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유머/소련/경제와 문화 생활

 




[목차] (펼치기 / 접기)
1. 만성적 가난과 결핍에 대한 농담들
1.1. 비행기 쇼핑
1.2. 성냥공장 대화재
1.3. 노동자의 조국
1.5. 염소만은 안 돼
1.6. 배급표
1.7. 행렬
1.8. 안테나
1.9. 보기 나름
1.10. 가가린의 쪽지
1.11. 배급소의 줄
1.12. 고향에 온 기분
1.13.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
1.14. 중성자폭탄
1.15. 십년 후에 오시오
1.16. 자동차 때문에
1.17. 각국 화폐의 용도
1.18. 수수께끼
1.19. 전력화
1.20. 전혀 다를 게 없어
2. 직장과 급여에 대한 농담들
2.1. 소련에서 받은 봉급
2.2. 가장 심한 욕설
2.3. 게으른 사람에게 한 일침
2.4. 망명자의 삶
2.5. 소련의 보안은 세계 제일
2.6. 비서
3. 사회의 치부와 부정적 관행에 대한 농담들
3.1. 생애 최대의 성찬
3.2. 돌격 노동자
3.3. 내기
3.4. 물건 고르기
3.5. 번역 실수
3.6. 사이렌
3.7. 주인
3.8. 가장 부유한 나라
3.9. 세대 차이
3.10. 음식 주문
3.11. 피카소와 문화부 장관
3.12. 주차
3.13. 대좌와 중장
3.14. 감자 깎는 기계
3.15. 놀라운 변화
3.16. 시각표
3.17. 일본과 러시아의 기술자
4. 이념에 관한 농담들
4.1. 혁명의 피
4.2. 공산주의 시스템
4.3. 세계 최초의 직업은?
4.4. СССР의 참뜻
4.5. 착한 아이들
4.6. 곤란한 문제
4.7.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4.8. 공산주의자가 되면
4.9.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
4.10. 수평선[18] 상에 올라온 공산주의
4.11. 전쟁이 일어날까?
4.12. 숨은 이유
4.13. 동화
4.14. 덕목들
4.15. 공산주의가 실현되면?
4.16. 비밀경찰
5. 일상 생활에 대한 농담들
5.1. 갈비뼈
5.2. 좋은 맥주
5.3. 지하철
5.4. 행복한 순간
5.5. 우려먹기
5.6. 화성 탐사
5.7. 달에 못 가는 이유
5.8. 도착 안내 방송
5.9. 200만 달러를 번 가가린
5.10. 체르노빌 버섯
5.11. 뻐꾸기 시계
5.12. 소련의 최첨단 시계
5.13. 레닌 묘의 경비병
5.14. 누가 제일 용감한가?
5.15. 깨끗한 화장실
5.16. 물자 분배 계획
5.17. 소련과 디즈니랜드
5.18. 블라디미르 레닌과 토끼
5.19. 천국과 지옥
5.20. 식인종과 소련 선장
5.21. 문법 유머



1. 만성적 가난과 결핍에 대한 농담들



1.1. 비행기 쇼핑


1928년 소련은 제1차 5개년 계획에 착수했다. 당 간부 하나가 정치집회에 나가 이 웅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동지 여러분, 제1차 5개년 계획이 완성되면 모든 소련 인민들이 자전거를 갖게 됩니다. 제2차 계획이 끝나면 오토바이, 제3차에는 자동차, 제4차에는 비행기를 1대씩 갖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거창한 전망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무언가를 생각해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비행기를 갖게 되면 그걸로 뭘 하지요?"

"비행기는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습니다. 가령 모스크바 상점에 성냥이 떨어지면, 비행기를 타고 하리코프로 날아가는 겁니다. 거기는 성냥 공장이 있는 곳이니까,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도 성냥을 한 보따리나 살 수 있을 겁니다'''.

※소련에서 각종 소비재나 생필품의 공급 부족은 만성적인 문제였는데, 이는 생산 역량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계획경제 시스템에 기인한 문제가 더 컸다.
대부분의 물자를 '계획대로' 생산하는 소련 당국의 입장에서는 경공업보다 중공업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중공업은 수요 예측도 용이하고 당 차원 우선순위도 높으며 생산량도 적었다. 특히 군수품은 내다 팔 것도 아니니 군에서 요구하는 만큼만 만들면 되니까. 하지만 품목 종류가 훨씬 많고 수요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경공업 생산품의 경우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하여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했다. 러시아는 서유럽보다 산업화가 백년 늦게 이루어져 서방보다도 일찍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 보냈으면서도 정작 인민들은 치약 하나 제때 보급받지 못했다.
수급 문제를 자당의 통제권 밖에서 해결하기 위해 속칭 제2경제권, 즉 지하시장이 만연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지하시장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소련 붕괴 이후의 혼란시기에 이전부터 구축해 온 인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관료들과 함께 신흥 자본가로 급부상했다.

1.2. 성냥공장 대화재


모스크바 근교의 성냥공장에서 큰 불이 났다. 모든 것이 불타 없어졌지만 오직 '''그 공장에서 생산하던 성냥'''만은 무사했다.

※ 출처: 요네하라 마리, 「유머의 공식」. 위의 '비행기 쇼핑'과 한 세트로 실려 있다.
※ 타지 말아야 할 것은 타고, 타야 할 것은 타지 않았다는 이야기. 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대상으로 '중국은 폭탄 빼고 다 폭발한다'는 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유머는 북한 관련 사이트에도 패러디해 소개되었다.
※ 공산주의 체제의 공산품은 양적 문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굿바이 레닌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에서도 지적했듯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평등을 중시했기 때문에 '누구는 더 나은 제품을 쓰는 일'은 용납될 수 없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은 단일 상품으로서는 좋은 물건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제품이 맞지 않는 이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높은 생산량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고급 재료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재료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1.3. 노동자의 조국


1934년 초, 이탈리아 공산당의 당원 하나가 소련에 연수를 가서 직접 노동하면서 공산주의 이론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는 고향의 친구들에게 소련에서의 생활을 정확하게 전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편지가 검열을 받을 건 뻔한 일이니까,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소련에서의) 현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나은 부분에 대해서는 '''파란 잉크'''로, 현실이 기존의 인식과 차이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은 잉크'''로, 현실이 기존의 인식보다 열악한 부분에 대해서는 '''빨간 잉크'''로 글을 쓰기로.

얼마 후 소련으로부터 이탈리아로 편지가 왔는데, 전부 흑색 잉크로 씌어 있었다. 고향 친구들은 결론을 내렸다. 소련이라는 곳은 당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판자들이 선전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모양이라고. 그런데 편지의 맨 끝에는 이런 추신이 달려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서는 빨간 잉크를 살 수가 없었다네..."'''

※ 상황이 좋으면 서 있는 사진을, 상황이 나쁘면 앉아 있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로 한 판본도 있다. 이 판본의 결말은 '''누운 채로 찍은 사진'''(!)이였다고.

1.4. 기도


한겨울, 우크라이나의 집단농장에서 한 노인이 땅바닥에 엎드려 중얼중얼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당 서기가 물었다.

"동무, 지금 뭐 하는 거요?"

"예, 지금부터 좋은 날씨가 이어지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농사가 다 끝났는데 날씨가 좀 나빠진들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

"농사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닙니다. 대서양의 날씨가 좋아야만 '''미국을 실어오는 배가 무사히 도착할 게 아닙니까?'''"

