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천재론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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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퓨전 판타지, 이고깽 또는 시간이동을 주제로 하는 싸구려 대체역사물에서 등장하는 소설적인 이론, 즉 설정이다.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
매일매일 대량의 정보를 받아 들이고, 그것을 처리하는데 익숙한 현대인들이 중세나 판타지 세계로 이동하면, 그 세계의 사람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 때문에 천재처럼 보인다는 소설적 이론으로, 현대인이 그런 중세나 판타지 세계에서 천재적으로 비상하게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설정이다. 현실에서 중하위권이던 고등학생들이 그 세계의 사람들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활약하는 내용의 이고깽과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시 촌놈이나 인간 사치품, 잉여 취급을 받을 확률이 높다. 소설 등에서 쓰이는 설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론을 말하자면 소설내용과 클리셰들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 많다."천재들이 모두 미래에서 오는 거라면 그들은 과거 속에 있는 셈인데, 만일 이 과거의 사람들이 모두 바보라서 아무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없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천재가 될까?"
- TED 강연 - 우리의 IQ가 조부모님들보다 더 높은 이유
- 요즘 애들 IQ가 높은 까닭은? - ‘플린 효과’를 설명하는 여러 요인들
- 스마트한 세상 속 하락하는 지능지수
- 미국에서 1900년에 비해 2012년까지 IQ 30점 상승
2. 삶의 환경
현대문명의 혜택들과 유산 위에서 살아가던 현대인들의 경우 딱히 특수 능력 등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그 모든 것을 잃고 해당 시대와 세계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시작하기에 일부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살기에 부적합 할 확률이 높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들이 등장하고 그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인간 삶의 변화의 원인은 개개인 또는 사회를 둘러싼 환경이었다는 것을 의식/무의식적으로 절실히 깨달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인이 만약 현 세계와 비슷한 세계의 선사시대로 간다고 가정하자. 자신에게 특수한 능력 등이 있으면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막 발생했을 때의 두뇌 능력은 현대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여겨지므로 이들을 잘 활용해서 무언가를 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게 없으면 당장 눈, 비, 바람, 맹수 등을 막아줄 집도 없고 난방과 온수는 둘째치고 불조차도 구하기 쉽지 않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 매우 난망하다. 원시 인류 부족들에게 자기자신이든 무언가를 의탁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무조건 될 거란 보장은 없다. 당시 생활 상에 대해서는 석기 시대 항목 참조. 많은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세계에 따라 설정이 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현대인에게는 가혹한 삶의 환경이다.
시대 수준을 높여서 고대, 중세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현대의 기반에서 살고 있던 현대인들은 위생부터 시작해서 불편하고 힘든 것 투성이다. 자신의 뜻을 펼쳐 어쩌구 저쩌구 하기전에 살기위한 대책들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현대에는 퇴치된 질병들이 돌아다니는 시대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골로 가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음식들도 종자개량 및 연구개발이 현대만큼 되어있지 않는 상태라 음식의 질[2] , 양, 맛도 떨어진다. 거기다 전근대는 식량 수급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편이었고, 때때로 대기근까지 겪었다. 현재 북한을 봐도 알 수 있다.
3. 지식의 활용
현대의 지식을 활용하여 전근대적인 문명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로 올라가는 것.
지극히 단순한 과학상식을 기반으로 돈 벌기는 가능하다. 북한에서 무선공학 전문가로 명성을 떨쳤던 한 고위급 탈북자의 사례를 보자. 본인의 말을 빌자면 '나는 과학자 출신이어서 저울과 그릇만 있으면 금의 순도를 판별할 수 있었다'고 하며, 탈북 시기에는 이러한 일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일단]
타임슬립 닥터 JIN의 주인공인 미나가타 진은 유능한 뇌 외과의사이며 기타 외과수술에도 능하고, 대학생 때 페니실린의 제조방법을 다른 학생들과 의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19세기 후반의 일본에 워프해서 많은 사람을 구했다는 설정이다.
어느 정도 현대 문명의 기반이 쌓여 있는 제1차 세계 대전이나 제2차 세계 대전 시대의 근현대기 정도라면, 현대인의 지식을 써 부나 권력을 얻기가 쉬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이다.[3]
하지만 중세나 근대 초를 배경으로 한 양판소에서 현대인의 지식이 도움을 주려면 대졸 이상의 고학력을 갖춘 지식인이 주인공일 때나 해당하지, 평범한 고등학생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많다. 이미 중세시대에는 현대 경제의 기초가 되는 환어음, 보험, 은행업과 고리대금업, 심지어 다국적기업까지 등장했었다. 국왕이나 영주들은 복잡한 회계를 전담하는 직원들을 고용했을 정도로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그 이상의 경제활동이 이루어 지고 있었다. 만약 중세시대 해상 보험 계약서를 보면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은 물론이고 법학을 배우지 않은 일반인들은 이해조차 못할 것이다.
또한 현대의 지식으로 기껏 하이 테크놀로지 사용이라고 우쭐거리면서 그것의 경제적인 사용법을 알려주는것도 한계가 있다. 당장 고대 그리스는 기계식 컴퓨터인 안티키테라 기계를 사용했는데 과학적으로 설계된 기계장치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이며 이만큼이나 정교한 시계는 15세기 서양에서 발명되었다. 분석에 의하면 기계적인 정교함과 복잡성은 18세기 수준이다, 또 고대 중국 촉한의 재상 제갈량은 이미 그 시대에 천연가스를 효과적으로 개량하여 사용했으며 기계공학에 능했고 그가 만든 목우유마는 그 엄청난 유용성을 인정받았지만 후대인들도 쉽게 재현하지 못하였다. 이런 정교한 기계를 만든 문명인들 앞에서 평범한 고등학생이 그 시대에서 이보다 더 경제성 있는 기술력을 내밀 가능성은 없다.
3.1. 현대 기술의 사용문제
현대와 같거나 그에 준하는 문명 기반이 없다면, 평범한 학생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아는 지식으로는 현대의 발명품을 자기 손으로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심지어 현대와 같은 수준의 문명 기반이 주어져도 그건 마찬가지다. '''일개 학생이 재료와 공장과 노동력을 제공할 기반을 구할 수 없기 때문.'''
이 영상은 토머스 트웨이트스의 TED 강연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하여 어떻게 토스터를 만들었나". 이 문서에서 다루는 것처럼 중세 세계에 떨어졌다면 물론 귀찮게 만들 BP plc의 PR 담당 직원이나 대학교 학과장도 없으니 더 환경이 나쁜 셈이다. 왜냐하면 대학교 1학년까지 배울 내용은 어떤 학문의 소개나 개론 수준에 머무르고, 실제로 쓰임새가 있는 응용 학문은 대학교 고학년이나 대학원에서 다뤄서다. 한마디로 말해 이 물건이 어떤 물건인지만 알지, 실제 그걸 만들고 운용하는 것은 모른다.
가령 다마스커스강, 일본도의 제련법을 알아서 무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과정을 탐구해 보도록 하자. 양판소에서는 대략 이하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상의 과정에서, 필요한 학문을 고찰해 보기로 한다.이세계로 간 고등학생이 다마스커스강, 일본도의 제련법을 안다.
어떻게 적당한 철광석을 구한다.
고등학생이 짱짱센 다마스커스 도검이나 일본도를 만든다.
이세계의 도검과 겨뤄서 이겨 인정을 받는다.
대장장이들에게 제법을 공급하고, 대장장이들이 뚝딱뚝딱 만들어 공급한다.
수 천, 수 만의 군대가 고등학생이 고안한 신무기로 무장해 짱센 파워를 보인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대강 변태적인 냉병기 밀덕후라거나, 공고생이라고 둘러대는 편의주의적 설정을 갖다 붙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4]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지질학''', 특히 '''광물학'''이 필요하다. 일단 뭐가 철광석인지는 알아야 철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순물이 많은 철은 매우 비경제적이기 때문에,[5] 순도 높은 고품질 철광석의 매장지를 탐사할 수 있는 지질학의 습득이 꼭 필요하다. 다마스커스 같이 불순물을 활용하는 제법이라면 그 불순물의 함유량도 측정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2. 어떻게 적당한 철광석을 구한다.
알파이자 오메가인 '''야금학'''이 필요하다. 철광석의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정련을 위시한 야금술이 개판이면 토법고로에서 나올 법한 똥철이 된다. 야금학이라고 뭉뚱그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일정수준 이상의 화학 및 재료공학'''[6] , '''역학'''[7] 이 필수적이다.3. 고등학생이 짱짱센 다마스커스 도검이나 일본도를 만든다.
결과물만 있으면 그만이나, 어지간해서는 고만고만한 냉병기를 홍보하려면 '''무술'''이 필요하다.4. 이세계의 도검과 겨뤄서 이겨 인정을 받는다.
'''통계학, 규격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통계학은 불량률의 관리를 위해 필요하고, 규격화는 여러 사람의 대장장이들이 최대한 비슷한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도록 하는 것에 필요하다. 통계학이야 그렇다 쳐도, 규격화가 정말 어려울 것이다. 현대에도 야드파운드법 때문에 골머리를 꽤나 썩는다.5. 대장장이들에게 제법을 공급하고, 대장장이들이 뚝딱뚝딱 만들어 공급한다.
'''대량생산과 관련된 모든 학문들이 필요하다.''' 인건비, 보급률 등과 관련된 '''경제학, 경영학'''이 필요하게 된다. 물론 저걸로 잘 싸워서 잘 이겨야 홍보가 되므로 '''군사학''' 또한 중요하다.6. 수 천, 수 만의 군대가 고등학생이 고안한 신무기로 무장해 짱센 파워를 보인다.
단순히 칼 하나 보급하는 것만 해도 많은 분야의 학문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페트병 하나를 봐도 명확한 일이다. 석유를 가지고 페트병을 위시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든다는 거야 상식이지만, 원유 한 드럼이 주어졌을 때, 규격화된 페트병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자원의 채굴부터 순도관리, 물품 제작 등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이 필요한데, 고등학생은 물론이거니와 학부생 레벨에서조차 이러한 능력들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현역 이공계 박사, 교수 레벨을 데려다 놓아도, 현대적인 연구실과 기자재가 없다면 '이 광석에 무슨 광물이 있는지 아세요?' 같은 질문조차 대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소 희화화되어 넘어간 부분이나, 어떤 재화의 보급에는 '설득'이 필수이며, 현대에 광고가 범람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신이 기존 검에 비해 약 20% 좋은 도검을 만들었다치자. 그래봐야 그걸 본 권력자나 투자자들이 '값은 훨씬 비싼데 고작 20% 정도 더 좋다면, 그냥 더 싼 것을 그냥 많이 만들어 물량전으로 가는게 좋지 않아?'라고 반론하였을 때, 설득하지 못한다면 대량 보급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이러한 기회비용의 논리는 현대에도 칼같이 적용되며, 이를 대표하는 말이 가성비이다.[8]
아주 결정적이고 획기적이며 뛰어난 발명품이 아니라면[9] 결국 영업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노스롭 스캔들, 록히드 사건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세계적으로 외계인 고문을 한다며 이름난 군수산업체조차 자기 무기를 팔기 위해 비자금을 퍼붓고 전방위적 로비를 벌이는 것이 일상이다. 즉, 영업에는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철학, 심리학 따위의 인문학''', 설득과 말빨에 크게 영향을 주는 '''논리학, 화술, 인맥'''이 필요하다. 단순히 생산기술만 있다 해서 끝이 아니다. 산업혁명의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분업'이다.
3.2. 경제성 문제
만일 어떤 개인이 고도의 발명품을 만들 기술이 있더라도, 경제력이 낮은 사회에서는 단순한 '''사치품'''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농경 문명에서는 구성원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식량 생산이 모자라서 굶어죽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공업 생산품은 꿈도 꾸기 어렵다. 물론 농경 문명이 시궁창 수준은 아니었다. 연구에 따르면 근대 노동자보다 중세 농노가 더 잘 먹고 잘 놀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10] 하지만 그러려면 농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곡식의 상당 부분은 영주님이 가져가는 상황에서 자기 먹을 것까지 마련하려면 기본으로 새벽부터 논, 밭에 나가야 한다. 인류가 식량 걱정에서 벗어난[11]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산업화로 온 자동식 농기계의 등장과 석유화학 공업의 발달이다.
전제 조건으로는 현대의 숙련한 전문가(혹은 기술자, 노동자)가 이동한다라 가정하고, 의식주를 예로 들어보자.
집의 경우는 제아무리 유능한 건축가라 해도 못 만든다. 애초에 집이 건축가 혼자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소재(재료)의 문제, 도구의 문제, 인력의 문제가 있다. 현대와 같이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해선 기계의 힘이나 그만큼의 인간의 힘이 들어간다. 거기에 재료 수급부터 문제인데 각 재료의 균질화와 규격화가 건축물을 빨리 짓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철근의 성분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삼풍백화점 꼴이 난다. 하다못해 가마에서 일일이 가열과정을 거치는 콘크리트 원재료인 석회석도 현대식 공정이 아니면 수분 함량과 질이 제각각이라 생산 분량마다 샘플을 만드고 굳히는 방식으로 재야 한다. 기적적으로 혼자서 아파트를 만들어도 거기에 몇 명이나 살까? 그리고 아파트 짓기보다 더 큰 문제는 유지보수다. 10층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없고, 물과 전기도 안 들어온다면?
목수가 가서 그 시대에 알맞은 집을 건축할 수는 있지만, 그만한 집을 만들 사람은 지천에 널렸다. 게다가 그 시대에는 인구가 적고 잘 늘지도 않는다. 단적으로 '''로마 시대에 이미 8층 아파트가 있었는데, 더 높이 올릴 기술이 있었음에도[12] 부실공사를 이유로 8층을 넘어가는 아파트는 법적으로 건설을 못했다.''' 현대의 숙련한 석공도 과거에 돌아가면 뉴비 취급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석굴암이나 불국사와 같은 복잡한 원리들이 들어가있는 역사적이며 거대한 유적을 원시적인 도구만 동원해서 만들 사람이 현대에 몇일지 생각하자.
음식의 경우, 요리사가 간다고 생각하면 대성해서 귀족이나 왕실의 요리사가 되지 않는 이상 요리만 해서는 살 길이 없다. 간단한 음식인 계란 프라이부터 봐도 쓰는 도구로는 통(소금), 기름, 프라이팬, 가스렌지[13] 등이 있는데 중세 시대에 이런 게 있을 리가 없으니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어찌어찌 잘 쓰더라도 요리 재료가 턱없이 모자라다. 오늘날의 레시피에 자주 응용하는 향신료는 정말 최근에 들어왔다. 후추 하나 수입하려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 보자.
계란 프라이를 만드는 게 요리사의 자랑일 순 없으니 다른 요리를 생각하자. 도구도 아닌 재료만 조달하고 싶더라도 그 시대에 무리다. 중세 시대에 내륙 지방에서 회를 만들겠는가? 간고등어가 왜 안동의 명물인지 생각하자. 회는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요리에서 애로사항이 꽃핀다. 조미료가 금값보다 비싸던 시대인 1200년대 후반, 1300년대 초반 영국에서는 생강 1온스(약 30g)를 새끼양 1마리와 교환했다. 이렇듯 향신료를 시키면 고기는 덤이던 시기가 실재했다. 이런 현실 속에 대항해시대가 나왔으니 결국 시궁창. 따라서 대중적인 요리사로는 절대 성공이 어렵고, 어느 정도 요리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귀족이나 왕실의 요리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정도가 한계다. 물론 이렇게 일이 풀리더라도 조악한 재료와 빈약한 장비를 가지고 까다로우신 높으신 분들 입맛을 맞추어야 하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일 것이다.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기사를 보면서 생각해 보자.(#)
그리고, 과정을 아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소금을 생산하거나 곡물로 손수 기름(가령 식용유 같은 것)을 짜내는 작업은 엄청나게 고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14] 하다못해 기름을 짤 수 있는 노동력이 있더라도 위키러 당신이 곡물을 대량으로 찧을 수 있는 시설인 물레방앗간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가? 따라서 대량으로 양질의 소금이나 기름을 짤 수 있고 방앗간을 지을 수 있는 능력만 있어도 유능한 기술자로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옛날에는 식용유나 유채기름 같은 것도 당연히 고된 노동력으로 만드는 최고급 식재료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소금은 고대시대 때 병사들에게 월급을 주는 화폐로도 사용했다. 그 증거로 봉급(Salary)의 어원이 소금(Salt)라는것.''' 그만큼 소금이나 기름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 시대에서는 당연히 부자나 다름없다.[15] 게다가 이런 전략물자의 생산과 유통권은 고대로부터 권력자가 틀어쥐고 있었기에, 멋모르고 사적으로 대량 양산을 시도한다면 당장에 반란음모자로 색출되어 목이 날아갈 확률이 높다.
또한 맛의 유무와 상관없이 재료를 잘못 선택하면 종교재판을 만날 수가 있다. 실제로 토마토가 처음 영국으로 건너갔을 때도 성서에 없다며 식용으로 안 먹었으며 미국으로 대규모 이주할 때나 식용으로 썼다. 현대로 비유하자면 쥐의 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내놓거나 먹을 만한 잡초로 파전 같은 것을 부쳤을 때 손님들이 이걸 알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중세시대같이 종교의 권위가 막강한 시대에는 파장이 엄청나게 커진다. 이런 경우는 현재도 있는데 무슬림과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종교가 깊숙히 개입하는 경우 그 나라 종교가 지정해 금지한 식재료로 요리하다가 걸리면 바로 신성모독죄다.
21세기인 지금도 이슬람교에서는 할랄이란 종교 의식에 따라 도축한 고기 외의 육류나, 돼지고기로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불명예이며 모독이다. 저 종교는 과자에 첨가한 소량의 돼지 유래 첨가물 가지고도 위세척을 한다.
