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호
1. 개요
비둘기號 / Bidulgi Express[3]
1967년부터 시작해 1984년 비둘기호로 열차명이 통일되어 2000년 11월까지 존재했던 대한민국 철도계의 최하위 등급 열차이다.
2. 역사
기원을 따지고 올라가면 1964년에 생겼던 서울-부산진 간 '''특급'''이었던 비둘기호가 맨 먼저이다. 다만 그 당시 비둘기호는 이름만 같았고 객차는 '''"3등 열차"'''[4] 라고 하여 구한말, 일제강점기 이래로 써오던 비둘기호 보다 더 오래된 객차 편성이었다.[5] 그러다가 1967년 8월 경부선에 여객열차의 명칭으로 쓰이면서, 서울-부산 구간부터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의외로 당시에는 등급상 완행이 아닌 특급열차였다고 하며 1967년까지 한국 철도 객차들은 통일된 이름이 없이 노선에 따라 통일호[6] , 풍년호[7] , 증산호[8] , 협동호[9] , 부흥호[10] , 약진호[11] , 갈매기호[12] , 비둘기호 등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13]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중구난방 불리어오다가 1984년에 새마을, 우등, 특급, 보급[14] , 보통(=완행)의 열차등급을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둘기호로 정리하면서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되며 등급이 최하위로 고정되었다.
최하위 등급답게 일단 지나가는 길에 역 비슷하게 생긴 게 있으면 모두 다 정차했다.[15] 운행하던 시절에는 '''한국에 저런 열차가 있었나'''라고 할 정도의 열악한 시설을 가진 구형 열차들을 사용했다. 교외선이나 군산선 같은 일부 노선에 디젤동차가 돌아다닌 적도 있지만, 주로 기관차+객차 견인 형태였다. 참고로 이 디젤동차는 한때 내구연한이 끝나기 직전에 고상홈 대응 개조를 거쳐 경원선의 전철화된 구간(용산-왕십리-성북)을 운행했던 적도 있었다.[16]
1993년에는 '''삼천리호'''로 개명될 뻔한 적이 있었다. 기사
과거 1992년 8월부터 9월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열차 이름 공모가 있었다. 아마 이 명칭이 제작된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바꾸기 위해서였을 듯. 1993년 상반기에 모두 바뀔 예정이었으나, 너무 촌티나는 이름 때문인지 모두 무산됐다. 발표된 열차 이름은 다음과 같다.
3.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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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호 객차형
위와 같은 3등열차형도 있었지만 통일호 격하형도 다녔다. 통일호 차량 중에서도 69년식이 많았는데 1984년 냉방화에서 탈락한 차량이 비둘기호로 운용되었고 전환식 크로스시트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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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호 동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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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선 협궤열차
4. 특징
객실 형태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지하철과 똑같이 롱시트형[20] 객실이었고 고정식,[21] 박스시트형[22] 객실이 있었다. 참고로 가와사키 동차는 두 가지 시트를 혼합하였다. 그러나 설명했듯이 박스시트형 객차는 시트가 '''직각'''으로만 되어 있는 데다 이걸 뒤로 젖힐 수도 없었다. 객차 하나당 좌석은 18열로 정원 108명이었으며, 한 열에 6명이 탑승. 물론 좌석 번호도 붙어 있었다. 좌석은 시트 하나당 3명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비록 무궁화호나 통일호에 비해 시트의 폭이 넓다 해도 80년대 기준으로 성인 셋이 앉기에 비좁아 2명씩만 앉았다. 이는 좀 오래된 일본 열차에서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의 일부 노선에선 아직도 이런 시트를 달고 다니는 열차가 현역으로 뛰고 있다.
'''자리표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전 좌석이 자유석이다.''' 이 때문에 개표 때까지 길게 줄을 서 있다가 개표와 동시에 우르르 뛰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예매자에게는 지정좌석표가 있기도 했다. 1980년대에 운행되었던 용산-부산진 간 비둘기호의 경우, 장거리 여행자가 지정좌석표를 예매한 경우가 있어서, 객실 내에서 비둘기호가 무슨 좌석예약이 있냐며 먼저 앉은 승객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심지어는 주먹다짐도 있었다고 그에차장이 사정을 설명해서 그 다툼이 겨우 멎은 경우도 간혹 있었다. 좌석은 시트 하나당 3명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비록 무궁화호나 통일호에 비해 시트의 폭이 넓다 해도 80년대 기준으로도 성인 셋이 앉기에 비좁았다.
또한, 객차 출입문은 '''수동'''이였고, 객실 창도 수동문이었다. 롱시트형은 문이 가끔 닫히지 않아 그냥 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추우면 대략 낭패, 긴 터널에 들어가면 정말 큰일이었다. 당연히 냉방장치는 전무했으며 창문을 열고 달렸다. 그나마 회전식 선풍기는 1량당 2개씩 복도 중앙 천장에 달려 있는 경우가 있었다. 참고로 비둘기호의 전신격인 3등 객차에는 '''선풍기 조차 없었다.'''
