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귀족
[clearfix]
1. 개요
일본의 만화. 작가는 강철의 연금술사로 유명한 아라카와 히로무.
홋카이도 개척 농민의 자손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농가에서 자라며 겪은 일과 농업고등학교 졸업 이후 만화가가 되어 상경하기 이전까지 7년간 농축산업에 종사했던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본격 '''농업 에세이''' 만화이다. 주인공은 작가 본인으로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오너캐로 자주 나왔던 젖소의 모습으로 나온다. 전반적으로 강철 단행본 후기 만화 연장선상에 있는 만화다.
2. 줄거리
1권에는 작가가 다녔던 농업고등학교 얘기 비중이 많다. 상당히 규모가 커서 학생들은 수업 도중에도 건초 더미를 나르거나 탈출한 새끼돼지 잡는 등의 일을 도와야 했다고. 축산 시간에 들었던 성교육도, 얼굴을 붉히며 듣는 비농가 출신 학생들과 달리 농가 출신들은 가축교배와 새끼 받는 게 일상이다 보니 대부분 조는 게 압권이다. 수업 내용 중엔 닭 내장 빼기, 새끼돼지 거세시키기 등 좀 과격한 내용들도 있다.만화가가 되기 전에는 훗카이도에서 7년간 농업에 종사하고 있던 아라카와 히로무. 소를 기르고, 야채를 재배하고, 곰의 습격에 벌벌 떨며, 다람쥐에게 농락당하는― 연중무휴로 일하면서도 허탈한 경험 또한 수없이 겪는 고된 일.
"물이 없으면 우유를 마시면 좋을 텐데."
뭐라고 해도 '백성귀족'이니까!!
알려지지 않은 농가의 실태를 그린 일본 최초의 농가 에세이 등장.
2권에는 "태평양 전쟁 이후 소련이 홋카이도와 도호쿠를 점령, 통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망상 에피소드가 있다.[3] 딱히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 소련의 토지 국유화와 이에 대한 반발, 집 근처에 심은 농작물을 팔기 위해 미국이 차지한 도쿄로 몰래 밀입국하다가 사살당하거나,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잦은 정전으로 일일이 손으로 우유를 짜고, 옐친 정권에서 토지를 되돌려 받았으나 상자처럼 묘사된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에 치이고 깔리는 막장 상황으로 이어졌을 게 뻔하다는 안습 개그 에피소드. 푸짜르도 등장한다. 작가가 석유개발 등의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푸틴에게 '''러시아에서 독립하겠다'''고 독립운동(?)을 펼치다가 수모를 당하는 건 덤[4] 이다. 결말은 "역시 러시아보단 그냥 일본이 나은 것 같다"며 끝난다. 보너스 판으로 작가가 어린 시절 TV로 국제 배구 경기를 보다가 JAPAN : U.S.S.R란 자막을 보고 같이 있던 둘째 언니에게 "U.S.S.R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 답이 걸작. '''"U: 우리 S: 소련에서는 S:스탈린이 R: 레닌보다 짱이다."'''[5]
3권에는 징농제에 대한 망상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도 있는데, 옆 나라의 징병제에 빗댄 에피소드다. 내용을 보면 외국인치고는 의외로 상당히 잘 알고 있는데, 한국인 군필자와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다고 한다.
또한 작가가 만화가로 데뷔하는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그 묘사가 가장 처절하다. '''할머니 간병에 농사와 가축 사육 등으로 제대로 그림조차 그리지 못하던 와중에 부모님이 멀리 여행을 가셔서, 그 일도 맡아서 하다가 소에 기대어 하루에 15분씩(!) 잤을 정도. 그 악조건 속에서도 원고 마감날에 겨우 작품을 완성하여 팩스로 보내려 했는데, 집 근처엔 편의점이 없어 이웃마을까지 차를 몰고 가서 편의점에서 복사한 뒤 늦게까지 문을 연 우체국에 가서 당일 소인을 붙이는 것으로 응모에 성공''' 그걸 들은 편집자가 "그때 정식 데뷔는 하셨냐"고 물었는데, 작가 曰 "응모전에서 받은 돈으로 놀았습니다." 사실, 여기서 작가의 마감 엄수 비결이 나오는데, 그것은 '''"잠을 안 자면 됩니다."'''(…).
1권도 은근히 섹드립이 날아다녔지만, 2권에선 씨숫소(종우)의 정자 채취며 암소 수정시키기 등 교배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서 본격 섹드립 모드에 들어간다. 수컷과 암컷이 직접 성관계를 해서 교배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효율성을 위해서 따로 정자를 채취해서 인공 수정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나온다. 그런데 이 정자 채취하는 방법이란게, 소 가죽에 암컷 소의 오줌 냄새를 배게 해서 만든 모형인 의빈대를 이용해서 수컷을 흥분시킨 뒤 그 틈에 정자를 채취하는 것. 이를 본 이시이 편집자는 '''"이건 더치 와이●…"'''라는 짧고 굵은 감상을 냈다. 히로무의 말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 이 채취 작업을 참관했는데, 당시 다른 애들의 반응들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거기다 '''소뿔을 사정없이 잘라버리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 소의 뿔은 안에 신경 및 혈관이 들어있기 때문에 잘라낼 때 피가 튀기고 아플 수밖에 없기에, 어린 시절에 미리 잘라낸다고 한다. 근데 뿔을 안 잘라내면 소가 고개를 가볍게 흔들어도 뿔 때문에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그래서 보통 송아지 시기에 뿔이 나는 위치에 처치를 해서 뿔이 나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 처치 방법 자체가 사람으로 치면 뼈를 깎는 수준이라서, 소 입장에서 보면 아픈 건 마찬가지.
여담으로 소의 뿔을 잘라내고 인두로 지지는(…) 과정이 있는데, 이 인두 지지는 과정이 말 그대로 소를 굽는(…) 일이라서, 지질 때 개랑 고양이가 몰려든다고 한다. 그래도 현대에는 이를 개량해서, 미리 머리의 뿔이 날 부분에 약을 발라서 처음부터 뿔이 나지 않도록 하는 소에게 고통이 덜 가는 방법을 쓰고 있다.