※ 소련의 농업은 스탈린의 집단 농장화로 박살난 이래, 흐루쇼프와 브레즈네프의 대대적인 농지 개간과 개혁 시도에도 불구하고 식량자급을 하지 못해 '''매해 "미국에서" 2,500만톤 정도의 곡물을 수입'''[1]해야 했다. 이것은 그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산 곡물의 절대량이 그 정도로 부족했던 건 아니다. 사실 소련의 밀 생산량은 세계 1위였지만 가축 사료용으로 밀을 썼기 때문에 밀을 수입했다. 소련에서는 질이 떨어지는 자국산 곡물은 사료용으로 쓰고, 미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사람이 먹었다.
※ 미국은 소련과 어떤 적대 관계에서도 이 곡물 수출을 제재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했는데, 미국 내 잉여 농업 생산 물량을 저만큼이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구매해줄 대상이 소련밖에 없었기에 소련에 대한 곡물 수출을 중단할 경우에는 자국 농민들이 망하게 되니 정치적으로 손해가 되고 그것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식량수입이 막힌 소련이 이판사판이라며 대외 강경책이나 무력도발, 더 나아가 전면전까지 갈 경우 미국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손실로 번질 수도 있었기에 서로 무역관계를 유지했다.

1.5. 염소만은 안 돼


공업화 계획과 동시에, 소련에서는 급속히 집단농장 계획이 추진되었다. 당 간부가 이바노비치의 집에 찾아와 집단농장에 가입하라고 설득했다. 이바노비치는 결국 가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 간부는 이것을 다짐하기 위해 물었다.

"이바노비치 동무, 를 집단농장에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럼요."

"도?"

"물론입죠."

"그리고 염소는?"

"아니, 염소만은 안 됩니다."

"무슨 소린가? 소와 말까지 바친다면서 염소는 왜 안 된다는 건가?"

'''"저한테는 염소밖에 없으니까요."'''


1.6. 배급표


소련은 농업집단화 이후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식량사정이 대단히 나빠졌나 봐. 요즘 식량배급표가 제때에 안 나오는 걸 보니."

"식량사정만 나빠진 게 아니야. '''배급표를 인쇄할 종이도 떨어졌대.'''"


1.7. 행렬


모스크바의 어느 정육점 앞. 인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서 있다. 벌써 몇 시간째다. 정육점은 아예 문도 열지 않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지배인이 나오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인민 여러분. 오늘은 그냥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대신 당원 동지들만 남아 주십시오."

인민들은 불평을 하면서 흩어져 가고 당원들만 남게 되자, 지배인이 말했다.

"동지들, 우리들끼리니까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오늘은 고기가 없습니다.'''"


1.8. 안테나


고르바초프가 다른 나라의 정상과 헬기를 타고 모스크바 교외와 노동자 구역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외국인이 최신식 바라크에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소련은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잘 살고 있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는 사람들도 당신네 나라처럼 '''돼지우리'''에까지 텔레비전을 놓지는 못했습니다."


1.9. 보기 나름


프랑스를 방문한 소련의 경제학자가 프랑스 경제학자에게 물었다.

"당신네 나라의 경제는 정말 심각한 상태로군요. 이렇게 극심한 빈곤은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상점마다 물건이 가득 쌓여있는 걸 보고도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그렇지만 아무도 그걸 살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프랑스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한 번도 '''상점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1.10. 가가린의 쪽지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을 나서며 집에 아내를 위한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지금 우주로 가오. 1주일 뒤에 돌아오겠소."

무사히 지구로 귀환해 정상적인 나날을 보내던 가가린이, 아내를 위해 쪽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지금 식량 배급을 받으러 가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소.'''"


1.11. 배급소의 줄


우주비행사를 아버지로 둔 딸의 집에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

딸 : 여보세요?

남자 : 저기... 지금 아버지 계시니?

딸 : 아니요. 아버진 지금 로켓을 타고 우주에 나가 계시니까 1주일 뒤에 오실 거예요.

남자 : 그래? 그럼 어머니는 계시니?

딸 : 아니요. '''어머닌 지금 배급 받으러 줄 서 계시니까 2주일은 넘게 걸릴 거예요.'''


1.12. 고향에 온 기분


미국인과 소련인이 죽어서 지옥에 갔다.

지옥 문지기가 "너희들 앞에는 미국식 지옥과 소련식 지옥이 있다. 미국식 지옥에서는 하루에 똥 1양동이를 먹어야 한다. 소련식 지옥은 다른 건 다 같고, 대신 하루에 똥 2양동이를 먹는 것이다. 선택권을 줄 테니, 원하는 곳을 골라라."

그리고 미국인은 미국식 지옥을, 소련인은 소련식 지옥을 선택했다.

1주일 뒤 미국인과 소련인이 만났다. 소련인이 물었다.

"어때?"

미국인이 대답했다.

"문지기 말대로야. 하루에 똥 1양동이씩 퍼먹기가 쉽나. 미칠 지경이군. 그런데 자네는 어때?"

소련인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하, 완전 고향에 온 기분이지. '''똥 배급이 안 되거나, 똥이 있더라도 양동이가 없거나.'''"


1.13.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


1963년. 소련 시민 하나가 이발소에 들어왔다.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로 해주세요."

"흐루쇼프 스타일로 해드리지요."

'''"아무것도 없는 게 올해 작황하고 비슷하군요."'''

※ 1963년의 소련 농업은 정말 최악이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 정도까지는 물론 아니었고 정부는 밀을 수입해와서 배급했지만, 자유화의 물을 먹은 소련인들은 이 시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한답시고 나온 결과에 실망하여 흐루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 그 틈을 타서 보수파가 흐루쇼프를 축출하게 된다.

1.14. 중성자폭탄


두 사람이 새로 개발된 폭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성자폭탄이란 게 개발된 모양이야."

"그건 어떤 폭탄인가?"

"잘 들어. 원자폭탄은 여기 있는 나와 자네, 그리고 보드카까지 한번에 날려버리지. 하지만 중성자폭탄은 여기 있는 나와 자네만을 날릴 뿐이야. 보드카는 멀쩡하다고."

"그거 아주 놀라운 폭탄이군! 그런데 여기는 무슨 폭탄이 떨어졌길래 '''자네와 나만 있고 보드카는 사라졌지?'''"

※ 출처: 요네하라 마리, 러시아 통신
※ 중성자폭탄 같은 것은 잘만 만들면서 정작 (인민들이 원하는) 보드카 같은 소비재는 부족하던 소련의 실상을 꼬집는 유머이다.

1.15. 십년 후에 오시오


어느 소련 남자가 라다 쥐굴리를 사기 위해 모아놓았던 돈을 내밀었다.

그러자 창구의 직원은 "십 년 후에 오시오."라고 대답했다.

남자는 머뭇거리더니 "십 년 후 오전이요, 오후요?"라고 물었다.

직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십 년이나 뒤의 일인데 그게 중요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남자가 대답하기를,

'''"그 날 오전에는 배관공이 오기로 되어 있소."'''

레이건 대통령이 이 유머를 시전했던 적이 있다. 영상
※ 실제 소련은 신차 수요에 비해서 생산량이 모자랐기 때문에 위의 10년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새 차를 구입하려면 최소 2~3년 정도는 기다리는것이 당연시되었다. 복권에 당첨되어서 자동차를 얻었을 때나 자동차 기업에 취직했을 때는 예외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었으니.

1.16. 자동차 때문에


독일인과 프랑스인, 소련인이 죽어서 천국에 갔다.

죽은 이유에 대해 먼저 독일인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어느 비오는 날 저녁이었어. 기분이 좀 울적했던지라 기분전환차 드라이브를 하던 중이었지. 아우토반에서 내 포르쉐 911로 미터기를 시속 240km으로 꺾으면서 달리다가 그만 차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 받아버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즉사했어."