난방 장치는 난방차에서 스팀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하였다. 일부 객차에만 자체 난방장치가 있었다. 화장실은 비산식 화장실이라 화장실 바로 아래가 선로였다.[23] 또한 조명마저도 발전차가 아닌 축발전기에 연결된 별도의 전지를 통해서 작동하는 방식으로 어두침침한 알전구에 적빛 반구 전등갓을 씌운 형태[24] 였으므로 그야말로 안습이다. 당시 열차에는 객차마다 행선판을 부착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행선판 귀퉁이에 펭귄종합식품의 음료광고[25] 를 삽입하였다.[26] 하지만 가장 흔한 건 미에로 화이바 광고였다.
물론, 비둘기호도 신형 차량은 들어왔다. 바로 오늘날의 통근열차인 CDC가 연령이 오래된 열차들을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비둘기호 등급이 아닌 통일호 등급으로 도입되었다. 그리고 '''수도권 전철 1호선, 경의중앙선 전철, 수인선 전철 등이 바로 비둘기호의 후신'''이다.[27] 좌석배치도 그렇고 비지정석, 롱시트 등등이 비둘기호와 동일하다.
5. 운행 노선
경부선에서 일단 낮시간대에 타게 되면 각 역에 정차하고, 역에 정차할 때마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등이 보기 좋게 앞질러 가기 때문에 대피 선로로 비켜야 했으며, 재수 없으면 한 역에서 두 번 이상 후속 열차를 비켜줘야 했다. 이 열차를 처음 탄다면 '''열차가 왜 안 가냐'''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비켜 주는 횟수가 많았을 정도. 정차 시간이 길다 보니 내려서 국수나 우동 등 간단한 식사를 하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다. 여유를 부리다가 열차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영주역에서 디젤기관차-전기기관차 교체중이라서 대피는 아니다. 아무튼 없어질 당시 용산-부산진 가격이 오천 원이 채 안 됐을 만큼 '''싼 가격'''으로 부담없이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이용하였다.
6. 몰락
하지만 너무나도 싼 운임 때문에 사람을 가축수송 수준으로 가득 실어도 적자가 날 판에 그나마 수요까지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차량의 노후화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새마을/무궁화/통일호 운행확대가 같이 맞물리면서 1994년을 기점으로 장거리 비둘기호는 대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31]
결국 1998년 11월 30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정선선 꼬마열차[32] 만을 남기고 모두 폐지되었고 그 자리는 12월 1일부터 운행되는 구간 통일호와 통근형 통일호로 대체되었다. 일단 살아남은 꼬마열차는 수요가 많은 정선 5일장날[33] 에는 객차 1량을 추가하여 총 객차 2량 편성한다. 동절기에는 발전차가 추가편성된다. 따라서 동절기이면서 정선 5일장날에는 기관차 1량 + 객차 2량 편성의 총 3량이 편성되었으나 객차 자체 난방장치를 달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2000년 11월 14일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발전차가 필요없다는 특징으로 인해 화물열차의 차장차 역할로도 애용되었다.
한편 니가타 디젤동차의 경우 말년까지 경의선, 교외선 등 일부노선에서 운행했으나 대차 하부구조가 무너지는 등 노후화가 심해지자 CDC등에 바통을 넘겨주고 조용히 사라진다.
대신 완행의 역할은 통일호를 거쳐 통근열차가 물려받게 되었으나, 통근열차마저 광주선에서만 운행하는 상태라[34] 지금은 완행의 역할을 광역전철과 일부 무궁화호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비둘기호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꽤나 많은 편. 기존 수도권 전철에 한정되어 운행되던 광역전철이 동해선 광역전철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기존 통일호, 비둘기호의 역할을 계승할 예정이다.
