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BSC 프리미어 12/결선 토너먼트/준결승 2경기
1. 개요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도쿄돔에서 펼쳐진 '''2015 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 한일전.''' 3:0으로 질질 끌려가던 경기를 9회 초에 4득점을 기록하면서 대 역전승을 일궈낸 경기로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2] 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로 꼽고 있다. 한국어 하이라이트'''9회 초의 기적! 11월 19일, 이 날은 대한민국 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습니다. 도쿄돔의 기적! 한국이 결승에 진출합니다!'''
- 정우영. 9회 말 대표팀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을 때.
2. 경기 전
안경현 해설위원이 일본과의 개막전 이후 "일본과는 다시 한번 꼭 맞붙었으면 좋겠다"라고 해설 중 여러 번 언급했는데 실제로 일어났다.
일본은 푸에르토리코 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4강전 선발이 일본이 가진 최고의 카드인 오타니 쇼헤이임을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선발로는 이대은이 나섰는데 일본 리그에서 선발로 자리잡은 경험이 있기에 일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선수지만, 아무리 봐도 오타니의 상대로는 역부족이어서 전체적으로 경기의 승산에 대해 암울한 예상이 훨씬 컸다. 그냥 지난 경기처럼 오타니에게 완벽하게 막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미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 팀의 사인 훔치기를 우려한다는 발언을 해 어그로를 끌었다.
3. 경기 내용
기록지
4. 상세
4.1. 선발 타순
4.2. 선발 포메이션
4.3. 1~8회: 오타니 쇼헤이에게 또 당한 타선
오타니가 75개밖에 안 던졌는데 공 끝이 무뎌졌다는 건, 그 동안 전력투구를 했다는 의미다. 이 날 오타니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무려 155 km/h였다.
선발로 나온 오타니는 '''4회에 160 km/h''' 를 찍을 정도로 혼신의 투구를 펼쳤고, 1차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타선은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다. 두 번째 만남이라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한국 타선은 패스트볼만 노리고 초구와 2구를 계속해서 공략하는 빠른 승부라는 전략을 들고 왔지만,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시속 155km였던 오타니의 구위는 한국 타선의 배트 스피드를 압도하면서 한국의 타자들은 삼진 11개를 헌납하면서 완전히 오타니에게 말렸다.
2회 초에 이대호가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간 것을 제외하면 7회 초가 되어서야 이닝 선두 타자 정근우가 간신히 팀 첫 안타를 침으로써 노히트 행진을 깰 수 있었다.[5] 하지만 후속 타자인 이용규와 김현수가 연이어 삼진을 당하고, 이대호마저 3루 땅볼에 그치면서 기회는 날아갔다.
8회 초 오타니가 내려가고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올라오자 약속의 8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불과 8구 만에 박병호 - 민병헌 - 황재균이 삼자범퇴를 당하면서''' 허무하게 끝났다.
일본이 이처럼 쉽게 수비 이닝을 풀어나간 반면, 한국은 그야말로 위기의 연속이었다. 선발로 나선 이대은은 제구 난조와 심판의 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 이닝마다 주자를 출루시켰고, 아슬아슬하게 3이닝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4회에는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고 김재호의 아쉬운 수비로 병살을 잡아낼 수 있는 코스를 정근우와의 사인이 어긋나면서 레이업 슛을 시전했다. 그렇게 이대은은 2실점을 하고 주자 만루를 남긴 채 강판당하고 말았으나,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역투를 하고 있는 차우찬은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내준 것 말고는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할 일을 다 했다.
7회에 등판한 심창민이 일명 '''별모양 존''' 으로 불리는 괴상한 심판의 존으로 인해 사카모토 하야토와 야마다 테츠토를 연이어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무사 1, 2루의 위기가 닥쳤지만, 이어 등판한 정우람이 삼진 - 중견수 뜬공 - 좌익수 뜬공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면서 다행히도 실점 없이 넘어갔다. 일본의 야구 전문 잡지 슈칸 베이스볼은 이 경기에서 일본이 패배한 원인 셋 중 하나로 이 순간의 무득점을 꼽았다.
8회에 정우람이 원 아웃을 잡은 상태에서 연타를 허용해 1사 1, 2루가 되면서 다시 위기가 닥쳤지만, 이 위기 또한 정우람이 아키야마 쇼고를 중견수 플라이로, 그리고 그 다음 등판한 임창민이 사카모토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진화되었다.
타선이 오타니에게 완전히 말려버린 가운데, 투수진은 최대한의 노력으로 3점으로 실점을 막아냄으로써 일말의 역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4.4. 9회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일본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답게 8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노리모토 다카히로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이제 한국에게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세 개였다.''' 결승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9회에 3점 이상 득점해야만 하는 상황.그렇게까지 뒤집을 거라고 생각은 못 했고요. '''사실 이렇게 그냥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든 국민들이 보고 계실 것이고, 기대를 하고 계실 것이고, 그리고 5만 관중들 사이에 국민들이 와서 응원을 하고 계셨으니까.'''
그리고 9회 초, 김인식 감독이 8번 타순에 대타로 오재원을 기용하면서 한국이 공격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 타석부터 없던 루틴까지 만들어 내며 노리모토의 신경을 박박 긁는[6] 그야말로 오재원다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대차게 두 번 헛스윙을 한 후 2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들어오는 5구째 변화구를 밀어쳐서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안타를 치고 출루한다. 일본 덕아웃을 향한 세리모니는 덤이다.#
이후 9번 타순에서 대타로 나선 손아섭이 2구째에 제대로 된 풀스윙 정타로 투수 다리 사이로 빠져 마운드를 맞고 완벽한 정중앙 방향으로 중견수 앞까지 가는 중전 안타를 치며 노아웃 주자 1, 2루가 된다. 뒤이어 1번 타자 정근우도 변화구를 당겨쳐서 3루 베이스를 넘어 그대로 좌측담장까지 빠르게 굴러가는 강타구를 만들며 좌익선상 2루타를 기록했다.[7]
이렇게 한국은 세 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치면서 마침내 첫 득점에 성공한다. 스코어는 1:3에 주자 상황은 노 아웃 2, 3루가 되었다. 안타 세 개 모두 130 km/h대 변화구를 정타로 쳐서 만들었다. 수싸움에서 앞선 것이다. 정근우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변화구를 노렸다고 말했고, 당시 일본 해설진이었던 나카하타 키요시는 당시 일본의 포수였던 시마의 사인에 "시마 포수가 볼 배합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라고 말하며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나카하타의 이 말은 일리가 있는 것이, 시마는 8회까지 오타니와 노리모토의 패스트볼에 맥을 못 추던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9회 초에는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주문했고 이로 인해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는데, '''맞은 구질은 전부 서클 체인지업이었다.'''[8] 물론 패스트볼 구위가 좋은 노리모토와 달리 이대호를 상대한 마스이는 기교파에 조금 더 가까운 투수이기는 하지만.[9]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도쿄 돔의 한국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일본 선수와 코치진은 당황했다. 분위기가 한국으로 조금씩 기울던 중요한 상황에서 2번 타자로 나온 이용규에게 노리모토가 속구로만 볼배합을 가져가 153~157 km/h에 형성된 공들을 몸쪽 높게 두 개,[10] 바깥쪽 한 개[11] 에 던졌다. 그렇게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노리모토는 초구와 비슷한 코스였던 152 km/h 몸쪽 높은 속구를 던졌는데, '''왼쪽 팔꿈치 근처에 공이 스치면서 이용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게 되었고, 무사 만루가 되었다.'''
