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독일어
1. 개요
대한민국 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 표기법 중 독일어를 표기하는 방법.
2. 규정: 독일어의 표기 세칙
표 1[1] 을 따르고, 제1절(영어의 표기 세칙)을 준용한다. 다만, 독일어의 독특한 것은 그 특징을 살려서 다음과 같이 적는다.
- 제1항: [r]
- 1. 자음 앞의 [r]는 '으'를 붙여 적는다.
- 2. 어말의 [r]와 '-er[ər]'는 '어'로 적는다.
Tür[tyːr] 튀어
Ohr[oːr] 오어
Vater[faːtər] 파터
Schiller[ʃilər] 실러||
- 3. 복합어 및 파생어의 선행 요소가 [r]로 끝나는 경우는 2의 규정을 준용한다.
Fürsorge[fyːrzorgə] 퓌어조르게
Vorbild[foːrbilt] 포어빌트
außerhalb[ausərhalp] 아우서할프
Urkunde[uːrkundə] 우어쿤데
Vaterland[faːtərlant] 파터란트||
- 제2항: 어말의 파열음은 '으'를 붙여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제3항: 철자 'berg', 'burg'는 '베르크', '부르크'로 통일해서 적는다.
- 제4항: [ʃ]
- 1.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는 '슈'로 적는다.
- 2. [y], [ø] 앞에서는 'ㅅ'으로 적는다.
- 3. 그 밖의 모음 앞에서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쇼, 슈' 등으로 적는다.
Schule[ʃuːlə] 슐레
Schelle[ʃɛlə] 셸레||
- 제5항: [ɔy]로 발음되는 äu, eu는 '오이'로 적는다.
Europa[ɔyroːpa] 오이로파
Freundin[frɔyndin] 프로인딘||
3. 문제점
3.1. 자모 표기 일람표의 부재
독일어는 표기법이 오래 전부터 확립된 언어지만, 표기 세칙만 존재할 뿐, 자모 표기 일람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외래어 표기법 제일 앞에 있는 국제 음성 기호 대조표에 세칙을 더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듯. 독일어의 표기 세칙이 생긴 지 한참 됐음에도 별도의 표기 일람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독일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어려움이 된다. 존재하는 세칙 역시 그다지 상세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세칙 및 일람표의 정비가 매우 필요하다.
그렇지만 독일어 철자법이 대체로 규칙적이라곤 해도 예외가 없는 건 아니기에 섣불리 자모 일람표를 만드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참고: '라이프니츠'인가 '라이브니츠'인가? 프랑스, 영국, 미국이 그렇듯 독특한 어원과 역사로부터 나온 사람의 성씨, 지역명 등에 대한 발음은 예외가 많다. 맨 끝 자음을 발음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 프랑스어도 인명에서는 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3.2. ng의 표기
독일어 ng는 영어와는 달리 연음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Finger는 영어로나 독일어로나 모두 손가락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영어로는 '핑거'[fɪŋgə(r)]로 읽는 반면, 독일어로는 '핑어'[fɪŋɐ]로 읽는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상 독일어 Finger도 핑거로 표기한다. 따라서 Göttingen, Tübingen, Schrödinger, Engels은 '괴팅엔, 튀빙엔, 슈뢰딩어, 엥엘스'가 아닌 '괴팅겐, 튀빙겐, 슈뢰딩거, 엥겔스'로 표기한다.[3]
이 조항은 독일어 표기법에는 없으나, 외래어 용례의 표기 원칙에 아예 규정으로 박아놓았다. "독일어에서 모음 또는 l 앞의 ng/ŋ/에는 'ㄱ'을 첨가하여 표기한다."
그러나 n으로 끝나는 음절과 g로 시작하는 음절이 붙어서 생긴 ng는 따로따로 읽는다. 예를 들어 an과 Geld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Angeld(계약금, 착수금)라는 단어는 '앙엘트'[áŋεlt]가 아니라 '안겔트'[án.gεlt]로 표기하는 것. 또한 표기가 Mangan이지만 망안으로 안 읽고 망간으로 읽는 망간처럼 예외도 있다. Angela(앙겔라), Ungarn(웅가른) 역시 이에 해당한다.
