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알제리전
1. 개요
브라질 현지 시각 기준 2014년 6월 22일, 대한민국 시각 기준 6월 23일 새벽에 열린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의 조별리그 H조 제4경기. 한국에게는 정말 큰 굴욕이자 알제리에게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서독전 2:1승 이후 '''영광스러운 대승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역대급 졸전이자, 이란 쇼크, 마르세유 참사[1] 이후 최악의 패배라고 볼 수 있다.[2]
마르세유 참사 때도 전반전을 2실점으로 막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 알제리 쇼크는 대한민국 월드컵 도전사에서 최악의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1세기 월드컵 본선 전반전에서 3실점 이상 기록한 경기는 이 경기와 2002 한일대회 터키전 둘뿐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경기 모두 홍명보가 각각 감독과 선수로서 대한민국 월드컵 도전사에서 지우고 싶은 흑역사(알제리전에서는 아프리카 팀 상대 최초 4실점 이상, 터키전에서는 월드컵 본선 최단 시간 실점)에 관여했다.
주의할 점은 이 경기는 우리가 져서는 안될 약팀에게 패배했기에 쇼크라는 이름이 붙은 경기가 절대 아니라는 것. 감독부터 팬덤과 언론까지 전부 다함께 알제리를 한수 아래로 깔보고 들어갔지만 사실 알제리는 국제무대 기준 약팀일 뿐 한국보다는 강팀이다. 다만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 감독과 축구협회의 심각한 마찰로 인해 일시적으로 전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을 뿐이다.
2. 경기 시작 전
참패가 예상되었던 러시아전을 무승부로 마치자 한국 언론과 여론의 설레발이 여지없이 튀어나와 알제리 팀의 내분이 있다느니,[3] 혹은 알제리 축구협회가 감독에게 경질을 경고했고, 알제리의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를 반박했다느니 하는 보도가 튀어나왔다. 보도대로라면 알제리의 팀웍은 초상집, 감독은 태업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G조 예선에서 평가전에서 참패를 안겼던 가나가 전날 독일에게 아깝게 비기는 것을 보고, 가나 재평가론이 나오는 등 이래저래 희망적인 전망이 계속 나왔다. 또한 벨기에가 러시아를 1:0으로 이겼기 때문에 한국팀은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비겨도 조 2위에 등극하여 유리한 고지. 그리하여 월요일 아침을 앞둔 신새벽에 거리로 많은 응원단이 몰려나왔다.
조 2위를 차지하기 위한 알제리와 홍명보호의 대결은 양자 모두가 물러설 곳이 없기에 물러설 수 없는 양 팀 모두다 배수진을 치고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데스매치.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예상외로 제법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알제리 역시 벨기에전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러시아전에서 무승부와 좋은 경기력으로 한국내 여론은 또다시 16강이 낙관적이라는 희망과 언론의 설레발로 고무되어 있었고, 알제리 내부에서 감독과 선수간 불화설이 돌고 있어서 한국에게 유리할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건 알제리의 할리호지치 감독의 수비적 전술에 일부 선수들의 반발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KBS 뉴스에 나왔기 때문으로 감독 하릴호지치와 기자들은 경기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조차 서로 대립각을 세웠다. 감독과 선수들이 해명하길, 선수와 감독은 문제가 없는데 알제리 감독과 협회, 기자들 삼자 간의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덧붙여 경기가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리는 날씨가 쌀쌀해 한국이 유리하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기도 했는데, 사하라 사막 일대를 제외하곤 지중해에 면한 알제리의 날씨는 강수량 패턴이나 습도는 한국과 다르지만, 기온만 본다면 한국과 비슷해서 날씨로 인한 차이는 거의 없었다.
부산 아이파크의 윤성효 감독은 알제리도 이 경기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분명 공격적으로 나올테니 발이 빠른 손흥민, 이청용, 이근호를 통해 뒷공간을 노려야 하며 김신욱을 통해 제공권을 장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을 내놓았다. 비단 윤성효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언론 및 축구 관계자들도 비슷한 전망을 보였다. 앞선 경기에서 러시아가 벨기에에게 무릎을 꿇으며 이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조2위가 되고 16강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알제리는 한국을 매우 철두철미하게 분석하였다고 호언장담하며 선발 라인업 역시 5명, 즉 절반 가까이를 바꾸는 등 철저히 변화를 모색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팀의 선발 라인업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한마디로 러시아전과 똑같은 전략, 똑같은 멤버로 승부를 건 것. 이렇게 안일하게 경기에 임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할 수밖에 없다.
펠레는 '''독일과 스페인은 우승 후보이며 알제리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 말했다.
3. 경기 내용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알제리의 강한 미드필드 압박 이후 연결되는 빠른 역습 패턴에 첫번째, 세번째 골을 내어준 것으로 볼 때,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패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비수의 수적 우위가 확보된 상태에서 흐름을 끊지 못한 수비형 미드필더(한국영, 기성용)의 제한된 움직임과 더불어 전통적인 한국의 수비 스타일과는 달리, 역습을 의식한 듯 공격진이 수비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형태의 포메이션이 지속되었다. 프리롤의 손흥민은 수비에 종종 가담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박주영과 이청용의 기여도는 없다시피 했다."South Korea '''were absolutely woeful''' in the first half. That kind of performance '''is not acceptable''' at this level of football and they paid the price. In the second half they freshened it up and looked better but '''Algeria definitely deserved to win.''' In the first half Algeria came out with a really high tempo, they played some nice football and the fourth goal was a really good team goal."
"한국은 전반전에 '''정말 끔찍했다'''. 그런 식의 경기력은 이 정도(월드컵) 레벨에서의 축구 경기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며 한국팀은 그 (형편없는 경기력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달라지고 나아진 것 같았지만 '''알제리가 확실히 승리를 가져갈 만한 경기였다'''. 전반전 알제리는 정말 빠른 템포를 선보였으며 완벽한 축구를 구사했고, 4번째 골은 무척 우수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골이었다."
- 크리스 워들(Chris Waddle) BBC Radio 5 live 해설자
한국 미드필드, 수비수의 역량상 탈압박에 능하지 않고, 신체적 조건이 열세인 상황에서 개인전술적 우위마저 있는 알제리에게 점유율 지향 축구를 구사한다는 건...한국이 점유율 축구를 함부로 구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만 깨닫게한 홍명보 감독의 실패로 보인다.
3.1. 전반전
전반전의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인 박주영이 전혀 기능하지 못하며 공격루트가 완전 차단. 전반전에서 한국의 공격은 유효슈팅은커녕 '''슈팅시도 자체가 전무'''[5] 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유효슈팅이 아니라 슈팅이 0이다. 그 와중에 손흥민의 왼쪽 공격루트는 막내라고 무시당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활용되지 않았고, 중앙과 오른쪽 위주로 볼이 돌아가다가 이용의 잦은 실수로 공을 뺏기기를 반복.