당시 이용규가 투구에 스쳤다고 하며 스친 팔꿈치 부위를 손으로 치는 제스처를 취할 때 주심이 바로 이용규와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1루에 가라고 선언했고, 노리모토는 이에 충격을 받은 듯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해설자였던 나카하타는 "이번 것은 좀... 이건 좀 아니네요..." 라고 어이없다는 듯한 멘트를 남겼다. 일본 팬 입장에서는 편파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경기를 보면 중계 도중에 보호대에 맞는 소리가 들렸다. 현장음을 들어보면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가는 소리 외에 소리가 하나 더 들리는데, 심판은 이 소리로 판단한 듯하다.[12] 이용규와 주심의 제스처가 비슷한 데다가 그 시점이 거의 동시라고 해도 될 만큼 잠깐도 주저하지 않고 몸에 맞는 공 선언이 나온 걸로 보아 주심이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13] 너무 몸쪽이라 그냥 기다리다가 스쳤기 때문에 HBP로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원래 몸에 맞는 공이란 몸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타자가 피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맞았을 때 인정된다. 적극적으로 맞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피하는 시늉이 적거나 없다는 이유로 불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나가서 맞는 것도 HBP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14]
이어서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던 선수는 조별리그 당시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장타를 친 적이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현수였다. 당시 중계진 모두가 만루 상황임을 강조하며 김현수에게 큰 기대를 표현했다. 그러자 안타 한 방에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던 대위기에 처한 일본은 곧바로 일본 불펜 투수계의 초대형 신인으로 공인받던 만 20세 신성 '''마쓰이 유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강심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던 마쓰이는 과감한 투구 패턴을 보이기는커녕 변화구 하나 없이 '''바깥쪽 속구를 다섯 개나 던졌다.''' 마쓰이가 바깥쪽 속구 두 개로 2볼을 만들자, 당시 해설자였던 안경현과 이승엽 모두 마쓰이는 변화구는 완전히 버리고 직구만 던지기로 작정한 게 틀림없다며 입을 모아 말했고, 이후에 정말 그 말대로 마쓰이는 계속 속구만 던졌다. 그것도 오직 바깥쪽으로만 말이다. 다만 여기에 복선이 있었던 것이 당시 일본 내야 수비진이 병살을 노리는 시프트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인구로 김현수의 병살을 유도하려 했다는 일본의 작전이 드러나는 대목인데, '''문제는 김현수는 이런 시프트에 전혀 걸려들지 않는 타자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정면승부를 걸 만한 타자인가 하면 그건 더더욱 아니다.[15]
그렇게 김현수는 계속된 볼에 반응하지 않고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침착하게 또 볼을 골라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타점을 올렸다.[16] '''그러면서 스코어는 2:3, 단 한 점 차로 바뀌게 된다.''' 상황별 승리 확률에 따르면 9회 초가 시작할 때 한국이 이길 확률은 2% 정도였으나,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온 순간 41%가 62%로 바뀌며''' 한국의 승률이 일본을 앞섰다.http://gregstoll.dyndns.org/~gregstoll/baseball/stats.html#V.0.1.0.1
도쿄 돔은 한국 팬들의 흥분과 일본 팬들의 불안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다음 타자가 2015년 일본시리즈 MVP인 4번 타자 이대호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마쓰이 유키를 강판시키고 '''2015 시즌에 이대호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한 마스이 히로토시를 등판시켰다. 마스이는 이 대회에서는 영 부진했지만 2012년에는 45홀드로 일본프로야구 홀드왕, 2015년에 39세이브로 일본프로야구 세이브 2위에 올랐으며, 장타 허용률이 가장 낮기로 유명했다. 일본으로서는 이대호를 상대로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
그렇게 이대호와 마스이의 승부는 초구 볼, 2구 파울, 3구 볼까지 투구가 이어졌고,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도쿄 돔에는 알 수 없는 긴장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4구째...'''
관중석에서 찍은 현장 반응. 이대호가 공을 받아쳐서 날리는 모습은 2분 5초부터 나온다.
'''이대호는 마쓰이의 날카로운 초구 포크볼을 걸러냈고, 이후 다시 4구에 날아든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무려 세 타자 연속 안타 + 여섯 타자 연속 출루로 일군 대역전극. 약속의 8회 대신 기적의 9회가 이뤄진 것이다.''' 한국은 이대호가 안타를 칠 때까지 타석에 들어선 타자 여섯 명 중 단 한 명도 아웃되지 않았다. 일본 해설진 역시 착잡한 심경을 해설로써 나타냈는데, 키누가사 사치오는 포수인 시마 모토히로가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을 요구한 것에 불만을 보였고 사사키는 공격적이지 않고 침착했던 이대호의 영리함을 에둘러 표현했다.'''이 결과가 믿어지십니까! 9회 초에! 대한민국이 일본을 무너뜨립니다!'''
정우영 캐스터, 이대호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순간.
일본 중계진의 캐스터는 이대호의 타석 때 왜 외야를 뒤로 물렸냐며 의아해했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는 고쿠보 감독이 옳았다. 후진 수비를 하지 않았다면 1루 주자마저 2루에 못 묶고 3루 진루를 허용하며 민병헌이 친 안타 때 5-3이 될 뻔했다. 좌측으로 꽤 치우친 타구라 전진수비였다면 공이 담장까지 가 버렸을 가능성도 높아서 잘못하면 3루 진루가 아니라 아예 싹쓸이도 나올 수 있었다. 안타를 친 이대호는 대주자로 교체되고, 이어서 민병헌의 안타까지 나오면 6-3에 도쿄 대도서관은 덤. 캐스터와 키누가사와는 달리 사사키 카즈히로는 코칭 스태프의 후진 수비 결정을 납득하는 반응을 보였다.[17]
이후 타선에선 5번 타자 박병호의 안타성 타구가 유격수 호수비에 잡히는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그러나 6번 타자 민병헌이 자신 있는 스윙으로 좌익수 앞 안타를 치면서 1사 만루를 만들며 다시 추가 득점에 대한 기대치를 올렸다. 조금 짧은 안타와 전진수비의 영향으로 2루 주자는 3루에서 멈췄고 홈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리고 7번 타자 황재균이 이대호 타석부터 계속된 마스이의 조금 뻔했던 투구 패턴을 읽지 못하고 초구 헛스윙 등 급한 모습을 보이다가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에 외야 플라이를 노리는 듯한 스윙을 하였는데, 전형적 인필드 플라이를 치면서 2사 만루가 되었다.
