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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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박시백의 역사 학습만화. 휴머니스트에서 출판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을 그대로 만화로 그려내어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판매부수는 300만부를 돌파했다.
2. 작품 전반의 특징
2.1. 실록을 중심으로 한 내용 전개
조선왕조실록을 원전으로 하고 있다. 권당 200 페이지를 조금 넘는 분량에 주제별로 5장을 분류, 각 장에 보통 4~5개의 챕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27명의 조선국왕 중 재위가 긴 왕들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 방식을 취했다.[1]
전반적으로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주요 사건과 해당 사건에 관련된 핵심 인물들의 생각과 처신을 살펴보면서 조선 시대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각 권마다 다양한 관련 도서를 참고하고 최근 역사학계의 성과를 반영해 대체로 객관적인 범주에서 조선의 역사를 서술했다. 사실 작가의 주관이 적지 않게 반영되어 있으나, 기존의 정설로 인식되는 설을 일일히 언급 해주며 작가의 해석 또한 객관적이라 생각될만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기존에 널리 퍼져 있지만 실록과 교차대조한 결과 근거가 적은 것으로 판명된 야사를 알려주는 것이 자주 나온다. 제목이 조선왕조실록이듯 실록의 정사 기록을 기본으로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알려진 야사의 내용과는 다른 실록의 내용들이 나오고는 한다. 제목만으로 볼 때는 실록의 내용을 그림으로 옮겨 그리는 듯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록을 그대로 옮기기만 한 것은 아니고, 가끔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해석들을 덧붙이고 있다.[2] 또한 연표를 수록하여 본문의 내용을 역사적 사실과 연관시켜 읽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시백은 이 만화를 그리면서 실록의 내용을 가장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록에 모든게 있다는 식의 글귀를 썼을 정도로 선조 편의 임진왜란 부분을 제외하면 실록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3] 실제로 정조편 후기에 의하면 심환지 어찰을 포함시킬까 했다가 실록에 없어서 배제했다고 할 정도. 이 덕분에 연려실기술을 비롯해서 야사나 뜬소문에 의존하여 쏟아져 나온 여러 학습만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증과 분석의 질을 보여주었지만 역으로 실록이 부실해지는 조선 후기로 갈수록 다른 주요 문헌들을 빼고 실록만을 보았기 때문에 내용이 부실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게다가 작가가 전문적인 학자들의 연구를 참고하지 않고 개인이 내놓은 분석이 많아서 이 부분 역시 작가의 주관과 정치성향 개입으로 이상해진 부분이 있다.
또 실록에 등장하는 당대의 단어들을 그대로 썼다는 점.[4] 대사도 당시의 발언을 거의 그대로 옮겼다.[5] 이 때문에 만화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 이러한 만화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역사의 현실성을 최대한 살렸다고도 볼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단어나 대사들도 알고보면 읽기 쉽게 옮겨 적은 것이다.[6]
20권이라는 분량만큼 각 왕들로 나뉘어진 실록에 기록된 시대를 비교적 자세히 다룬다는 것과 시간 순서대로 작품을 만들고 서술을 하는 것도 장점.
특히 주목할 만한건 엄청난 양의 대사들을 전부 손으로 썼다는 것. 조광조의 정치개혁이나 이이의 경장에 나온 어마어마한 양의 대사들도 다 손으로 썼고, 그 정점은 13권 효종실록, 현종실록의 그 유명한 예송논쟁 부분에서 볼 수 있었다. 초창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권수가 늘어나면서 실록 속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7] 이 점은 작가 본인도 인정했다.[8]
각 책의 후기에는 본편에는 빠진 색다른 야사, 논평, 사실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서는 실록의 서술에서 좀 더 나간, 작가 본인의 견해도 꽤 밝혀 두었다. 본편에 넣기에는 좀 망설여졌던 듯.
2.2. 인물 선정과 평가
아무리 유명한 인물이라도 실록에 등장하지 않으면 찬밥 신세다. (사실 실록에 등장하지 않으면 아예 나오질 않아야 맞겠지만.) 장금이는 중종이 죽기 전에 몇번 나온게 다고, 황진이는 아예 안나온다. 정조실록에서는 정약용도 실록에 없어 딱 두 컷 나오고[9] 정조시대의 주요 인물로 자주 언급되는 박지원과 김홍도도 실록에 나오지 않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후기에서 언급됐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 대신 왕에 대한 해석과 평은 반드시 넣어서 이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종이나 문종부터 중종과 명종, 순조나 헌종, 철종 등의 평가가 많이 나왔다.
조선시대의 여성 정치가들, 특히 수렴청정기의 대비들에 대한 평가가 관대한 편이다. 만악의 근원이라 낙인 찍힌 문정왕후나 정순왕후를 정치가로 재평가한 것이 특이한 편.[10] 안동김씨 세도정치 문을 연 순원왕후도 중립적으로 판단, 나름 최선은 다했지만 한계가 많았던 편이라 평한다. 고종을 수렴청정한 신정왕후 조씨는 대원군의 개혁 파트너로 높이 평가한다. 그 외 정희왕후도 실록에서의 기록만큼 높은 평가를 내렸다.
다만 명성황후만큼은 그리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작중 본문에서 대부분의 왕비들은 정식 시호대로 표기하는데 그녀의 경우 '명성황후'라는 표현은 19권 본문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고 등장인물 소개에서는 '''고종 비 민씨'''라고[11] 쓰고 있다.[12] 20권에서는 명성황후가 외교적 수완과 정치감각이 있었다는 호평과 민씨일가 세도정치를 부활시키고, 구태악습을 따랐다는 비판을 함께 싣는다. 명성황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진 않아도 아주 나쁜 건 아니다. 이는 사실 고종도 마찬가지로, 비판점을 빼놓지 않지만 동시에 나름대로 자질이 있었다는 점과 어느 정도는 동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2.3. 패러디
읽다 보면 간간히 패러디도 볼 수 있다. 가령 태조실록에서는 정도전과 조깅하는 아저씨와 비교했는데 정도전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IMF 불렀다며 깠고 김 대통령은 운동 안해서 살찐 정도전을 깠다. 선조실록에서는 진주성 전투에서 마리오가 왜병으로 찬조출연하고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왜군이 짱구의 엉덩이춤을 춘다.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는 슬램덩크 마지막 권의 강백호와 서태웅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돌아서는 그 장면을 패러디한다.[13]
2차 왕자의 난에서는 회안대군 방간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패러디하는 대사가 있다.