공격이 시망된 것에 그치지 않고, 고질적인 약점 수비는 모래성 그 자체였다. 알제리 감독의 '한국을 오랫동안 연구했다'는 말이 사실인지 '''한국은 전반에만 3실점하면서 끌려가는 상황이었다.''' 12분 내에 3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한국 코치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으며 선수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양새가 역력했다. 알제리가 전반부터 강하게 치고 나가면서 제대로 당황한 것이다. 이미 전반전 킥오프 직후에 페널티박스 내에서 알제리 선수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는데 주심은 그냥 넘어간 상황이 있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어도 억울할 게 없었을 상황. 이때부터 상황은 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전반전에 한국은 0번의 슈팅을 기록한 반면 10번의 슈팅 중 5번이 유효슈팅, 그 중 3번이 골로 연결된 알제리와 너무나도 차이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전은 딱 한마디로 말해 '''알제리의 진화타겁'''. 러시아전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선수가 아닌 공만 쫓아다니다가 전반전에만 3실점.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자체도 아쉬웠고, 골키퍼 정성룡 역시 두번째 실점과 세번째 실점에서 판단미스를 보였다. 애당초 1패로 탈락위기에 몰린 알제리가 전반부터 강하게 나올거라는 것은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바였다.
하지만 상대의 뻔한 수에 제대로 넋이 나가버렸고, 전반 내내 한국은 조직력이 완전히 붕괴된 모습만 보여줬을 뿐이다. 알제리는 후반을 생각도 안하는 듯 모든 것을 거는 각오로 강하게 한국을 몰아치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렇게 한국이 완전 충격에 빠진 상태로 전반전이 종료. '''결과적으로 미네이랑의 비극 마이너 카피로 12분 내에 3실점이 터진 최악 그 자체의 수비였다.'''
3.2. 후반전
한국은 후반전 들어 공격루트를 손흥민 쪽으로 집중시켰고, 후반 5분 손흥민이 첫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면서 추격하기 시작한다. 이후 후반 10분경 박주영이 빠지고 김신욱이 들어오면서 공격 쪽에서는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비는 전반전과 딱히 달라진게 없었던지라 곧바로 알제리에게 네번째 골을 허용하며 분위기는 다시 넘어가게 된다.
그래도 김신욱의 투입은 효과를 드러냈는데, 되도 않는 티키타카 대신 김신욱의 제공권을 살린 뻥축구를 하면서 그나마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청용 대신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중앙과 좌우 모두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공격루트가 다양해졌고, 그 여세를 몰아 이근호의 어시스트를 받은 구자철이 두번째 만회골을 넣는다. 그리고 한국은 막바지에 지동원까지 투입하며 총 공세를 펼쳤지만, 해설진들 전부가 시간이 없다고 빠른 공격을 주문하며 난리가 난 상황에서도 느긋하게 볼을 돌리거나 수비수 만나면 뚫을려고 깔짝대다가 백패스를 했으며 결국 더 이상의 반전 없이 4:2로 알제리가 승리했다.
이제는 따봉마저 빼앗겼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혼자 다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필사적으로 분전했고 공수를 오가며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구자철과 손흥민 둘다 자신들의 월드컵 첫 데뷔골을 넣었지만, 전반전부터 터진 알제리의 득점 공세를 한시라도 빨리 만회해야 했던 상황인지라 기쁨을 누리거나 제대로 세리머니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손흥민은 경기 끝나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고 알제리 선수들과 다른 선수들의 위로를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경기력이었다고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채 울먹거려 축구팬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다른 기사 경기 해설을 맡아 이 광경을 전부 코앞에서 목격한 차두리 해설 위원도 결국 경기가 끝난 직후 눈물을 보였다. 동영상. 선배들이 실력을 갈고닦은 대표팀에 발탁돼서 이끌어줬어야 했는데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끼리 (경기를)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 팬들의 심금을 한번 더 울렸다.
그나마 이 경기의 의의라면 손흥민이 국대 에이스급의 폼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후반전부터는 각성하여 아예 작정하고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혼자 개인돌파로 활로를 뚫었는데 '''그게 먹혀 첫번째 만회골이 들어갔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9번의 드리블 돌파를 기록하며 이번 월드컵 한 경기 개인돌파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후반 중반에는 알제리 수비 3~4명을 달고 뛰는 등 역대 국대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었다.[6] 게다가 무슨 이유인지 후반전에는 기성용이 담당하던 세트피스도 손흥민이 도맡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박주영 대신 투입된 김신욱도 완벽하게 제공권을 장악하는 모습으로 구자철의 두번째 만회골에 기여하는 등 알제리전의 얼마 안 되는 긍정적인 발견이 되었다.
4. 경기 분석 및 평가
'''3년 전 일본전을 뛰어넘는 최악의 졸전'''으로 알제리는 대회 시작 전만 해도 조 최약체로 분류되었고, 국내에서도 설마 알제리를 상대로는 이기겠지 하는 설레발 여론이 압도적이었다.[7]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봤더니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전반 내내 제대로 된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해 불길한 예감을 주더니, 알제리는 전력으로 한국의 골문을 두들기며 수비 조직력도 붕괴되어 무려 전반에만 3득점을 하고 말았다. 특히 약점인 수비라인을 무리하게 올리다 라인 올리는 팀의 고질병인 뒷공간이 털렸다.
애초에 알제리를 얕잡아 본거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 숫자놀이일 뿐이라지만 알제리의 피파 랭킹이 우리나라보다 높다. 거기다 탄탄한 체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일 선수 중에 아르헨티나를 박살낸 수준급인 마리오 괴체조차도 버거워하는 팀이다. 사실 벨기에와 알제리의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것이, 알제리는 조 최강 전력이라 평가되는 벨기에를 상대로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홍명보호의 득점가뭄과 더불어 국내 축구팬들을 긴장하게 했다.
아프리카의 FIFA 월드컵 지역예선 역시 그야말로 헬게이트급으로 뚫기가 어렵고, 약팀이 강팀을 잡는 사례가 매우 빈번하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의 최다우승팀에 빛나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3번 연속으로 우승을 한 이집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본선진출이 없었다는 사실과,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나같은 전통의 강팀들도 언제나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지역예선을 힘겹게 뚫고 본선진출을 하고 있다. 심지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코트디부아르도 카메룬이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을 극적으로 실축한 끝에 아슬아슬하게 본선진출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므로, 애초에 지역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진출을 하는 모든 국가들은 당연히 약팀이라고 볼 수가 없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4-2는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으며 오죽하면 이 패배 이후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까지 바닥으로 내려갔을 정도다.
이번 알제리전에서 그 두 가지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이 참담한 결과를 낳은 것. 비록 후반전에 한 골을 만회하긴 했으나, 그 이후 브라히미에게 추가골을 허용함으로 4:1이 되었고, 구자철이 한 골 더 만회해 4:2로 경기 종료.