프랑스인이 뒤이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화창한 날 저녁이었어. 오랫만에 여자친구하고 데이트를 하던 날이었지. 센 강변에 내 사랑스러운 푸조 205를 세워두고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다가, 차가 미끄러져서 강에 빠지고 탈출을 못 해버렸지."

소련인이 배고픈 표정을 지으면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러자 의아해진 독일인과 프랑스인이 물어보자 소련인 왈.

"부럽네... 자네들은 차라도 있으니까... 난 차도 없어."

"아니, 자넨 무슨 일이 있길래 왜 차가 없다는 건가?"

"들어봐. 난 '''쥐굴리를 사려고 저축하다 굶어죽었어.'''"


※ 소련인이 차는 샀지만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굶어 죽었다는 판도 있다. 다만 소련의 자동차값이 소득대비로 싸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이 아주 못살 정도는 아니었고 1970년대~80년대 기준으로는 자동차 1대값이 차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5년치 봉급 정도의 수준이었다. 소련 말기 당시 가구당 평균적으로 수만루블의 예금을 가졌으니 적금을 전부 부으면 구입 자체는 가능했던 셈.

1.17. 각국 화폐의 용도


루마니아에서 홍수가 발생했던 때 일이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소련이 앞 다투어 루마니아를 원조했다.

미국의 달러화는 도로 복구의 비용으로 쓰였다.

일본의 화는 다리 건설에 투입되었다.

'''소련의 루블화는 화장실 휴지가 되었다.'''

※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은 고정환율로 화폐의 가치를 정했다. 그런데 공산권 국가들이 여러가지 요인으로[2] 실제보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높게 책정한 결과, 공식환율은 1:1이거나 1:3이었지만 일반인들이나 관광객들은 1:10로 환전받는 것이 보통이었고, 심하면 1: 100 이상까지도 갔기 때문에 제1세계 및 제3세계 진영에서 공산권 화폐는 사실상 저급하게 취급당했다.

1.18. 수수께끼


길이는 100m에 속도는 달팽이만큼 느린데, 또 양배추만 먹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 '''소련의 빵집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줄.'''


1.19. 전력화


블라디미르 레닌은 일찍이 전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공산주의는 소비에트 권력에다 전 국가의 전력화를 더한 것이다(Коммунизм-это есть Советская власть плюс электрификация всей страны)”.

곧 몇몇 사람들은 이 말을 놓고 수학적인 계산을 벌려 보고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소비에트 권력은 공산주의에서 전력화를 뺀 것이고, 전력화는 공산주의에서 소비에트 권력을 뺀 것과 같다'''"고.


1.20. 전혀 다를 게 없어


"자네, 미국에서 살아 보니 어떻던가? 어때, 여기 모스크바와는 천지 차이겠지?"

"아니, 전혀 다를 게 없어. '''거기서도 루블로는 아무것도 못 사고, 달러로는 뭐든지 살 수 있었다네'''."


2. 직장과 급여에 대한 농담들



2.1. 소련에서 받은 봉급


쥐꼬리만한 첫 임금을 받은 소련 노동자 한 명이 불만에 찬 목소리로 옆사람한테 물었다.

"대체 이 박봉으로 어떻게 살라는 거야? 넌 이 월급으로 살아가는 게 가능이나 해?"

'''"몰라. 사실 시도도 안 해봤어."'''

※ 당대에도 많이 통용된 유머지만 현재도 동유럽이나 쿠바에서 많이 통용되는 유머이기도 하다. 쿠바의 경우에는 이중통화제도로 공식임금은 너무 낮은데 반해 관광업 종사자는 매우 잘사게 되기때문이고, 동유럽의 경우에는 1990년대 당시의 민영화 및 공공요금 인상 조치, 토지 사유화 등으로 소득에 비해 집값과 월세비와 공공요금이 너무 오르게 되다보니까 투잡을 뛰거나 불로소득을 먹고사는 경우가 많다보니 그런것이다.

2.2. 가장 심한 욕설


"요즘 오데사에서 유행하는 가장 지독한 욕이 뭔 줄 알아?"

"아니, 뭔데?"

"'''"평생 월급만 퍼먹고 살아라!"''' 라더라고."


2.3. 게으른 사람에게 한 일침


소련의 한 시민이 거리를 걷다가 구걸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매우 건장한 청년이었다. 시민이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

"당신은 이렇게 건강한데 구걸이라니! 당신은 일을 해야 해요!"

'''"이봐! 난 이미 8시간이나 일하고 왔다고!"'''



2.4. 망명자의 삶


어느 소련 사람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러나 아직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생활에 미숙했던 그는 결국 열악한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소련 사람은 매일 10시간씩이나 일을 하도록 되었는데 쉬는 시간은 겨우 1시간뿐이었다.

소련 사람은 어느 날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한탄이....

"이런, 젠장! 목숨 걸고 넘어왔더니,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파트타임'''이네……."


2.5. 소련의 보안은 세계 제일


영국, 프랑스, 미국, 그리고 소련의 기업소 관리인들이 모여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어느 나라 기업의 보안이 가장 뛰어난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프랑스인이 먼저 말했다.

"프랑스의 공장은 다른 공장들이 어떻게 작업하고 있는지 사실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합니다. 산업 스파이 같은 게 있을 수가 없지요!"

영국인이 같잖다는 듯이 비웃으면서 말을 이어 받았다.

"공장 같이 단순한 일을 하는 데서 무슨 보안이 중요하다고.. 우리 연구소들은 바로 옆에 있는 연구소에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도 결코 알 수 없는 정도랍니다."

프랑스인과 영국인의 뒤를 이어 동안에 미국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 기업에서는 옆 테이블에서 동료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영국인과 프랑스인은 곧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역시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이니만큼 보안도 세계 제일이라면서 미국 기업을 칭송하고 있었다. 그러자 소련 국영기업소의 관리인이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봐요, 동무들, 보안은 역시 소비에트 연방이 제일인 것 같소."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이유로?"

'''"우리는 직원들 스스로도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오!"'''


2.6. 비서


주미(駐美) 소련 대사와 주소(駐蘇) 미국 대사가 한번은 서로의 비서들을 바꿔서 근무시켜보기로 했다. 2주가 지난 후, 미국인 비서가 소련의 본국 대사관에 편지를 보냈다.

- "친애하는 여러분, 이곳은 끔찍합니다. 첨단기기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저는 계속 상사에게 차를 타 주어야 합니다. 게다가 저는 긴 치마 같은 옷만 지급받아서, 편하게 걸어다니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시각에 소련인 비서도 미국의 본국 대사관에 편지를 보냈다.

- "친애하는 동지들, 이곳은 끔찍합니다. 모든 곳에 컴퓨터, 전구, 버튼이 깔려있으며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매우 지루합니다. 게다가 저는 짧은 치마 같은 옷만 지급받아서, 제 방울칼라시니코프를 가리기도 어렵습니다."[3]


3. 사회의 치부와 부정적 관행에 대한 농담들



3.1. 생애 최대의 성찬


영국의 노동자 대표단이 소련을 방문하여 집단농장을 견학했다. 그러자 농장위원회에서는 이 외국인 손님들에게 최상의 만찬을 대접하였다. 수십 가지나 되는 각종 요리는 물론이고 캐비아, 크리미아 샴페인, 아르메니아 코냑 등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영국의 대표단장이 감탄해서 입을 열었다.

"동무들, 놀랐습니다. 이런 성찬은 평생 처음입니다."

그러자 집단농장 대표가 울먹거리면서 대답했다.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동무."'''

