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후
1. 개요
2. 폐후가 된 이후의 삶
황후 또는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폐서인이 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사실상 죽은 것만도 못한 사람 취급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폐비는 중죄인 취급이라 사사로이 재물을 축적하기는커녕 밖을 나다니는 일조차 조심해야 했으며, 궐에서 간혹 의복과 음식을 보내주기도 하였으나 임금의 미움을 받은 폐서인에게 온정을 베푸는 일을 다들 꺼렸음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어머니가 폐위되더라도 폐비 소생의 왕자녀는 궁궐에 계속 남아야 했다. 이 경우 그들의 처지는 참으로 안습(...). 다만 왕자는 새로 들인 왕비에게서 더 이상 아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왕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연산군의 경우 폐비 윤씨의 소생임에도 이복 남동생 진성대군의 나이가 어린 바람에 더 정통성 있는 동생을 제치고 왕이 되었다. 결국엔 쫒겨났지만...
3. 유럽 왕실에서
원래 폐비·폐후는 한자권에만 존재한 단어이기에 유럽 왕실은 대응되는 단어가 없고 deposed queen(폐후는 deposed empress)을 대체 번역어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 왕실은 보통 왕실, 통치 가문끼리 결혼했고, 가톨릭의 영향으로 어지간한 이유[4] 가 아니라면 이혼(혼인무효[5] )이 불가능했기에 폐비/폐후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이혼이나 혼인무효로 왕비·황후가 아니게 되었다 해도 재혼이 제한적으로 가능했고 동양처럼 중죄인 취급을 받는 것도 아니였기에 동양권의 폐비·폐후 개념과 완벽히 대응되지 않았다. 앤 불린은 혼인 무효화 후 처형당했고, 캐서린 하워드는 왕비 신분으로 처형당했지 폐서인 후 유배가지 않았다.
유럽 왕실의 왕비·황후는 재혼할 시 재혼 상대가 군주가 아닌 일반 귀족이라면 왕비·황후(선왕비·선황후) 작위를 내려놓아야했고 군주였다해도 해외의 군주였다면 자국의 왕비 작위를 내려놓고 해외의 왕비가 되어야 했다.
4. 폐후가 된 인물
4.1. 한국
4.1.1. 신라
- 폐비 김씨 : 신라 제31대 신문왕의 첫번째 왕비. 신문왕 즉위 직후에 아버지 김흠돌(金欽突)이 모반 혐의로 숙청되면서 폐위되었다.
4.1.2. 고려
- 폐비 이씨 : 고려 제17대 인종의 첫 번째 왕비이자 이모.[6] 이자겸이 축출된 후 여동생 복창원주와 같이 폐출되었다.
- 폐비 이씨 : 고려 제17대 인종의 2번째 왕비이자 이모.[7] 이자겸이 축출된 후 언니 연덕궁주와 같이 폐출되었다.
- 사평왕후 이씨 : 고려 제22대 강종의 첫번째 왕비이자 무신정변을 주도한 이의방의 딸. 강종이 태자였을때 태자비로 책봉되었으나 아버지 이의방이 살해당한 뒤 폐출되었고 강종이 즉위하자 왕후로 추존되고 사평(思平)이란 시호를 받았다.
4.1.3. 조선
- 현덕왕후 권씨 : 문종의 왕비. 1457년(세조 3) 단종 복위 운동과 관련하여 아버지 권전이 추폐(追廢)되어 서민이 되고, 단종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되자 왕후에서 폐위되었다. 1513년(중종 8) 신주가 다시 종묘 문종실(文宗室)에 봉안되었고, 1699년(숙종 25) 신원되었다.
- 정순왕후 송씨 : 단종의 왕비. 엄밀하게는 왕대비일 때 당시 상왕이던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면서 함께 폐위되었으며, 숙종 때 복위.
- 폐비 윤씨 : 성종의 1계비. 연산군에 의해 제헌왕후로 복위되었다가 중종반정 후 삭탈. 조선 최초로 (반정이 아닌) 폐서인된 왕비다.
