 당일날 결승전을 치른다. 그때마다 운동장의 계단이나 관중석에서는 학생들의 우렁찬 응원소리와 함께 그라운드에서는 부상자가 넘쳐나기 일쑤다. 피구나 발야구까진 몸치들도 어느 정도 참여하지만, 축구만큼은 그들만의 리그.
3.3. 단체무용, 율동
'''초등학교 운동회 장소에서 반드시 볼 수 있는 진풍경(?) 내지는 재롱잔치'''. 당연하지만, 일본식 운동회에서 비롯된 문화이다.
어린아이들이 오열을 맞추어 서서 구령대에 서 있는 선생님의 율동을 보고 똑같이 따라 한다. 물론 이 이벤트 하나 때문에 아이들이 학기 시작 무렵부터 툭하면 운동장으로 나가서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죽어라고 율동을 연습해야 한다. 운동회 당일날이 되면 사전에 준비한 의상을 입게 되며, 학부모들은 대오의 외곽에서 한번 구경하고 아이들 사이로 들어가서 또 한번 구경한다. 즉, '''율동을 2번 하게 된다는 얘기'''. 사회자 교사가 확성기로 "율동 2번 하니까 처음 할 때에는 조용히 구경만 하세요!"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지만, 아무렴 어떠랴 싶어 온갖 민폐[13] 를 끼치는 극성 학부모들을 어찌 막을까? 이런 어른이들 통제하다 보면 교사들은 거진 목이 다 쉬어 버린다.
일반적으로 1~2학년의 경우 귀여움을 어필하는 기회가 한복을 입고 일명 '''"꼭두각시 무용"'''을 하기도 한다. 주로 이성끼리 1쌍의 짝으로 묶여서 진행한다. 무엇보다도 이 무용의 치명적인 매력은 바로 '''마성의 BGM이라 할 만한 전용 브금'''이다. 그 이상의 고학년 아이들은 보다 액티브하고 체력소모가 심한 율동을 하며, 에어로빅이나 포크 댄스 같은 것을 추기도 한다. 고학년 여학생들의 경우 한복을 다 챙겨입고 단체로 부채춤을 추기도 한다. 탈춤을 추는 경우도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정광태의 탈춤 노래를 쓴다.
복장이나 춤이나 개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요소며, 특히 그 아이가 활발한 남자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어린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분명 귀엽긴 한데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한 복장을 갖추고 나오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한때 목포의 모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남녀 불문하고 충공깽 급의 쿠로스토 시스루 복장을 하고 율동을 하기도 했었다. 가끔가다 남자아이들에게까지 '''흰색 타이츠'''를 신기고 율동을 시키는 학교들이 있다.
춤도 사실 마찬가지인데,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여자아이들과는 달리 남자아이들은 보통 애처롭게 쑥스러워하거나 아예 모든 걸 달관하고 대충대충 하거나 한다. 물론 간혹가다 비범한 춤도 나온다. 심지어 실제로 한 학교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커다란 고양이손 장갑을 씌우고 티아라의 "보핍보핍" 안무를 똑같이 따라하게 한 경우가 있다. 당시 남자아이들의 표정은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의 집단 멘탈붕괴 상황이었다고...
주로 선택되는 브금은 몇 가지 정해져 있으며, '''업데이트가 굉장히 느리다'''[14] .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몇몇 건전가요 외에도 유리상자의 《아름다운 세상》, 전설의 레전드급 동요인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아기공룡 둘리의 《비눗방울송》, 거북이의 《빙고》, 토니 바질(Toni Basil)의 《Hey Mickey》 등이 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입장할 때에는 상단에 쓰인 것처럼 《쌍두 독수리의 깃발 아래서》 를 비롯해서, 《보기 대령 행진곡》, 《라데츠키 행진곡》, 《상브르-뫼즈 연대 행진곡[15] 》 등등 행진곡들이 많이 선곡되는 편이다. 탈춤, 꼭두각시 무용의 경우 정광태의 《탈춤 노래》, 《꼭두각시춤 노래》[16] 가 거진 100% 사용된다.
여담이지만, 인터넷에서 꼬마들의 율동을 찾을 일이 있다면 다른 곳보다 유독 네이트 판에서 찾는 것이 훨씬 시간 대비 효율이 좋다. 이 분야 또한 장사치들이 있어서, 전국 학교 운동회를 돌면서 아이들 공연이나 안무 등을 영상으로 담아서 다른 학교에 파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단체로 연습시키고 공연을 하는 것은 여러 모로 낭비가 심해, 여러 학교에서는 사라지는 추세라 한다. 운동회 본연의 의미에 따라 부모님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면서 즐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아예 부스 식으로 여러 가지 놀이들을 꾸며두고 즐기게 하는 형식의 운동회도 열리고 있다고 한다. 단체무용이나 매스게임 같은 것을 연습시키는 것이 과거 전체주의적 집단문화의 잔재라고 비판받을 여지도 있을 것이다.