그리고 타석에는 기적의 9회초를 시작했던 남자 오재원이 들어섰고, 오재원은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일본 투수가 차마 뒤도 못 돌아볼만큼 큼지막한 타구를 만듦과 동시에 역대급 배트 플립을 선보였지만, 중견수 아키야마 쇼고의 호수비로 담장 앞에서 잡히면서 9회가 끝났다. 자세히 보면 큰 타구이기는 했지만 펜스를 넘기기에는 배트 중심에서 약간 빗겨난 것이 보인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오재원이 풀스윙으로 갈겨버린 데다가 타구도 빗맞기는 했지만 잘 맞은 타구였고 배트 플립 동작도 매우 커서 순간 투수와 포수가 얼어버렸다. 포수는 공이 뻗는 걸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었고 투수는 그대로 얼어서 뒤를 보지 않았다.
수많은 일본 야구팬들이 가장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 것은 이대호의 역전 적시타가 아닌 오재원의 배트 플립이었다. 이대호는 누군지 다 알고 있었지만 그들에게 오재원은 전혀 모르던 한국 선수였다. 그래서 안타를 쳐도 뜬공을 쳐도 도발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일본 팬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맞는 순간 투수 표정부터 썩어 있었는데, 만일 넘어갔으면 8:3, 외야수가 못 잡으면 7:3도 가능했으니 1이닝에 7득점 이상을 올린 빅 이닝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4:3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충격, 그야말로 야구계 대공황급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일본 중계진에서 오재원의 배트 플립에 대한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이미 6연속 출루를 당할 때부터 큰 충격을 받아서 약간 반 포기한 느낌으로 말수가 적어졌기 때문인 것과, 9회 초반부터 많이 소리를 지르다가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 지친 것 등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명한 대로 9회에 나온 노리모토 다카히로, 마쓰이 유키, 마스이 히로토시 모두 일본에서 선발이나 불펜으로 손에 꼽던 일류선수였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다 당했다는 것에서 이미 중계진들은 실망과 멘붕을 일으켰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18]'''오재원의 타구, 우중간 깊습니다! 오재원은 배트를 던졌고!!'''
'''이 타구! 아~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네요!'''
'''맞는 순간은 오재원도 홈런임을 직감했는데, 담장이 조금 멀었습니다!'''
정우영 캐스터
이 타구는 홈런이 되지는 못했지만, 일본 투수와 팬들에게 잠시나마 큰 절망감을 선사하였던 시원한 빠던과 파이팅 넘치는 모습 덕분에 오재원은 까방권을 얻었다. 우리혐 빠던.GIF 못 잡았다면 이미 출발한 주자 세 명이 모두 들어와 사실상 승부가 끝날 수 있었다. 역전을 당했으나 이 수비로 한 점 차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일본팀은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며 한 점 차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표정과 함께 자신들에게 기운을 불어 넣었다. 일본은 예선에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를 9회말에 역전해서 이긴데다 예전 WBC에서도 한국에 따라잡혔던 경기를 역전해 이긴 적도 있으니 자신만만할 만도 했다. 특히 일본 해설진들은 오재원의 장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저지시킨 것이 한국의 사기를 꺾었다고 생각한 모양. 게다가 다음 문단에 설명할 내용대로 당시 일본의 9회말 타선은 3-4-5 클린업 트리오였고, 그중 2015 프리미어 12 최고의 클러치 히터이자 결승타 제조기면서 홈런이든 단타든 종류를 안 가리는 미친 타격으로 예선 13타점을 올린 타점 괴물 나카타 쇼가 마지막인 5번 타자였다. 이러했기에 완전히 포기할 상황은 당연히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카타는 정말로 안타를 치긴 쳤다. 비록 단타였지만.)
[19]
어쨌든 '''이렇게 대한민국은 9회초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4.5. 9회말: 극적인 드라마의 아름다운 마무리
9회 말에 등판한 정대현은 대수비로 나온 포수 강민호와 함께 배터리를 이루었다. 강민호와 정대현은 롯데에서 이미 몇년간 호흡을 맞춘 베테랑들이였으나 한국은 그렇게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9회말 일본 타선은 3-4-5 클린업 트리오였고, 조별예선 13타점의 타점왕인 5번 타자 나카타 쇼가 있었다. 지켜보던 한국 팬들 역시 안심이 되지는 않던 상황. 하지만 국제경기에 강한 걸로 유명한 남자 정대현이 3번 타자 야마다 테츠토를 헛스윙 삼진[20] 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기분좋게 얻어 깔끔한 출발을 보였다.
다음으로 나온 4번타자 츠츠고 요시토모가 정대현의 몸쪽 공을 노려 우익선상으로 날카롭고 빠른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으나, 한국은 1루수 박병호의 온몸으로 공을 막는 호수비[21] 와 정대현의 빠른 1루베이스 커버 + 깔끔한 포구를 통해 아슬아슬한 땅볼로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었다. 이제 극적인 역전승을 확정짓기 위해 남은 아웃 카운트는 1개. 하지만, 정대현은 다음 타자인 5번 나카타 쇼에게 몸쪽공을 던졌다가 중전 1루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일본은 퍼시픽 리그 도루왕 나카시마 타쿠야[22] 를 대주자로 투입하는데, 도루 견제 능력이 떨어지는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으로서는 동점 주자가 2루로 가는걸 막기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일본 측에서 도루 없이도 일발장타를 통한 동점 내지 역전을 위해,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그날 선발라인업에서는 빠져 있었으나 퍼시픽 리그 홈런왕 경력이 6번이나 있고, 경기가 열렸던 해인 '''2015년 시즌 퍼시픽리그 홈런왕'''인 우타 거포 나카무라 다케야를 대타로 내자, 김인식 감독은 좌완투수 이현승을 투입하였다. 이 과정에서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 간의 짧은 대화가 있었다. 특히 선동열 투수코치가 김인식 감독에게 손짓 제스쳐까지 보여주며 뭔가를 강하게 호소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는데, 이는 아마도 좌완 투수 이현승을 우타자에게 내는 것에 대한 논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의 말에 따르면 선동열 투수코치가 1루주자가 스코어 포지션에 가게 되면 불안하니 언더스로인 정대현이 상대적으로 퀵모션에 느리기에 좌완인 이현승으로 바꿨다고. 출처 → 9분부터
초구에는 이현승의 영점이 흔들렸는지 투구가 바깥쪽으로 많이 치우친 바운드볼이 되어 하마터면 뒤로 빠질 뻔하였으나, 강민호가 필사적으로 블로킹한 뒤, 더 필사적으로 달려가 공을 잡아채면서 1루 주자의 진루를 견제하여 투수에게 부담이 될만한 상황(득점권인 2루로 진루)을 막아내었다. 많은 한국팬들이 이를 보면서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렸고, 일본팬들은 아쉬워했다. '''그리고 드디어 2구째,''' 나카무라는 투구된 몸쪽공을 쳐서 3루측으로 체공시간이 길고 애매한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고, 어려운 바운드를 3루수 황재균이 잘 잡아내 1루로 송구하여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체공시간이 워낙 길어 달리기가 빠른 선수가 전력질주했다면 충분히 내야안타가 될 수 있어 사실 많이 위험했던 땅볼 타구였다. 빠른발의 타자였으면 1루에서 승부해 볼만 했으나 나카무라는 173cm 105kg의 체구에 원래 발이 느리고, 당시 부상까지 겪고 있었다고 한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주루로 인해 포구 후에는 부담없이 송구해서 포스아웃을 시킬 수 있었다.