결국 3권 일판은 19금 판정을 받았다. 과연 한국어판의 운명은…? 한국어판도 19금인지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아니라고. 발간된 3권을 확인해보니 역시 그런 거 없다. 오히려 1권과 2권에 비해 섹드립의 요소가 덜 들어 있다. 그나마 있는 게 슴가(…) 등 이상한 모양으로 자라난 무나 호박 등을 이용한 정도.
4권에서는 이런 섹드립은 거의 사라졌다. 대신 4권에선 섹드립이 아니라 다른 의미로 위험한 내용이 제법 나왔다. 죽은 말을 마을 사람들끼리 몰래 먹고 가죽 등의 부산물은 도축장에 몰래 버리고 왔다는 이야기, 산불감시원이 정작 담배꽁초를 제대로 치우지 않는 이야기, 히로무가 방학숙제로 식물 채집을 해왔는데 그게 '''엄한'''[6] 물건이었다는 이야기 등등.
섹드립 이상으로 많이 등장하는 것이 '''똥''' 이야기. 낙농업 특성상 소똥은 일상다반사이니 자주 소재로 쓰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아라카와 농원의 주력생산품인 '''우유''' 및 각종 유제품 관련 에피소드. 물론 농업·축산업 등의 특성상, 꼭 나오는 먹을 것 이야기도 잘 나온다. 동물 이야기를 하다가도 "먹을 수 있냐, 맛있냐"는 이야기로 넘어갈 정도로 잘 나온다.
4권에는 난데없이 화성으로 가서 농업을 하는 에피소드가 들어갔다. 아무래도 작가가 마션을 감명 깊게 본 듯.[7]
5권은 연재 텀이 길어서 늦게 나오다 보니, 4권까지 꼬꼬마였던 아라카와의 두 아이가 꽤 성장한 채로 등장한다. 장남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백성귀족>을 읽을 정도가 됐고, 장녀도 5살이 되어서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모습이 나온다. 또 일본 학교농업클럽 전국대회 답사와 하이테크 농기구의 단점, 농가의 맛없는 음식 이야기, 라쿤과 백비심 같은 유해동물 이야기도 나온다.
6권은 아버지의 수난사가 많이 나온다. 반 년 사이에 집중치료실에 4번이나 들어갔다 나오셨다고 하고[8] , 그 이후에는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으셨다고 한다. 이 외에도 부모님의 연세 때문에 결국 2018년부터 아라카와 농원은 축산업을 중지하고 농업만 유지하게 되었다. 2018년 홋카이도 이부리 동부 지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때 작가의 안부를 묻는 연락이 출판사로 많이 왔다고 한다. 이때 작가는 대만에 있었고, 아라카와 농원도 정전 이외에는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친정 아라카와 집안뿐 아니라 시가의 큰집도 농가인데, 니가타의 진짜배기 백성귀족이라 시아버지의 고향집에는 수많은 고문서가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교육기관에 기증했지만 '이것만은 절대 팔면 안 된다'라고 전해지는 책이 있었다는데, 시아버지가 해독을 시도해 본 결과 쿠라마 텐쿠 동인지였다고. 그 외에는 농가의 개 이야기와 농민의 근육 이야기, 소들 간의 괴롭힘, 버블 시대의 에피소드 등이 나온다.
3. 발매 현황
신쇼칸(新書館)의 만화잡지 운뽀꼬(UN POCO)[9] 2006년 8호에서 연재 개시, 2009년 17호를 마지막으로 운뽀꼬가 휴간되자 월간 윙스로 옮겨 2009년 9월호부터 연재 중이다. 둘 다 '''소녀만화''' 잡지다. 윙스 파생잡지가 운뽀꼬인 셈. 그래서 이시이가 '이 잡지는 소녀도 보고 있다고요!!!'라고 태클 거는 장면이 간간히 등장한다.
작가가 다른 작품들을 연재하면서 하고 있어서인지[10] , 단행본으로 나오는 시기가 상당히 늦는 편이다. 2~3년 주기로 나올 정도. 게다가 2014년 이후에는 작가의 개인 사정[11] 때문에 은수저와 같은 다른 작품들도 휴재가 잦아져서 덩달아 더욱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작가의 역대 작품 중에서 최장기 연재를 자랑한다.(…) 2018년 5권 발행으로 '''연재 10주년'''을 맞이했다. 여담으로 강철의 연금술사 연재기간 총 9년, 은수저 Silver Spoon 현재 7년 차.
한국어판은 세미콜론에서 정발하였다. 번역은 이글루스 만화 계통 블로거이기도 한 벨제뷔트. #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1권이 2011년 3월 말에 발매되었는데, 발매 1주일 만에 초판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출판사는 4월 초에 부랴부랴 증쇄했다고. 2권은 2012년 6월에 나왔다.
3권도 2014년 봄~여름 정도에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결국 6월 21일 12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첫 공개. 현장에서 구매한 선착순 100명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증정품은 세미콜론에서 발간한 크리스토프 블랭의 그림소설 해적 이삭. 4권도 2016년 7월 15일에 발매되었다. 첫 권을 제외하면 한국과 일본 발매 간격은 상당히 짧은 편이다. 원서 자체가 늦게 나온다는 걸 빼면. 5권은 2018년 8월 31일에 발매되었다.
6권은 일본 발매 7개월만인 2020년 4월에 발매되었다. 소여사님 피규어가 포함된 특장판도 같이 발매되었다.
4. 특징
밭에서 감자를 캐는데 감자칩 한 봉지가 통채로 나왔다거나[12] , 집에서 배가 아파서 소화제를 먹었더니 엄마가 찬장에 넣어둔 소 배탈약이라 놀랐는데 엄청 잘 들었다든가[13] , 농업고등학교의 국영수 기본교과 교과서는 잡지 두께면서 농업 교과서는 사전 두께라든가, "소 팔았을 때 마음이 허전했다"든가, '''"반찬 투정하는 놈들은 쇄국해서 조져버리자"'''는 등의 심각한 방법을 이야기 하거나 꽤 처절하고 신랄한 내용이 담겨 있다.[14] 백미는 고등학교 시절.[15]
물론 기본은 거의 작가 자신의 골수 깊이 배어버린 농업 생활을 베이스로 한 농업 소개 에세이 위주로 가며, '''"농사도 꽤 보람 있고 할 만한 일"'''이라는 작가의 메세지도 담겨 있다. 슴가 모양 무라던가 하트 모양 무 같은 괴상망측한 채소들을 경매에 부치는 코미컬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따금 그런 농업 생활 경험 속에서, 작가 자신이 느낀 심정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낸 일화도 몇몇 소개된다. 이중에는 제법 씁쓸한 일화들도 있다.