광해군 편에서는 맹꽁이 서당의 훈장님과 제자들이 출연하기도 했으며, 개그 콘서트의 유행어나 캐릭터도 간간히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인조실록의 마지막 장에서 어울리지 않는 어질 인을 붙인 장면에서 패러디한 장면이 있다. 그 외 숙종실록에서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명대사가 패러디되기도 하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제목(오늘도 무사히, 별일없이 산다~)도 등장한다.
인조실록에서는 이괄이 반란을 결심하면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대사 주사위는 던져졌다를 패러디한다.[14]
영조실록에서는 빅뱅의 태양과 타이거 JK가 출연하였으며 영조가 유인촌의 명대사를 사용한다. 정조실록에서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와 미친 존재감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순조실록에서는 반란등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죽었다라고 표현할때 '''Mr.29만원이란 자막이 달린 대머리 아무개가 나왔다.''' 고종실록에서는 스카가 이마에 십자가를 새겼으니 천주교도(…)라고 참수를 당하기도 한다. 베이는 효과음도 '스카'다. 다만, 작가의 나이가 나이다보니 서브컬쳐 계열의 패러디는 이 계열의 대본좌인 굽시니스트처럼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진 못하고 다소 철 지난 것을 쓰는 편이다. 작가가 서브컬쳐에 조예가 깊다기보단 그냥 예전에 봤던 만화를 떠올려서 써먹었다고 생각하면 될 듯. 이 외에도 고종실록에서 탐관오리가 현물을 삥땅치면서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를 말하는 장면도 있다. 그리고 가끔 작가의 오너캐(오너캐라기보단 내레이터에 가까운 듯 하지만)가 오덕체를 쓴다 . 선조실록에서는 "군사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끼는구만." 이라는 대사도 나온다.
2.4. 그림체와 고증
자세한 실록의 내용이나 새로운 해석 이외에도 생동감있는 그림체로 조선시대 인물들의 성격이나 이미지에 비교적 맞게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초상화가 남아있는 경우 최대한 참고해가며 그리고 있다. 어진이 남아 있는 태조와 영조, 철종의 모습은 어진을 참고해서인지 어진과 거의 같은 모습이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초반기에 아직 얼굴이 정해지지 않은 왕들을 그려야 할 경우에는 등을 돌리거나 뒤돌아선 모습만 그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종 편에 등장한 성종이나 성종 편에 등장한 중종.[15] 예외가 있다면 2권에 등장한 흥선 대원군은 사진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에 정면으로 등장해서 얼굴을 묘사했다.
단 세조는 초상화가 남아 있고 아버지와 형 못지 않게 파워풀한 수염의 소유자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책에서는 세조의 수염을 그다지 강조해서 그리지는 않았고 남아 있는 초상화와는 딴판으로 묘사되었다. 남아 있는 세조의 초상화가 호탕하거나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면 작중에서 묘사된 세조는 상대적으로 간사함을 강조해서 묘사한 느낌?[16] 그리고 2016년 11월에 세조 어진 초본이 발견되었는데 광대뼈가 나온 작중의 세조와도 딴판으로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후덕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다만 이 초본은 본작이 완결되고 3년 후에 발견된 것이니 쉴드가 가능하다.
또한 경종 같은 경우는 승정원일기에 세자 때부터 몸이 비대했다는 기록이 존재하지만, 박시백이 이 부분을 보지 못한 건지 여기서는 마른 외형으로 묘사되었다. 개정판에선 비대하게는 못 바꾸고 마르지 않은 정도로만 바뀌었다.
또 영조와 사도세자, 세손 시절의 정조, 순조의 얼굴들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모두 다른게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부터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경우 서서히 나이가 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위 기간이 길었던 세종이나 선조, 숙종, 영조 등이 있다. 인조의 경우 제위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그 동안 겪은 풍파를 표현한 것인지, 젊은 시절인 인조반정 당시에는 후덕하게 그려지지만 말기에 가서는 광대가 도드라지고 턱이 각지게 묘사되는게 포인트.
이건 왕 뿐만 아니라 당시 신료들도 마찬가지라서 초상화가 남아 있는 황희나 신숙주, 이항복, 이덕형, 이원익, 송시열 등은 진짜 초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줄 정도다. 이들 중 가장 압권은 숙종실록에 등장하는 김석주. 상당히 권신 포스를 주는 특이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그려진 영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정조 시기의 재상 채제공이 사시로 묘사된 것 역시 작가의 개인 설정이 아니라 채제공 본인이 영정에 사시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상화가 남아 있는 인물들은 초상화를 최대한 참고하되 박시백이 그 인물에 대해 받은 느낌을 살짝 더해서 디자인한다고 한다.
사진과 초상화가 모두 남아 있는 흥선대원군이나 고종의 경우 초상화와 사진을 적절히 조합해서 그려졌다. 특히 흥선대원군은 초반 섭정기에는 비교적 초상화에 더 가까운 외향이며 나이가 들수록 사진의 모습과 비슷해진다. 뒤에서 보듯 초기엔 정치인의 얼굴을 참고하기도 하였다. 그 외 김자점 같은 경우는 1980년대 초반에 방영한 사극 대명에서 김자점을 연기한 배우 김순철(1937~2004)의 얼굴을 따서 그린 것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왕들의 용포가 다양한 색깔로 나온다는 것. 선조나 인조, 숙종, 영조, 순조 등의 왕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이후부터 검은색 용포만 입고 효종은 남색 비스무리한 용포를 입기도 했다. 효종은 다소 특이한 편. 처음엔 빨간색 용포였다가 나중엔 남색으로 바뀐다.