- 폐비 신씨 : 연산군의 왕비. 남편이 중종반정으로 폐위되면서 함께 폐위되었고, 거창군부인의 호를 받음.
- 단경왕후 신씨 : 중종의 정비. 연산군비 폐비 신씨의 친조카로, 왕비가 된지 7일만에 폐위되었다가 영조 때 복위.
- 폐비 유씨 : 광해군의 왕비. 남편이 인조반정으로 폐위되면서 함께 폐위되었고, 문성군부인의 호를 받음.
- 인현왕후 민씨 : 숙종의 1계비. 6년동안 폐위되었다가 복위되었다. 조선 유일의 생전에 복위된 왕비다.
- 희빈 장씨 : 숙종의 후궁. 인현왕후 폐위 후 왕비가 되었으나 인현왕후 복위 후 중전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궁의 작위는 유지하여 폐비라고 불리지 않을 뿐, 폐위된 왕비는 맞다.
- 명성황후 민씨 : 고종의 왕비. 을미사변 직후 일본의 강압으로 폐위되었다가 며칠만에 서인에서 빈으로, 다시 왕비로 복위되었다.
4.2. 중국
4.2.1. 전한
- 효경황후 박씨 : 효경황제의 정후. 고황후 박씨의 인척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고 총애도 없어 황후의 지위만 유지하다가 태후 박씨가 사망하자마자 폐출되었다.
- 효무황후 진씨 : 무제의 정후이자 사촌누이.[8] 투기와 교만이 심하고 총애받는 후궁이었던 무사황후 위씨를 저주하다 발각되어 폐출되었다.
- 무사황후 위씨 : 무제의 계후. 무고의 화에 연루되어 폐위당해 감금되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에 선제에 의해 복권되었다.
- 폐후 곽씨 : 선제의 계후. 곽씨의 모친 현아가 딸을 황후로 만들기 위해 어의 순우연을 매수해 공애황후 허씨를 독살했다고한다. 하지만 곽씨의 모친 현아가 공애황후의 독살 혐의로 집안이 몰락해 폐위 되었다.
- 효성황후 허씨 : 성제의 정후. 허씨의 언니 허알(許謁) 등이 후궁 중에 임신하고 있었던 왕미인(王美人)과 외척보정이었던 왕봉(王鳳)을 저주했다가 일이 발각되었다. 이에 황태후는 크게 노하여 일에 관련된 허알 등을 주살하였고, 허씨도 폐위되어 소대궁(昭臺宮)에 유폐되었다.
4.2.2. 후한
- 폐후 곽씨 : 광무제의 정후. 광무제가 음려화를 총애하게 되면서 점차 사이가 소원해졌고, 원망과 투기하는 마음을 품었다가 폐위되었다.
- 효화황후 음씨 : 화제의 정후. 음씨의 외조모인 등주(鄧朱)가 궁궐을 출입하였는데, 음씨와 등주가 저주하는 일을 행한다는 말이 돌았고 이후 일이 발각되어 사실로 드러나자 화제는 이 일에 크게 분노하여 음씨를 폐위하였다.
- 효환황후 등씨 : 환제의 계후. 환제는 후궁에 총애하는 이들이 많았고, 여색을 밝혀 궁녀가 5~6천명에 이르렀는데, 등씨의 성정이 교만하고 투기하여 황제에게 총애받는 귀인 곽씨 등이 거듭 서로 참소하였다. 이에 등씨는 폐위되어 폭실(暴室)로 보내졌고 걱정 속에 사망하였다.