하나는 도시 주민들과 전속 계약해 농산품을 판매하는 정책을 시험적으로 도입했었는데, 도시 주민들이 "채소가 못생겼다", "벌레 먹었다"는 둥 온갖 트집을 잡으며 반품해버리는 바람에 정책도 백지화되고 생산자들만 마음과 금전에 큰 상처를 입는 결말로 끝난 것. 이런 채소들은 외형이 이상할 뿐 맛에는 이상 없다.[16] 하지만 이러한 외형 중시는 전세계 다 해당사항으로, 맛은 이상 없으나 생긴 게 작거나 못생긴 채소와 과일은, 그 값어치가 뚝 내려가 버린다.[17]
다른 씁쓸한 사연은 (1권에 소개됐던) 태어나면서 척추를 다쳐 걷지 못하는 송아지 이야기다. 증상을 살펴본 수의사가 "매우 드문 사례라서 연구용으로 썼으면 하니 나에게 넘겨줄 수 있겠느냐"라고 제안하였다. 히로무와 어머니는 애정과 현실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하다가, 결국 실험용으로 넘기지 않고 안락사를 시켰다. 읽다 보면 만화 못지않게 가축들에 대한 소여사의 애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는 차기작으로도 이어져, 하치켄은 경제가축이 가진 삶의 무게에 대해 처절할 정도로 고민한다.[18]
패러디도 꽤나 섞여 있다. 일단 2권 표지 일러스트부터가 홋카이도 쌀 소비 캠페인인 '홋카이도米LOVE' 포스터의 패러디. 또한 트렉터에 바지와 팬티가 말려들어가 하반신 나체가 된 남자가 '작업복이랑 빤쓰 빼앗겨 버렸다'라고 말하는 거나, 퇴비가 홍수에 쓸려가자 나온 말인 "녀석들은 엄청난 것을 훔쳐가 버렸어요."나, 물고기를 몰아주겠다며 '''트랙터로 개울 한복판을 질주하는''' 작가의 아버님을 보고 친구가 외친 "패턴 청!! 바보입니다!!"라든가, 홋카이도 개척에 나선 요리타 벤조(依田 勉三)가 겪은 수난들을 말하며 "이제 그만해! 벤조의 라이프는 0이라고!"라고 말하기도 하며, 아라카와 5남매를 '''퍼스트 칠드런, 세컨드 칠드런''' 등으로 소개하는 등. 다람쥐가 농작물을 갉아먹었을 때는 ''''이 원한을 풀지 않고 배길쏘냐!''''까지 등장한다. 5권에서는 농고생이 알팔파[19] 음료수를 마시고 '''괴랄한 맛에 하늘로 날려버리면서 "아니다 이 악마야"를 외치는데''' 이건 번역자의 센스이다.[20]
5. 등장인물
5.1. 아라카와 히로무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이 만화의 주인공.''' 젖소 모습의 오너캐로 나온다.
홋카이도 토카치의 농가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농사를 도우며 자랐다. 농업고등학교 졸업 후 가족들과 농사를 짓다가, 만화가가 되기 위하여 도시로 상경했다. 아라카와 일가의 넷째 딸. 형제로는 언니 3명과 남동생 1명이 있다. 2권에서는 남편, 아들(첫째, 당시 2살), 딸(둘째, 당시 1살)까지 등장한다.
이미지는 타 작품의 후기 격으로 그려진 외양간 일기에 나온 개그 이미지와 거의 동일. 마족눈 속성. 그리고 아라카와 농원 주주시다.
5.2. 이시이(イシイ)
이 만화가 연재되는 신서관(新書館) 출판사에서 아라카와를 담당하고 있는 편집자. 그리고 '''이 만화 최고의 모에 캐릭터.'''
화자인 아라카와 히로무의 옆에 끼어서 이야기의 진행을 돕는 비중있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매번 아라카와의 농촌 이야기에 휘둘리다 츳코미를 넣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소소하게 곁들여지는 다채로운 얼굴개그는 덤. 작중에서는 홋카이도인(+농민)이 아닌 혼슈인(+도시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호화로운 농축산물(공짜) 공세를 받을 때마다 '백성귀족년!' 하고 분노를 불태운다. 그래도 이런 고생을 하면서 꿋꿋하게 취재하는 근성이 있다.
의외로 매번 나올 때마다 의상이 바뀌는 등, 작가인 아라카와가 이 분을 그릴 때 세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인'''으로 표현하고 있다.
첫 작품을 연재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하게 아라카와의 담당을 맡고 있다. 10주년 기념으로 작중에서 서로 대담하는 것으로 보아 편집자가 한 번도 바뀌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것 같다. 초기에 똥 타령에 진저리를 내던 이시이가 근래 에피소드에서는 '앙케이트 반응이 좋으니 그대로 갑시다!' 하고 나설 정도로 바뀌었다. 79화에서 등장한 명대사, "인류는 죽을 때까지 항문기."
5.3. 아라카와의 아버지
본명은 아라카와 아키라(荒川明). 아라카와 히로무의 아버지이자 아라카와 농원의 사장. 캐릭 묘사는 왼쪽 턱의 흉터에 목에 두른 스카프. '''이 만화 최고의 기인'''이자 갖가지 '''기행'''을 보여주신다. 이시이 담당 기자와 더불어 이 만화의 인기 인물 중 하나.
아버님의 기행 예시:
- 겨울에 버큠 카(가축 분뇨 수송차량, 즉 똥차)로 아이스링크를 만들기
-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넷째 딸 히로무의 말에 트랙터로 하류에서 고기를 몰아 오기
-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농기계 등을 운전하도록 강권. 심지어 작가에게는 대형 트럭을 몰고 밭까지 오게 했다. 그것도 무면허에다 미성년자 시절에! 참고로 작가가 밭으로 몰고 간 트럭은 히노 레인저.