- 이때 황재균이 수비에 대한 뒷 이야기를 풀었는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타구는 한번 튄거 잡고 던져야 하는 타구였는데 하필 튀던 순간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는 바람에 공이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이거 놓치면 한국 못들어간다."는 생각에 사라지기 직전에 봤던 지점에 글러브를 댔다고 한다. 천만 다행으로 공이 딱 글러브 안으로 들어왔고 아웃을 잡을수 있었다고.
그리고 SBS는 엔딩으로 진달래꽃#s-2.5.2을 내보냈다. 너무나도 상황에 적절한 가사가 중계를 보던 많은 사람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고.
5. 총평과 경기 후 반응
5.1. 한국 측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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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패' 日, 신문마다 '악몽', '굴욕' 대서특필
이승엽 해설위원은 오타니의 공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다른 일본 투수의 공은 몇 번만 보면 눈에 익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는 적중하면서 대한민국은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야구 잘 모르는 해설이라고 무진장 까였던 안경현 해설위원은 이 날 경기 이후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안경현은 9회초 3연속 안타 직후, 1:3에 무사 2, 3루 상황에서 당시 중계진 중 가장 먼저 "역전도 가능한 상황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승엽의 경우는 일본의 세이프티 스퀴즈 대비를 언급하며 동점플레이도 염두해 두었던 걸로 보이는 멘트를 했고, 김현수 타석에서도 3볼 상황에서 밀어내기를 고려하여 스탠딩 사인의 필요성을 말했으나, 안경현은 그 상황에서 연속 3개의 직구를 본 상황 + 앞으로도 직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99%이기에 직구가 눈에 익었을 김현수의 타격을 원한다는 표현을 했다. 이에 정우영은 "쓰리볼에서 타격을 하라는 말씀이신거죠?"라며 살짝 의아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5구에 밀어내기 볼넷이 되었지만, 저 멘트 직후 투구된 4번째 공이 이전까지 한 투구와 같은 종류인 바깥쪽 직구면서 그날 마쓰이의 투구 중 유일하게 객관적인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공, 즉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 수도 있던 공이기도 했기 때문에 타격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했던 안경현의 예측이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스포츠서울이 지방에 나갈 판본에 역전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대표팀 패배로 미리 다음 날 헤드라인을 올렸다. 다만 이후 판본은 사과 이후 한국의 승리로 고친 듯한데 아무래도 저 오보판은 희소가치가 있을 듯. 참고로 보통 스포츠 경기 관련 기사가 있는 신문 1면은 이길 때와 질 때를 두 다 만들어 놓는다. 보통 스포츠 팀을 가진 기업들이 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할 때와 준우승 할 때의 광고 둘 다 만드는 것과 같은 격. 그런데 서울신문은 이미 경기 전 데이터나 8회까지 나온 데이터만 보고 질 때의 기사와 사진은 만들었지만, 이길 때를 가정한 케이스를 따로 만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24] , 그 부분은 2002년 월드컵 4강 한국-독일전 당시 신문들이 만들려던 판본들을 참고하면 된다.[25]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번 붙어 봤던 오타니 쇼헤이에게 타선이 묶였던 점. 아쉽긴 해도 뭐 어쩔 수 없는게, 오타니는 MLB 진출 이야기가 늘 거론되는 에이스 투수이다. 공식 경기에서 시속 160km를 넘긴 최초의 아시아인 투수이다. 이런 투수는 한 번 붙어봤던 투수라 해도 공략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류현진이나 기타 다른 크보를 씹어먹던 투수를 한 번 본 투수라고 다음에 만날 때 공략한 대로 털어버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한국 네티즌도 오타니의 실력을 인정해 줄 정도였다. 당장 승리에 안주하지 말고 다음 국제 대회까지 KBO 리그, 선수들의 수준과 기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일본의 신예 선수들을 철저히 분석해 다음 대회에서도 기분 좋은 승리를 이어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론 이와 달리 국제대회에서 삽질 한 번 하면 기어나오는 불분명한 하향평준화론은 또 가루가 되었다. 애초에 이 하향평준화론 자체가 2013년 WBC 예선탈락이란 바람이 불면서 퍼진 것에 불과하다. 과거의 국제대회와 비교하지만 언제나 야구에서 프로 대 프로로 붙었을 때 한국 대표팀은 일본 대표팀에게 맞붙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좀 더 불리한 위치에 있는 언더독 포지션이었다. 오타니의 위엄을 이야기하지만 다르빗슈는 이후 사이영 컨텐더 급 성적을 찍어봤고 2회 WBC 결승에서 한국을 격파한 이와쿠마 또한 이후 메이저 리그에서 팀 에이스가 되었다. 물론 포텐 면에서는 오타니가 더 높게 평가받지만 지금 오타니는 덜 성장한 투수이고 저 둘은 구위와 제구 모두 당시에는 일본 기준으로는 완성된 투수였다.
이번에도 전력이 밀리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멋지게 1승 1패를 수확했으며 그것도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며 완벽히 실리까지 챙긴 것.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뺀 베스트 전력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쪽에 더 전력 누수가 많았고, 대회 진행에서도 편파적으로 휘둘린 것을 극복했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하겠다. 물론 이런 비생산적인 비난과는 별개로 진짜 중요한 대표팀 세대교체 문제와 고교야구부터 시작되는 야구 인프라 및 기초체력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한 일본 대표도 전력 누수가 심하긴 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의 전력 누수가 심각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투수진만 봐도 삼성 도박 사건에 연루된 3인과 오승환, 양현종에 윤석민까지 빠져서 사실상 A급 불펜이 없다고 봐도 좋았고, 오히려 그 상황에서 위기를 꾸역꾸역 틀어막은 한국 불펜의 뎁스가 더 깊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타자 역시 메이저리거를 제외하더라도 박석민이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필승조 없이 임한 경기에서 뎁스와 격차를 논하는 건 비판이 아닌 그냥 까고 싶어서 까는 것일 뿐이다.