4. 의미
4.1. 학생들에게
운동회 자체는 확실히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령 운동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이벤트인 계주 및 이어달리기 시간에 깃발을 크게 휘두르면서 목이 터져라 응원해 본 경험 같은 것은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잘 하거나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
물론 모두에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어서, "차라리 수업이 나아! 수업을 하게 해 줘!" 소리가 절로 나오는 학생들도 있다. 주로 운동을 못 해서 단체 줄넘기 등을 할 때 동급생들에게 자주 까이는 학생들이 이렇다. 운동을 못하지는 않아도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또는 그냥 몸치거나 체력적으로 저질일 경우. 이런 학생들은 운동회에 최대한 빠지고 싶어하며 참여한다 해도 가히 어거지로 참여하게 되는지라 어떻게든 쉴 틈만을 노린다. 이 때 좋은 방법으로 학기 초에 관련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때 교육과정에 편제 시켰다면 이 방법을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의는 바로 '''부모와,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경험'''이다. 주어진 게임 규칙에 맞추어 친구, 부모와 협동하고 발을 맞추고, 자신의 멋진 모습을 부모에게 보여주고, 부모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뭇 초딩들에게는 인지상정으로 느끼는 한없는 기쁨이다. 급식이 이루어지는 2000년대 이후에는 옛날 얘기가 되었으나, 과거에는 소풍과 함께 집에서 김밥 도시락에 청량음료와 과자 등 맛있는 것을 싸가서 부모 형제와 함께 먹는 날이었다.
물론 당시는 급식을 하던 일부 사립학교를 빼면 공립 학교에 학생 식당 같은 것이 없던 때라 학교 운동장이나 건물 뒤편 등에 돗자리 펴고 먼지 속에서 먹는 점심이긴 했지만... 반대로 부모가 너무 바빠서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그 아이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서운함, 허무감 등등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부모가 이혼, 별거, 사별 등으로 인해 참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그 아이는 동심에 크나큰 스크래치가 가게 되며, 심지어는 이 때의 악영향이 계기가 되어 훗날 헬리콥터 부모와 같은 과보호를 하는 부모나 극성스런 부모로 흑화하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일부 초등학교 운동회는 이런 부작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아예 부모가 참가 못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좋은 점이 있다고는 해도 운동회라는 것이 준비 과정 자체는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되기 힘들다. 아이들이 뭘 준비한다고 한다면 대개 율동일 텐데, 그 많은 아이들이 통제에 잘 따르면서 율동 전 과정을 숙지한다는 게 보통 부담스러운 일은 아니기 때문.[17] 게다가 운동회라는 것이 가장 선선하고 좋은 날씨에 치러지는 것인데, 그렇다면 연습 기간 동안에는 초가을의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or 초봄의 쌀쌀한 꽃샘추위 속에서 진행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저런 준비물도 많고 알림장에 전달해야 할 사항도 많아지는 통에 이래저래 바빠진다. 거기다 진짜 문제점은 운동회가 끝나면 또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다. 그 많은 인원이 똑같이 춤추고 맞춘다는 사상은 구 독일 학교 체육, 그에 영향을 받은 일본제국 시절 군국주의 전체주의 교육관에서 나온 것이다.
대학생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교 축제로 운동회를 열지만 운동회가 끝나면 곧바로 기말고사 대비 시즌인데다가 최근에는 운동회를 단 하루로 끝내는 경우가 아닌 2~3일 연속으로 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수업도 일찍 끝나버려서 나중에 보강도 잡히고, 시험 끝나면 맘껏 놀고 싶은데 놀 수도 없다. 덕분에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운동회 시즌은 그야말로 고역. 때문에 싫어하는 학생들도 없잖아 있다. 물론 대학교는 필참이 아닌 경우가 대다수지만, 가끔 대학교임에도 체육대회를 필참으로 하는 학교도 있다.[18]
여학생들에게는 실컷 꾸미고 화장하는 날로 여겨지기도 한다. 화장을 빡세게 하고, 귀여운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눈 밑에 반짝거리는 스티커를 붙이고, 예쁜 옷을 입는 등.
4.2. 교사들에게
한참 전부터 죽어라 기획해서 아이들 통제하랴 프로그램 준비하랴 아이템 제안하랴 바쁘고, 당일날에 텍사스 소떼처럼 몰려다니고, 종종 넘어져서 다치는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그 아이들 이상으로 몰려다니며 말을 들어먹지 않는 학부모들을 통제하고 나면 저녁쯤에는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것 같거나 내지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한 상황이다.