또 세자, 세손, 세제들은 하늘색 용포만 입고 나온다. 이것도 사실 고증과는 다른 것. 세자는 초기에는 왕처럼 빨간색 용포를, 후기부터는 아청색 또는 검은색 용포를 입었으나 왕과 세자를 헷갈릴 수 있는 독자들 때문에 이리 설정한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자. 개정판에서는 시기에 따라 각각 빨간색, 남색으로 수정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왕비의 최고 예복인 적의의 조선 후기 양식을 조선 초기에 적용했다는 점. 태종실록 원경왕후 편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 초기 때는 '대삼(大衫)'이라 하여, 명나라 복식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그 특징 중 하나가 머리에 칠적관이라 하여 화려한 보석들로 장식된 관을 씌웠다. 이후, 인조 대에 와서 한복의 국속화로 '적의'로 바뀌면서 칠적관과는 다른, 검은색 양식의 '대수'를 씌우게 된 것이다. 사실 초기 부분(1-3권)은 복장고증 면에서 중후반부보다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그 외에도 복식고증이 아쉬운 부분이 드문드문 있다. 20권에 등장하는 홍종우의 경우, 처음에는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단발머리 양복 차림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홍종우가 프랑스에서도 항상 한복 차림을 고수했고, 김옥균을 사살할 때도 한복으로 갈아입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이 점을 지적받자, 개정판에서는 한복차림으로 그러졌으나, 단발머리에 덩그러니 두루마기만 입고 있다. 이때는 아직 단발령 이전이고, 철저한 근왕주의자이자 보수파였던 홍종우가 머리를 잘랐을리가 없다. 또한 프랑스 유학 시절에 찍은 사진이나 김옥균 살해를 묘사한 그림에서 보듯, 홍종우는 갓과 도포에 전복까지 덧입어 완벽한 사대부의 복식을 갖추고 다녔다.
청나라, 명나라의 궁중 복식 및 갑옷 고증은 거의 완벽하다. 다만 명나라 초기 홍무제가 입고 있는 곤룡포는 금색 곤룡포가 아니라 하늘색이다. 그리고 다른 역사만화나 사극은 '사모뿔' 오류[17] 가 흔하게 보이는데, 이 책은 없다[18] .
5권 단종, 세조실록에선 흉배 관련 고증을, 6권 예종, 성종실록에서는 신하들의 사모 뿔 관련 지식을 간단한 그림과 글로 설명해준다. 단종 때 지금의 흉배가 생겼고, 성종 초기에 사모가 바뀌었다. 성종의 친정 때부터 적용. 환도 관련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데 띠돈으로 패용하긴 했는데 칼자루가 앞으로 오게 차고 있다는 것. 10권 선조실록에서부터 칼자루가 뒤로 가는 방식이 등장한다. 사실 '아쉬운'거지 고증 오류라고 할수도 없는게 어차피 조선시대 환도는 단지 띠돈을 이용해 차고 다닌다는 게 공통점일 뿐, 칼자루가 앞으로 오게 차던 뒤로 오게 차던 등에 지고 매던 착용자 마음대로였다. 단지 활을 패용해야 하기 때문에 칼자루가 뒤로 가는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했을 뿐이다.
청나라 변발 고증도 옥의 티가 있는데 대다수 매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인 청나라 말기 변발을 청 개국 초기 변발과 혼동한 것이다. 청 초기 변발은 그야말로 싹다 밀고 땋아놓은 머리만 남기는 건데 청 후기 변발은 상당량의 머리카락을 뒤통수 부분에 남겨둔다. 박시백은 실수로 누르하치, 홍타이지 이하 청나라 사람들에게 청나라 후기 변발을 그려줬는데 만약 실제로 당시에 누가 그따위 변발을 했으면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그래도 기타 매체에서 거의 안드로메다 수준으로 묘사되는 명/청의 복식과 비교해보면 이 작품은 매우 양호하다.
그 밖에 숙종실록에서 무품인 왕자군 숭선군(인조의 서자)이 종4품 숙원인 장희빈에게 '마마'라고 부르는 것 같은 사소한 고증 오류가 드물게 있다.
주목할 점이 워낙에 실록에 집중하여 그리기 때문에 특정 사건을 묘사할 때 당시 왕과 대신들의 나이를 고려하여 그리며 예컨대 상중이면 상복을 입은 상태를 묘사하는 등 일부 사 학습만화에서 무시해버리는 나이와 상황 고증을 아주 잘 살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습만화의 레전드라 불리는 먼나라 이웃나라만 해도 아시카가 요시미츠를 일본 국왕에 책봉하는 건문제를 마치 수염을 허옇게 기른 80살은 넘은 노인처럼 그려놨는데 그때 건문제는 24살이었다.
또 다른 예로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임오군란시기의 위안스카이를 노회한 중늙은이로 그려났지만, 이때의 원세개는 겨우 23세의 어린 청년이였다. 한권으로 보는 00시리즈는 인조반정 파트에서 49세의 광해군은 미중년으로 묘사하면서 40세인 인목대비는 호호할머니로 그리는 등 나이 고증 같은 건 개판이었다. 조선왕조 500년에선 인목대비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실수가 발견 될 경우 수정도 매우 깨알같은데, 대표적으로 경종/영조 실록에서 경종대 4번째 페이지의 윤지술의 치렁치렁한 흰 수염이 몇쇄 후 사라졌다. 나이 계산에 실패한 듯. 윤지술(尹志述,1697~1721)은 당시 성균관 장의[19] 로서 숙종의 지문에 장희빈의 죄를 기록해야 한다고 상소했던 인물이며, 나아가 유생들을 선동해 권당(捲堂: 동맹휴학)까지 일으켰다. 경종 즉위 연간에는 20대의 나이였으므로 흰 수염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담으로 윤지술은 김일경 등 소론 준론에 의해 탄핵당해 사형당했다가 영조 즉위 후 신원되었다.