옷의 경우를 보면, 전문 디자이너가 가도 얼마 못 가서 굶어죽기 십상이다. 전문 디자이너가 그간 쓰던 고급 소재들 말고 합성섬유가 전혀 안들어가는 옷으로 그간 만들던 옷을 똑같이 만들지가 의문이다. 거기에 수요도 정말 위의 요리사와 같이 인간 사치품 신세. 더불어서 옷의 경우에는 유행을 타기 때문에 현대적 감각으로 만든 옷이 상식적으로 인간이 입을 옷이 아니라고 배척받을 일도 많다. 예를 들어,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차림의 여자가 그 옷차림 그대로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한다고 생각하자.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보겠는가? 또한 문화에 따라 금기시 되는 색깔도 있으니...
현대 기술을 과거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하고, 소비자들이 문화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치자. 하지만 실용성 문제가 남아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단순한 형태의 증기기관을 발명했으나 (헤론 참고) 노예보다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져서 묻혔다.[16] 또한 북송의 기록 중에는 석탄과 천연가스 사용으로 추정되는 기록도 있으나(심지어 세계사 교과서에도 언급된다), 이것도 경제성 문제로 사장되었다고 한다. 심저어 원나라 때 왕정농서에는 축력이나 수력으로 돌아가는 방적기까지 있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3.3. 낮은 신체, 지식 수준
또한 그들의 지식 수준은 높다. 고대 그리스만 하더라도 철학이 매우 발달했다. 플라톤의 철학이 현대에 온전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아도, 매우 많은 분야의 효시이며 논리 전개는 정교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의 창시자이며, 그가 창안한 분류학의 원리는 현대에도 통용된다. 중국의 유교나 인도의 불교와 같은 많은 동양철학이 기원 전에 나왔다. 이는 현대인이 봐도 매우매우 어렵다. 또한 지배계급들은 이러한 지식들을 열심히 공부해 갈고 닦았다. 인문학적인 분야에서 이들을 말빨로 이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테세우스의 배와 같은 현대에도 통용되는 논리적 모순이 거의 그리스 철학때 정립되었음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다. 과학 분야라고 해도 힘든 것이 현대인에게 당연한 문제가 이 시대에서는 전대미문의 난제였으므로 일일이 실증/증명을 해야 하며 이 와중에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는 순간 당신은 뒷감당 걱정부터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중세 초의 인물인 카롤루스 대제도 까막눈이었고, 로마 붕괴 이후에는 (현대인 기준으로) 야만인이었던 게르만족의 준동이 이어진 것과, 중세 초기의 성직자들은 라틴어 성경을 못 읽어서 미사 도중 '그냥 읽었다고 칩시다(....)' 라고 말하기도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현대인의 지적 수준이 반드시 뒤떨어질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으나 이건 생각이 부족한 것으로 있는 것을 대강 이용하는 것과 아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육체적인 힘'''. 총포가 실용화되기 이전의 시대에서 당대 기사들을 무력으로 대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로 다져진 기사를 평범한 현대인이 총포 없이 냉병기만 들고 대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농사 등 거친 노동으로 단련된 당시 농민들(체육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도 농사일을 하루 거들어주고 운동했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걸 운동이 아닌 '일상'으로 평생 동안 해온 농민들의 체력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농민개병제가 있었을까)조차도 '기사는 푸른 피를 가진 별개의 사람'으로 쳐줬을 만큼 기사들의 완력, 순발력, 지구력, 전투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는 압도적이었다. 기사가 식칼만 가지고 덤벼도 할버드나 바스타드 소드 등으로 무장한 일반적인 현대인이 맞서 싸워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대에서 검술 등 무술을 배운 사람이라 해도 기사에겐 불리하다. 현대무술은 대부분 스포츠화가 되어있다. 특히 검술 등 냉병기를 다루는 무술은 (어차피 현대 전쟁터에서는 일개 알보병도 소총과 수류탄은 기본으로 지급받으니) 스포츠화가 되지 않은 걸 찾기 힘들다. 그러나 당시 무술은 총이나 대포가 나오기 전까지 전쟁기술이었으며, 이러한 전쟁기술로 평상시엔 기사 대접을 받을 수 있었고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무술에 대한 태도부터가 현대인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고 그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도 많다. 또한 아시안계통의 사람들에게 자주 보이는 착각이 "중세유럽의 검술은 그냥 칼들고 정신없이 휘두르기만 하는 것이었다"라는 것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주로 무협소설의 등장인물이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하여 검술을 휘두르는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 착각을 하는듯 한데, 이미 중세유럽에도 체계화된 검술이 있었다.# 따라서 냉병기를 사용하는 싸움에서는 전적으로 현대인이 불리하고 맨손 싸움을 하는 격투술 쪽으로 가야 그나마 승산이 있는데, 좋은 냉병기(장검, 폴암 등등)를 두고 굳이 처음부터 격투를 할 이유는 없다.
기술 분야도 만만치 않다. 가령 견고한 석조 건물을 만들려면 상당한 수학 지식이 필요하다. 중세 건물만 하더라도 대충 척척 쌓아 만들지는 않았다는 뜻. 중세 공업 종사자는 당대에도 나름 지식계층이었다. 어줍잖은 지식을 이들에게 피력했다가는 제대로 수모를 당하고 살 것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일부 사람들의 주장처럼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문명발달이 이루어져 있고 공동체 생활 등을 하기에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있으며 농사가 싫거나 정말 힘든 사람들은 도시로 도망가거나 극단적인 경우 와트 테일러의 난 같이 반란을 일으키는 등 먹고 살려고 몸부림치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줍잖은 지식을 이들에게 피력했다가는 다른 방식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전근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관념과 행동 양식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다. 양판소 등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히 그 시대의 사람들이 현대인과 유사한 관념과 행위 양식을 보인다. 이는 어디까지나 현대 시장 경제체제 하에서의 인간 행동의 동기를 설명할 수 있는 경우다. 경제학에서는 인간 행위의 기본 양식을 '이익 극대화(Profit maximizing)'라고 가정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19세기 이후 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된 시장경제 체제에서만 한정적으로 옳은 가정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시간은 비 시장경제 혹은 전 시장경제 체제였으며 이 경우 인간의 행위 양식은 이익 극대화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칼 폴라니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비 시장경제 혹은 전 시장경제에 적용하는 것은 몰역사적 접근법이라고 비판하였다. 인간 역사를 전체적으로 고찰해서 볼 때 인간 행위의 동기는 '이익 극대화'도 있지만 '위험 회피(Risk aversion)'일 수도 있다. 특히나 전근대 사회에서는 위험 회피가 더 강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사회안전망이 존재하는 현대와 다르게 그 때는 위험을 회피 못해서 잘못 하면 그대로 '''사망하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물의 생산주기와도 관련있는데, 산업 사회에서는 공산품의 생산주기가 짧기 때문에 이익 극대화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위험을 예측하기 쉽고 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농업사회에서는 생산 주기가 '''1년''' 생산력을 농업에 대부분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해서 쪽박이라도 나면 그대로 굶어 죽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전근대 사회의 인간의 행위 양식은 위험 회피에 가까웠으며 상업을 시도하려해도 지금 현대인으로서는 당연히 여기는 것이 그곳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당장 현대 대한민국만 해도 3D 산업 현장의 상당히 저조한 산재보장,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하고 비합리적인 근로환경으로 인해 차라리 가난하게 사는게 죽는것 보다 나아 청년들이 취업을 기피하는데 현대 한국보다 사회 안전망이 열약한 중세시대에 이익 극대화를 바라는 건 무리수이다.
까놓고 구체적인 사실을 말하자면 학문은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이후부터는 과거의 천재들 실력이 지금도 사기적이다. 과거 올림픽 체육 실력을 절대적 기준에서 보면 지금은 평범한 사람들도 현대적 훈련[17] 만 받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만 비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학문은 평범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노력해야 한다.[18] 학문은 현대적 공부법을 동원한다고 쳐도 공정 조건에서는 평범한 재능으로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지금도 과거에 결론을 내고 이미 증명한 지식과 답들을 미리 알고, 외우고 시작하니까 그나마 익히는 것이지, 현대의 증명된 지식이나 답들을 알려주지 않고 과거 천재랑 동등한 조건에서 해보라고 하면 해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막말로 평범한 이과 고등학생이 17세기로 가서 학문으로 성공할 확률보다, 17세기에 활약했던 천재 아이작 뉴턴이 21세기로 건너와서 학문으로 성공할 확률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것이다.
엄청난 실력의 암기왕이라면 과거로 가서 천재인 척을 하기 쉽겠지만 암기로 때울 수 없을 상황이 오면 망한다. 고로 현대인이 더 천재라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한 망상이다. 현대인이 가서 과거 세계를 머리로만 좌지우지하려면 그 현대인이 현실에서도 머리로 세계를 좌지우지 해야 할 것이다. 지능이란 것도 지금 인류란 종의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별로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며 고대 이집트 문명당시나 지금이나 별 차이는 없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무인도처럼 문명이 거의 없는 곳에 떨구어 놓기만 하면 매우 똑똑해도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만약 혼자서 모든 걸 만들어내고 사용 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인간보다 상위종족이나 초월자가 아닌 이상 그걸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사실 과거에는 생각보다 힘을 중요시하던 문명들도 많았고 이게 관점에 따라서는 그 시대에는 충분히 옳은 선택이었다. 통신수단이 미흡한 시대에는 군주같은 최중요 인물도 전쟁터 한복판에서 자기 자신은 물론 명령을 전할 가신을 지켜주며 싸워나가지 않으면 지휘 통솔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유럽도 결투로 재판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 현대조차 물리적 폭력은 금지하면서 언어적, 집단의 무형적 폭력만은(어떤 때는 유형적 폭력도 용인된다.) 이상하리만치 관대한 현대의 이상하고도 변태적인 방식으로 인해 뒤틀려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이후의 현대는 아무리 지능이 높아봤자 상대방이 그냥 병신으로 치부하고 짓눌러버리면 끝이고 믿고싶은대로 믿고싶은 대로 사는 세상이다. 상대주의로 내로남불하면서 정치질로 다수의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음 맘에 안드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행한다. 이걸 지능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그녀는 아직도 세상을 덜 겪은 사람일 뿐이다.
3.4. 기초 의료 및 생물학적 지식 문제
과거로 돌아갈 현대인들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아마 과거로 넘어간 현대인의 태반은 이 문제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 일단 천연두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없는 질병, 과거엔 없던 질병등으로 서로가 고생할 텐데, 쪽수가 적은 과거로간 현대인 숙주가 먼저 죽는다.
단순하게 길을 가다가 넘어진 상처도 현대에는 요오드팅크나 과산화수소같은 소독약으로 소독한 다음 피부에 깨끗한 밴드나 거즈를 붙여서 2차 감염을 막는다. 거기에 상처가 크다면 항생물질로 치료도 하는데 이쯤해도 가끔 상처가 덧나는 때가 있다.
하지만 중세 시대라면?[19] 긁힌 상처가 났다면 여러분의 소독을 책임질만한 것은 독한 증류주나 끓인 물 뿐이다. 위생적인 밴드나 거즈? 그나마 부드러운 옷감을 가져다가 삶아서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고생을 했는데도 세균감염이 생긴다면? 여러분의 목숨을 보장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봉와직염이라도 걸린다면 감염부위 살점을 모두 도려낸 다음 다시금 감염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라도 드리자. 게다가 그 당시의 의사들은 19세기 말까지 손 씻기조차 거부하여[20] 연속적인 감염을 일으켰고, 손씻기와 소독이 보편화하기 전 가장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았던 위인들중 많은 사람은 2차감염이 부른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물론 이는 아주 잘못인 의학 지식이 의학계 전반을 지배했던 것도 한몫 한다. 사혈 요법이라고 해서 체액의 균형을 맞춘답시고 피를 리터단위로 뽑은 일도 있었고, 무조건 장을 비워야 좋다고 설사약을 먹여댄 때도 있었다. 이쯤이면 치료를 안하는게 낫다.
루이 파스퇴르가 자연발생설 부정과 세균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벌인 실험과 노력을 생각하다면 이것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짐작갈 것이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파스퇴르의 이론을 조금이라도 믿었던 까닭이 27세에 대학교수를 할 만큼 학식이 뛰어난 사람이라 입증시켜서다. 이런 파스퇴르도 까임을 면치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별다른 기반도 학식도 못 증명한 사람이 와서 말해봤자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자기 멋대로 의료행위를 했다간 열심히 사람을 치료해놓고 이교도나 악마로 몰려 화형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21] 실제로 중세에선 아랍 쪽의 뛰어난 의료서를 읽고 공부한 의사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자기를 치료했다고 악마라 매도하는 일도 있었으며, 아예 외국인들이 의료행위를 못하게 금지하는 법률도 만들었다.[22]
거기에 과거라면 현재의 시점에서는 사라져서 현대인은 면역력이 없는 질병이 많다. 또한, 몇 백년쯤 이전의 질병과 현대의 질병은 아예 세대가 달라져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이미 걸린 병인데도 다시 걸릴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과 달리 과거는 사람간의 이동이 드무니[23] 일부 지역에 한정한 풍토병이 상당히 강력했는데, 이런 병이면 현지인은 멀쩡하지만 외지인은 진짜 그 지역에 발 들여놓자마자 걸려서 며칠 안에 죽는 일이 흔했다.[24] 이런 일 때문에 서양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세울 때 열대지방에 가까운 지역은 툭하면 돌림병이 돌아서 계속 본국에서 이민자를 잔뜩 보내도 못 감당할 지경이라 사회구조가 극소수의 백인을 빼면 다 현지인인 사례가 많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이런 지역에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천연두, 페스트, 성홍열 같은 것에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걸리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물론 반대로 현대인이 과거에 세균 폭탄일 가능성도 매우 높다. 굳이 따지자면 이쪽이 훨씬 위험하다. 선진국의 국민이 가진 많은 세균은 그 많은 항생제의 공격을 피해 낸 생존의 전문가들이며 중, 근대의 세균과 비교했을 때 수백년 이상의 진화를 겪어왔다. 과거의 세균은 대부분 현대인들이 알지만 그 역은 당연히 성립할 수가 없다. 과거 항생제도 없는 시절에 현대의 항생제와 면역체계를 버텨낸 내성을 가진 세균이 퍼진다면? 단순한 감기 바이러스가 '''흑사병'''급의 대참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현대인이 떨어진 지역에 천연두, 흑사병 같은 치명적 질환이 없다면 오히려 이쪽의 현실성이 높다.[25]
또한 기생충도 큰 문제가 된다. 과거에는 인분 비료법, 유기물 비료법을 썼으니 현대 화학 농법에선 없는 기생충이 주변에 매우 흔했다. 게다가 무슨 정수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마실 수 있는 식수도 그리 깨끗한 편이 아니고,[26] 농약이나 구충제도 없어 기생충에 감염되면 사실상 안고 사는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모든 음식을 끓여먹으면 불완전하게나마 빗겨갈 수 있다.
이 항목은 이고깽물 작가에 대한 비판이 될지언정 현대인 천재론의 비판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일수도 있다. 병걸려서 죽거나 기타 이유로 죽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천재이냐 아니냐는 아무 관계가 없으니까.
3.5. 언어 및 문물 전파 문제
현실성에 기반하여 본다면 이것 또한 큰 문제다.
예를 들어서 이 글을 보는 당신이 고려나 조선시대로 간다고 가정하자. 가서 지나가던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면,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국어 교과서에는 우리 선조들이 적은 문학작품이 몇 원문으로 적혀있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바뀐다. 예를 들어 중세국어에는 강(江)을 가람이라고 쓰고 읽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을 때는 ㅿ, ㆁ, ㆆ, ㆍ와 같이 지금은 안 쓰이는 글자들도 있었고, 지금은 동남 방언 같은 데나 남아있는 성조가 한국어에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고 그 시대로 가면 당연히 의사소통을 못 한다.
현대인이 가는 시대, 지역에도 한국어가 한글로 쓰인다고 가정해도 과연 원활하게 말이 통할지도 의문이다. 설사 시대적 배경이 같거나 비슷해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 남한에서 쓰는 표준어와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를 비교하면 한국어라도 다 다르다. 다른 예로 표준어와 제주도 사투리를 한번 비교해 보자. 대표적인 예로, "어서 오세요"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는 "ᄒᆞᆫ저옵서예"이다. 처음 들어서는 이게 무슨 말인지 통 못 알아먹거나 위의 언급한 혼저 옵서예(어서오세요)를 들리는 대로 오해하여 "뭐? 혼자 오라고? 날 어떻게 하려는거야?"와 같은 말이 나오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만큼 표준어와 큰 차이가 난다.
이건 한국어뿐만이 아니라 영어나 독일어 등의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다. 독일인은 중세 독일어로 적은 파우스트를 못 읽고, 영미권 학생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으며 그를 저주한다고 한다. 예를 하나 들자면 현대 영어로 군주는 lord 이지만 옛영어로는 dryhten 이라고 한다.[27] 아무리 토익이나 토플, 텝스를 만점 받아서 저 시대로 가봤자 입도 뻥긋 못한다.[28] 고대 일본어는 일본에서도 외계어 취급할 만큼 현대 일본어와 갭이 크다. 나고야 사람과 에도(도쿄) 사람이 서로 말이 안 통했고, 이걸 해소한 계기가 도쿠가와 막부 시절 각지에서 인질을 에도에다가 잡아놓는 제도였다고 한다. 그 잔재로 교토의 교수가 도쿄에 와서 택시기사에게 이야기한 경어가 도쿄에서는 저급한 속어라는 이야기도 있다.[29] 이런 예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언어는 시대에 따라서 크게 변화한다.
토익 990점을 맞든 토플 만점을 맞든 ''''중세 영어를 쓰던 시대에 가면 당연히 꿀먹은 벙어리 꼴'''이다. 같은 원리로 HSK 6등급을 맞아도 한나라, 당(통일왕조)시대에 가면 의사소통이 안된다.
[image]
고대 영어로 적은 시이다. 현대 영어로 번역하면 위와 같다.(현대 영어 번역)
LO, praise of the prowess of people-kings of spear-armed Danes, in days long sped, we have heard, and what honor the athelings won! Oft Scyld the Scefing from squadroned foes, from many a tribe, the mead-bench tore, awing the earls. Since erst he lay friendless, a foundling, fate repaid him: for he waxed under welkin, in wealth he throve, till before him the folk, both far and near, who house by the whale-path, heard his mandate, gave him gifts: ...