김인식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에 이어 프리미어 12 우승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먼치킨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괜히 국민 감독 칭호 받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이 와중에 선동열 투수코치는 작두탄 투수 교체로 재평가받고 있다. 사실 선동열은 투수코치로는 어울린다는 평이 타이거즈 감독 시절에도 있었다. 9회말 2아웃 직후 정대현이 나카타 쇼에게 안타를 맞자마자 선동열 투수코치가 김인식 감독에게 무언가 강하게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약 10초 뒤 투수가 바로 교체된 걸로 보아 그 교체는 선동열이 밀어붙인 판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교체된 투수 이현승이 대타로 나온 일본 타자 나카무라를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겼다. 대회가 끝난 후 한 방송에 출연한 정근우가 이 상황에 대해 말하길 당시 자신도 정대현의 퀵모션이 도루를 막는데 불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선동열이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와 야수들을 모두 불러 모으며 바로 "대현이 투구시간이 도루에 위험하니까 그냥 투수를 바꾸자"고 말하며 교체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근우도 크게 공감하며 "이젠 정말 이길 수 있겠다"고 속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이로써 투수 교체는 실제로 선동열이 판단해서 김인식을 설득해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로 타이중 참사의 굴욕을 씻어내고 재도약하나 싶었지만, 그 뒤 2017년에 홈에서 쓴맛을 본 뒤 2018년엔 이를 능가하는 일이 터지면서 평판이 좋지 못하다.
5.2. 일본 측 반응
야후! 재팬 메인 뉴스의 제목.
'''끔찍한 경기였습니다. 오타니 군이 불쌍해요.
(ひどい試合でした。大谷くんがかわいそう。)'''
9회 일본 중계 자막 풀 버전. 이대호가 적시타를 날리는 장면부터 보고 싶다면 21분 경부터 재생하면 된다. 해설에 나카하타 키요시, 기누가사 사치오, 사사키 가즈히로.[27] 싱글벙글하던 해설자들은 말을 잃었고, 경기 종료되자 캐스터 혼자만 간신히 말을 꺼내는 게 초상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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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일본 야구 팬들이 보인 넷상 반응은 "무능, 쓰레기, 뒤져라, 영구추방, A급 전범 고쿠보 , 보다가 리모컨 던졌어요 등 거친 비난 일색이었다.
야구가 일본에서 최고 인기의 스포츠이자 자존심인 만큼 한일전에서 일본의 패배는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야구에다 처음 열리는 프리미어 대회,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개최되는 대회, 야구 세계랭킹 2위 일본과 숙적 3위 한국과의 대결, 초대 1위 타이틀 등으로 이 경기는 일본 언론에서 큰 떡밥이었고, 당연히 전국민이 관심을 가진 경기였다. 당연히 승리할 것 같았던 경기가 9회에서 완전히 뒤집어지자 도쿄돔은 침묵에 잠겼고, 일본 전역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3점 차로 이기다가 9회에 속절없이 뒤집히면 페넌트레이스 때라도 팬들의 멘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물며 페넌트레이스도 아니고, 지면 3-4위전으로 떨어지는 4강전에, 이전까지 지지 않고 6연승한 상태에서 만난 상대가 한국이었다는 것[28] , 게다가 초대 대회 우승을 '''홈에서'''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푼 상황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이기고 있어서 기대감은 한층 올라왔고, 9회에 아웃카운트 3개만 더 잡으면 결승행이라는 사실에 도쿄돔에 직관하러 온 일본 관중들을 포함해 TV와 컴퓨터로 지켜본 일본인들은 결승에서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9회초에 8회의 한국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노리모토가 그대로 올라왔는데...
그들에게 사무라이 제팬이 보여준 것은 '''무사'''에서 6연속 출루로 역전당하는, 페넌트레이스에서도 보기 힘든 졸전이었다. 아래에 서술된 대회 가치 폄하 등 각종 자기합리화와 민폐질은 패배로 인한 멘붕의 영향으로 추측된다. 한국 대표팀이 이런 짓을 벌였다면 설명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リリーフじゃないピッチャーを無理矢理リリーフに使う。
억지로 중간계투로 기용,
ノーアウト満塁でノーコン起用。
最後の最後で代打、怪我人。
小久保さん、選手としては一流だったけど監督としてはド素人だったね。
お疲れ様。'''
무사 만루에서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 기용[30] ,
하다 하다 마지막엔 대타에 부상자.
고쿠보 씨, 선수로는 일류였지만 감독으로선 쌩초보였네.
수고했다.
이 경기에서 고쿠보 감독을 바라보는 일본 팬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댓글.
'''小久保監督ではダメだと思います。
あの場面で松井を登板させた意味が分かりません。'''고쿠보 감독은 (감독직) 관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장면에서 왜 마쓰이를 등판시킨 것인지 모르겠어요.
이 경기에서 고쿠보 감독을 바라보는 일본 팬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댓글 2.
5.3. 총평
투수진들중 오타니가 너무 돋보여서 그렇지, '''다른 투수들도 일본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던 1류 선수들이었다.''' 최강 축에 속하는 선수들을 데려왔는데 망한 게 맞다. 허접은커녕 평범한 수준의 선수도 없었다. 이날 올라온 일본 투수진들의 2015 시즌 성적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전부 퍼시픽 리그 투수다. 지명타자제의 퍼시픽 리그가 센트럴 리그보다 평균 타율이 높다.'''역시 야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마지막에 이기면 된다.'''