- 효령황후 송씨 : 영제의 정후. 송씨는 영제의 총애를 받지 못해 그저 황후의 지위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고, 실제로 총애받는 여러 후궁들에게 참소를 당하고 있었다. 당초 중상시(中常侍) 왕보(王甫)가 당시 환관 중에 실세로서 황족인 발해왕(勃海王) 유리(劉悝)를 참소하여 주살한 일이 있었는데, 발해왕비 송씨도 옥중에서 죽었다. 그런데 발해왕비가 송씨의 고모였다. 이 때문에 왕보는 송씨가 고모의 일로 원망을 품고 자신을 해치리라 생각해서 선수를 쳤다. 송씨가 저주를 행하고 있다고 모함을 하였고, 영제는 이 모함을 신뢰해 송씨를 폐위시켰다.
- 효헌황후 복씨 : 헌제의 정후. 복씨가 편지를 써 사람에게 보내 조조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부하 목순(穆順)에게 편지를 주어 아버지 복완에게 전달한다. 이에 복완은 유비와 손권 등의 제후들을 모아 조조를 암살하라는 편지를 써서 목순에게 보낸다. 그러나 도중 조조는 목순(穆順)을 조사하여 편지가 발견되자 복씨의 음모는 발각되었고 궁중의 감옥에 유폐되어 사망하였다.
4.2.3. 서진
4.2.4. 당
- 폐후 왕씨 : 당고종의 정후. 당시 후궁이었던 측천무후의 딸 안정공주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아 폐출되었다.
- 폐후 위씨 : 당중종의 계후. 능력도 없으면서 시어머니 측천무후를 어설프게 흉내내려다가 역모죄로 딸 안락공주와 같이 처형당하고 폐위되어 시호가 없다.
- 폐후 왕씨 : 당현종의 정후.
- 폐후 장씨 : 당숙종의 정후.
4.2.5. 송
- 폐후 곽씨 : 송인종의 정후. 폐출되어 후궁인 정비(淨妃)로 강등 된 후, 출가하였다. 곽씨를 그리워한 송인종이 사후 다시 황후로 복권시켰으나 시호를 주진않았다.
- 소자성헌황후 맹씨 : 송철종의 정후. 남편 송철종에 의해 폐위되었으나 송휘종이 즉위한 후, 섭정 중이었던 황태후 상씨가 그녀를 다시 황후로 복위시켜주었지만, 황태후 사후 송휘종에 의해 다시 폐위되었다. 정강의 변으로 송휘종을 비롯한 송나라 황족들을 압송해간 금나라는 송의 재상인 장방창(張邦昌)을 꼭두각시 황제로 세우려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장방창은 명분을 세우기 위해 맹씨를 태후로 내세웠다. 장방창이 죽고 송휘종의 아들 강왕(康王)이 강남으로 내려가 고종으로 즉위하여 송나라의 명맥을 잇자, 고종의 적법성과 정통성을 인정하였고 고종에 의해 복위되어 남송의 황태후가 되었고 송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4.2.6. 금
- 폐후 도단씨 : 해릉양왕의 정후. 남편이 폐위되어 같이 폐출 당하였다.
4.2.7. 원
- 부다시리 : 원문종의 황후. 자신의 차남인 황태자 연첩고사와 반역을 획책하였다는 혐의로 인해 태황태후 자리에서 폐위되고 대도에서 추방된 뒤, 토곤 테무르로 인해 사사당했다.
- 다나슈리 : 원혜종의 정후. 당대 실세였던 아버지 엘 테무르의 사후 오빠인 텡기스의 반란에 연루되어 폐위되었으며 궐 밖 사제에서 지내다가 바얀 승상이 보낸 독주를 마시고 사망했다.
4.2.8. 명
- 효민양황후 마씨 : 건문제의 황후. 영락제에 의해 폐출되었다가 홍광제 때 황후로 복위되었다.
- 공양장황후 호씨 : 선덕제의 정후.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선덕제에 의해 폐출되었지만 정통제가 호씨를 황후로 복권시켜주었다.
- 효연경황후 왕씨 : 경태제의 정후. 귀비 항씨가 아들을 낳고 총애가 사라져 경태제에 의해 폐출되었지만 사후 정덕제에 의해 황후로 복권되었다.