설령 언어의 문제를 해결해도 대화에 있어 크나큰 문제가 날 가능성이 높다. 언어는 시대, 세대, 문화, 지역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동시대에 살아도 살아온 환경, 문화이나 지식수준에 따라서 대화가 많이 안 풀리는데 전혀 시대적 배경이 다른 상황에서도 대화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간단한 예로 오늘날에도 부모님 세대 및 조부모 세대랑 대화를 하면 말이 잘 안통하는 때가 있다. 서로 쓰는 단어나 거기에 담긴 뜻이 달라서다. 심지어는 또래 집단끼리도 대화를 못하는 일도 있다. 또 다른 예로 훈련병 ~ 이등병 시절 고참과 간부들이 하는 말을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방송국의 방송(放送)을 예로 들면
아직까지 중세 시절의 그 본 뜻이 사전에 살아있다. 그리고 현재는 "그럴듯하게 괜찮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는 "근사하다"(近似-)라는 말도 본래 "거의 비슷하다"라는 뜻이 있으며 과거에는 대부분 그 뜻으로 쓰였다. 근삿값이라는 단어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렇듯 같은 형태의 말이라도 과거의 뜻과 현재의 뜻이 다른 일은 많다. 또 다른 예로는 흔히 현대인이 과거로 가서 깽판치는 대체역사물에서 "정보(情報)"를 중요하게 여겨 정보수집에서 앞선 것이 경쟁집단보다 우위에 서는 계기라는 내용이 거의 빠지지 않는데, "정보"라는 말은 한중일 삼국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이 1876년 일본이고, information의 뜻으로는 1921년 처음 썼다.
조선시대쯤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말도 대충 통하는 듯하고 라이터 같은 현대문물을 동원해 어떻게든 왕을 만났다고 가정했을 때 대체역사소설인 경우라면 높은 확률로 뭔가 주장해야 하는데, 주장하는 내용에 들어가는 단어 하나하나를 명확히 그 시대의 말로 표현해야 한다. 과학기술을 중흥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과학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왕에게 의미 자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알려야 한다. 애시당초 과학(科學)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그때는 그렇지 않았으므로[33] 개념의 전달 자체가 힘들 것이다. 예로 미국 드라마인 NCIS에는 깁스가 컴퓨터 범죄 관련 사건으로 맥기를 호출할 때 "통역이 필요하다."라 했고 심문할 때 맥기가 컴퓨터 관련 용어를 깁스가 알아들게 문장으로 통역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고깽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한테 현대문물을 설명해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세시대 사람한테 총을 "기다란 화신에 화약으로 된 화살을 쏘는 우월한 물체"라고 설명하면 이해할 지는 의문이다. 물론 중세 말기 일부 장인들이라면 핸드캐논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꽤 잘나가던 지역에만 알려진 정보일 뿐이고 제대로 설명하려면 거기에 기계적 지식이 필요하다. 중세시대 아낙네에게 가스레인지를 이야기한다면 '아궁이에 장작을 때지 않고도 간단하게 손잡이만 돌려도 불이 붙어서 그 위에 솥을 올리면 밥과 국을 해 먹을 수 있는 편리한 도구'를 활용하기 위한 기초적인 구조라든가 안전한 사용법 등 이해시킬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타인을 이해시키려면, 상대방의 지적수준에 맞고 알기 쉬운 용어로 기초를 설명해야 하는데 예의 이고깽이 그만한 지적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이세계에 현대 문물을 전파하기란 웬만한 학자에게도 어렵다.
그래도 희망이 아주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 라틴어는 지금이나 그 때나 문법이 거의 똑같다. 그래서 라틴어를 열심히 한 뒤에 로마시대나 중세유럽으로 가면 그나마 살 확률이 높을 것이다. 고대 라틴어의 발음도 현대에 와서는 언어학자들이 열심히 재구성해놓으니 아마 말이 통할 것이다. 다만 라틴어는 지금처럼 남녀노소 쓰는 공용어의 지위라기보다는 중세 시대에는 교회나 식자들이 쓰는 전례/학술용어였고, 로마 시대에도 민중이 쓰는 俗라틴어와 고전 라틴어가 다르니 공적인 자리에서는 몰라도 일반생활에서는 애로사항이 꽃필 수도 있다.[34]
아랍어도 생각할 만하다. 이 쪽은 꾸란의 번역조차 금지하고(번역만 안한 채로 다른 나라에도 나오지만) 문자를 꾸란 위주로 해놓았기 때문에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중세 이슬람 세계는 수학•과학 발전의 리즈시절이었으므로 아랍어 좀 하는 현대인이 가봤자 쩌리취급만 당할 것이다.
한자도 한문학을 하는 수준이라면 필담으로 어떻게든 할 것이다.[35]
이외에 그리스어도 읽는 법과 일부 차이점이 있는 정도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영화 13번째 전사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13번째 전사로 선택된 주인공이 북구인들과 함께 길을 가며 한동안은 말을 못 알아들어 고생하다 차츰 말을 알아듣고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발전한다. 주인공은 그 덕분에 다른 전사들의 인정을 받아 좀 편하게 생활한다.
위와 같은 일들을 잘 반영한 소설로는 쥐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SF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이 쓴 타임라인으로 언어문제나 인문 문제 등 과거로 갔을 때 생기는 별별 일들이 있다. 그것도 이고깽이 아니라 당시 시대의 전문가인 고고학자와 역사학자, 군인까지 가는데도 말이다. 참고로 영화판에서는 이게 잘 드러나지 않으니 소설로 보는 편을 추천.
십이국기에서는 평생을 이계(異界)에서 살아도 결코 그 세계의 언어를 못 배운다. 그 세계의 술법(術法)으로 통역만 가능할 뿐이다. 그만큼 이계(異界)의 말을 배운다는 사실은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36] 십이국기에서는 근대 일본에서 이계로 넘어가서, 거기에서 수십년 동안 생활하며 언어를 익힌 몇몇 등장인물이 있다. 1명은 그 세계의 한자와 일본의 한자, 혹은 그 인물이 익히고 있던 초보적인 중국식 한자가 어느 정도 통하여 필담하면서 언어를 배웠고, 한쪽은 그런 거 없이 그냥 배웠다는데 어눌하다는 표현이 나온다. 둘 다 언어를 배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 듯, 나이가 꽤 있었다.
사실 십이국기의 경우는 그냥 말만 같은 '인간'이지, 저 동네의 인간은 여러모로 생태나 세계를 구성하는 원리 자체가 지구, 지구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외계인'''을 상대로 대화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현대인과 과거인처럼,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같은 인간이라면 수십년 동안 살아도 언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현실에서도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말이다.
코니 윌리스의 소설에선 과거로 가는 사람 머릿속에 화학적인 번역기를 심어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데 이것도 가는 본인이 죽어라고 당시 언어를 공부해야 된다.
이고깽은 이미 판타지니 지구의 어떤 언어도 안 먹힌다라 전제해야 좋다. 번역 마법이라든가 마음으로 대화하는 편법 같은 게 있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귀찮은 양판소 작가들은 넘어가자마자 언어를 그냥 한큐에 자동 습득한다는 설정으로 메꿔버린다.
하지만 이 문단은 이고깽물의 작가에 대한 비판이 될지언정 현대인 천재론을 비판하는 내용은 될 수 없다.
언어의 장벽이라는것은 생존이 가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고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사회적응의 문제이지 천재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와는 다르다.
3.6. 자신이 새롭게 습득하는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한다는 이론
중세인류나 현대인류의 생물학적 차이는 거의 없지만 교육에 따른 지식의 차이가 있겠다. 그러나 지식의 차이가 연산능력의 증대로 나아간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다른 예를 들면 마법에 중요한 것이 수학이라고 나오면서 이고깽이 공식 좀 써넣으면 "오오~ 저런 신통한 해법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상당히 많은데, 만일 현실이라면 현대의 수학기호가 그 시대에 안 통하는 건 둘째치고 그 당시의 수학자들이 무시당한다고 거품 물고 쓰러질 처사다.
참고로 덧셈과 뺄셈의 +, -는 1514년 네델란드의 수학자 G.V. 후케가 처음으로 썼고 곱셈의 ×는 1631년 영국의 W. 오트레드였으며 나눗셈의 ÷는 1659년 스위스의 J.H. 란이고 등호로 =을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R. 레고드이다. 한마디로 현대수학기호를 써봤자 개발이 안 된 당시이므로 소용없다. 게다가 아라비아 숫자는 12세기 무렵 유럽에 전파했다. 현대의 수학 공식을 써넣어 봤자 그 시대 사람들이 못 알아먹는다. 미적분이야 근대에 와서 정립했지만 중세에도 개념은 존재했다. 고등학생이라면 19세기까지의 수학은 알고 있을테니, 수학자들이 금세 따라간다는 것은 '''완전한 무리이지만'''[37][38] 기원전 3세기에 아르키메데스가 포물선과 그 현 사이의 면적을 구분구적법으로 구한 바 있다.
물론 복소수나 행렬과 같은 개념은 고등학생도 알지만 충분히 획기적이고 시대를 초월한 지식 맞다. 고대의 수학이 기하학과 수론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많은 한계에 부딪혔지만, 현대의 해석적 방법을 동원한다면 술술 풀릴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러려면 이것들의 '''개념부터 이해해야겠지만'''... 다만 당대의 경쟁을 뚫고 일류 수학자 소리듣는 사람이라면, 단기간은 무리겠지만 저런 개념들을 몇 년 내지는 10년간 정리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이다. [39] 하지만 굳이 저런 개념을 당대의 일류 수학자에게 알려줄필요가 있는가? 그정도라면 현대인의 문제가아니라 평범수준을 한참 밑도는 멍청이 수준의 현대 고딩일 것이다. 혼자알고 결과만 내놔 주변을 놀라게하다가 말년에 정리한척하고 책으로 내면 될일이다.
그래도 힌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확실히 크다. 인류는 문명과 학문의 발달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발전해왔고, 이를 몇 번만 생략해도 세대 단위로 뛰어넘을 수 있다.[40] 물론 그래도 그 시대의 학자들만큼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건 변함없어서, 그렇지 못하면 그 시대의 학자들에게 순식간에 발려버린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면 좀 개그지만 수많은 전문 직종인이 원시수준의 행성에 단체로 유기돼서 몇 달이 지나도 한다는 짓은 불 피우라고 준 나무로 고작 귀이개 만든 것뿐.
물론 체계화한 미적분의 도입과 통계에서의 지식으로 사회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전이된 인간이 그걸 목도할 만큼 살아있을지다.
사실 지식인으로 지식을 뽐낼 수 있는 과거로 갈수록 지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똑똑한 그리스인들은 그들 문명이 과거보다 더 발전한 피로스 때 오히려 로마인들이나 카르타고인들에게 영역을 침략당하고 크게 밀렸으며 타민족이 아닌 순수 로마인들은 반지성주의 경향[41] 이 있었고 모리스 클라인은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에서 타민족이 아닌 로마인들이 이룩한 업적이 정말 보잘 것 없다고 했으며 페트르 베크만은 <파이의 역사>에서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만든 약탈자[42] 들로 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로마인들은 아르키메데스처럼 자신들에게도 인정받은 학자들조차 그냥 죽이기도 했다.
3.7. 전쟁 기술이나 전략 전술을 이용하는 경우
3.7.1. 전략전술의 문제
현대의 과학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순수한 전쟁 기술만을 전파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쉽지 않은 문제인데, 현대인이 현대 과학 기술을 배제한 전략전술을 수립하는 것 부터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자동차, 철도, 고속철도, 항공기를 이용한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행군(도보) 하나를 제외하면 과거의 교통수단에 대한 이해력 자체가 없다.
병사들이 행군, 마차(수레), 수송트럭, 철도를 이용해 4시간 가량 이동한 후, 전투를 하는 상황을 상정하면 간단하다. 행군보다는 마차, 마차보다는 트럭, 트럭보다는 철도가 훨씬 병사의 체력을 온존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 차이는 곧 '''공세종말점의 한계'''와 이어진다. 화장실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고, 좌석도 편안한 기차를 이용한 병사들은 하차 후 즉각적인 전장 투입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행군, 마차를 이용해 이동했다면 오랜 보행, 지속적 진동으로 인한 멀미로 인해 병사들은 이동과정에서 전투력을 손실할 것이다. 이것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전장 투입이 어렵고, 설령 투입하더라도 원래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없다. 마차를 본 적조차 없는 현대인이 이렇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배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의 전략가 보다 뛰어난 군사적 역량을 보여 줘야 말을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할 것인데, 고등학생은 물론, 대한민국의 직업 군인조차 실전 경험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그나마 실전과 가장 비슷한 KCTC 훈련만 봐도 명백히 알 수 있는데, 평소 훈련을 밥먹듯이 해와서 짬밥이 쌓이고 쌓인 고급 장교 및 지휘관(대대장 이상 급)조차 우왕좌왕하며 부대 통솔력을 상실하고, 산발적 기습에 보급로가 털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갈대대 전투원의 전투력이 일반 병사대비 높고, 지형적 이점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다.
'''애초에 군사적 지휘는 일반인이 맡을 영역이 아니다.''' 군대의 통솔권은 가장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며, 군권을 얻는다는것은 핵심 권력층이라는 것인데, '''누구인지도 모르는자에게 군권을 맡길 리가 없다.''' 또한, 그렇게 어거지로 맡겨진 군권에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명령을 실행해 줄지도 알수 없고, 또한, 군의 장교란 엘리트 집단인데 지휘권이 듣보잡 이계인에게 떨어진걸 장교들이 용납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심각한 것은 장거리에서 투사무기로 전쟁을 치르는 현대전과 달리 전장 상황 자체가 적군과 얼굴을 맞대고 냉병기로 치며 부시고 잘라내며 순대가 튀긴다는 점이다. 성인들도 맨정신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이고, 투사무기를 쓰는 현대전에서도 전투에 참가한 병사들은 물론 지휘관들조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림을 상기하자. 전투지휘소에서 지휘만 하더라도 중세의 전투지휘소는 전장 바로 코앞에 설치하는 때가 매우 흔하다. 이러다보니 지휘관이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지휘관 경호/근위 부대가 일종의 예비대 개념으로 동원되기도 했다.
비전문가인 고등학생이 생각하고 구사할 전술이라면, 그 세계의 장군들이 이미 쓰고도 남았을 전술일 가능성이 높다.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자는 기원전 500년 경의 사람이다. 병법, 군사학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가장 열심히 학습하고 베끼려고 하는 분야의 학문이다. 상대가 몰고 온 어떤 병종이나 작전에 말려들어 패퇴했다면, 당연히 '''베낄 수 있는가''',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가, 약점은 과연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끼지 못했다면 병사의 훈련도, 병과의 부재, 무기 체계, 정치적 상황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 것이다. 작전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건 행정의 영역이다. 당연하지만 행정은 절대로 쉬운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작전 이상으로 복잡하며 어렵다.[43]
근세 이전까지 기병이 맹위를 떨쳤던 것은 당시 삼척동자라면 다 알고 있던 사실인데,[44] 왜 '''알면서도''' 기병전력을 키우지 못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말이 비싸고 유지도 어려우며, 고등 기마술은 전업 군인(기사)이 아니면 배울 수 없을 정도로 학습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유목제국은 유목생활에 말과 기마술, 기마궁술이 필수였으니 우월한 기병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고, 중세 전장의 패자로 군림했던 것이다. 고대 아테네의 팔랑크스들이 다른 전략을 쉽게 사용하지 못한 것도 당시 시대적 한계 때문이다.
통신의 한계 때문에 하위 지휘관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되 자기가 생각한 대로 하기 위해서 하위부대까지 전부 전략관과 전술관을 일치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느 시대나 군대는 가장 보수적인 조직이다.[45] 즉 바꾸어도 검토와 대안 등을 이리저리 신중히 따져보고 합격판정을 내려야 바뀐다는 이야기이다.
설령 병사의 훈련, 병과, 무기체계 등을 전부 현대와 비슷하게 군대를 만들더라도, 탈주율이 엄청났다는 사실까지는 어찌할 수 없다. 자칫했다가는 먼치킨급 화기를 든 놈들이 무더기로 탈영해서 먼치킨급 무기를 든 패잔병이 되어 지역 치안을 나락으로 떨어트릴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고대나 중세면 육체적 힘이 센 사람일수록 보통 전장에서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얻었다. 고도로 발달된 무기와 장비를 운용하는 현대의 군대에서도 체력은 여전히 전투력을 평가하는 데 간과해선 안될 중요한 요소이며 이 때문에 병사들의 기초 체력 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검과 창으로 백병전하던 시대라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다. 이런 맥락에선 차라리 소드마스터를 기본으로 깔고 가던 한국산 양판소가 개연성이 있을 지경이다.
중국의 삼국지연의만 보더라도 책사는 명문가 출신의 아주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면 장수가 조언 한번 정도 뽑아내는 사람 신세로 전락한다. 삼국지의 유명한 책사들인 제갈량, 사마의, 순욱, 주유 등은 실제로 당대 명문가 출신들이다.[46] 게다가 이렇게 잘나가는 1등급 책사도 자신의 조언이 잘못이면 순식간에 목이 날아간다. 게다가 애초에 삼국지연의 자체가 문사들이 구성한 곳이 많아 실제 역사보다 책사의 비중을 크게 놓았다. 원래 책사를 고용하는 까닭이 작전 실패시 주군 대신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다. 따라서 출신이 불분명하고 힘도 기준치 이하인 비리비리한 사람의 말이 아무리 옳아도 대부분은 무시할 것이고, 어쩌다가 지휘관의 눈에 들어서 책략을 조언해도 실패하는 순간 바로 신용을 잃어 패전의 원인으로 찍혀서 목에 칼이 날아오는 참변을 겪기 십상이다.
