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시대(영화)
'''리얼리즘은 영원히 위대하다. 아니다.'''
'''뛴다, 숨쉰다, 사랑한다.'''
'''무엇이 나를 뛰게 하는가?'''
'''무엇이 나를 숨 쉬게 하는가?'''
'''무엇이 나를 사랑하게 하는가?'''
'''그것은... 성공, 성공, 성공!'''
'''그러나 그대 끝내 다가서지 못하리.'''
'''그대 다시는 숨 쉬지 못하리 뛰지 못하리.'''
'''그대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리, 못하리.'''
'''아, 성공시대!'''
'''철썩, 처~얼썩.'''
'''산딸기 입에 물고 그 바닷속을 헤엄치고 싶다.'''
'''영원히 그대 속으로 가라앉고만 싶다.'''
1. 개요
성공시대는 한 샐러리맨의 야망과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1988년 국민배우 안성기를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감독은 바로 장선우로 그의 첫 개봉영화 데뷔작이며, 컨셉자체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졌던 대상그룹의 미원과 맛나, 제일제당의 미풍과 아이미, 다시다간의 조미료 전쟁에서 따왔다.
2. 줄거리
전형적인 파시즘 성향을 지닌데다가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하며[1] 만원짜리 복돈에 자신의 얼굴을 새겨넣고 매일 나치식 경례을 하는 김판촉은 뜻하는 바가 있어서 막강그룹 계열의 '유미사'에 면접을 받으러 떠나게 된다. 김판촉은 입사면접에서부터 왼손에 주먹을 계속 쥐면서 충공깽이였는데 면접을 이렇게 치뤘다.[2]
이에 면접관들이 김판촉의 앞에 돈다발을 탁자 위에 쌓아놓았다. 김판촉은 계속 거절하다가 어느 정도 쌓이자, 그걸 자기 주머니에 넣은 뒤 빈 손을 내보였다. 그리고는..."저는 이 자리에서 감히 장담합니다. 이 술로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고."
"어, 아니? 이게 뭐야!"
"대단하도다, 대단해! 재물 금이 하늘에 닿았도다!"
"이 사기... 속았어! 사기라고요! 아 저, 어디가? 잡아라!"
"형사 입건이야!"
김판촉의 손금을 보여주자 충격먹고 놀라워하는 면접관들의 대사.
이렇게 해서 김판촉은 '유미사'에 입사했다. 김판촉은 천연의 그 맛 ''''아그마''''[3][스포일러] 를 개발해 승승장구를 하기 시작하며, TV 프로그램인 '화제의 인물'에도 출연한다. '아그마'가 얼마나 승승장구했는지 김판촉은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고작 2주일 만에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 때문에 육계장이 상대적으로 안습해졌는데 자기 부하였던 신입사원 김판촉이 단 2주일만에 자기 상급자, 그것도 자기 부서의 부장으로 돌변해버린 것이다."제가 팔려고 하는 것은 상술이었습니다. 그걸 먹는 술이라고 생각한건 제 탓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상술만 있다면, 팔지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술이야말로 최고의 상품인 것입니다. 선생님은 최고의 상술을 저로부터 사셨습니다. 용단에 감사드리며, 금후 저는 이회사에 바쳐진 몸 충성을 바칠 것을 다짐하며, 소인은 이만!"
그런데 단일 제품으로는 잘 안되었는지, 술집 마담인 성소비를 꼬득여놓고는 경쟁사인 '감미사'의 신제품들[4] 을 빼내와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김판촉은 부장까지 승진하자 성소비를 토사구팽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용가치가 없어. 정리할 생각이었습니다."
김판촉 : 사랑도 팔 수 있을 때 가치가 있는거야, 팔지 못하는 사랑은 가치가 없어.[5]
성소비 : 무슨 말이에요? 더 이상 내가 필요 없다는 건가요?
김판촉 : 그대는 '아그마'의 심볼이야, 아직은...
이에 성소비는 '감미사'쪽으로 돌아서버렸고 김판촉이 기획이사로 임명되는 순간 '감미사'는 이에 틈타서 일본의 식품 전자공학 메이커와 기술을 제휴하여 탄생시킨 ''''컴퓨미''''를 선보이게 되자마자, 엄청난 충격으로 손실을 입히게 된 김판촉은 '컴퓨미'의 샘플링을 얻기 위해 쓰레기장에서 뒤적거리다가 동분서주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어쩔 수 없이 성소비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하지만 성소비는 계속 시간을 질질 끌다가 '컴퓨미'의 후속 제품인 ''''천국의 맛''''이 개발되고 나서야 '컴퓨미'의 설계도를 김판촉에게 내준다. 이에 김판촉은 '컴퓨미'를 면밀히 분석해서 아류작을 냈으나 이미 '천국의 맛'이라는 신제품이 나온 이후였다. 더군다나 ''''천국의 맛'의 CF 모델이 성소비'''였다. '천국의 맛'이 워낙 히트를 치는 바람에 김판촉이 '컴퓨미'를 개조해서 만든 아류작은 그냥 묻혀버렸다.사랑도 팔 수 있을때 가치가 있죠. 당신은 아무것도 팔 수 없어요. '''쓰레기예요.'''