정조 편에선 정조의 죽음을 묘사하는 마지막 장면을 독살설을 반박하기 위해서인지 두어장에 걸쳐 더 자세하게 묘사했고 송시열이 대동법이 소극적이었다고 서술한 것에 대해 비판이 일자 팟캐스트에서 차차 그것을 수정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비판이 들어오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병신으로 매도하는 여러 유사사학자들과 질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그외에 뒤로 갈수록 그림체가 초반에 비해 정교해지다가 14, 15권을 기점으로 차차 굵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박시백은 시력이 나빠져서 그림체 자체가 매우 굵어졌다고 고백했다.
2.5. 이덕일 주장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참고로 1-18권 뒤편에 이덕일의 추천평이 있다. 평을 보면 적어도 이덕일이 본서를 상당히 좋게 보았던건 사실로 보인다. 사실 작 초-중반부 부분은 이덕일 자신의 주장이랑 비슷한 부분도 있기도 했다. 부민고소금지법을 예로 들며 세종시대를 '사대부만의 태평성대'라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무엇보다 초창기 참고문헌에서는 '사화로 보는 조선의 역사'를 포함한 이덕일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20]
그러나 작품 후반부에서는 이덕일의 주장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많다.
먼저 경종-영조실록의 경우 사도세자 관련 부분에서 사도세자를 영조가 죽인 부분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당쟁설을 노골적으로 까는데 당쟁설은 이덕일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참고로 박시백은 영조 편에서 사도세자 문제를 분석하면서 당쟁설에서 핵심적인 부분들을 일일이 까는 모습을 보여주며, 당쟁설을 아주 제대로 부정했다. 이후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놓고 당쟁설을 부정했다.
정조실록의 경우 먼저 정조는 개혁군주였으며 노론 벽파와 갈등을 일으키다가 독살됐다는 이덕일이 전파한 대중적 인식을 먼드라마 본 사람들은 이런 생각 한다더라 하고 언급은 한다. 하지만 바로 그 후에 박시백은 정조편에서 먼저 개혁군주 여부에 대해 능력은 뛰어났지만 보수적인 면이 있고 과거지향주의적,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했고, 더 나아가 사도세자 신원에 자신의 정치철학도 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독살설에 대해서는 영조실록 같은 정면 반박은 아니지만 정조가 죽어가는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정조가 자연사했다고 믿게끔 한다. 참고로 박시백은 자신의 만화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은 간략하게 묘사한다. 심지어 각 권의 주인공들인 왕도 예외는 아니라 보통은 1쪽, 많아도 4쪽에, 심하면 1~3컷 정도로 묘사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정조를 제외하고 좀 상세하게 죽어가는 과정을 묘사한 경우는 인종과 선조인데, 인종은 재위기간이 짧아 죽어가는 과정 말고는 그릴 게 없고(...), 선조는 그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영창대군을 옹립하려는 유영경과 이걸 막고, 생존해보려는 광해군의 노력까지 겹쳐서 상세히 묘사할 수밖에 없는 경우였다. 그런데 정조는 죽어가는 과정에서 딱히 정쟁이 있던 것도 아니고, 재위기간도 짧은 게 아닌데 상세하게 묘사됐다. 특히나 4쇄 이후로는 정조가 죽은 날을 자세히 묘사한 부분을 2장이나 추가했다.
거기에 더해 순조 편에서는 벽파를 무조건적으로 까던 이덕일과 달리 벽파가 있었기에 그동안 세도정치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서술하며 벽파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덕일이(사실 이건 이덕일 이전에도 있었지만) 조선을 멸망시킨 악녀로 매도한 정순왕후 김씨에 대해서도 굉장히 호의적으로 묘사하며, 오히려 나름대로 정조의 개혁을 계승하려고도 하며 조선의 병폐를 해결하려 했던 여걸이며, 명분을 쥐고 정국에 영향을 준 노련한 정치가이라며 극찬하기까지 했다.
이쯤되면 이덕일이 추천평 쓴 책 맞나 싶을 정도. 특히 경종-영조 실록편에서는 이덕일 주장을 까는 수준을 넘어 아예 척을 지겠다고 선언하는 듯한 서술도 보일 정도로 독자들은 이덕일이 추천한 책에서 이덕일의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작 최후반부인 고종실록편과 망국편에선 이덕일의 추천사가 빠졌으며, 이후 쇄를 거듭하며 발행된 다른 권들과 2015년 개정판에서도 이덕일의 추천사가 실리지 않고 있다.
3. 평가
3.1. 호평
'''이 책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만화의 구성을 통해 조선시대 역사를 쉽게 전달하는 최고의 수작이다. 재미와 역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고 있다.'''
조선사 입문서로 훌륭한 작품이다. 사실 관계 오류와 여러 비판점들이 있긴 하지만 입문서 및 학습만화적인 측면에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지엽적인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틀리지 않았다. 사실 국내의 학습만화 퀄리티를 생각하면 이정도면 준수하다. 덕분에 나무위키에서도 이 만화 관련 서술이 있고 조선시대 인물 관련 문서에도 이 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서술들이 제법 있다.'''조선의 역사가 권력투쟁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역사, 함게 만들어가는 역사,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역사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3.2. 비판
4. 작가 선정 BEST / WORST 캐릭터
완간 기념 출판사 후기 인터뷰에서 작가에 건네진 질문 중, 독자들의 주된 질문이기도 했던 다음 질문이 전해졌다. "가장 애착 가는 인물과 짜증났던 인물을 꼽자면?"[23]
이에 대해 박시백은 애착 가는 인물은 '''정도전''', 짜증났던 인물로는 '''선조 & 인조''' 를 꼽으며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부연하였다.