- 추운 겨울에도 팬티 한 장만 입고 축사에서 일하기. 작가의 고향인 홋카이도 토카치는, 겨울 밤에 실외 기온이 영하 10도에서 20도로 내려갈 정도이다.
- 스님에게 부탁하여 '동티'가 나지 않게 예불을 드린 뒤, 밭 바로 옆에 자리잡은 북방여우들을 잡기.
- "거미집, 까마귀, 비둘기 둥지는 자연이 주는 좋은 징조"라 말씀하신 직후, "뜻과 현실은 다르다"며 단번에 제거한다. "말하는 것하고 다르잖아"라고 하는 넷째 딸(작가)의 항변에, 아버지는 "둥지를 틀면, 남아나는 농작물이 없을 거야"라고 즉답하신다.
- "시중에서 판매하는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하다"는 넷째 사위(작가의 남편)에게 저온살균우유와 원유를 강권. 그 덕분에 넷째 사위는 저온, 무살균 파가 되었다고.
- 축사 천장에 매달아 놓은 농기구에 자리 잡은 비둘기 둥지를 바닥으로 내려놓고, 외손주들이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을 때, 고양이를 불러 훈훈한 동영상을 졸지에 고어물로 만들어 버리기도.
- 홋카이도에 지진이 나서[21] 축사의 토대가 어긋나게 함몰되고 금이 가자, 유압잭과 주변의 철근 조각, 철재들을 제물 삼아 틈새에 넣어 생콘크리트를 주입하여 단시간에 복구 성공!
이래저래 죽을 뻔한 사고를 많이 겪으셨다. 아버지가 겪은 이런저런 수난들은 대략 이러하다.
- 어렸을 때 말발굽에 치여 턱뼈가 박살나며 삼도천까지 건넜다가, 간신히 살았다. 왼쪽 턱의 흉터는 이것 때문이라고.
- 축사를 직접 짓던 중 떨어져 허리 골절.
- 농기계 수리 도중 떨어져 갈비뼈 골절.
- 트럭을 몰고 가다가 졸음운전으로 배수로에 빠져 내장 파열.
- 손가락 절단 직전까지 갔다가 자가 치료. 그래도 흉터는 남긴 남았던지라 이 치료법을 개량해서 나중에 둘째 딸에게도 써먹었으며, 하나하나 사진으로 찍어서 강연회에서 써먹었다고 한다.
- 트럭을 운전하며 가시다가, 수로에 놓인 다리가 끊어진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브레이크를 밟기에는 이미 늦어, 그대로 엑셀을 꽉 밟고 수로를 뛰어넘었다. 이에 작가 曰, "누가 이 양반 좀 할리우드에 보내주셔!" 그리고 아침까지 팔팔하던 소 한 마리가 픽 죽어버렸다고.
- 말벌에 쏘였는데, 방치하다가 몸에 반점이 올라와 급히 병원에 갔다.
- 소에게 떠밀려서 넘어졌는데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머리뼈 골절에 뇌좌상. 이 때 집중치료실에 반 년 동안 네 번이나 들어갔다 왔다고 하니 이것 외에도 사고가 많았던 듯.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다친 것은 아니어서 소는 안 죽었다고 한다(...).그리고 입원 도중에 병원 침대에서 낙상하는 바람에 또 다치셨다. 이때는 정말로 마가 낀 듯.
이중 내장파열은 1권에선 그나마 개그씬으로 나왔지만, 4권에서 보면 위급한 상황에서도 혈압이 너무 떨어진 탓에 수술이 늦어지고 의식 불명 상태를 계속 이어가서, 히로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었다고. 다행히 무사히 수술을 마친 것은 물론이고, 예정보다 빨리 퇴원했다. 아버지는 퇴원한 날부터 일하려 해서, 가족들이 다들 말려야 했다. 사장이다 보니 안 계시면 농사일의 순서가 안 잡히는 모양. 이런데도 농사일도, 가축 돌보기도, 쉴 생각이 조금도 없다.
그리고 작중에서 이야기를 보면 칠순이 넘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농사일로 단련되었다 해도 '''보통의 70대 노인은 위에 열거된 사례 하나만 잘못겪어도 죽는다.''' 나이가 들면 길에서 잘못 넘어져 골절만 되도 파킨슨병이나 후유증으로 골골거리는데, 그야말로 저런 역경속에서도 철인의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최신화인 6권에서는 그동안 고된 농사일로 어깨가 완전히 박살나 인공관절로 이식하는 수술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 짐을 나르는 농사일을 하다가 의사가 기겁하면서 당장 그만두라고 말렸다.[24] 여러모로 평범함과 담 쌓은 신체 능력을 지녔다 봐도 좋다.
후일담에 따르면, 간병하던 어머니는 어떤 할머니가 아버지를 지키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예전에 죽은 남편 쪽 친척 분을 빼닮았었다고. 이후엔 이 절단한 장이 협착 증세를 일으켜서 화농이 생기고 폐에 물이 차는 등 위독한 지경에 이르러, 만약의 경우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2014년 히로무의 <백성귀족> 및 <은수저>의 장기 휴재의 원인인 듯. 농장을 돌보고 있던 셋째 언니한테서 "소가 1마리 죽었다"는 연락이 오자 열이 내려가고 폐에 찬 물도 빠지면서 회복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등장 에피소드들이 너무 황당한 것들뿐인지라, '''만화적 과장'''이 많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실은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오히려 많이 순화시킨 에피소드들'''이라고 한다. 4권부터 등장한 '들은 얘기'들의 경우, "사실대로 모두 언급하면 아라카와 집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농가들이 폐업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한 내용들도 있어서 다 언급하지 못한다."고 5권에서 밝히기도 했다.
<백성귀족>에도 자주 나왔던 저온살균우유는 "나우만의 마을 우유(ナウマンの里牛乳)"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나우만코끼리와 관련이 있는 이름인데, 아라카와 농원이 위치한 츠루이(忠類) 마을[25] 이 세계 최초로 나우만 코끼리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붙인 이름이다.[26] 우유팩 겉면에 코끼리 그림이 그려진 이유도 이것. 이 우유는 아라카와 농원만의 특산품이었지만, 2014년 3월 29일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종료했다고 한다. 그리고 6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18년에는 축산업을 완전히 종료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연세도 있고 하니 일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5.4. 아라카와의 어머니
아라카와 히로무의 어머니이자 아라카와 농원의 전무. 캐릭 묘사는 '울엄니'가 써진 앞치마[27] 에 갈색 뽀글머리. 만화에서 사정없이 망가지는 아버지와는 달리, 이쪽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별다른 거 없이 멀쩡하게 그려졌다.