박주영 카드의 완벽한 실패를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고, 티키타카를 따라한 패싱게임의 완전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8] 체력적 조건과 기술면에서도 상대가 안되는 게임이었고 이러한 상황에서의 패싱게임은 그냥 대놓고 볼을 헌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이 전술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 또한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 결국 남는 것은 볼 돌리다가 뺏겨서 역습 당하거나, 뚫을려고 시도하다가 안되니깐 백패스나 하는 게 전부였다.
특히 중앙 수비의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홍명보가 경쟁도 없이 쭉 밀어 준 김영권과 홍정호의 센터백 라인은 첫 실점 때부터 둘이서 선수 한 명을 못 막아서 어이없이 뚫리더니, 두번째 실점 때에는 김영권이 마크맨을 자유롭게 풀어 줬고, 세번째 실점 때는 공만 바라보다가 선수를 놓쳐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다. 알제리를 만만하게 보고 러시아전의 수비축구를 벗어나 공격을 해보려고 했지만, 공격도 수비도 안 되면서 대패를 자초했다. 특히 이날 한국의 센터백 김영권, 홍정호는 둘이 계속 간격까지 맞춰가며 붙어다니며 공간을 내줬다.[9]
첫번째 실점이 하이라이트인데 느린 화면으로 보면 알제리 공격수와 셋이서 나란히 달리며 마치 경주마를 연상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영권이나 홍정호는 기본적으로 커맨더형에 가깝고 몸싸움에 능하지 않아 이를 보완해줄 파이터형 센터백이 필요하다. 광저우에서 김영권의 짝인 펑샤오팅이나, 제주에서 홍정호의 짝이었던 이용[10] 처럼. 몸빵이 안 되는 센터백만 둘을 나란히 세워놓은 댓가는 심히 처참했다.
벨기에와 알제리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이미 불길한 느낌을 받았겠지만, 조 최강전력이라 평가받던 벨기에를 상대로 보여준 알제리의 끈끈한 수비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애초에 알제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알제리팀의 대부분 멤버가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유럽에서 태어나서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가 프랑스나 스페인같은 유럽강국의 국대에 승선 못해서 어쩔수 없이 알제리팀으로 출전한 인물들이다.[11]
참고로 프랑스 리그앙에 선수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가 바로 알제리다. 꼭 프랑스가 아니더라도 알제리는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과도 매우 가까운 나라이고, 시차도 거의 같거나 비슷해서(한국에서 중국, 일본 정도 거리)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등에도 선수를 공급하고 있다.[12] 물론 한국이나 언론 말고도 해외 도박업체들도 알제리를 한국보다 밑으로 평가했다고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다.
경기 내적으로 완전히 완패한 경기로서 어떤 경기 외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껀덕지가 전혀 없다. 손흥민이 후반에 PK를 따낼 수 있었는데 심판이 안 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고, 알제리 선수들이 후반에 침대축구를 했다는 얘기가 있기는 하지만[13] 심판의 경우 오히려 한국에게 우호적인 판정을 많이 내렸는데다가 알제리 선수들의 행동은 이미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의 굳히기 모드였지 침대축구라고 매도할 상황은 아니었다.
게다가 알제리도 PK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가 2번이나 있었는데 심판 때문에 놓쳤다. 이걸 PK 선언하고 만약 다 성공했다면 전반에만 5:0이었다. 손흥민 역시 PK를 받지 못했지만 이건 그냥 주심이 PK를 잘 안주는 성향이라 그랬을 뿐 '''딱히 어느 쪽에 유리하게 판정을 본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변명의 여지 없이 홍명보호가 현저한 실력차를 보여주며면서 알제리에게 '''완패한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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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알제리전에서의 선수들의 평점. 여기서 최고 평점은 손흥민이 가져갔다.[14]
그나마 1998 프랑스 월드컵 때 차범근호가 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게 5:0이라는 대참패를 당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나은 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이건 단순하게 수치상으로 나온 것만 가지고 판단한 것이다. 1998년의 네덜란드는 '''요한 크루이프 이후 최고의 전력을 갖춘 역대 2번째로 강한 스쿼드이자 탑시드팀'''이었고, '''알제리는 2번 시드였던데다가 전력상에서도 조 최약체로 예상되었던 팀'''이다. 이런 커다란 차이를 얼버무리고 '골은 넣었으니까 더 나은 경기를 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냥 정신승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1998년 대진표는 지금 다시 한다고 해도 한국이 16강에 올라가기에 암울한 대진이었지만[15] 2014년 대진표는 '역대급 유리한 조'라 할 정도로 비교적 쉽게 갈 것이라 전망되었던 상황이었다. 또한 차범근호는 최종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1:1의 무승부라도 거두었지만, 홍명보호는 전반전 벨기에 선수 1명의 퇴장으로 11:10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0:1로 패배했다. 즉, 이 홍명보호는 차범근호보다도 더 최악으로 참담한 수준이다.
5. 기록
승리팀인 알제리에게는 영광스러운 기록이, 패자인 대한민국에게는 치욕적인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패배팀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 경기를 통해 수립한 기록은 다음과 같다.
- FIFA 월드컵 본선에서 최초로
-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패배 - 우리나라는 알제리에 패하기 전까지 그 동안 역대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와 맞붙어서 1승 1무로[16]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으나, 이 알제리전을 패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월드컵 본선 아프리카팀 무패가 끝났다. 참고로, 일본 역시 역대 월드컵들에서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으나[17] , 여드레 전에 코트디부아르에 패함으로써 일본과 우리나라는 이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아프리카를 상대로 최초로 패하게 되었다.
-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한 경기 4실점 -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북한도 디디에 드로그바가 건재한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이 정도로 깨지진 않았다.
- FIFA 월드컵 본선에서 최초로
- 아시아 팀을 상대로 승리
- 아시아 팀을 상대로 한 경기 4득점
- 한 경기 4득점을 기록한 아프리카 팀
6. 대한민국의 패배 원인
6.1. 함량 미달의 감독과 코치진
첫 번째 원인은 바로 졸장 '''홍명보'''다. 홍명보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감독이었고, 이전에 홍명보 감독이 맡은 U-20, 올림픽 대표팀은 홍명보가 스스로 완성한 것이 아니라 조동현 감독이 완성해놓은 팀이었다. 즉, 홍명보는 대한축구협회의 후원을 통해 지도자 자격증도 없이 내려온 '''낙하산 인사'''였던 것이다.
또한 국가대표팀 감독은 클럽 대표팀과는 차원이 다른데, K리그 클럽을 예로 들면 1년에 최소 38경기를 치르는데, 이렇게 경기를 많이 치르면 배우는 것도 많아지고, 전략을 구상할 기회도 많아진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은 1년에 A매치를 10번 정도만 치르고,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각자의 소속팀이 있기 때문에 A매치 훈련과 경기 때 잠깐 뭉치고 흩어지므로 배울 기회가 적다. 소속팀의 동의를 얻어서 뽑아와야 함과 동시에 부상 등의 돌발 변수에 대처하기 어려운 건 덤.