3.3. sch의 표기
sch의 발음은 영어의 sh와 마찬가지로 [ʃ]임에도 불구하고, 영어와는 달리 어말에 있어도 '슈'로 표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Busch는 영어 표기법이라면 부시 라고 표기해야 하나, 독일어 표기법에선 부슈로 표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스위스의 극작가 Max Frisch는 '막스 프리슈'로 표기하는 게 정확하지만, 국내 독문학계에서는 '막스 프리쉬'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쉬'는 중국어 표기법의 xu, 프랑스어의 chu, 독일어의 schü 등 /ʃy/ 및 그와 유사한 발음을 제외하고는 결코 쓰지 말아야 할 표기이다.
또, 위 sch의 규칙대로라면 tsch[tʃ]는 '추'로 표기해야 하나(외래어 표기법상 '츄'의 표기는 불가능하다. '추'와 발음이 같기 때문.), '치'로 표기하고 있다. 즉, deutsch, Deutschland는 '도이추', '도이출란트'(...)가 될 수 있으나 도이칠란트로 쓰이고 있다. sch 계열 발음에서 이중잣대가 적용된 것이다.
다만 [ʃ]는 마찰음, [tʃ]는 파찰음이라 규칙이 다르다고 설명할 수는 있다. 다른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ʃ]·[ʒ]는 영어를 제외하면 어말에서 '슈'·'주', [tʃ]·[ʤ]는 '치'·'지'로 옮기는 것이 보통이다. 국립국어원이 일본어의 표기법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어도 외래어의 원래 발음이 [ʃ]·[ʒ]일 경우 보통 シュ와 ジュ로 옮기나, [tʃ]·[ʤ]일 경우 チ와 ジ로 옮긴다.
3.4. e와 ä
e와 ä는 발음상(ɛ) ㅔ(e̞)와는 다르고 오히려 ㅐ(ɛ)와 발음상으로도 자형상으로도[4] 일치하지만, ɛ에는 ㅔ를 쓰게 되어 있다. e의 경우 크게 세 가지 발음으로 나뉘지만(ɛ, e, ə) [ɛ]에 해당하는 발음 역시 ㅔ로 표기하는 실정이다. 옆 동네 네덜란드어의 경우 e를 ㅔ와 ㅓ로 나눠서 표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실 이 문제는 비단 독일어뿐만이 아니라 e가 들어가는 대부분의 언어에서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독일어의 한글 표기에만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 자세한 점은 'ㅐ'와 'ㅔ'의 구별 문서를 참고할 것.
3.5. 어말 -er의 표기
어말 -er의 발음은 [ɐ]로 한국어의 ㅏ와 동일하지만, ㅓ로 표기한다. 가끔 변이음으로 음가가 살짝 올라가서 [ɜ]로 발음된다는 말이 있으나, 표준 발음은 [ɐ]이므로 ㅏ로 적는 것이 올바르다. 영어 -er의 표기에 영향을 받아 ㅓ라고 정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3.6. pf의 표기
독일어의 pf는 파찰음인데, IPA 대조표에도 pf가 누락되어 있다.
표기 용례집을 보면 스페인어의 tz와 달리 p + f 취급하지 않고 그냥 ㅍ로 적고 있다.
4. 보충 설명
4.1. 독일어의 자모와 한글 대조표
아래 대조표는 국립국어원에서 공인한 자료가 아니므로 공신력은 없으나, 독자의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작성한 것이다.
[1] 문교부 고시 제85-11호에서 공표한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일컫는다.[2] 원래 Razur로 오기되어 있었다가 이후에 추가 고시로 수정되었다.[3] 웃기게도, Doppelgänger는 도펠겡거가 아닌 도플갱어로 불리고 있다(...). 이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로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도플갱어'는 틀리고 '도펠겡거'가 맞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해외 발음으로 통용되는 외래어에 대한 예외 규칙을 들고 오면 되긴 하지만.[4] 한국어의 딴이와 독일어의 움라우트는 역할이 비슷하다. 전설음화.[5] 프랑스어 외래어 한정.[6] a, o, u 뒤에 있을 경우.[7] i, e, ö 뒤에 있을 경우.[8] 일부 외래어 한정[9] 독일어 q는 항상 u와 함께 쓰이며, '''절대 단독으로 쓰이지 않는다.'''[10] 실제 발음에 따른 표기는 바이언이나, 현재 바이에른으로 굳어진 상태다.[11] 프랑스어 외래어 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