3권에 그려진 이 분의 일상을 보면 그야말로 만능초인.[28] 작가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트랙터를 몰았고, 진통이 오자 직접 차를 병원까지 몰고 가서 순산했다고 한다. 그래서 1권에 수록된 '''골든 위크''' 편에선 작가[29] 가 어릴 때 G.W에 쉬지 못한다고 불평 한 마디 못했다고. 또한 육아, 가축 사육, 농사, 농기계 가동, 근육노동, 영업, 판매, 회계, 집안일, 시아버지 간호를 병행하셨다. 물론 본인은 "하고 싶어서 한 줄 아냐"며 버럭(…). 딸인 작가 본인도 "어머니 몸이 몇 개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취미는 원예.
5.5. 일녀(一女)
아라카와 히로무의 큰 언니. 아라카와 가문의 장녀이자 첫 아이로, 공무원 남편과 결혼해서 딸 하나를 낳았다. 캐릭묘사는 머리에 작은 리본 장식이고, 몸 색깔은 연한 갈색.[30]
어렸을 때 아버지에 의해 '''본의 아니게 감금 생활'''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농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갓난아기가 일터에 있으면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아이를 빈 집에 그냥 놔두면, 아이가 대자연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일녀 씨를 '''포대기로 책상다리에다 묶어놓고 나갔다고 한다. 나중에는 방에 넣은 뒤 (자물쇠가 없어서) 문에 못질을 하셨다고'''.(…) 이후 태어난 동생들은 일녀 씨가 돌보아 줄 수 있었을 테니, 그런 일은 없었던 모양. 이 말을 들은 일녀 씨네 따님 曰 "엄마, 그거 그냥 '''아동학대잖아.'''"
참고로 남편 캐릭은 가지. 일녀 씨와 결혼하기로 하고 부모님께 인사하러 간 날 공교롭게도 비가 내려 장인어른이 목초 나르는 걸 거들다가, 목초가 빗물을 먹어 무거워져 트럭에 들어 올리는 걸 힘들어하니, 장인어른이 "'''우리 일녀 같으면 간단히 들었을 텐데'''"라고 투덜대셨다. 그걸 듣고 자신에게 농업은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5.6. 이녀(二女)
아라카와 히로무의 둘째 언니이자 아라카와 가문의 이녀. 캐릭묘사는 갈색 소[31] . 학생 시절에는 배구를 했다.
어렸을 때 농기계에 손이 끼어서 '''손가락 2개가 절단 직전'''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이녀의 포지션은 세터였다! 세터에게 손가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다행히 '''아버지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비전 치료법으로 완치'''된 과거가 있다. 이 비전 치료법에 대해 말하자면, 오래 전 아라카와의 아버지가 먼저 써먹었다가 상처자국이 그대로 남아서, 딸에게는 좀 더 개량된 치료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는 "'''병원에 가면 '보아하니 붙이긴 글렀는데요' 같은 소리나 하면서 아예 뽑아버린다고!'''"라나.
결국 이녀 씨는 1달 뒤 완치되었다. 덤으로 이 치료 과정의 모든 것은 사진으로 기록, 아버지가 강연회에서 유용하게 써먹은 모양. 이때 이녀 씨 曰 '''"자기 딸 갖고 실험했던 거야?!"''' 이 말에 아버지 문단에도 써 있듯이 먼저 자기 자신으로 실험한 아버지셨다. 첫 시술이라서 그런지, 손에 절단 흔적인 흉터가 남아있다 한다.
5권 기준으로 공무원이 된 아들이 있는데, <백성귀족>을 읽은 동료들이 "내용이 뻥 아니냐"며 얘기할 때, "그걸 그리는 사람이 우리 이모다."라고 말했다고.
5.7. 삼녀(三女)
아라카와 히로무의 셋째 언니이자 아라카와 가문의 삼녀. 직업은 공무원이라고 한다.[32]
다른 남매들보다 아버지에게 맺힌 게 많은지, 다른 형제자매와는 다르게 어떤 것부터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안경을 쓴 얼룩소로 그려져 있어서, 작가와 가장 닮은 외양으로 그려졌다. 다만 3권 표지에서 보듯이 얼룩무늬의 색은 갈색으로, 작가 본인이 검은 얼룩소로 그려진 것과는 다르다.
5권에서는 어릴 때 이웃집에서 준 참마로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어 작가와 함께 먹었는데, 밀가루 넣는 걸 깜빡하여 마의 씁쓸한 맛만 봤다. "밀가루를 안 넣었다"고 말하며 짓는 표정이 압권.
5.8. 일남(一男)
아라카와 히로무의 남동생이자 아라카와 가문의 대를 이을 장남. 캐릭묘사는 작가와 같은 얼룩소인데, 안경이 없고 옅은 턱수염에 검정 얼룩이 양쪽 눈가에 있다.
초등학생 때 오토바이[33] 를 못 탄다고 아버지에게 혼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초등학생 시절부터 부조리가 뭔지 몸으로 깨달았다고.''' 그 외에도 후진하는 트랙터 뒷바퀴에 깔려 죽을 뻔 하거나[34] , 아버지가 가축분뇨 처리차량을 청소할 겸 만들어 놓은 빙판을 핥을 뻔 했고, 넷째 누나 히로무와 롤 베일러[35] 위에서 뛰어놀다 틈새로 떨어질 뻔 하는 등[36] , 이쪽도 사건사고는 만만치 않았던 듯. 4권에서 한여름에 '''하루가 멀다하고 쑥쑥 자라나는 풀떼기들과 전쟁을 벌이는''' 농가의 자식주제에 연구과제로 '호박 덩굴 측정'을 과제로 삼은것 때문에 작가가 M이라고 평가한다.(…)
5권에서의 설명에 의하면, 집안에서 유일한 아들이라 주변에서 주는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농가를 잇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서 간호/간병 관련의 자격증을 따려는 듯하는데, 대학입시에서 떨어져 가족들에게 온갖 잔소리를 듣고 재수해 가까스로 합격했다. 도쿄로 올라왔을 때도 자신의 결정이 올바른지 고민하다가 야마노테선을 몇 바퀴 돌았던 모양.