또한 애초에 전술의 수립이란 전장의 형태를 판단할 안목과, 그러한 지형에서 적이 어찌할지를 대충 예측한 뒤에 수렴해야 마땅한데, 이러한 안목은 경험으로 익히니 현대사회에서 건너갈 대다수의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전투 자체가 일종의 도박이고 팽팽한 전장에서 한순간에 판단이 전황을 가르기에 전쟁터에서 몇 년씩 구른 장군이나 무패행진을 해온 명장 소리 듣던 인물도 한순간 실수로 훅 가버린다. 역사상 난다 긴다하는 장군 중에서도 실수나 패전을 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런 마당에 아무 기반도 없거나 징병제 국가 기준 최하급 수준의 군사교육만 받은 사람이 역사프로그램이나 뉴스프로그램에서 얻은 지식을 가지고 허튼 짓 하면 목 날아가는 곳이 전장이다. 현대인으로써의 기본 지식은 말단부터 시작해 천천히 경험치를 쌓아 나갈 때야 도움이 되겠지만, 어설프게 전쟁한다면 또 한 사람의 '''조괄'''과 '''마속'''으로 남게 될 뿐이다.당신이 전장 지형을 보기에 적이 공격해 올 경로가 셋이고 그래서 그 셋을 모두 막았다면...
적은 네번째 길로 공격해 올 것이다.
3.7.2. 지휘 및 통솔
당신이 훌륭한 판단력을 지녔어도 복잡하게 전개하는 '''전쟁터에서 실시간으로 전쟁터에 명령을 하달할 방법이 전무하다.'''500미터, 1킬로미터 밖에서 싸우는 전쟁터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가?
사실 이게 제일 큰 문제인데, 깃발이나 나팔 등을 통한 통신수단도 각각의 한계는 매우 명확하고[47] , 하늘에서 내려다보지 않는 한 각 부대가 처한 상황을 파악할 수조차 없으며, 파악했을 때엔 이미 상황이 끝난 뒤이기 때문이다. 만약 언덕이나 동산 같은 고지대에서 병력의 배치상태를 잘 살펴볼 수 있다고 쳐도 까딱 잘못했다간 크림 전쟁 당시 발라클라바 전투처럼 되어버린다. 그리고 전략, 전술의 기본기는 정석이 있어서 현대인의 지식으로 가능하지만 통신법이나 지휘법은 시대별, 장소별로 다 다르니 이것도 따로 익히고 그에 맞추어서 바꾸어야 한다. 그 시대에서 당신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게 교육하고 거기에 걸맞는 지휘체계와 통신체계를 만들 수 있다면 이미 군사전문가 수준 이상이다. 적어도 일반 현대인이 쉽게 할 분야는 아니다.
그리고 옛 전술전법은 전부 이러한 연락방법이 가지는 한계를 전제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前 국방부장관인 김태영 장관이 말한 '''"실제 상황은(전쟁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다."'''[48]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에 더해 게임에서는 유닛들이 명령대로 움직이고, 심지어 자살돌격도 잘 해 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49] 스테가마리[50] 가 반복된 시마즈의 퇴각이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다.
굳이 중세까지 갈 것 없이 전장 상황을 실시간 화상으로 전달받고 각 병사들에게 명령 하달이 가능해서 지휘관이 RTS 게이머와 거의 유사한 환경을 제공받았던 90년대 미군 레인저조차 너무나 복잡하게 변화하는 시가전 상황에서 병력이 온통 흩어져 지휘 통솔 자체가 제대로 안 된 예가 있다.
이런 저런 양판소는 물론이거니와, 어느 정도 괜찮은 퀄리티가 나오는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 등등 작품들에서조차 대규모의 전투 씬의 묘사가 사실, 굉장히 조잡하다. 지휘관이 명령하면 병사는 움직인다. 실제로 어떻게 명령이 이행되는지의 과정은 대체로 그냥 다 누락 되어 있다. 사전에 작전 잘 짜 두고, 지휘관들이 잘 숙지하고 있으며, 평소에 훈련을 잘 했으니까 실전에서 명령대로 잘 움직여준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데, 실제로는 작전대로 되지 않고, 훈련대로 되지 않는 것이 실전이며, 시시각각 적과 싸우는 동시에 이런 내부적인 악재에 맞서 정말로 부대를 운용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작품은 거의 없다.
창작자 중 실제로 어떻게 부대가 운용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까지 세부적인 내용은 심지어는 전쟁사학자들도 잘 모른다. 아예 미시적으로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별도로 있으며,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리인액터들이 더 잘 알 수도 있다. 그런데 실상은 리인액터들마저도 자신들이 정말로 '운용'의 양상을 제대로 재현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문헌 자료나 서술된 내용에 맞춰 현실에서 재현을 해 보면서 겪게 되는 이런 저런 고충을 경험하고, 거기에 맞춰 책에 서술되지 않은 부분, 연구가 되지 않은 부분, 연구를 해도 알 수 없는 부분들은 "아마 이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할 뿐이다.
'''CA사의 토탈 워: 아틸라를 활용하여 만든 1만 7천명 격돌 장면.''' 유혈이 있는 부분이 있으니 조심.
'''CA사의 토탈 워: 아틸라를 활용하여 만든 시네마틱 작품, "아포칼립스"'''
위 영상들을 참고해보자.
위쪽의 영상은 CA사에서 만든 토탈 워: 아틸라 게임을 활용해 만든, 총 1만 7천 규모의 공성전 장면이다. 중세 장원경제로의 해체가 발생하기 이전, 고대 관료제와 행정능력이 살아있던 시절에 수 만 vs 수 만 규모의 전투가 자주 발생했음을 감안한다면 사실 피아 합쳐 총인원 1만 7천명은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칭 시점을 많이 사용한 위 영상의 경우 1만명이 넘어가는 인원이 한 자리에서 싸운다는게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지평선 끝에서 끝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공성을 위해 몇 킬로미터는 넘어 뻗어있는 사방의 성벽에서 각자 싸움이 발생한다. 당연히 속 편하게 전체 전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조감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래 쪽의 영상 또한 같은 게임을 활용해 만든 시네마틱인데, 여기서는 "전장에 서있는 사람의 1인칭 시점"이 어떤건지를 정말 잘 묘사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감도"와 같이 전장을 볼 수 있기는 커녕, 1인칭으로 전투대열에 서있는 사람은 솔직히 아무 것도 모른다.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 수도 없고, 부대단위 지휘관, 대오의 지휘관이 명령하는대로 그대로 따라 명령을 수행할 뿐이다. 그나마 최전선의 부대에 직접 소속되어 있는 경우 어디서 싸움이 발생하고 있는지가 보이지, 대열 맨 뒤에서 총사령관으로 지휘하려면 아무 것도 보이는게 없다. 만화나 영화에서처럼, 싸우는 전장마다 어디든 편리하게 절벽이나 고지대 하나 씩 인접해 있어서 거기서 바라보며 체스 두는 듯 명령을 내릴 수 있는게 아니라는 소리다. 직접 전선지휘를 하는게 아니라면 포진한 진영 가장 깊숙이 자리잡은 총사령관은 시시각각 전령들이 보내오는 보고만 갖고 각 부대의 위치, 상황, 전황을 파악해야 한다.
게다가, 총사령관에게 오는 보고와, 총사령관 측이 보내내는 명령 또한 게임처럼 즉각적인 것이 아니다. 전령이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출발한 시점과, 이후 총사령관에게 도착한 시점까지 시간이 흐르며, 마찬가지로 그 보고를 듣고 명령을 내리면 그걸 받들어 전선 지휘관에게 전달하러 이동하는 동안의 시간차이가 발생한다. 보다 거대한 규모로 싸울 수록 전선의 길이도 넓어지며, 보고와 명령 사이의 간극 또한 커진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작가들이 알고 있는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게이머들이나, 심하게는 코드 기아스 반역의 를르슈 같은 전쟁애니에 나오는 모습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한되게나마 그런 식의 지휘가 가능하기는 하다. '''무전기와 위성사진과 지도와 레이더가 모두 갖춰진 현대전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 현대인 천재론이 나오려면 시기가 현대가 아니어야 한다.[51]
실전에서 지휘한 것은,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한다면 이런 식이라고 할 수 있다.
- 화면 전체에 걷히지 않는 FOW(전쟁의 안개)가 펼쳐져 있다. 내 유닛이 있다고 해서 FOW가 걷히거나 하지 않는다.
- 그 FOW는 일정 간격으로 '''30초 전 상황'''을 텍스트로 보여준다. (게다가, 실제로는 잠깐 보이는 그 광경이 '사실'이라는 보장도 없고, 표현도 두서없기도 하다.)
- 컨트롤은 구두 명령으로 내린다. 물론, 내 명령이 잘 지켜졌는지 어떤지를 당장 확인할 수 없다.
- 다음 번 FOW가 걷힐 때 '30초 전 상황' 버젼으로 내 명령이 지켜졌는지 어떤지가 보인다. 내 명령이 전혀 안 먹혔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식으로, 총사령관 및 각 단계 지휘관들은 끝없이 밀려오는 보고만 갖고, 눈으로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시각각 수 많은 판단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 쯤 되면 병사의 운용은 결국 '''사유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경험을 통해 획득하는 기술이다.''' 즉, 실제로 병사를 주고 싸움을 붙인다면, 당대 병력의 운용 및 전쟁에 대한 현장의 노하우가 없는 사람은 역사상 졸장이라고 평가되는 조괄이니 원균과 같은 장수와 붙어도 깨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러한 급이 한심한 졸장들 조차도 기본적으로는 훈련된 무인, 군인이며, 그렇게 갖추고 있는 군사상의 상식, 기술의 수준은 사전 지식도, 경험도 없는 이계 사람이 책에서 읽은 내용만 갖고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52]
열심히 싸우다가 여기저기 전선에서 위험이 감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애초에 어떤게 '위험신호'인지 알리도 만무하지만, 게임서처럼 "Rally" 키 하나 눌러주거나 인상적인 연설하면 병사들이 힘을 낼까? 위의 영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아비규환 속에서 목 터져라 소리질러봤자 100m 영역에도 닿지 않는다. 아무리 기가막힌 유인이라고 해도 한니발의 양익포위에 로마군이 너무 쉽게 걸려준게 아니냐고? 전투배치도 보면서 전장을 위에서 보니까 그게 포위라는게 보이지, 위의 영상들의 1인칭 시점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자기들이 지금 포위 당하는지 아닌지 알 방법조차 없다. 바보라서 걸려드는게 아니다. 또한 알더라도 손쉽게 아군 군세의 흐름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섣불리 했다가는 진형이 무너지고 사기가 바닥을 치면서 궤주하는 아군을 볼 뿐이다.
수 만 단위의 병력을 삼국지연의나 판타지에서 책사가 책략을 부리듯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허구다.[53]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시대를 초월한 명장으로 불리우는 사람들이며, 그런 그들은 대체로 숱한 싸움을 경험하며 전선에서 용병의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고, 그 나마도 한 순간의 실수로 몰락하기도 한다.[54] 현대인이 책이나 인터넷에서 지나가다 본 정보수준으로 신묘한 전략전술을 쓰고 병사들을 그 세계의 군인들보다 더 잘 부린다는 것은, RTS 게임 좀 했다고 해서 그 능력 갖고 오늘날 현대전을 이끌 장군 할 수 있다는 소리와 다름 없다. 안 그런 천재도 있겠지만 그 수 가 얼마나 될까?[55]
3.8. 예언자
역덕후가 자신이 잘 아는 시대로 타임워프하는 경우,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언하여 명성을 얻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2차대전 초기의 미국에 떨어져서 진주만 공습을 예언하거나, 삼국지 시대에 조조 진영으로 가서 공명의 함정을 밝히거나 하는 식.
그런데 보통 이러한 예언이 확실하다고 믿을 근거는 자신이 현대에서 읽었던 역사책 뿐인데, 역사책은 기본적으로 후대에 전달된 기록이고 따라서 그것만 가지고 그 당시의 사람들을 납득시키기는 어렵다. 어느 시대에나 국가를 이끄는 높으신 분들은 여기에 휘둘릴 리는 없고 오히려 유언비어를 퍼트린다고 체포하거나 끔살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 당연히 시간여행과는 무관하나 역사상 사례를 들어보면 임진왜란 초기 이일은 상주전투 전 적군이 근방에 왔다고 한 백성을 민심을 혼란케 했다는 죄목으로 처형한 일이 있다. 과거로 간 미래인이 앞날의 재앙을 말해도 이런 신세가 될 공산도 크다. 마녀사냥이 성행하던 시대라면 어떻게 자기 말이 맞는 게 입증되어도 예언자로 추앙받는 대신 화형당할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예언이 들어맞는다고 해도 그 예언 자체가 그 시대 인물들의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쳐서 역사를 바꾸면 그 시대는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당연히 며칠 뒤의 세상조차도 더 이상 자신이 잘 아는 그 시대와는 천지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다. 진주만 공습을 하러 가던 일본 연합함대가 중간에 역습을 겪는다면 일본은 그 이후로 원래 역사처럼 전쟁을 지속할까? 독일이나 이탈리아는? 아예 1차대전 직전에 독일 참모본부에다가 독일본토 방어병력을 깎고 야전 수송역량을 전부 원정군에게 몰빵하라고 말해 슐리펜 계획을 성공시킨다면? 히틀러가 아직 화가지망생이었던 시절이나 1차대전 종전 후 그를 개심시키는 참교육을 시전해버리면? 그러면 이후의 우리가 아는 역사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지게된다. 자신이 생각없이 내뱉은 한번의 예언이 나비효과로 작용해 나머지 모든 역사 지식을 쓸모없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예언이 들어맞고, 그 예언 자체가 역사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아도 문제. 삼국지의 양수가 조조가 언급한 계륵의 의미를 알아채고 이후 상황을 예측해 행동한 결과가 어떤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예언과는 다르지만 예측을 통해 상황을 개선시켜도, 윗선에게 밉보이게 되면 트집만 잡혀 스파이로 몰리거나 아몰랑 너 사형과 같은 데드 엔딩만 맞는 안습한 사태도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역사 지식 또한 별로 완전하지 않다. 현재까지 역사학자들이 밝혀낸 정보와 실제 역사는 얼마든지 다를 수도 있는 법이고 지금도 외부에 알려진 이유과 실제의 이유가 다른 역사적 사건은 엄청나다. 역사학에서 다루는 역사 자체가 그런 식의 반론들로 가득 차 있다.
그나마 확실한 방법은 복권 번호를 맞추거나, 대박 기업을 미리 알아서 주식 투자를 하거나(포드 자동차나 제네럴 일렉트로닉스, 애플 같은 것), 그 시대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광물 자원이 있는 땅을 먼저 사버리거나, 장래의 개발 지역을 미리 사두는 부동산 투기 등등이 있다. 차라리 돈이나 벌어서 나중의 계획을 위한 활동자금으로 삼아두는 것이 상대적으로는 제일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자기만 알고 있는 게 최선일 상황이라 예언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자연재해나 기후에 대한 정보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변하는 인류 사회와는 다르게 자연은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지진이나 화산 분화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해당 지역을 일부러 피해 다니거나 풍년, 흉년의 시기를 알고 있다면 사재기를 통하여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 역시 조금 위험한데, 헝그리 정신으로 기업 임직원이 일치단결하여 발전을 이루어 낸 기업을 생각해서 그 과거 기업에 주식 투자를 했는데 경영진이 그 투자금 먹고 날라버리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는데 다른 요인으로 회사가 도산이 난다면? 미래의 삼성, 현대는 없다!
혹은 당대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미래에 대성한 기록이 있는 인재들을 주변으로 끌어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장 이득을 보긴 힘들고 오히려 그 인재들 먹여살리느라 더 고생할 수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면 유비같은 명 헤드헌터로 이름을 날릴 것이다.
3.9. 소결
특정한 조건 밖에서의 현대인 천재론은 "판타지의, 판타지에 의한, 판타지를 위한 가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인을 천재처럼 만든 그 무수한 과학과 기술은 아무 것도 없던 상태에서 옛 사람들이 생으로 고생해서 얻어낸 연구결과가 차곡차곡 쌓여 나타났다. 비유하자면 아무리 최신 CPU 셀러론을 가져다놔도 구형 i7 앞에서는 성능이 한참 부족하다. 기본적인 지식수준, 지능보다 너무 낮으면 아무리 과거로 가더라도 천재가 쉽게 되리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현대 문명은 대단하지만 그 현대 문명에 기여한 게 거의없는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별로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 때도 비문명화(?)된 후진국에 간 외국인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대단한 결과는 내지 못 했다. 일본은 물론 조선이나 청 혹은 세계의 다른 후진국들도 근대화를 위해 자신들이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56] 들을 고용했지만 역사적으로는 대부분 폭망했다. 조선만 봐도 묄렌도르프 등을 수백 명이나 뽑았지만 그렇게 쓸모가 있지는 않았다. 일본도 진짜 일반인(?)[57] 수준이면 쓸모가 없다고 토사구팽했다. 사실 여간한 수준으로는 오히려 머저리들을 고용했다고 학자들에게 까인다. 근데 그 사람들도 후진국 사람들이 모르는 것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는 상대적인 발전은 물론 절대적인 발전도 제대로는 시키지 못 했다. 성공적으로 발전한 나라에서도 정말 일반인이면 딱히 대단한 취급을 받지 않았고 그게 어리석지 않은 판단이었다.