4.3. 학부모들에게
완전 소중한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저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운동장에 디지털 카메라 하나 들고 들어가면 정말로 그 수많은 아이 중에 자기 자녀 하나만 빼면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그러다 보니 좁아진 시야가 지나쳐서 본의 아니게 다른 학부모들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방해가 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끼리 사소한 다툼을 하는 등의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도... 많은 학부모들은 운동회에 다녀온 후 블로그나 페이스북, 밴드, 인스타그램 등에 사진과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좋을 사실이지만 나중에 자신이 찍은 사진들의 상태를 보면 스스로가 한심해 보이게 되는 경우가 은근히 적지 않다. '''평소에 디카나 사진 등에 관심이 있던 학부모라면 이때 웃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사진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예술로 나온다. 반면 그렇지 않은 학부모라면 주의 산만하고 정신없고 초점이 흔들리다 못해 소중한 내 자녀의 눈코입 구분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결과물을 얻을 뿐. 내 자녀가 무럭무럭 커 가는 단 한 번의 그 결정적인 순간을 허무하게 놓쳐버리게 되는 것. 2010년대 이후로는 기술이 좋아져서 캠코더를 들거나 스마트폰 동영상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디카와 휴대폰 기능이 좋아졌다 해도 파인더/화면에서 눈을 떼면 안 되는 것이며 촬영 시야를 위해 학부모끼리 몸싸움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자녀가 뛰는 소중한 순간을 조그만 휴대폰 화면으로 보지 말고, 직접 눈으로 보시라."면서 휴대폰, 디카 촬영을 자제시키기도 한다. 정말로 사진/영상 찍다 보면 시야가 제한되고 아이 따라가는 데 정신이 팔리므로 봐야 할 장면 대부분을 놓친다.
[1] 만일 5월 4일이 일요일인 경우라면 그 전날에 하기도 한다. 2012년부터는 토요일도 학교 안가는 날이 되었기 때문에 그 전날전날에 열기도 하게 되었다.[2] 2016년 8월 15일에 방영된 O tvN 채널의 프로그램 <프리한 19>에서도 운동회가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을 내보냈는데, 그 근원을 따지고 보면 일제가 맞다.[3]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단거리 달리기, 크리켓 등.[4] 목적은 병사들의 사기진작과 심신의 단련.[5] [황규인의 잡학사전]운동회 때 왜 청군·백군 나눌까[6] 예전에는 청군과 백군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이 용어들이 일제강점기 때를 연상시킨다든가 군 자가 붙어서 무슨 군대 같다고 해서 언젠가부터는 청팀과 백팀으로 순화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아서 아직까지 청군과 백군이라고 호칭할 때가 많다.[7] 일본에서는 반대로 홍팀과 백팀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시절 이게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빨간색이 빨갱이를 연상시킨다고 파란색으로 바꿨다는 설도 있다.[8] 그 일본에서도 군마 현은 홍팀과 백팀이 아닌, 아카기, 하루나, 묘우기 등으로 나누는데, 군마 현에 산이 많아서 그 쪽에서 따왔다. [9] 덤으로 학급이나 팀 별로 반티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10] 특히 한국의 중고등학교의 경우 체육대회로 많이 불린다.[11] 오재미라고 부르는데, 일본말 오쟈미가 변한 말이다.[12] 점심 전에 이것을 하면 종종 "점심 맛있게 드세요"라고 써져 있는 종이가 나온다.[13] 뒷사람 보는 데에 방해를 하거나, 자기 자식을 고래고래 불러서 듣는 자식 쪽팔리게(?) 만들거나, 카메라 라인 앞으로 걸어다니거나 등등. 심지어는 금쪽같은 내새끼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겠다고 여기저기 밀쳐대기도 한다.[14] 그나마 2010년대 들어 K-POP과 아이돌 안무가 인기를 끌어 음악 업데이트가 빠른 편이나 그 외의 동요, 만화 주제가 등은 진짜 곰팡내 날 정도로 오래된 경우가 많다.[15] 70~80년대에 MBC 스포츠 중계 시그널로 쓰인 "빰빠라밤빠라 빰바라 빠밤" 하는 곡.[16] 학생들의 얼굴이 나오는 영상들만 있어 위키에 링크가 어려우니 '꼭두각시춤 노래'로 직접 검색하여 영상을 찾아보길 권장함.[17] 70년대 초반 - 80년대 초반까지 인구 폭발 시기에는 서울 변두리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한 학년이 15~20개 반, 한 반에 90~100명이었고, 일부 학년은 오전반 오후반 나눠 2부 수업을 하였다. 한 학교 인원이 만 명을 넘었다는 얘기.[18] 그래도 취준생 시즌이 다가오는 3학년과 문자 그대로 취준생인 4학년의 경우 대학 축제와 마찬가지로 빼줄 경우가 높아진다. 그래도 참여해야 한다면 과대 같은 학과 간부진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1~2학년은 그런 거 없이 필참이 강제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