또한 어릴 때 넷째 누나(작가)와 감자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전분을 많이 넣어 전분 맛밖에 나지 않았다고 한다.
5.9. 증조부
지금의 아라카와 농원을 세우신 작가의 선조님으로, 함자는 '요사쿠'[37] . 작가의 아버님이 삼도천 건너편에 보이셨다는 할아버지가 이 분이다. 아시오 광독 사건[38] 당시 다나카 쇼죠[39] 와 함께 반정부 활동에 앞장섰다.
아라카와의 아버지의 묘사로는 "키는 작지만 마초 가이이자 소형 탱크 같은 분이었으며, 반정부 활동 당시 경찰들을 메다 꽂으셨다"고 회상했다. 영장이 떨어지자 지금의 홋카이도로 도망해 정착했다고. 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 작가의 혼이 담긴 대답 '''"범죄자였잖아!!!"'''[40] 그리고 아라카와 가문에서 '''괴짜 오브 괴짜'''라는 평까지. 상술했듯 당시 일본 정부가 나라를 위해서라며 자국민들도 무자비하게 탄압한 걸 생각하면 상당한 거물이다.
이렇게 '정부에 찍힌 범죄자'가 정착하려 해도 별 문제 없을 정도로, 당시 홋카이도라는 동네가 통이 컸음과 동시에 사람 손이 부족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국가 행정력이 확고하지 못하던 근대나 현대 초기까지, 범죄자나 반정부인사 등이 변경에 아무렇지도 않게 정착하는 경우는 꽤 흔하다. 미국 서부시대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5.10. 조부
작중 시점에선 이미 고인. 나오는 비중은 낮지만 아들(작가의 아버지)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괴짜. '''아라카와 농원의 사유림에서 나무를 하다가 나무에서 떨어져서 갈비뼈 몇 대가 나갔는데, 그 중대한 부상을 잠깐 쉬는 걸로''' 회복하는 무서운 모습을 보여줬다. 3권 부록에서는, 작가도 갈비뼈에 금이 갔는데 멀쩡히 생활하고 근육통인 줄 알았다는 걸로 보아 집안 내력일 수도?
근데 사실 갈비뼈 골절은 매우 흔한 골절이다. 어떤 경우에는 심한 기침을 하다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을 정도. 그리고 갈비뼈 골절은 뛰거나 무리를 못할 뿐이고, 진통제 등의 힘을 빌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부상이다. 그래서 본인이 모르는 상태에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오지 않고 자연치유되는 경우도 많다. 작가도 3권 말미에 본인의 늑골 골절 얘기를 실으면서, 예전에 조부와 친정아버지한테 변태라고 생각한 걸 미안하다고 했다.(…)[41]
치매에 걸리셔도 옛날에 하시던 일을 척척 해내시는 정정한 모습에, 작가는 할아버지가 치매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실감하고 만다. "화장실 안에 누구 있냐"고 할아버지가 밖에서 부르셔서 안에 있던 작가가 대답했지만, 할아버지는 손녀의 목소리를 잊었는지 계속 "누구냐"고 물으셨다. 비로소 작가는 '역시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리셨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5권에서는 홋카이도에 지진이 나서 온 식구들이 놀란 가운데에서도, 목욕탕 욕조에 앉아[42] 뒤늦게 찾은 손녀 히로무에게 "조금 흔들렸다"고 태연하게 말했단다.''' '''할아버지: 화장실에 누구 있냐?
히로무: 저 있어요.
할아버지: 화장실에 누구 있냐고?
히로무: 있다니까요?
할아버지: '''아무도 없으면 없다고 말을 해야지!'''
5.11. 조모
군마현의 여장부. 간토 지방의 겨울바람. 역시 작중 시점에선 이미 고인.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 후식으로 우유를 마신 덕에, 화장터에서 화장하고 나온 후 유골이 90대 노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온전했다고 한다. 다른 장면에서는 생전에 홋카이도에 메뚜기 떼가 습격했던 일에 대해 '메뚜기들이 할미 옷 있는 데까지 뜯어 먹었다'고 어린 시절의 작가에게 말해주었다.
3권에서 일화가 추가되었는데, 2차대전 패전 후 40살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고, 60살에 트랙터 운전법을 배워 몰고 다니셨다고 한다. 작가와 가족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농가의 여성", "주변에 폐 한 번 안 끼치신 분"이다.
어릴때 손녀 아라카와에게 직접 재배한 호박을 삶아 줬다고 하는데, 본인은 맛있게 먹었지만 기억을 되짚어 보니 그 호박은 인분으로 거름을 만들어 뿌린 것이어서 곧바로 기억을 삭제해 버렸다.(...)[43]
늘상 바쁜 농가인데, 조모께서 돌아가신 날이 절묘하게 아라카와 농가에 여유가 있는 시기였다고 한다. 게다가 영정사진을 찾는데, 평소 사진을 잘 안 찍으시던 분이 상 이전에 안 입으시던 기모노까지 입고 유일하게 딱 1장 찍으신 사진이 바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거기다 평소 엄하게 대했던 며느리(작가의 어머님)에게도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고맙다"고 해서, 그간 쌓였던 악감정 다 풀기도.
5권에 의하면, 다른 요리는 잘 했는데 유독 메밀국수만 맛이 없었다고 한다. 작가 曰, 매년 해넘이 국수(토시코시소바)를 먹는 것이 고역이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 급식으로 나온 인스턴트 메밀국수가 더 맛있었다고 한다.
5.12. 장남
아라카와 히로무 본인의 아들. 4권 이전에도 여러모로 개그 에피소드 등에 등장했고, 연재 텀이 길었던 5권에서는 초등학생으로 진급해서 엄마에게 의견 제시도 하는 듯.