4. 현대인의 지식
그렇다면 "현대인의 지식은 아무런 쓸모도 없나?"하면 그것은 아니다. 제약이 좀 심하긴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또한 위에 주욱 나열된 불가능론의 태반은 '우려'되는 문제이지 소설적 장치로 극복 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생존능력이나 신분제도의 장벽은 천재론과는 사실 별 상관관계가 없다. 상술된 내용들에 실제 천재들을 가져다 대입한다해도 심지어는 해당세계의 천재를 가져다가 대입해도 사실상 극복하기 힘든 문제들만 언급했기 때문이다. 장영실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상위 문단에는 주구장창 권력자들이 이용만 할 것이라는 주장만 있을 뿐 실제로 좋은 인연을 만날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 즉, '''해당 문서에서는 근본적으로 현대인이 과거로 갔을 때 실패하게 하기 위해 모든 가정을 총동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손에 꼽는 영웅이며 천재인 이순신 장군의 경우도 선조가 초반에 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초고속 승진 시켜주며 임진왜란전에 지휘관의 자리에 앉혀주지 않았다면 그만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실례를 들면 조선에 표류됐던 네덜란드인 얀 야너스 벨테브레 는 표류인 송환 할 곳을 찾다가 없자 한양으로 부른뒤 그의 포술을 높게 사 사관으로 임명했으며 풍토병으로 죽지도 권력자의 고문을 당하지도 않았고 병자호란때 나가 싸우다 위기를 겪긴 했으나 70세가 넘게 장수했다. 이 사람이 무슨 네덜란드 최고의 명장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략선 선원이었는데도 말도 안 통하는 별천지에서 이만큼 잘 살다 간 거다. 근데 그를 조선의 천재라고 칭하기 힘들다. 심지어 이는 이영이라는 조선인조차 명나라로 가서 더 높은 관직을 세습까지 하며 비슷하게 잘 살다 갔다. 근데 역시 이영도 명나라의 천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진짜 천재로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수학자들에게 무시당하다 하디라는 인연을 만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수학 천재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같은 예시도 있다.게다가 갑자기 조선의 천재가 아니니 명나라의 천재가 아니니 하는말이 나올 필요가 없다. 그나라에 처음간 외부인이 굶어죽거나 언어극복도못하고 풍토병으로 죽거나 하지 않고 좋은 인연을 만나서 자기재주를 펼치고 사는데 문제 없었던 사례를 쓴것이므로 오히려 천재가 아니지만 원래 살던곳에서보다 더 성공한 사례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들이 원래 천재가 아닌데 외국인이라 천재여야한다면 현대인 천재론이 아닌 외국인 천재론 일 것이다.
즉, 위에 제기된 대부분의 생존및 신분제 관한 문제들은 실제로 극복한다는 조건이 천재냐 아니냐와는 별로 상관 없는 부분이다. 그냥 시대적인 혹은 시기적인 혹은 상황적인 어려움의 예를 든 것 뿐이다. 그리고 반대로 일부를 조언으로 받아들여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볼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극복하는데는 그나마 개연성이 그나마 어느정도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뿐이지 대부분 판타지소설에서 주인공 버프가 없다면 극복하기 힘든 문제일 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수백만 수천만 수억 인구 중 손꼽히는 극악한 확률의 영웅이 되는 이야기이다.
상황적인 문제가 어떠네 저떠네 하는 문제는 '소설속의' 현대인 천재론과 아무 상관 없는 문제라는 소리다. 나무위키에선 천재에 대해 '재능을 가진 자' 중에 '특별한 업적을 남긴자'라고 서술하지만 정확한 사전적인 의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본다면 그 사람이 재능을 펼칠 기회가 없이 죽는 것과는 관계없이 천재는 천재인 것이고 나무위키 천재 문서의 내용대로라면 '소설' 주인공인데 재능을 펼칠 기회도 없이 병으로 혹은 암살당해서, 기타 정치적인 이유, 언어장벽을 극복하지 못해서 죽는다거나 재능을 펼치지 못한다는 지적은 타당하지 못하다. 또한 주인공이 업적을 남기게 되는 기회나 상황의 개연성은 작가의 역량일 뿐이다. 즉, 비록 주인공은 현대인중 조금은 박학다식한 수준에 그칠지라도 작가 본인은 그 시대에 대해 잘 알고있거나 자세한 사전조사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주인공이 평범한 현대인이니 평범한 현대인인 내가 그냥 쓸 수 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접근하면 위에 제기된 문제점들을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런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현대인이 과거로 갔는데 언어에 아무런 장벽이 없이 적응한다던지 '이론'적으로만 알고있는걸 '현대고딩'이 바로 실전에 적용한다던지 과거인이 '지능' 자체가 떨어지는줄 아는 착각 속에 쓴 글이라던지 하는 등등의 역량 떨어지는 작가의 어이없는 행태에 대한 지적이라고 하는게 더 올바를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멍청하고 주변 과거인은 더 멍청한 오류를 범하는 일을 경계해야할 것이다. 티비나 판타지소설만 읽다가 온 수준의 현대인 가지고 뭘 하려니 될리가 있나. 미래의 일부의 지식을 알고 있는 것도 일종의 재능이고 그런 재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없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닌 만큼 상술된 내용의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진지하게 고찰해서 극복할 기회나 상황 개연성을 만들어 준다면 올바른 방향의 현대인 천재론의 적용에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을 통채로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혹은 판타지적인 장치가 필요한 것들이며 그런 것들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4.1. 고대어를 익혀라!
고대의 언어를 깨우치는 문제. 앞에서 많이 강조되었던 언어의 문제점은 실제로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물론 당장 말이 통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충분히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 있다면 결국 해결할 수 있다. 그저 하나의 걸림돌일 뿐이며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언어를 배울 수 없으니 절망적'이라고 보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인 상상이다.
물론 상대가 아예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나 다른 종족이라면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여담으로 위에서 언급된 십이국기는 이름만 '인간'이지 종족의 생태도 세계의 법칙도 아예 지구와는 다르니까 그냥 다른 차원의 외계인과의 의사소통에 더 가깝다.
'''인간의 언어 구조는 근본적으로 모두 같으니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결코 없다.''' 성실하게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배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가 문제일 뿐이다. 배울 기회만 잡을 수 있다면 설사 아무런 기반지식이 없어도 말을 배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외국어를 하루아침에 배우기란 어렵지만, 언어습득 능력은 외국어의 바다에 빠지는 궁지에 몰리면 더욱 빠르다. 특히 우리가 지금 말하는 현대 언어의 직접적인 조상 언어라면, 그 사이 말이 아무리 많이 바뀌었어도 유사성이 상당히 높으니 아주 모르는 언어보다는 훨씬 빠르게 배우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나 지방에 간 다음, 주먹구구식으로 닥치는 대로 부딪히면서 그 동네 언어를 배우고 빠른 시간 내에 유창하게 익혀서 해당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은 매우 많이 있다. 당시 조선에 알려지지도 않았던 '여송'[58] 이란 지방에 단 몇 개월 표류한 것만으로도 후에 '여송' 사람이 조선에 표류해 왔을 때 '''통역관의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한 문순득이라는 사람의 사례를 보자. 만일 언어 습득이 절망적인 수준으로 힘들거나 수십년이 걸려도 더듬더듬 거리는 수준 밖에 안 됐다면 세계 인류가 이처럼 활발하게 소통하는 지구촌 시대를 맞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사례를 들어보자면, 네덜란드인 얀 야너스 벨테브레(Jan Jansz. Weltevree)의 경우 1626년 선원으로 홀란디아(Holandia) 호에서 근무하다가 제주도에 표착하여 관헌에 잡혔다. 조선에 반강제로 귀화해서 나름 벼슬도 지내며 살다가 1653년(효종 4년) 헨드릭 하멜 일행이 표착했을 때 통역도 했는데 이때 하멜이 그를 네덜란드인이라고 하자 조선인들이 "틀렸다, 그는 조선인이다."라고 농담했던 기록도 있다.
게다가 언어만이 아니라도 없어도 인간에게는 눈치라는 것이 있고, 말은 안 통해도 서로서로 감정과 의사는 어느 정도 나눌 수 있다. 같은 인간끼리는 손짓발짓 하고 어버버 하다보면 자세히는 안 되어도 어떻게든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멜표류기》를 보면 벨테브레가 도착하여 통역하기 전에는 조선군과 손짓발짓 하면서 눈치로 어찌어찌 의사소통을 나누었다.
물론 이것이 간단히 되는 것은 아니고 노력으로 이루어야 하는 것이니 현대인이 천재라는 주장과는 매우 거리가 있다. 굳이 말하자면 고대인과 현대인을 불문하고 가지고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에 가깝다. 뭐, 벨테브레처럼 27년 동안 현지에 발이 묶이면 말 쯤이야 못 배울까?
게다가 막되어먹은 이고깽 소설도 언어는 무언지 알 수 없는 초현실적인 힘에 의해 해결되거나 본인의 특기가 외국어 영역이라 새로운 언어에 자신있어 빠르게 익힌다거나 시간을 들여 남들처럼 그냥 익혀날뿐이지 현대인이라 천재이기 때문에 언어 다배움 이라고 주장하는 소설따윈 없다. 애초에 이고깽의 현대인 천재론과는 관계없는 문제일 뿐이다.
4.2. 사용하는 지식이 엄청나게 간단하며 혁신적인 경우
그 외에도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혁신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지식은 충분히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위에 언급했던 손씻기를 도입하면서 인류의 수명이 연장되었다는 예도 있고, '''고딩도 이해할 만큼 확립된''' 수리체계는 분명히 매력적이며 강력한 요소다.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보자면 어떻게 이것들을 도입할 수 있냐는 문제가 있다. 대뜸 이세계에 떨어지면 앞에서 서술한 언어를 해결해도 아는 사람이 1명도 없다. 라고 주장해놨지만 윗 항목에도 서술 해놨듯이 말 안통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외국인으로 오해받아 중앙정부까지 송환되어서[59] 왕이나 황제가 송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송환할 수 없다면 써먹을만 한 인재인지 판단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정부가 외교문제도 생각 안하고 외국인 막 방치해두고 무관심으로 일관할 거라는 판단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송환 할 수 없는 먼 외국 인물로 판단 된다 하더라도 권력자들도 호기심이 있고 중앙 정부쯤 되면 당연 합법적으로 써먹을 생각 부터 한다. 현대인들이 이 부분을 간과 하는이유는 현대 기준으로 외국인이란게 같은 동네에 있거나 마주치거나 너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라 신고할 리가 없기 때문이고, 조난당했거나 표류했거나 불시착한 걸로 판단되는 외국인으로 보이면 당연히 국가 기관의 손을 타게 마련이다.
또한 생존 뒤라도 낯선 이방인으로서 권력이 하나도 없는 이세계인이 어떻게 지식을 전파하느냐가 문제. 손씻기만 해도 의사가 제안한 것임에도 도입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비웃음만 실컷 샀을 뿐더러 물을 낭비하는 자라고 취급받았다. 하지만 당시 제안한 의사 조차 손을 씻어야 하는 원인인 세균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산파들이 주술적인 의미로 씻고나서 하는걸 따라하게 시켰기에 비웃음만 샀던 것이다. 만약 제멜바이스가 제대로 된 가향 비누를 도입하고 "체취도 없애주고 향수처럼 쓸 수 있어요! 게다가 기름때도 깔끔하게 빠지죠. 의사들도 동참해서 손을 씻고 훌륭한 신사가 됩시다."라고 선전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나서 "보세요. 잘은 모르지만 손 씻은 의사들의 병원에선 산욕열이 줄어들잖아요? 우리 모두 신사도 되고 애들도 살립시다!"라고 선전했다고 가정하자.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비참한 삶을 살진 않았을 것이다.
정 안 되면 실마리라도 주면 된다. 이를테면 고전적인 흑색화약의 재료인 탄소(목탄), 질산칼륨(초석), 유황을 귀띔해 준다든지. 이런 건 굳이 전문지식이 필요없고, 어떤 재료가 들어간다는 확신 하나만으로 기술 발전에 1세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밖에도 태엽[60][61][62] 등으로 의외로 현대인의 상식 가운데 고대인들이 모를 만한 지식이 매우 많다. 하다 못해 공정은 간단한데 발명이 어려웠던 유리 제조라인 같은 경우는 매우 값질 것이다. 고대 유리는 어지간한 보석보다 귀했다. 현대 공정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쉽다. 다만 유리 제조공정의 향상으로 유리값이 똥값이 되는 것을 알아차린 길드의 목표가 될 확률이 무한히 커진다. 물론 베네치아나 네덜란드 등의 소규모 무역국가에서 독점체계를 차리는 식이나 나만 기술력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기술자 대우를 받으면서 전세계에다 선수를 치면 될 일이다. 어차피 기술을 알려줘도 기계를 제대로 다룰 줄 모를 것이니 경쟁도 어려울테니까...
간단한 군사적인 지식 또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동양에서 3세기에 대중화된 등자가 유럽에 도입된 건 5백년 뒤 8세기이고 랜스를 옆구리에 끼는 카우치드 랜스도 비슷한 시기에 도입 되었다. 직접 등자와 랜스를 제작할 필요 없이 저러한 아이디어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군필이라면 군대시절에 교본만 열심히 읽었어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한가득이다.
정 안 되면 프레스 공정의 개념만 대장장이들에게 알려줘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고대에 정밀공정할 것도 아니고 증기기관의 기본적 개념과 철강 프레스 개념만 알려도 고대 통치자 입장에서는 현대인은 놓치기 아까운 매력적인 지식 보따리상이다. 위험에 처하더라도 "내가 할 줄 아는 아주 끝내주는 기술이 하나 있는데, 지금 당장은 생각이 잘 안 나고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기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 일단 생각할 시간을 주면서 기다려 달라."라고 말한다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죽일 수도 없다. 하다 못해, 종이를 만드는 기술을 체계화시킨 기술자 채륜처럼 제후의 자리까지 영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힌트 하나 하나 슬쩍슬쩍 던져주면 권력자들도 애써서 죽이려고 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권력자가 상당히 이성적이거나 계산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깔아야 할 것이다. 성급하거나 생각없는 자라면 역시 바라는 정보만 취하고 목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어지간히 병신이 아닌 한 권력자는 이성적일 확률이 높으니 이 점에서는 그나마 안심할 수 있다.[63] 악운에 악운이 겹쳐 권력자가 성미 급한 사람이라면 일단 아부부터 해서 측근이 되어야 한다. 연줄은 이래서 중요한 것.
게다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것이 기술자가 매우 기술력이 좋다고 권력을 가질까봐 죽인다? 솔직히 어떤시대 어느별 이야기인가 생각해야 할정도로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 귀족사회라면 평민이 기술력이 좋다고 권력을 잡을거란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 중세까지 당연하게도 권력을 잡으려면 귀족이거나 군벌이어야 했고 결국 무력이나 그만한 정통성이 있어야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귀족입장에서 기술력좋은 기술자는 가신감이지 권력의 라이벌이 아니다. 오히려 적이 채갈까봐 보호해야할 대상이라면 모를까. 귀족망나니가 하도 소설에서 많이나오니 모두 망나니인줄 아는 셈이다. 귀족사회의 귀족은 가장 잘배운 사람들이며 당연하게도 가신이나 가솔들을 다스리는법을 어렸을때부터 배운다. 물론 비록 무관에 가까운게 중세까지의 귀족이지만 적어도 그정도는 배운다. 개중 망나니가 있긴 하겠지만 능력좋은 가신을 맘대로 죽일정도의 망나니라면 귀족사회에서 망나니라는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의 소수의 망나니다. 그 정도 망나니라면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영지에 소속된 혹은 정부에 소속된 기술자가 너무 뛰어나 권력을 잡을까봐 두려워서 죽인경우가 지구역사상 브루주아가 나타나기전까지 있었는지 자체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단순한 너무 먼치킨스러운 효과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이지, 과거로 돌아간다면 주변을 놀라게 할 수많은 상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부녀자의 진료는 매우 힘들었으며, 손목에 실을 감아 그 실의 끝을 잡고 맥박을 감지했다. 하지만 창호지를 몇 겹 덧대어 깔때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종이컵 전화처럼 만든다면 청진기의 원초적인 기능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유럽에서 우산을 쓰기 시작한 것도 1700년대이다. 중국에서 가까운 조선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일반인이 막는 것은 불경이라 하여 상류층만 사용할 수 있었으니 조선물에선 불가능하겠다.[64]
중국에선 당나라 시절에 만들었던 칫솔조차 유럽에선 17세기에 만들어졌으며 피뢰침 역시 주변을 놀라게 할만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방한 귀마개 역시 1800년대에나 발명되었고, 주판 역시 수메르에서 기원전 2500년경 발명되었으나 중국에 전파된 것은 명나라 시대이다. 거기다 명나라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개량한 것이니 주판학원을 다닌 고딩이라면 없는 주판을 만들거나 효율적이게 개량하는 정도는 충분하게 할 수 있다.
지퍼의 개발도 고도의 지식이 필요하지 않으며 연필과 지우개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실제로 중세시대로 돌아간다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도 못한, 간편하게 사용하거나 개조 할 수 있는 수준의 물건들을 주변에서 얼마든지 발견해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보지 않고 추측하려고 하니 힘들 뿐 이고깽 작가가 대략 하루만 조사와 아이디어에 힘을 써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은 널려있다.