스키장에서 만난 성소비가 마지막으로 김판촉에게 한마디를 넘겨주면서 하는 대사.
결국 이러한 일련의 일로 인해 김판촉은 결국 강원도 산골[6] 의 영업소장으로 영전(그야말로 좌천)되었다. 대리점에 도착해보니 간판은 녹슬면서 다 낡아 먼지가 뒤덮여 있었고, 안에는 여기저기 방치되어 널부러진 '아그마 시리즈'들이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이에 보다 못한 김판촉은 '''"왜 이것들을 그냥 싸 둬! 반품시켜 버리지!"'''라며 화를 내자 상인(대리점 꼬마)은 버리긴 아깝고 반품도 안 받아줘서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런 상인에게 김판촉은 '''"이거 다 먼지 털어놔, 아니면 전부 불태워 버려! 알았어?"'''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이렇게까지 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판촉의 야망은 죽지 않아서 어떻게든 재기해보려고 발악을 한다. 김판촉은 마지막으로 스키장에서 성소비를 만나 그녀로부터 정보를 빼내려 하지만, 성소비는 이미 김판촉에게 마음을 돌린지 오래였기에 실패한다. 결국 빈 손으로 돌아오던 길에 눈길을 만나 길이 막혀버린 김판촉은 무작정 차에서 내려 눈덮인 산속을 거닐다가 문득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자신의 아버지[7] 가 자신 앞에 먹을 것을 주는 척 하며 주먹을 쥔 빈손을 내밀며 장난을 치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 김판촉이 처음 입사 면접을 볼 때에 면접관들에게 상술을 운운하며 주먹 쥔 빈 손을 내밀어 낚시를 했던 것도 모두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되네이며 미친듯이 산길을 헤메다가 발을 헛디뎌 눈 속을 뒹굴던 김판촉은 쌓여있는 눈을 한웅큼 쥐어 먹고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이용한 ''''자연의 맛''''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그리고 급히 차를 몰고 본사로 다시 찾아가서 '자연의 맛'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고하지만, '유미사'는 이미 최첨단 하이 테크놀로지 체제 분야로 전환 되었던지라, 김판촉의 요구를 완전히 묵살하게 된다. 김판촉은 외국 지사에 있다가 새로 부임한 실장을 만나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회장에게 직접 전해달라고 하면서 자연에 대한 상품과 함께 제시까지도 했었지만, 새 실장은 김판촉에게 '''"지금은 하이 테크놀로지 시대입니다. 당신 애들한테나 가서 그런 소리를 하시오!"'''라고 내뱉으며 김판촉과 옥신각신했다.'''대관령 산속에 피어난 그 잊지 못할 눈꽃의 맛.'''
'''아, 내 고향 부용산 오릿길에 피던 철쭉의 맛.'''
'''시루봉 옛 성터에 익은 산딸기의 맛.'''
'''비무장지대에 휘날리는 억새풀 맛.'''
'''부주더리 갯가의 비릿한 바람의 맛.'''
'''아! 잠시 불태웠던 옛사랑의 기억 그 눈물 젖은 맛.'''
'''난 쓰러지지 않아! 난 이길 수 있어!'''
이러다가 김판촉이 직접 회장을 만나러 기획실에 침입하면서 자신의 신상품 아이디어를 소개하지만 결국 경비원들에 의해 '유미사' 본사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김판촉 : 뭐야? 애들?
새 실장 : ....
김판촉 : 외국만 갔다왔으면 다야?
새 실장 : (한숨을 내쉬면서) 왜 큰소리야! 당신 같은 사람 필요없어! 나가! 이봐, 육차장!
김판촉 : 나갈 놈은 너야! 필요 없는 것도 너고!
육계장 : 이봐, 자네 왜 그래?
직원 : 판촉씨...
김판촉 : 놔, 이 자식들아! 사람 우습게 보지마!
결국 김판촉은 좌절한 나머지 차를 몰고 자신의 대리점으로 되돌아가던 도중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망상한다. 이 성공한 모습이라는 게 꽤 웃기는데 김판촉이 알라딘이 되어 요술 램프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게 하거나 마술사가 되어 맛있는 음식이 나오게 하는 마법을 부리거나 손오공이 되어 여의봉을 휘두르며 맛있는 음식이 나오게 하는 도술을 부리다 연기가 터져 나오면서 기침을 계속 연발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안성기 특유의 이목구비와 분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대단히 웃긴 외모로 나온다.