7. 기타
철도 동호인들에게는 통일호보다도 더 잘 알려진 존재다. 단, 통일호의 전성시대였던 1990년대 무렵부터 열차를 즐겨 탄 철도 동호인이라면 통일호 쪽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게임상으로 열차들도 많이 제작되었다. 심지어는 1990년대의 비둘기호 마지막 운행 때 마지막 비둘기호를 타고 종착역에 빨리 내려서 행선판을 떼어 가서 기념사진도 찍은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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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피니트의 '''paradise''' 뮤직비디오에서 일부장면이 비둘기호 내부에서 촬영되었다. 촬영지는 철도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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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로 운행 개시 당시 전광판 데이터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 누리로를 비둘기호로 표기한 적이 있었다. 물론 얼마 후 바로 수정되어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8. 관련 문서
[1] 말년에는 흔히 알고 있는 베이지색 + 청색이 아닌 노랑 + 초록 + 흰색의 철도청 CI도색으로 운행했다. [2] 사진 속 중간차는 객차형 비둘기호다. 고상홈 대응 개조가 된 열차로, 개조 이후에는 비둘기호가 아닌 경원선의 일부인 용산-성북간을 운행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운행하다가 이 구간에 4량짜리 1000호대 중저항이 도입되면서 퇴출되었다고 한다. 90년대에도 뉴스에서 비둘기호 동차 노후화 문제를 지적하며 서민들만이 타는 열차라고 무시하는 것이냐고 비판을 받아 결국 퇴출하였다.[3] 2004년 KTX가 개통되기 전 까지 당시 모든 열차가 뒤에 Express 호칭이 붙었었다. 이후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Express에서 Ho로 바뀌었다.[4] 가수 송창식의 대표곡인 고래사냥에 나오는 '''삼등 삼등 완행열차'''라는 구절이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5] 자세한 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60년대 철도 관련 기사를 참고하라.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면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wikipedia.or.kr)에서 비둘기호 또는 비둘기호(운행 계통) 검색어로 검색한 다음 문서 하단의 각주 링크를 살펴보면 나와 있다.[6] 경부선 전 구간[7] 호남선 전 구간[8] 전라선 전 구간[9] 서울~진주 또는 진삼선 전 구간[10] 장항선 전 구간[11] 통일호와 동일한 구간을 운행했으나 훗날 중앙선 전 구간(동해남부선 직결)을 운행[12] 경부선 전 구간과 부산진(또는 동대구)~전주 구간을 운행하다가 두 차례 폐지되었다가 이후의 상황은 알려진 바가 없음[13] 일본의 특급열차가 노선, 운행구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14] 이 등급은 1982년 5월 1일에 폐지됨[15] 극소수 선택 정차역(예: 호남선의 채운역과 가수원역)도 있었다.[16] 예전엔 국철이라고 해서 1호선과는 별개의 노선으로 분류되던 계통이었다. 용산역을 출발해 서빙고, 왕십리, 청량리(지상)를 거쳐서 성북역에서 종착하는 형태로 운영되었고, 아침 시간대에 창동역을 출발해서 회기에서 서울 지하철 1호선(종로선) 대신 경원선을 타고 왕십리를 거쳐 용산역에서 종착하는 열차도 1편이 존재했다. 당시 철도청 소속 지하철 1호선 차량 내 노선도에도 '용산-청량리(지상) 간 동차'로 별도 표시되어 있었다. 동차가 폐차된 이후로는 한동안 중저항 전동차가 4량 혹은 6량 1편성으로 다니다가 1996~1997년에 차량운용문제에 힘입어 이 구간을 10량화한 뒤에는 성북분소, 이문기지 소속의 3VF 전동차들도 투입되었고, 2005년 12월에 중앙선 청량리-덕소 구간이 복선전철화되자 운행계통을 수도권 전철 중앙선에 편입, 폐지되었다.[17] 아주 가끔 8000호대가 견인하기도 하지만 극소수다.[18] 차장차 1량 부족으로 인해 대신 소화물전용열차와 컨테이너 화물열차 운행했었다.[19] 차량 하부구조가 너무 무거워 차량이 주저 앉은 사건이 발생.[20] 열차 벽과 창문을 등지고 일렬로 시트가 쭉 놓여 있는 형태.[21] 의자 등받이를 뒤로 젖히거나 객석 방향을 회전시킬 수 없는 형태.[22] 좌석 두 개가 서로 등을 맞대고 붙어있는 형태.[23] 따라서 정차시에 사용금지라고 쓰여있었다.[24]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형광등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지어졌던 아파트 화장실이나 베란다 등에서 볼 수 있는 노란 백열전구에 촉광만 1/4로 줄여놓으면 대충 비슷하다. 다만 모든 객차가 백열전구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형광등'''을 사용했다.[25] 비둘기호뿐만 아닌 새마을이나 무궁화, 통일호에도 붙어있었다. 알알이, 아세로라 등등.[26] 펭귄종합식품 외에도 동아생명의 광고를 삽입하기도 했다.[27] 포괄적으로 하면 광역전철 자체가 비둘기호의 후신이다.[28] 부산역에서 동대구역까지 통일호 1시간30분 무궁화호 1시간 20분 새마을호 탈 경우 1시간10분 서대동부 새마을호 같은경우는 부산에서 동대구까지 1시간6분만에 주파한다.[29] 現 광주선 [종] A B 종착역은 모르지만 점촌역이 유력하다.[30] 現 광주선 [31] 경부선 가장편수가 폐지된다는것은 동대구역 - 부산진역 노선구간중 대전역 - 부산진역 대구역 - 부산진역 구간이 편수가 폐지된다는 것이다 일부구간을 비둘기호로 개편한다는것[32] 기관차 + 객차 1량편성.[33] 매월 2, 7, 12, 17, 22, 27일.[34] 2019년 3월 31일까지 경원선 동두천역 - 백마고지역 구간에서만 운행하다가 현재는 경원선 전철화 공사 관계로 운행 중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