※ 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은 체제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자본주의 진영에서 온 대표단이나 사찰단에게 최고급 만찬을 대접하거나, 미리 방문장소를 화려하게 꾸며서 국가 단위로 연극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지 버나드 쇼처럼 여기에 속아 넘어간 지식인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1988 서울 올림픽에 참여한 공산권 선수단과 관광객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자신들처럼 국가에서 미리 화려하게 꾸민 것으로 의심한 나머지 일부러 한국 국가대표 관련자 집에 갑자기 방문하거나 몰래 서울 구경을 하곤 했는데, 한국은 미국의 원조로 먹고 사는 가난한 나라라는 북한과 공산권의 거짓말과 다른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4].
※ 참고로 이 유머를 반대로 돌리면 고르바초프가 겪었던 일화가 된다. 1970년대 고르바초프가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한 슈퍼마켓에 들렀는데, 당연히 그곳은 '소비의 대성전' 같은 곳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이것이 의도적인 연출이 아닐까 의심해 운전수에게 예정에 없이 아무 슈퍼마켓에 멈추라고 지시했는데, 그곳 역시도 상품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풍부했다는 것이다.

3.2. 돌격 노동자


이바노프는 모범적인 노동자다. 그의 업적은 신문에 보도되고 그는 당원으로 추대되었다. 입당식에서 서기가 말했다.

"이바노프 동무. 오늘부터 동무는 영광스러운 공산당원이다. 생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내를 때리거나 다른 여자의 뒷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노름을 해선 안 되고 취하도록 마셔서도 안 된다. 소비에트 노동자의 모범이 되어 동무의 전 역량을 사회주의 건설에 바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동무는 동무의 전 인생을 당을 위해 바쳐야 한다. 알겠나?"

"서기 동지의 말씀을 듣고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 '''그따위 인생이라면 기꺼이 얼마든지 바치고말고요'''."


3.3. 내기


징병 위원회의 장교가 이번 신체검사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은 페트로프에게 따졌다.

"동무처럼 신체 건강한 청년이 왜 불합격이 됐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저 역시 이해가 안 갑니다. 신체검사 때마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합격한다고 '''의사 동무와 500루블을 걸고 내기까지 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거든요."

※ 즉 검사할 때마다 담당의와 돈을 걸고 내기(?)를 하고 불합격하면 돈 500루블을 의사가 가지게 되니 무조건 불합격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의사에게 500루블을 줄테니까 자기를 불합격시켜달라는 암묵적인 뜻

3.4. 물건 고르기


외국인이 모스크바의 국영 백화점 미술품 판매부에 기념품을 사러 들어갔다. 그러나 크고 작은 블라디미르 레닌의 흉상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외국인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레닌의 흉상 앞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점원이 다가와서 정중하게 물었다.

"이제 물건을 고르셨습니까?"

'''"똑같은 물건만 갖다 놓고 뭘 고르란 말입니까?"'''


3.5. 번역 실수


미국의 노조대표들이 소련의 어느 공장을 방문하였다. 통역은 노동자들이 생산목표를 언제나 초과달성하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총살되는 거죠. 뭐."

통역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마음이 무거워진 노조원들이 호텔에 들어가 보드카를 한 잔씩 들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그 통역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직후 숨을 고르며 하는 말.

'''"집에 가서 사전을 찾아봤는데 아까 제가 총살이라고 한 것은 '해고'를 잘못 말한 것입니다!"'''

※ Fire를 동사로는 '해고하다' 또는 '사격하다'라는 뜻으로 쓸 수 있다. 그리고 소련의 법에서는 실제로 노동자 해고가 가능했다. 절차가 좀 까다로웠을 뿐이지.

3.6. 사이렌


어느 소련 공장장이 미국 공장으로 와서, 기계 설비를 사려고 미국인 공장장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점심시간이 되어 사이렌이 울리고 미국인 노동자들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하나둘씩 공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놀란 소련 공장장이 "동무 큰일이오,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고 있소!"라고 소리치자 미국인 공장장은 "별일 아니에요. 점심시간이라 다들 점심 먹고 쉬다 올 거요." 라고 말하면서 소련 공장장을 안심시켰다.

얼마 후, 점심 시간이 끝나고 사이렌이 울리자 점심을 먹고 쉰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으로 일을 하러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소련 공장장 왈

'''"오호~ 거참. 동무, 기계 같은 건 필요 없으니 저 사이렌이나 사겠소!"'''


3.7. 주인


미국과 소련의 두 자동차 공장에서 서로 친선대표단을 보내기로 하였다.

소련 대표단은 미국 공장을 방문해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포드 것입니다."

"그럼 여기 서 있는 자동차들의 주인은요?"

"그야 노동자들이죠."

이번엔 미국 대표단이 소련 공장을 방문할 차례였다.

"이 공장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그야 노동자들이죠."

"그럼 이 자동차는요?"

"'''그건 이 공장의 공장장 것입니다'''."


3.8. 가장 부유한 나라


"이보게 라비노비치,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그야 당연히 소련이지. '''60년 동안 사람들이 도둑질을 했는데 아직도 훔칠 게 남아있지 않나?'''"

※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에서는 사람들이 소속된 직장에서 물건을 슬쩍슬쩍 빼돌려 암시장에 팔아먹는 일이 잦았다고.

3.9. 세대 차이


소련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는 손자가 소련 시절을 생생히 기억하는 할아버지 댁에 놀러왔다.

손자는 할아버지 집에 있을 때마다 옆집에서 자꾸 시끄러운 소음이 나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소음을 참다 못한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다.

"할아버지, 소음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네요. 지금 있는 5cm 방음판은 너무 얇은 것 같아요. 10cm나 15cm는 되어야겠어요."

할아버지는 으레 그렇듯이 물건을 아껴야할 것을 강조하면서, 자기 때는 결코 이웃이 시끄럽게 해서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없었다는 향수를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손자가 입을 열었다.

"아니, 그러면 할아버지 때는 대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던 거에요?"

'''"우린 엔카베데에 종종 편지를 썼단다!"'''

※ 전체주의 체제에서 사소한 앙심을 보복하기 위해 비밀경찰에 이웃이나 지인을 밀고하는 일은 흔히 벌어졌던 일이다. 이 때문에 동독이나 소련이 붕괴된 후 공개된 문서에서 심지어 죽마고우나 인생의 은인으로 여겼던 사람이 알고보니 자신이나 가족에게 해코지를 가한 철천지 원수였다는 것이 드러나서 수많은 인간관계가 파탄이 났다.

3.10. 음식 주문


3명의 외국인 여행자가 모스크바 내 고급스런 식당을 찾았다. 웨이터가 다가와 주문을 받았다.

첫 번째 여행자가 주문을 했다.

"쇠고기 스테이크미디엄으로 구워주시고, 후추를 곁들여 주세요."

2번째 여행자도 주문을 했다.

"송아지 고기를 튀겨서 주세요. 너무 느끼하지는 않게요. 그 다음 야채를 곁들여서 주시고요"

3번째 여행자가 뒤를 이어 말했다.

"훈제 쇠고기를 살짝만 구워서 주세요. 많이 굽지 마시고, 육즙이 나오는 상태가 좋습니다."

주문 받아 적은 웨이터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여기 소고기 요리 3접시!!"'''

※ 개성과 다양성이 결핍된 계획경제의 폐단을 꼬집는 유머.

3.11. 피카소와 문화부 장관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렸다. 파블로 피카소가 찾아왔다. 그런데 그는 초청장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 아닌가! 아무리 피카소라 해도 초청장이 없으면 전시회장 안으로 들여보내 줄 수 없었다. 경비원이 보다 못해 입을 열었다.

"그러면 당신이 피카소라는 걸 우리한테 증명해 보이시오."