- 정도전을 애착이 가는 인물로 꼽은 이유에 대해
"저는 위대한 정치가는 자신이 딛고 서 있는 그 시대의 현실에 기초해서 그 시대를 좀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자기 이상을 가지고, 그것을 현실과 결합해서 이뤄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이성에 치우쳐 이루지 못하고 끝을 내거나, 또는 대부분 현실 자체에 매몰되면서 자신의 안위만 도모하다 끝내는 경우가 태반이죠. 그런데 정도전의 경우 40세라는 늦은 나이였는데도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이상을 놓지 않은 채 현실에 접목시켜 실행해 나갔다는 점이 굉장히 멋있죠."
한편 박시백이 '최고로 꼽는 조선 군주들'에 대해서도 언급된 바 있다. 2013년 8월 26일 방영되었던 MBC 프로그램 《문화사색 364회 -만화, 역사를 기록하다!-》코너에서 조조록 완간 기념 박시백과의 인터뷰가 소개되었는데, 여기서 취재진이 "조선 국왕들 중 최고를 꼽아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선뜻 '''자신이 생각하는 조선 최고의 국왕으로 1위는 세종대왕, 2위는 정조, 3위는 광해군'''이라고 답했다. 또한 같은 인터뷰에서 정순왕후 김씨 역시 꽤 고평가하면서 세간에 퍼진 그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토로한다. (이 링크를 통해 해당 인터뷰를 볼 수 있다.)"그 사람들 입장에선 시대를 잘못 만난 것일 수도 있지만, 왜란과 호란이라는 국가적 대 위기를 겪었고, 그 이후까지도 왕 노릇을 이어갔지요. 일단 눈에 뻔히 보이는 외환에 대처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속상한데 그 이후에 일을 수습하고 과거를 반성하는 데도 도무지 치밀함이 보이지 않아 실망스러웠습니다."
한가지 의문이라면 정작 박시백은 광해군 일기에서 광해군을 '개혁군주라는 평은 받아도 실제론 거리가 있던 인물'이라며 제법 평가절하했고 서인 측의 폐모살제 주장도 여과없이 수용하고 있다. 영창대군과 임해군을 죽인 일에 대해 광해군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서인 측이 반정 후에 얻은 거짓진술이라는 의혹이 조금 있다. 그리고 즉위 초기 모습만 유지했어도 '실패는 안 했을 것'이라면서 아예 실패한 왕이라고 단정을 짓는 등 광해군의 치적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아마 박시백이 고평가한 부분은 중립외교와 북방의 방어 정책 및 노련한 정치, 실전 경험을 비롯한 자질을 말한 것일 것이다. 그리고 정조만 해도 '조선을 개혁해보려다가 벽파의 음모로 죽은 비운의 국왕'이라는 음모론과 거품이 너무 끼어있다고 세간의 평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는데 해괴한 일이다. 역시 정조도 그의 뛰어난 자질을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세종대왕은 뛰어난 자질 답게 나라를 잘 다스린 군주로 손꼽고 있고, 반면 정조와 광해군은 뛰어난 자질에 비해 당시 시대적, 정치적, 그리고 그 자신의 한계로 인해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5. 책 전권의 목록과 부제
표지 인물에서 흥미로운 건 각 표지인물의 모습이나 행동이 그 당시 시대의 내용이나 캐릭터의 성향 혹은 본문의 핵심 내용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표지인물들의 특징은 인물 부분에 적어놨으니 참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인물사전도 있으나 한정판에 한함.
- 제목 - 부제/표지 인물/색깔 순.
- 1권 개국 -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태조(이성계)/초판 보라. 2판 빨강.
용포를 입고 있는 왕의 모습이 아닌 부제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처럼 젊고 패기 있는 젊은 장수 시절의 모습으로 나온다. 첫판으로는 2003년 7월 15일 출간. 여기는 등짐을 진 정도전도 함께 나온다.
거침없는 개혁 성향을 대변하듯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으로 등장. 첫판 2003년 10월 31일 출간. 첫판에서는 칼을 뽑고 있는 이방원을 중심으로 정도전과 태조를 함께 그렸다. 3개월 반 소요.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 부제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첫판 2004년 2월 28일 출간. 큰 덩치의 태종과 익선관을 벗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쓸쓸한 태조가 함께 나온다. 4개월 소요. 후판에 효령대군의 머리가 깎인 상태가 사라졌다. 이는 출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
학자 군주답게 책을 들고 정좌자세로 앉아있다. 첫판 2004년 8월 2일 출간. 한글을 반포하는 세종과 청룡포를 입은 문종, 신료들이 나온다. 이 첫판 4권은 모두 각 장 사이사이마다 작은 만화와 조선시대 사회에 대한 "길라잡이"가 있었는데, 개정되면서 모두 사라졌다. 목차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5개월 소요.
자신의 집권 과정을 상징하듯이 장검을 들고 서 있다. 2005년 4월 1일 출간. 1~4권과 함께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8개월 소요. 이전보다 준비 시기가 길어진 것은 책 개정작업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종도 책을 들고 있는데 이 책은 경국대전이다. 성종 때 조선의 제도가 완전히 정비되었다는 걸 상징하는 것. 또한 역시 세종이나 정조 못지 않게 책을 가까이 했던 왕이었다. 2005년 8월 1일 출간. 비슷한 시기 헌법재판소의 경국대전과 행정수도 이전(세종시)에 대한 떡밥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 4개월 소요.
- 7권 연산군일기 - 절대권력을 향한 위험한 질주/연산군/연두색
부제목을 대변하듯 입이 벌어진 연산의 표정에서 광기 가 드러나 있다. 2005년 12월 12일 출간. 4개월 열하루 소요.
이상적인 성리학적 개혁을 꿈꿨던 인물답게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06년 5월 29일 출간. 분량상 세조실록을 제외하고는 역대 가장 오래 소요되었다. 5개월 반 소요. 띠지가 있었다.
2006년 10월 30일 출간. 역시 띠지가 있었다.