그런데 홍명보는 처음부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시작했기에 클럽을 전전했던 다른 동년배 감독들(황선홍, 신태용, 최용수 등)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날려먹었다. 다시 말해 거스 히딩크를 비롯한 명장들이 들판에서 자란 잡초라면, 홍명보는 '''온실 속 화초'''였던 셈이고, 온실 속의 화초로 자란 홍명보가 월드컵이라는 냉혹한 무대에서 성공하리란 보장부터가 무리수였다.
게다가 홍명보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진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홍명보 사단의 코치진을 자세히 본다면 기껏 해봤자 런던 올림픽에서만 활동했던 모두 함량부족의 코치진들이였다.[18] 그래서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다득점으로 깨진 사태까지 터지자 홍명보 감독과 코치들은 충격에 빠지기만 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큰 위기 상황에서 초보 코치진들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결국엔 충격만 빠진채 지켜보기만 했다. 이렇게 감독이 쉽게 무너진다면 부족한 부분들을 보좌해줄 커리어가 있는 코치진으로 보강을 해줬어야 했었다. 신태용호도 처음엔 부진이 계속되자 괜찮은 코치진들로 보강해준 결과[19] 그 동안 중국과 카타르에게 무너졌던 대한민국이 강호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가져왔다. 거기에다 다음 경기에서도 괜찮은 결과를 가져왔고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과 마지막엔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1위인 독일을 무너뜨린 성과를 냈다.
하지만 홍명보호엔 허술한 부분들을 보강해줄 능력있는 코치진이 단 한명도 없었으니 다득점이 된 상황에서도 선수들에게 침착하게 지시나 경려를 해 줘야할 감독과 코치진들이 다득점으로 무너지니 똑같이 혼란에 빠지기만 하고 아무런 해결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네덜란드 출신 톤 뒤 샤티니에를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으나 전력분석을 제대로 했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팀의 선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빈 깡통처럼 감독과 코치진까지 모두 허술한 상황에서 월드컵에서 성공하자는 자체가 말이 안되는 도박이었다.
6.2. 선수 선발의 실패
두 번째 원인은 선수 선발의 실패다. 이미 이전부터 비주전 취급을 받거나 심지어 홀대받는다는 얘기가 나온 선수들, 특히 두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린 이근호와 만회골을 넣은 손흥민, 압도적인 공중전 능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김신욱[20] , 그리고 '''언론과 코치진의 수 많은 변호를 받고도 1, 2차전 합쳐 단 한 번도 슈팅을 때리지 못한 박주영을 생각하면 누구를 더 중용했어야 했는지 명백히 보이는 경기였다.''' 사실 클럽 커리어를 생각하면 심지어 국내파에서도 박주영 말고도 더 나은 스트라이커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것이다.
이 엔트리에 대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쉽다. 홍명보호가 전방 무한 스위칭으로 인한 제로톱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축구를 하는 것은 사실이나 박주영이 컨디션이 안좋다면 대체 가능한 선수, 다른 대책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런게 전혀 없었다. 그냥 내 축구에 맞으니까 하고 죽으나 사나 박주영이 원톱이었고 박주영이 폼이 죽었을 때의 대비는 전무했다. 그리고 알제리전에서 이러한 대책없는 준비에 대한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
'''실제 벨기에전에서도 홍명보가 바라는 축구를 하려면 사실상 박주영 이외에 대안이 없었다.'''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지동원 정도인데 지동원도 폼이 별로인건 마찬가지였다.게다가 지동원은 넣어두면 중앙에 있지 않고 측면으로 갔다.
또한 벨기에전은 어차피 공격적으로 나갈거라면 한국영보다 공격적인 미드필더를 써야하는데 현재 대표팀에서 한국영을 빼고 투입할 중앙 미드필더는 하대성, 박종우로 사실 거기서거기다. 심지어 하대성은 부상으로 뛰기도 어려웠다. 이명주나 김승대처럼 경기 내용을 바꿀 조커격의 중앙 미드필더가 없는 점도 아쉽다.
또한 이날 차라리 차두리가 중계석에서 내려오는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최악의 경기를 보여준 이용의 대체자는 김창수였다. 속수무책이였던 중앙센터백의 보결도 곽태휘, 황석호 그리고 인맥 논란을 떠나서 비슷비슷한 유형의 '''실제로는 쓰지도 않을 선수들을 잔뜩 데려간 엔트리'''라는 점에서 확연히 아쉬움이 더한다. 베스트가 무너졌을 때 내용을 바꾸거나 도박을 걸을 수단조차 없다.
심지어 믿고 기용한 정성룡골키퍼마저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성룡골키퍼는 2013년 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고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이제 골키퍼 경쟁 한번 해야 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김승규골키퍼를 엔트리에만 포함시키고 막상 기용은 제대로 하지 않아 결국 정성룡 닥주전 체제가 된 것이 참패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다. 막상 정성룡이 러시아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서 알제리전에서도 잘해 줄것이라는 믿음으로 기용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알제리전에서는 펀칭 실책으로 골을 헌납하였다. 실책도 실책이지만 더더욱 최악인 부분은 수비 붕괴로 공격수와 1:1이 된 상황에서 골키퍼가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골키퍼가 앞으로 나가서 공격수를 압박하며 각도를 좁히는 것이 정석인데[21] 아무것도 안하고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다가 골 먹혔다. 결국 벨기에전에서는 김승규 골키퍼가 기용이 되었고 신들린 선방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22] 외신들도 김승규의 활약을 칭찬할 정도였다.
종료 후 허탈감에 빠진 홍명보 감독이 벤치에 멍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경기였다.
6.3. 경직된 전술
세 번째 원인은 전술의 문제였다. 홍명보 감독은 당시 유행했던 점유율 축구에 심취해 있었는데,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전술에 대한 파훼법이 등장한 것이다.[23] 그리고 한국은 점유율 축구를 그렇게 잘 구사하는 것도 아니었다. 스페인의 펩 과르디올라는 ‘'''빠르고 세밀한 패스를 통해 골을 만들어 내는 축구'''’를 선호했고, 점유만을 위한 패스는 지양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점유율, 압박, 공간으로 FC 바르셀로나의 전술을 정의했고, 짧은 패스는 안전한 전진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무의미한 백패스와 횡패스가 패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패스의 질이 낮았고, 이는 과르디올라가 혐오하는 짓이었다. 패스와 점유율에 집착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골’을 등한시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본래 한국 축구의 강점은 탄탄한 압박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를 내세운 역습이었는데, 홍명보호는 그런 강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선수 선발의 실책으로 파이터형 수비수가 없었기에 상대 공격수를 밀착 압박해 공격을 저지하는 행위가 거의 없었고, 결국 알제리에 무차별적으로 난타당했을 뿐 아니라 역습 상황에서도 무의미한 패스를 돌려 득점 기회를 많이 날려먹었다.