그러자 피카소가 단숨에 연필을 들어 평화의 비둘기를 그려줬다. 이를 본 경비원은 피카소를 통과시켰다.

이번엔 소련 문화부 장관 예카테리나 푸르체바가 나타났다. 그녀도 초청장을 안 가지고 왔다. 마찬가지로 전시회장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이보시오, 난 소련의 문화부 장관이예요!"

"하지만 ​무엇으로 당신이 소련 문화부 장관이라는 걸 증명해 보여주실 수 있지요? 방금 전에 피카소도 초청장을 안 가져오셨는데요, 그림을 그려서 확인한 뒤 들어가셨거든요."

'''"으잉? 피카소가 누군데?"'''

"아, 알겠습니다. '''소련 문화부 장관이 맞으시군요.''' 어서 들어가십시오."

※ 미술관 대신 사후세계로 바뀌어 부시가 등장하는 버전도 있다(위트상식사전).

3.12. 주차


어떤 남자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차를 몰고 와서 주차시켰다. 이를 본 경찰이 부리나케 달려와 소리를 질렀다.

"당신 미쳤소? 여긴 당에서 관리하는 곳이란 말이오."

남자는 태연히 대답했다.

'''"괜찮아요. 내 차는 당에서 못 훔쳐가게 잘 잠가뒀으니까."'''


3.13. 대좌와 중장


문: 소련에서 대좌아들이 군인이 되었다. 그는 훗날에는 아버지보다 높은 중장 자리까지 진급할 수 있을까?

답: 될 수 없다. '''중장에게도 자기 아들이 있으니까.'''

※ 북한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간부들의 세습 문제는 소련에도 존재했다. #

3.14. 감자 깎는 기계


하사가 부엌에 들어와 병사에게 과업을 전달한다.

"감자 세 양동이를 깎아라."

사병이 묻는다.

"아니, 우주에도 벌써 오래 전에 갔다왔는데 감자 깎는 기계는 아직도 못 만들었답니까?"

하사가 말했다.

"이봐, 이병, 군대에는 모든 것이 다 있어. 감자 깎는 기계도. '''바로 자네야. 최신 모델의 감자 깎는 기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 핸드 타임>.

3.15. 놀라운 변화


10월 혁명을 기념하는 집회가 소련의 한 지방당에서 개최되었다.

지방당 총비서가 주석단에 서서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동무들! 혁명 이후 우리 당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들을 보십시오!

가령 여기 앉아 있는 마리아는 어떻습니까? 문맹인 소작농에다가, 가진 것이라곤 드레스 한 벌에 신발은 없었습니다. 지금은요? 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소 젖 짜는 노동자가 아닙니까!

아니면 이반 안드레예프를 보시죠. 말도, 소도, 심지어 도끼 한 자루도 없을 정도로 마을에서 으뜸가는 가난뱅이가 아니였습니까? 지금은요? 신발을 두 켤레나 가진 뜨락또르 운전사가 되었지요!

그리고 트로핌 세메노비치 알렉세예프는, 성질도 더럽고, 알코올중독에, 지저분한 건달이였습니다. 손 닿는 물건마다 슬쩍하곤 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자를 믿지 않았었지요. '''그랬던 그가 지금은 당비서가 되었습니다'''!"

※ 1910년대 말~1920년대 소련에서는 이런 무자격자들이 여러 이유로 운 좋게 공산당원이 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고, 이들은 온갖 패악을 일삼았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스탈린의 손에 숙청당했다.

3.16. 시각표


모스크바의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각표를 찾고 있는데요."

"네, 시각표라면 ''''문학'''' 서가에 있어요."

※ 소련 시절 철도의 정시성이 워낙 떨어져 시각표에 적힌 시각이 '픽션' 취급을 받았다는 뜻이다.

3.17. 일본과 러시아의 기술자


일본인 기술자와 러시아인 기술자가 자동차의 기밀성[5]

을 논의하고 있었다.

일본인: 우리 나라에서는 차의 기밀성을 시험하기 위해 고양이를 하룻밤 차에 넣어 놓습니다. 다음날 고양이가 질식사하면 기밀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러시아인: 우리 나라에서도 고양이를 하룻밤 차에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고양이가 아직 차 안에 있으면(=도망가지 않았다면) 기밀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 구 소련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자동차 기술과, 검사를 '가라'로 하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4. 이념에 관한 농담들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에 의하면 '공산주의'란 '사회주의'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사회 발전의 최종 단계 인 유토피아를 의미했다.

4.1. 혁명의 피


이반은 집에 빈대가 많아서 매일 밤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당 위원회에 찾아가 빈대를 없애자고 호소하다가, 반혁명분자로 낙인찍혀 즉각 체포되고 말았다. '''빈대의 몸 속에는 노동자, 농민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친일문학가 이광수가 이와 비슷한 소재로 내선일체론을 주장한 글이 있다. 해당 내용은, 일본인과 조선인이 한 자리에서 같이 자는데 빈대가 와서 서로의 피를 뽑아먹는 것이다. 그러자 하는 말이 '''이제 우린 같은 피를 가졌군요.'''

4.2. 공산주의 시스템


붉은 광장을 여행하던 사람이 가이드에게 물었다.

"공산주의 시스템 하에서는 국가가 어떻게 운영됩니까?"

가이드가 답했다.

"아, 그건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을 하는 척 하고, 당은 배급을 해주는 척 하는 거죠.'''"


4.3. 세계 최초의 직업은?


법률가, 외과의사, 건축가, 그리고 공산주의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누구의 직업이 가장 오래되었는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법률가가 말했다.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재판하고 낙원에서 추방했을 때를 생각해봐. 이게 법률 행위가 아니면 무엇이겠어?"

그러자 외과의사가 나섰다.

"아담과 이브를 추방하기 전에 하느님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잖아. 이건 외과 수술이야."

건축가가 끼어들었다.

"그 조금 전에 하느님이 세계를 만들지 않았던가요? 하느님이 세계를 건축하지 않았던가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그 이전에는 대혼란 상태였고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산주의자가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럼 과연 그 대혼란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변호사 유머나 정치인 유머 중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4.4. СССР의 참뜻


"СССР[6]

를 풀어쓰면 어떻게 되지?"

'''"Смерть Сталина спасёт Россию"[7]

(스탈린의 죽음이 러시아를 구원할 것이다.)'''

혹은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Строили - Рухнуло"[8]

(건설에 건설을 거듭해 붕괴되다.)'''


4.5. 착한 아이들


소비에트 시절, 모스크바 어느 학교(школа, 쉬콜라)의 정신교육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교사: 이반, 오늘은 인민을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해 보렴.

이반: 네, 어느 할머니가 길을 건너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교사: 잘했구나. 니콜라이는 어떤 일을 했지?

니콜라이: 네, 이반을 도와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 했습니다.

교사: 좋아. 잘했구나. 그럼 보리스는 어떤 일을 했지?

보리스: 네, 이반을 돕고 있는 니콜라이를 도와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 했습니다.

교사: 이런, 너희 3명이 모두 한 할머니가 길을 건너게끔 도왔다는 말이니?

학생 일동: '''그 할머니가 길을 건너려 하지 않았거든요.'''


4.6. 곤란한 문제


모스크바의 공산당 정치학교에서 교수가 물었다.

"여러분. 지금 세계에는 몇 가지 경제체제가 존재합니까?"

한 학생이 대답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소련식 공산주의 경제체제, 그리고 중국식 절충형, 이 3가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경제체제 가운데서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체제는 무엇인가?"

"그, 그건 답하기가 매우 곤란한데요."

교수는 벌컥 화를 냈다.