- 오타니 쇼헤이(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22경기 160.2이닝 15승(다승 1위) 5패 196탈삼진(2위), 방어율 2.24(1위)
- 노리모토 다카히로(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28경기 194.2이닝 10승 11패 215탈삼진(1위), 방어율 2.91(3위)
- 마쓰이 유키[31]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63경기 72.1이닝 3승 2패 12홀드 33세이브(4위) 103탈삼진, 방어율 0.87
- 마스이 히로토시(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56경기 60이닝 1패 4홀드 39세이브(2위) 71탈삼진, 방어율 1.50
노리모토 다카히로 역시 성적을 보면 '''선발 투수'''인 선수다. 야구에서 선발을 불펜으로 돌리는 것은 경험이 있지 않으면 하면 안 되는 것이지만 했고 결과로 말해 주었다. 선발이 보직인 투수는 일반적으로 볼 때 전문적으로 중간 계투를 뛰는 투수보다 몸이 풀리는 것이 늦다. 일부 선발 투수들이 유달리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러한 이유다. 선발들은 길게 던지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 던지면서 몸을 푸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경기 초반보다 중반에 더 구위가 살아나는 투수들도 꽤 있다.[32] 반면 중간 계투는 언제 등판할지 모르기 때문에 몸이 금방 풀리는 데에 최적화 되어 있으며, 대부분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것도 금방 몸이 풀려서 전력투구를 하도록 몸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서로 보직을 바꾸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러한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시즌이 끝나고 체계적으로 다듬어서 그 다음 시즌부터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
마쓰이 유키와 마스이 히로토시 역시 시즌 성적은 좋지만 이번 프리미어 12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기용한 것 역시 문제가 된다. 특히 시리즈 내내 흔들리던 마쓰이 유키였고, 한국과의 개막전도 무사 만루를 자초했던 투수를 피한다고 전문 선발 투수 노리모토에게 2이닝을 맡기려다 사단이 나자 더한 폭탄을 올렸으니.... 김인식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 평처럼 이런 생각 없는 투수 교체는 한국 타자들이 9회 대역전을 만드는 큰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투수 교체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잘 던지고 있었고, 1차전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한국 타선을 압도하고 있던 오타니를 불과 85구만 던진 상태에서 위기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바꾼 것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는 결승전에 쓰려고 그랬다는 설이 크다. 사실 확실하게 상대 타선을 100% 틀어막는다는 보장이 있는 투수가 오타니밖에 없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투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프로야구는 결승전에서 에이스 선발투수를 부상이 아닌 이상 컨디션 상관하지 않고 마지막 경기에 불펜, 특히 마무리로 등판시키는 경우가 전통적으로 꽤 있긴 하다. 또 다른 설로는 오타니가 85구까지 전력으로 투구한지라 고쿠보 감독의 눈에는 7회부터 조금씩 오타니의 공끝이 무뎌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비교적 일찍 교체했다는 얘기도 있다. 3점 정도면 일본의 남은 투수진으로도 어떻게든 한국의 타선을 막아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인 듯. 실제로 오타니는 85구를 던지면서 패스트볼 평속 '''155 km/h'''를 넘기는 괴력투를 보였는데,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어느 정도 오버 페이스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러니까 '''오타니의 페이스가 무리할 정도로 가팔랐다는 점'''도 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85구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오타니의 경우 이날 한 경기에 '''160 km/h 이상의 공을 무려 7개나 꽂아넣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일화로 오재원의 라디오 인터뷰에 따르면 이대호에게 "오타니가 리그에서도 저렇게 던지냐?"라는 질문을 하자 이대호가 '''"리그에서는 1회부터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고. 해당 대화는 4분 15초부터 나온다. 이 정도로 무리한 것은 사실상 7이닝 마무리처럼 던진 거니 좀 많이 무리했다고 볼 수도 있고, 슈칸 베이스볼에서도 이 순간을 리뷰하면서 두 번째 맞붙는 상대이고, 1회부터 전력투구했으며, 6회[33] 에 정근우가 친 안타는 구위가 떨어져서 맞은 것이기에 이는 잘못된 판단만은 아니라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고쿠보 감독은 경기 직후 마운드 운용계획에 대해서 밝혔다. 거기에 따르면 오타니는 7회까지, 이후 불펜 투수들이 1회씩 나눠서 막는 계획을 짰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은 어차피 오타니의 공을 공략하지 못할 것이고, 일본 리그 최고의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면 1회씩 나눠막는 것은 아무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당시 오타니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던 한국타자들을 볼때 85구밖에 던지지 않은 선발 투수를 충분히 더 길게 가져가도 되는 상황이 었기 때문이다. 당장 자주보는 국내리그로 돌아와보자. 매일 5선발씩 돌리는 리그에서도 3:0으로 이기는데 7이닝 무실점인 85구 선발 투수를 교체할 감독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다음 선발일정을 위해 85구에서 내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상황이 나쁘다면 투구 수 관계없이 교체하기도 하지만, 85구에 7이닝 무실점 3:0 승기를 잡으면 8회, 잘하면 9회까지도 100~120구 이내의 범위에서 선발을 길게 가는 것이 보통 감독의 결정이다. 지금 잘 던지고 있는데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는 것.
어쨌건 오타니의 투수 교체 이후 이해하기 힘든 마운드 운용은 고쿠보 감독이 은퇴 이후 짧은 해설자 생활을 거쳐 바로 국가대표 감독이 되었기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경험 부족을 여실히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선임 이후 대만과의 평가전, 미일 올스타전, 유럽팀과의 평가전 등 경기 자체는 많이 가졌으나, 이는 전부 친선 경기였을 뿐이고 '''정말로 중요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해서 그 위기를 극복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넓게 보면 이런 경험 부족한 감독을 선임한 일본 야구협회도 책임이 있는 셈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고쿠보 감독과 경기를 말아먹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출신 선수들을 다른 팀 팬들이 욕하고 있다. 사실 타선도 욕 먹어야 하기는 마찬가지. 한국 불펜진에게 이들이 묶여버리는 바람에 9회 대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어판 위키피디아에서는 고쿠보의 국적을 '''한국으로 바꿔놓는 반달이 있었다.''' 주 비난의 대상은 1점을 실점하고 노아웃 만루 상황으로 내려온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일본 중계진이 오재원 - 정근우가 같은 코스로 들어오는 변화구를 노려 안타를 만든 것을 지적하면서부터 9회 초 내내 볼배합으로 까인 포수 시마 모토시로. 마쓰이 유키는 등판 시점에 이미 한방은 맞을 수밖에 없었기에 욕을 먹진 않는다.
일본 선수단이 아닌 특정인, 노리모토나 시마나 고쿠보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건 일본 스포츠 팬들의 전형적인 전범 찾기 문화의 일환일 뿐. 그나마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은 코칭 스탭들과 다른 선수들 역시 많은 비판 및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사카모토 하야토, 아키야마 쇼고를 비롯해 하단 여담 문단에 적혀있는 대만 클럽에서의 뒤풀이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많은 듯. 물론 가장 많고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인물은 대표 책임임을 지는 고쿠보 감독이긴 하다.
반면,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팬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는 모양. 고쿠보가 현역 시절 2,000안타를 돌파했던 우수한 선수이자, 미스터 호크스라 불릴 정도로 소프트 뱅크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기 때문. 게다가 결승타를 날린 이대호는 정규 시즌의 활약과 일본 시리즈 MVP로 팀을 우승시킨터라....
베이징 올림픽 당시와도 비슷하다. 우승하려고 꼼수 부린 일본을 상대로 준결승에서 일본 감독의 삽질이 겹치면서 역전승한 것과, 당시 NPB에서 활동하던 한국의 1루수에게 비수를 얻어맞은 것까지.
6. 경기 이후
3·4위전으로 밀려난 일본은 낮 1시 도쿄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3·4위전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11점으로 대거 난타하면서 콜드승을 거두었다. 멕시코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한 일본은 마치 결승전은 열리지 않기라도 하는 마냥 3위 시상식을 거하게 열었다.
대회 MVP, 결승전 MVP, 준결승전 MVP에게 각각 스위스 명품시계 '위블로'가 하나씩 총 4개가 부상으로 주어지는데 이 회사 기본 제품 가격이 최소 1,000만 원 이상이다. 일본이 이 시계 4개 중 3개를 가져갈 것이라는 확신을 했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기사에서는 3, 4위전에는 시계 부상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3, 4위전 Player of the Day 자격으로 야마다 테츠토 선수가 하나 받아갔다. 예선전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나온 보도자료의 내용을 보면 부상용 시계는 원래 3개[34] 였고, 3, 4위전 부상은 없었던걸 보면 아무리봐도 일본이 준결승에서 지고 나서 부랴부랴 하나 추가한 모양. 어쨌든 오타니에게 99% 넘어갔던 시계는 이대호가 뺏어갔고, 대회 MVP에게 배당된 시계는 김현수가 가져갔다.