게다가 홍명보는 자기가 아는 4-2-3-1 전술만을 끝까지 고집했고 변화를 주는 방법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점유율 축구의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점유율에만 집착했을 뿐 아니라 실전 감각이 둔화된 박주영을 끝까지 고집했고, 이런 홍명보의 고집들이 부메랑이 되어 충격적인 결과를 낳게 되었다.
6.4. 오만과 방심
네 번째 원인은 홍명보의 오만함과 방심이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 정도는 쉽게 이길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지 알제리 전력 분석에 매우 소홀했다. 당시 FC 서울 감독이었던 최용수는 조 추첨 결과를 본 후 한국의 조 편성이 결코 최상의 조 편성이 아니라고 말하며 “'''특히 알제리를 얕보는 경향이 있는데 알제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탄력과 기술을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경고했다.(#) 결국 최 감독의 경고가 현실이 된 셈이다. 하지만 조추첨 당시 같은 포트에 있던 엄청난 황금세대였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당시 4강~8강권 전력이었던 칠레[24] 를 피했고, 알제리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보다도 네임벨류와 인지도가 떨어지는 팀이었기에 당시 언론의 설레발은 극에 달했다.
최소한 월드컵에 올라온 32개팀들은 각자의 지역예선을 뚫고 올라온 이상 모두가 강호인 셈인데, 약체라는 평가도 본선 무대의 32개팀들 중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소리지 '''절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고''' 무엇보다 '''한국은 어느 국가를 만만히 볼 입장도 아니다.'''
게다가 알제리가 약체팀이라고 당시 언론들이 포장을 했었지만 알제리의 1군 스쿼드를 자세히 본다면 대한민국의 전력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으며, 국적은 알제리지만 세계 최강인 프랑스 청소년 국가대표팀으로 활동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당장 지네딘 지단도 알제리와 프랑스의 이중국적을 가졌으며, 킬리안 음바페 역시 프랑스와 알제리 그리고 카메룬 3중국적이였다. 이렇게 알제리는 특히 프랑스와 많이 연관되어 있는 선수들과 그리고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유럽 축구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도 꽤 많았다. 이 당시 해외축구에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알제리도 결코 만만히 보면 안되며 중견급되는 팀이라고 여러차례 경고의 목소리를 냈었지만 정작 축구협회와 홍명보는 이 사실에 대해 매우 무지했다.
물론 한국은 떨어져도 적어도 알제리는 이길 수 있다고 하는 등 ESPN을 비롯한 해외 스포츠 언론이나 도박 사이트조차도 한국의 3위를 점쳤다. 즉, 벨기에와 러시아가 1, 2위를 다투고 알제리나 한국이 3, 4위를 다투지만 한국이 앞선다는 전망이 해외에서도 나왔고 한국에서도 알제리를 승점 제물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한국이 무너진 것은, 그만큼 상대에 대한 분석을 게을리했다는 증거다.
홍명보가 러시아와 1:1 무승부를 거둔 건 탄탄한 수비 덕분이 아니라 파비오 카펠로의 전술이 요인이었다. 한국과 러시아는 수비적 플레이를 중시했기 때문에 공격 템포도 알제리보다 느렸고 공격 라인도 낮았기에 큰 위기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는 그저 자신의 전술이 적중한 것으로 착각해 알제리전에도 러시아전과 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이 경기에서 알제리는 라인을 올리고 빠른 템포로 사정없이 공격을 감행했고 그로 인해 한국 선수들은 러시아전과 다른 분위기에 맥을 못추고 우왕좌왕하며 속절없이 무너졌건 것이다. 그나마 후반에는 어느정도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전반에만 3골을 내준 데다가 한국은 득점력이 약한 편이기에 사실상 만사휴의였던 것이다.
그 뒤 이런 실책은 독일의 요아힘 뢰프[25] 가 4년 뒤에 신태용호를 상대로 저지르면서 월드컵에서 절대적인 약체는 존재하지 않음이 또다시 증명되었다.
6.5. 대한축구협회의 무능과 부패
대한축구협회의 무능과 부패 역시 이 사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당장 다른 감독이 완성해놓은 연령별 대표팀만 맡아온 홍명보를 국대 감독으로 임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재벌가문의 영향 아래 사기업처럼 운영되어 왔으며, 축구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배척되고 제왕적으로 운영되어 행정력 낭비가 상당했다. 게다가 축구협회의 부패는 정치권이 개입하기도 힘든데, 잘못 개입했다가는 FIFA의 제재를 받아 주관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한다든가 하는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7. 알제리의 승리 요인
알제리의 승리 요인은 첫 번째로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꼽힌다. 알제리 대표팀의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는 대회 전부터 K리그 경기를 보면서까지 한국 대표팀 전력 분석에 만전을 기했다.
대회 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자신이 이끄는 알제리가 H조 최약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한국조차도 자신들보다 강하다고 말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국을 이기기 위해 철저히 전력 분석을 한 후 맞춤형 전술을 내놓았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3팀 다 해볼 만하다."고 말하며 알제리를 다소 얕보는 모습을 보였고 아니나 다를까 러시아전과 똑같은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오는 실책을 범했다. 러시아와 알제리는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전혀 다른 팀인데 같은 전술을 들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알제리의 전력 분석에 매우 소홀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알제리가 승리했고 한국이 패배했던 요인이다.
두 번째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 전술이다. 한국이 지지부진한 패스를 억지로 이어가며 끙끙대는 동안 알제리는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골을 노렸다. 이슬람 슬리마니의 첫 번째 골도 한국이 패스 플레이를 한다고 라인을 높이 끌어올린 틈을 타 한 번에 배후 공간을 침투하는 긴 패스를 연결했고 그걸 발 빠른 슬리마니가 받아 골로 결정지은 것이다. 알제리의 4골 모두 이렇게 공격 작업을 간소화한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넣은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전반전 내내 쓸데없는 패스 플레이를 한다고 템포만 느려 터지게 만들었을 뿐 전혀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겉돌기만 했고 오히려 후반전에 알제리처럼 긴 패스를 통한 이른바 뻥축구를 한 뒤에야 겨우 2골을 만들 수 있었다. 아무 의미 없는 점유율 싸움을 하는 대신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린 효율적인 공격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세 번째 요인은 바로 위 2가지를 가능하게 했던 감독의 경험이다. 바히드 할릴호지치는 이 사건과 16강전에서 독일에 1 : 2로 석패한 것 때문에 한국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를 받게 되는데, 사실 할릴호지치의 이력과 성격, 그리고 그 이후의 행보를 보았을 때 그는 세계적인 명장 수준은 아니고 저니맨에 가까운 사람이다. 따지고 보면 할릴호지치가 이번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초보 감독 홍명보가 이끄는 한국밖에 없었다. 독일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었던 것도 알제리가 특별히 잘해서라기보다는 요아힘 뢰프 감독의 용병술 문제가 컸다. 센터백 4명을 포백 라인에 세우는 이른바 포터백 전술을 썼다가 경기가 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릴호지치가 세계적인 명장은 아니더라도 당시 기준으로 감독 생활만 24년을 한 베테랑 감독이었고, 그 이후 커리어를 봐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차이나머니로 간혹 명장을 데려오는 중국 슈퍼 리그를 빼면 상대를 찾기 힘든 감독이 맞았다. 반면, 홍명보는 제대로 된 지도자 연수 한 번 받은 적 없이 축협의 후원 아래 대표팀 감독 자리에 오른 말 그대로 낙하산 인사였다.