"그런 대답이 어디 있나? 답은 분명하다! 우리 공산주의 경제체제야말로 세계를 정복하고 영원히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란 말이다!"

이에 학생은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그럼 좋지만…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도대체 '''어디에서 곡물을 수입해 온단 말입니까?'''"

그러자 교수 역시 "그, 그거 정말 곤란하구먼..."이라고 한 뒤 할 말을 잃어버렸다.


4.7.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니키타 흐루쇼프가 질문을 받았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흐루쇼프의 대답.

'''"자본주의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착취하는 것이지요. 공산주의는 그 반대입니다."'''

※ 실제로는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의 말이다.

4.8. 공산주의자가 되면


어떤 콜호스(집단농장)의 의장이 '공산주의자가 되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연설하고 있었다.

"이보시오, 의장 동지. 우리는 공산주의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데, 왜 식량도 부족해서 굶습니까?"

'''"행군 중에는 식사 금지다."'''


4.9.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


문: 공산주의자와 반공주의자의 차이점은?

답: 공산주의자들은 마르크스레닌을 읽은 사람들이고, 반공주의자들은 마르크스레닌을 '''이해한''' 사람들이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 핸드 타임>.

4.10. 수평선[9] 상에 올라온 공산주의


대학교에서 한 강사가 말했다. "공산주의는 이미 수평선 위에 있습니다!"[10]

그러자 강사에게 질문이 들어왔다.

"수평선이 뭔가요?"

강사가 빙긋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수평선이란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을 나타낸 가상의 선이죠. '''그리고 우리가 다가가려고 시도하면 우리로부터 계속 멀어지는 선이기도 하고요.'''"


4.11. 전쟁이 일어날까?


소련과 미국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 두 대학생이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대학생이 물었다.

"과연 전쟁이 일어날까?"

"전쟁은 안 일어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는 투쟁'''이 있을 뿐이지."


4.12. 숨은 이유


"왜 우리 당 지도자들은 미국을 쫓아가라고만 했지 앞질러 가라는 소릴 왜 안하는지 도통 모르겠어."

'''"미국을 앞질러 가면 바지 엉덩이의 기운 자리를 들킬까 봐 그런거야."'''


4.13. 동화


문) 자본주의 동화와 마르크스주의 동화의 차이점은?

답)자본주의 동화는 항상 "옛날 옛적에..."로부터 시작한다. '''마르크스주의 동화는 항상 "미래의 어느 날, ..."로부터 시작한다'''.


4.14. 덕목들


소비에트 연방의 공민들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은 대개 다음과 같았다. 현명함, 성실함, 그리고 에 대한 신실함.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공민들은 세 가지 덕목 중 두 가지밖에는 갖추고 있지 못했다.

성실하고 당에 신실한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지 못했다.

당에 신실하고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게을렀다.

그리고 현명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절대 당을 믿지 않았다'''.


4.15. 공산주의가 실현되면?


"공산주의가 실현되면 전화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아, 물론이죠.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주문한 요리를 보고 즐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먹방 즐기듯이 TV 속의 음식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의미.

4.16. 비밀경찰


"공산주의 사회가 되면 비밀경찰도 없어지나요?"

"아시다시피, 공산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그 억압수단과 함께 폐지됩니다. 그 시점에서 인민들은 어떻게 '자신을 체포해야 할지'를 알게 되겠죠."

※러시아 혁명 당시, 쿨라크(부농)로 간주된 농민들에게는 남들의 수 배에 달하는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게 하는 '자주징세'를 행한 적이 있다. 이를 풍자한 것.

5. 일상 생활에 대한 농담들



5.1. 갈비뼈


이반: 이보게 보리스, 내 아들 안톤은 크리스트교를 믿지 않는데도 갈비뼈가 몇 개 부족하다네[11]

. 그 이유가 뭔지 아는가?

보리스: 글쎄, 지나가던 고프닉한테 얻어맞기라도 했나?

이반: 그건 아니고, 녀석이 서구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몇 개 떼어내 썼다더군.

※ 1950-60년대 소련에서는 '갈비뼈(рёбра)'라고 불리던 일종의 빽판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이 빽판은 병원 등지에서 빼돌린 X-레이 필름을 이용해[12] 제작되었는데, 재질이 재질이다 보니 음질도 상당히 조악했으며 5-10회 정도밖에 재생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카세트 테이프가 보급되며 자연스레 사장되었다.

5.2. 좋은 맥주


소련 인민들은 을 너무 마셔댔기 때문에 당에서는 항상 골치를 앓았다. [13]

생각다 못해 당에서는 독한 보드카 대신 맥주를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주류전매청은 즉시 맥주 생산에 착수했고 곧 신제품이 완성되었다. 그래서 맥주 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체코의 플젠[14] 맥주 연구소에 품질검사를 의뢰했다.

6개월 후 소견서가 도착했다.

'''"보내준 소변을 검사한 결과, 귀국의 이 매우 건강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음."'''

※ 맥주 연구소가 소련의 맥주를 말오줌으로 착각했다는 뜻이다. 헌데 러시아 맥주가 그렇게까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15]


5.3. 지하철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동무,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혹시 동무는 당 위원회에서 일하십니까?"

"아니요!"

"그럼 그 전에는요?"

"아닙니다!"

"그럼 혹시 친인척 중에 당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렇다면 발 좀 치우지! 당신 지금 내 발을 밟고 있어!"'''

※ 사실 러시아에서는 발을 밟히면 상대방의 발을 밟아줄 수 있다고 한다.

5.4. 행복한 순간


영국인, 프랑스인, 소련인이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영국인: 겨울밤 집에서 양털 바지를 입고 벽난로 앞에 앉아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

프랑스인: 너희 영국인들은 너무 진부해. 금발 미녀와 함께 지중해로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냥 정리해 버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지!

소련인: 한 밤중에 누군가가 노크를 해서 문을 열어보니 "이반 이바노비치, 널 체포하겠다!" 라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 자는 옆집 사람이거든?''' 우리는 이때가 가장 행복해!


5.5. 우려먹기


대학생이 학생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았다.

"뼈가 들어있는 국 - 2루블, 뼈가 안 들어있는 국 - 1루블"

대학생은 자랑스럽게 1루블 동전 2개를 주며 "뼈가 들어있는 국 주세요"라고 말했다.

곧 나온 그릇을 받은 대학생은 안을 들여다보고는 황당해하며 소리쳤다.

"엥? 이건 그냥 따뜻한 물이잖아요! 뼈는 어디 있어요?"

그러자 창구 직원이 말했다.

"'''다른 사람이 쓰는 중'''이니까 좀 기다리시게."



5.6. 화성 탐사


때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 개척 경쟁에 열을 올리던 60년대 초. 소련이 화성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 탐사를 마치고 돌아온 우주비행사에게 흐루쇼프가 물었다.

"수고했네, 비행사 동지. 화성은 어떻던가?"

"거기'''도''' 사람 살 곳은 못 되더군요."


[16]

5.7. 달에 못 가는 이유


"왜 소련은 미국과 같이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는 거야?"

"할 수는 있어. '''그런데 달에 간 사람이 소련으로 돌아오려고 할까?'''"


5.8. 도착 안내 방송


"승객 여러분, 우리 OO항공사를 이용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셨는지요? 도착지의 기온은 시원하고 날씨는 맑습니다. 이 비행기는 잠시 후 모스크바 국제 공항에 도착합니다. '''그러니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 진짜 유머 포인트는, 디지털 시계가 아니고서야 일반적으로 시계가 연도를 표시하지는 않으므로 소련이 있던 당시에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린다고 딱히 시계를 조작하는 게 아닌 것이다.