일본을 꺾으며 기세가 오른 대한민국은 결승에서 박병호의 홈런을 포함해 8점을 냈고, 투수들이 미국 타선을 봉쇄하여 8:0으로 승리, WBSC 프리미어 12 첫 우승을 함으로서, 일본이 자기가 가지려고 공들여 디자인한 우승 트로피를 수상했다. 그리고 불멸의 기록인 초대 MVP는 김현수가 가지고 갔다.
6.1. 일본의 여러 수작
대회 주최측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은 일본은 자신들이 어떻게든 우승하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칠 것이 많더라도 일본은 개최국 지위와 이 대회의 개최로 얻은 WBSC에서의 입지를 이용하여 대회 일정을 이리저리 고치고 한국 국가대표팀은 일정놀음에 고통받았다. 당장 가관이었던 것들만 봐도...'''꼼수는 실력을 이길 수 없다.'''
- 삿포로 돔에서의 개막전. 전날 J리그 팀 경기가 있었는데도 다음날 경기 일정을 잡아놓았던 것. 그 덕에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한 번도 못 해보고 경기에 들어갔다. 단적인 예시로 이 날 우익수 손아섭이 마쓰다 노부히로의 타석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는데 인조잔디의 반발력에 걸려 슬라이딩이 아예 안 되었던 걸 보면 구장 적응 훈련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참고로 당시 선발 투수 오타니의 소속 팀 홈 구장이 삿포로 돔이다. 선수들은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익숙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 오타니에게 굉장히 유리했다는 건 불 보듯 뻔하다.
- 쑹산에서 하네다로 오는 에바항공의 비행기 경비를 일본 측에서 댔는데, 대한민국은 A330-300의 이코노미석 아침 7시 30분을 줬고 일본 대표팀은 전일본공수의 787-8 비즈니스석을 타고 편안하게 오후 5시경 하네다에 도착했다. 일본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4강전에 앞서서 한국 대표팀의 연습시간을 오후 4시 낮 시간으로 설정. 그래서 전날 경기를 치르고 도쿄에 와서 쉬지도 못했다.
- 일본이 4강에 진출한 후 일본 경기 일정을 예고 없이 변경했다. 일정상 20일 경기여야 하는데, 일본전이 19일로 바뀌었다. 게다가 이는 경기전부터 계획된 일이라고 하는데, 대회 요강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데 야후 재팬 등에서는 공공연하게 일본전 준결승은 19일이라며 티켓을 예약판매하고 있었다. 일본이 결승 진출할 경우 하루 휴식을 가지기 위해서 바꾼 것으로 추정되며 김인식 감독까지 나서 대놓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관련기사 그런데 이 경기를 이김으로서 오히려 한국 쪽이 유리하게 써먹게 되었다. 덕분에 결승전 전까지 하루를 더 쉬고 나갈 수 있게 되었다.
- 아직 4강을 치루지도 않았는데 결승전 엔트리까지 미리 발표했다. [프리미어12] 여유로운 日? 결승전 선발 투수 벌써 내정
- 일본인 심판 가와구치 고다 심판위원이 좌선심으로 배정됐다. 비록 선심이었다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출전하는 국가의 국적을 가진 심판은 해당 국가의 경기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철칙이자 기본을 무시했고, 당연히 KBO에서 항의를 했으나 WBSC 측은 "심판 배정은 WBSC가 아닌 심판부가 한다. 심판부 부장은 미국인이다." 라고 항변하면서 "심판부는 WBSC의 독립기구다. 조직위는 절대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라며 심판부의 판단임을 강조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본의 갑질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냥 심판 배정 자체가 막장이었던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정근우의 2루타와 이대호의 결승타는 좌선심이 있는 쪽으로 갔지만 판정은 3루심이 했다. 이대호 타구는 선상에서 5미터 정도 안으로 떨어져서 논할게 없다. 정근우의 타구는 3루 베이스를 타고 넘으면서 3루심이 페어 선언을 바로 했다.[35]
- 한국 중계석 배정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치졸하게 경기운영을 했는지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관련 게시물 SBS 중계석에서 한국이 역전하자 샤우팅을 질렀는데 일본 관중이 째려보든가 말든가 계속했다고. 정우영이 페북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 방송사에 중계 부스를 제공하는 것에서도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일본 관중들의 시선도 감내해야 했고, 경기 끝나고 퇴장 중에 길목을 막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했다. 이는 중계진들에게만 해당됐던 일이 아니라, 당시 실제로 그 경기를 도쿄돔에서 관람했던 한국인들이 찍어 올린 직캠 영상이나 그들이 인터넷에 올린 증언들을 봐도 9회 역전 후 한국 관객들이 크게 열광할 때 주변에서 한국 관중들을 째려봤던 일본인 관객들이 꽤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7회까지 오타니에게 납득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한국을 열받게 하던 코스 중 하나였던 바깥쪽 직구 코스에 마스이가 거의 똑같이 던졌을 때 주심이 볼을 주자 캐스터 정우영은 "그렇게 얄미워 보였던 심판이 지금은 일구일구에 참 달라진다"며 진심으로 좋아했다. 심지어 이는 일본 중계진도 했던 말이다. "아까 이 공은 스트라이크를 주지 않았습니까?"라고 하며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변한 것을 언급했다. 사실 노리모토의 투구 직후 주저없이 빠르게 몸에 맞는 공을 선언한 것, 마쓰이 유키가 던진 바깥쪽 1~2개 빠지는 패스트볼을 정확히 보고 볼 판정을 준 것 등을 봐도 이미 9회 시작부터 주심의 투구 판정은 오타니가 던질 때와는 정말 많이 다른 느낌이 드는 판정들이었다. 오타니가 경기에서 빠진 뒤 그제야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투구 판정을 한 것이다. 참고로 심판은 미국인이다.
여하튼 한국이 이겨 결승에 올라갔지만 일본이 보여준 횡포로 인하여 다음 대회는 보이콧하던지, 이 대회 전신인 대륙간컵이나 야구 선수권 세계 대회처럼 아마추어나 보내자는 의견이 많아짐에도 WBSC는 20일, 일본에서 가진 이사회 정리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가 야구를 글로벌하게 알렸으며 일본이 운영을 잘했다고 정신승리적 생쇼를 저질렀다. 그리고 WBSC는 20일 도쿄 도내에서 이사회를 열고 2020년 도쿄올림픽 추가 종목으로 야구·소프트볼이 정식 채택될 경우 2019년에 역시 일본에서 열릴 2회 대회를 야구 올림픽 예선으로 치를 방침을 정했다. 규정에 따라 상위팀에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팀은 각 대륙별 예선을 통해 결정할 방침을 확인했다. 그런데 1회 대회에서 일본이 보여주는 막장 운영을 보고 과연 IOC에서 잘도 야구를 정식종목으로 계속 남겨둘지? 2020 도쿄 대회에 한해서 임시 종목이 되겠지만 그 다음은? 결국 올림픽 진출권조차 사라진다면 이 대회 존재 여부는 대륙간컵처럼 아마추어 대회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막장 운영이 계속된다면....