아무리 할릴호지치가 저니맨이라고 해도 24년 동안 이곳 저곳에서 굴러먹던 짬밥도 있고 나름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던 시절도 있었던 반면 홍명보는 그 능력이 제대로 검증된 바 없이 축협의 후원 덕에 오른 낙하산 감독이었다. 제대로 지도자 연수 한 번 받은 적조차 없는 홍명보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것 자체가 말 그대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박이었다. 게다가 알제리는 한국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이길 만한 팀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할릴호지치는 벨기에는 어쩔 수 없더라도 한국은 무조건 잡는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전술을 내놓으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반면 홍명보는 자기가 잘 아는 전술 딱 1가지 외에는 어떠한 변화도 주지 못하고 1골, 2골 내주면서 끌려가니까 자신도 멘붕해서 한숨만 픽픽 내쉬기 바빴다.
같은 40대 감독이었어도 홍명보보다 차라리 후후임 감독인 신태용 감독이 훨씬 더 나았다. 신태용 감독은 축협의 후원 아래 낙하산 인사로 대표팀 감독에 오른 홍명보와는 달리 성남 일화 천마 감독으로 오랫동안 재임하면서 아챔 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있을 만큼 최소한 홍명보보다는 능력과 커리어가 검증된 인물이었다. 실제로 신태용은 3년 후 맡은 팀은 다르지만 할릴호지치와 재회하여 4 : 1로 박살내기까지 했으며, 러시아 월드컵에 가서도 홍명보호보다 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끝내 디펜딩 챔피언 전차군단을 2 : 0으로 깨뜨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2 : 0으로 꺾은 후 8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대표팀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신태용호를 홍명보호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신태용호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다.
우선 조 편성을 봐도 홍명보호의 경우 톱 시드 팀은 이제 막 이른바 황금세대의 성장으로 신흥 강호로 떠오른 벨기에였고 그 밖에 아프리카에서도 결코 최강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알제리, 비(非) 톱 시드 팀 유럽 팀들 중에서는 그나마 전력이 처진다고 판단되는 러시아였다. 반면, 신태용호는 톱 시드 팀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명실상부한 전통강호 독일이었고 그 밖에 북중미 최강자이자 매 대회마다 꾸준히 16강에 오르는 멕시코, 지역예선에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물 먹이고 올라온 스웨덴이었다. 확실히 신태용호 쪽 조가 훨씬 더 난이도가 높았다. 그리고 신태용호는 대회 직전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심각한 전력 이탈을 겪은 반면 홍명보호는 그런 것도 없었다. 즉, 홍명보호는 조 편성도 나름 쉬운 편성이었고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도 없이 갔는데도 고작 1무 2패의 성적을 거둔 반면 신태용호는 조 편성도 상당히 버거운 조였고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심각한 전력 이탈을 겪었는데도 1승을 거두고 왔다. 게다가 진 경기들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진 게 아니라 멕시코전은 제대로 싸우다가 전반적인 실력에서 밀려서[26] 납득할 만한 스코어로 진 거고, 스웨덴전도 전술적 실패가 있긴 했지만 조편성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단지 16강 못 갔다는 이유로 신태용호를 홍명보호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신태용호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같은 40대 감독이라도 차라리 홍명보보다는 경험이 훨씬 더 풍부한 신태용이 팀을 이끌고 갔다면 최소한 알제리에 지더라도 이렇게 형편없는 결과와 내용으로 지진 않았을 것이다. 경험도 일천한데다 축협의 후원 덕에 감독이 된 낙하산 인사의 비참한 말로인 셈이다. 할릴호지치가 아무리 무능하다고 해도 최소한 그 사람은 자기 실력과 노력으로 알제리 감독에 오른 사람이었으니 낙하산 인사 홍명보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할릴호지치에게 실례라고 할 수밖에 없다.
8. 반응과 경기 후
8.1. 대한민국
이 대결 이후 한국은 완전히 '''이젠 꿈도 희망도 없어''' 모드로 많은 국민들이 실의에 빠진 채 출근 등교를 하면서 한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반면 벨기에전 패배로 벼랑끝에 몰렸던 러시아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또한 알제리전에서 졸전을 치르는 바람에 골득실차까지도 러시아에 밀리면서 '''벨기에를 2골 이상 압도'''하고 그마저도 알제리가 이기지 않기를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알제리가 지고 우리가 벨기에 상대로 대승을 거두면 되기는 하지만 28년만에 16강 진출을 앞둔 알제리가 그리 쉽게 나올 리가 없고 알제리는 앞선 경기들에서도 매우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바가 있어 러시아가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참고로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한 경기 당 최다 득점이 2점이다. 이 와중에 아직 한 경기 멀티골 선수도 없는 상황이며, 홍명보호는 수비 붕괴와 더불어 '''득점 가뭄으로 악명 높은''' 팀이니 다득점 경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벨기에는 알제리보다 더한지라 차라리 16강 불 꺼졌으니 중계 내려달라는 게 나을 듯 싶었다.
다시 말해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으며 사실상 희박한 확률. 알제리가 러시아를 이기면 승점이 6점이 되므로 최대 4점 밖에 받지 못하는 한국은 무조건 탈락한다.
- 벨기에를 이기지 못하거나 1점차로 이길 경우: 무조건 탈락
- 벨기에를 2점차로 이길 경우: 러시아가 알제리를 1점차로 이겨야 다득점 비교 후 진출 가능
- 벨기에를 3점차로 이길 경우: 러시아가 알제리를 1점차로 이기면 16강 진출, 2점차로 이기면 다득점 비교 후 결정
- 벨기에를 4점차 이상으로 이길 경우
- 러시아가 알제리를 2점차 이내로 이기면 16강 진출, 3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다득점 비교 후 결정.
- 러시아가 알제리와 비기면 알제리와 다득점 비교 후 진출팀 결정.
- 알제리가 러시아를 이기면 탈락.