후기에서 율곡 이이도 표지 인물로 손색이 없었으나, 이순신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2007년 7월 9일 출간. 8개월 열흘 소요. 역시 분량 때문에 역대 가장 오래 걸렸다. (나중에 고종실록이 갱신.) 그리고 이 해의 유일한 출간본...10권 세트가 출간되기도 했다. 분량도 순수하게 만화의 양으로만 따지자면 276쪽으로 가장 많다. 엄밀히 말하자면 20권 망국이 순수 만화의 양은 289쪽으로 가장 많으나 망국은 따로 다루는 왕이 없기에 선조실록이 사실상 내용이 가장 많다.
- 11권 광해군일기 - 경험의 함정에 빠진 군주 / 광해군 / 남색.
즉위할 때의 면류관과 구장복차림이다. 아마 즉위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 듯 하다. 이를 증명하듯 앞부분에 임진왜란 이후 선조의 내용이 조금 들어있다. 2008년 1월 14일 출간. 6개월 소요.
유일하게 표지인물이 2명이다. 당시 척화파와 주화파를 대변하는 인물들. 2008년 7월 28일 출간. 6개월 보름 소요. 시기가 시기(촛불집회)였던 만큼 작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편이라서 말이 좀 있었다.
아무래도 송시열이 이끄는 산당이 조정을 장악한 것을 표현하려고 한 듯 보인다. 실제로 이 시기의 산당은 임금이 내린 명령이나 하교를 거부하거나 미적대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2009년 1월 21일 출간. 6개월에서 1주일 덜 걸렸다. 사실 효종, 현종의 재위기간 자체는 그리 길진 않았으나 유일하게 내용 전체를 뒤집어 엎은 현종 개수실록이란 물건이 또 있어서(...)
엄지로 죽이라는 신호를 내리고 있다. 환국으로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다는 점을 반영한듯 보인다. 다만 초판에는 오른팔을 내민 체 앞을 쳐다보는 모습이었는데 수정되었다. 지금도 속표지에는 그 모습이 남아있다. 2009년 8월 10일 출간. 6개월 보름 걸렸다. 이후 경종, 영조 실록 출간 이전에 15권 한정판 세트도 출간.
- 16권 정조실록 - 높은 이상과 빼어난 자질, 그러나…. / 정조 / 주황색(인터넷 정보로는하늘색)
책을 들고 서있는데, 정조도 세종에 버금가는 학자군주였다. 2010년 11월 14일. 7개월 보름이나 걸렸다만 어떻게 보면 그만큼 떡밥이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조 말년(사도세자 사후 14년)의 내용도 실려있다. 4쇄 전후로 정조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5쪽 더 추가되었다.
- 17권 순조실록 - 가문이 당파를 삼키다 / 김조순 / 보라색
순원왕후는 두 임금의 재위 초기에 모두 수렴청정을 했던 인물로 사실 인지도도 낮고 작중에서도 비중이 큰 건 아니지만, 딱히 저 시대에서 두드러지는 인물도 없었던지라 세도정치의 상징적 의미로 표지에 등장시킨 듯 하다. 당대의 어려운 실상을 대변하듯 늙어 주름지고 근심으로 가득찬 얼굴을 하고 있다.[25] 2011년 11월 21일 출간. 6개월에서 조금 덜 걸렸다.
흥선대원군하면 연상하는 관복을 입고 정면을 보는 사진과 똑같이 앉아 있다. 2012년 10월 15일 출간. 10개월 반이 걸렸으니 가장 오래 걸린 셈이다. 원래는 대원군편으로 예정되었던 편. 내용은 갑신정변까지를 다루고 있다.[26]
- 20권 망국 - 오백 년 왕조가 저물다 / 고종
표지 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서양식 복식과 단발을 하고 나왔다. 단발령 이후에 찍었던 사진에서 가져온 듯. 참고로 초기 기획에서는 다른 컨셉도 고려했던 듯, 마지막 권은 몇 개의 다른 표지 시안이 존재한다. 책 제목 역시 이전 시안에서는 20권 고종, 순종실록이었고 부제가 망국이었으나, 1권의 책 제목이 '개국'이었음을 의식한듯 책 제목 자체를 '망국'으로 바꾸고 부제를 새로이 '오백 년 왕조가 저물다'로 설정하였다. 2013년 7월 22일 출간. 연표 이후에 망국 이후 조선왕실 사람들의 삶을 다룬 부분을 수록하면서 내용을 마무리하였다. 출간까지는 7개월 소요.
6. 조선 임금 브로마이드
[image]
완간 기념으로 그린 조선의 27명의 왕들. 왼쪽의 태조부터 시작해서 오른쪽의 순종까지 순서대로 서 있다. 마지막 권에도 실려 있는 그림인데, 책에 실려 있는 그림에서는 광해군이 정중앙 위치라(27명 중 15번째 임금이라 실제로도 계보상 중간 정도다.) 책장의 틈 사이에 그려져 있어서 책을 쫙 펴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선조 다음에 인조가 바로 서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본래는 근정전 앞에서 다양한 포즈로 도열하는 것을 그리려고 했는데 구도가 안 나와서 이렇게 그렸다고 한다.
왕들의 곤룡포 색은 다 붉은 색이면 눈이 아플 거 같아 다양하게 했다는데, 그냥 무작위로 한 건 아니고 색깔별로 의미가 있다. 장수하거나 상왕으로 선위한 임금은 흑색 곤룡포[27] 를, 재위가 상대적으로 짧은 임금은 파란 곤룡포[28] 를 입었다. 연산군은 조선 왕들 중 유일하게 중국 황제의 권력에 버금가는 절대권력을 누린 왕이었으므로 황제를 상징하는 황색을 썼으며, 숙종 역시 꽤 막강한 왕권을 행사했으므로 주황색의 곤룡포를 썼다. 고종과 순종은 개화기 때의 왕이라서 그런지 서양식 복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임금들에 비해 자세가 딱딱해보인다. 그 외는 빨강/진한 분홍 정도로 되어있다.