본인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을 좋아해서 "내가 트랙터 몰면 그거 만화로 그려줄 거야?"라고 질문했다가 "초딩이 트랙터 모는 거야 당연한 일상이니 안 그려."라는 소릴 들었다(…).[44] 모친의 농업혼은 이어받지 않았지만, 네이밍 센스는 이어받았다는 듯.
6. 기타
- 한국어 및 중국어로 百姓이라 하면 모든 사람들을 일컬을 때 쓰는 말로 알려진[45] 데에 반해 일본어 百姓(햐쿠쇼 ひゃくしょう)은 우리나라 말로 농민을 뜻하므로, 백성귀족이 아닌 '농민귀족' 또는 '농사꾼 귀족'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고 적절한 번역이라는 의견도 있다. 참고로 영어권에서는 Noble Farmer로 번역했다. 이와 관련하여 번역자 벨제뷔트는 '백성귀족'이라는 번역에 대해 "물론 사전적으로는 '농민귀족'이 맞겠지만, 본작에서는 백성으로서의 의미 역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역이라 볼 정도는 아니며, 따라서 손해(?)를 무릅쓰고 바꿀 필요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 일본에서 백성(百姓 햐쿠쇼)은 농민에 대한 비하 용어로 쓰이는 말이기도 한데 한국어로 친다면 '촌놈'과 비슷한 용법이다. 일본인과 대화할 때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단, 한국과 동일한 뜻으로 '백성'이란 의미도 존재하긴 하는데, 이 경우는 햐쿠세이(ひゃくせい)로 읽는 발음이 달라진다. 작가는 "옛날에는 백성(햐쿠쇼)이라는 단어가 농부에 대한 비하 용어로 쓰였지만, 우리 가족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백성(햐쿠쇼)이라 불렀다. 차별 용어에 대한 공포 때문에 단어 본래의 뜻을 잃고 죽어가는 게 안타깝다."라고 2권 권말 부록에 코멘트를 남겼다.
- 이 만화의 오른쪽 밑에 플립 북이 그려져 있다. 1권에서는 작가가 밭 갈고 씨 뿌리더니 연어가 자라나고, 2권에서는 괭이 가지고 무를 썰다가 작가 본인이 썰리고[46] , 3권에서는 무를 수확하다 UFO에게 납치되는데 마지막 장에 "채소 도둑 마침"이라고 써 있으며, 4권에서는 작가가 투우하다가 상대방 소에게 칼침을 놓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칼침 맞은 소가 칼을 뽑아 작가에게 던진 것이 명중. 5권에서는 작가가 돼지를 타고 가는데 천천히 걷던 돼지가 갑자기 빨리 뛰다가 급히 정지하는데, 꼬리에 매달렸던 작가가 돼지 엉덩이에 부딪혀 가루로 변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6권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아버님의 어깨에서 기관총이 발사된다.
- 작가가 이 만화에서 표현하는 바로는, 농민들과 농작물을 망치는 동물들은 거의 애증의 관계로 보인다. 동물들이 농작물을 해치는 시기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농작물이 무르익었다는 의미기 때문에. 단지 이런 이유로 애증의 관계라기보다는, 원래 농사일이라는 게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일이라 동물들과 애증의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대형농장보다는 소영농을 하는 농가가 많은 우리나라 농가의 특성상, 고라니 한두 마리만 내려와도 밭 하나가 모조리 털려버리는 경우가 많아 한 해 농사나 생계에 직접적으로 타격이 온다. 유해조수와의 전쟁은 먹고 살기 위한 전쟁이라 필사적이다.
- 5권에서는 어릴 때 TV에서 사탕수수로 설탕을 만드는 과정을 본 작가가 사탕무를 밭에서 캔 후 집에서 즙으로 만들어 팔팔 끓인 후 맛을 봤는데, 맛이 입으로 표현할 수 없었을 정도. 볼링공으로 치내고, 바주카포로 발사하거나, 스위치를 눌러 폭파, 롤러로 밀어 박살낼 정도였다. 너무 맛이 없었던 나머지 기억을 지워버렸다고. 그걸 만드는 과정을 작가의 어머님은 아무 말없이 보고만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로는, 사탕무로 설탕을 만들려면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졸여야 제대로 맛이 난다고. 또 아버지가 몰던 농기구의 휠 로더에 다리를 부딪힌 작가가 이분을 생각하며 엄지척을 앞세운다.
-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은근슬쩍 언급한다. 5권에선 농업대회를 취재하며 "다른 작품의 자료로 쓰려고요"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이시이는 "신쇼칸의 취재비로 쇼xx칸 자료 취재하지 말라고요!"라며 화를 낸다. 은수저 Silver Spoon의 출판사가 바로 쇼가쿠칸.