[1] 사실 저 당시에도 1무 2패였지만, 그래도 그 당시 상대엔 멕시코, 벨기에, 네덜란드 모두 축구강국들과 같은 조에 있었기에 참작할 만하다. 참고로 멕시코전에선 대한민국 선수가 최초로 선제골을 넣었으며,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비교적 선방을 했다. 당장 그당시 조편성은 2002 멤버를 모두 데려와도 통과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그때와 지금 1무 2패는 당연히 똑같지 않다.[2] 심지어 2018년 아시안 게임 때 U-23 대표팀이 겪은 말레이 쇼크도 비슷하긴 했지만, 어쨌건 결국 한국은 강호들을 전부 이기고 '''금메달을 땄다'''.[3] 98년 월드컵 네덜란드전 직전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4] 현지시각 기준. 한국시각 기준 2014년 6월 23일 새벽 4시.[5] 홍정호와 구자철이 슈팅을 했으나 수비에 걸려서 슈팅 카운트가 안 됐다.[6] 이렇게 공간을 만들어줬는데 나머지 선수는 아무런 활약이 전혀 없었다. 그야말로 조직력도 엉망이였다.[7] 그때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알제리 전력을 몰랐지만, 알제리는 프랑스와 인연이 깊어 프랑스 혼혈 알제리 유망주가 프랑스 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하고 프랑스 대표팀에서 떨어진 알제리 혼혈이 알제리 국대에 갈 만큼 의외의 전력을 가졌다. 당장 이런 선수들이 있었는데 마레즈는 epl우승을 경험한 선수고 챔스에서 노는 선수다.[8] 4년 전 월드컵과 최근 두 번의 유로에서 이를 통해 재미를 봤던 스페인조차 이번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와 칠레에게 참패를 당하며 더 이상 국제대회에서 통하기 어렵게 된 전술인데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이를 어설프게 따라했으니 애초에 좋은 경기력이 나올리가 없었다.[9] 심지어 공격수가 둘이라 한 명씩 맡아야 되는 상황에서도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잘 모르겠으면 세번째 실점장면을 보자. 계속 같이 다녀서 놓치고 먹히는 장면만 나올 뿐이다.[10] 동명이인이다.[11] 야신 브라히미(Yacine Brahimi)와 소피앙 페굴리(Sofiane Feghouli)는 알제리 국가대표팀에서 뛰기 전에 프랑스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12] 알제리전에서 대한민국팀에 4골을 넣은 알제리 선수 4명 중에 압델무멘 자부(클럽 아프리칸 투니스 소속) 빼고 이슬람 슬리마니는 스포르팅 리스본, 라피크 할리시는 아카데미카 드 코임브라(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소속팀), 야신 브라히미는 그라나다 CF 소속이다. 그리고 소피앙 페굴리는 발렌시아 CF 소속이다(모두 2014년 기준).[13] 안정환이 이를 가리켜 '''"왜 경기장에서 눕습니까? 집에 가서 침대에 눕지."'''라는 농담을 했다. #[14] 그도 그럴 것이 알제리 전에선 구자철도 있었지만 손흥민만 전력을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으니...[15] 다만, 당시에는 해외축구에 대해 무지했던 시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설레발을 쳤다.[16] 2006년 토고전 승, 2010년 나이지리아전 무.[17] (아프리카를 상대로) 무재배를 딱 1번 했었던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에 패하기 전까지 2전 전승이었다,[18] 그나마 피지컬 코치였던 이케다 세이코는 홍명보호 코치진들 중에서 경험이나 커리어가 좋았지만 혼자서 혼란에 빠진 팀을 수습하기에는 무리가 매우 컸다.[19] 물론 뒤늦게 보강을 해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홍명보호의 코치진들보다 커리어가 괜찮은 코치진으로 보강을 해줬다, 신태용호의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는 능력있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반면 홍명보호의 수석코치인 김태영은 겨우 관동대학교에서 코치 경력이 1년이 전부였던 부족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고 즉 홍명보와 같은 함량부족의 수석코치였다. 물론 홍명보호도 처음엔 부족한 코치진들로 구성되어 있다라는 점을 인지를 하고 있었는지 겨우 전력분석관 한명만 데리고 왔을 정도로 코치진 보강에 매우 소홀했다.[20] 이날 경기에서 33분 뛰어 공중볼 경합 1위를 달성했다.#[21] 그래도 골을 먹히는 경우가 많지만 운좋은 선방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주는 것이 맞다.[22] 벨기에전의 실점도 오프사이드 위치였으며 오심이였다.[23] 실제로 알제리 참사 1년 전에 이미 FC 바이에른 뮌헨이 강력한 압박 축구로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리그에서 7대0으로 관광보내며 점유율 축구의 몰락이 시작되었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스페인의 충격적인 2연패 탈락으로 사실상 세계 축구의 트랜드가 점유율 축구에서 압박 축구로 가는 전환점을 맞이했다.[24] 스페인을 꺾고 16강에 진출해 개최국 브라질과 비기고 승부차기 끝에 아깝게 탈락한 팀이다. 이후 2015/2016 코파 아메리카 우승.[25]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감독이다.[26]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은 북중미 최강으로, 피파랭킹 10위권에 항상 자리를 잡고 있는 강팀이며 선수단 구성도 대부분 빅리그 선수들 아니면 조금 수준이 낮다 쳐도 해당 리그 상위권 구단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굳이 한국 기준으로 말하면 최소한 기성용, 구자철 전성기 때 실력을 모든 선수가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 말고는 멕시코 대표팀에 비벼볼 만한 선수가 없었으니, 패배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고 오히려 멕시코가 한국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실력 우위가 확고했음에도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8.2. 알제리
한편, 우리나라 여론이 비탄에 잠긴 와중에 알제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알제리는 새로 부임한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가 언론과 알제리 축협과 매우 사이가 나빠 곤혹을 치르고 있었는데 당장 한국전 전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감독과 선수간 불화설로 매우 시끄러웠다. 이것은 알제리 언론의 감독을 향한 비방 여론과 우리나라 언론의 고질적인 설레발&김칫국이 빚어낸 합작품으로 실제로 알제리 선수가 감독에게 반발했다는 기사가 나간 후 우리나라 여론은 기뻐했고 우리에게 이득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기자회견에서 해당 선수는 감독과의 불화설을 애초에 일축했다. 그럼에도 MBC 중계 도중 안정환은 뜬금없이 알제리 기자한테 들었다며 라마단 기간에 따른 감독과 선수의 불화설을 이야기하는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국내 언론은 우리와 같은 조에 배정된 세 조 모두가 불화설과 내분으로 팀워크가 개발살 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러시아의 경우 평가전 이후 케르자코프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전술을 비판했다며 내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으며, 벨기에의 경우 훈련 도중 루카쿠와 마릴라스가 상호간에 말싸움을 한 것을 집중 조명했다. 물론 둘 다 기우일 뿐. 루카쿠와 마릴라스의 경우 심지어 훈련 뒤 웃으며 악수하고 팀워크를 다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게다가 13-14 시즌에 에버튼 FC에서 같이 뛰기까지 했다.