그리고 위의 수학 부분에 관한 비판은 굉장히 과대망상이다. 사칙연산의 부호가 없었다한들 사칙연산이 없었던 게 아니다. 현대인이 가서 당시의 방법을 배운 뒤 현대식으로 써먹을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조건조차 생각치 못한 논리다. 곱셈같은 경우 곱셈부호가 없음으로인해 추상화 자체가 불가능해서 연산이 난해하여 대학교나 가야 배울 수 있는 게 곱셈이었다. 현대인이 과거에가서 x를 딴 사람들이 안 쓴다고 자기암산에서도 못 쓸리도 없거니와 구구단의 암기[65] 와의 시너지 때문에 현대인의 암산능력은 조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심지어 곱셈부호가 나오기 전엔 삼차방정식을 푸는 공식 자체도 없었다. 근사치만 구할 수 있었을 뿐. 중국은 명나라때까지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계산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정확히는 피타고라스 정리에 해당하는 구고현의 정리는 있었지만 서양과 같은 증명법이 없었다. 단, 해도산경 같은 당시 수학책을 보면 문제는 다 풀었다. 사실 중국 주세걸의 산학계몽을 해설한 산학원본[66] 에서도 피타고라스 정리인 구고술과 다항방정식인 천원술, 원과 관련된 공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냥 서양에 비해 증명 자체를 중요시하지 않아 증명을 대충하고 끝내고 맞기만 하는 것 같으면 문제나 푼 것이었다. 즉, 동서양의 수학과 과학은 심각한 비대칭일 정도로 교차지식이 많다. 수천년의 차이가 날 정도로 과거와 현대의 학업 역시 비중이 비대칭이니 당연히 과거로 갔을때 서양으로가든 동양으로가든 고등학교~대학교의 교육을 받은 자라면 수학만 따져봐도 교차지식이 없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4.3. 초월적인 조력자가 있을 경우
판타지 세계관에는 과학이 없으니 어떤 기계의 필요성이나 핵심적인 작동 원리를 대다수는 모른다. 예를 들어서 발광 마법이 있다면 굳이 전구를 만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탓에 전기공학은 발달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잠수함이나 레이더 등의 병기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인간보다 수백 배나 똑똑한 드래곤, 현대 과학을 초월한 마법사,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손재주가 좋은 드워프 등 초월적인 조력자가 있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미스릴, 아다만티움, 오리할콘 등의 광물이라든가 연금술, 마법의 존재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경우에는 현대인 천재론은 당연히 성립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초월적인 조력자조차 필요 없다. 왕가의 후원을 받는다든지, 대부호의 지원 정도만으로도 장인과 노예를 마음껏 쓸 수 있다면 '''적절한 지휘'''와 함께 이들을 이용하면 좋다. 간단한 물건이라면 그 시대에도 최고 장인이 있겠으니 이를 보고 완벽히는 아니라도 비슷하게 따라 만드는 것쯤은 가능하다. 물론 재료의 문제로 복제할 물건의 수는 한정되어 있지만 자전거에 딸려있는 소형발전기 정도는 만들 수 있다.
단 이 경우에는 조력자와의 관계가 거의 부모와 자식 수준 이상으로 매우 친밀해야 한다. 조력자의 입장에서는 믿고 돈과 시간과 인력을 크게 들여서 도와줬더니 실패하거나 초기의 결과물은 써먹기엔 영 아닌 물건만 나오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계전생물이 판을 친다.
게다가 판타지 세계관에서는 대개 마법이 있으니, 실패가 잇따르면 그냥 마법의 사용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결정적으로 마법사가 일련의 실험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새로운 마법을 만들거나 마법의 응용을 다양화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한다면 그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주게 마련이다. 단순한 선원 출신이었던 박연(벨테브레)이 조선의 화포 제조법에 미친 영향력을 생각하자.
대규모의 개혁이라면 혼자서는 평생을 바쳐도 힘들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하려면 초월적인 조력자와 많은 양의 지식(매뉴얼, 백과사전, 전공서적 등) 등의 여러 조건이 붙을 때는 성공 가능성이 꽤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반을 갖추려면 고도의 현대인이냐 아니냐를 떠나 정치력이 필요하다. 물론 자신이 어느시대 어디서나 먹힐 미남이나 미녀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남녀 불문하고 얼굴이 되는 자는 좋아하는 법이니까. 최소한 호감도에 의한 설득확률은 높다. 삼국지의 유능한 모사들 중에도 잘생긴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참고로 현대인은 대부분 치열이 고르고 피부가 고우며 고중세 기준 키가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추남추녀가 아닌 이상 직접 트립한 경우 미남미녀로 취급받을 것이다. 심지어 과체중 내지 비만이어도 문화권에 따라서는 미인에 들어간다(...)
4.4. 전문 기술자나 기술사(史) 학자, 혹은 실제 천재라서 대량의 지식을 소유한 경우
여기서 많은 양의 지식을 소유한 경우란 대학 교과서나 노트북 + 태양전지 등을 가져간 경우 등을 포함한다.
현대의 학문은 매우 전문화했고, 고도로 분화해 전문기술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사실 아무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가진 전문기술을 처음부터 내기란 어렵다. 저개발 국가들이 탱크를 못 만드는 것은 그들이 멍청해서가 아니고 개개인이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인프라가 없어서다.
예를 들어 증류기를 어떻게 쓰는지 아는 것과 어떻게 제조할 줄 아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이 나온다는 것을 아는 것과, 페니실린을 생산하는 푸른곰팡이 품종의 포자를 구하고 다른 푸른곰팡이와 구분해내며 성공적으로 배양할 줄 알고 그런 시설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67] 폭약도 마찬가지인데 흑색화약이 3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도 그 재료를 구하고 정제할 줄 알며 배합 비율을 아는 것은 별개다.[68]
사망률을 낮추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 가운데 가장 간단한 방법은 비누의 개발. 비누 제조법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나올 만큼 간단하다. 비누와 사망률이 무슨 관련이 있나 생각하기 쉽지만, 위생 따위에 관심이 없던 중세의 상황을 잊어선 안 된다. 비누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말 가운데 "모든 의사들이 살린 사람보다 비누가 살린 사람이 더 많다"라는 말도 있다. 심지어는 불과 백수십년 전만 해도 의사들조차 기름때와 피로 범벅인 옷을 입고 수술을 집도했다.
실제 예를 들자면 1840년, 오스트리아의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가 산파가 아이를 받을 때보다, 의사가 아이를 받을 때 산모·산아의 사망률이 더 높자 의문을 품는다. 전문 의학 지식을 가진 사람보다 단순한 동네 할머니가 더 실력이 높다는 것에 의문을 품은 제멜바이스는 산파들을 관찰한 결과, 산파들은 애를 받으러 올 때 깨끗한 옷을 입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반대로 그가 관찰한 의사들은 수술을 하고서는 씻지도 않고 다음 수술을 집도하며, 심지어는 자동차를 정비하다가 기름에 찌든 상태로 진찰이나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위생에 엄청나게 신경쓰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겠지만, 그 때는 환자의 피가 덕지덕지 묻은 가운을 입고 수술하는 모습이 의사들의 권위와 경험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제멜바이츠는 수술할 때 깨끗한 옷을 입고, 알콜로 손을 씻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환자의 감염 사망률이 낮아졌다. 자그마치 1/20으로!!
그래서 제멜바이스는 손씻기 운동을 시작했으나, 오히려 사이비로 매도를 겪고 의학계에서 매장당했다. 그 원리를 설명하지 못하니 손씻기를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종교적인 의식으로 받아들인 것. 당시에 손을 씻는 것은 몸을 정결하게 해 신에게 다가가기 부끄럽지 않게 한다는 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에게 의학이 아닌 종교적인 미신으로 병을 고치는 중세 신부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들은 것. 이 사례는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도 기존 세력의 동의가 없다면 힘을 가지기 어렵다는 측면을 잘 보여준다. 그런 걸 하려면 확실히 본인의 업적을 쌓고서 이름값이 높아졌을 때쯤 하자. 만약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무슨 짓을 해봤자 사람들이 "오오 이세계 고등학생님 오오"라며 추앙할 만한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는다.
상술된 제멜바이스의 경우, 확실히 깨끗할수록 질병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은 통계상으로는 입증했지만 의학적으로는 대체 왜 그런지 제멜바이스 본인도 알지 못했다. 끝내 40년이나 지나서 파스퇴르가 병의 원인이 박테리아라고 밝힌 뒤에야 제멜바이스는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제멜바이스는 이미 죽은 후였다. 게다가 그렇게 열심히 씻던 제멜바이스가 패혈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의사들은 청결무용론을 증명했다며 기뻐했다. 심지어 학회에서 의사들에게 손을 씻도록 지침을 내린 것은 거기서 30년이 더 흐른 1910년이었다. 백년 전만 해도 의사들도 손을 안 씻고 진찰·수술을 해서 수많은 환자들을 죽였다는 이야기. 제멜바이스가 의사들에게 반감을 산 이유도 "손 안 씻는 당신들은 살인자다!"라고 주장하며 광역 어그로를 끌어댔기 때문도 있었다. 지식을 도입하려면 지식만으로는 안 되고 정치력이나 말빨도 상당히 필요하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1831~1881)은 암살자에게 저격을 겪는데, 큰 부상은 아니었음에도 비위생적인 의사들이 수술하면서 패혈증으로 죽었다. 그래서 유럽 귀족들은 아프면 의사나 병원을 찾지 않고 웬만해서는 아예 집에서 치료했다. 되려 이게 위생적으로 더 나았다. 수술 들어가기 전에는 수도꼭지도 페달식으로 해서 손으로 직접 안 만지고 발로 눌러서 틀거나 잠그고는 소독한 장갑까지 끼는 현대의 의사들이 보면 기겁하고도 남을 일이다.
더 어이없는 사실은 고대의 그리스나 로마 제국 때는 의사들이 철저하게 위생 관리와 소독을 했다는 것.(#) 사회는 때때로 퇴보하기도 한다. 있던 지식과 기술도 사라지고 잘못을 시행하는 현실이니 새로 주입하기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이걸 하루아침에 이루라면 아무리 전문기술자라도 절대로 못한다. 이런 예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있다.
- 타임슬립 닥터 JIN의 주인공은 과거로 떨어질 당시 갖고 있던 의료도구 세트와 사기적인 능력(미나가타 진 항목 참조)을 활용해 처음 무사 집안과 인맥을 만들고, 계속해서 인맥을 넓혀 나갔다.
천재 수준이 아니라 분야에서 세계적 원탑의 권위자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이쪽은 빽도 크긴 하지만, 전적으로 자기 머리에 의존해서 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빽의 역할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다.
4.5. 전염병이 돌 때
고대에는 2,30대의 전문가나 장군, 또는 천재가 등장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69][70] 예나 지금이나 너무 어린 전문가는 신뢰하기 어렵지만, 어쩔 수 없는 까닭 중 하나는 전염병으로 다 죽어버려서 대체할 인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치명적인 전염병이 돌 때 당장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 일단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도 높은 데다가 설령 운이 좋아 살아도 이럴 경우에는 급격한 사망률의 증가에 따른 사회불안으로 각지에 강도나 폭력배가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이에 대해서 "현대인을 과거로 보내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생물병기 투하 같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즉 현대인은 면역체계도 강하고 백신도 맞았기 때문에 무사하리라는 것인데,[71] 당신이 떨어진 세계는 그런 현대적인 의료체계가 전혀 없는데다 현대에는 사라져서 백신 자체가 없는 지역적인 풍토병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천연두의 경우 1980년생 이후로는 근절된 것으로 보고 예방접종 자체를 안했는데, 과거에는 천연두가 대중적인 질병이었으니 위험하다.[72] 하지만 예방접종 자체를 안하게 되었다하더라도 우두법자체가 매우 쉬운 접종법이기때문에 과거로 돌아가 천연두가 발병하는 지역이라면 약간의 인맥만으로도 스스로 할 수 있다.
이걸 예방하기 위해 약과 의료기구를 지참한다면? 가격과 부피에서 대개 이미 절망적이다.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키니네만 봐도 매일 1정 이상씩 먹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음식의 경우도 그 시대에는 기본적인 빵조차 톱밥과 각종 이물질이 섞여서 나오고[73] , 물도 근처의 썩은 강물을 대강 길어서 파는 일이 흔한 상황에서 그걸 가려먹겠다는 생각 자체가 오산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전염병이 돌면 사방에 썩은 시체와 병균 천지인데 오염되지 않은 식량 자체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맥주, 와인, 차 등을 물 삼아 마셔댄 것에는 물이라고 아무거나 함부로 못 마실 환경적 특성도 한몫 했다. 지금도 유럽의 몇몇 지역은 깨끗한 수원지에서 퍼온 생수 가격이 맥주보다 비싸고, 중국에서는 차는 무료인데 생수가 유료인 경우가 흔하다. 우리나라같이 식수를 마구 쓰는 나라가 오히려 드물다. 게다가, 우리나라라고 물이 많은게 아니라서 봄만 되면 일부 지역에서 물이 부족한 현상이 일어난다.[74]
마지막으로 일단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문가로 자라잡으려면 첫번째 일을 완벽하게 성공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2-3회 이상 벌이면서 빠른 시간에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사람이 없는 기간에만 그럭저럭 인정하다가 인구가 회복하면 단숨에 실업자로 바뀔 것이다.
애초에 전염병에 걸려서 죽는 것과 천재이냐 아니냐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무리 천재라도 죽을 병에 걸리면 죽는다. 이건 과거로 타임리프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이라 현대인 천재론에 갖다붙이는 건 억지다.
4.6. 거대한 현대문명 집단이 많은 양의 현대문명 문물을 가지고 이주할 경우
1명 내지 소수의 구성원이 한정한 문물을 가지고 이주할 경우, 소설과 달리 생존률은 극히 낮다. 현대문명 문물들은 작동하는 데만도 전기나 석유 등의 자원과,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현대인이 이주할 경우, 특히 소화기를 비롯한 무기 체계가 있을 경우 현저한 기술우위를 이용해 원주민을 약탈하는 등의 형태로 패권을 차지하고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이 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자위대 1549[75] 를 보면, 1개 중대(약 100명 이하)의 인원과 장갑차, 전차, 헬리콥터 등의 장비로 전국시대로 간다. 여기서 오다 노부나가의 성을 함락시키고, 오다 노부나가 행세를 한다. 또한 석유 정제시설까지 갖춰서 장비를 계속 사용한다.(리뷰)
해리 터틀도브의 The Guns Of South에서는 남아프리카의 인종우월주의자들이 AK-47과 유탄 발사기와 우지 기관단총 수백 정과 수만 발의 탄약을 가지고 타임워프하지만 클라이맥스에서 남부 연합의 진압군에게 처참하게 굴복한다. 작중 설명을 하자면 현대인 천재론에 입각한 일당들은 남부독립 뒤 대통령 선거를 좌지우지하려다 실패하자 리 장군 암살 작전을 벌이고, 그것마저도 끝내 실패한 후 진압된다. 유탄발사기, 우지가 있어봐야 '''포병 앞에선 도루묵이니 그럴 수밖에.''' 중세쯤이라면 몰라도...
소설 신대한민국에서는 크레모아로 일본군을 쓸어버렸지만, 일본군의 검시와 잔해 수거로 일본군이 비슷한 것을 만들고, 탄약과 무기의 수급을 위해 독일과 기술을 공유해 제작하며, 장제스에게 지원 요구를 대가로 M-16을 넘기고, 작중인물의 실수로 K2 소총도 뺏길 뻔하는 등의 상황을 보여주며 현대인이 기술을 독점하는 상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반대로 집단과 문물의 질적, 양적 수준이 모두 높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소설이 더 세틀러다. 22세기의 지구에서 화성의 테라포밍을 위해 파견한 원정단이 의문의 힘에 의해 우주 어딘가로 차원이동하여 판타지 세계의 모습을 한 행성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로 과학자와 군인, 민간인들로 구성된 수천 명의 인원과 수많은 장비, 식량 자원과 22세기 수준의 강력한 군사력까지 갖춰서 안정적으로 정착한다. 그 행성에 있던 기존의 국가들은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적대하고 공격했으나 원정단의 군사력에 작살나며, 심지어 원정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인명 피해도 입지 않는다. 나중에는 오히려 원정단 측에서 다른 나라들에게 증기기관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문물을 전해주며 문명 수준을 직접 이끌어 올린다.
물론 완전한 기술 독점의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지만, 현저한 기술 우위를 유지한다면 패권을 차지하는 일이 상당히 수월할 것임은 분명하다. 현대의 기술 선진국들과 한국의 기술 격차는 분야별로 3년에서 10년 정도다. 하지만 그 10년도 안 되는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데는 몇십 년을 걸려서도 힘들 만큼 엄청남을 느낄 수 있다. 뒤쳐지는 쪽에서 따라잡기위해 10년 동안 발전하면 그 동안 기술 선진국에서도 10년 동안 발전하니 격차는 그대로인 것이다. 이해가 힘들다면 2차 세계대전 등 실제로 일어났던 전쟁사에 예시가 많다. 2차대전에서 일본군은 가끔 M4 셔먼 몇 대를 노획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걸 가지고 카피를 하거나 대응을 할 만한 전차를 제대로 못 만들어내서 97식 전차 가지고 계속해서 털렸다. 당시의 일본은 영국, 미국, 독일 등을 뺀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선진국이었음에도 그랬다.
기술 격차가 10년 이내인데도 이러했는데, 기술 격차가 최소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달하는 원주민들이 소총이나 크레모아 같은 생소한 것을 몇 노획해 복제품을 제작해서 현대인 강냉이를 털어버릴 수 있다면 그건 '''원주민 천재론'''이다. 노획한 물건을 가지고 기술을 복제하는데 성공해도 티거를 노획해서 97식 전차나 만들면 그나마 다행이고, 기술력에 따라선 그나마도 만드는데 십년 단위로 걸리거나 양산에 실패할 경우의 수가 더 높을 것이다. 아예 2차대전 당시의 일본군처럼 노획품을 분석하다가 엄청난 기술 격차에 쇼크 먹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완제품을 들고 가 복제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는데, 예를 들어 철판이 있으면 그게 다 같은 철판인 줄 안다는 것이다. 성분비나 주조방법에 따라 강성 등의 물질특성은 천차만별인데 이걸 무시하고 중세 대장장이가 재료만 있으면 똑같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전차를 간신히 복제했다 쳐도 정작 랜스돌격 한방에 쩍쩍 갈라지는 걸 만들어봐야 어디에 쓸까. 그리고 장갑판은 중세 대장장이가 전차 철판을 재현하고, 엔진[76] 도 신의 손을 가진 중세 대장장이가 주조로 똑같이 만들고, 그걸 운용할 인원을 납치해서 조작법을 배웠다고 억지로 납득한다 쳐도, '''전자장비랑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복제할건데?'''
일례로 지팡구에서는 이지스함이 통째로 2차 세계 대전 시기로 넘어가지만 여기서도 연료는 어떻게 되지만 탄약 보급과 수리의 문제 때문에 그 소모를 감당하기가 차츰 힘들었다. 손상된 포신을 당대의 기술로 대체해서 몇 발 쏘지도 못하고 도로 망가진다거나 등등. 공업 기술이 몇 번 본다고 따라 할 수준은 아니다. 이건 당시 대다수의 일본군 무기가 너무 구린 탓도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소수의 최신무기로는 다수의 구식무기를 못 막아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이런 경우에는 머무르는 시간을 짧게 잡거나, 아니면 진짜 일개 개인이 못 감당할 지경으로 많은 물자와 인원과 장비를 투입하거나, 심심하면 물건을 현대에서 끌어올 포탈이 있는 등의 보조 설정이 필요하다. 아니면 1904 대한민국처럼 나라 하나가 통째로 과거나 이계로 가도 괜찮은 선택이다.