그러나 망상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눈길을 운전하던 김판촉은 결국 차가 뒤집히는 전복사고를 당한다. 치명상을 입은 김판촉은 최후의 힘을 짜내 처음 면접을 볼 때 처럼 빈 손으로 주먹을 쥐어 보이나 끝내 사망한다.
3. 등장인물
- 김판촉 - 안성기
- 성소비 - 이혜영
- 구이사 - 최봉
- 육계장 - 정부미[8]
- 미스김 - 김은숙
- 회장 - 정진[9]
- 오과장 - 태일
- 미스터 정 - 문창길
- 미스터 한 - 임명성
- 천실장 - 김기범
- 신실장 - 나한일
- 사장 아들 - 정해남
- 김판촉의 아버지 - 신충식
- 모텔 사원 - 문창근
- 면접관 - 노사강
- 점쟁이 - 박용팔
- 면접생
- 1 - 정성모
- 2 - 김진위
- 3 - 전지선
- 비서 - 김충웅
- 대리점 꼬마 - 김영섭
- 주부
- 1 - 김경란
- 2 - 박예숙
- 어린시절 김판촉 - 이 효
- CF 모델
- 1 - 이안나
- 2 - 김명희
- CM 가수 - 김미연
- 운전수 - 김유진
- 여자 - 김지은
- 바텐더 - 김우각
- 보디가드
- 1 - 조한진
- 2 - 장정욱
- 여직원
- 1 - 김나운
- 2 - 김완진
- 3 - 유은경
- 4 - 정헌진
- 엘리베이터 걸 - 나성은
- 제비족 대표 - 황춘수
- 치어리더
- 1 - 김효열
- 2 - 민복기
- 3 - 장정님
- 4 - 전명자
- 요정여자
- 1 - 이은경
- 2 - 최가영
- 3 - 신정우
- 4 - 공상숙
- 5 - 노혜정
- 6 - 정미정
- 스턴트맨 - 박원국
- 직원(정력남1) : 여균동
4. 기타
- 당시 서울 관객 추산으로 10만으로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는 단관개봉체제였기 때문에, 서울관객 30만 정도면 대박이라는 이야기를 듣던 때였다.
- 장선우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금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말아먹은 괴작으로도 알려졌지만, 성공시대를 찍은 뒤부터 거짓말까지는 흥행이나 평에서 호평을 받던 장선우 감독 영화 첫 데뷔작.[10]
- 장선우는 이후 인터뷰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려고 만든 영화인데 일부 대기업이 이 영화를 신입사원 연수용으로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김판촉의 행태를 비판하려고 한 건데 오히려 대기업이 이를 본받아야 할 귀감으로 여기는것을 보고 놀랐다는 것이다.
- 안성기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김판촉의 카리스마로 인해 1989년도 백상예술대상(25회)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영화에서 성소비로 출연한 이혜영 역시 같은 년도의 백상예술대상에서 같은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 좀 무서운 사실은 극중의 김판촉의 인생과 이 영화의 감독 장선우의 인생이 매우 닮아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컴퓨미'가 나온 시점을 현실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개봉되는 시점과 맞추면 얼추 비슷하다.
- 정말 극중 김판촉의 인생과 엄청나게 닮은 사람이 또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DSP미디어의 대표 이호연이다. '아그마'가 핑클과 젝스키스에 대응되며 '컴퓨미'가 소녀시대, '천국의 맛'이 여자친구에 대응되며 선과 악을 떠나서 성소비가 김소정에 대응된다. 영화에서 '컴퓨미'가 나온 시점을 현실에서 카라 사태가 발생한 시점과 맞추면 얼추 비슷하다. 게다가 김판촉이 지방으로 영전(좌천)된 이후, 새로 개발했다는 '자연의 맛'은 또 APRIL에 대응되기마저 한다. 무서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
- 극중에서 상당히 SF스러운 물건이 나오는데 조미료에다가 컴퓨터 칩을 내장해서 레이저로 음식의 맛을 조절해주는 '컴퓨미'라는 제품이 현재 기술로서는 도저히 개발되지 않고 있다. 상당히 오버 테크놀러지스러운 소품.
- 엔딩이 제목과는 동떨어질만큼 너무 비극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김판촉이 지방 대리점으로 영전됐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걸 내려놓고 김판촉 만의 장기인 영업능력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나갔다면 판매왕으로서 재기에 성공했을 듯. 그때쯤이면 성소비도 나이들어 더 이상 판매가치가 없는 상품이 되어 감미사 아들에게서 버려질거고 결국 김판촉을 그리워하다 서로 재결합하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반면 자신을 너무 과신해서 여전히 성공에 대한 망상을 떨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 결국 화를 불러왔다는 교훈을 주는 결말이라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