이렇듯 취재진과의 불화 이외에도 알제리는 감독과 협회간의 불화도 매우 심해서 평가전 관련으로 마찰을 빚어왔고, 벨기에전 패배로 회장이 뒷목을 잡으며 경질설까지 대두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을 이기면서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 이후 32년만에 월드컵에서 역대 통산 3번째 승리를 거둬들였으며,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의 모로코 이후 28년만의 북아프리카 국가 16강 진출 가능성도 매우 유력해졌고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알제리에겐 어마어마한 기록을 갱신한 역대급 경기가 된 셈. 결국 이 승리 하나로 알제리 내 여론은 그야말로 기쁨에 휩싸였다.
알제리 현지 분위기나 알제리 이민자가 많은 프랑스의 주요 도시 등에서는 이제 뭐 축제 분위기. 서로서로 물어뜯기 바쁘던 알제리 협회 관계자들과 기자들, 코치진들 세 측 전부다 첫 골이 들어가자말자 끌어안고 방방뛰는등 완전히 위 아 더 월드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알제리 감독이 의기양양하게 현장에 있던 알제리 기자들을 가리켜 '''"당신들은 나를 안믿었지만 알제리 팬들은 나를 믿었다!"'''며 면전에서 디스하자 기자 대표가 나와서 공식적으로 정중한 사과 및 향후 100% 신뢰까지 약속하며 훈훈한 화해의 장까지 마련, 이후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고... 게다가 나이지리아와 함께 진출하면서 아프리카 최초의 2개국 토너먼트 진출 기록을 세웠다.
그 뒤 알제리는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에서 히혼의 수치를 일으킨 독일과 16강전을 치렀으며 연장 혈투까지 가는 끝에 1:2로 석패했다. 16강 진출의 성과를 거둔 알제리 축구 연맹은 할릴에게 재계약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터키 국적의 새 감독을 부임했다. 할릴이 떠나자 알제리는 다시 동네북으로 전락하며 어느 메이저 대회에서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또한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지역예선에서도 4년 전의 영광은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무너져내린 끝에 광탈하면서 2014년 대회의 선전은 이렇게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면서 부활의 기미를 보여주었다.
9.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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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알제리의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날아온 레이저 포인터에 공격을 받는 모습이 여럿 잡히기도 했다. 녹색 레이저와 파란색 레이저로 두 종류였던 것으로 보아 복수의 소행으로 추정. '''다만 한국인이 그랬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알제리 관중이 자국 선수에게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알제리 국민이 그랬다는 증거도 전혀 없었으나 알제리 - 러시아, 알제리 - 독일 이 두 시합에서도 레이저 공격이 나온 걸 보면 이 때도 알제리 국민이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때문에 알제리 축구 연맹은 벌금을 지불하게 되었다.
홍명보 개인 경력에도 심각한 오점으로 남을 경기로서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의 차범근 전 감독 처럼 당장 경질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처참한 패배다. 다만, 차범근 감독의 경우엔 애초부터 축협과 사이가 좋지 못해 즉각 경질하였으나, 홍명보의 경우엔 축협의 적장자로서 착실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전형적인 황태자 낙하산 인사라서 경질까지는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영표 해설이 "한국이 2:1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경기가 끝날 무렵 치러진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1로 시즌 9승을 챙기자 '''"이영표가 예측한 건 류현진 경기이다."'''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이 대회 토너먼트에서 알제리,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독일도 바로 다음 대회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
알제리 쇼크의 경우 우리나라만 알제리에게 패배한 나라로 기록되었다. 벨기에는 제공권을 장악해서 2:1로 이겼고, 러시아도 알제리와 1:1로 비겼지만 결정적인 찬스도 많았다. 독일도 알제리에게 상당히 고전하긴 했지만 결국 이겼다. 만약 알제리가 벨기에도 꺾고 러시아도 꺾었다면 쇼크로 기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10. 관련 사진/영상
한국 네티즌들의 아름다운 설레발.
11. 유사 사례/관련 사례
- 이란 쇼크(1996년, 한국)
- 마르세유 참사(1998년, 한국)
-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 A조 프랑스 vs 세네갈 - 이른바 세네갈 쇼크. 아프리카 팀이 쇼크를 일으킨 공통점이 있다.
- D조 포르투갈 vs 대한민국 - 상대를 가볍게 여겼던 공통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주장이 12년 뒤에 브라질에서 이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이다.[27]
-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 B조 스페인 vs 네덜란드
- 미네이랑의 비극 - 같은 대회에서 일어난, 한국 이상의 엄청난 치욕.
- 2015 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 -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전반전에 13분만에 4골을 내준 경기.
- 밀라노 참사(2017년, 이탈리아) - 굳이 알제리 쇼크와 공통점을 따진다면, 여기도 함량 미달의 감독[28] 을 선임한 것과 축구협회가 부패한 것이 있다.
- 카잔의 치욕(2018년, 독일) - 역시 상대를 가볍게 여겼던 공통점이 있다. 재밌는건 여기서 상대를 가벼이 봤다가 참교육을 당한 한국이 자기들을 가볍게 본 독일을 상대로 참교육을 했단 것. 경기 구도 자체는 이긴 쪽이 초반부터 몰아치진 않았다.
- 반둥 쇼크(2018년, 한국 U-23) - 위에 나온 카잔의 치욕과 비슷하게 약팀을 얕잡아보다 패한 사례. 2018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에서,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패했다. 다만 이 경기는 이미 조별리그 1차전을 대승한 상황에서 맞은 2차전이었으며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결과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29]
- 김상식호/2019년 - 2019 FIBA 농구 월드컵 중국 조별예선에서 나이지리아를 1승 제물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으나 제물은커녕 무려 42점차 대패를 당하는 망신을 겪었다.
12. 관련 문서
- 사이타마 쇼크 - 이 월드컵에서 알제리 대표팀을 맡은 바히드 할릴호지치가 일본 대표팀을 맡았다가 패배한 사건.
- 신태용호/2017년/EAFF E-1 풋볼 챔피언십/일본전 - 이 월드컵에서 알제리 대표팀을 맡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후에 일본 대표팀을 맡았는데, 여기서는 신태용이 이끄는 한국이 일본에 4:1로 승리하여 알제리전 대패의 한을 풀었다.
13. 둘러보기
[27] 그 장본인은 터키와의 3, 4위전에서 볼 컨트롤 실수로 경기시작 11초 만에 골을 처먹게 해 대한민국 축구사에 길이길이 남을 흑역사이자 FIFA 월드컵사에 길이 길이 남을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만들었다.[28] 물론 잔 피에로 벤투라는 홍명보보다 경험은 많았지만 대규모 클럽을 지휘한 적은 없었기에 아주리 군단을 지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29] 당시 한국 U-23 감독이었던 김학범은 잘못된 점을 빠르게 인지하고 대안을 마련했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이것이 김학범과 홍명보의 차이였으며 둘을 비교하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김학범 감독에게는 수치다. 축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는 있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개선하는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