7. 여담
- 엔하위키, 리그베다 위키 시절부터 조선사 관련 서술에 절대적인 영향 을 미친 책이며, 이 때문에 엔하 시절부터 이 책을 금과옥조처럼 받드는 풍조가 심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나무위키로 전환된 후에도 조선시대 인물 평가에 이 책의 내용이 들어간 사례가 상당히 많다. 심지어 책을 불법으로 스캔해서 업로드한 후 설명 대신에 붙여넣는 저작권 위반 행위가 자주 있다. 이는 나무위키 내의 조선사 전반에 대한 서술의 큰 문제로, 대부분의 출처와 근거를 박시백 만화에 의존하면서 박시백의 주장을 전적으로 옳게 보는 서술이 많다. 또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도 당대의 다양한 평가나 역사학 전공자의 평가들은 모두 무시하고 박시백의 주장만을 서술하여, 마치 박시백이 조선사의 최고 전문가인 것처럼 생각되게 만든다.
- 동명의 팟캐스트가 있다.방송 들으러 가기. 박시백(만화가), 김학원(휴머니스트 대표), 남경태(인문학 저술가), 신병주(건국대 사학과 교수) 네 사람이 책의 순서대로 썰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 작가 박시백은 한겨레에서 '박시백의 그림세상'을 연재하다가 조선사와 관련한 역사드라마인 용의 눈물을 보면서 점차 조선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뒤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옮길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1년에 한겨레를 그만두고 조선왕조실록 CD를 사서 1년동안 공부하였고, 2003년에 콘티부터 그림과 채색까지 모두 혼자서 작업한 만화 『조선왕조실록』 1권을 출간하였다.
- 원래는 아동용으로 기획했다가 5권쯤에서 아예 성인용으로 방향을 틀었고, 1권부터 5권까지는 이후 성인판이 따로 출간되었다.[29]
- 초판의 가격은 기본 11,000원이었다. 개정판은 권당 9,500원으로 내렸다.
- 2013년 7월 22일에 '고종, 순종 실록 - 망국'편을 출간하면서 20권으로 완간하였다.
- 책 겉 재질이 비닐이 아닌 탓에 수 회 탐독하면 표지와 모서리 부분이 손상되거나 물이나 떡볶이 국물 등을 끼얹으면 대참사가 일어난다.
- 나라로부터 받은 은혜도 없으면서 위기가 닥치면 떨쳐 일어나는 독특한 유전자를 가진 민중이 화답하여 일어나 싸웠다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임진왜란 시기에 활동했던 의병들에 대한 적절한 묘사로 유명한 짤을 남기기도 했다.
- 2014년 7월 23일부터 네이버캐스트 테마로 보는 역사 카테고리에 연재됐다.보러가기
- 세트로 구입을 하게 되면 꽤나 멋진 박스에 들어 있는 책들을 소장할 수 있다. 붉은색이며 서예로 제목이 쓰여 있고 황금색 용보가 새겨져 있다.
- 2015년 6월에 전격적으로 개정판이 발매되었는데 표지와 박스가 더 간지나게 변했다. 개정판에서는 그간 독자들에게 지적받거나 자체적으로 발견한 각종 오표기, 캐릭터 묘사(얼굴, 복식) 오류, 계절 묘사 오류, 역사적 사실 오류 등을 바로잡았다고. 출판사에서 밝힌, 개정판 관련 FAQ 이미 구판을 구매한 상황이라 개정판 추가 구매가 부담스러운 독자들은 아쉬운 대로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정오표를 참고하자.
- 개정판 출간 기념 이벤트로 배경화면도 나왔다! PC용, 스마트폰용 모두 있다.#
- 2015년 8월에 개정판 내용을 기반으로 한 앱과 전자책도 출시되었다.#
- 대부분의 도서관에 비치해두고 있으니 소장까지 하고 싶진 않다면 도서관을 찾아가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전자책이란 저렴한 선택지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리디북스 기준 권당 7500원으로 종이책보다 싸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읽은 책 중의 하나다. 4권 ‘세종.문종실록’을 62페이지까지 읽었다고 한다. 4월 4일자 일기에는 “박시백 화백이 만화로 그린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고 참고가 된다.”고 적었다.#
[1] 재위가 짧은 왕은 재위가 긴 후임 임금의 앞이나 선왕 뒤에 붙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분량을 조절했다. 예를 들어 재위기간이 2년인 문종은 세종 뒤에 붙이고, 그 아들인 단종은 세조의 앞에, 예종은 성종 앞에 붙였다. 또한 약 10년 안팎의 애매한 재위기간을 지낸 왕은 '효종+현종', '헌종+철종'처럼 둘을 동등한 분량으로 붙여 전개한다. 사실 2권 '태조, 정종실록'이나 7권 '연산군일기'도 따지고 보면 재위기간이 앞의 두 사례보다 훨씬 짧지만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다보니 독립된 권수로 구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2] 인터뷰에 따르면 4권 '세종, 문종실록'까진 자신의 해석보단 정사를 중심으로 사실적인 부분에 대한 전달에 더 주안점을 뒀으나 5권 '단종, 세조실록'부터 자신의 해석을 어느 정도 반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단종실록의 심각한 곡필 때문인 듯하다.[3] 선조실록은 임진왜란 이전은 사초가 불타 부실한데다가, 임진왜란 부분도 보고 받는 부분은 잘 남아있지만 정작 현장에서의 전투 기록은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중일기, 징비록 등의 다른 사료와 현대 연구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인지 선조실록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중 분량은 제일 많지만, 다른 권들과 달리 기존 역사서와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적 시선이 다소 있었다.