5.9. 200만 달러를 번 가가린


우주에서 방금 귀환한 유리 가가린에게 니키타 흐루쇼프가 은밀하게 물어보았다. 흐루쇼프는 무신론자로 정교회를 앞장서서 탄압하던 자였다. "우주에 가보니 정말 하느님이 있던가?" 가가린이 대답했다. "예. 우주에는 하느님이 있었습니다."

흐루쇼프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가가린에게 속삭였다. "자네, 절대로 이 얘기를 누설하지 말게." 가가린이 말했다. '''"맨 입으로요?"''' 흐루쇼프가 마지못해 100만 달러를 쥐어주었고, 가가린은 비밀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며칠 후 최초로 지구 밖을 나갔다 온 인간을 만나고 싶다며 교황이 가가린을 초청하였다. "우주에 가보니 하느님이 계시던가요?" 가가린이 답하였다. "우주에 가보니 하느님 같은 건 없더군요." 교황이 등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부탁하였다. "제발 이 사실을 누설하지 말아주십시오."

가가린이 대답했다. '''"아무 대가도 없이 말입니까?"''' 교황은 결국 가가린에게 100만 달러를 쥐어주었고, 가가린은 200만 달러를 벌었다.

※ 이 이야기는 종교 유머에도 있다.
※ 나중에는 케네디에게 가서 하나님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하나님이 있든 없든 정무에 충실하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데 사실 하나님은 '''공화당 지지자'''였습니다.' 라고 말해서 100만 달러를 더 뜯어낸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부시에게 가서 '그런데 사실 하나님은 흑인이었습니다' 라고 한다는 버전도 있다.

5.10. 체르노빌 버섯


한 노파가 길가에서 '체르노빌 버섯 팝니다'란 팻말을 내걸고 있었다. 지나가던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저... 실례합니다만, 체르노빌 버섯은 대체 누가 사갑니까?"

노파가 대답했다.

"사가는 사람이야 많지. '''직장 상사나 장모 같은 사람들에게 주려고 사 가거든.'''"

※ 한국에서 고부관계가 불편하다는 인식처럼 러시아에서는 사위와 장모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 버섯이나 딸기방사능 동위원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체르노빌산은 못 먹을 물건이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따르면 대놓고 체르노빌산 버섯이나 과일이라 적힌 걸 파는 행상도 실존했고 그걸 미운 사람들에게 주려고 사는 사람도 실존했다고 한다(...). 체르노빌에서 생산된 수많은 식품들이 그대로 유통되었다. 소련 정부에서 저런 피폭된 농수산물을 폐기하려고 나름 노력하긴 했는데 당시 농부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던 방사능의 위험이란 것을 믿지 못했고 심지어 당국에 뇌물을 주고 농산물 폐기를 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벨라루스나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의 농산물 시장에선, 간혹 가다 '''값이 무서울 정도로 싸게 매겨진 원산지 불명의 농산물'''이 유통된다고 한다. 정가를 받고 팔면 무진장 욕 먹으니까 그냥 손해고 뭐고 값을 무시무시하게 싸게 매겨서 팔고, 원산지는 모른다고 잡아떼는 걸 보면 이 농산물들의 '''출처'''가 어딜지는 뻔할 뻔자다. 이를 반영하듯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보면 어떤 사람이 체르노빌의 과일과 버섯이 잘 자란다고 마구 채취하는 걸 보고 그거 먹으면 죽는다고 만류하니까 "멍청아, 누가 너보고 먹으래? 이거 말려서 '''민스크의 시장에 팔면 떼돈 벌 수 있다고.'''"라고 대답하는 대목이 있다.

5.11. 뻐꾸기 시계


레닌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뻐꾸기 시계 경진대회가 열렸다.

3위: 매 시간마다 뻐꾸기가 튀어나와 "레닌, 레닌" 하고 운다.

2위: 매 시간마다 뻐꾸기가 튀어나와 "레닌은 살아있다, 공산주의 만세"하고 운다.

'''1위: 매 시간마다 레닌이 튀어나와 "뻐꾹, 뻐꾹"하고 운다.'''


5.12. 소련의 최첨단 시계


어느 폴란드인 여행자가 소련을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귀향하면서 2개의 큰 짐 가방을 들고 왔다. 1개는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간 것이었고, 나머지 1개는 여행을 하면서 새로 생긴 것이었다.

가족 앞에서 이 폴란드인은 번쩍이는 시계를 꺼내놓고 입을 열었다.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러시아의 최첨단 과학기술로 개발된 시계를 사왔어. 정말 놀라운 기능이 많은 제품이야. 이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본연의 기능 외에 위성을 연결해 각 도시의 날씨도 알려줘. 또한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의료 기능도 있지. 심지어 달의 움직임조차 알 수 있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그를 향해 가족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정말 멋진 시계네요. 그나저나 가방이 하나 더 늘었던데 그 가방에 들어있는 건 뭔가요?"

'''"시계 배터리 1개야."'''


5.13. 레닌 묘의 경비병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위치한 레닌 묘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무덤 입구에는 무표정한 경비병들이 참관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를 보던 러시아 어린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왜 레닌 묘에는 항상 경비병들이 있는 거에요?"

'''"레닌이 다시 살아나 무덤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 거란다!"'''


5.14. 누가 제일 용감한가?


서독인, 프랑스인, 소련인이 모여 어느 나라 국민들이 제일 용감 한지를 두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먼저 서독인이 입을 열었다.

"열 명의 남자와 열 대의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대의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 있었지만 어느 차인지는 아무도 몰랐죠. 하지만 용감한 10명의 남자들은 주저없이 각자 차에 나누어 탄 다음 시속 200km로 아우토반을 질주했습니다. 결국 한 명은 크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고, 나머지 아홉 명은 병문안을 갔습니다."

프랑스인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겨우 그 정도 가지고 뭘 용감하다고 하십니까? 프랑스 남자 열 명과 여자 열 명이 있었죠. 그 중 여자 한 명은 에이즈 환자였습니다. 남자들은 여자들 중에 에이즈 환자가 한 명이 섞여 있다는 것만 알았지, 누군지는 모른 상태로 각자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 연애를 하였습니다. 몇 년 뒤, 그들 중 한 커플이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아홉 쌍의 남녀들이 무덤 앞에 모여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련인이 가소롭다는 듯 입을 열었다.

"우리는 단순합니다. 열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공산당을 비난하는 정치적 유머를 마구 늘어놓았습니다. 모두들 자신들 중에 밀고자가 한 사람 섞여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요?"라고 프랑스인과 서독인이 호기심 가득 물었다.

"그들 중 아홉 사람은 굴라그에 수감되었고, '''열 번째 사람이 식당에서 그들에게 국을 떠 주고 있습니다.'''"


5.15. 깨끗한 화장실


모스크바를 찾은 영국인 여행자가 급히 화장실을 가야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거리에는 공중화장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거리 매장의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열쇠가 필요했다. 별 수 없이 다소 지저분한 모스크바 골목 옆에서 볼일을 보려 할 때, 모스크바 경찰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 있소?"

"화장실을 찾고 있는데 보이질 않네요."

"여기서 볼일을 보면 안 돼요. 나를 따라오시오."

경찰은 여행자를 매우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꽃들이 곱게 피어 있었으며, 잔디도 관리가 잘 된 곳이었다. 경찰은 그곳에서 볼일을 보라고 말했다. 영국인 여행자는 급한 일을 본 뒤 경찰에게 감사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네요. 이것이 모스크바의 친절이군요? 그나저나 이 아름다운 곳은 어딘가요?"

경찰은 심드렁하게 답변했다.

"'''영국 대사관'''입니다."