- 폐후 오씨 : 성화제의 정후. 귀비 만씨를 견제하려다 도리어 만씨의 계략에 넘어가 황후가 된지 반년도 안돼서 폐출되었다.
- 폐후 장씨 : 가정제의 계후. 장씨의 황후 재위 초에는 총애를 많이 받았으나, 도교사상과 신선사상에 빠져들면서 총애의 도가 지나쳐 오히려 반발하기 시작해 가정제가 폐출시켰다.
4.2.9. 청
- 폐후 보르지기트씨 : 순치제의 정후. 효단문황후가 친정인 몽골 과이심 보르지긴 씨족의 번영을 위해 질녀인 효장문황후와 민혜공화원비를 남편 숭덕제(홍타이지)의 측실로 바쳤던 것과 같은 이유로, 효장문황후 역시 질녀인 폐후를 아들 순치제의 황후로 책봉했다. 그러나 이 혼사에 대해 처음부터 반감이 컸던 순치제는 결국 트집을 잡아 황후를 폐위시켰으나 효장문황후를 위시한 조정 대신들의 반대로 궁 밖으로 폐출하진 않고 후궁으로 강등시켜 정비(靜妃)가 되었다.
- 계황후 호이파나라씨 : 건륭제의 계후. 정식으로 폐출된 것은 아니지만 건륭제 눈앞에서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이유로 유폐되었고, 사후 황후가 아닌 황귀비 신분으로서 장례가 치뤄졌으며 시호도 안주어졌기에 사실상 폐후 취급을 받았다.
4.3. 유럽
상기 서술한 것처럼 이혼과 혼인무효로 왕비가 아니게 되었다고해도 동양의 폐비와 완벽히 대응되지 않았다. 그나마 폐비로 볼 수 있는 인물도 앤 불린.
- 아라곤의 캐서린 : 헨리 8세의 첫 번째 왕비. 헨리 8세가 후일 앤 불린과 재혼하기 위해 이혼을 당했다.
- 앤 불린 :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 위의 아라곤의 캐서린처럼 아들을 낳지 못했고 제인 시모어와 재혼하기 위한 헨리 8세의 계략에 의해 불륜과 남동생 조지 불린과의 근친상간 누명을 쓰고 혼인 무효화를 당한 뒤 처형당했다.
- 클레페의 앤 : 헨리 8세의 4번째 왕비. 헨리 8세와는 성격 차이를 비롯한 복잡한 이유로 이혼당해 왕비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혼을 거부해 그 보복으로 연금이 끊겨 생활고에 시달린 아라곤의 캐서린, 거의 누명이나 다름없는 죄목으로 처형당한 앤 불린, 앤 불린과 같은 최후를 맞이한 후임격인 캐서린 하워드와는 달리,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여 풍족한 연급을 지급받고 전 왕비이자 왕족으로 대우를 받으며 편안한 삶을 영위했다.
5. 폐후가 될 뻔한 인물
- 영사황후 하씨 : 후한 영제의 계후. 영제의 후궁 왕미인이 임신을 하자 약을 먹여 낙태시키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181년, 왕미인은 유협(후일의 헌제)를 낳았고 하씨는 결국 왕미인을 독살했다. 영제는 화를 내며 하씨를 폐위하려고 했지만 환관들이 말려서 가까스로 넘어갔다.
- 원경왕후 : 태종의 왕비. 태종과의 사이가 지나치게 좋지 않아 태종이 폐위를 생각한 적이 있다.
- 소헌왕후 : 세종의 왕비. 아버지 심온이 사사되면서 소헌왕후를 폐위해야 한다는 신하들의 의견이 있었으나, 이미 5명의 자녀들인 문종, 수양대군, 안평대군, 정소공주, 정의공주의 어머니였고 폐위 논의가 있을때도 임신 중이였다. 결국 태종과 세종의 강력한 반대로 폐위되지 않았다.
6. 가공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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