[4] 처음엔 풀어서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중엔 간단히 쉬운 단어로 바꿔 쓸 수 있는 부분조차 그대로 썼다. 뒷권으로 갈수록 읽기 힘들어지게 된 원인 중 하나. 심지어 옆에 한자도 잘 달아놓지 않아, 단어의 뜻을 짐작하거나 사전을 찾을 때(동음이의어 때문에) 애로가 있다. 사전에 뜻이 안 나온 경우 한자가 없으면 OTL. 참고로 임진왜란의 나고야(名護屋)는 우리가 흔히 아는 대도시 나고야(名古屋)가 아니지만, 한자가 안 달렸다. 가끔 손으로 쓴 한자의 모양이 좀 기괴하여, 한자에 대한 소양이 약간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부수로 많이 쓰이는 갈고리 궐(亅)과 벼 화(禾)가 들어간 한자를 보면 못난 점이 똑같다. 갈고리 궐 아래에 위로 삐친 부분이 없다거나 벼 화의 제일 윗 획이 너무 기울어져 다른 획과 붙어버리거나 등등. 팟 캐스트 방송에서 편집자에게, 귀찮아서 한자를 안 넣으면 찾아서 넣어줘서 고맙다고 나온다. 개정판에선 한자의 모양새가 어느 정도 정돈된 모양.[5] 물론 정말 길면 요약하거나 중략하는 경우가 있다.[6] 원문이 궁금하다면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 들어가 비교해보자. 훨씬 더 어려운 말들로 기록되어 있고, 끔찍하다 싶을 정도로 길다.[7] 그것 때문에 권이 뒤로 갈수록 글자수의 압박이 심해져 이에 대한 비판도 있다.[8] 인터뷰에 따르면, 실록 내용을 되도록 그 자체로 전달하고 싶다는 욕망과 자신의 게으름(?)도 한몫했다고.[9] 오히려 순조실록에서 자주 나온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10] 단 문정왕후 재평가는 무리수라는 평가도 있다.[11] 그리고 외모부터가 다른 대비들은 후덕하거나 카리스마있게 나온다면, 명성황후는 외양도 좀 차갑고 비호감적으로 그렸다. 그리고 매천야록 등에 언급된 사치 연회 야사를 어느 정도 긍정하는 것으로 보아 결코 긍정적 이미지는 아닌 듯 하다.[12] 다만 명성'''황'''후라는 추존적 표현이 당대가 아직 왕조였음을 생각하면 좀 애매하니 그런 식으로 소개한 것일 수도 있다. 일단 작가의 민씨를 보는 시각이 우호적이지 않은 듯하나, 그런 시각이 그대로 등장 인물 소개란에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들 듯. 20권에서 '실제 황후로 산 적은 없다'고 간략히 해설해 준다.[13] 이순신 장군이 파직되자 패러디한 장면이다.(…) "앗싸! 성공!" 하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다가 "흥!" 하며 돌아서는 장면은 영락없는 슬램덩크의 패러디.[14] 아들을 잡으러 온 금부도사와 선전관을 베고 패러디한 장면이다.[15] 단 이때 연산군도 미리 등장했는데 연산군은 바로 다음권이기 때문인지 정면에서 얼굴을 그렸다.[16] 하지만, 경향신문에서 세조의 어진을 모사한 이당 김은호의 증언에 의하면, '1928년 당시 작업했었던 세조의 어진에 거의 수염이 없었다'는 증언을 했던 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세조 문서를 참조.[17] 대표적으로 왕의 남자에서 연산조에 구형 사모뿔을 신하들이 착용하고 나온다거나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작중 기준으로 100년도 전에 바뀌었을 구형 사모뿔을 달고 나온다거나...[18] 성종의 친정 이후에 바뀐 사모뿔로 그린다.[19] 掌議:학생회장[20] 사실 참고문헌 잘 찾아보면 한권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도 있다.[21] 추천사 참고[22] 추천사 참고[23] 질문 어휘를 위키에 수록하면서 가다듬은게 아니라, 진짜로 질문 내용이 이거다.[24] 태종은 왕 중에서 유일하게 네 권에 걸쳐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하였다. 4권 세종문종실록에서의 인물소개에서는 "1권 조연 2권 공동 주연 3권 단독 주연 4권 조연...어때, 화려하지?"라고 말하고 있다. 이성계, 대원군, 고종도 세권 정도 나왔을 정도니...[25] 이 두 왕의 재위기간을 합치면 29년으로 정조시대보다 조금 더 긴 시대임에도, 세도정치로 실록이 부실해져 한 권 분량 채우기 힘들었다고 후기에서 밝히고 있다. (정조 실록은 54권, 순조 실록은 34권, 헌종, 철종은 16+15권.) 실제로 아편전쟁 등 청나라와 일본 등 주변국의 개항(실록에는 짤막하게만 기록되어 있다.)과 조선시대를 태조 때 부터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는데도 평균 분량으로 나온 다른 권과 두께가 비슷하니, 순수하게 헌종, 철종시대를 다룬 부분은 이전 권에 비해 적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단, 조선 역사 요약 부분이 분량채우기 고민에서 나온 건 아니라 이쯤에서 정리할 필요는 느꼈다고 밝히고 있다.[26] 19권에서 대원군의 통상수교거부정책을 다룬 부분에서 통상수교는 하지 않지만, 서양 선박에게 필요한 물품은 지원하여 밖으로 내보낸다는 대목에서 "우리는 휴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는데, 말풍선에는 이 책의 출판사인 휴머니스트 출판그룹의 로고가 들어있고, 그 사람의 얼굴은 같은 출판사의 대표 김학원 씨의 얼굴을 따서 그린 것으로 보인다.[27] 단종, 중종은 예외.[28] 명으로부터 책봉 받기 전에 입는 곤룡포로, 어째서인지 문종, 단종은 예외. 이성계야 파란 곤룡포 어진이 국보로서 워낙 유명한데 해장 어진이 그려진 시절은 태상왕 시절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만화에서는 세자들이 청색 곤룡포를 일관되게 입는 것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원래는 왕과 같은 붉은색 곤룡포였으나 선조 때 바뀌었다.[29]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일부 도서관에서 아동용으로 디자인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4권을 찾아볼 수 있다.