5.16. 물자 분배 계획


미국의 대통령 지미 카터가 소련의 서기장 레오니드 브레즈네프에게 어느 날 질문을 했다.

"소련처럼 큰 나라에서, 그 많은 물자를 분배하는 계획을 일일이 다 짜는 건 꽤 어려운 일 아닌가요?"

브레즈네프가 대답하기를,

"'''아,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모든 물자를 모스크바에 가져다 놓으면, 인민들이 알아서 잘 나눠 가져가거든요."'''

※ 소련에서는 물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지방의 거주민들이 그나마 물자가 풍부했던 모스크바레닌그라드로 생필품을 사러 '쇼핑'을 가는 일이 잦았었다.

5.17. 소련과 디즈니랜드


소련 붕괴 후, 한 러시아인이 디즈니랜드에 갔다가 조국과 닮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 창시자의 거대한 동상이 있다.

- 뭐든지 줄을 서야 할 수 있다.

- 더러운 건 감춘다.

-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한다.

- 거스르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빠진 사람이 있다.

- 선전활동에 적극적이다.

'''- 꿈의 나라.'''

북한 대상으로도 비슷한 게 있다.

5.18. 블라디미르 레닌과 토끼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 산책을 나섰다가 아기 토끼를 발견했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자라서 지금까지 토끼를 본 적이 없었다.

"여러분, 이게 뭔지 아는 사람 있나요?"

선생님이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힌트를 주었다.

"잘 생각해 보세요. 학교에서 매일 읽는 이야기, 부르는 노래, 낭송하는 시에 항상 나오잖아요."

그러자 한 아이가 말했다.

"이제 알았어요. '''레닌 할아버지군요!'''"


5.19. 천국과 지옥


라비노비치[17]

가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가자, 천국과 지옥 중 어디로 가기를 원하느냐고 거기서 물었다.

"보여주시면 제가 선택할게요."하고 라비노비치가 되려 요청했다.

저승사자들은 흔쾌히 라비노비치에게 천국과 지옥을 보여주었다. 먼저 천국에 가 보니, 착실한 신자들이 책걸상에 앉아있고 천사들은 신문 사설을 읽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번엔 지옥으로 갔다. 지옥에서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카드 놀음을 하며, 벌거벗은 소녀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라비노비치는 지옥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라비노비치는 벌겋게 불이 달아오른 냄비에 강제로 얹혀 질질 끌려 다니는 꼴이 됐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당신들이 내게 완전히 다른 곳을 보여주지 않았던가요?"

라비노비치가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아까 거긴 '''아깃푼크트(Агитпункт, 선전선동부)'''야."

※ "아까는 관광비자였잖아." 라고 하는 버전도 있다. 이 때는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 이집트나 이스라엘 등으로 바뀌기도 한다.
※ 빌 게이츠와 데모버전으로 바뀌어 나오기도 한다.

5.20. 식인종과 소련 선장


소련의 배 한 척이 물에 빠져서 승무원 전원이 근처 부족들에게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은 식인종들이었다. 식인종들이 선원들을 전부 잡아 먹으려고 하자 선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잠깐, 잠깐만요, 식인종 동무 여러분! 혹시 당신들도 집단화를 경험했나요?"

"아니."

"그럼 개인숭배는요?"

"우린 그런 거 몰라."

"그럼 레닌의 기념일들 같은 날들도 경축하지도 않나요?"

"물론이지! 조용히 하고 죽을 준비나 해!"

그러자 선장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선원들에게 말했다.

'''"거 참 이상하군. 아니, 뭣 때문에 이 동무들은 저리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단 말이야?"'''


5.21. 문법 유머


러시아식 유머 에도 나오는 것으로, 영어의 문법을 이용한 말장난이다.

In America, there's plenty of light beer and you can always find a party.

(미국에선 어디나 맥주가 있고 당신은 어디에서나 파티를 찾을 수 있습니다.)

In Russia, the party always finds you.

('''소련에선 파티가 당신을 찾습니다.''')

※ 파티(party)란 모여서 신나게 노는 Party도 되고 당(黨)이라는 뜻의 파티도 된다. 고로 ''''소련에서는 공산당이 널 찾아간다'''' 라는 정치적인 풍자.

In America, you assassinate the president.

(미국에서는 당신대통령을 암살합니다.)

In Soviet Russia, the president assassinates you.

('''소련에서는 대통령당신을 암살합니다.''')

In America, your job determines your marks.

(미국에선 당신의 직업이 당신의 수준(marks)을 결정합니다.)

In Russia, Marx determines your job.

('''소련에선 마르크스(Marx)가 당신의 직업을 결정합니다.''')


[1] 케네디 정부 시절에는 600만톤 규모의 곡물을 지원하기도 했다. 위성사진을 본 미 곡물업자가 소련의 작황이 매우 좋지않다는 걸 파악한 게 그 출발점이었다고.[2] 예를 들면 생필품이나 기자재를 값싸게 구입하려는 목적이라든지(물론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적용되지 않았다).[3] 칼라시니코프니까 AK-47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고환이 나왔다는 점이나 일반적으로 음경을 총에 비유한다는걸 떠올린다면 음경을 표현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하다. [4] 한 탈북자는 하나원에 있을 당시 서울 시내로 구경나왔는데 발전된 서울의 모습을 보고도 믿지 않고 틀림없이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리 밑으로 가보려고 애를 쓴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5] 氣密性, 공기나 가스 등의 기체가 통하지 않는 성질. 기밀도가 높을수록 난방 효율이 높음.[6] Сою́з Сове́тских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их Респу́блик(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러시아어 약자.[7] 스몌릇 스탈리나 스파숏 라씨유[8] 스뜨로일리, 스뜨로일리, 스뜨로일리 - 루흐눌로[9] Horizon은 '지평선'과 '수평선' 둘 다 의미한다. 여기서는 후술하는 유래상 '수평선'을 사용한다. 원문의 답변도 그냥 '하늘을 잇는 가상의 선'이라고만 되어 있다.[10] 'on the horizon(수평선 상에 있는)'은 멀리서 오는 배가 수평선에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곧 도래한다'는 뜻의 숙어다. 유머의 원본에서는 seen at the horizon이지만 같은 의미다.[11] 창세기에서 야훼가 최초의 남성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 최초의 여성 이브를 창조해 낸 것을 말한다.[12] 필름을 둥글게 자르고 실제 LP처럼 가운데 구멍을 뚫은 뒤 서구에서 밀수해 온 LP판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복제했다고 한다. '갈비뼈'라는 명칭은 X-레이 필름에 찍힌 뼈의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따로 제작하는 시설이 있는 게 아니라 집에서 개인이 직접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13] 실제로 소련 체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던 1980년대 가장 먼저 경고신호를 보낸 통계지표가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영아사망률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알콜 소비량 증가로 인한 남성 사망률 증가'''였다. 보다 못한 고르바초프가 1985년 금주령을 시도했으나, 인민들의 지지만 거하게 깎아먹고 말았고, 거기다 주세 수입이 폭락해서 재정에 타격을 준 건 덤.[14] 필스너 우르켈로 유명한 체코 도시이다. "필스너"가 여기에서 유래했다.[15] 물론 여기 등장하는 국가는 '소련' 이지 러시아가 아니므로 붕괴 이전의 소련의 맥주 상태가 좋을지는 미지수이다.[16] 여담이지만 당시 미국의 새턴 V의 경우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가 목표를 '''화성'''으로 잡고 개발을 시작해 아폴로 당시에도 2단과 3단은 모든연료를 다 소모하지 않았다.[17] 랍비에서 이름을 따온 유대계 캐릭터로, 소련의 공산주의 유머에서는 고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