[1] 운뽀꼬[2] 월간 윙스[3] 제목부터가 일본 분할 통치 계획이다.[4] 블라디미르 푸틴이 모는 말에 깔리는 것도 모자라 머리를 주먹에 붙들린다. [5] 원작에서는 단순한 말장난으로, 원래 소련의 키릴문자 약자인 СССР를 가지고 어린아이답게 '''초'''비에트 '''차'''회주의 '''총'''화국 '''편'''방이라 비틀었다. 번역자의 기지에 박수를.[6] 희귀종을 모르고 꺾어온 것은 양반이고, 그 중엔 바곳도 있었다. 바곳은 투구꽃의 일종으로, 대단히 독성이 강한 독초이다. 히로무는 '가끔 소가 먹고 거품을 문다.'라고 표현.[7] 강철의 연금술사 12권 작가 인터뷰에서 "장래의 꿈은?"이란 질문에 "우주에 가서 밭 간다"고 답했다.[8] 이때 작가 曰.'''요 반년 새 아라카와 가의 수라의 나라 레벨이 쑥쑥 상승일로'''.[9] 중간에 한 글자를 빼면 X이라는 뜻이 되지만(…) 관련 유머도 작중에 나온다. 원래 뜻은 조금/작은/ 같은 뜻의 스페인어이다.[10] 거기에 자녀 출산, 그리고 월간지에 연재되는 작품 등이라는 사정도 있는지[11] 가족들의 병[12] 여우가 훔쳐서 감자밭에 묻어둔 것. 감자밭에서 감자과자가 수확된 꼴을 본 당시 작업자들의 반응은 "거 참 급하기도 하지…"였다고 한다. 덤으로 질소 빵빵한 게 봉지에 흠도 없어서 잘 먹었다나. 참고로 감자칩 제조사는 가루비.[13] 가축용 약은 인간용 약보다 독하거나 하는 문제로, '''절대''' 인간이 복용하면 안 된다. [14] 당연히 농담식이고, 이 발언 직후 '그러면 본토에서도 '''애니메이션과 만화 수출을 끊어버리겠다.'''' 라는 협박에 바로 데꿀멍해 버린다.[15] 이 고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작 은수저 Silver Spoon의 연재를 시작하였다.[16] 오히려 배나 토마토 등 일부 농작물은,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유전자의 특성상 맛과 향이 좋을수록 외형이 못생길 확률이 더 크다.[17] 못생긴 채소는 아무래도 손질 등에서 요리 난이도도 올라가고, 원재료가 못생기면 결과물인 요리도 비주얼이 떨어지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그래서 이런 상품성 없는 작물 대부분은 재배하던 농부들이나 파는 상인들이 먹거나, 싼 값에 팔거나, 아니면 폐기되는 게 현실이다. 이건 선진국의 배부른 소리만이 아니라 탄자니아에서 거주했던 이가 쓴 책자에서도 서술되는데, 탄자니아 농부들도 "보기 좋은 작물은 제값을 받지만, 못생긴 작물은 값어치가 없어 그걸 우리가 먹곤 하죠."라는 말을 하는 게 나온다. 이래서인지 좀 더 싸게 사는 요령도 있다. 채소가게나 과일가게에서 "생긴 거 안 따질 테니 못생긴 거 싸게 달라"고 하면, 팔려던 사람들이 자기가 먹거나 남으면 폐기하려고 두었던 걸 싸게 파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런 농작물들을 폐기시키지 않고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런칭된 TV프로그램이 바로 맛남의 광장이다.[18] 참고로 아라카와 히로무는 이 일을 계기로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으나, 경제적 이유로 그만두고 말았다.[19] 설명으로는 새싹 음식 붐으로 샐러드에 쓰이지만, 보통은 소가 먹는 목초로 쓰인다고 한다. 시험에 자주 나오는 채소라 농고생들에겐 인지도가 높다고.[20] 원본을 직역하면 "악마야 물러가라(惡魔よ去れ)"이다.[21] 여기서 말하는 지진은, 1993년 1월 15일에 있었던 쿠시로 지진을 말한다. 작가 본인도 "홋카이도의 지진 중 가장 인상 깊었다"고 회고했다.[22]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예전엔 잉꼬, 그전엔 소가 죽었다고.[23] 실제로 유희왕에는 '자신 필드 위의 이 카드가 파괴될 경우, 대신 묘지의 카드 1장을 제외할 수 있다.'와 같은 유사 파괴 내성 효과가 있는 카드가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독사신 베노미나가. 작가 본인도 감상 엽서를 읽다가 웃음을 터트리기도.[24] 이야기를 보면 수술 이후 제대로 재활도 하지 않고 수십kg가 넘는 감자나 호박 등의 농산물 박스를 하루종일 나르는 일을 했다고 한다.[25] 2006년에 마쿠베츠 정에 합병되었다.[26] 이 나우만코끼리 화석의 발견자인 하인리히 에드워드 나우만의 기념관도 있다.[27] 1~2권에선 주로 가로로, 3권 이후에는 세로로 적혀 있다.[28] 여기서 잠깐 오싱이 언급된다.[29] 5월 출생이다.[30] 3권 컬러 표지 기준. 본문은 흑백이라 그냥 흰색.[31] 3권 컬러 표지 기준. 본문에서는 흑백이라 검정색이 된다.[32] 작중에서 소개하는 아라카와 일가는 의외로 공무원이 많은데, 일녀의 남편이 공무원이고, 이녀의 아들이 공무원이고, 삼녀 역시 공무원 일을 하고 있다.[33] 혼다 커브의 우체국 사양인 우정(郵政) 커브[34] 그러나 겨우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고 한다. 편집자 이시이 왈, "그 상황에서 침착한 아버님이나, 트랙터에 깔리고도 찰과상으로 끝난 아드님이나, 이상한 건 매한가지"라고.[35] 목초를 롤케이크처럼 만 보존용 가축 사료.[36] 그것도 아주 높이 쌓아둔 터라, 바닥으로 떨어지면 다칠 수도 있었다.[37] '요사쿠는 나무를 하네 헤이헤이호~' 라는 작은 글자가 같이 있는데, 실제로 유명 엔카가수 키타지마 사부로가 1978년 발표한 동명의 곡 요사쿠의 후렴부 가사 이다. 요사쿠(与作)는 나무꾼이라는 뜻. 테르마이 로마이 영화판의 엔딩곡이기도 하다.[38] 일본 최초의 공업재해 사건.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39] 田中正造(1841~1913). 일본의 정치가. 아시오 광독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국회에서의 항의 연설은 물론 메이지 덴노에게 직소까지 했으나, 오히려 관리 모욕죄로 투옥당했다. 당시 부국강병의 미명하에 미쳐 돌아가던 일본 정부의 모습을 잘 보여준 일화. 왕도의 개에도 짧고 굵게 등장하는 단역으로 출연한다.[40] 다만 이야기가 끝난 뒤에 나온 반응인 것으로 보아, 반정부 운동이 아니라 징용거부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41] 본인도 그냥 옆구리 근육통 정도로 알고있었다.[42] 그것도 목욕탕 천장이 일부 무너져 부상을 입을 수 있었던 상태였다![43] 당연하지만 지금은 어지간히 개도국이 아닌이상 인분으로 거름을 만드는 일은 없다. 작중 소개할 1970-80년대 당시에도 인분이 거름 효율성이 좋다고 썼다지만, 그에 따른 감염등의 공공위생은 절대 장담 못하므로...[44] 소형 농기계 면허가 따로 있는 일본이긴 하지만, 면허가 없다고 해도 공공도로를 달릴 수 없을 뿐이고, 사유지인 본가의 목장 부지 내에서는 무면허 운전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45] 진나라 대 이후이다. 전국시대 이전까지는 귀족을 의미했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전까지는 귀족만 성씨를 가졌다.[46] 무는 끝까지 멀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