여기에 더해서 기술 우위와 패권을 차지하는 것 자체는 쉽지만 이걸 계속 유지하는 기간은 짧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기된 예시는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들의 경우고, 과학이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국가(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처럼)가 있다면 조악하게나마 모방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도 매우 빠르며 일단 최종목표물이 바로 확실하게 보이니 기술 개발 시 시행 착오를 일으키는 정도도 적어 무서운 만큼 기술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다. 덤으로 이런 국가에 거금을 받고 기술을 유출하는 스파이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니 현실에서 수십, 수백 년 차이라 안심하고 넋놓고 있다간 몇십년 안에 동급의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적 앞에 박살날 수도 있다.
물론 이 가정은 다른 나라들은 우리의 기술을 훔쳐서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걸 보면서도 이쪽은 하나도 발전 안 하고, 넘치는 무력과 자금력이 있으면서도 다른 나라들을 통제할 능력마저 상실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나라 하나가 시간이동의 충격 등으로 대규모 혼란에 빠져 국가 기능이 마비되거나 하필 시간이동한 그 국가가 원래 시대에서도 자력으로 기술을 거의 개발 못하고 대부분을 다른 국가에 의존할 정도의 후진국이었거나 하지 않는 한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거꾸로, 몇백년의 기술 격차가 앞서는 그 나라가 다른 국가들이 겪게 될 위기상황이나 약점 등을 정리하여 효율적인 연합 저지 방법을 계획한 뒤, 그걸 이용해 기존 국가끼리 뭉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서로 다투도록 유도한다면 기존 국가들의 연합은 더 어려워진다.물론, 해당 국가가 이계로 차원이동 한 것이라면 성립되지는 못하겠지만, 그저 과거로 시간 이동한 것뿐이라면 해당 국가는 그 시대 국가들의 체제, 대략적인 인구나 자원, 지도자의 성향, 향후 발전 방향과 같은 그 당시에는 국가 기밀이 되는 정보들까지 알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정보력에서도 큰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 원래 국가들에게 더 불리해진다.
게다가 과거의 국가들의 경우 군사력이나 기술력뿐만이 아닌 인구에 있어서도 현대 국가에 비하면 형편 없었다. 인구가 재래식 병력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중 하나임을 감안하면 이는 압도적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중후반기의 기록을 보면 '''조선의 인구는 최정점에도 1822만 명 정도였다.''' 그리고 그나마 조선의 인구는 당시 최전성기였던 폴란드-리투아니아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대한민국 인구가 5100만명인 거에 비하면 30%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더해서 기술 격차가 거의 수백년~수천년일 경우에는 다른 나라들이 급격한 기술 발전을 시작하려는 징조를 보이든 갑작스런 국가의 등장에 정신을 못차리든 그 국가들을 자기들 통제 하에 넣고 발전을 막으려하거나 자기들을 따라잡을 생각도 못하게 싹 쓸어버리면 그만이다. 당장 우리 시대에 우리들의 개념으로는 원리조차 이해 못하는 초 고도의 기술력을 상용화시켜서 군용으로 잘 써먹고 있고, 모든 현대 국가의 발전 방향이나 인구수, 국가 성향, 약점, 국가 기밀 등을 상세히 알고 있는 국가가 미래에서 갑자기 나타나더니 곧장 상술한 방법들을 사용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연합하는 것을 방해하고 통제하에 넣으려 할 때 과연 전 세계가 한 마음으로 연합하여 그 국가를 역으로 멸망시킬 수 있을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설령 주변이 완전히 미개한 종족이라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런 존재들은 기술을 발전시킬 능력은 적을지라도 사용자를 습격해서 죽이고 무기를 탈취한 다음에 사용법을 익히는 능력은 매우 빠르다. 한 마디로 말해 총을 만들 능력은 없지만 총을 빼앗은 다음에 능숙하게 장전, 조준, 발사하는 것은 원래 사용자를 능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위 문단의 의견도 심각하게 과장된 것이 모든 미개 종족이 소총과 같은화기를 능숙하게 다룰 가능성은 낮고 그 시대에서도 우수한 일부에 그칠 뿐이고 그걸로는 그정도 격차가 나는 국가를 상대하여 멸망시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 입장을 바꿔, 우리가 수백년 후의 미래 군인을 어떻게든 잡아 죽이고 무기를 노획했다고 치자. 과연 그걸 우리가 작동 원리나 방법을 상식 수준으로 잘 알고 있는 원래 사용자보다 그걸 능숙하게 운용, 미래 국가를 멸망시키는 게 가능할까?
백번 양보해서 소총의 사용방법은 몇 번 만져보면 작동 원리 따윈 몰라도 어떻개 쓰는지는 금방 알아낼 수도 있다 치자. 그러나 그 미개 종족 혹은 원시 국가가 단순히 소총을 노획해서 쓰는 것과 그 소총을 잘 다루는 사람을 모아 군대를 만들어 현대 국가와 대결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다른 문제는 다 제쳐두고 일단 탄약은 어디서 구할 것인가? 탄약이나 기타 문제를 이 방법 저 방법 동원해서 기적적으로 해결했다고 치고 머리를 좀 굴려서 노획한 소총 등의 무기를 말이나 마차에다 싣고 군용으로 사용하여 대항해도 원시 국가쪽의 희망은 없다. 이런 무기를 동원해봤자 우리한텐 잘 봐줘야 테크니컬 수준에 그칠 뿐이라 현대 국가 측에서 얕잡아보거나 방심하고 있었다면 기습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승기를 잡을순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국가가 멸망할 정도의 위협을 줄 순 없다.
소총은 그렇다고 쳐도, 원시 문명 측에서 전차나 전투기 같은 복잡한 기계를 노획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당장 작동 방법을 모르는데 그 수십 톤이나 되는 무거운 쇳덩이를 가져가서 분석할 방법은 없다. 거기다 현대 문명 측이 되려 일부러 장비를 고장내놓거나 암호화를 해놨다면 설령 작동 방법을 알아도 못 옮긴다. 만약에 작동 방법조차 모르는 현대 시대의 고급 무기들을 기술 수준이 수백 년 뒤쳐지는 과거 사람들이 능숙하게 다룰 수 있고 전차나 전투기의 복제품을 대량 생산하여 그걸로 현대 국가를 역으로 정복할 수준의 정예부대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말은 당장 우리가 재수좋게 수백년 차이의 기술력을 가진 미래인들을 몇 명 죽여서 무기를 얻고 우리들의 개념으로는 사용방법은 커녕 저게 왜 작동하는지 현대 개념으로 이해조차 안 되는 미래시대의 첨단 무기까지 능숙하게 조작하고 대량 복제해서 미래인 뺨치는 정예 부대를 대규모로 양산해다가 미래인들을 역관광 시킬 수 있다는 수준의 헛소리이다. 그런 게 가능하면 위에서 상술했듯이 현대인 천재론이 아닌 '''원주민 천재론'''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다면 달라질 순 있다. 예를 들면 소총 정도는 대장간에서 제조한다 거나(완성도는 장담할수 없지만 ak47은 대장간에서 제조가 가능하고 강선도 수공업으로 제조가 가능하다.(문제중년의 잡설 블로그 참조) 물론 수준 차가 아주 많이 나면 무리이지만 어느 정도 그러니까. 19세기 서양과 동아시아 비슷한 수준이라면 축적한 역량으로 현대화시키는게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 사실 우리가 발전한 것은 산업혁명 때 부터다. 그것도 화학이 확립한 19세기 중반이 현대를 가능하게 했다. 이계인들도 바보가 아닌데 그걸 멀뚱멀뚱 지켜보고 있으리란 법은 없다. 예를 들어 백년 넘는 시간동안 서양천문학을 학습한 조선은 자체적으로 중력의 개념을 창안하기도 했고 시계도 제조했다. 백년이라는 시간은 물론 긴 격차이지만 그 세계가 19세기 서양수준이거나 동아시아라면 시간이 걸릴 순 있어도 완전한 우위를 자치하리란 보장은 없다.<열린연단 문중양편 참조.>
하지만 이역시도 이쪽이 백년간이나 정체되어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나 가능한 얘기가 된다. 거의 국가 수준으로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대강이나마 알고있는 사람이 주요 위치에 있는 국가가 이미 앞서있는 상태에서 방향성도 모르는 나라를 상대로 기술력이 따라잡히리라는것은 일종의 과장이다. 현대인 천재론으로 만능에 가까운 일을 이루어낼 거라는 착각을 버려야 하지만 반대로 그럴 가능성이 조금 있는 정도를 따라잡히고 말거다 라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과거 국가측에서 설령 노획한 ak47와 같은 소총을 복제하여 대량 양산을 시도한다고 하면 전국에 흩어진 대장간에서 무기를 만들어다 한 곳에 모으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리는 없고 공업이 발달한 도시에서 대량생산 시설을 세워 무기 양산을 시도할 것이다. 당연히 현대 국가측도 바보는 아니기에 당연히 과거 국가가 현대 국가에 스파이를 심듯 고대 국가에 스파이를 심을 것이고 공업도시에서 몇 달~몇 년에 걸쳐 그런 대규모 공사를 한단 사실을 절대 눈치 못 챌리 없다. 만약 과거 국가 측에서 이런 낌새를 보인다면 현대 국가에서 외교적 경고를 보낼 것이고, 만약 항의나 경고 등까지 계속 무시하거나 앞으로는 요구를 듣는 척 하고 뒤에선 계속 현대 국가를 공격하기 위한 군비 확장을 시도한다면, 더 위험해지기 전에 현대 국가 측에서 선전포고를 하고 선제공격에 들어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국가쪽이 일방적으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로 시간이동을 묘사한 창작물 등에서 공군이나 포병을 잘 묘사하지 않고 전쟁의 참혹함과 비장감을 강조하고 이야기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상대가 기술을 베낀다느니 하는 변명을 하며 현대 보병과 과거 보병끼리의 전투를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흔히 하는 착각인데, 전쟁은 알보병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알보병으로만 붙으면 이쪽도 인명피해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할 리 없으므로 직접 교전보단 공군이나 포병을 동원해 먼저 과거 국가측의 보급을 끊으며 차근차근 말려 죽이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물론 과거 국가측도 보급이 끊기면 군대는 끝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식량이나 군수물자가 보관된 장소를 목숨을 걸고 지키겠으나, 자동소총이 없어서 그걸 복제 시도할 정도의 낮은 기술력을 가진 시대에 공군이 있을리 만무하고, 당연히 레이더는커녕 대공포조차도 없을 것이다. 설령 고대 국가 측에 공군이나 방공보병이 존재해도 현대국가에 공군과 그에 대항할 무기체계가 있다는 걸 알고 급히 편성한 조악한 수준일 것이다. 잘해야 복제했거나 노획해다 모은 자동소총이나 대공포로 무장했을 방공부대가 레이더도 없거나 조작 미숙인 상태에서 폭격기를 격추시키는 것은 무리다. 이렇게 되면 병참 항목에도 잘 나오지만, 이런 식으로 보급로와 보급 거점이 끊긴 과거 국가측 군대가 아무리 날래고 용감해도 아무것도 못 먹고 탄약 보급도 끊긴 상태가 지속되면 탈영 등 여러 문제가 터지면서 와해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 군대에는 공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포병도 존재한다. 현대 포병의 사거리는 보통 수십 km단위이다. 자동소총이 없어서 그걸 복제하려고 대장간에서 안간힘을 쓰는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과거 국가가 수십km 거리 밖의 상대 포병의 공격을 그 자리에서 즉시 반격할 수단이 있을 리가 없다. 과거 군대야 포병의 공격을 몇 번 받으면 적 관측병을 잡아내려 애쓰면서 산개하여 빠르게 이동하려 할 것이기에 일정 이상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겠으나, 포병을 피해 신속하게 이동시키기 곤란한 식량창고나 무기고/화약고 등이 고가치 표적이 되어 일방적으로 공격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현대 국가에서 고대 국가측의 정규군을 전멸시키고 보급로까지 장악했다고 판단되면 더 피해가 커지기 전에 고대 국가 측의 항복을 권유하고 거절하면 그대로 해당 국가의 지도층을 사로잡거나 지도층이 외국으로 도피하고 버려진 고대 국가를 점령하는 것으로 고대 국가측의 패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77]
4.7. 왕족이나 귀족, 영주 등의 직위를 얻는 경우
빙의물이나 환생물, 건국물 등이라면 정통성도 있고, 어지간해서는 자기 밑에서 벌어질 웬만한 압력이나 반발 정도는 권력으로 막을 수 있다. 조력자나 초월적인 조력자를 얻기에 평민보다 훨씬 유리하며, 자원이나 공돌이들 투입에도 자유롭다.
단 자신이 위의 직위에 있다면 늘 주변을 경계하고 국내와 국제 정세를 항상 살피며 내정에도 충실해야 한다. 현대인이 보기에는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대파나 백성들이 보기에는 그저 백성들의 실상을 외면한 뻘짓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연구,발명의 성과가 즉각즉각 나타나지 않는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소속된 세상이 민주주의가 아닐지라도 내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다가는 봉기나 반란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시황제의 만리장성, 수양제의 대운하를 보자. 위정자들은 국위선양을 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만들고 있는 백성들의 생각도 같을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78]
백성들 입장에서 신문물(?) 따위를 만든다고 국고를 낭비하고 국정현안을 등한시한다면 불만이 쌓일 것이고 이런 민심을 이용한 반란세력이라도 등장하면 어쩔 것인가.
옆의 국가가 보기에는 왕이 미쳐서 이상한 것을 개발한답시고 돈과 인원과 자원을 낭비하는 꼴을 보고 쳐들어가도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무리하게 테크를 타다가 일꾼 러시에 박살나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세계의 정세를 주시해야 하는데 군주제 테크에 속한다면 어느정도 안심은 되겠지만 공화제 테크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는 세계일 경우 조금이라도 근대에 가까워진다면 아무리 국정을 잘 운영한다해도 단두대에 머리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니 국내의 반대파나 공화주의자들의 움직임을 상시 주시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 노래 정도의 상황은 약과일 수도 있다.
중세 이전에는 10대의 젊은 나이의 군주도 있는데 만약 당신이 그러한 상황이라면 특히 더 위험하다. 어리다고 해서 권력투쟁에서 봐준다거나 하지 않는다. 권력을 뺏어가기 위해서 오히려 더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게 당신의 목을 조를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 의해 16세에 비참한 최후를 보아야 했다.
4.8. 문명 수준이 매우 낮은 경우
이 아래의 목록에 있는 기술, 또는 개념이 발명(발견)되지 않은 구석기 시대 세계라면 이계진입한 평범한 고등학생이 20분 정도 노력해 문명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겁스 영문4판(국문2판) 겁스 무한세계 출전.
경우에 따라 신농 또는 복희와 같이 신으로 추앙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쓰면 재미가 없으니 이런 이고깽물은 없다. 그래도 가끔 이런 것을 자기가 만들었다라 사기치는 내용은 드물게 나온다.
약간 다른 예이지만 9번의 활의 경우 심형래 씨의 영화로 유명한 "티라노의 발톱" 소설판에서는 주인공이 전투에 능숙해진 것+자신의 부족에는 없던 활의 존재라는 2가지의 이점[79] 만으로 혼자서 부족을 평정하고 티라노를 유인해서 처리하는 활약을 보인다. 단, 활이라는 무기는 구석기 시대에 이미 발명한 무기라 쓰려면 상당히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이런 곳에 떨어져서 살아나려면 야생에서의 생존 기술이 뛰어나야 된다. 즉, 원시우림에 떨어져도 충분히 먹고 살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운이 좋아도 여러분이 먹은 날고기가 조금 상했다는 까닭 하나만으로 그것이 여러분의 인생에서 마지막 식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렇게 원시시대로 떨어지면 여러분의 생명이 짧을 것도 생각해야 한다. 각종 질병과 기생충 때문에 원시인들의 평균 수명은 40세를 넘지 못했고, 30살만 넘으면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떼며 중요한 일만 가끔 하면서 모닥불 옆에서 불이나 쬐고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이 특별한 존재라 80-90세에 할 일까지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만 문명마다 발전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위의 기술들이 없다고 꼭 원시시대라고 할 수는 없다. 예컨대 마야 문명을 비롯한 아메리카의 문명에서는 0과 자릿수를 이용하는 표기법은 기원전부터 사용되어 태양과 금성의 운동을 높은 정밀도로 계산해냈지만 바퀴는 발명되지 않았고 청동기나 철기 등을 사용할 야금술도 없었으며[80] , 목축은 시도한 흔적은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잉카 제국에서는 돌을 이용한 건축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문자도 없었다. 하다못해 근세의 조선인들도 철갑 전함과 다연장 로켓포는 있었지만 태엽시계조차 없었다. 문화가 전혀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적응하고 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성공한다면 바퀴나 문자 등의 '우리 문명권에서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대단한 변화를 일으키는 상황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4.9. 예술가, 발명가일 경우
당연히 양판소에는 안 나오는 설정이지만 당신이 음악이나 미술을 전공하면 후세에 나올 작품들을 미리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그걸 사회에서 받아들이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중세 유럽으로 떨어진다면 다른 화가들에게 '''원근법'''이라는 획기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추앙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건축이나 조각이 당신의 특기라면 좀 암울하다. 기독교인이라면 도움을 줄 듯.