7. 여담
- 흔한 일본 스포츠 언론들의 설레발.[36] 일본의 4강 진출 후 나온 기사로, 제목은 "강하다! 사무라이 재팬 4강행. 세계제일이 보였다!!" 참고로 해당 잡지 주간 베이스볼은 2008년 한신 타이거스 특집호에서도 우승한답시고 설레발을 떤 적이 있었고, 2015년 내는 특집마다 족족 타어강급 이상으로 대박을 쳤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특집, 주니치 드래곤즈 특집, 한신 타이거즈 특집까지 기사 특집 전까지 잘나가던 팀들이 이후로 죄다 처참한 꼴을 당했다.[37] 오죽하면 일본 넷 쪽에서는 폐간 이야기가 진지하게 오고갈 정도. 일본 야구팬들은 아예 이걸 두고 '슈베[38] 의 저주'라 부르기도.
- 일본에서도 스포츠 호치[39] 가 160km 11K 대단해 오오타니!로 출간했다.
- 일본 팬들은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돌리면서 9회 고쿠보 감독의 마운드 운용을 일제히 까버렸다. 경기 다음날 일본 스포츠 신문들 반응. 일본의 스포츠 언론들도 고쿠보 감독을 가루가 되도록 까고 있으며 그가 인터뷰 도중 사과 한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놓았다.
- 이번 경기는 야구 한일전 사상 한 이닝 최다 점수차 역전승(종전은 2점차)이었다. 거기다가 8회까지 계속 무득점으로 일관하다가 9회에만 득점해서 이긴 것도 사상 처음이었다.
-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승엽 해설위원은 홈런을 치는 선수에게 200달러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
- 어쨌거나 이 경기가 열린 주에 일본의 소년만화 잡지들은 죄다 잡지 표지면을 야구만화로 도배해놨다. 왼쪽부터 버디 스트라이크, 메이저 세컨드, 다이아몬드 에이스. 결론은 망했어요. 게다가 소년점프에는 원래 야구만화가 없었지만[40] 이번에 새 연재를 시작하는 야구 만화를 일부러 이번 주에 집어넣은 듯.
- 경기 후 한 일본인이 트위터로 33:4으로 스코어를 합성한 사진을 올렸는데 이는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2005년 일본시리즈의 스코어 합계이자 한신 타이거스를 까는 소재인 33-4를 의미한다.
-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를 이긴 이후 일본 대표팀 간판급 선수인 사카모토 하야토, 오노 유다이, 마에다 겐타, 아키야마 쇼고 등 4명이 대만에서 현지 걸 그룹 멤버들을 끼고 술을 마시면서 놀았다는 기사가 나왔다.국민일보 기사대만 東森新聞 영상 특히 사카모토는 길거리에서 술을 뿌리고 소란을 피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단순히 루머라고 볼 수 없는게 4명이 오기 몇 시간 전 대만의 클럽에서 (물론 지금은 삭제했지만)대놓고 페이스북에 광고를 했던 상황이었다. 하필 일본 현지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투수의 도박 사건이 일어나서[42] 일본 야구계가 제대로 망신당하고 반성하며 기강을 다지던 시점에서 터진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후폭풍은 없었다.
- 한편 눈 앞에서 역전패를 당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한 일본 네티즌들이 일본어 위키백과에 가서 일본팀 감독의 국적을 한국으로 바꿔버리는 소동이 일어났다. 구글번역 해당 위키 문서. 수정 코멘트가 일본 대표 감독이라고 한다. 일단 지금은 다시 일본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계속 바꾸기 전쟁중이다. 성난 일본 관중들은 "감독 때문에 졌다"면서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고. 대표적인 예 구글번역 다만 고쿠보는 실제로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에서 현역으로 뛰던 1997년에 탈세를 저질렀던 적이 있다. 고쿠보만 걸린게 아니고 여러 명이 함께 걸린 거였지만, 2,833만 엔으로 탈세액이 가장 많아서 형량도 제일 무거웠다. 이 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 엔 판결을 받고 NPB 제재금 400만 엔 + 출장정지 8주 징계까지 먹은 전과자가 맞긴 맞다. 이날 결승타를 날렸던 이대호의 위키백과 문서에서도 반달이 일어났는데, 뜬금없이 IS와 전쟁 중인 국가인 시리아로 국적을 바꿔 놓기도 했다.
- 경기 다음 날인 11월 20일, 일본 옥션에 이 대회 결승전 티켓이 불티나게 매물로 올라왔으며 문제는 안 팔렸다는 점.
- 한국 관중이 일본 투수에게 레이저로 방해했다는 조작 이미지를 퍼나르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레이저같이 보이는 빛은 단순한 일본 방송의 일본VS한국 그래픽으로, 절대 레이저가 아니다. 관련기사
- 일본팬들의 프리미어 12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은 꽤 컸다. 이는 시청률로서도 입증되는데, 8일 한국전의 경우 19.0%, 11일 멕시코전 16.4%, 12일 도미니카전 15.4%, 14일 미국전 18.2%, 15일 베네수엘라전 20.0%, 16일 푸에르토리코전 18.6%이었으며, 준결승전은 25.2%, 순간최고시청률은 32.2%였다. 일본의 인구는 한국 인구의 두 배가 넘고 채널도 훨씬 많기 때문에 시청률이 한국만큼 확 올라가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몹시 굉장한 것. 그야말로 수천만 명의 일본인이 기대하면서 보고 있던 상황에서 그 기대가 짓밟히며 망신을 당한 것이다.
- 개막전 때 일본에게 5:0으로 떡실신 당하자, 이 사이트에서는 경기한 곳인 삿포로 돔에 맞춰 제 3의 삿포로 참사 작성에 대한 토론을 나누었다. 토론 끝에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작성을 보류하자는 쪽으로 가닥잡혔고 이후 이 경기에서 승리한데다 곧이어 대한민국이 이 대회에 우승하면서, 개막전의 패배는 묻히게 되었다. 링크
- 2019 WBSC 프리미어 12에선 일본이 슈퍼 라운드 한일전과 결승 한일전을 모두 이기고 우승하면서 이 경기를 설욕했다.
8. 관련 문서
- 도쿄돔
- 한일전/야구
- 오재원 - 어떻게 보면 이번 경기 최대의 수혜자다. 9회 첫 안타부터 9회 마지막 아웃에는 배트 플립까지 보여줬으니... 이로 인해 전까지의 나쁜 이미지를 제대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야갤에서 심심하면 씹히던 KBO 대표 비호감에서 우리혐으로 변하게 되는 계기.
- 2015 WBSC 프리미어 12
- 2019년 월드 시리즈 - 7차전에 워싱턴 내셔널스가 상대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A.J. 힌치 감독이 잘 던지던 선발 투수 잭 그레인키를 상대적으로 적은 투구 수에서 강판시키고 중간 계투로 교체시키자 그 후 추가로 5득점을 해서 역전 우승을 한 장면이 해당 도쿄 대첩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