그리고, 개개인의 예술적인 능력에 따라서 엄청나게 힘들수도 있겠지만... 음악같은 경우는 클래식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유행했던 여러 음악 장르의 힙합, 락, 댄스, 일렉트로니카 등의 여러 음악 장르를 창시하는 전설적인 작곡가나 유명한 스타 가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 수가 있다. 물론, 헨델이나 베토벤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가수들의 음악들을 모두 꿰뚫고 있다면 말이다. 악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면, 사업가로 성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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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부분도 르네상스 시대 이전에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바로 위 사진은 중세 로마네스크 시대에 그려진 그림과 조각이다. 중세 시대의 화가들은 원시적인 개념의 '원근법'의 개념을 이해는 하고 있었으나, 그 시대가 어느 때인가... 바로 신의 시대이다. 당시의 그림의 주요한 주제와 소재는 누구였을까? 바로 그리스도와 천사들이 대부분이였다. 마치 지금도 중요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할 때 VIP가 중앙에 서서 사진을 찍듯이, 당시에 그림의 중앙에는 가장 중요한 인물, 그러니깐 예수나 천사가 서 있었고, 그들의 존재가 큰 만큼 다른 등장된 인물에 비해 부각되어 보이게 묘사를 했다. 설령, 천사 다수가 등장하는 그림이라면 사람은 작게, 반면에 천사는 크게, 대조적으로 부각되어 보이게 그렸던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 가지였으며, 고구려 무용총의 접객도를 보면 주인과 이를 모시는 하인의 크기가 다르게 묘사 되어있다. 즉, 신분이 높을수록 크게 그렸던 것.
종교적인 이유와는 별개로, 문명화되지 않은 원주민들에게 정육면체 투사도를 그려놓고 보여주면 실제 정육면체와의 연관성을 전혀 못 찾는다고 한다. 원근법과 같은 새로운 화법 또한 전혀 본 적 없는 사람한테 보여줘 봤자 이게 뭥미? 할 수도 있다는 것. 또, 당시 사람들이 그렇게 그린 이유는 그들에게는 그게 제일 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동시대 사람이라도 미국풍의 만화와 일본풍의 만화가 그림체가 확연히 다르듯, 그리고 같은 막대인간에 미국인이 그린 얼굴과 일본인이 그린 얼굴, 그리고 한국인이 그린 얼굴이 다르듯 시대와 유행, 문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그림'의 형태는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냥 이해만 못 받으면 차라리 낫다. 경우에 따라선 죽거나 죽을 만큼 고생할 수도 있다. 고대나 중세의 그림을 보면, 당시의 사상에 따라 '''중요하거나 높은 사람 또는 사물을 강조'''하는 의미로 실제보다 훨씬 크게 그려놓은 일이 매우 많다. 특히 종교적인 미술에서 그런 면이 많은데, "실제로 보이는 대로 그린다"는 이유로 이런 불문율을 따르지 않았다? 바로 끌려가서 종교재판 피고석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현대 문물 중 간단한 물건을 재현한다 해도 그 뒷일이 많이 귀찮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이미 전기가 개발된 1800년대 유럽이나 미국에 떨어진다면 그냥 텅스텐과 진공유리관으로 만든 전구를 발명하고 로열티로 평생 먹고 살면 된다는 생각이 얼핏 들겠지만 '''안 된다.''' 당시 기술로 아무나 진공 펌프를 못 구함은 제껴 두더라도 재료 구하기부터가 골때린다. 에디슨은 텅스텐을 안 쓴 게 아니고 '''못 썼다.''' 실제로 에디슨은 텅스텐을 실험했지만 당시 가공 기술이 떨어져서 실패. 탄소 필라멘트도 열이 모일 정도로 얇지만 바스라지지는 않을 정도로 두꺼워야 한다. 재료도 아무 나무나 갖다 태운다고 되는 게 아니고 일본까지 가서 대나무를 얻어야 한다. 에디슨만한 규모의 시설이 없다면 꿈도 희망도 없다. 뭔가 만들려면 그 기반을 세워야 함을 잊지 말자. 더 이후인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은 조선이라는 세계 최고의 텅스텐 생산국을 식민지로 두고도 고속철갑탄을 뽑아내지 못했다. 필라멘트 가공보다 날탄 탄자의 가공이 훨씬 쉬운데도 말이다. 전시치하 생산 경제체제로도 불가능한 일을 일반인이 할 리가 만무하다.
만일 어찌어찌 하나 만들어내도, 특허법을 확립한 시기 다음에 떨어져야 잘 먹고 잘 살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특허 분쟁에 잘못 발을 담갔다가 소송 비용으로 파산한 실제 사례도 있으니 주의. 게다가 그렇게 해도 불법 복제는 100% 막지 못한다. 과거로 갈수록 특허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하기 마련이라 스페인 같은 경우엔 20세기 초반까지 싸고 쓸만한 해적판 총기류(미국이나 유럽의 유명한 권총들을 카피)로 유명했다. 만약 세계관에 군벌들이 난립하던 중국처럼 거리가 멀고 혼란스러운데다 특허권 개념도 없는 지역이 있다면 거기서는 더 거리낄 것 없이 복제한다.
특허 분쟁이 나거나 혹은 당신의 특허가 침해받았다고 소송을 걸어도 별 소득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전쟁사에서도 우리가 아는 바로 그 기관총이 특허 전쟁에서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게다가 기술을 살짝 바꿔 특허를 피하는 수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심지어 전쟁이 날 것 같은데 당신의 특허받은 기술로 만들 무기를 대량으로 조달시켜야 한다면 국가가 직접 나서서 당신의 특허를 정지시키거나 한두 군데 약간 고친 다음 당신의 특허 기술을 쓴 것이 아니라고 변명할 것이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총류탄이 이런 경우.
4.10. 주인공이 원래부터 먼치킨인 경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아니고.
판타지 세계나 과거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원래 있었을 때부터 엄친아급의 스펙을 지니고 있는 완벽초인'''인 경우. 실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모든 문제를 하나부터 열까지 일사천리로 쉽게쉽게 해결한다.
그나마 주인공이 아주 똑똑해서 미래 기술을 잘 활용하는 정도에서 그친다면 모를까,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주인공이 처음부터 압도적인 무력이나 코즈믹 호러급의 초자연적 힘을 구사하여 위에서 상술한 방해요소들을 모조리 힘으로 지워버리고 입다물게 만들기까지 한다. 오버로드가 대표적인 예이며, 최근에는 다른 이고깽들도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먼치킨급 무력을 주고 전 세계를 강압적으로 복종시키는 막장 전개를 채용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가장 편히 이 문제를 처리할 방법이지만, 당연히 그 막장성은 웬만한 이고깽 가운데서도 최고 레벨을 달린다.
엄밀히 따지자면, 현대 사회에서 온 주인공이 중세 문명 수준의 판타지 세계에서 활약할 이유를 "현대인 천재론"으로 잘라 말하지 않고 "다른 현대인들이 온다면 택도 없는 얘기였지만 주인공은 원래부터 특별하고 대단한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유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적어도 시대차에 대한 개연성 문제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주인공을 더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있지만, 애당초 이런 이고깽류를 즐겨보는 독자들이 원하는 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 무쌍난무 찍는 전개라 이들에게조차 좋게 보일 가능성은 낮다. 주인공이 지나치게 메리 수화되고 너무 먼치킨스러운 전개 때문에 다른 종류의 불쾌감을 준다는 건 덤. 이럴바엔 차라리 이고깽이 아니고 그냥 그 시대 인물인 주인공에게 이런 설정을 넣어줘야 더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
굳이 장점을 따지자면 현대 소재나 개그를 부담없이 넣을 수 있다 정도? 제로의 사역마의 히라가 사이토의 메인 능력은 무기 조종이지만, 중간소재로 사이토의 옷의 재질이나 노트북의 섬세함 등의 내용이 지나가면서 다룬 적이 있다. 이계생존귀환계획이라는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나름대로 능력이 있지만 중간에 가지고 있던 버너나 침낭들을 쓰는 부분이 있다.
넓게 보면 "원래 초인이거나 강한 존재라는 인식이 독자들에게 익히 박혀있는 캐릭터를 판타지 세계로 보내 깽판치게 만드는" 전개도 여기에 속하며, 이는 곧 특정 작품의 2차 창작이나 크로스오버하고도 직결한다. 이를테면 제로의 사역마의 2차 창작 중 소환 관련 소재라든가. 물론 이 또한 지나치면 반드시 어느 쪽에서든 불쾌해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니 자제해야 좋다.
다만 주인공이 아닌 다른 조언자가 이런 포지션으로 나오는 일은 종종 있다. 주인공이 아니므로 성장의 필요성이 없으니 그런 듯.
비슷한 타입의 설정을 적용한 이세계물로는 노 게임 노 라이프가 있다. 이계로 건너온 주인공 남매가 말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천재''' 콤비이며, 건너온 세계의 법칙 자체도 이 남매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다. 신이 마음에 들어서 데려왔는데 어쩔 수 없지. 폭력과 살생 자체가 '''금지'''되어 있고, 모든 것을 '''게임'''으로 결정하니 게임 천재들이 무쌍을 찍을 수 있다.
의외로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소설 니알라토텝도 "미래의 과학기술을 과거로 전래시키면서 벌어지는 소란"의 플롯을 부분적으로나마 차용하고 있다. 여기서 니알라토텝은 초현실적인 기술력들을 선보여 대중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지만, 주인공을 비롯한 일부 인간들은 이에 강한 거부 반응을 드러내며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대상이 그냥 미래인도 아니고 그로테스크하기 그지없는 외우주의 신이었기 때문에 주인공 일행은 순식간에 끔찍하게 변형된 혼돈의 세계로 보내진다.
4.11. 이세계 사람들이 원래부터 바보인 경우
가장 쉽고 간편한 방식. 이세계 사람들이 정도 이상으로 바보같은 경우다. 어떻게 그런 멍청한 놈들이 현대인이 살아남을만큼 문명을 발달시켰느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므로 문명을 수백만 년을 발달시켰는데 이제 겨우 중세 수준이라거나, 혹은 종종 현대인이 넘어와서 기술을 알려줄 때에만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다시 정체한다는 막장설정을 도입해서 해결한다.
사실 양판소는 대부분 이 기법을 채용한다. 무작정 이세계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버리면 평범한 주인공이 천재로 행세 가능하기 때문.
그러나 이 저질 기법마저 제대로 쓰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맛없는 밥 엘프와 유목생활에는 '''기름이 없어서 볶음요리 대신 튀김요리가 발달하였다'''는 말도 안 되는 종족도 등장하고[81] 양털은 비싸지만 양은 싸다는 소리도 나온다. 얼핏 생각하면 현실성이 있어보이지만, 절대 아니다. 양은 털을 안 깎아 주면 털이 너무 많이 자라 더워서 폐사한다. 그럼 야생 양은 어떠냐고 묻고 싶은가? 우리가 아는 양은 교배로 태어난 돌연변이며 야생에는 양이 없고 영양만 있다. 우유에 적신 빵을 튀기면 맛있다는 헛소리도 나온다. 찬 우유를 적신 빵을 기름에 던지면 '''폭발한다.''' 한술 더 떠서 2층을 지어놓고 2층에 올라갈 줄 몰라 [82] 주인공이 밧줄을 매달아주자 놀라워한다. 이처럼 이세계 사람들을 마냥 깎아내리면 작품 질이 같이 깎여 내려간다. 사실 이쯤되면 독자들이 주인공에 이입하기는커녕 그냥 작가의 지능을 비웃는 수준이라...
4.12. 책의 저술
이세계물 장르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고3'이라는 존재를 가정해보자.
그는 수능이 얼마 안 남았고, 좋은 대학을 갈 정도의 성적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런 사람이 갑자기 중세 시대에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그는 토스트기를 만들 수 없고, 자동차나 컴퓨터의 설계도도 모른다. 언어를 배우는 데에도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왕이나 권력자에게 다가가기도 힘들 것이다. 반대로 이세계에 사는 인물들은 그를 언어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외국인으로 취급할 것이기 때문에 되려 권력자에게 직행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 사람은 21세기 미래 세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비전이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간단한 몇 가지 사항을 예언하고도 엄청난 초능력자 칭호를 얻었다. 만약 이 사람이 '''책'''을 쓰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임팩트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가 가진 수학, 과학의 수준은 비록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에 구현을 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체를 서민들의 언어로 옮기기만 해도 충분하다. 18세기 조선을 생각해보라. 중학교 과정의 피타고라스 정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구장산술을 구해다 읽어야 하는데 당대 최상류층인 양반 계층 외에는 그런 고급지식을 일반 사람들이 얻는건 아주 힘든 일이다. 주판도 없이 복잡한 계산을 앉은 자리에서 척척 해내는 모습. 그것을 본 실무자의 눈에는 마치 그가 '폰 노이만' 처럼 보일 것이다.
몇 백년 후의 미래에서 온 지식은 우리 모두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정도로 중요한 것들이다. 이세계물은 기본적으로 안이하게 만들어지는 구석이 있고, 이를 비판하는 것도 나름 일리는 있지만, 몇백년 후의 세계에서 온 지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이 사람은 결국 ㅡ도중에 혹세무민한다고 붙잡혀서 처형당하지 않는다면ㅡ 그가 18세까지 축적한 지식을 남은 일생동안 성실하게 전수하는 것만으로 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지적 르네상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세계물에 나오듯이 하루 아침에 총을 만들고 온갖 발명품을 만들어서 왕이나 용사가 되는 신나는 전개는 당연히 불가능 하겠지만, 그렇다고 현대인이 가진 지식을 지나치게 비하할 것도 아니다. 그저 알고 있는 사실, 보고 들어서 알고 있는 미래세계의 구조와 갖가지 편리한 물건들의 개요, 수학과 과학의 지식을 담담히 책으로 저술하기만 해도 족하다. 그 책들은 사회에 무시당하거나 탄압받지만 않는다면 그가 속한 이세계가 엄청난 발전을 이루게 되는 단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 이렇듯 영향을 주어 지적 르네상스를 일으킨 주인공이 「일곱번째 기사」라는 작품의 한지운이다.
그러나 위의 가정도 틀린 것이 있다. 만약 조선이 아니라 서양같은 곳이라면 그게 잘 먹힐 것 같은가? 각기병에 대해서도 이미 해결 방법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의학계 내부에서의 논쟁으로 인해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며 이 것 이외에도 현실적인 여러 장벽이 있어서 어려운 일이다. 당장 후진국들을 보자. 후진국 중에는 자체적인 과학기술 성장 속도로만 보면 선진국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수백년이 걸릴 정도로 엄청나게 뒤떨어진 나라들도 존재하는데, 고3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해도 쉽지가 않다. 사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 유능하면 이세계로 갈 필요없이 후진국에 가서 발전을 대가로 돈을 받으며 누리고 살 수 있다. 괜히 고대에 시대를 뛰어넘었던 것들이 중세를 넘어서야 빛을 본 게 아니다.
5. 결론
전근대인에 비해 당신이 이것저것 많이 아는 것은 '''당신이 천재라서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는 것.[83] 다만 이는 흔히 이고깽 소설에 나오는 일반적인 고등학생 수준의 경우이지 현대에서 실제로 우수한 인재라면 일정 조건하에서는 천재급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인 천재론에 대한 반발로 현대인이 가봐야 뭐 어쩔건데? 하는 인식도 많은데, 어찌되었건 현대의 체계적인 교육[84][85] 및 과거로부터 쌓인 시행착오를 단박에 건너뛸 수 있다는 이점등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86] 결국 작가 역량 문제다. 소설 캐릭터가 어떻게 작가의 지능을 능가하겠는가?현대인이 모르는 지식이, 과거인들에게는 상식이었다
현대인 천재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평가절하하지만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을 아무런 편견없이 처음부터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현대인의 엄청난 강점이다. 예를 들어 아라비아 숫자, 세균과 바이러스, 비누, 지동설, 지구의 형태(구체)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소한 지식이지만, 그 개념이 조기에 전파되기만 해도 역사의 방향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것들이다.[87]
미국의 저명한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이 쓴 소설,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에서도 위에 언급된 문제점들을 찾기 쉬움을 보면 아무래도 한국 전용이 아니라 만국의 소설에서 찾아볼 문제점일 수도 있다. 국내 소개한 소설들도 일단 어느 만큼 완성도를 담보한 물건들이기도 하고.
위 소설만 봐도 그렇지만 은근히 오래된 장르다. 이는 근대, 특히 19세기에 들어서 자주 나오는데, 유독 중세시대가 단골로 까였다.
물론 현대인이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특수성을 살려 뜻을 펼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은 아니고 잘만 쓰면 뛰어난 흥미를 주는 일종의 로망일 수도 있다. 그러한 과정을 설득력 있고 근거있게 묘사하느냐는 어디까지나 소설가의 능력에 달렸다. 이 문서의 주제가 대책없는 '현대인 = 천재' 단순 공식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 현대인으로서 과거/환상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가능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짧게 설명하자면 현대인의 지능=천재급 과거인의 지능이 절대 아니며, 21세기 초반으로 간 현대인이 스마트폰과 앱스토어의 편리성을 설명하면서 스마트폰의 출시 및 보급을 원 역사에 비해 빠르게 할 수는 있을 것이나 중세시대 때 떨어진 일반인이 전화기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소리다. 물론 이도 생각보다 힘들 수도 있다. 까놓고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일반인들의 삶에 별로 쓸모없는 제품이라 누가 사겠냐면서 전문가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장르의 특성상 이런 작품이 완벽한 현실성을 보여주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적어도 사실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있다면 그 노력마저 무시하진 말자. 그리고 과도하게 현실성을 들이대면 소설이란게 성립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다. 핍진성의 관점에서 보는 자세도 중요하다.
2010년대 이후의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고깽이 몰락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인 천재론은 이미 사장되어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 문서에 있는 비판점 때문에 없어진 게 아니라, 시장의 변화와 독자들의 성향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된 것에 가깝다.
대신 2010년대 이후 일본 라이트 노벨과 웹소설에서 이세계물이 흥행하며 현대인 천재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2010년대 말부터 명군이 되어보세!,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 더 퍼거토리 등등 대체역사소설 및 웹소설들에서 현대인 천재론이 다시 부흥하고 있다.
6. 판타지 세상에 떨어진 현대인을 위하는 도움말
현대인의 과거에서의 천재성을 찾고자 하면 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를 참조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